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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110

침이 땅에 떨어지기 전 옛날에 돈이 무척 많은 한 장자가 있었다. 그를 따라다니던 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장자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했다. 장자가 침을 땅에 뱉기라도 하면 주위에 있던 자들은 서로 먼저 달려들어 발로 문질 러대면서 아첨을 했다. 그때 그 무리 중에서 한 어리석은 이가 이렇게 생각했다. '장자가 침만 뱉으면 저렇게 사람들이 달려들어 바로 문질러대니 다음번에는 내가 먼저 그렇게 해보 리라.' 그러다가 장자가 막 침을 뱉으려 하는 모습을 보고 그 어리석은 이는 발을 들어 장자의 입을 짓이겨 서 이발을 부러뜨리고 말았다. 장자는 너무나도 기가 막혀 그 어리석은 이에게 물었다. "너는 무슨 까닭으로 내 입을 짓뭉갠 거냐?" "어른께서 침만 뱉으면 땅에 떨어지기 무섭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달려들어 발로 문질러댑디다. 저 .. 2020. 6. 25.
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는 법 어느 날 국왕이 잠결에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두 사람의 내관이 소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 중 한 내관이 말했다. "내가 오늘날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은 모두 왕의 은혜 덕분이다." 그러자 다른 내관이 말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모두 자기의 운명에 따른 것이다." 국왕은 이 말을 듣고 왕의 은혜 덕분으로 산다는 내관에게 상을 내리고자 생각했다. 그러고는 왕후에 게 사람을 보내 알렸다. "내관 한 사람을 보낼 테니, 그가 오면 금은보화와 좋은 옷을 주도록 하시오." 이렇게 지시한 왕은 그 내관을 불러들여 함께 술을 마시다가 반쯤 남은 술잔을 건네며 왕후에게 갖다 주라고 시켰다. 왕후가 있는 곳으로 가던 내관은 갑자기 코피가 흘러 멈추지 않았다. 마침 자기 운명으 로 산다고 말했던 내관이 지나.. 2020. 6. 25.
사막에서 물과 풀을 버리면 옛날에 두 사람의 상인이 각자 오백 명씩의 무리를 거느리고 있었다. 어느 날 그들은 다른 나라에 가 서 장사를 하기로 했다. 그곳에 가려면 광활한 사막을 지나야 했으므로 함께 모여 떠나기로 했다. 그 동안의 경험에 따라 그들은 꽤 많은 양의 물과 풀을 준비하여 사막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한 야 차귀가 대상의 무리를 발견하고 미모의 소녀로 둔갑했다. 그녀는 화려한 옷을 걸치고 머리에 현란한 장 신구를 단 채 거문고를 타고 있었다. 대상의 무리가 다가오자 그녀는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먼 길을 가시느라 피곤하시죠? 그런데 그 많은 물과 풀을 지니고 있다니요? 이 근처에 물과 풀이 아 주 많은 곳이 있으니, 이젠 필요없을 거예요. 그러니 그것들을 버리고 저를 따라 물과 풀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게 어때요.. 2020. 6. 25.
어리석은 고집 옛날에 두 친구가 있었다. 한 사람은 똑똑했고 다른 한 사람은 매우 우둔했다. 어느 날 똑똑한 친구가 우둔한 친구에게 말했다. "우리 둘 다 집이 가난하니 뭔가 할 일을 찾아보세. 우리는 친한 친구니까 함께 힘을 모아 일을 해보 세. 먼저 산으로 가 들짐승이라도 잡아서 팔아보는 게 어떤가?" 의견이 일치한 두 사람은 성을 나와 돌아다니다가 한 마을에 도착하였다. 그 마을은 이미 폐허가 된 지 오래였기 때문에 쓸 만한 물건은 거의 없었고 길가에 약간의 황마만 널려 있었다. 똑똑한 이가 말했 다. "저 황마라도 서로 반씩 나누어 가지고 가세." 황마를 짊어진 두 사람은 계속해서 길을 가다가 또 다른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그곳에는 마사가 땅 바닥에 널려 있었다. 똑똑한 이가 말했다. "마사는 가볍고 가늘어서.. 2020. 6. 25.
바보가 남을 바보라고 하다 옛날에 돼지 기르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었다. 그는 어느 날 폐허가 된 마을을 지나다 바싹 마른 분뇨가 수북히 쌓여 있는 것을 보고 혼자 중얼거렸다. "우리집 돼지들이 배가 고프겠군! 여기 이렇게 많은 분뇨가 있으니 마른 풀로 엮어서 머리에 이고 돌 아가면 돼지들이 얼마나 좋아하랴." 그는 마른 풀로 분뇨를 싸 머리에 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집에 오는 길에 큰 비를 만났다. 마른 분뇨 가 빗물에 젖자 그 사람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똥물을 뒤집어쓴 꼴이 되어버렸다. 그때 지나가던 다른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고 비웃으면서 말했다. "당신 정신병자로구먼! 설사 마른 분뇨라고 해도 냄새가 나서 머리에 이고 갈 수는 없는데, 하물며 이 렇게 큰 비가 내리는 날 그것을 이고 가다니..." 그 사람은 이 말을 듣자.. 2020. 6. 25.
