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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3/심리학개론

개인차의 측정과 지능

by FraisGout 2020. 7. 17.

    개관

  사람들의 능력이나 성격에 차이가 있음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관찰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 개인차의 문제는 이 책의 다른 장에서는 별로 언급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심리학의 중심과제가 한 개인의 이해나 개인간의 비교보다는
인간행동의 보편적인 법칙을 찾아내는 데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차는 심리과정을 해명하는 데 도움을 제공한다.
  이 장에서는 개인차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사람들은 무수한 면에서 서로
다를수 있다. 다행히 개개의 차이들은 서로 관련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이들을
보다 일반적인 몇 개의 차이의 차원들로 묶음으로써 사람들간의 차이의 양상을
보다 경제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 가장 높은 수준에서 일반화하면 사람들은
첫째, 일반적 인지능력 혹은 지능에서 다르고, 둘째, 태도, 신념 및 행동양식들을
포함하는 성격에서 다르다. 이 장에서는 우선 측정도구, 즉, 검사의 일반적인
속성들을 논의하고 마지막으로 지능검사와 지능의 개념에 대하여 소개할
것이다. 개인차의 다른 하나의 중요한 차원인 성격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논의될 것이다.

    8. 1. 측정

  모든 과학에서 측정은 실험 및 관찰과 더불어 중요한 연구방법의 하나이다.
측정이란 (자로) '잰다' 는 것을 뜻하며 이를 보다 형식적으로 정의하면
'규칙에 의거하여 대상에 숫자를 할당하는 것' 이다. 가령 철수의 키를
측정하였더니 168cm라고 한다면 이는 철수라는 대상의 키라는 속성에 대하여
168(cm는 단위)이라는 숫자를 할당하는 것이다. 심리학도 과학이니 만치 실험,
관찰, 측정의 세가지 방법이 모두 연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숫자로 표시하는 것에 대하여 반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종종
발견된다. 이들은 마음의 본질을 훼손하거나 왜곡시킬 뿐이라고 주장한다.
Kaplan은 이러한 태도를 '질에 대한 맹신' 이라고 부르며 양화만 거치면
무조건 보다 과학적이 된다는 태도인 '양에 대한 맹신' 과 더불어 측정이
과학하는 데 있어서 도구에 불과함을 망각한 데서 오는 착각이라고 비판한다.
우리가 대상에 숫자를 할당하였다고 해서 그 대상의 본질에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뒤에 논의하듯이 측정은 과학적 연구를 보다 편리하게 할
따름이다. 가령 날씨가 '따뜻하다' 라는 문자에 의한 표현과 '섭씨
25도이다' 라는 숫자에 의한 표현은 동일한 사실을 달리 표현했을 뿐 둘
사이에는 어떤 본질적인 차이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과학에서는 왜 측정을 사용하나? 측정은 과학적 연구를 편리하게
해주는데 그것은 다음 세 가지 점에서이다. 첫째, 측정은 표준화를 통하여 서로
다른 기원을 가진 사물들간의 비교를 가능하게 해준다. 철수네 집 개와
고양이를 비교할 때 개는 9kg이고 고양이는 7kg이라고 숫자를 할당함으로써 둘
사이의 비교가 가능하게 된다. 둘째, 측정은 보다 섬세한 구별을 가능케 하며 그
결과보다 정밀한 기술이 가능해진다. 가령 영이가 머리가 좋다는 진술은 상당히
애매하지만 영이의 IQ가 145라는 진술은 영이의 머리 좋은 정도를 보다 정확히
기술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측정은 다양한 수학적 기법을 연구에 적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대상에 할당하는 수의 속성은 다음 네 가지 중의 하나이다. 우선 같고
다름만을 표현하는 명명 척도가 있는데 운동선수의 등번호가 이에 속한다.
이보다 한 단계 위의 척도가 사물의 순서를 표현하는 서열 척도로서 학급에서
시험 성적에 따라 1등에서 60등까지의 순위를 할당했을 경우가 그 예이다. 그
다음이 등간 척도인데 척도 상의 동일 간격은 해당 속성에 있어서의 차이의
크기가 같음을 의미한다. 등간 척도의 예는 섭씨온도와 화씨온도들인데 이
척도에서는 가령 30도와 15도간의 차이인 5도는 10도와 5도간의 차이인 5도와
동일한 크기의 온도 차이를 뜻한다. 등간척도가 임의적인 영점에서 출발하는 데
비하여 비율척도는 절대영점을 갖는다. 절대온도가 그 예인데 비율척도의
속성을 갖는 숫자는 기수의 모든 속성을 지니므로 기수에 대해서 수행되는 모든
수학적 조작을 가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많은 통계적 기법은 적어도
등간척도일 것을 요구하므로 심리학자들은 등간척도의 수준에 도달하는
측정도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8. 2. 검사

