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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110

금 가락지 옛날에 한 부인이 늘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나는 절대로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 평소에 그 부인의 말을 믿지 않은 그녀의 아들이 꾀를 생각해내었다. 그 부인의 금 가락지를 몰래 빼 다가 강에 던져버리고 돌아와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 "어머니, 금 가락지를 어디 두셨습니까?" 그 부인은 여전히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절대로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 며칠 후 그 부인은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에서 목건련, 아나율 그리고 대가섭을 초청하여 공양을 하고 자 했다. 때는 물고기가 제 맛일 계절이라 그 부인은 사람을 장에 보내 물고기를 사오도록 했다. 사온 물고기의 배를 가르자 아들이 몰래 강에 버린 금 가락지가 휘황찬란하게 빛을 내뿜고 있지 않은가! 그 부인은 금 가락지를 집어들고.. 2020. 6. 24.
고깃덩어리로 태어난 아이들 옛날 바라나국의 국왕은 수많은 부인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 중 한 부인이 자기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기뻐하며 당장 국왕에게 달려가 알렸다. 국왕도 몹시 기뻐하며 그 부인을 극진히 모시라고 신하들에게 명령했다. 이윽고 열 달이 지난 어느 날 부인은 산기를 느끼고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그녀가 낳은 것은 응애응 애 하고 울어대는 갓난아이가 아니라 한덩이의 고깃덩어리였다. 마치 빨간 꽃처럼 생긴 그것을 보고 부 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다른 부인들이 낳은 아이들은 모두 건강하고 잘생겼는데, 내가 낳은 것은 사지마저 없는 고깃덩어리 이니 국왕이 보면 실망하실 게 분명하다.' 그녀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걱정이 되어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나무로 된 상자 하나를 가져다가 그 고깃덩어리를 집어넣고는 겉에 .. 2020. 6. 24.
여우와 싸운 효자 진나라 해서공 때 한 가난한 효자가 있었다. 그는 모친상을 당했으나 돈이 없어 다른 사람들을 불러 장례식을 치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모친의 관을 메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상복을 입 고 무덤을 판 다음 관을 묻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한 부인네가 어린아이를 안고 지나가다가 하룻밤 묵고 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자정이 지나도록 효자는 어머니 무덤곁에서 꼼짝하지 않고 졸지도 않은 채 지키고 앉아 있었다. 그 부 인네는 정말 피곤했던지 불옆에서 자고 있었다. 그 바람에 원래의 모습이 드러났는데, 그 부인은 다름아 닌 여우였고 안고 있는 아이는 까마귀였다. 효자는 즉시 그들을 때려죽인 후 고랑에 내다버렸다. 다음날 웬 사내 하나가 효자에게 와서 한 모자가 이.. 2020. 6. 24.
무언은 복이다 사위성 사자장군은 부인이 임신을 하자 뛸 듯이 기뻐하며 자식이 태어날 날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 다. 이윽고 달이 차서 아이가 막 태어나려고 할 때, 하늘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자장군, 마음을 조급히 먹지 마시오. 당신의 아들은 지금 사유법경을 읽고 있는데, 그것은 인간의 일이 아니오. 이 아이는 항상 세상에 나는 법을 낭독하는 일을 맡아 입이 무겁고 신중하여 말하는 일이 거의 없소. 당신은 보통 인간의 척도로 당신 아이를 재려고 하면 안 될 것이오. 그 아이는 어디까지나 교의를 따를 뿐이오." 그리고 그 목소리는 갑자기 멎었다. 장군은 급히 내실로 뛰어들어가 태어난 아이를 자세히 들여다보 았다. 그랬더니 이상스럽게도 아이의 입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생김새도 갓난아이처럼 보이지 않았 다... 2020. 6. 24.
오백명의 궁녀 비로택가왕은 사위국의 국왕이 된 후 석가족을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다. 그때 한 불제자가 길을 가다가 비로택가왕의 군사를 만나 사정을 알게 되자 급히 부처님께 달려가 알렸다. 이에 부처님은 말라 죽은 나무아래 앉아서 왕의 군사들을 기다렸다. 이윽고 비로택가왕이 군사를 이끌고 지나가다가 부처님을 보자 코끼리에서 내려 말했다. "부처님, 왜 나뭇잎이 풍성한 나무 아래 앉아 계시지 않고 하필이면 말라죽은 나무 아래 앉아 계시는 것입니까?" "내 종족이 곧 이 나무와 같은 처지가 될 것을 생각하고 있었소." 비로택가왕은 부처님이 자신의 종족의 안위를 걱정하고 계심을 알아차리고 군사를 돌렸다. 그후 왕은 오백 명의 여자들을 골라 궁녀를 삼았다. 궁녀가 된 여자들은 왕을 몹시 원망하며 그를 '종의 자식'이라 고 .. 2020. 6. 24.
