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부처님은 제자 아난과 함께 비사리성에 들어가 발우를 들고 차례로 여러 집들을 돌며 걸식을
했다. 비사리성에는 비라이나왕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그날 여러 궁녀들과 함께 높은 누각에서 음주
가무를 즐기고 있었다. 그때 그 모습을 본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했다.
"저 왕자는 칠일 후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지금 출가하지 않는다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
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난은 왕자에게 달려가 부처님의 예언을 전했다. 왕자는 비통한 표정을 짓다가 지
옥에 떨어지고 싶지는 않으니 출가하겠노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엿새 동안 왕자는 인간이 즐길 수 있는
모든 쾌락을 마음껏 다 맛보았다. 그리고 이레째 되는 날 아침 부처님을 찾아가 출가하기를 청했다.
출가한 비라이나왕자는 하룻밤 하루낮 동안 계율을 지키며 수행하다가 마침내 숨을 거두고 사천왕천
에 태어났다. 그리고 사천왕천에서의 수명이 끝나자 북천왕 비사문의 아들로 태어나 여러 천녀들과 함
께 갖가지 쾌락을 즐겼는데, 그곳에서의 수명은 오백 세였다. 그후 다시 제석천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그
때의 수명은 일천 세였다. 그리고 다시 염마천의 왕자로 태어나서는 이천 세를 살았다. 이처럼 비라이나
왕자는 단 하루 출가한 공덕으로도 무려 이십 겁 동안이나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에 태어나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
또 어떤 이는 집이 부유해서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 없었지만 어느덧 장년을 거쳐 노년이 되자 세속
을 싫어하게 돼 출가수도를 했다. 그는 계속해서 열심히 수행한 탓에 비류제리라는 이름을 가진 벽지불
이 되어 천하의 중생을 구제하니 그 공덕의 무량함은 가히 그 끝을 알 수 없는 대해와도 같았다.
만약 만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아라한이 된다면 모든 이들의 수명은 일백 세가 될 것이며, 살아 있을
때 정성을 다해 삼보를 공양한다면 분명히 사리탑에 모셔질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이 갖가지 향과 꽃으로 삼보를 공양함으로써 쌓은 공덕은 열반을 구함에 있어 하룻밤 하
루낮 동안 계를 지키며 출가한 공덕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진짜 출가하면 그 존귀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세상 사람들은 사소한 재물과 여색 등을 탐하여 사후에 육도를 윤회하며 갖은 고생을 다하고 있
는 것이다.
<불설출가공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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