  키를 측정할 때는 자를 사용하고 온도를 측정할 때는 온도계를 사용하듯이
심리 측정에서는 검사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앞에서 측정, 즉 숫자의 할당은
규칙에 따라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검사는 비교적 엄격한 규칙에 따라
제작 및 시행되는 측정도구를 일컫는다. 이는 아무 문항이나 적당히 모아
놓는다고 검사가 되지는 않음을 의미한다. 좋은 검사는 다음의 네 가지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8. 2. 1. 검사의 요건


    1. 개인차의 예민한 변별

  검사를 개인차 발견을 위하여 사용되는 도구라고 볼 때 그 첫째요건은
해당속성에 있어서의 개인차를 예민하게 반영하여야 된다는 점이다. 만약
지능검사가 사람의 지능을 높은 지능과 낮은 지능의 두 범주로밖에 구분해 주지
못한다면 그 지능검사는 예민한 지능검사가 아니며 별로 실용성있는 검사가
아니다. 예민한 변별력을 갖춘 검사는 적절한 문항구성과 포함되는 문항수의
적절한 수준을 갖춤으로써 이룩된다. 그러나 예민한 변별력은 좋은 검사의
절대적인 요건은 아닌데 그 이유는 실용을 위한 검사를 만들 때 요구되는
변별력은 검사의 목적에 의존하며, 또한 검사에서 변별성은 타당도 및 신뢰도의
문제가 해결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당락만을 구별하면
검사의 목적이 충족되는 경우도 있으며 타당도와 신뢰도가 낮은 검사는 아무리
겉보기에 변별성이 높더라도 측정하려는 속성이 변별하는 것이 아니거나 혹은
그 변별이 일관성이 없는 것이다.

    2. 표준화된 검사

  검사는 표준화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표준화되었다는 것은 그 검사가 규준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규준은 제작된 검사를 상당한 크기의 잘 정의된 집단, 즉
표준화집단에게 실시하여 얻은 점수들의 평균 및 분포형태로써 구성된다.
표준화는 개인의 점수를 의미 있게 해석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이다. 가령
어떤 능력검사에서 70점을 받은 개인의 점수는 그 검사를 받은 다른 사람들의
점수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면 해석될 수가 없다. 표준화의 과정에서나
검사점수의 해석시 유의해야 할 것은 검사를 받는 사람들과 표준화집단간의
비교가능성 여부이다. 만약 두 집단이 상당히 이질적이라면 표준화집단에서
얻어진 규준에 의거하는 검사점수의 해석은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3. 신뢰도가 높은 검사

