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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110

원한 대 원한 옛날 어느 집안에 한 딸아이가 태어났다. 그런데 그 아이는 열일곱이 되자 매우 화사한 용모를 가진 아리따운 처녀가 되었다. 노부부는 딸아이를 자신들의 목숨보다 귀중하게 여겼고, 딸아이 역시 일도 잘 하고 성격도 쾌활해서 온 가족이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녀는 어느 봄날 감기가 걸렸다. 노부부는 그저 지나가는 감기일 뿐이려니 하고 크게 걱정하지는 않 았다. 왜냐하면 딸아이는 어렸을 적부터 웬만한 작은 병은 치료하지 않고도 나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병세는 갈수록 심해졌다. 어느덧 낙엽 떨어지는 가을이 되자 노부부는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들은 딸아이가 지는 낙엽처럼 세 상을 떠나는 것이 아닌가해서 걱정이 태산 같았다. 노부부는 의원을 불러 진.. 2020. 6. 22.
모두 다른 대답 옛날 인도에 긴수라는 이름의 동물이 있었다. 그 동물의 모습을 무척 궁금해하던 한 남자는 긴수를 봤다고 하는 사람을 찾아가 물었다. "긴수를 아십니까?" "알죠." "어떻게 생겼습니까?" "화로의 받침 기둥처럼 생겼는데 온몸이 까만색이라오." 대답한 이가 처음으로 긴수를 보았을 때 긴수는 까만색의 몸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 남자는 그 대답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다시 긴수를 봤다고 하는 또 다른 사람을 찾아갔다. "긴수를 본 적이 있습니까?" "있죠." "긴수는 어떻게 생긴 동물입니까?" "빨간색입니다. 그 모습은 마치 꽃이 활짝 폈을 때와 비슷해서 마치 고기를 자르는데 쓰는 도마처럼 평평하게 생겼습니다." 이번에도 대답한 사람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긴수를 봤을 때의 모습은 말한 .. 2020. 6. 22.
물거품으로 만든 장신구 옛날, 한 국왕에게 열댓 명의 왕자와 한 명의 공주가 있었다. 국왕은 공주를 특히 총애하여 한시도 떨 어지지 않고 곁에 있게 하였다. 그리고 공주가 갖고 싶다는 것은 무엇이든지 구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큰 비가 내려 빗물이 땅에 흥건히 고였다. 그 위에 빗물이 떨어지자 여러 모양 의 물거품이 생겨났다. 물거품은 궁궐의 불빛을 받아 마치 휘황찬란한 보석처럼 보였다. 그 광경에 반한 공주가 국왕에게 말했다. "아버님, 저 물거품으로 장신구를 만들어 머리에 달면 정말 예쁘겠어요." 국왕은 공주의 말을 듣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얘야, 저 물거품은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것인데, 어떻게 장신구를 만들 수 있겠느냐?" 이에 공주가 말했다. "몰라요! 사람들을 시켜 만들어주시지 않으면, 죽어버리고 말 거예요.. 2020. 6. 22.
하늘의 감동 옛날에 한 국왕이 광활한 땅을 통치하고 있었다. 그에겐 모두 여섯 명의 왕자가 있었는데, 각각 그들 에게 지역을 나누어 지키게 했다. 그때 라후구라는 대신이 있었는데, 그는 사람됨이 음험하고 야심 또한 대단했다. 대신은 갖가지 권모술수와 아첨을 통해 국왕의 신임을 얻었다. 그렇게 해서 암암리에 세력을 넓힌 라후구는 어느 날 반란을 일으켜 국왕과 다섯명의 왕자를 죽여버렸다. 마침 변방을 지키고 있던 막내 왕자는 수도에서 반란이 일어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 왕자가 집무실에서 일을 보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한 귀신이 뛰어들어와 이 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라후구가 부왕과 당신의 다섯 형님을 모두 죽여버렸소. 이제 그는 당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소." 겁이 덜컥 난 왕자는 정신을.. 2020. 6. 22.
노인의 지혜 아주 오랜 옛날 기로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런데 그 나라 법은 사람이 늙으면 멀리 내다버리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그 나라에는 효심이 깊은 한 대신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도 늙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국법에 따라 멀 리 내다버려질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그 대신은 감히 아버지를 내다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땅굴을 파 밀실을 만든 다음 아버지를 그곳에 모셔놓고 계속해서 봉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천신이 똑같이 생긴 뱀 두 마리를 들고 궁궐에 나타나 국왕에게 말했다. "이 뱀들의 암수를 구별할 수 있다면 내가 너희 나라를 잘 보살필 것이요, 그렇지 못하면 일주일 내에 너희 나라를 멸하리라." 이 말을 들은 국왕은 너무나도 두려워 여러 신하들과 상의를 해보았지만 천신이 낸 문제에 답할 자가 아무도 없었다. .. 2020.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