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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5/문명의 충돌12

12. 서구, 문명들, 문명 서구의 재생? 모든 문명의 역사에서 적어도 한 번은, 그리고 대개는 여러 번 역사의 막을 내린다. 문명의 보편 국가가 등장하면 그 문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토인비가 말한 대로 '영속성의 망상'에 눈이 멀어 자기네 문명이 인류 사회의 최종 형태라는 명제를 신봉하게 된다. 로마 제국이 그러했고 아바스 왕조가 그러했으며, 무굴 제국과 오스만 제국도 다를 바 없었다. 보편 국가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그 보편 국가를 황야의 하룻밤 거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약속의 땅, 인간의 궁극적 목표점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절정기의 대영 제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1897년의 영국 중산층은 역사는 종착역에 이르렀다고 보았다. 그들은 이 역사의 종말이 자신들에게 베풀어 준 영구 불변한 열락의 상태를 자축해야 할 이유.. 2020. 7. 26.
11. 단층선 전쟁의 역학 관계 정체성: 문명 의식의 대두 단층선 전쟁은 심화, 확산, 견제, 방해, 그리고 드물게는 해결의 괴정을 밟는다. 이 과정은 대개 연속적으로 일어나지만 때로는 중첩되고 반복되기도 한다. 단층선 전쟁은 일단 터지면 다른 집단 분쟁들처럼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작용-반작용의 양상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 이제까지 복수적으로 우연히 존재하던 정체성이 응집되고 공고해진다. 집단 분쟁을 '정체성 전쟁'으로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력이 늘어나면서 처음 갈등을 빚었던 문제들은 '우리' 와 '그들'의 대결 구도로 더욱 노골적으로 재규정되고 집단의 단결심과 충성심은 한층 강해진다. 정치 지도자들이 민족적, 종교적 헌신에 호소하는 구호를 심화 확대시키면 문명적 정체성이 다른 유의 정체성들에 비해 강화된다. 서로에 대한.. 2020. 7. 26.
10. 과도기 전쟁에서 단층선 전쟁으로 과도기 전쟁: 아프가니스탄과 걸프전 모로코의 저명한 학자 엘만즈라빈(Mahdi Elmandjra)는 걸프전이 한창 진행 되고 있을 때에 이 전쟁을 '최초의 문명 전쟁'이라고 불렀다. 실은 두 번째 문명 전쟁이었다. 첫번째 문명 전쟁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 계속되었던 소련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이었다. 두 전쟁은 모두 한 나라의 다른 한 나라에 대한 침공으로 시작되었으나 문명 전쟁으로 그 성격이 바뀌었고 문명 전쟁으로서 새롭게 정의되었다. 사실상 이 전쟁들은 상이한 문명에 속한 집단간의 단층선 전쟁과 민족 갈등이 지배하는 시대로 이행하는 과도기 전쟁이었다. 아프간 전쟁은 소련이 꼭두각시 정권을 지원하고자 아프간 정세에 개입하면서 시작되었다. 미국이 여기에 강력히 대응하여 소련에 저항하는 아프간 반군을.. 2020. 7. 26.
9. 문명 중심의 세계 정치 구도 핵심국과 단층선 분쟁 문명은 궁극적 인간 종족이며, 문명의 층돌은 지구적 규모에서 펄쳐지는 부족간의 분쟁이다. 미래에는 상이한 문명에 속하는 국가와 집단이 제3의 문명에 속하는 대상과 겨루어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시키거나 그 밖의 공동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제한적이고 임기 응변적이며 전략적인 연대와 결속을 맺을 것이다. 과거 냉전 시대의 군사 동맹처럼 상이한 문명에 속하는 국가간의 연합은 약화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와 미국의 지도자들이 한때 공언한 바 있는 문명 사이의 긴밀한 '동반자 관계'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문명간의 관계는 소원함에서 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채를 띨 것이며 대부분의 관계는 그 양극단의 중간 지점 어딘가에 자리잡을 것이다. 많은 경우 그 관계들은 옐친 대통령이.. 2020. 7. 26.
