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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110

향기로운 남자 부처님이 마가다국에 계실 때의 일이다. 부처님이 여러 비구들과 함께 유행하시다가 갠지스 강가에 이르러 오래된 탑을 보게 되었다. 그 탑은 이미 훼손되고 무너진 지 오래였지만 그대로 방치된 채 있었 다. 그때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에게 물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탑은 무슨 탑이길래 이렇게 무너져도 수리하는 사람이 없는 것입니까?" "비구들아, 귀 기울여 들어라. 내 이제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니, 이 현겁 중에 바라나국이 있었는 데, 그 국왕의 이름은 범마달다였다. 그는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백성들의 생활은 풍요로웠고 전쟁 과 재난 그리고 질병이 없었다. 또 코끼리, 말, 소, 양 들이 번성했으며 수만 가지 보물로 가득 넘쳐났 다. 그러나 국왕에게는 유일한 걱정이 있었는데 그것은 자식이 없는 것이었.. 2020. 6. 23.
못생긴 여자의 기적 부처님이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때 파사닉왕과 마리부인 사이에 딸아이가 태 어났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추한지 피부는 흡사 뱀껍질 같고 머리칼은 마치 말꼬리마냥 억세기만 했다. 딸아이 때문에 걱정이 태산 같던 파사닉왕은 다른 이들이 딸아이를 보지 못하게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딸아이가 마치 사람같지 않은 추한 모습을 지니고 있으나 마리부인의 소생인 만큼 잘 길러야 할 것 이다.' 딸이 커서 시집갈 나이가 되자 왕은 매일 근심에 싸여 있다가 한 신하에게 말했다. "경이 사윗감을 구해보도록 하구려. 본래 호족 가문이지만 지금은 빈곤하여 재산이 없는 자라면 가능 하지 않겠소?" 왕명을 받은 신하는 널리 사람을 구하다가 이윽고 한 빈곤한 호족의 아들을 찾아내 파.. 2020. 6. 23.
전생의 약속 반제라는 나라에 우달나라는 왕이 있었다. 그 나라는 매우 풍요로워 백성들은 왕의 선정을 칭송해 마 지않았다. 우달나왕은 이만 명의 부인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그 첫째 부인의 이름은 월명이었다. 우달나왕은 특히 월명부인을 몹시 사랑하여 때때로 잔치를 베풀어 음악을 연주하게 하고는 그녀의 춤 을 바라보는 것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삼았다. 그녀가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여러 가지 보석으로 만든 장 신구를 달고 춤을 추면 마치 천녀가 하강한 듯해서 뭇 사람들이 넋을 잃고 지켜보곤 했다. 평소 왕은 관상을 잘 보았는데, 어느 날 월명부인의 관상을 보자 죽을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 었다. 기껏해야 육 개월 정도 살 운명이었던 것이다. 왕은 사랑하는 사람이 곧 죽으리라는 사실에 마음 이 아파 월명부인을 보지 않고.. 2020. 6. 23.
질투의 결과 비마질다는 아주 오랜 옛날 겁초에 태어나 뒤에 천신이 되었다. 어느 날 그는 다른 여러 천신들과 함 께 물놀이를 했다. 그런데 파도가 몸을 자극하자 그만 정액이 흘러나와 저절로 알의 모습으로 잉태되었 다. 그 알은 물속에서 부화하여 피부가 거무스름한 한 여자 아이가 탄생하였다. 이 아이는 물에서 태어 났기 때문에 어른이 된 뒤에도 항상 물속에서 놀며 지냈다. 어느 날 성숙한 여인이 된 그녀는 물속에서 천지의 정기를 받아들여 자기도 모르는 새 임신을 했다. 오래지 않아 그녀는 한 남자 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는 매우 기괴하게 생겨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 각각의 머리에는 천 개의 눈이 달렸으며 입에서는 맹렬한 불꽃을 내뿜었다. 또 구백구십 개 의 손과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 아이.. 2020. 6. 23.
판관의 양심 옛날에 두 형제가 있었는데, 형의 이름은 단야세질이었고, 아우는 시라세질이었다. 단야세질은 그 사 람됨이 믿음직스럽고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항상 힘닿는 대로 가난한 사람을 도왔다. 그래서 그 나라 사 람치고 단야세질을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이 소문이 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가 급기야 왕은 단야 세질을 판관에 임명하여 모든 소송 사건을 담당하게 했다. 그런데 당시 그 나라 법은 돈을 빌리고자 할 때에는 따로 차용증을 쓰는 것이 아니라 판관 앞에서 구두로 계약을 하고 판관이 그 계약의 증인이 되 었다. 그때 한 상인이 외국으로 장사를 하러 나가려던 참에 밑천이 달려 시라세질에게 돈을 빌리고자 했다. 이에 시라세질은 나이 어린 아들을 대동하고 그 상인과 함께 형이자 판관인 단야세질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2020. 6. 23.
