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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110

지식과 지혜의 차이 옛날에 신심이 두터운 두 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나인국에 물건을 팔러가게 되었다. 길을 가면서 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형님, 듣자 하니 나인국은 아직 문명화된 나라가 아니라 그곳 사람들은 알몸으로 지내고, 또 풍습도 우리들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그들의 풍습에 따라 알몸을 드러낸 채 아무런 옷도 걸치지 않는다 는 것은 우리네 정서로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만일 옷을 입은채 나인국에 들어간다면 그곳 사람들은 우리들을 괴물 바라보듯 하고, 상대하려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 생각엔 그들의 풍습에 따라 알몸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동생의 말을 들은 형은 동의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어떤 곳을 간다 해도, 설사.. 2020. 6. 24.
사람보다 옷이 먼저 먼 옛날의 일이다. 계빈국에 홀로 열심히 수행하여 경전에 통달한 스님이 있었다. 어느 날 그 스님이 커다란 사원을 방문하였는데, 마침 그곳에서는 성대한 제사가 열리고 있었다. 그런 데 스님의 옷이 무척 남루한 모습을 본 사원의 문지기가 문을 가로막고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스님의 행색을 보고 업신여긴 문지기가 스님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바람에 결국 그 스님은 사원에 들어 갈 수 없었다. 이에 스님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친구 집에 가서 좋은 옷 한 벌을 빌어 행색을 그럴듯하게 꾸미고서 다시 사원으로 간 것이다. 이번에는 문지기가 스님을 막아서기는커녕 굽신거리며 안으로 안내 했다. 사원안에 있던 사람들은 스님에게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권했다. 그런데 스님은 앞에 차려진 진수 성찬을 먼저 .. 2020. 6. 24.
바라나왕자 아주 먼 옛날 바라나를 국호로 하는 큰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국왕의 이름은 바라마달이었다. 그 에게는 왕자가 두 명 있었는데, 모두 신체가 건장하고 얼굴 또한 무척 잘생겨서 국왕은 그들을 끔찍이 사랑했다. 그런데 왕자들 중 작은 왕자는 항시 이런 생각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마땅히 형이 왕위를 계승하리라. 세상에 태어나 왕이 되지 못하면 차라리 도를 닦는 것이 더 나으리라.' 이에 작은 왕자는 부왕에게 가서 말했다. "저는 깊은 산속에 들어가 신선의 도를 구하려 하오니, 원컨대 허락해 주십시오." 바라마달왕은 처음에는 들은 체도 하지 않다가 작은 왕자의 뜻을 절대 꺾을 수 없음을 깨닫고 마침내 승낙했다. 몇 년 후, 국왕이 서거하자 형이 왕위를 계승했다. 그러나 형은 왕이 된지 얼마 지나지 .. 2020. 6. 24.
화살의 비유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그때 마라구마라 존자는 조용한 곳에서 번뇌에 빠져 있었다. '이 세계는 영원한 것인가, 아닌가? 영혼과 몸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사람이 죽으면 내생이 있 는가, 없는가?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단언을 내리신 적이 없다. 나는 이러한 문제가 궁금해 참지 못하겠다. 부처님께 직접 가서 물어보자. 만일 부처님께서 이에 대한 답을 해주시면 수행을 계속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수행을 단념하리라.' 마라구마라 존자는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서 예배를 드리고 조용히 물러앉은 후 자기가 생각한 문제를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라구마라여, 비유를 들어 말하겠다. 어떤 사람이 전쟁터에 나가서 독화살을 맞았다고 하자. 이제 그 사람.. 2020. 6. 24.
달에 간 토끼 한 숲속에서 여우와 원숭이 그리고 토끼가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그때 천제가 그들의 덕행을 시험해보 고자 노인으로 변해 동물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느냐?" 세 동물은 입을 모아 말했다. "우리는 맛있는 풀이 자라는 초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닙니다. 그리고 숲속에서 다른 짐승들과 재미있 게 놀며 편안히 지내고 있습니다." "듣자하니 너희들의 우애가 대단하다고 해서 늙은 몸을 이끌고 이렇게 먼 길을 왔단다. 지금 나는 무 척 배가 고픈데, 너희들이 먹을 것을 좀 갖다주지 않으련?"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계시면, 저희들이 먹을 것을 찾아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세 동물들은 각자 먹을 것을 찾아나섰다. 여우는 강가로 가서 잉어 한 마리를 잡아왔고, 원숭 이는 숲속에서 여러 가지 과일을 .. 2020. 6. 24.
