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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368

일본의 '사죄'는 없었는가? 문화개방을 하지 말아야 의견 중에는, 과거사에 대한 '사죄'도 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구 태여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기 직전, '한일외교 관련 교수 1백인 정책제안'(교수신문,98.9.14)이라는 것이 청와대에 제출되었 다는 기사 속에 있었던 '일본의 반성과 사죄가 없는 상태에서 일왕 방한 및 일본 문화 개방 반대'라는 조항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일본이 그 때까지 '반성'도 '사죄'도 하지 않았다는 인식은 아마도 현재까지도 한국인 대 부분의 인식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식도 한국인들의 반일감정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만들고 있는 주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일본의 반성과 사죄'는 단 한번도 '없'었던 걸까... 2020. 8. 23.
'저질' 일본문화? 90년대는 이렇듯 정형적인 수사법이 동원되는 반일 담론이 우리 안에 깊숙이 자리잡은 시 기였다. 90년대 중반, 한 신문이 대학 1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 그들이 한 국 문화의 장점으로 '고유문화'를 꼽고 있고 앞으로 경계해야 할 외래문화로 일본 문화(71 퍼센트)를 지목하고 있다고 전하는 것(조선일보,95.10.14)도 그 결과문의 하나다. 이 때 미국 문화는 2퍼센트에 불과했다. 실제로 꼽는다면 유입된 미국 문화는 일본보다 많을 수 있는데 도 말이다. 이 결과는 물론 우리의 의식이 '일본'을 유독 경계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경계의식은 과거 그들에게 지배당한 체험 때문에 '일본' 문화가 우리를 '길들일'것을 두려워한 결과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그토록 반대가 강했던 것도 바로 그.. 2020. 8. 23.
신용하 교수의 반일 수사법 몇 년 전의 일이긴 하지만, 서울대 교수들의 일본 이해도 실은 이 정도 수준이었다. 말하 자면 일본이라는 타자에 대한 인식수준만을 본다면 지식인이나 일반인들이나 다를 바가 없 었던 셈이다. 그리고 거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런데 일문과를 먼저 설치하는 일을 '굴욕'이라 말한 신용하 교수야말로 경직된 모습의 서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예를 들면 쇠말뚝에 관해서는 "일본은 믿지 않았지만, 좌절감을 심어주기 위해 이러한 정책을 취했다."고 단정했고, 대중문화 개방에도 물론 반대했다. 말하자면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통해 한국인의 반일의식 을 높이는 데 기여한 대표적 인물인 셈이다. 1)식민지 지배의 '수탈'과 '근대화' 그가 90년대에 중점적으로 주장한 것은 식민지 .. 2020. 8. 23.
서울대 교수들의 일본 '방정식' 일본에 대한 편견과 왜곡은 삼류 소설가나 언론만의 것은 아니다. 쇠말뚝이나 총독부 건 물을 둘러싼 앞서의 이야기에서 학자들 역시 예외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대한민국 최 고의 지성인들로 간주되는 서울대 교수들조차도 일본에 관한 한 편견과 왜곡의 충동으로부 터 자유롭지 않다. 총독부 건물이 파괴된 다음해에 출간된 '교수 10인이 풀어본 한국과 일본 방정식'(삼성 경제연구소, 1996)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일본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서울대 교수 10인 이 최초로 제시하는 학제적 연구성과와 전망"을 제시한다며 "문화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오각성의 시론이 되"는 것과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의 입장을 예리하게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이웃들과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자"하는 것이 취지.. 2020. 8. 23.
한국인의 '필독소설'-김진명의 반일 소설들 1)'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침략성 나름대로의 노력 끝에 남을 누를 만큼의 지력과 힘을 갖추게 된 아이와, 바깥에 나가는 것이 두려워 집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만 있다가 미처 힘을 기르지 못한 아이가 있다고 하 자. 그리고 약한 아이를 힘센 아이가 때리고 지배하면서 갖은 방식으로 괴롭혔다고 하자. 이 때 선악의 구별은 분명하다. 강한 아이가 강하다고 해서 남을 괴롭히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일이고, 따라서 약한 아이에 대해 동정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약한 아이가 언제까지고 자신이 왜 당했는가에 대한 의식은 결여된 채로 피해의식만 키우면서 강 한 아이를 비난하고, 나아가 가능하면 힘을 길러 강한 아이가 했던 것처럼 그 아이를 괴롭 혀주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그건 과연 정당화.. 2020. 8. 23.