엉겁결에 세운 무공 옛날에 아주 풍요롭고 잘사는 나라가 있었다. 이웃 나라 왕은 그 나라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급기야 전쟁을 일으켰다. 그러자 부자 나라의 국왕은 전국에 방을 내걸어 십오 세부터 육십 세까지의 남자들을 징집했다. 그때 그 나라에 베 짜는 일을 하는 한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의 아내는 무척 젊고 아름다웠는데 숨 겨둔 정부가 있었다. 남편을 귀찮게 여긴 그녀는 때때로 정부와 함게 남편을 죽일 모의를 짰다. 징집이 좋은 기회라 여긴 그녀의 정부는 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나라에서 남자들을 징집하는데, 각 개인이 병기와 먹을 양식을 챙겨 전쟁터로 간다 하오. 그러 니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의 남편을 참전하게 만드시오." 아내는 궁리 끝에 쌀이 담긴 항아리와 베 한 필을 남편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것들을 챙.. 2020. 6. 25.
독나무의 뿌리 옛날에 공원을 관리하는 한 사내가 있었다. 그 공원에는 독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공원에 놀 러온 수많은 사람들은 그 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심 한 두통 내지 복통을 앓다가 죽고 말았다. 그 사내는 독나무가 바로 그 문제의 근원이라 생각하고 도끼를 들고 가서 그 줄기를 잘라버렸다. 그 러나 며칠이 지나자 독나무는 예전과 똑같이 자라났고 도리어 나뭇잎이 더욱 무성해졌다. 또다시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어떤 사람이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그 나무 아래로 와서 땀을 식혔다. 그러나 그 사람은 땀이 다 마르기도 전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공원을 관리하는 사내는 다시 도끼를 가 지고 가서 그 나무를 베어버렸다. 그러나 독나무는 죽기는커녕 가지가 무성하게 자라는.. 2020. 6. 25.
세 마리 물고기 남해의 수위가 어느 날 갑자기 높아져 바닷물이 육지로 밀려들게 되었다. 그때 운이 나쁜 물고기 세 마리가 파도에 휩쓸려 해변의 작은 웅덩이에 갇히고 말았다. 그러자 물고기들은 서로 이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해 논의했다. "우리들은 지금 뜻하지 않은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이제 방법은 하나 밖에 없어. 파도가 몰아칠 때 있는 힘을 다해 파도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바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그러나 앞쪽에 고기잡이 배가 길을 가로막고 있어 물고기들은 감히 앞으로 나설 수가 없었다. 큰 파 도가 웅덩이에 몰아쳤을 때 첫 번째 물고기가 먼저 있는 힘을 다해 몸을 훌쩍 솟구쳐 배를 뛰어넘어갔 다. 두 번째 물고기는 수초 아래 숨어서 천천히 배 밑으로 헤엄쳐 지나갔다. 그러나 세 번째 물고기는 망설이며 .. 2020. 6. 24.
부자와 악사 아름다운 곡만을 능숙하게 연주하는 한 악사가 있었다. 한번은 그가 어느 부잣집에 가서 연주를 하게 되었다. 그 부자는 악사의 재능을 인정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악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자신에게 소 한 마리를 선물로 달라고 했다. 부자는 악사의 연주는 높이 샀지만 소를 주려니 아까운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했다. "네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 년간 음악을 연주한다면 소를 주마."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음악을 들으실 수 있겠습니까?" "당연하지!" 악사는 신이 나서 정성을 다해 삼일 밤낮을 쉬지 않고 음악을 연주했다. 부자는 밤낮없이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그만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결국 부자는 하인에게 소를 끌고 오라고 해서 악사에게 줘버렸다. 2020. 6. 24.
들개 옛날에 먹는 것에 유난히 욕심이 많은 들개가 있었다. 그 들개는 항상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들개가 염색공장에 들어갔다가 그만 남색 물감통에 빠지고 말았다. 들개를 발견한 염 색공장 주인이 화가 나 들개를 끄집어내 밖으로 집어던져버렸다. 땅바닥에 패대기쳐진 들개의 몸에는 온통 흙먼지가 묻게 되었다. 들개는 더럽혀진 몸을 씻기 위해 강으로 가 목욕을 한 후 둑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들개의 털은 여전히 남색을 띤 채 빛났다. 다른 들개들이 그 모습을 보고 매우 이상하게 여겨 다가와 물었다. "너는 누구냐?" "나는 제석천왕이 보낸 사자다. 천왕께서는 나를 백수의 왕으로 임명하셨다." 남색을 띤 들개는 술술 거짓말을 해대기 시작했다. 이에 여러 들개들은 생각했다. '.. 2020. 6. 24.
