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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

세 마리 물고기

by FraisGout 2020. 6. 24.

  남해의 수위가 어느 날 갑자기 높아져 바닷물이 육지로  밀려들게 되었다. 그때 운이 나쁜 물고기 세 
마리가 파도에 휩쓸려 해변의 작은 웅덩이에 갇히고 말았다. 그러자 물고기들은 서로 이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해 논의했다.
  "우리들은 지금 뜻하지 않은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이제 방법은 하나 밖에 없어.  파도가 몰아칠 때 
있는 힘을 다해 파도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바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그러나 앞쪽에 고기잡이 배가 길을 가로막고 있어 물고기들은  감히 앞으로 나설 수가 없었다. 큰 파
도가 웅덩이에 몰아쳤을 때 첫 번째 물고기가 먼저 있는 힘을 다해 몸을  훌쩍 솟구쳐 배를 뛰어넘어갔
다. 두 번째 물고기는 수초 아래 숨어서  천천히 배 밑으로 헤엄쳐 지나갔다. 그러나  세 번째 물고기는 
망설이며 왔다갔다 하다가 힘을 다 써 마침내 어부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첫 번째 물고기는 곧이어 닥칠 위험을 예상했기에 죽을 힘을 다함으로써 살 수 있었던 것이고, 두 번
째 물고기는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서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세 번째 물고기는 작은 웅덩이가 일시적
으로 안전할 뿐임에도 우유부단하게 망설이다가 기력을 다 잃고 어부에게 붙잡힐 수밖에 없었다.
  <출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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