8. 서구와 비서구: 문명간의 문제 서구 보편주의 새로운 세계에서는 상이한 문명에 속하는 국가들과 집단들의 관계는 우호적이지 않고 대체로 적대적이 경향을 띨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관계는 문명간의 관계다. 미시적 차원에서 보면 폭력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층선은 이슬람과 이웃한 정교, 힌두, 아프리카, 서구 크리스트교 문명 사이에 놓여 있다. 거시적 차원에서 보면 지배적 대립은 서구 대 비서구의 양상으로 타타나겠지만, 가장 격렬한 대립은 이슬람 사회아 아시아 사회, 이슬람 사회와 서구 사회에서 나타날 것이다. 미래의 가장 위험한 충돌은 서구의 오만함, 이슬람의 편협함, 중화의 자존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이다. 문명 중 유일하게 서구는 다른 모든 문명에게 대대적인, 때로는 파괴적.. 2020. 7. 26.
7. 핵심국, 동심원, 문명의 질서 문명과 질서 새롭게 형성되는 세계 정치의 판도에서 주요 문명의 핵심국들이 냉전 시대의 두 초강대국을 밀어내고 다른 나라들의 접근과 배척을 낳는 중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서구, 정교, 중화 문명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경우 문명 집단은 핵심국. 소속국, 인접국에 거주 하는 문화적 동질성을 지닌 소수 집단, 이옷 나라에 거주하면서 갈등 관계에 놓여 있는 문화적으로 다른 민족들로 이루어진다. 문명 블록을 구성하는 국가들은 대체로 하나 또는 여럿이 핵심국을 중심으로 한 동심원들 위에 분포하며,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는 해당 국가가 그 블록에 편입된 정도나 일체감의 정도를 반영한다. 폭넓게 인정되는 핵심국이 존재하지 않는 이슬람 문명은 공동 의식이 강화되고는 있지만 이슬람 세계의 공동적 .. 2020. 7. 26.
6. 세계 정치의 문화적 재편 집단성의 모색: 동질성의 정치학 세계 정치는 근대화의 자극을 받으면서 문화의 경계선을 따라 재편되고 있다. 비슷한 문화를 가진 민족과 국가끼리 뭉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념과 강대국을 중심으로 정의되던 제휴 관계가 문화와 문명으로 정의되는 제휴 관계로 바뀌고 있다. 정치적 경계선이 문화적 경계선 곧 민족적, 종교적, 문명적 경계선과 일치해 가는 추세에 있다. 냉전 시대의 블록을 대신하여 문화적 결속이 등장하였으며 문명과 문명의 단층선이 세계 정치에서 주요 분쟁선으로 변모하고 있다. 냉전 시대에는 한 국가가 다른 많은 나라들처럼 비동맹 노선을 고수할 수 있었으며 또 일부 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이쪽에서 저쪽으로 동맹 관계를 바꿀 수도 있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들은 자국의 안보 상황에 대한 독자적 판단, 세력.. 2020. 7. 26.
5. 경제와 인구, 도전하는 문명 토착화와 종교의 부활이 범세계적 현상이긴 하지만, 특히 아시아와 이슬람권에서 서구에 대한 문화적 자긍심과 도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와 이슬람은 지난 2, 30년 동안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한 문명이다. 이슬람의 도전은 이슬람교의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부상과 그와 맞물린 서구 가치와 제도에 대한 거부로 표현되고 있다. 아시아의 도전은 중화, 일본, 불교, 이슬람 등 모든 동아시아 문명에서 감지된다. 그들은 서구에 대한 자기 문화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때로는 흔히 유교로 통칭되는 자기들의 공통성을 내세운다. 아시아와 이슬람은 오두 서구 문화와 비교하여 자기 문화의 우월성을 앞세운다. 힌두권, 정교권,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의 나머지 비서구 문명도 자기 문화의 고유성을 강조하지만 1990년대 .. 2020. 7. 26.
