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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110

파계승과 귀신 불교의 계율을 범해 절에서 쫓겨난 한 비구가 있었다. 그는 자신을 자책하며 괴로운 마음으로 길을 가고 있었다. 그때 파계승은 한 귀신을 만나게 되었다. 그 귀신 역시 법을 어겨 비사문천왕의 천궁에서 쫓겨난 처지였다. 귀신이 먼저 파계승에게 물었다. "당신은 무슨 괴로운 일이 있길래 그리도 표정이 어둡소?" "나는 계율을 어겨 절에서 쫓겨난 몸이라오. 이런 이유로 시주들은 나에게 전혀 보시를 베풀지 않는다 오. 게다가 나를 둘러싼 나쁜 소문까지 퍼져 모두들 나를 외면하니 이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소?" "내가 당신이 오명을 벗고 보시도 많이 받을 수 있게 해주겠소. 내가 날 수 있으니 내 왼쪽 어깨에 올 라타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보지 못하므로 당신이 하늘을 날아 다니는 것으로 알 게요. 그러면 사.. 2020. 6. 23.
목수와 화가 북인도에 손재주가 아주 좋은 목수가 있었다. 그는 나무를 깎아 여인의 조각을 만들었는데 그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목수가 그 나무 여인에게 옷을 입히고 머리에 장식을 달아주니 마치 살아 있는 사람과 다름없었다. 나무 여인은 신기하게 움직일 수도 있었고 손님의 술시중도 들 수 있었으나, 아쉽게 도 말은 할 수 없었다. 그때 남인도에는 신기에 가까운 그림 솜씨를 가진 화가가 있었다. 목수는 그 소문을 듣자 좋은 술과 안주를 준비해서 남인도의 화가를 초청했다. 화가가 오자 목수는 나무 여인으로 하여금 술시중을 들게 했다. 화가는 나무 여인이 진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기에 아름다운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밤이 되자 목수는 자기 침실로 돌아가면서 일부러 나무 여인을 화가의 방에 남겨두며 말했다. ".. 2020. 6. 23.
다섯 왕의 대화 옛날에 다섯 나라의 왕이 서로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그들의 나라는 서로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서 로 자주 왕래하며 친하게 지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나라의 왕은 보안왕이었는데, 그는 보살행을 실천 하는 자비롭고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나머지 네 명의 왕은 보안왕과는 달리 온갖 사악한 행위를 다하는 사람들이었다. 보안왕은 그들을 가엾게 여겨 교화할 생각을 하였다. 보안왕은 곧 자신의 궁전에 그들을 초청하여 이 레 동안의 잔치를 벌였다. 다섯 왕은 꼬박 이레 동안 매일 음주가무를 즐기며 보냈다. 이레가 지나자 네 명의 왕은 보안왕에게 자신들의 나라에 처리할 일이 많으므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보안왕은 그들을 화려한 마차에 태우고 여러 신하들과 백성들로 하여금 가두에서 환송하게 했다. 보안왕은 반드시 그들을.. 2020. 6. 23.
두려움의 원인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미승이 스승과 함께 길을 가다가 땅에 금덩이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슬며시 자신의 품에 넣었다. 그러고 나서 그 사미승은 스승에게 말했다. "스승님, 빨리 가시죠. 이곳은 사람들이 없는 곳이라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그러자 스승이 말했다. "네가 금덩이를 숨기고 있기 때문에 무서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금덩이를 버리면 무서운 생각이 들지 않을 게다." 사미승은 금덩이를 버리고 난 후 스승에게 절을 하며 말했다.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스승님 말대로 금덩이를 버리고 나니 더 이상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 다." 제자들아, 학인이 도를 탐하길 그 사미승이 금덩이를 탐하듯 하면 어찌 도를 얻지 못하겠느냐?" 2020. 6. 23.
미녀들을 걸고 한 내기 부처님이 천 명의 아라한과 오백 명의 보살들과 함께 구류국 분유달수원에 계실 때였다. 그때 성안에 는 마하밀이라는 바라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인색하고 욕심이 많았으며 불법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아 주 큰 부자로 수많은 재보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지혜가 출중해서 그 나라의 스승이 되니 따르는 제 자가 오백명이나 되었고 국왕과 대신까지도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바라문에게는 일곱 명의 딸이 있었는데 모두 하나같이 절세미인일 뿐만 아니라 지혜도 뛰어났다. 그 러나 그녀들은 사치스러워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금은보화로 치장을 하고 수시로 옷을 갈아입으며 항 상 오백 명 의 시녀들을 거느린 채 교만을 떨었다. 게다가 그녀들은 말재주가 상당해서 구류국 안에는 상대할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때 분유달이라는 사.. 2020. 6. 23.