  심리검사의 목적을 특정 속성에서의 개인의 차이를 변별함에 둔다면 두 가지
중요한 문제가 제기된다. 그 하나는 신뢰성의 문제, 즉 그 검사가 항상 동일한
양식으로 변별하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차당성의 문제, 즉 그 검사가 본래
의도나 양식으로 변별하느냐이다. 어떤 검사가 항상 동일한 속성을 측정한다면
그 검사는 신뢰롭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검사점수는 측정하려는
속성에서의 개인의 진점수와 검사시의 개인의 기분, 동기, 건강 및 상황 등의
변화에 의해서 발생하는 오차로 구성된다. 따라서 검사점수가 오차를 반영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검사는 측정하려는 속성의 지속적인 차이보다는 검사시에
따라 변화하는 차이에 민감한, 즉 신뢰도가 낮은 검사가 된다. 신뢰도의
측정에는 아래와 같은 방식들이 사용된다.
  검사 - 재검사 신뢰도는 신뢰도의 정의에 가장 충실한 방법으로, 동일검사를
동일인들에게 두 번 실시하여 얻은 두 번의 검사점수들간에 상관계수를 구하여
신뢰도의 추정치, 즉 신뢰도 계수로 삼는다. 상관계수치가 +1.00에 근접할수록
검사는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검사 - 재검사 신뢰도의 문제점은 두
시행간의 점수의 변화가 신뢰도와는 다른 요인에 의하여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다. 만약 시행간의 시간간격이 짧을 경우에는 피험자는 1차시행에서의
응답을 기억함으로써 두 시행간에 높은 상관계수를 얻게 되고 반대로
시간간격이 긴 경우에는 망각이나 새로운 학습 등의 요인이 피험자들간에 달리
일어남으로써 두 시행간의 상관계수가 낮아지게 된다. 즉 앞의 경우는 실제보다
높은 신뢰도계수를, 뒤의 경우는 실제보다 낮은 신뢰도계수를 얻게 되는 것이다.
  동형검사 신뢰도는 동일검사를 두 번 시행함으로써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검사를 개발할 때 비슷한 검사 두 가지를 만든다. 즉 예를 들어
A형과 B형의 검사 두 가지를 개발해서 이 두 검사를 동일인들에게 실시한 뒤
두 번의 검사점수들간의 상관계수치를 계산해서 신뢰도계수로 삼는 것이다. 이
방법의 문제점은 동형검사를 두 벌 만들어야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이다. 두
검사가 동형이 되기 위해서는 각 검사의 문항의 선정에 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양분 신뢰도는 동형검사를 두 번 만들고 두 번 시행하는 노력을 덜어준다. 이
방법은 한 검사를 1회 실시한 후 검사를 양분하여 두 문항집단의
검사점수들간에 상관계수치를 구하여 신뢰도계수로 삼는 것이다. 양분 신뢰도는
검사시행간의 일관성을 나타내기보다는 검사문항들의 동질성, 즉 내적 합치도의
지표로 해석된다. 어떤 신뢰도추정방법을 적용하든 신뢰도계수가 r=.9는 되어야
신뢰있는 검사라고 할 수 있다.

    4. 타당도가 높은 검사

  검사의 타당도란 검사가 측정하려고 한 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재고 있느냐의
정도이다. 따라서 타당도가 높은 검사는 재려고 한 것을 정확하게 재는
검사라고 볼 수 있다.
  타당도는 물리적인 척도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몸무게를 잴
때 우리가 재고 있는 것이 몸무게라는 것을 확인하느라고 고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심리적인 척도에서는 이와 같은 판단이 쉽지 않다. 왜냐 하면 심리적인
개념은 직접적으로 확인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지능검사가 과연 지능을
측정하고 있는지 혹은 전혀 다른 속성을 측정하고 있는지는 신중한 검토를
요한다. 따라서 심리검사에서는 타당도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심리검사의 타당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이들은 각기
내용타당도, 경험타당도 및 구성타당도이다. 내용타당도는 검사의 내용이
측정하려는 속성과 일치하는지를 논리적으로 분석 검토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내용타당도는 주로 성취검사에 적용되는 타당도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학교에서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치르는 시험이다. 시험문제의 타당성은
해당 강의에서 다룬 중요한 주제들이 고르게 출제되었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내용타당도는 검사시행 후에 경험적으로 평가되기보다는 검사구성시에
전문가(즉 출제자)의 안목과 지식에 의해서 확보되어야 하는 타당도이다.
  경험타당도는 한 검사에서의 수행을 기준이 되는 다른 독립적인 측정치와
상관계수를 구하여 타당도계수로 삼는 방법이다. 만약 기준이 되는 측정치가
검사가 시행된 후에 얻어지는 성질의 것이면 예언타당도는 한 검사가 어떤
미래의 행동특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언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인데 지능검사가
학업성적을 예언하는 정도로 예언타당도의 지표를 삼는 것이 그 예이다.
공존타당도는 새로 개발된 검사를 이미 타당도가 인정된 기존의 동일한 속성을
측정하는 검사와 상관관계를 구하여 타당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경험타당도는
직접적이고 명백하기는 하지만 기준이 되는 측정치 자체가 타당하다는 전제를
필요로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구성타당도는 측정하는 속성이 불안, 지능, 권위주의, 외향성 등과
같은 개인차의 일반적 차원일 때 적합한 방법이다. 어떤 검사가 특정개념을
측정한다고 할 때 그 검사에 의한 측정치가 그 개념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부터
나온 예언과 합치되어야 구성타당도를 인정받게 된다. 가령 지능은 15세에
이르기까지 연령에 따라 상승한다는 이론이 있으면 제작된 지능검사는
연령증가에 따라 검사점수의 곡선의 상승을 보여야 할 것이다. 경험타당도가
실용적 목적을 지닌 검사의 개발에 유용한 지표가 된다면 구성타당도는
심리학의 이론적 연구에 사용되는 검사의 개발에 중요한 지표를 제공한다.

