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이 장에서는 사람의 사회생활을 이해하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동들을 다룬다. 이런 행동들은 우리가 흔히 사회행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회행동은 집단속에서 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행동인데, 개인이 다른 사람
앞에서 그를 상대로 행동할 때는 그것이 사회행동임이 분명하지만 직접 남을
상대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것이 사회행동인지 아닌지 분명히 식별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의 태도가 그 좋은 보기이다. 태도는 개인이나 집단이 특정한
사회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이며, 직접 타인에 대한 행동과
관계는 없지만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이나 영향력 행사에 중요한 요인이 되므로
사회행동의 일부로 다루어진다.
사회심리학자가 사람의 태도를 연구하는 한 가지 이유는 사람의 태도를 바꿀
수 있으면 그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도를 바꾸어 사람의 행동을
조종하는 방법은 사람의 행동을 유도하는 한 가지 방법에 불과하다. 이
장에서는 사람의 행동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문제, 즉 사회영향을
다룬다. 그 밖에 사람은 자기 자신과 타인을 어떻게 해서 파악하게 되는지
남의 성격이나 능력을 어떻게 해서 알게 되는지 하는 문제, 즉 사회지각,
사람은 어떻게 해서 사귀고 친해지는지 하는 문제, 즉 친교행동, 그리고 사람이 집단
속에 들어갈 때 그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며, 집단 안에서 지도자는
어떻게 생겨나며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하는 문제, 즉 집단심리를 다루게
된다. 이들 네개의 문제, 즉 사회영향, 사회지각, 친교행동 및 집단심리는
사회심리학이 다루는 문제의 전부는 아니나 가장 핵심적인 문제들임에는
틀림없다.
이들 문제를 다룰 때 단지 그런 문제와 관련해서 관찰되는 중요한 현상들을
기술할 뿐만 아니라 그런 현상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밝히는 데 역점을 두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이것은 오늘날의 사회심리학이 주로 실험실내 실험과
현장실험과 같은 방법에 의지하여 연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회행동의 연구에 실험만이 사용되고 현장관찰과 같은 다른 방법이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참고 문헌
1. Aronson. E (윤진, 최상진 역), '사회심리학:사회적 동물' (제 5판),
탐구당, 1990.
2. Sears, D.O., Freedman, J.L., and Carlsmith, J.M., (ghdeotlr dur),
'사회심리학' , 박영사, 1983.
3. 차재호, '사회심리학 실험실습' , 법문사, 1987.
이 장에서는 사람이 사회적 장면에서 하는 중요한 행동들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들 행동을 어떻게 연구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또 그런 행동들이 어떤
요인들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이 장의 제목이
사회과정(social process)으로 되어 있는 것은 사회행동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뜻을 담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과정이란 행동과 그 행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의 역할을 가리킨다.
이 장은 사회심리학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심리학의 정의에서 이미 본 바와같이 심
리학은 인간의 행동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행동에도 이
못지않게 관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사회심리학은 동물의 사회행동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13. 1. 사회심리학
사회심리학은 사람이나 동물의 행동을 다루는 일반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사람이나 동물의 행동이 심리학의 대상이라고 하면 사회심리학의 대상은 사회 장면 속
의 사람이나 동물의 행동이다. 흔히 사회심리학을 임상심리학이나
산업심리학의 한 분야로 보기 쉽지만 사회심리학은 이론심리학의 한 특수
분야이며 그 전담 분야는 바로 '사회장면' 이란 말로 규정이 된다.
사회심리학은 사회장면에서 일어나는 행동, 즉 사회행동을 다루기 때문에
임상심리학, 산업심리학, 경영심리학, 조직심리학 등 여러 응용분야의 기초가
된다.
오늘날 사회심리학은 실험과학이 되어있다. 사회 심리학 속에는 실험사회
심리학이라는 실험실 실험이나 현장실험을 위주로 해서 연구하는 분야가 있다.
실험사회심리학은 좁은 의미의 사회심리학의 핵심을 이룬다. 그렇다고 다른
연구법이 사용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실험못지 않게 체계적 관찰법이 자주
쓰이고 있다. 연구자가 대상물이 살고있는 현장, 즉 거리나 직장이나
휴식처등의 장소로 가서 체계적 관찰을 하면 이런 연구를 현장조사라 한다.
현장조사는 필요한 변인의 조작이 불가능할때 자주 쓰인다. 실험실 장면이
현실과 다르고 피험자가 자신이 실험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실험의 제약 때문에, 1970년대 후반부터는 한때 멀리했던 현장 조사가
차차 다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사회심리학은 초창기에는 사회학과 심리학의 양 분야에서 각각 소유하고
있었다. 오늘날도 사회학의 사회심리학과 심리학의 사회심리학이 병립되어 있는
형편이나 차차 그 내용이나 방법에서 차이가 없어져 가고 있다. 그리고
연구활동은 심리학자의 것이 압도적으로 많고 사회학의 심리학자들은
오늘날에도 심리학과에서 훈련을 받은 사람들로 채워져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직도 두개의 사회심리학이 있는한, 초점의 차이가 있다. 사회학의
사회심리학은 심리학의 그것에 비해 보다 큰 규모를 대상으로 한다. 심리학
쪽에서는 소위 소집단(10명을 넘지 않는 크기의 집단)이나 개인에 초점을
맞춘다. 보다 더 타당한 구분점은 심리학의 사회심리학이 실험을 강조한다는
것과 실험연구가 아닌 경우에도 심리학자는 사회학자에 비해 사회현상 밑에
깔려 있는 개인의 심리과정을 이해하려 하고 보다 분석적인 연구태도를 취하는
데 반해, 사회학자는 사회현상의 파악을 목적으로 하고 심리학자에 비해 보다
기술적 연구태도를 보인다는 점이 될 것이다.
13. 1. 1. 사회장면
사회심리학은 사회적 행동을 연구한다. 사회적 행동 또는 사회행동은
사회장면에서의 사람이나 동물의 행동으로 규정할 수 있다. 사회적 장면이라
함은 다른 사람, 다른 동물이 있거나 그 사람 또는 동물이 내는 자극의 가장
뚜렷한 예는 타인이지만 타인이 직접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남긴 말이나 혹은
목소리도 사회적 자극이 된다. 그런 자극에 의해 영향을 받는 행동 중에서
사람에 대한 행동들 예컨대 어떤 집단에 가입한다든가, 도움을 청한다든가,
누구에게 말을 건넨다든가, 누구를 좋아한다든가, 누구를 공격한다든가, 누구를
조종한다든가 하는 따위의 행동들이 사회심리학의 연구대상이 된다.