음탕한 아내 옛날에 아내를 무척이나 아끼는 한 남편이 있었다. 그는 행여나 남들이 자기 아내를 볼까 두려워하여 밖에 나다니지 못하게 하고 하루종일 방안에만 있게 했다. 오랫동안 그렇게 지낸 아내는 답답함을 참지 못하여 몰래 땅굴을 파서 바깥 출입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땅굴을 통해 밖에 나왔다가 한 세공장이를 알게 돼 정을 통하였다. 우연히 땅 굴을 발견한 남편은 아내에게 다그쳐 물었다. "이 땅굴은 뭐 때문에 판 게요? 혹시 딴 남자와 몰래 만난 게 아니오?" 아내는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남편이 정확한 사정을 알리 없다고 생각해서 말했다. "무슨 말을 그리 심하게 하세요?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런 짓을 하겠어요? 이 땅굴은 하 도 심심해서 그냥 파본 것이에요." 아내의 말이 앞뒤가 맞지 않긴 했.. 2020. 6. 23.
이 떡은 내 것 내기를 좋아하는 부부가 있었는데 어느 날 맛좋은 떡 세 덩어리를 얻게 되었다. 그들은 떡 한 덩어리 씩을 나누어 먹고 나서, 나머지 한 덩어리를 놓고 내기를 했다. "먼저 말하는 사람이 지는 것으로 하는 게 어떻소?" "좋습니다." 부부는 서로 떡을 차지하기 위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떡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도둑이 담을 넘어 들어와 집에 돈 될 만한 것은 모두 챙겼다. 그러나 부부는 내기에 서로 지지 않으려고 도둑을 눈 앞에 두고서도 노려보기만 할 뿐 소리를 지르지 않고 있었다. 도둑은 부부가 아뭇 소리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배짱이 생겨 남편의 면전에서 아내를 겁탈하려고 했다. 남편은 그 모습을 보고도 묵묵부답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다급해진 아내가 먼저 말을 하고 말았다. "이 .. 2020. 6. 23.
코 이야기 수려한 용모의 아름다운 부인을 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유독 부인의 코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남편은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코를 가진 여인을 만나자 이렇게 생각했다. '저 여자의 코를 베어다가 내 아내에게 달아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그래서 남편은 그 여자의 코를 칼로 베어가지고서는 집으로 달려와 아내를 불렀다. "어서 나와 보시오. 내가 당신을 위해 보기 좋은 코를 가지고 왔으니 어서 이것을 달아보시오." 아내가 나오자, 남편은 칼로 아내의 코를 잘라버리고는 그 위에 자기가 갖고 온 보기 좋은 코를 붙이 려고 했다. 그러나 코가 붙을 리 있겠는가? 아내는 도리어 본래의 코를 잃고 심한 아픔을 겪어야만 했 다. 2020. 6. 23.
두 명의 수행자 옛날에 두 명의 수행자가 살고 있었는데, 한 사람의 이름은 나뢰였고, 다른 사람의 이름은 제기라였 다. 그들은 깨달음을 얻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속세를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춘하추동을 막론하 고 그들은 동굴 속에서 잠자고 풀로 만든 옷을 입고 살았다. 배가 고프면 열매를 따먹고 목마르면 샘물 을 마시면서 조용하게 수행에 전력했다. 오랜 세월이 흐르자 그들은 속세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고, 다섯 가지의 신통력을 얻게 되었다. 그 첫째는 천안통으로 이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는 능력이고, 둘째는 천이통으로 그 어떤 소리라도 들을 수 있는 능력이다. 셋째는 비행통으로 공중을 자유롭게 날 수 있는 능력이며, 넷째는 타 심통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다. 마지막으로 예지력.. 2020. 6. 23.
윤회전생의 비유 나선은 유명한 학승으로 당시 인도에 침입한 그리스계 미란타왕에게 여러 가지 비유로 불교의 지혜를 가르쳐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어느 날 미란타왕과 윤회전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미란타왕이 나선 비구에게 물었다. "존자여, 다시 태어난 자와 죽어 없어진 자는 동일한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것입니까?" 나선비구가 대답했다. "동일한 것도, 다른 것도 아닙니다." "비유를 들어 설명해주십시오." "어떤 사람이 남의 오이밭에 들어가 오이를 훔치려다가 주인에게 들켜 관아에 끌려왔습니다. 오이밭 주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자는 오이 도둑입니다. 오늘 내 오이를 훔치려다 붙들렸으니 처벌해주시 기 바랍니다.' 그러자 오이 도둑이 말했습니다. '나리,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저는 저 사람의 오이를.. 2020. 6. 23.