충격 요법 옛날에 병을 잘 치료하기로 소문난 의사가 있었다. 그에게는 아들이 여러 명 있었다. 한번은 그가 외 국에 볼일을 보고 집에 돌아오니 아들들이 집에 있는 독약을 먹고 발작하며 방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의사는 그 모습을 보고 대경실색했다. 중독된 아이들 중에서 그나마 제 정신이 남아 있던 아들이 아 버지에게 말했다. "다녀오셨습니까? 아버지. 저희들이 미련하여 독약을 먹는 바람에 이렇게 되었습니다." 의사는 곧 여러 가지 약재를 꺼내와 해독제를 만들어 아들들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 약만 복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게다." 그러나 제 정신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던 아들들은 곧 그 해독제를 먹고 완쾌되었으나, 심하게 중독된 아들들은 아버지도 몰라보며 해독제를 도통 먹으려 하지 않았다. 이에 의사는 한 가지 방.. 2020. 6. 24.
하늘이 내려준 아들 옛날에 선시라는 장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평소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삼보를 받들어 뭇 사람들의 존 경을 받았다. 선시에게는 매우 예쁘고 영리한 딸이 하나 있었는데, 나이는 찼지만 아직 시집을 가지 않 고 있었다. 어느 날 집에 불이 났는데 갑자기 따뜻한 기운이 장자의 딸아이 몸 안으로 들어가더니 그만 임신이 되고 말았다. 장자 부부는 딸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자 깜짝 놀라 언성을 높여 딸을 추궁했다. 그녀는 자기도 어 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그러나 장자 부부는 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여겨 매를 휘두르면서 이실직고하라고 했다. 그녀는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지만 끝까지 자기도 영문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장자 부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국왕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국왕은 장자의.. 2020. 6. 24.
비구와 주모 옛날 마투라국에 사는 한 남자가 세속을 싫어하여 불제자 우파급다를 스승으로 모시고 출가했다. 이 렇게 해서 비구가 된 그 남자는 우파급다에게 부정관을 전수받아 번뇌를 끊고자 했다. 부정관이란 인간 의 육체가 추하고 더러운 것임을 관찰하여 탐욕의 번뇌를 없애는 관법이다. 그런데 그 비구는 부정관을 완전히 다 익히기도 전에 이미 번뇌를 모두 멸했다고 자신하였다. 그래서 스승 우파급다를 찾아가 말했 다. "저는 이미 부정관을 통해 모든 번뇌를 멸했습니다." 우파급다는 이 비구가 비록 바탕이 총명하기는 하나 모든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 다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 말했다. "어찌 한두 번 부정관을 수행했다고 해서 번뇌가 끊어지랴? 게으름 피우지 말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 거라." "스승님, 저는 .. 2020. 6. 23.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 멀고 먼 옛날 어떤 사내가 불교를 믿지 않고 외도의 사설을 믿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서야 외도 를 버리고 불교에 귀의했다. 그때부터는 철저히 오계를 지키며 날마다 불경을 읽고 항상 스님들에게 보 시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공덕을 많이 쌓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는 갑자기 큰 병에 걸려 여러 가지 약을 다 써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날 로 쇠약해져가는 아들의 모습에 부모는 눈물지으며 병수발을 들었다. 어느 날 그 사내는 곧 죽음이 임 박함을 느끼고 곁에 있던 부모에게 말했다. "제가 죽더라도 칠일내에는 매장하지 마십시오." 말을 마친 사내는 이내 숨을 거두었다. 부모는 대성통곡하며 밤낮으로 아들의 시신 곁에서 울며 자리 를 지켰다. 그리고 눈 깜짝 할 새 칠일이 지났다. 팔일째 되던 날 아침이.. 2020. 6. 23.
인약왕자 이야기 먼 옛날 동방의 염부제에 한 나라가 있었는데, 그곳엔 큰 병이 돌아 수많은 백성들이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그 나라 왕의 이름은 마혜사나 였는데, 그는 팔만사천 개의 커다란 고을을 다스릴 정도 로 위세가 대단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마혜사나왕의 왕후가 임신을 한 후 그녀의 손을 만진 병든 이 들은 모두 기적같이 병이 나았다. 그로부터 열 달 후 왕후는 사내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그 사내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놀랍게도 이렇 게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사람들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아이가 태어날 때 염부제의 모든 신들은 다같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지금 태어난 국왕의 아들이 바로 인약이오."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그 나라 사람치고 듣지 못한 자가 없었고, 이에 국왕은 그 아.. 2020. 6. 23.