    8. 2. 2. 검사의 유형

  심리검사는 성취검사, 일반능력검사, 적성검사 및 태도와 성격검사의 네
유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각 검사유형의 특성들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성취검사

  성취검사는 특정영역에서의 지식이나 기술의 획득에 있어서의 성취도를
측정하는 검사이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적성이나 지능, 성격 등이 심리검사의 점수들로부터
추론되어져야 하므로 간접적으로 평정되는 데 반하여 성취검사에서는
검사점수들이 성취수준의 직접적인 측정치를 제공한다. 엄격히 정의할 때
성취검사는 심리검사로 볼 수는 없으나 앞에서 언급한 검사의 요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검사들과 마찬가지이다.

    2. 일반능력검사

  일반능력검사 혹은 지능검사는 성취도가 아니라 성취능력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성취검사와 구별되며 특정영역의 능력이 아니라 일반적인 정신능력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다음에 소개할 적성검사와 구별된다. 이 유형의 검사에
대해서는 뒤에 '지능검사' 부분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3. 적성검사

  적성검사는 성취검사와는 달리 특정영역에서의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이다.
미술적성, 음악적성, 비행기 조종사 적성 등이 그 예이다. 이 둘의 구분은
역사적으로 두 가지 점에서 이루어져 왔는데 첫째, 적성은 선천적인 데 반하여
성취도는 대체로 학습과 경험의 함수로 간주되어 왔고, 둘째, 적성검사는 흔히
미래의 수행을 예언하는 데 사용되어 온 데 반하여 성취검사는 이미 실시된
훈련이나 교육의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하여 사용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 두
점에서의 차이는 오늘날에는 절대적이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그래도 두
검사를 분류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적성검사는 선발과 직업지도의 목적에
사용된다.

    4. 태도와 성격검사

  능력검사가 인간의 지적 혹은 인지적 측면을 측정한다면 태도 및 성격검사는
기질, 사회적 태도, 스트레스 아래에서의 대응양식과 같은 비지적 혹은 비인지적
측면을 측정한다. 태도 및 성격검사는 능력검사와 마찬가지로 변별을 잘하고
표준화되고, 신뢰있고, 타당하여야 유용한 검사로 인정된다. 태도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대상(예:일본인, 흡연, 지방자치제 등)에 대하여 개인이 갖고 있는
생각(신념 및 감정)을 일컫는데 타인의 태도는 행동으로부터 추론하거나 혹은
보다 흔히 자기보고법 양식에 의하여 알아본다. 후자는 태도척도를 사용하는
방법인데 가장 흔히 사용되는 태도척도로는 Thurstone척도, Guttman척도,
Likert척도 등이 있다.
  성격의 측정방법 중 주로 사용되는 것은 자기보고법과 투사법의 두가지이다.
자기보고법은 성격의 여러 측면들을 기술하는 문항들에 대하여 '예' ,
'아니오' , '잘 모르겠다' 등으로 자기 진술을 하게 하는 방법이다. 널리
사용되는 성격검사로는 MMPI 및 CPI가 있다. 자기보고형식의 성격검사는 검사
제작의 절차를 엄격히 밟아서 만들어지므로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은 검사를
만들 수 있는 반면, 문항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피검사자가 자유로이 자기표현을
할 수 없는 점과 피검사자가 자기를 왜곡되게 보고할 가능성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왜곡된 자기진술의 경향성 중 가장 심각한 문제를 수반하는 것은
자신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성격으로 기술하려는 경향인 사회선희성에 따른
반응이다. 투사법은 애매한 자극을 제시함으로써 피검사자가 자극의 해석을
통하여 자신을 표출하도록 하는 기법이다. 이에는 Rorschach검사와
주제통각검사가 대표적인데 투사법은 반응자가 자유로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대신 검사해석에서의 신뢰도와 타당도의 문제점이 지적된다.
성격검사는 제9장 성격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어질 것이다.

