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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팔만대장경 이야기

분노라는 가시

by FraisGout 2020. 6. 23.

  한 수도자가 사람들이 지나 다니는 길가에서 고행을 하고 있었다. 보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가시나무 
위에 눕고, 보는 사람이 없으면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곤 했다. 그 사실을  눈치챈 어떤 이가 참지 못하고 
그 사람을 비웃었다.
  "그렇게 고행을 하면 가시가 살을 파고들어 얼마나 아프겠소!  가시를 훑어버리고 그 위에 누우면 설
사 구른다 해도 하나도 아프지 않을 것이오."
  고행자는 그 말을 듣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그는 갑자기  가시나무 위에 누워 이전보다 더욱 
세차게 몸을 굴렸다. 그때 한 불제자가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고행자는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자 더욱 세차게 몸을 굴렸다. 그러자 불제자가 고행자에게 다가와 조용하게 
말했다.
  "당신은 이전에도 가시로 몸을 괴롭히더니 이제는 분노하는 마음 때문에 더욱 자신을 해치고 있구려. 
가시는 그저 피부를 상하게 할 뿐이지만 분노는 정신을  멍들게 하는 것이오. 가시 때문에 생기는 상처
는 나아서 없어질 수도 있지만 분노로 인해 멍든 정신은  언제 다시 회복될지 알 수 없소. 그러니 분노
라고 하는 독의 가시를 빨리 뽑아버리는 것이 옳을 것이오."
  <대장엄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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