한 개체가 있어서 이에 어떤 다른 개체가 반응하면 이 사회장면에는 2개의
개체가 존재한다. 사회심리학에서 다루는 대인관계로 가장 기본적인 관계가 두
사람이 서로 반응하는 이자관계이다. 그러나 또 다른 대인관계에서는 3인
이상의 개체가 관계되는 경우도 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런 경우 반응하는
개체는 1개로 보고 영향을 주는 쪽은 나머지 개체들로 본다. 사회심리학이 개인
또는 개체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이런 뜻에서이다. 어떤 경우에는
반응하는 개체 이외에 다른 개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연구에서는 쥐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이 스키너상자에 있는 다른 쥐의 지렛대
누르는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관찰한다. 이 경우 스키너상자 속의 쥐만
있지 다른 쥐는 없고, 고통스러운 울부짖는 소리는 녹음으로 들려준다. 그러나
그 소리는 분명히 동물의 소리이고 동물의 행동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스키너상자 속의 쥐의 행동은 사회장면에서의 행동이 되는 것이다. 즉
사회장면은 반응하는 개체 하나만 있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사회심리학 실험에서는 반응하는 개체 하나만 두고
연구를 하는 예가 많이 있다. 사회자극이 있는 한 타인이 실제로 장면에 있고
없고는 그리 중요치 않다. 그러나 실제로 타인이 없으면 관찰대상자와 그
타인과의 계속되는 상호 작용을 관찰할 수 없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보듯이 둘
또는 그 이상의 수의 개체는 반응을 계속적으로 번갈아 가면서 한다. 이런
양상을 관찰하려면 둘 또는 그 이상의 타인이 실제로 장면 안에서 관찰대상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을 관찰해야 한다. 이런 경우 관찰대상자는 여러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장면내의 모든 사람 각자일 수도 있다.
13. 1. 2. 사회행동의 종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사회행동을 보면 직장에서 일한다든가, 버스를
타고 간다든가, 사람과 만나 말을 한다든가, 책이나 산문이나 잡지를 읽고 TV를
시청한다든가 하는 따위로 가득차 있다. 다른 사람들과 직접 대하여 취하는
행동을 보면 인사를 한다든가, 잡담을 한다든가. 대화를 한다든가 하는 것으로
대략 구분이 된다. 이렇게 보면 우리의 사회행동 중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사이고, 또 상당한 시간을 지껄이면서 하루를 보낸다. 직업에 따라서는
혼자 보내는 시간도 꽤 많다. 혼자 보내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내든,
사람(동물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비슷하다)의 하루는 사회장면의 연속이다.
그러나 앞에서 본 피상적인 관찰로는 오늘날 사회심리학이 이루고 있고
중요시하는 문제들이 드러나지 않는다. 고작해야 왜 일반사람들이 예법이나
화술에 관심을 두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오늘날 사회심리학이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는 일상의 사회행동에서는 잘
제시되지 않는다. 틀에 박힌 대인관계나 직장생활이 변할 때 중요한 사회활동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집안식구가 싸운다든지, 새 직원이 사무실에
들어온다든지, 내가 어떤 조직내에서 승진을 한다든지, 어떤 사람이 단체의
규율을 무시한다든지, 늘 인사하던 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안한다든지, 친하던
사람과 만나서 서먹해졌다든지 하는 일들이 벌어졌을 때 사회심리학의 문제가
드러나는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심리학이 중요시하는 문제들은 이와 같이
인간관계의 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들이고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사회행동이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밝히는 것이 사회심리학의 목표이다.
이것은 사회행동의 과정 내지 사회과정(더 넓은 의미로 쓰이나 여기서는 이
한정된 의미로 쓰기로 함)의 문제이다. 사회과정의 문제는 대략 다음 네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1)사회영향의 문제로 사람이 타인의 행동에 어떻게 하면
영향을 줄 수 있느냐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둘째는, (2)사회지각의 문제로
사람이 어떻게 타인을 파악하게 되는지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셋째는,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 접근하여 친하게 되며 벗이 되는지를 다루는
(3)친교관계에 관한 문제이다. 넷째는, 집단을 어떻게 유지해 가며 집단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4)집단심리의
문제가 있다.
13. 2. 사회 영향
여기서 사회영향이란 말은 사회가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란 뜻이 아니라,
한 사람이나 집단이 다른 개체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가리킨다. 사회심리학에서 사회영향의 문제에 대한 관심은 다른 심리학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실용적인 필요에서 생겨났다. 즉 어떻게 하면 타인의 생각,
태도 또는 행동을 바꾸거나 조정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사회영향의 예는 심부름이라 부르는
현상이다. 한 사람이 다른 어른 또는 아이에게 자기 대신 어떤 일을 하도록
시키면 그 사람이 그 말에 따라 행동한다. 전자는 후자에 사회적 영향을 행사한
것이다. 동생에게 심부름을 시켜본 사람은 다 알지만 언제나 심부름을 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동생이 말을 안 듣는다. 그때 내가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살펴보면
사회영향에 관한 지식을 얻게 되는 것이다.
사회영향의 사회심리학은 이런 현상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제공한다.
사회심리학자가 연구한 사회영향현상은 크게 태도변화(attitude),
동조(conformity), 그리고 순종(compliance)의 세가지를 꼽을 수 있다. 골초인
사람이 담배를 끊었다면 그의 행동변화는 위 세 가지 중 어느 하나 또는 그들의
결합의 결과임이 틀림없다.
13. 2. 1. 태도변화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의 하나는 태도를 먼저 변화시키는 것이다.
태도를 변화시켜 놓으면 그는 그 후부터는 스스로 변한 태도에 따라 행동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태도변화는 일일이 행동을 변화시키기가 번거로울 때
영속적이고도 광범한 행동변화를 꾀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학교의 교육,
부모의 훈육 등은 모두 태도변화의 예가 된다. 사람의 태도는 어릴 때부터 계속
형성되지만 사실은 단순히 새로운 태도가 형성될 뿐만 아니라 이미 있던 태도도
새로운 태도로 바꾸어져 나가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보다
직접적인 태도변화의 예는 청소년들이 흡연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흡연이
해롭다는 선전공세를 벌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1. 태도의 개념
우리는 흡연의 행동이라든지 아이의 엄격한 양육이라든지 하는 문제에 대해
각각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나 대상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태도라고 보면 된다. 좀 더 까다로운 정의에 따르면 태도란
어떤 사람, 사람의 집단, 대상물 또는 대상물의 집단에 대해 일관적이고
평가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려는 학습된 성향이다. 우리가 일본인에 대해서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사람의 한 집단에 대한 태도이다. 일본인에 해한
태도에서처럼 우리는 일본인에 대해 일정한 편견 또는 생각을 가진다. 이런
태도대상에 관한 생각을 심리학에서는 신념이라고 한다. 신념, 의견, 그리고
'...에 대한 생각' 은 모두 비슷한 것을 가리킨다. 태도는 '생각' 을
가리키지만 모든 생각이 태도는 아니다. 즉 태도는 최소 두 가지의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하나는 신념(생각)이고 또하나는 평가 또는 감정이다.