출가의 공덕 어느 날 부처님은 제자 아난과 함께 비사리성에 들어가 발우를 들고 차례로 여러 집들을 돌며 걸식을 했다. 비사리성에는 비라이나왕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그날 여러 궁녀들과 함께 높은 누각에서 음주 가무를 즐기고 있었다. 그때 그 모습을 본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했다. "저 왕자는 칠일 후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지금 출가하지 않는다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 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난은 왕자에게 달려가 부처님의 예언을 전했다. 왕자는 비통한 표정을 짓다가 지 옥에 떨어지고 싶지는 않으니 출가하겠노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엿새 동안 왕자는 인간이 즐길 수 있는 모든 쾌락을 마음껏 다 맛보았다. 그리고 이레째 되는 날 아침 부처님을 찾아가 출가하기를 청했다. 출가한 비라이나왕자는 하룻밤 하루낮 동안 .. 2020. 6. 23.
벽지불의 유래 바라나국의 국왕이 하루는 찌는 듯이 날씨가 무덥자 높은 누각에서 더위를 싹 가시게 하는 진귀한 약 을 궁녀를 시켜 자신의 몸에 바르게 했다. 그 일을 담당한 궁녀의 팔에는 형형색색의 팔찌가 끼워져 있 었다. 그녀가 국왕의 몸에 약을 바르기 시작하자 팔찌들이 좌우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서로 부딪혀 시 끄러운 소리를 냈다. 국왕은 그 소리가 너무나 듣기 싫어 궁녀에게 차고 있는 팔찌들을 모조리 바닥에 내려놓으라고 했다. 그 팔찌들은 모두 금이나 옥으로 만든 것이라 바닥에 하나씩 내려놓을 때마다 소리가 났다. 그런데 궁녀가 마지막 옥팔찌를 바닥에 내려놓을 때에는 신기하게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이 옥팔찌도 본래 바닥과 부딪히면 소리가 나야 하는 법인데, 뜻밖에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구나. 조정의 신.. 2020. 6. 23.
아이들을 구한 장자의 지혜 옛날에 수많은 재보를 가진 나이 많은 장자가 있었다. 그는 매우 큰 저택에 살고 있었는데, 그 저택에 는 출입문이 한 군데밖에 없었다. 어느 날 장자는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저택에 불이 난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장자는 집 안에서 놀고 있던 아들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나이도 어 린데다가 노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불이 난 것도 모르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단숨에 집 앞까지 뛰어 온 장자는 목청껏 소리쳤다. "얘들아, 집에 불이 났으니 빨리 뛰어나오너라." 그러나 아이들은 계속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장난만 칠 뿐 도통 장자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에 장자는 생각했다. '이제 불길이 더 거세져 잠시라도 지체하면 아이들이 다 타죽고 말리라. 그렇다고 내가 직접 들어가 아이들.. 2020. 6. 23.
분노라는 가시 한 수도자가 사람들이 지나 다니는 길가에서 고행을 하고 있었다. 보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가시나무 위에 눕고, 보는 사람이 없으면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곤 했다. 그 사실을 눈치챈 어떤 이가 참지 못하고 그 사람을 비웃었다. "그렇게 고행을 하면 가시가 살을 파고들어 얼마나 아프겠소! 가시를 훑어버리고 그 위에 누우면 설 사 구른다 해도 하나도 아프지 않을 것이오." 고행자는 그 말을 듣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그는 갑자기 가시나무 위에 누워 이전보다 더욱 세차게 몸을 굴렸다. 그때 한 불제자가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고행자는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자 더욱 세차게 몸을 굴렸다. 그러자 불제자가 고행자에게 다가와 조용하게 말했다. "당신은 이전에도 가시로 몸을 괴롭히.. 2020. 6. 23.
단맛 우유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던 한 노파가 있었다. 어느 날 노파는 우유 항아리를 둘러메고 시장에 내 다팔려고 길을 나섰다. 도중에 노파는 암마륵나무에 열매가 가득 열려 있는 것을 보고 몇 개 딴 다음 나무 아래 앉아서 열매를 먹었다. 그 열매가 매우 달아 노파는 물을 먹기 위해 근처에 있는 우물로 갔다. 거기에는 한 젊은이가 물을 긷고 있어서 노파는 그 젊은이에게 물을 조금 얻어 마셨다. 그런데 입 안에 남아 있는 단맛 때문에 물 맛이 마치 꿀맛 같았다. 신기하게 생각한 노파가 물었다. "어떻게 우물 물이 이렇게 달 수 있을까? 마치 꿀 맛 같네그려." "그렇습니까?" "저기 있는 내 우유 한 항아리와 당신이 뜬 우물 물 한 항아리를 바꾸면 어떻겠소?" 그 젊은이는 속으로 얼씨구나 하면서 얼른 노파의 말대.. 2020.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