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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

금 가락지

by FraisGout 2020. 6. 24.

  옛날에 한 부인이 늘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나는 절대로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
  평소에 그 부인의 말을 믿지 않은 그녀의 아들이 꾀를 생각해내었다. 그 부인의 금 가락지를 몰래 빼
다가 강에 던져버리고 돌아와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
  "어머니, 금 가락지를 어디 두셨습니까?"
  그 부인은 여전히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절대로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
  며칠 후 그 부인은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에서 목건련, 아나율 그리고 대가섭을 초청하여 공양을 하고
자 했다. 때는 물고기가 제 맛일 계절이라  그 부인은 사람을 장에 보내 물고기를  사오도록 했다. 사온 
물고기의 배를 가르자 아들이 몰래 강에 버린 금 가락지가  휘황찬란하게 빛을 내뿜고 있지 않은가! 그 
부인은 금 가락지를 집어들고 아들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나는 절대로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
  아들은 너무나도 신기해서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서 물었다.
  "부처님, 제어머니는 무슨 인연으로 절대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는 복을 타고난 것입니까?"
  "옛날에 어떤 산의 북쪽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겨울이 되자 마을 사람들은 따뜻한 곳을 찾아  산의 
남쪽으로 이사가게 되었다. 그러나 한 노부인은 집도 가난하고  몸 또한 허약해 다른 사람들을 따라 이
사갈 수없었다. 홀로 산의 북쪽에 남은 노부인은 사람들이 미처 챙기지 못하고 간 물건들을 모아 잘 간
수해 두었다. 봄이 와서 마을 사람들이 돌아오자 그 노부인은 챙겨두었던 물건들을 원래 주인들에게 모
두 돌려주었다. 새까맣게 잊고 있던 물건들을 돌려받은  사람들은 무척 기뻐하며 노부인의 착한 마음씨
를 칭찬해 마지않았다. 그때의 노부인이 바로 지금의 네 어머니이니라. 다른 사람들이 두고 간 물건들을 
보고도 탐심을 일으키지 않은 인연으로, 네 어머니는 절대로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는 복을 타고 난 것
이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난 아들은 어머니를 공경하며 더욱 정성껏 모시게 되었다.
  <구잡비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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