환난으로 들어가는 문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서 천인과 용 그리고 귀신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그 나라 에는 무수한 재물을 가진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아들이 한 명 있었다. 그 아들이 십이삼 세 쯤 되었을 때 그만 장자와 그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장자의 아들은 아직 나이가 어려 집안을 다스 리는 일을 알지 못했다. 당연히 몇 해 못가 유산을 모두 탕진하고 구걸로 연명하며 제 몸 하나도 건사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아이의 아버지 친구로서 역시 큰 부자였던 한 장자가 있었다. 그는 친구 아들이 거지가 된 모습을 보고 그 이유를 물었다. 친구의 아들을 가엾게 여긴 그는 자신의 딸을 아내로 삼게 한 후 여러 가지 재 물을 주고 살림을 차리게 했다. 그러나 그 거지였던 사내는 게으른 데다가 계획조차 .. 2020. 6. 23.
죄의 근원은 남근이다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여러 천인들과 사부대중(사부대중은 출가한 비구와 비구니, 집에서 불교를 믿는 남자와 여자를 함께 일컫는 말이다)에게 설법하고 계실 때의 일이다. 그때 한 젊은 비구가 있었는데, 그는 성격이 완고하고 어리석어 도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항상 탐욕 을 떨치지 못했고 또 양기가 왕성하여 주체할 줄 몰랐다. 이 때문에 늘 번뇌에 시달려 깨달음을 얻지 못하자 그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남근을 끊어버리면 청정한 마음을 얻어 도의 흔적이나마 얻을 수 있을 게다.' 마침내 그는 한 시주의 집에 가서 도끼를 빌려왔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나무 판자 위에 앉아 남근을 끊으려 하면서 생각했다. '이 남근 때문에 나는 무수한 세월 동안 생사를 전전해 왔다. 삼도(삼도는 지옥,.. 2020. 6. 23.
죽어도 죽지 않는 사람 부처님이 바라나국 녹야원에 계실 때였다. 그 나라 재상은 큰 부자였으나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그때 항가 강가에 마니발타라는 천신의 사당이 있었는데, 그 나라 백성들은 모두 그곳에 와서 소원을 빌고 치성을 들였다. 그래서 그 재상도 사당에 와서 이렇게 기원을 했다. "제가 자식이 없습니다. 듣건대 천신의 공덕이 커서 뭇 중생들을 구제하신다고 하니 저의 소원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소원대로 아들을 점지해주신다면 천신상에 금도금을 하고, 사당에는 이름난 향료를 바 르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제 소원을 들어주시지 않는다면 사당을 부수고 천신상에는 똥칠을 할 작정입 니다." 재상의 기원을 들은 천신은 생각했다. '이 사람은 부자인 데다가 권력도 막강하니 보통 아들을 구하는 게 아님이 분명하다. 나로선 이 사람 .. 2020. 6. 23.
천상 사람들은 눈 깜박이는 것이 더디다 부처님이 비사리의 중각 강당에 계실 때의 이야기다. 그 나라에는 탐욕에 눈이 멀어 남의 물건을 감 쪽같이 훔치는 도둑이 살고 있었다. 그곳 백성들은 깊은 불심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으므로 그 자가 도둑이라는 사실을 모두 소문으로 알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승방에 좋은 구리 항아리가 있다는 말을 듣고 동료들과 함께 몰래 숨어들었다. 그러나 구리 항아리는 끝내 훔치지 못하고 비구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천상 사람들은 눈 깜박이는 것이 매우 더디고, 인간들은 눈 깜박이는 것이 매우 빠르다." 그 도둑은 이 말은 마음 깊이 새기며 승방을 빠져나왔다. 그후 다른 나라에서 온 상인이 귀중한 마니보주를 국왕에게 상납하였다. 구슬을 받은 왕은 곧 사람을 보내 그것을 탑머리에 걸어두게 했다. 도.. 2020. 6. 23.
제타 숲의 아귀 부처님이 왕사성 가란다 죽림에 계실 때였다. 그때 존자 나라달다는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한 다음 죽림으로 돌아와 공양을 마쳤다. 그런데 저 멀리 제타 숲에 핏빛이 감도는 모양을 보게 되었다. 괴이하게 여긴 나라달다가 직접 가보니, 어떤 아귀가 몸이 다 녹아내려 뼈만 앙상한 채 하루 밤낮 동안 오백 명의 자식을 낳는대로 다 잡아 먹었으나 여전히 허기진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에 나라달다 가 아귀에게 다가가 물었다. "너는 무슨 업연으로 인해 이렇게 고통스러운 과보를 받고 있는게냐?" "직접 부처님께 여쭤보면 말씀해주시리다." 그래서 나라달다는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서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자신이 본 광경을 이 야기했다. "저는 걸식을 나갔다가 돌아온 후 어떤 아귀가 오백 명의 자.. 2020.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