일본인에 대한 생각(신념)을 뒤져보면 그 속에는 일본인이 좋다든가 싫다든가
하는 평가(감정적 반응)가 들어 있다. 일본인을 똑같은 정도로 좋아하는(평가)
두 사람도 일본인에 대한 생각(신념)에서는 서로 다를 수가 있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일본인에 대한 생각의 내용은 같지만 일본인을 좋아하는 정도에서
서로 다를 수 있다. 심리학은 태도의요소(즉 신념과 평가) 중에서 평가적
요소를 더 강조한다. 태도는 비슷한 용어로 의견이나 이식이란 말도 있지만
이들은 태도에 비해 신념적 요소를 강조한다. 의견은 말로 표시된 생각을
가리키는 데 쓰이고 주로 사회학이나 매스컴에서 많이 쓰인다. 의식이란 말은
학술용어는 아니고 우리 나라나 일본이 매스컴에서만 많이 쓰이고 있는 말인데,
대체로 표명된 생각이나 행동 밑에 깔려있는 생각을 가리키는 데 쓰이는
듯하다. 의식이 밑에 깔린 잠재적 인 생각을 가리킨다는 의미에서 태도와 일맥
상통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태도는 보다 특정한 대상을 가리키는 데 쓰이며
평가적 요소가 강조된다는 점에서 의식과 구별된다.
2. 태도의 측정
태도는 본인에게 직접 물어서 알아보는 자기보고방식과 본인의 행동을
관찰해서 알아보는 행동관찰법이 있다. 후자는 자신의 태도를 말하기 꺼리는
사람이나 그런 태도연구에 사용되는데, 훨씬 어려운 측정방법일 뿐만 아니라
타당도도 낮기 쉽다. 즉 태도와 행동사이에는 일 대 일의 관계가 없고
행동은 태도 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행동은 태도를 정확히
알려 주지 못한다. 이것은 태도를 신념(생각들)과 평가(감정적 반응)로
구성되어 있다고 정의하는 데서 생겨나는 결과이다.
사회심리학에서는 평가적 요소를 강조하므로 '생각' 의 내용보다는 감정의
강도를 알아보는 데 주력한다. 그런 경우에는 태도조사란 말보다는
태도측정이란 말이 더 적합하다. 태도측정에는 자기보고방식을 취할 경우
태도척도, 즉 태도를 재는 질문지가 사용된다.
3. 태도변화
태도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두 가지의 대표적인 것이 있다. 하나는 설득을
통한 방법이고 또 다른 방법은 행동유도를 통한 방법이다. 설득을 통한 방법은
제 2차 세계대전 말부터 미국 예일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Hovla, Janis, Kelley
등에 의해 연구되기 시작하였는데, (1)설득자의 특성, (2)설득문의 내용과
편성, 그리고 (3)수신자의 특성 등이 설득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적으로 연구하였
다.
설득을 통한 태도변화에서 설득자특성의연구는 어떤 사람이나 기관에서
설득이 나올 때 효과가 큰지를 다루며, 설득문의 연구는 설득문의 편성의효과,
즉 한 의견만을 담는 것이 유리한지 또는 양쪽의 견해를 다 말하는 것이
유리한지 등의 문제를 다루고, 수신자의 특성의 연구는 어떤 종류의 사람이 잘
설득되는지 등의 문제를 다룬다. 태도변화의 연구는 이 분야에 실험법이
일찍부터 적용되었기 때문에 실험사회심리학의 확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번째 태도변화방법인 행동유도를 방법은 1950년대 후반부터 연구가
시작되었는데, 이 방법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먼저 행동을 이끌어 낸다. 예를
들어 친공적인 사람에게 반공적 태도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고안주의를
공박하는 연설을 하게 한다든지 공산주의자와 싸우게 한다. 그렇게 행동하게
되면 뒤이어 그 행동을 한 사람의 태도가 반공의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이런
방법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사람에게 인지적 일치에 대한 요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믿어지고 있다. 사람은 자기가 친공적이라는 생각과 자기가
반공적인 행동을 했다는 생각을 함께 지닐 때 어떤 어색함을 느낀다. 그리하여
그 생각들을 보다 일치되게끔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런 이론적 입장 가운데서
가장 유명한 것이 Festinger의 인지부조화이론이다. 이 이론은 두개의 인지
또는 생각이 서로 모순관계에 있으면 부조화란 불쾌한 상태 - 마치 심리적
장상태와같은 - 가 생겨서 사람은 이 부조화를 없애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공산주의를 좋아한다는 생각과 반공적 행동을 했다는 생각은
서로 모순되고 이렇게 해서 생긴 부조화를 없애기 위해 자신의 친공적 태도를
행동의 방향으로, 즉 반공적 태도로 바꾼다는 것이다.
13. 2. 2. 동조
사람은 여러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할때 그것을 본 개인은 그 행동을 좀체로
거역하지 못하고 따라서 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동조라고 말한다. 동조는
유행의 바탕이 된다고 볼 수 있으나 유행과는 구별된다. 여러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할때 사람이 이에 벗어나게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1)Festinger가 말하는 사회비교이다. 사회비교이론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이 적절한지 또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해
보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비교의 토대가 되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을 때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남이 하는 대로 따르려 한다. 즉
타인의 행동을 자신의 행동의 지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2)다수의 행동을 따르지 않으면 직접, 간접으로 제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집단에는 집단이 규범이 있어서 이탈하게 되면 힐책이나 다른 형태의 압력을
받고 심한 경우에는 집단으로부터 축출된다. 정치체제에 반대하는 사람이
집권집단으로부터 정치적인 성격을 띤 제재를 받는 것이 가장 뚜렷한 예이지만
친구들이나 이웃들끼리의 집단에서도 그런 이탈에 대한 제재가 있다. 집단내의
규범은 더 세분되어 있다. 즉 집단성원의 역할에 따라 다른 행동규범이
적용된다. 또 (3)타인의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으려는 친화욕구도 동조의
원인이 된다. 청소년들이 동년배집단이 모이는 흡연장소나 다른 청소년들의
유형에 쉽게 휘말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동조실험:동조실험의 가장 전형적인 것은 Asch의 실험들이다.
'그림 13 - 1' 과 같은 4개의 선분을 제시하고 왼쪽의 외딴 선분의 길이와
같은 것을 오른편의 3개 가운데서 고르는 것이 과제이다. 그림에서 나온 예에서
보면 오른쪽의 3개의 비교선분 중 2번이 왼쪽의 표준선분과 길이가 같지만,
실험에서는 실험자와 짜고 가짜피험자들이 3번선분을 왼쪽의 표준선분과 길이가
같다고 한 사람씩 차례로 대답한다. 7명 내지 8명의 가짜피험자들이 한결같이
3번 선분이 왼쪽의 표준선분과 길이가 같다고 대답한 후 마침내 진짜피험자가
마지막으로 대답할 차례가 된다. 마지막으로 대답한 진짜피험자들 가운데서
'집단' 의 판단을 무시하고 올바른 판단을 보인 사람은 진짜피험자의
67퍼센트에 불과했으나, '집단' 의 판단을 먼저 듣지 않고 각자 판단한
피험자들의 정답률은 99퍼센트나 되었다. 이 결과는 다수의 통일된 행동이
개인의행동에 압력으로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후의 한 실험에서 동조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연구되었는데 밝혀진 바에
의하면 (1) 앞서 판단하는 가짜집단 속에 한 사람이라도 이탈자가 있으면
진짜피험자의 동조는 줄어 들게 되면, (2) 진짜피험자가 자신의 판단을 남에게
보이지 않을 때보다는 남에게 공개할 때 더 동조가 일어난다.