일본은 '없'는가? 는 학구적 에세이 스타일로 그 정치성을 은밀히 감추고 있었지만, 이에 가세하듯 쏟아지기 시작한 소설과 체험론 형식의 일본론들은 민족주의적 성향을 더 이상은 감추지 않았다. '일본은(배울 것이)없다'고 말하는, 부정적인 일본관을 전면적으로 내놓으면서 일약 베스 트셀러의 대열에 진입, 90년대 전반의 화제의 책이 된 가 아마도 그 대표격 이 되겠는데, 이 책에 대해 많은 식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비판하지 않은 것은 구태여 비판할 만큼의 가치를 느끼지 못해서였으리라. 그러나 이 책이 수많은 사람들 에게 열광적으로 읽혔다는 사실은 세기말 한국의 한 단면을 드러내주는 일이었고, 그런 의 미에서 이 책은 무시하고 지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책을 쓴 동기를 말하면서, 그 때까지의 일본론들이 칭송 일변.. 2020. 8. 23.
'역사'인가 '소설'인가-이영희의 <노래하는 역사> 1993년은 세기말 한국의 민족주의 융성의 원년이라 할 만한 해였다. 이 해, 구독률 제1위 라는 조선일보는 일요판에 이영희의 를 연재해 일요일 아침마다 한국인들 이 느긋한 마음으로 일본에 대한 우월감을 다지게 하는 데 공헌했고, 일본을 핵폭탄으로 응 징하는 김진명의 소설 와 일본에게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목청 높여 외치는 전여옥의 가 출간되었으니까. 유홍준 교수의 가 나온 것도, 또 인기를 끌었던 것도 물론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1) "민족의 우수성을 일본 문헌을 통해 입증하는 고독한 작업" 나 에 비하면 의 인지도는 다 소 약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연재의 공헌이 얼마만큼 지대한 것이었는지는 다음과 같은 사실만으로도 알 수 있다. 94년 말 어느 날, 조선일보의 (사람들)난은 이 연.. 2020. 8. 23.
파괴와 상실의 사이-구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1)억압의 이미지 김영삼 정권의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한 최대 사업은 구 조선총독부 건물 파괴였다. 93년 8월 10일자 조선일보는 "김영삼 대통령은 민족자존심과 민족정기의 회복을 위해", " 조선총독부 건물을 헐도록 지시하면서 고뇌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고 전 한다. '고뇌'한 이유인즉 '치욕의 역사도 역사'니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았던 것 과 '돈'문제 때문이었지만, 최종적으로는 '돈'보다 자존심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고뇌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마치 번민하는 임금과도 같은 말은, '문민정부'를 표방하며 독재가 아닌 민주통치임을 국내외에 과시했던 김영삼 대통령이 실은 스스로를 '나 랏님' 정도로 생각했음을 나타내는 말인데, 어쨌거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찬성이.. 2020. 8. 23.
'쇠말뚝'-민족정기를 말살하는 '풍수침략'? 20세기 말 한국에서 한국인들의 반일의식을 드높이는 데 가장 기여한 것은 무엇일까. 아 마도 '쇠말뚝'일 것이다. 어쩌면 생소한 단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쇠말뚝'은 최근까지도 신문에 가끔씩 등장하는 단어다(농촌마을 단합시킨 일제 쇠말뚝, 한국일보,2000.5.24). 쇠말뚝 을 둘러싼 담론은 실제로는 '진실'임이 증명되지 못한 채로 누구나가 '진실'로 믿어 의심치 않았고, 급기야는 전 국민적 '운동'을 이끌어내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세기말 한국을 말하기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사항이다. '쇠말뚝' 담론이란 요컨대, 일제가 전국 방방곡곡에 한민족의 '정기'를 끊으려고 쇠말뚝을 박았다는 설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풍수침략'이라고 불렀는데, 구 조선총독부 건물 역시 그 러한 '풍수침략'의 한 케이스였다고, .. 2020. 8. 23.
방문탁아모, 가정탁아, 시설탁아 1.우리의 아동은 어디에서 양육되고 있는가? 미국 취업모의 영,유아 중 대다수는 그들의 가정이나 다른 사람의 가정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종일제 취업모의 3세 이하의 영아 중 19%가 그들 자신의 가정에서 방문탁아모(sitter) 에 의해, 54%가 가정탁아에서, 27%가 시설탁아에서 양육되고 있다(Ruopp and Travers, 1982). 이 수치는 거의 10년 전인 1975년의 것이다. 1983년에 공식집계된 최근의 수치는 1977년의 것이어서 매우 중요한 주제에 관한 데이터 수집에 있어 엄청난 시간의 간격을 보 여주고 있다. 그 보고서는 종일제로 일하는 취업모의 6세 이하 아동이 그들 자신의 집에서 29%, 가정탁아에서47%, 시설탁아에서 15%,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9% 양육되어지고 있다고 .. 2020. 8. 16.