아들을 낳으려면 옛날에 아들 하나를 둔 어떤 부인이 있었다. 그 부인은 또 아들을 낳고 싶어 주위 사람들에게 그 방 법을 물었다. "다시 아들을 낳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자 한 할머니가 말했다. "하늘에 정성껏 제사를 올리면 아들을 낳을 수 있네." "그렇다면 제물로는 뭘 바쳐야 하죠?" "자네 아들을 죽여 그 피를 희생물로 바치면 반드시 더 많은 아들을 낳을 수 있을 것이네." 할머니의 말을 들은 그 부인은 집으로 돌아와 외아들을 죽으려 들었다. 그때 곁에 있던 한 지혜로운 사람이 비웃으며 꾸짖었다. "어찌 이다지도 어리석을 수 있단 말인가? 아직 낳지도 않은 아들을 얻으려고 지금 살아 숨쉬고 있는 외아들을 죽이려 하다니." 2020. 6. 23.
미녀에게 현혹된 왕 우전왕은 대단한 호색한이었다. 그런데 출세에 눈이 먼 어떤 사람이 우전왕의 그런 점을 알고선 비위 를 맞추고자 천하절색의 미녀를 구해다가 바쳤다. 그녀는 얼굴이 얼마나 예쁜지 날아가는 새들도 그녀의 미모를 흠모할 정도였다. 우전왕은 그런 그녀 에게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 미녀가 우전왕의 총애를 받는 바람에 미녀의 아버지는 하루 아침 에 대신이 되었고, 미녀를 데려온 그 사람은 한 재산을 모았을 뿐만 아니라 가장 총애 받는 신하가 되 었다. 우전왕은 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주었고, 새로운 궁전을 지어 수많은 몸종을 딸려주었다. 또 일천 명의 가무 악대를 만들어 미녀가 언제나 감미로운 음악과 춤을 즐기게 해주었다. 그는 미녀에 게 완전히 빠져 그녀를 왕비로 삼을 생각을 했다. 그러자 지금.. 2020. 6. 23.
나는 누구인가 옛날에 왕의 명령을 받은 사신이 먼 지방에 다녀오게 되었다. 밤이 되자 그는 어느 빈 집에 묵게 되 었다. 밤이 깊어지자 어디선가 한 귀신이 시체 하나를 메고 그 집으로 들어왔다. 곧이어 또 하나의 귀신 이 들어오더니 먼저 온 귀신에게 욕을 해대는 것이었다. "이 시체는 내 것인데, 왜 네가 둘러메고 가느냐?" 두 귀신은 시체를 놓고 티격태격 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먼저 온 귀신이 말했다. "이 집에 우리말고 한 사람이 더 있으니, 그 사람에게 이 시체의 임자가 누구인지 물어보도록 하자." 그 말을 엿들은 사신은 덜덜 떨며 생각했다. '지금 두 귀신이 모두 흥분해 있으니 사실대로 이야기해도 죽을 것이고 거짓말을 해도 죽을 것이 눈 에 보듯 뻔하다.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이냐?' 망설이던 그 사람은 .. 2020. 6. 22.
아내를 남에게 주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계실 때 욱가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매우 부자여서 천하절색의 처첩들을 여럿 거느리고 날이면 날마다 술과 여색에 빠져 살았다. 어느 날 욱가는 처첩들을 데리고 비사리 태자 소유의 숲에 가서 음주가무를 즐기다가 술을 많이 마신탓에 나무 아래 누워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그때 부처님은 길을 지나가다가 그 모습을 보고 욱가를 제도할 인연이 있음을 알고 그곳에서 멀지 않 은 나무 아래로 가서 가부좌를 한 채 광명선정에 들었다. 그러자 부처님의 몸에서 황금색의 찬란한 빛 이 방출돼 욱가를 비추는 것이었다. 그때 욱가는 마치 더없이 감미로운 감로수를 마신 것처럼 단번에 술이 깨버렸다. 술이 깬 욱가는 그 빛을 따라 자기도 모르게 부처님에게 다가가 예배를 드렸다. 그러자 부처님은 광명선정.. 2020. 6. 22.
왕후가 된 계집종 옛날 사위성에 야야달이라는 바라문이 살고있었다. 이 바라문은 수많은 금은보화와 여러 전원을 가진 부자였다. 그의 여러 전원중에는 미라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야야달의 계집종 '황두'가 관리하 고 있었다. 그녀는 별로 할 일이 없어 심심할 때면 언제나 멍한 표정을 짓고 이렇게 생각하곤 했다. '천한 계집종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내 신세, 언제나 이 처지를 면할 날이 올까?' 그러나 매일 그런 생각을 해봐도 막상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황두는 항상 이마를 찡그리고 한숨만 푹푹 쉬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야야달은 사람을 시켜 그녀에게 아침밥을 보냈다. 그때 부처 님은 일반 비구승으로 변신하여 사위성에 탁발하러 왔는데, 그 모습이 멀리있는 황두의 두 눈에 들어왔 다. 평소 마음속에 생각했.. 2020. 6. 22.