13. 2. 3. 순종
순종이란 남의 말을 따르는 것이다. 순종 가운데서도 말을 하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의 지위가 다를 때는, 즉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보다 높을 때는
복종이라는 말을 쓴다. Milgram이란 심리학자는 피험자가 찾아올 때마다 다른
가짜피험자와 짝을 짓게 하고 제비를 뽑아 한사람은 '선생' 이 되고 다른
사람은 '학생' 이 되게 만들었다. 제비를 조작하여 진짜피험자는 '선생' 이
되었다. 선생의 할 일은 '학생' (가짜피험자)에게 낱말을 짝지어 외우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학생' 이 한 문제를 틀릴 때마다 선생은 자기
앞에 놓인 전기충격기의 손잡이를 돌려 '학생' 에게 전기충격을 주는데,
실제로 전기충격은 없었지만 받는 학생이 심한 고통을 받는 시늉을 하였다.
실험의 목적은, 틀릴 때마다 전기충격의 강도를 볼트조절손잡이를 돌려
높이라는 실험자의 요구를 얼마나 피험자(선생)가 잘 따르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실험결과는 피험자 중 약 65퍼센트가 딴 방의 학생이 거의 죽어가는
소리를 내는데도 명령에 따라 450볼트까지 전기충격강도를 높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실험은 사람들이 명령에 맹목적으로 잘 따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 2차 세계대전중의 나치 독일에 의한 유태인학살이나 기타 참혹한
학대사건들도 이런 맹목적 복종경향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순종에는 명령으로 움직이는 경우 외에 지위가 비슷한 사람이 어떤 부탁을
하는 경우, 또 약하거나 불쌍한 사람이 도움을 청하는 경우 등 여러 가지
경우가 있다. 대체로 심리학자들의 실험의 결과, (1) 상대방이 죄책감에
빠진다든지 미안해 할 때 이편의 요구를 잘 받아주며, (2) 부담이 큰 일보다는
작은 일부터 차차 부탁을 하면 한꺼번에 큰 부탁을 하는 것보다 더 잘
들어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위급한 상황에 빠진 타인을 돕는 것(이타행동)도 순종의 한 예가 된다.
궁지에 빠진 사람의 도와달라는 요청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실험결과에
의하면 도움을 청하는 타인을 돕는 것은 다른 목격자가 있을 때는 잘 돕지
않으며 혼자 그 사고(어떤 사람의 부상이나 화재와 같은 위급한 상황)를 목격할
때 가장 잘 돕는다. 이런 결과는 타인이 옆에 있다는 사실이 순종행동에 사회적
제동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앞에서 본 동조에서처럼
돕는 사람이 많이 있으면 없을 때보다 더 잘 돕게 된다.
여러 사람이 있되 돕지 않는 경우에는 동조현상을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사회적 제동효과만이 나타날 수도 있어 돕는 행동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13. 3. 대인지각
사회지각은 물리지각에 대하는 말로 사회자극을 사람이 어떻게 파악하고
해석하느냐를 다룬다. 우리는 매일 수없이 많은 얼굴을 보고, 사람의 말을
듣고, 사람의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그때그때 사람의 성격, 능력, 생각, 감정
및 의도 등을 살핀다. 내가 어떤 사람을 보고 그의 성격이 내향적이고 실력이
있고, 그는 지금 자기가 한일이 잘되어 기뻐하고 있으며, 그의 업적을 나에게
뽐내려 하고 있다는 짐작이나 판단을 내렸을 때 그 판단이 맞았는지의 여부를
가려낼 확실한 기준이 없다. 이와는 반대로 물리지각의 경우에는 확실한
기준이 있다. 예컨대 두 개의 선 중 어느 한쪽을 길게 보았다면 그것이
사실인지는 직접 선의 길이를 재어 보면 알 수 있다. 사회지각에서는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관찰자의 판단을 오도하기 위해 관찰의 대상이 되는
표적인물이 자신을 판단하는 데 자료로 쓰이는 단서를 조작할 수 있다. 겁이
많은 사람이 부리는 허세도 당사자가 관찰자에게 자신을 용감하게 보이기 위해
단서를 조작하는 예로 볼 수 있다.
사회지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인지각이다. 대인지각은 사람에 대한
지각이다. 이는 두 가지 큰 문제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1)처음 만남 사람이
성격, 기질, 능력 그리고 감정상태에 대한 첫인상을 갖는 일이며 이를
인상형성의 문제라고 한다. 다른 문제는 (2)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왜
그런 행동을 하려 했는지에 관한 지각이며 어떤 사람이 특정한 행동을 한
원인(동기나 이유)을 추리하는 과정을 알아내는 일로 이를 귀인의 문제라고
한다. 인상형성이나 귀인이나 대인지각 장면에는 관찰자가 있고 표적인물이
있다. 관찰자는 단서를 근거로 표적인물에 대해 지각상을 갖게 된다.
13. 3. 1. 인상형성
어떤 삶에 대한 첫인상은 그 사람의 얼굴, 목소리, 체격, 옷차림, 몸놀림 등
단서를 통해 형성하게 된다. 단서가 이런 것들이기 때문에 인상형성에서 나오는
판단이랑 주로 사람의 '됨됨이' 에 관한 것이다. 사람이 똑똑하다든지,
지저분하다든지, 성미가 급하다든지, 마음씨가 좋아보인다든지 하는 인상을
얻게 된다. 우리는 사람의 진정한 성격이나 기질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성격이 무엇이든 우리는 다른 사람의 성격에 대해 인상을 갖는다. 이런
이상이 대인지각의 관심사가 된다. 구체적으로 단서에서 시작하여 인상에까지
어떻게 이르게 되느냐가 인상형성에서 중요한 연구과제가 된다. 또 어떤 단서가
다 같이 이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서로부터 어떤 인상에 이르는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둘만
다루기로 한다. 하나는 이미 있는 고정관을 이용하는 것이다. 곱슬머리는
사납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곱슬머리를 가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 사람은 사나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와같은 인상을 갖게
되는 데는 곱슬머리가 결정적인 단서의 역할을 한 것이며 추리과정에서
'곱슬머리는 사납다' 라는 고정관념이 이용된 것이다. 고정관념을 이용한
인상형성 중에서 특히 위험한 것은 출신지역이나 국적이 단서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만일 출신지역이나 국적을 성격과 연결시키는 고정관념이 있으면
일정한 지역이나 국가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같은 인상을 부여받게 된다. 즉
이렇게 지역이나 국적을 단서로 그리고 이 단서를 성격과 연결하는 어떤
고정관념을 통해서 인상이 형성되면 그 지역이나 국적을 통해서 인상이
주어진다. 바로 이런 천편일률적인 인상형성이 해당집단에 속한 모든 사람에게
다 적용될 수 없으므로 고정관념이 틀렸다는 증거도 되지만 어떻든 고정관념을
통해 생기는 인상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개인차를 무시하는 위험이
있다. 특히 고정관념이 표적인물을 나쁘게 보는 것일 때 우리는 이를
편견이라고 말한다. 고정관념을 통해 생기는 인상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개인차를 무시하는 위험이 있다. 특히 고정관념이 표적인물을 나쁘게
보는 것일 때 우리는 이를 편견이라고 말한다. 고정관념은 개인차를 무시한다는
점에서 언제나 틀린 인상을 낳지만 집단전체에 대해서 언제나 틀린 인상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같은 표적인물에 대해 한 가지 옳은 인상을 주지만 훨씬
많은 틀린 인상을 건네 준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인상의 단서 하나가 한 가지 인상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인상형서의
둘째 중개경로를 말하게 된다. 곱슬머리는 '사납다' 라는 인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용감하다, 빈틈이 없다 등 여러 가지 다른 인상으로 번져
나간다. 이렇게 한 가지 인상에서 여러 다른 인상으로 새끼쳐 나가게 해주는
것은 사람들(관찰자)이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은 어떤 특성도 가지고
있다" 하는 식으로 특성들간의 연관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암묵적 성격이론이라고 한다.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다음 세 가지의 인상형성의 현상이 있다.
