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수많은 재보를 가진 나이 많은 장자가 있었다. 그는 매우 큰 저택에 살고 있었는데, 그 저택에
는 출입문이 한 군데밖에 없었다. 어느 날 장자는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저택에
불이 난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장자는 집 안에서 놀고 있던 아들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나이도 어
린데다가 노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불이 난 것도 모르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단숨에 집 앞까지 뛰어
온 장자는 목청껏 소리쳤다.
"얘들아, 집에 불이 났으니 빨리 뛰어나오너라."
그러나 아이들은 계속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장난만 칠 뿐 도통 장자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에 장자는 생각했다.
'이제 불길이 더 거세져 잠시라도 지체하면 아이들이 다 타죽고 말리라. 그렇다고 내가 직접 들어가
아이들을 등에 업고 나오자니 그 수가 많아 시간이 허락지 않겠구나. 이제 꾀를 내어 아이들을 구하는
수밖에 없으리.'
생각을 마친 장자는 다시 목청껏 소리쳤다.
"얘들아, 여기에 너희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다. 지금 당장 나와서 갖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이다. 양이 끄는 수레, 사슴이 끄는 수레 그리고 소가 끄는 수레가 여기 밖에 있으니 어서 나와 타고 놀
아라."
정신없이 놀고 있던 아이들은 장자가 장난감을 준다고 하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모두 앞다투어 불 타
는 집에서 달려나왔다. 장자는 그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이들은 장자에게 장난감을 달라
고 졸라댔다. 장자는 아이들이 살아난 것이 너무 기뻐 큰 돈을 들여 그 모든 아이들에게 소가 끄는 수
레를 사주었다.
<묘법연화경>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