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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

단맛

by FraisGout 2020. 6. 23.

  우유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던 한 노파가 있었다. 어느  날 노파는 우유 항아리를 둘러메고 시장에 내
다팔려고 길을 나섰다. 도중에 노파는 암마륵나무에  열매가 가득 열려 있는 것을  보고 몇 개 딴 다음 
나무 아래 앉아서 열매를 먹었다.
  그 열매가 매우 달아 노파는 물을  먹기 위해 근처에 있는 우물로  갔다. 거기에는 한 젊은이가 물을 
긷고 있어서 노파는 그 젊은이에게 물을 조금 얻어 마셨다.  그런데 입 안에 남아 있는 단맛 때문에 물 
맛이 마치 꿀맛 같았다. 신기하게 생각한 노파가 물었다.
  "어떻게 우물 물이 이렇게 달 수 있을까? 마치 꿀 맛 같네그려."
  "그렇습니까?"
  "저기 있는 내 우유 한 항아리와 당신이 뜬 우물 물 한 항아리를 바꾸면 어떻겠소?"
  그 젊은이는 속으로 얼씨구나 하면서 얼른 노파의  말대로 우유와 물을 바꾸고는 사라져버렸다. 노파 
역시 매우 좋아라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암마륵나무 열매의 단맛은 입 속에 남
아 있지 않았다.
  노파는 집으로 돌아와 항아리 속에서 물을 한 사발  떠서 마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물은 아무런 
단맛도 나지 않았다. 노파는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이웃집 사람을 불러 물 맛을  보게 했다. 물을 마시고 
난 이웃집 사람이 말했다.
  "이 물에서는 나뭇잎 썩은 냄새가 나서 도저히 마실 수가 없소. 왜 이물을 맛보라는 거요?"
  그 말을 듣고 노파는 다시 물을 떠서 맛보았다. 그랬더니 과연 나뭇잎 썩은 냄새가 났다.
  "아이고, 내가 정말 바보 같은 일을 저질렀구나. 우유를 이런 악취나는 물과 바꾸다니..."
  <대장 엄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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