(1) 한 사람에 대해 한 마디로 좋게 말하기보다는 두 마디로 좋게 말해 주면
그 표적인물에 대한 인상이 더 좋아지나 그렇다고 두배만큼 좋아지지는 않는다.
표적인믈을 '부지런하다' 라고만 말했을 때 후자의 경우에 얻어지는 인상이
더 좋다. 그러나 두번째 형용사가 첫번째 형용사만큼의 영향을 인상에 미치지는
못한다.
(2) 같은 표적인물에 대해 좋은 형용사와 나쁜 형용사를 같이 붙여말하면
대개의 경우 나쁜 형용사(단서)가 최종인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즉 한 마디
좋은 말과 한 마디 나쁜 말을 동일한 인물에 대해 사용했을 때 표적인물의
인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성이 아니라 나쁜 쪽으로 기운다. 우리는
사람에 대한 칭찬에서보다 비방하는 말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칭찬하는 말은 대개의 경우 애매한 단서이다. 나쁜 말이 좋은 말보다 더 인상에
크게 영향을 주는 현상을 부정보효과라고 한다.
(3) 인상형성에는 초두효과가 있다. 첫인상이 좋으면 뒤에 비록 나쁜 인상을
주는 단서가 나와도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초두효과는 정보의 시간적 효과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이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애쓰는 것도 초두효과를
감안하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4) 인상형성에는 얼굴생김새가 큰 역할을 한다. 80년대에 들어와 이루어진
얼굴모양이 인상형성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들에 의하면 애띈 얼굴(큰 눈,
짧은 코, 큰 이마, 짧은 턱)은 어른다운 얼굴에 비해 약하고, 순진하고,
복종적이고, 따뜻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보인다고 한다.
13. 3. 2. 귀인
사람의 보다 깊은 측면에 대한 추리는 사람의 말소리나 얼굴생김새와 같은
단서를 보고 하지는 않는다. 천천히 말하는지, 빨리 말하는지 또는 코를 자주
후비는지 등을 보고 그의 동기나 의도 또는 그의 능력을 추리하지 않는다. 그런
추리는 사람의 행동, 그것도 중요한 행동을 보고 판단을 하게 된다. 그의 어떤
사회문제에 대한 견해, 그의 입학시험에서의 성적, 연구업적 등을 보고 그런
추리를 하게 된다.
귀인의 영어낱말인 attribution는 두 가지 다른, 그러나 서로 관련된 뜻이
들어 있다. 하나는 어떤 결과를 어떤 원인에 돌린다는 뜻이다. 결과를 원인에
돌린다는 것은 곧 결과에 대한 설명을 찾는다는 말과 통한다. 여기서 결과란
대체로 표적인물의 행동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갑이 어떤 시험에서
성공했다 할 때 관찰자가 갑의 성공이 그의 우수한 능력때문이라고 설명하는지
아니면 시험이 쉬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지의 문제이다. 다른 또 하나의 뜻은
표적인물에 어떤 특성을 부여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곧 표적인물에서의 특성의
추리나 지각, 즉 인상형성과 같은 의미이다. 어떤 행동을 원인에 돌리고 그
원인이 표적인물의 턱성이면 결국 인상형성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갑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친구를 도왔다고 하자. 이때 어떤 압력과 같은 외부요인이
전혀 없었다면 우리는 갑의 성격이 착한 행동의 원인이라 생각(귀인)한다.
행동이 착한 행동이므로 우리는 갑이 무척 인정 있는 사람이라고 보게된다
(인상형성). 보통 귀인이란 말은 첫번째 의미로 한정되어 쓰이며, 사람이
남이나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설명하려 하는지, 다시 말해서행동의 원인에 대한
추리과정을 다룬다. 한편 행동을 어떤 특정한 원인으로 돌리느냐에 따라
대상인물의 인상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귀인은 인상형성과도 관계가 있다.
1. 귀인의 방향
어떤 사람의 행동을 보고 이를 귀인(이후부터는 행동이나 그 결과를 어떤
원인으로 돌린다는 뜻으로만 쓸 것임)할 때 크게 두 가지방향으로 원인의
귀착이 일어난다. 하나는 내부귀인으로 그 행동을 한 사람의 내적 특성, 즉 그
사람의 성격, 능력, 동기 등에 돌리는 것을 말한다. 이와 반대방향으로의
귀인은 외부귀인으로서 그 행동이나 그 결과의 원인을 피치 못할 사정, 여려운
환경, 외부로부터의 도움, 너무 쉬운 과제, 운수 등의 원인으로 돌린다.
1950년대 말에 내부귀인에서 다시 두 개의 다른 귀인방향을 구분한 바 있다.
하나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노력이다.
2. 귀인이론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귀인을 하느냐에 관한 이론이 귀인이론이다.
귀인이론에서는 세 이론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하나는 귀인의 문제에
처음으로 (1940년 대) 관심을 보인 Heider의 것이고, 다른 두 입장은
1960년대에 들어와 Heider의 이론을 전개, 발전시킨 E. E. Jones와 Kelley의
이론들이다.
Jones와 Davis는 어떤 조건하에서 내부귀인이 일어나는지에 관해 말했는데
표적인물이 두 개의 가능한 행동 중 하나를 택했을 때 택한 행동과 택하지 않은
행동이 각각 가져다 주는 효과가 다른가, 다르다면 많이 다른가 그리고 그
효과가 남들이 모두 좋아하는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내부귀인의 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1) 실제로 행한 행동의 효과와 다른 포기한
행동의 효과간에 공통되지 않는 효과, 즉 비공통효과가 있고 (집에서 공부하는
행동은 실력을 높인다는 효과가 있지만 친구와 놀러 나가는 행동은 재미라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런 비공통효과의 수가 적을 때, (2)택한 행동에서
얻는 효과가 사회선희도가 낮을 때, 즉 남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닐때(데이트는
즐거움을 가져다 주지만 공부는 비록 실력은 높이지만 따분하다. 이때 공부는
데이트에 비해 사회선희도가 낮다) 그 효과를 내부로 귀인하게 된다고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보다는 이를 포기하고 공부하는 쪽을
택했을 때 그 행동은 더욱 내부로 귀인된다. 한편 비공통효과의 수가 적어야
내부 귀인이 잘 되는 이유는 어떤 행동을 취할 만한 그럴듯한 이유가 여럿이면
확실한 의도를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비공통 효과의 수가 적어야 행위자의
의도와 더 나아가 특성을 추리하기 좋은 것이다.