뻔한 거짓말 옛날에 어떤 사내가 검은 말을 타고 전쟁터에 나갔다. 그러나 그 사내는 워낙 겁이 많았다. 적군이 두 려워 감히 싸워볼 엄두가 나지 않아 얼굴에 다른 사람의 피를 바르고 죽은 시늉을 한 채 시체더미속에 누워 있었다. 그가 타고 갔던 말은 적군이 전리품으로 챙겨가 버렸다. 적군이 철수하자 그 사내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겁쟁이라는 말을 듣기는 싫어 근처에 있던 죽은 말의 꼬리를 베어냈다. 자신이 타고 온 말과는 다른 흰 말의 꼬리 라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서는 말이다. 집으로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이 물었다. "자네가 타고 갔던 말은 어찌하고 걸어서 돌아왔는가?" 그러자 그 사내가 대답했다. "내 말은 용감히 싸우다가 죽었소. 그걸 기념하기 위해 이렇게 말꼬리를 베.. 2020. 6. 24.
생사의 비유 부처님이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그때 부처님은 설법을 듣는 무리들 가운데에 있던 승광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잘 들으시오. 이제 대왕을 위해 생사가 도대체 무엇인지 비유를 들어 간략하게 설명해드리 리다. 아주 오랜 옛날 한 사람이 들에 놀러 나갔다가 그만 사나운 코끼리에게 쫓기게 되었소. 겁에 질린 그 사람이 정신없이 뛰다가 보니 우물 하나가 있고 그 옆에 나무 뿌리가 드리워져 있는게 눈에 들어왔소. 그 사람은 다급한 나머지 나무 뿌리를 잡고 우물 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오. 그런데 검은 쥐 한 마 리와 흰 쥐 한 마리가 나타나 나무 뿌리를 갉아먹는 것이 아니겠소? 게다가 우물 속 사방에는 독사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그 사내를 물려고 들었소. 또 아래를 내려다 보니 독룡이 입을 쩍.. 2020. 6. 24.
착한 사람 아주 오랜 옛날 범마달이라는 왕이 바라나국을 다스릴 때의 일이다. 그 나라에는 마음씨 착한 늑나사 야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숲속을 산책하다가 한 사내가 비통하게 울면서 나무에 목을 매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늑나사야는 재빨리 달려가 그 사내를 말리며 물었다. "도대체 왜 죽으려 드는 것이오?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스스로 목숨을 끊 으려 하다니..." 늑나사야는 좋은 말로 그 사내를 달래며 새끼줄을 버리게 해다. 그러자 그 사내는 자신의 가련한 처 지를 한탄했다. "내가 지지리도 복이 없어 가난하게 살다보니, 어느덧 태산 같은 빚을 지게 되었다오. 쥐구멍에 볕 들 날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 복 없는 놈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인가 보오. 빚쟁이들이 밤.. 2020. 6. 24.
교행 육 년의 인연 불심이 깊어 계율을 잘 지키며 선정을 베푼 한 국왕이 있었다. 백성들은 인자한 국왕 덕에 태평성세 를 구가하였다. 그때 한 수행자가 속세와 인연을 끊고 산속에 살면서 수도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걸식을 하러 나왔다가 몹시 목이 말라 연못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연못 속에 연꽃이 여러 송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보았다. 수행자는 이내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차, 내가 잘못을 저질렀구나. 연못 주인이 연꽃을 심어 기른 후 부처님에게 공양하려고 했을 터인 데, 내가 주인에게는 한마디 말도 없이 연꽃이 취할 물을 마시고 말았구나. 도둑질한 죄를 지으면 내생 에 축생으로 태어나 갖은 고생을 다할 것이고, 사람으로 태어난다 해도 노비가 되어 등이 휘어지게 일 을 해야 할 것이다. .. 2020. 6. 24.
여우가 비웃다 옛날에 돈을 아주 많이 가진 여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한 사내를 알게 되어 가지고 있던 금은 보화를 모조리 챙켜 그 사내를 따라나섰다. 한참 길을 가다가 급류를 만나자 사내가 그 여자에게 말했 다. "몸에 지니고 있는 금은보화를 모두 내게 주면 그것들을 저 건너편에 내려놓고 다시 헤엄쳐와서 당신 을 건네주겠소." 사내의 말을 믿은 그녀는 가지고 있던 금은보화를 몽땅 넘겨주었다. 사내는 그 물건들을 가지고 저쪽 강가에 도착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쳐버렸다. 그녀는 넋을 잃은 채 멍하니 강가에 홀로 앉아 있었다. 그때 여우 한 마리가 매를 노리고 있는 모습 이 보였다. 막 매를 잡으려던 여우는 강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에 주의를 돌렸다. 그러고는 매를 쫓다 말고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 2020. 6. 24.