뱃속의 아이 부처님이 여러 대중들에게 설법하고 계실 때였다. 그때 부처님의 정법을 믿지 않고 외도(외도란 불교 를 내도라고 부를 때 대칭되는 말로 불교 이외의 가르침을 말한다. 부처님 당시에는 많은 외도가 있었 는데 그 중에서 제일 유명한 여섯사람을 육사외도라고 부른다)를 따르는 한 여인이 있었는데, 그녀의 이 름은 전차녀였다. 그녀는 자기 스승보다 부처님이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걸 시샘하여 모종의 계 략을 꾸며 부처님을 욕보이려고 했다. 그녀는 옷 속에 나무로 된 발우를 숨겨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오 게 하였다. 그리고 부처님이 설법하고 있는 곳으로 가 사람들 앞에서 외쳤다. "지금 말하고 있는 이 사람은 위선자입니다. 이 사람은 이미 나와 정을 통한 적이 있단 말이에요. 제 배를 보세요. 이 뱃속에는 바로 .. 2020. 6. 22.
왕의 환생 아주 오랜 옛날 설두라건녕이라는 왕이 대국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는 팔만사천의 소국과 팔십억 개 에 이르는 마을을 통치하였으며, 이만 명의 부인과 시녀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는 자비심으로 모든 백 성들을 보살피는 어진 왕이었다. 백성들 역시 그러한 왕을 마치 친아버지처럼 따르고 존경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 혜성이 출현하자 천문관이 국왕을 찾아와 말했다. "옛부터 혜성이 출현하면 십이년 간 큰 가뭄이 든다고 하는데,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천문관의 보고를 받은 국왕은 수심에 잠겼다. '정말 그렇게 큰 가뭄이 들면 어쩌나? 그렇게 되면 수많은 백성들이 굶주려 죽을 텐데...' 곧이어 국왕은 여러 대신들을 소집하여 대책을 세웠다. 그때 회의에 참석한 한 대신이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우.. 2020. 6. 22.
백 개의 손가락 사위성에 지식이 아주 높은 한 바라문이 오백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 중 수제자 앙굴마는 성품이 어질고 지혜가 뛰어난 자였는데, 특히 외모가 무척 수려하여 뭇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바라문의 아내는 평소 수제자 앙굴마를 연모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바라문이 외출하자 살며시 앙굴마 에게 다가가 유혹했다. 그러자 앙굴마는 무릎을 꿇고 바라문의 아내에게 말했다. "스승이 아버지면 그 부인은 바로 제 어머니이십니다. 그런데 어찌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닌 일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바라문의 아내가 말했다. "굶주린 사람에게 양식을 주고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는 것이 왜 도가 아니라고 하는가?" "스승의 부인과 정을 통하는 것은 마치 독사를 몸에 두르는 것과 같습니다." 바라문의 아내가 앙굴마가 .. 2020. 6. 22.
제바보살과 바라문의 대화 인도어로 '하늘'이라는 뜻을 가진 제바라는 이름의 보살이 남인도에 살고 있었다. 그는 지식이 매우 높고 슬기로운 학승으로 여러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한번은 제바보살이 한 사원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때 근처에 살고 있던 한 바라문이 그에게 논쟁을 걸어왔다. 그는 논쟁이라면 지금까지 져본 적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언변의 소유자였다. 그는 명칭에 근거해서 사물의 실제를 탐구하는 방법으로 상대 방에게 질문을 퍼부어 끝내 대답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잘 쓰곤 했다. 그는 제바보살의 명성을 한 번 꺾어보겠다는 생각에 보살의 이름인 '하늘'을 가지고 물었다. 바라문: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제바: "하늘이다." 바라문: "하늘은 누구인가?" 제바: "바로나다." 바라문: "나는 누구인가?" 제바: "개다.. 2020. 6. 22.
태워야 할 것 옛날에 한 비구니가 사가라국에 포교하러 가는 길에 한 바라문을 만났다. 그 바라문은 다섯 가지 열 로 몸을 달구고 있었는데, 이마에서 땀이 줄줄 흘러 가슴과 옆구리가 온통 젖어 있었다. 또 머리카락은 바싹 타고 입술도 말라 갈라졌는데, 사방에 놓인 불은 쇠라도 녹일 지경이었다. 근처에는 한 그루 나무 도 없었고, 때는 한여름이라 그 바라문의 몸은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게다가 남루한 옷을 입고 하루 종 일 열로 몸을 달구는 고행을 하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를 '남루한 옷을 입고 불을 쬐는 고행자'라고 불 렀다. 비구니는 그 모습을 보고 바라문에게 말했다. "태워야 할 것은 태우지 않고, 태우지 않아야 할 것을 도리어 태우고 있으니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하 고 있구려!" 바라문은 그 말에 불같이 화를 냈다.. 2020.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