여기서 드러나는 한 가지 사실은 외부귀인 여부 자체와 그 내부귀인의
확신도와는 별개라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할 만한 이유가 여럿 있어도
내부귀인은 되지만 확신은 없어진다. 그러나 이유가 하나 뿐일 때는 보다
확신있는 내부귀인이 생길 수 있다. davis의 이론은 이런 확신 있는 내부귀인을
낳게 하는 조건에 초점이 마추여져 있다.
Kelley의 이론도 Heider의 이론을 전개한 것인데 Jones와 Davis와는 달리
내부귀인뿐만 아니라 외부귀인이 일어나는 조건도 함께 다룬다. 그에 의하면
타인의 행동에서 그 사람에 대한 추리를 하는 데 세 가지 종류의 정보를
사용한다. 그것은 합의 정보, 일관성 정보, 그리고 특이성 정보이다. 실례를
가지고 이 세 가지 정보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새로 나온 어떤
영화를 보고 와서 그 영화가 퍽 좋다고 말했다. 이 행동을 보고 어떤 방향으로
귀인할 것인가는 그 영화를 볼 때마다 좋다고 했는지(일관성 정보), 그리고 그
영화에 대해서만 좋다고 말하고 다른 영화에 대해서는 칭찬한 적이 없는지
(특이성 정보)를 보아 결정된다. 만일 표적인물의 그 행동이 때와 보는 방식
(영화관에서 보든 TV로 보든, 애인과 함께 보든)에 구애되지 않고 항상 같으며,
그 영화에만 국한되어 있다면, 즉 행동에 합의성이 높고, 일관성이 높고,
그리고 특이성이 높으면 관찰자는 '재미있다' 라는 특성을 외적으로
귀인하게 된다. 즉 영화에 대한 표적인물의 반응을 영화가 재미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추리한다. 한편 어떤 사람이 보인 행동이 합의성에서 낮고
일관성에서 높으면 특성이 높고 낮음과는 별로 상관 없이 내부귀인이
일어난다. 만일 특이성이 낮고 일관성도 없으면 내외 어느 쪽이고 귀인이
일어나기 힘들다. 특이성이 높고 그러면서도 일관성이 낮으면 영화가 아닌
영화가 아닌 외적 여인(상황)에 귀인된다. 대체로 특이성이 높고 합의성이
높으면 대상물(영화)이든 다른 상황이든 외적 요인에 귀인된다. 그러나
연구결과들은 사람들이 합의정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외적 특이성 정보가 내부귀인이냐 외부귀인이냐를 결정짓는
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Jones와 Davis의 이론과
Kelley의 이론은 모두 내부와 외부귀인을 결정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전자는 내
- 외 귀인방향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어떤 내부 특성이
행동으로부터 추리될 것인가에도 관심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전자는 후자와는
달리 외부귀인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
3. 귀인의 일반적 경향
Kelley의 귀인이론은 행동의 일회적 관찰보다는 반복관찰이 가능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귀인에 적용되는 것이다. 한편 Jones와 Davis의 이론은 일회적 관찰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귀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전자에서는 한 삶의 행동을
여러 번 관찰한 후 귀인을 하는 경우이고 후자는 사람의 행동을 한 번만 보고
귀인하는 상황을 다룬다. 여기서는 후자의 경우에 일어나는 귀인의 특징에
관해서 연구가 밝힌 것을 요약해 본다. 귀인경향 중에 가장 중요한 사실은 (1)
어떤 행동이 관찰되었을 때 그 행동이 외부적 압력에 의해 일어났다고 보게
되면 그 행동은 외적 요인에 귀인된다는 것이다. 행동이 외적 용인에 귀인되는만큼 내
부귀인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친공연설을 한 사람이 공산주의자들의
강압이나 많은 돈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하면 그런 강압이나 많은 돈 없이 그런
행동을 한 사람에 비해 덜 친공적인 태도를 지닌 것으로 지각된다. 외부압력의
강도에 반비례하여 내적 요인(예:태도)에의 귀인이 줄어드는 현상을 어떤이는
절감효과라고 불렀다. 어떤 행동을 액면대로 내부요인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그 행동을 나오게 했던 압력요인을 참작해서 내부요인을 줄인다는 뜻에서
절감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절감효과를 절감원리로서 설명했는데 이 원리란
두 가지 원인 중에서 하나가 작용한 것을 알면 다른 원인의 역할을 줄여보는
경향을 가리킨다. 즉 원인의 하나만 있을 때보다는 둘이 있을 때 한 원인의
역할은 그만큼 작게 지각된다는 것이다. 절감효과와 절감원리는 구별되어야
한다. 절감원리가 작용하는 귀인장면에서도 절감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절감원리는 절감효과의 가능한 설명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귀인의 두번째 특징은 (2)사람은 자신의 행동이나 타인의 행동을 귀인할 때
외적으로 귀인하기 보다는 내부로 귀인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은 좀처럼 행동을
외부원인으로 귀인하려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친공연설을 한 사람은 그가
어떤 상황에 처해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상관 없이 친공적인 태도를 가진
것으로 지각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행동을 내부원인으로 설명하려는
일반적인 경향을 기본적 귀인오류라고 부르기도 한다. 귀인의 셋째 특징은
자기지각과 타인지각 사이의 귀인의 차이에 관한 것이다. 즉, (3)내가 어떤 일을 섣불
리 처리했으면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잘못된 것으로 보고 자신은
여전히 똑똑한 사람으로 보지만 같은 잘못을 타인이 저지르면 그 사람은
게으르며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보게 된다. 다시 말하면 사람은 자기의 행동은
좀체로 외부원인으로 돌리려 하지 않는다. 사람이 남의 행동과는 달리 자신의
행동은 외부로 귀인한다고 하지만 상대적인 의미에서 그렇지 결코 내부귀인보다
외부귀인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귀인의 둘째 특징에서 보아온 것처럼
사람은 외부로보다는 내부로 귀인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
귀인의 네번째 특징은 자신의 행동의 귀인(자기귀인)에서 볼 수 있는 것인데,
(4)자신이 한 행동의 결과가 좋으면 이를 자신에게 귀인시키지만 행동의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은 외부로 귀인시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성공하면
자기가 능력이 뛰어나서 성공한 것이지만(내부귀인) 실패하면 노력을 안해서,
일이 너무 어려워서, 재수가 없어서 실패했다고(외부귀인) 말한다. 노력 자체는내적
요인이지만 노력을 안했다고 할 때 다른 내적 요인(능력)의 개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런 귀인경향을 방어적 귀인이라 한다. 방어적 귀인은
자기지각에 두드러지지만 타인지각에도 나타난다. 그러나 자기지각에서만큼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런 귀인경향을 방어적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자존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4. 귀인경향의 의미
앞에서 몇 가지 두드러진 귀인경향을 살펴보았다. 이런 귀인경향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를 한다. 절감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지나치게 강압적으로
어떤 사람의 행동을 유발기키면 당사자는 자신의 행동이 외부압력으로 일어난
것으로 생각하고 따라서 자신이 원해서 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는 계속 피동적으로 행동하게 될 것이다.