독을 쓰는 집안 옛날의 일이다. 독을 사용하여 사람을 죽이는 일로 돈을 번 한 집안이 있었다. 일단 중독이 되면 특별 한 해독약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 집안 사람들은 중독된 사람들이 죽음을 당하더 라도 상관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나라 백성들은 모두 그 집안을 두려워하여 감히 왕래할 생각조차 하 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그 집안의 아들이 장성하여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집에 딸자식을 주려 하지 않았다. "그 집안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집안이다. 만약 그 집안과 사돈을 맺게 되면 틀림없이 호랑이를 제 집 에 끌어들이는 꼴이다. 그들은 가리지 않고 독을 쓰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될는지 장담할 수 없는 일이 다. 그러니까 마치 도적을 대하는 것처럼 멀리해야 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2020. 6. 24.
꼭두각시 옛날에 한 솜씨 좋은 목수가 살았다. 그는 솜씨를 부려 만든 물건을 사람들에게 구경시켜 벌은 돈으 로 생계를 유지했다.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던 중 한 나라에 잠시 머물렀는데 그 나라의 왕은 신기한 물 건을 매우 좋아했다. 그래서 목수는 나무로 꼭두각시 하나를 만들어 그 내부에 여러 가지 장치를 달았 다. 꼭두각시의 얼굴은 매우 잘생긴 데다가 정밀하여 진짜 사람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사람과 똑 같이 행동하고 노래하며 춤추는 모습을 보면 도저히 꼭두각시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목수는 사람들에 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이 아이는 내 아들이오." 그 나라 백성들은 꼭두각시를 무척 좋아해서 여러 가지 재물을 서슴없이 내놓았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국왕은 그들을 초청해서 노래와 춤을 추도록 했다. 국왕과.. 2020. 6. 24.
구두쇠 이리사 옛날에 이리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대단히 큰 부자였다. 그러나 그는 지독한 구두쇠라서 남에게 조 그만한 물건도 보시하는 법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먹는 것도 거의 맨밥에 가까웠고 옷도 다 낡 은 옷만 입었다. 반면 이리사의 이웃집 사람은 그렇게 부자가 아닌데도 매일 밥먹을 때마다 고기와 생선이 끊이질않았 다. 그 모습을 본 이리사는 생각했다. '나는 저 사람보다 훨씬 부자인데 도리어 더 불쌍하게 사는구나.' 이리사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닭 한 마리를 잡은 다음 백미 한 됫박을 챙겨 마차를 타고 아무도 없는 벌판으로 나갔다. 그곳에서 그는 닭을 굽고 밥을 해서 혼자서만 배불리 먹으려 했다. 이리사가 구두쇠인 것을 알고 있던 제석천은 그 우매함을 깨우쳐 주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한 마리 개로 변신해.. 2020. 6. 24.
지금은 너무 바쁘니 다음에 오라 옛날에 부처님이 사위국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때 성안에는 팔십 세쯤 된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재 물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 바라문은 사람됨이 완고하고 미련하며 또 인색하고도 욕심이 많아 교 화하기가 어려웠다. 그는 도덕의 가치를 모르고 인생의 무상함도 생각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집짓기를 즐겼다. 그의 집 앞으로는 사랑채가 있고 뒤로는 별당이 있으며 시원한 누각과 따뜻한 방도 있었다. 그리고 동서로 수십 칸의 작은 방이 있었다. 다만 뒤쪽 별당의 차양만은 아직 완성하지 못 하고 있었다. 그 바라문은 항상 직접 나서서 집짓는 일을 감독했다. 부처님은 천안으로 그 바라문이 그 날을 넘기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을 알았다. 그러나 사실을 알리 없 는 그 바라문은 바삐 돌아다니며 일을 하고 있었다. 그의.. 2020. 6. 24.
죽음을 벗어날 수 있는 곳 옛날 부처님이 왕사성의 죽원에서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네 명의 바라문 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신통 력을 가지고 있어서 칠일 후에 자신들의 목숨이 다할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함께 모여 의논했다. "우리는 신통력으로 하늘과 땅을 뒤엎고 해와 달을 만지고 산을 옮기고 강을 막는 일도 할 수 있는데, 어찌 죽음을 피할 수 없겠는가?" 그러고는 한 사람씩 돌아가며 말했다. "나는 큰 바다 속에 숨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죽음의 귀신이라고 해도 내가 있는 곳을 어찌 알겠는가?" "나는 수미산을 가르고 그 속에 들어가 숨을 작정이다." "나는 넓디넓은 허공 속에 숨으련다." "나는 큰 시장 한복판에 숨을 것이다. 죽음의 귀신이 와서 나를 잡으려고 할 때, 그 많은 사람 중에 나를 어찌 알아보겠는가?" .. 2020.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