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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

바보가 남을 바보라고 하다

by FraisGout 2020. 6. 25.

  옛날에 돼지 기르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었다. 그는 어느 날 폐허가 된 마을을 지나다 바싹 마른 
분뇨가 수북히 쌓여 있는 것을 보고 혼자 중얼거렸다.
  "우리집 돼지들이 배가 고프겠군! 여기 이렇게 많은 분뇨가 있으니 마른 풀로 엮어서 머리에 이고 돌
아가면 돼지들이 얼마나 좋아하랴."
  그는 마른 풀로 분뇨를 싸 머리에 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집에 오는 길에  큰 비를 만났다. 마른 분뇨
가 빗물에 젖자 그 사람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똥물을 뒤집어쓴 꼴이 되어버렸다.
  그때 지나가던 다른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고 비웃으면서 말했다.
  "당신 정신병자로구먼! 설사 마른 분뇨라고 해도 냄새가 나서 머리에 이고 갈 수는 없는데, 하물며 이
렇게 큰 비가 내리는 날 그것을 이고 가다니..."
  그 사람은 이 말을 듣자 도리어 화를 내고 욕을 하며 대꾸했다.
  "당신이야말로 머리가 돈 게 틀림없어!  우리집 돼지들이 배가 고파  이것을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당신이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면 나를 바보라고 말할 수는 없어."
  <장아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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