    8. 3. 지능검사


    8. 3. 1. Binet 지능검사

  지능검사는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지능검사는 금세기초에 교육적인
목적을 위하여 아동을 분류하는 방법을 찾아내려는 필요 때문에 발달되었다.
개인차 측정의 선구자는 영국의 Francis Galton으로서 그는 1884년 지능을
측정하려는 목적으로 신체적 특성, 시각 및 청각의 예민성, 반응속도 등을
포함하는 검사를 만들었다. Galton의 검사는 감각능력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단순하여 제대로 지능을 측정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나 지능측정의 첫 시도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오늘날 사용되는 지능검사와 같이 비교적 고등정신기능을 측정하는
지능검사는 프랑스의 Alfred Binet에 의해서 처음 만들어졌다. Binet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정신지체아동을 선별하기 위한 검사의 개발을 위촉받아 1905년
Simon과 공동으로 최초의 지능검사를 제작하였다. Binet - Simon검사는 기억력,
상상력, 이해력, 미적 감식력 등과 같은 복잡한 심리과정들을 측정하는 여러가지
하위검사들로 구성되었다.
  Binet - Simon검사는 미국의 심리학자인 Lewis Terman에 의하여 오늘날
사용되는 정교한 Stanford - Binet검사로 발전되었다. 1916년에 처음 제작된
Stanford - Binet검사는 1937, 1960, 1972년에 각기 개정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1960년판 Stanford - Binet검사를 전용신이 1970년에 번안 및 표준화하여 고대
- Binet검사를 제작하였다.
  Binet검사에서는 검사결과를 의미 있게 해석하기 위하여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이 고안되었다. 하나는 정신연령(mental age, MA)이고 다른 하나는
지능지수 (intelligence quotient, IQ)이다.
  정신연령은 생활연령(chronological age, CA)과 대조되는 개념이다. Binet는
지능이 연령에 따라 발달한다는 기본입장에 입각하여 각 연령의 아동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문항들을 골라서 검사를 구성하였다. Stanford - Binet검사에서는
한 연령당 6개의 문항들이 배정되어 있어 한 문항에 정답을 할 때마다
정신연령이 2개월씩 가산된다. 가령 어떤 아동이 6세에 해당되는 문항은 전부
정답을 하고 9세에 해당괴는 문항은 전혀 정답을 하지 못하였다면 그 아동의
정신연령을 6년+3*2개월+1*2개월=6년 8개월이 된다. 이로 볼때 정신연령은
지능검사로부터 산출된 개인의 지적 연령이라고 할 수 있다.
  지능지수의 개념은 독일의 심리학자 Wilhelm Stern에 의해서 제안된 것을
Terman이 지능검사의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도입하였는데 정신연령과
생활연령간의 비로 표현된다. 즉 IQ=MA/CA*100이다.따라서 정신연령과
생활연령이 같으면 지능지수(IQ)는 100이 된다. IQ의 분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간에 몰려 있는 종 모양의 정상분포곡선을 그린다.

    8. 3. 2. 기타 지능검사

  Binet검사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개선되어 왔으나 몇 가지 문제점 때문에 그
이용이 제한된다. 첫째, Binet검사에서는 검사결과가 단일점수, 즉 단일 IQ로
표현된다. 그러나 많은 연구들에서 지능이 여러 하위능력들로 구성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따라서 이들 여러 영역의 능력들을 독립적으로 측정할 필요가 생겼다.
더불어 Binet검사는 언어능력에 지나치게 비중을 두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둘째, Binet검사는 아동의 정신능력을 측정하는 목적은 훌륭히 달성하고 있으나
성인의 지능측정에는 적절치 못하다. Binet검사에서는 정신연령을 근거로
IQ산출하는게 일정연령(16세) 이상에 해당하는 문항을 만들 수 없었고 또한
초기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IQ가 일생 동안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새로운 유형의 지능검사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1. Wechsler 지능검사