또 지나치게 아이의 공부를 감독하면 성적이 올라가도 그것이 자신의 실력
때문이라고 지각하지 않으므로 공부하려는 동기는 계속 낮아지리라는 것도
예측할 수 있다. 직장에서 상관이 지나치게 부하를 감독하면 부하가 일을 잘
해도 그 성과를 절감하게 되므로 성실한 부하라고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부하를 성실치 못한 사람으로 보게 되면 상관은 계속 감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고, 부하는 부하대로 자신의 성실함을 보일 기회가 없어 사기가
저하된 상태에서 일하게 된다. 이와 같이 귀인의 연구는 동기의 이해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타인의 행동을 내적으로 귀인하는 버릇은 이상한 방향으로 번질 수 있다.
타인이 실수를 한다든가 사고를 저지르면 그 사람을 동정하기보다는 그 사람
탓으로 돌려버리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많은 불행이 사람이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데도 모두 그 당사자의 잘못으로 돌린다. 이렇게 해서 세상의
불행을 안이하게 처리하게 된다. 그러나 불행한 일을 겪는 사람이 자기와
관계가 있다든가, 자기와 비슷한 사람일 때는 방어적 귀인이 끼어 들어
외부귀인을 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방어적 귀인은 사람의 이기적인 면을 보이는
것으로 비슷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는 남의 잘못에 관대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13. 4. 친교관계
사람은 어느 사회나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좋은 벗을 갖는 것을 커다란
행복으로 여긴다. 어떤 사람은 많은 친구를 두기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적은
수의 친구와깊은 우정을 갖는다. 사람들이 왜 여러 사람들 가운데서 어떤
사람과 사귀게 되고 나머지 사람과는 사귀게 되지 않는지는 사회심리학자들의
오랜 관심의 대상의 하나였다. 또 한 가지 사회심리학자들이 관심을 두고
연구한 것은 친교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가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한
것이다.
13. 4. 1. 친교대상자의 선택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촉하는 수많은 사람 가운데서 우리와 친하게 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사회심리학자들의 연구는 적어도 네가지 조건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들 네 조건은, (1)근접성, (2)유사성, (3)보상,
그리고 (4) 외모이다.
1. 근접성
이 요인은 물리적 거리를 말한다. 먼 곳에 있는 사람보다 가까운데 있는
사람과 친해지는 경향이 있다.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과 친해지는 확률은 먼
곳에 사는 사람과 친해지는 확률보다 월등히 높다. 우선 먼 곳에 사는 사람과는
만날 기회가 적으므로 친구가 될 기회가 적었다고 말할 수 있으나, 그것만이
근접성이란 요인이 친교 대상인물의 선택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할 수는 없다.
여러 실험에 따르면 사람은 무슨 자극이든지 여러 번 접하게 되면 그것을
좋아하게 된다. 모르는 사람의 얼굴사진이나 한자와 같이 미국학생들이 뜻을
알수 없는 자극을 어떤 것은 여러 번, 어떤 것은 드물게 보여주면 제시횟수가
높았던 자극일수록 더 좋게 보게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근접한 지역에 두
사람이 살면 서로 얼굴을 대할 기회가 많으므로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근접요인의 효과를 내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앞에서
든 노출효과 그 자체보다도 부담의 효과일 것이다. 거리가 멀어지면 사귀는
데 그만큼 심리적 부담이 증가한다. 현대사회에서는 아무리 먼거리라도 전화로
통화가 되지만, 전화만으로 사귄다고 할 수가 없고 전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경제적 부담을 안겨 준다. 또 얼굴을 보지 못한 채 목소리만 들을 때 느끼는
답답함같은 것은 심리적 부담을 만들어 낸다. 경제적이든 심리적이든 부담 많은
접촉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게 될 것이다.
2. 유사성
사람은 비슷한 사람끼리 친구가 된다는 것이 여러 연구결과에서 밝혀졌다.
친구들이나 부부들을 조사해 보면 짝들이 서로 비슷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발견된다. 여기서 비슷한 것으로 밝혀진 것은 주로 태도이다. 친구나
부부는 여러문제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러나 조심할 것은 친구나
부부가 태도나 취미에서 친구나 부부 사이가 아닌 사람에 비해 서로 비슷하다
해도 그런 유사성이 친구나 결혼배우자를 고르게 만든 원인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친구를 사귀어가는 가운데 태도가 서로 비슷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낯선 사람들을 처음부터 태도가 다른 짝과 비슷한 짝을
만들어 한방에서 살게 하고 난 뒤 얼마후에 다시 그들이 얼마나 친해졌는지를
알아본 실험에서 유사성이 친교관계의 형성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확증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피험자에게 태도조사를 위한 질문지를 실시하였다.
실험자는 이 기입한 질문지를 토대로 새 질문지 두 매에 한 장을 피험자가
대답한 것과 비슷한 내용으로 기입하고 다른 한 장은 다르게 기입하고, 이 두
장의 가짜로 기입한 질문지를 두 사람에게서 받은 질문지라고 피험자에게 알려
주고 어느 쪽 사람을 더 좋아하는지 평정시켰다. 이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타인의 태도가 자기태도와 비슷할수록 타인을 좋아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왜
유사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지는 새로운 설명을 요한다. 어떤 학자는 상대는
앞으로의 접촉을 예상하기 쉽고, 따라서 서로 보상을 줄 관계가 되리라
기대하기 때문에 좋아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유사한 상대는 우리를 좋아할
것이라고 기대하므로 그런 상대와의 관계가 보상적인 것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3. 보상
아무리 가까운 곳에 살며, 늘 접촉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모두 친구가 되지
않는다. 가깝게 자주 접촉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태도가 유사한 사람끼리 사귀는
사이가 된다함은 위에서 보았다. 친교행동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은
보상성이다. 상대가 항상 나에게 친절히 대해 준다든지, 칭찬의 말을 던져
준다든지, 도와준다든지 또는 어떤 다른 모양으로 보상을 주면 우리는 그런
상대를 좋아하게 된다. 반대로 만날 때마다 야단을 쳐서 공포감을 준다든지,
창피감을 준다든지 또는 물질적인 손해를 끼치게 하는 사람을 기피하게 된다.
4. 외모
한 실험에서 대학생들을 '컴퓨터 댄스파티'에 초청하였다. 이 파티에
신청한 남자에게는 우선적으로 짝을 지어주었는데 얼마 동안 춤을 즐긴 뒤에
상대를 얼마나 좋아했으며 앞으로 다시 데이트를 하겠는지를 물어 보았다.