왜 탁아를 두려워하는가? 영,유아가 그들 부모들과 떨어져서도 성공적으로 양육될 수 있다는 생각은 미국 부모들에 게 두려움과 황홀함을 동시에 주고 있다. 우리는 부모의, 특히 어머니의 양육이 아동의 정서 건강에 필수적이라고 배워왔다. 공공의 혹은 기관의 아동양육은 아동과 부모역할에 대한 중 산층 미국인의 신념과 반대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는 그들이 아동양육의 고된 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생각에 죄스 러운 황홀감을 느끼며 여전히 그들 아기의 최적의 발달을 확신한다. 부유한 가족은 가정부, 유모, 여자가 정교사들에게 자녀양육을 맡길 수 있으나 중산층 부모들은 모든 자녀양육을 그들 자신이 도맡아야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유모를 바랄수는 없으나 취업부모들을 위해 아동양육을 제공하는 공동체 더 나아가 아동양육을 거의 다 떠.. 2020. 8. 16.
어머니와 다른 사람에 의한 좋은 양육의 특질 만약에 당신이 채소 재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올여름의 풍작을 희망하며 많은 씨앗 을 사서 땅 위에 뿌리겠는가? 혹은 즉각적인 재배법을 물어 보겠는가? 혹은 알맞은 토양, 파종, 가꾸기, 거두기 등에 관해 자세하게 쓰여진 책을 읽겠는가? 책의 잇점은 당신이 채소 재배의 순서와 시간을 자꾸 참조해 볼 수 있지 않은 재배법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내 고 장의 채소 재배자들은 서적이 주는 충고와 그 지역 나름의 토양과 예상할 수 없는 겨울에도 성공하는 재배법에 관한 정보를 축적한다. 경험 있는 채소 재배자들이 항상 채소 재배에 능 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위의 한 가지 혹은 두 가지의 지식이 없이는 채소 재배에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새로이 부모가 된 사람들도 비슷한 상황에 있다. .. 2020. 8. 16.
취업모의 심리학 월요일 아침 7시. 존슨 가족의 모든 사람은 적어도 30분전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미는 학 교 갈 준비를 하고 있고 아버지는 샤워를 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에이미에게 아침밥을 먹이 고 있다. 그 네명의 식구 모두 아침 7시 45분까지는 학교로, 탁아소로, 일터로 가기 위해 집 을 나설 것이다. 그들은 오늘 저녁 5시 30분에 돌아올 것이다. 길고 어려운 하루의 시작이 다. 아버지는 18개월 된 에이미를 가정탁아로 데려갈 것이며 어머니는 7살 난 지미를 친구집 에 맡길 것이다. 그 곳에서 지미는 학교에 걸어갈 때까지 30분간을 머무를 것이다. 은행원인 아버지는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한다. 연구원인 어머니의 일은 8시 15분에 시작하 여 4시 30분에 끝난다. 그녀는 집에 오는 길에 아기를 찾고 .. 2020. 8. 16.
어머니를 가정에 묶어 두려는 심리학 병원의 분만실에서는 신생아가 울부짖고 산부인과 의사는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간호원은 주위를 청소하느라 바쁘다. 아기의 아버지는 첫 번째 자녀의 탄생을 어리벙벙한 기분으로 응시한다. 탯줄을 자른 후 간호원은 산모의 배 위에 신생아를 눕히며 이때 "유대(bonding)" 라고 불리는 마법적인 절차가 시작된다. 그렇게 하여 1980년대에는 어머니와 아기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마샬 클라우스(M. Klaus)와 죤 케넬(J. Kennell, 1976)이 사람들에게 분만 후 몇 시간 안에 그들 의 신생아와 유대를 형성한 산모들은 그 후 몇 년 간과 그 이후에도 아기에게 더 좋은 어머 니가 된다고 주장한 이래로 많은 병원들이 이와 같은 분만과정을 실시하였다. 잘 알려진 바 와 같이 질병이나 병원입원.. 2020. 8. 16.
아동과 어머니에 대한 변화하는 생각들 어머니가 그들 자녀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믿는 것은 자연스러운 듯하나 어 머니가 아동의 생에 특수하며 누구도 대행할 수 없는 역할을 맡는다는 생각은 새로운 것이 다. 자녀가 있는 살림하는 사람이라는 인식 대신 어머니로서 여성을 보는 입장은 19C의 발 명품이다. 르네상스로부터 19C 중엽까지 무시되어졌던 아동은 갑자기 어머니의 특별한 보호 를 필요로 하는 정신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다. 왜 심리학자들과 다른 전문가들은 어머니와 그녀의 온종일의 헌신을 요구하는 아동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강조하기 시작했는가? 이 장 에서 나는 아동양육에 관한 전문가들의 충고를 통해 어머니와 아동에 관한 생각들의 변화를 추적하겠다. 전문가들은 아동과 아동에 대한 부모들의 책임감에 대해 무엇이라고 부모들에 게 말해 .. 2020.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