  앞에서 지적한 Binet검사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만들어진 검사가
Wechsler 지능검사이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인 David Wechsler는 1939년
Wechsler - Bellevue 성인용 지능검사를 출판하였다. 이 검사는 1955년
Wechsler 성인용 지능검사(WAIS)로 개정되어 1949년에 출판된 Wechsler
아동용 지능검사(WISC)와 더불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지능검사로 발전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전용신, 서봉연, 이창우(1963)가 WAIS를 번안하여 한국판
Wechsler 지능검사(KWIS)를 제작하였고 WISC도 서봉연, 이창우(1974)에
의하여 한국판 아동용 Wechsler 지능검사로 번안되었다.
  Wechsler 지능검사는 언어검사와 수행(performance)검사로 나누어진다.
언어검사는 상식문제, 이해문제, 산수문제, 공통성 문제, 숫자문제, 어휘문제의
6개 하위검사로 구성되고 수행검사는 바꿔쓰기, 빠진 곳 찾기, 토막짜기, 차례
맞추기, 모양 맞추기의 5개 하위검사로 구성되어 있다. Wechsler검사는 전체를
단일검사로 간주한 표준화된 규준이 마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언어검사와
수행검사의 규준이 별도로 갖추어져 있다. 따라서 Wechsler 지능검사에서는
언어지능, 수행지능, 전체지능의 3개의 IQ를 얻게 되고 이들을 비교함으로써
지능의 어떤 측면이 우수하고 부족한가를 알 수 있다.
  Stanford - Binet검사와 Wechsler검사들은 신뢰도와 타당도가 잘 갖추어진
검사들이다. 이들은 검사 - 재검사의 신뢰도가 90에 이르고 학교성적과 40 -
60의 상관을 보인다.

    2. 집단지능검사

  Binet검사와 Wechsler는 모두 개인지능검사이다. 즉 특별한 훈련을 받은
검사자가 한 개인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다. 집단지능검사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검사자가 실시한다. 따라서 편의상 연필과 답지를 사용하는
지필검사이다. 개인검사는 피검사자의 지적 능력을 주의깊게 관찰하여 평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기나 정서, 행동상의 특징들에 대한 정보를 곁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개인검사는 검사자가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이어야
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단점이다. 따라서 학교나 군대, 산업체
등에서 다수의 사람들을 측정할 필요가 있을 때는 집단검사가 주로 사용된다.
집단지능검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육군에서 신병을 병과에 따라
분류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 그 효시이다.

    8. 3. 3. 지능검사의 문제점

  지능검사는 그 제작과 표준화에 있어서의 괄목할 만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논쟁의 대상이다. 그 이유는 지능검사가 많은 중요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지능의 정의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고
지능검사의 사용을 둘러싼 사회적 물의도 적지않다.

    1. 문화적 편파의 문제

  경험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집단들의 지적 수행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심리학자들은 문화적으로 이탈된 집단을 차별하지 않는 소위 문화를 배제한
검사를 만들려고 노력해 왔지만 문화적 경험을 능력 및 기술과 분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따라서 최근의 동향은 문화적으로 공평한
검사를 만드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문화적으로 공평한 검사를 만드는 한 가지
방법은 모든 사회경제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친숙한 개념이나 사물을 사용하여
문항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유사성에 관한 추리능력을 측정할 때
"바이올린, 튜바, 드럼, 마림바, 피아노 중 무엇이 실로폰과 가장 비슷한가"
대신 "라디오, 책상, 칠판, 분필, 전화 중 무엇이 식탁과 가장 비슷한가"라고
묻는 것이다.
  문화적으로 공평한 검사를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은 검사가 측정하려고
의도하지 않는 요인들의 영향, 예컨대 과거 경험의 영향 같은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가령 어떤 검사가 카드에 그려진 도안에 따라 토막을 짜맞추는
것이라면 많은 시범과 연습시행을 통하여 모든 피검사자들을 이런 종류의
과제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문화적 편파의 문제는 경제 및 문화와 교육수준에서의 격차가 심한
나라일수록 심각하다. 미국의 경우는 백인과 흑인간에,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는
도시아동과 농촌아동간에 지능의 차이가 확대되어 나타난다. 따라서 문화적
편파를 고려하지 않고 검사점수를 해석하면 잘못 불공평한 판단을 내리기 쉽다.