데이트 상대를 좋아하는 정도와 데이트 상대의 특성들과의 상관을 보았더니
성격이나 지능과는 상관이 없고, 오직 상대의 용모와 상관이 있었다. 잘생긴
상대를 좋아하는 것은 남자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이
외모의 중요성은 문화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일 것이다.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를 그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니까라고 한다면
그뿐이지만 더 이유를 붙인다면 후광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외모는 그것에 그치는 것이고, 그 사람이 머리가 더 좋거나, 더 양심적이거나,
더 마음씨가 좋다거나할 필연적 이유는 없지만 사람들은 아름답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씨도 좋고, 지능도 높고, 정직하다고 볼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런 후광효과가 있다는 것이 연구결과에서 밝혀졌다. 후광효과 이외에도
간접적이기는 하나 보상효과가 원인일 수도 있다. 아름다운 여자와 같이 다니는
남자는 별로 아름답지 못한 여자와 다니는 남자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증거가 있다. 자기가 높게 평가되니 보상이 오는 것이고 그런 보상을 주는
잘생긴 상대를 좋아하는 것인지 모른다.
13. 4. 2. 친교관계의 형성과 유지
사람들의 친교관계가 깊어져 가는 과정에 관해서는 최근까지 사회
심리학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사람을 사귀어 친교관계가 깊어져
가는 것을 사회적 침투라 부른다. 깊어졌던 관계가 허물어져 가는 수도 있고
깊은 관계가 그대로 유지되는 수도 있다. 친교관계와 호감은 대체로 일치하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친분이 두텁지만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상대가 있을 수
있고 또 친분이 없지만 몹시 좋아하는 상대도 있을 수 있다.
1. 사회적 침투
사회적 침투는 몇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첫째 단계는 첫인상의 단계이다.
둘째 단계는 지향단계로서 서로에 관해 피상적인 정보를 교환한다. 셋째 단계는
초보적 애정교환단계이다. 조금 친근한 태도를 취하고 마음을 놓는다. 오가는
말의 교환도 더 매끄럽게 진행된다. 넷째 단계는 애정교환단계로서 친해진
단계이다. 서로 자유롭게 상대를 칭찬도 하고 비판도 한다. 그러나 아주 마음속
깊은 것은 털어놓지 않는다. 마지막 단계인 안정적 교환단계에서는 속마음도
터놓고 서로의 소유물에도 마음대로 접근한다.
2. 자기 공개
친해지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자기 자신을 노출시킨다. 한꺼번에 하기보다는
조금씩 자기의 성격, 생활, 바라는 것, 감정 등을 상대에게 보여준다.
친교관계가 깊어 간다는 것은 서로 사귀는 생활범위가 넓어지며 동시에
자기공개의 정도도 깊어져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친교관계의 붕괴
친한 관계가 무너져 버리는 이유는 크게 상호작용의 보상성이 줄어드는 것과
두 사람의 관계 외에 좋은 보상을 줄 수 있는 다른 상대의 후보자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Thibaut와 Kelley는 그들의 사회교환이론에서 두 사람간의 관계가
두 사람이 교제에서 각자에게 돌아가는 결과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두
사람의 상호작용은 보상과 부담을 수반하는데 보상과 부담의 합이 결과가 된다.
결과가 비교수준(comparison level 또는 CL)보다 높으면 그 관계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이에 못미치면 불만을 느낀다. CL은 개인이 어떤 관계의 매력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서 과거의 관계들에서 경험하여 온 결과수준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결과가 비록 CL 아래에 와서 불만이 있다 해도 사람은 그
관계를 떠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두 젊은 부부들간의 관계에서 상대가
불만스럽다고 떠나지 않는다. 관계를 떠나게 하는 데 더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CL보다는 CLalt, 즉 대체관계 비교수준(comparison level for
alternatives)에 의해 결정된다. CLalt는 다른 어떤 상대와 관계를 맺을 때
기대되는 수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령 부부중 한 사람을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때 짝사랑을 받는 배우자의 CLalt는 그런 사람이 없을 때에 비해
훨씬 높아진다. 현재의 관계에서 얻은 결과가 CLalt보다 떨어지면 그때는
새로운 상대를 찾아 현재의 관계를 청산한다. 사회교환이론은 부부관계나
연인관계만이 아니고 회사와 회사원간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사회교환이론은
일단 대인관계가 성립된 후에는 보상을 포함하는 결과가 관계의 존속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13. 5. 집단심리
집단 속에서 사람은 여러 사람 틈에 끼어 일을 한다. 그 사람이 집단에서
다른 사람과 얼굴을 마주보고 하든, 혼자 책상에서 일하든 집단은 그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사실 하나의 집단이 아니라 여러 집단에 속해 있고
따라서 여러 집단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한 집단내에서도 사람의 역할이 제각기
다르므로 집단에게서 받는 영향도 다르다. 여기서는 사람이 집단생활을 하면서,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간추려 제시하기로 한다. 여기서 다루는 문제들은
사회심리학에서는 K. Lewin이 개척한 집단역학과 지도력이란 분야에서
다루어진다. 여기서는, (1) 지도력, (2) 집단구조, (3) 집단작업, 그리고 (4)
집단의 의사결정을 차례로 다룬다.
13. 5. 1. 지도력
집단에는 조만간 지도자가 생긴다. 지도자의 등장은 집단구조의 시초라고
말할 수 있다. 지도자는 집단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고 또 사람들이
지도자로 인정하는 사람이다. 지도자가 집단에서 할 일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집단의 유지기능이며 또 하나는 집단의 과업수행기능이다. 전자는
집단의 성원간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고 집단에 대해 만족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일이며, 후자는 집단이 이룩해야할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향해 집단의
노력을 집중시키는 일이다. 이 둘은 원래는 집단 자체가 당면하는 문제이지만
그것을 맡아하는 사람이 지도자인 셈이다. 어떤 집단에게 어떤 일을 맡겨
놓으면 어느새 자연발생적으로 지도자가 생겨난다. 또 지도자가 있더라도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 지정한 지도자가 나서게 된다는 것이 실험연구에서
밝혀졌다. 이 실험에서는 일부러 지도자가 지도자로서할 일을 하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새로운 지도자가 나서서 할 일을 맡고 나섰다. 실제 직장의
조사연구에도 공식적인 지도자가 무능해서 지도역량을 발휘하지 않으면
비공식적인 지도자가 나선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1. 지도자의 유형
지도자 없이 일을 하는 집단에서 개개 성원들이 주고받는 말의 내용과 횟수를
분석해 보면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의 말의 내용을 분석해 본 결과 두 가지
다른 형태의 지도자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 두 지도자형을 사회적 지도자와
과업지도자라고 부른다. 사회적 지도자는 성원들을 칭찬해주고, 위로하고,
싸움을 말리며, 화해하도록 하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고, 과업지도자는 그런
말보다는 일에 관해서 주로 발언을 하는 사람이다. 앞으로 할 일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해나가는 단계를 말하고, 일을 어떻게 성원간에 나누어 할 것이며
등등의 말을 하는 사람이다. 그는 성원을 채찍질하고 때로 심한 말을 하기도
한다. 대개 모든 집단에는 두 유형의 지도자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러나 한
번에 한 지도자만이 표면에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사회적 지도자는 한
사람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과업 지도자는 과업이 바뀔 때마다 그 방면에 밝은
사람이 맡게 된다. 과업지도자가 앞에 나서서 일할 때에는 사회적 지도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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