4. 서구의 쇠퇴: 세력, 문화, 토착화 서구의 패권: 지배와 하강 다른 문명들과의 관계에서 서구가 가진 힘을 보여 주는 두 그림이 있다. 첫째는 서구의 압도적 우위를 나타내는 그림이다. 소련의 와해로 서구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도전자가 사라졌으며, 그 결과 세계는 지금처럼 서 구의 주요 국가들-경우에 따라서는 일본도 포함-이 설정한 목표,이익, 우선 순위에 따라 규정되리라는 예상이다. 유일하게 남은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은 영국, 프랑스와 함께 정치와 안보 문제에 관한 핵심적 결정을 내린다. 또한 미국은 독일, 일본과 함께 경제 문제에 관한 핵심적 결정을 내린다. 서구는 다른 모든 문명이나 지역에 실질적 이해 관계를 가지고 있고 다른 모든 문명이나 지역의 정치, 경제,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유일한 문명이다. 다른 문명에 속.. 2020. 7. 26.
3. 보편문명? 근대화와 서구화 보편 문명: 의미 네폴(V.S. NaipauI ) 이 말한 '보편 문명(universal civiliztaion)' 이 비로소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하는가. 여기에는 대체로 인류의 문화적 융합,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점차로 공통된 가치관, 믿음, 지향점, 관습, 제도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심오하지만 진부한 내용일 수도 있고, 진부하지는 않지만 피상적인 생각일 수도 있고, 그런가 하면 진부하고 피상적인 내용일 수도 있다. 첫째 모든 인간은 어디에 살고 있건 간에 가령 살인은 죄악이라고 하는 기본적 가치관, 가족 구조 같은 기본적 제도를 공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옳고 그름의 기본 관념이 담긴 엇삐슷한 '윤리감'이라고나.. 2020. 7. 26.
2. 과거와 현재의 문명 문명의 본질 인류사는 문명사다. 인류의 발전을 문명 아닌 다른 용어로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인류의 발전사는 고대 수메르와 이집트에서 그리스, 메소아메리카(증미의 고대 문명:옮긴이) 를 거쳐 서구와 이슬람 문명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대를 통하여 전개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과 인 도 문명 또한 지속적으로 자신을 드러냈다. 역사 속에서 문명은 사람들에 게 가장 폭넓은 자기 동일성의 틀을 제공하였다. 그래서 뛰어난 역사학자, 사회학자, 인류학자가 문명의 원인, 등장, 부상, 교섭, 성숙, 쇠락, 몰락을 심도 있게 연구하여왔다. 가령 베버(Max Weber), 뒤르켐(EmiI Durkheim), 슈팽글러(Osward Spengler), 소로킨(Pitirim Sorokin), 토인비(Arnord .. 2020. 7. 26.
1. 새로운 세계 정세 국기와 문화 정체성 1992년 1월 3일 러시아와 미국의 학자들이 참석한 회의가 모스크바의 한 정부 기관 강당에서 열렸다. 두 주일 전 소련은 해체되었고 러시아 연방이 독립국으로 출범하였다. 그 결과 이제까지 강당에 우뚝 서 있던 레닌의 상은 사라지고 그 대신 러시아 연방기가 내걸리게 되었다. 한 미국인 학자가 관찰한 딱 하나의 문제는 기가 거꾸로 걸려 있다는 것이었다. 이 점을 지적하자 러시아측은 첫번째 휴식 시간을 이용하여 소리없이 재빨리 오류를 시정하였다. 냉전이 끝나고 몇 년에 걸쳐 민족의 정체성과 그 정체성의 상징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거꾸로 걸린 깃발은 과도기의 징후였지만 국기가 점점 높고 바르게 걸리고,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국민들이 이런 국기 혹은 고유한 문화 정체성.. 2020.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