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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

달에 간 토끼

by FraisGout 2020. 6. 24.

한 숲속에서 여우와 원숭이 그리고 토끼가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그때 천제가 그들의 덕행을 시험해보
고자 노인으로 변해 동물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느냐?"
  세 동물은 입을 모아 말했다.
  "우리는 맛있는 풀이 자라는 초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닙니다. 그리고 숲속에서 다른 짐승들과 재미있
게 놀며 편안히 지내고 있습니다."
  "듣자하니 너희들의 우애가 대단하다고 해서 늙은 몸을 이끌고 이렇게 먼 길을 왔단다. 지금 나는  무
척 배가 고픈데, 너희들이 먹을 것을 좀 갖다주지 않으련?"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계시면, 저희들이 먹을 것을 찾아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세 동물들은 각자 먹을 것을 찾아나섰다. 여우는 강가로 가서 잉어  한 마리를 잡아왔고, 원숭
이는 숲속에서 여러 가지 과일을 따서 노인에게 주었다.  그러나 토끼만은 먹을 것을 찾지 못해 빈손으
로 돌아왔다.
  그러자 노인이 말했다.
  "너희들 마음이 한결같지는 않은 모양이구나. 여우와 원숭이는 말한대로  먹을 것을 가져왔는데, 토끼
는 그냥 빈손으로 돌아왔구나."
  노인의 말을 들은 토끼는 매우 부끄러워하며 여우와 원숭이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가서 땔나무를 구해오렴. 그러면 노인에게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마련해 드릴 수 있어."
  잠시 후 여우와 원숭이는 땔나무를 잔뜩 구해가지고  돌아왔다. 그것들을 쌓아놓고 불을 붙이자 이내 
땔나무는 맹렬한 기세로 타올랐다.
  그때 토끼가 말했다.
  "인자한 노인이시여, 저는 당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이에 이 비천한 몸을 바쳐 노인장에게 
공양하려고 합니다."
  토끼는 말을 마치자마자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노인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불속에서 토
끼의 뼈를 꺼내들고는 무척 감격해하며 여우와 원숭이에게 말했다.
  "토끼의 행동은 정말 감동적인것이었다. 나는 토끼를 데리고 달로 가서 인간들이 영원히 토끼의 공덕
을 기리게 할 참이다."
  그래서 달에는 한 마리의 토끼가 살게 되었다고 한다.
  <대당서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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