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공원을 관리하는 한 사내가 있었다. 그 공원에는 독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공원에 놀
러온 수많은 사람들은 그 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심
한 두통 내지 복통을 앓다가 죽고 말았다.
그 사내는 독나무가 바로 그 문제의 근원이라 생각하고 도끼를 들고 가서 그 줄기를 잘라버렸다. 그
러나 며칠이 지나자 독나무는 예전과 똑같이 자라났고 도리어 나뭇잎이 더욱 무성해졌다.
또다시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어떤 사람이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그 나무 아래로 와서 땀을 식혔다.
그러나 그 사람은 땀이 다 마르기도 전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공원을 관리하는 사내는 다시 도끼를 가
지고 가서 그 나무를 베어버렸다. 그러나 독나무는 죽기는커녕 가지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이었다. 사내
는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독나무를 베어보았지만 독나무는 끊임없이 자랐다.
결국 그 독나무 밑에서 땀을 식히던 사람들과 심지어는 그 사내의 부모형제와 친척까지 모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사내는 세상에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비통하게 생각하며 그 지방을 뜨기로 했다.
다른 지방을 향해 길을 가던 도중 그 사내는 한 현인을 만났다. 현인은 그 사내의 얼굴이 수심에 가
득차 있는 것을 보고 이유를 물었다. 사내는 독나무에 얽힌 슬픈 사건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현인이 그 사내에게 말했다.
"솔직히 말하건대 당신이 당한 일은 모두 당신 자신이 자초한 일이오! 물을 막고자 하면 반드시 제방
을 튼튼히 쌓아야 하는 법이고, 나무를 베려면 마땅히 그 뿌리를 뽑아야 하는 법이오. 당신은 독나무가
잘 자라게 도와준 것이나 다름없소. 빨리 돌아가서 독나무의 뿌리를 파버리면 다시는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없을 것이오."
<출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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