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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

화살의 비유

by FraisGout 2020. 6. 24.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그때 마라구마라 존자는 조용한 곳에서 번뇌에 빠져 있었다.
  '이 세계는 영원한 것인가, 아닌가? 영혼과 몸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사람이 죽으면 내생이 있
는가, 없는가?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단언을 내리신 적이 없다.  나는 이러한 문제가 궁금해 
참지 못하겠다. 부처님께 직접 가서 물어보자. 만일 부처님께서 이에 대한 답을 해주시면 수행을 계속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수행을 단념하리라.'
  마라구마라 존자는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서  예배를 드리고 조용히 물러앉은 후  자기가 생각한 
문제를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라구마라여, 비유를 들어 말하겠다. 어떤 사람이 전쟁터에 나가서 독화살을 맞았다고 하자. 이제 그 
사람의 목숨은 경각에 달려 있다. 그런데 전우들이 바로 독화살을 뽑을 생각은 않고, 이 독화살을 쏜 사
람이 누구인지, 이 독화살의 독은 무슨 종류인지, 또 독화살의 재료가 무엇인지를 알기 전에는 독화살을 
뽑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 독화살을 맞은 사람은 그 사이에 죽고 말  것이다. 네가 말한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한다 해도 현실의 생로병사를 막을 수 없는 법이다. 마라구마라여, 나는  말해야 할 것을 말하고 
말해서는 안될 것을 말하지 않는다. 네가 제기한 문제는 인간의 인식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그러기에 
어떤 방식으로도 논증할 수 없으므로 참된 의미를 갖지 못한 것이며, 또 수행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
한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평생을 보낸다면 저 독화살을 맞은 사람처럼 끝내 치료를 하지 못하
고 죽음을 맞는것과 같다. 나의 가르침은 현실의 생로병사를 제거하기 위함이지, 어떤 말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다."
  부처님께서 말씀을 마치자 마라구마라 존자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수행의 길을 계속 가게 되었다.
  <불설전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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