백 리 밖에 들리는 북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의 일이다. 벽라라는 이름을 가진 천왕의 태자가 부처님을 찾아와 예배하고 물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옷과 음식, 칠보와 여러 가지 즐거움 그리고 관직과 토지를 가지려고 합니다. 하 지만 이런 것들이 모두 부질없고 헛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방법이 없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감탄하면서 말했다. "대단한 질문이로다. 토지와 온갖 보배를 갖추고 있음에도 사람들을 구제하려는 마음을 가지다니..." 벽라가 계속해서 물었다. "사람들을 구제하려는 마음을 가진 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합니까?" "크게 나누어 두 가지 행이 있다. 선을 행하면 복이 따르고 악을 행하면 재앙이 따름은 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니라." "정말로 그렇습니다. 바로 부처님 말씀 .. 2020. 6. 24.
불속에서 태어난 아이 옛날에 한 부유한 노인이 있었는데, 슬하에 자식이 없다가 뒤늦게 부인이 임신을 하게 되었다. 그는 무척 기뻐하며 육사외도에게 달려가 태어날 아기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의 처가 잉태하고있는 아이는 딸인데, 태어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요절할 것이오." 이 말을 듣고 걱정이 태산 같아진 노인은 이번에는 부처님에게 달려가 물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했 다. "당신의 부인은 아들을 낳을 것이오. 그 아이는 복도많고 장수할 운명을 가지고 있소." 부처님의 예언을 전해들은 육사외도는 임산부를 죽여 부처님의 예언이 엉터리라는 사실을 입증하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기회를 노리다가 임산부에게 독이 들어 있는 물을 마시게 해서 죽여버렸다. 노인은 부인이 죽은 것을 알고 망연자실해 있다가 .. 2020. 6. 24.
용기있는 자만이 산다 한 상인이 하인들을 거느리고 먼 나라로 장사를 떠났다. 어느 날 그들은 매우 황량한 곳을 지나갔다. 그때 갑자기 거대한 나찰귀가입에서 피를뚝뚝 흘리며 그들 앞을 딱 가로막은 채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말했다. "꼼짝마라!" 이때 상인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 상황을 극복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오른손으로 나찰귀를 쳤다. 그런데 어찌된일인지 나찰귀는 말짱했고 도리어 상인의 오른손이 나찰귀의 몸에 딱 달라붙어 떼려고 해 도 떼지지 않는 것이었다. 상인은 이번에는 왼손으로 나찰귀를 쳤는데 왼손 역시 나찰귀의 몸에 붙어버 렸다. 다급해진 상인은 양 다리와 머리로 나찰귀를 공격했지만 그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상인은 계속해서 필사적으로 반항을 했다. 이에 나찰귀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너 지금 뭐하는 거냐? 더.. 2020. 6. 24.
향로의 그림자 비숭선은 송나라 때 사람으로 어릴 적부터 불교에 무척 흥미가 많았다. 그는 항상 어른들을 따라 절 에 가서 설법을 듣고 각종 불사에 참여했다. 그는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소란을 피우기는 커녕 귀기울 여 설법을 듣곤 했다. 그 모습을 본 어른들은 이 아이가 상당히 비범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비숭선은 십삼 세가 될 때까지 홀로 열심히 수행했다. 그러다가 태시 삼 년이 되자 그는 보살계(보살 계는 대승 보살들이 받아 지니는 계율이다)를 받았다. 이십사 일의 재계(재계에서 재는 정오가 지나면 먹지 않는 것이며 계는 불살생등의 계율을 지키는 것으로 팔재계의 준말이다. 또는 식사와 몸가짐, 마음 가짐을 조심하고 삼가는 것을 말한다)를 함에 있어서 그는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않고 자기 무릎 앞의 상위에 향로를 두.. 2020. 6. 24.
용시녀의 출가기 옛날에 수복이라는 장자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용시라는 딸이 하나 있었다. 용시는 어려서부터 총명해 서 온 집안 식구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유복한 가정 환경 속에서 아무 걱정 없이 자라났다. 용시가 십사 세가 되던 어느 날 저녁 그녀는 집 안에 있는 목욕탕에서 몸을 씻고 향을 바른 다음 옷 을 입기 시작했다. 그녀가 막 옷을 다 입었을 때 부처님과 제자들이 그녀의 집 대문 밖에 오셨다. 그때 부처님의 양미간에서는 눈부신 불광이 뿜어져 수복 장자의 온 집안을 대낮같이 환하게 비추었다. 용시 역시 햇빛보다 강한 빛을 보고는 보통 빛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흥분하고 긴장된 나머지 그 빛을 좀더 확실히 보기 위해 칠 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사방 을 둘러본 용시는 부처님이 자기집 앞에서 계시는 것을 보고 .. 2020.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