    2. IQ를 해석하는 문제

  지능검사는 개인의 일반적인 능력수준에 대한 검사 당시의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IQ는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이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므로 어떤 개인의 미래의 IQ를 아동기 초기에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개인의 여러 가지 기능들 중에서 그가 속해 있는 문화에 의해서 높이
평가되는 기능은 나이와 더불어 상승하고 그렇지 않은 기능은 나이와 더불어
하락한다. 대부분은 지능검사는 사실상 학업적성검사의 성격을 갖는다. 또한
학교에서 가르치는 기술은 우리 문화에서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들이므로 IQ는
성인생활에서의 직업 및 활동상의 성공을 꽤 잘 예언하기도 한다.
  지능검사의 결과에 대한 해석과 활용은 사려깊게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영리하지 못하다>는 분류는 많은 아동들에게 무척 극복하기 힘든 치명적인
낙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능검사는 잘못 사용되기도 하고 그 때문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지능검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적용에서
비롯되는 문제이다.
  지능검사에서 좋지 못한 수행을 보이는 것은 지능 외의 다른 요인들 때문일
수 있다. 즉 동기나 정서, 성격요인 등이 검사수행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충동적이거나 불안수준이 높은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검사수행이
떨어짐이 발견되었다.
  지능검사는 옳게 사용되면 언어능력, 수리능력 및 기타 문제해결에서의
약점을 발견하는 데 귀중한 정보를 준다. 그러나 아직 지능검사의 결과로부터
개인의 정신능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지능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깊지 않다. 지능검사의 제작과 표준화에 대한 연구도 더 필요하고,검사상황의
분위기나 피검사자의 사회경제적 수준과 같은 요인들이 어떻게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현단계에서 무엇보다도 명심해야 할것은
지능검사는 원래 교육적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지 차별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8. 4 지능


    8. 4. 1. 지능의 본질

  앞에서 지능검사를 소개하면서 지능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지능에 관한 연구는 기법의 발달이 이론보다 앞선 분야로서 아직까지
학자들간에 지능이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로이다.
지능검사를 처음 만든 Binet는 지능을 '판단하고 이해하고 추리하는 능력'
으로 간주한다. Wechsler는 지능을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며, 환경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의 집합' 이라고 정의하였다.
어떤 이론에서는 지능을 유전자(gene)에 의해서 전수되는 타고난 능력으로
간주하고, 다른 이론에서는 지능이 문화에의 노출과 조건형성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이론에서는 지능을 단지 지능검사에서 얻어진 점수로 정의해
버린다.
  지능의 본질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 접근법이 있다. 즉 요인접근법과
인지접근법이다. 요인접근법에서는 지능이 어떤 요인들로 구성되어 있나를
찾아내기 위하여 요인분석법을 사용한다. 아주 간략히 설명하면, 요인분석법은
우선 여러 가지 검사나 또는 한 검사를 구성하는 여러 문항을 많은 사람들에게
실시한 후 검사간에 또는 문항간에 상관계수를 구한다. 이렇게 작성된
상관계수표로부터 상호 상관이 높은 검사(또는 문항)들은 공통적인 하나의
요인을 측정한다고 간주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다양한 지능검사들이
공통적으로 특정하고 있는 요인들, 즉 지능을 구성하는 요인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영국의 Charles Spearman은 요인분석법에 의한 연구를 토대로 모든
영역에서의 능력을 결정하는 하나의 지배적인 지적 특질, 즉
일반지능요인(g요인이라 부름)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어떤 검사에서의
수행은 이 일반지능요인과 그 검사가 측정하는 영역에만 해당하는
특수지능요인(s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Spearman의 이론을 g요인의 존재를
주장하므로 일반지능요인이론, 혹은 g요인과 s요인을 구분하였다 해서
2요인이론이라고 부른다.
  흥미롭게도 영국의 심리학자들이 일반지능의 개념을 주장하는 데 비하여
미국의 심리학자들은 지능이 동등한 지위를 가진 여러 능력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입장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Lewis Thurston(1938)은
다수의 검사들을 실시한 후 요인분석법을 사용하여 분석한 결과 7개의
기초정신능력을 발견하였다. 이들은 각기 공간능력, 지각 속도, 수리 능력,
언어의미의 이해, 기억, 언어 유창성, 귀납적 추리 등이다. 보다 최근에 역시
미국의 심리학자인 Guilford(1967)는 능력을 내용과 기본적인 심리적 조작 및 그
소산에 따라 분류한 3차원의 지능모형을 발전시켰다. 각 차원은 다시 몇 개의
하위차원으로 나뉘어져서 이 모형에서는 총 120개의 요인들이 지능을 구성한다.
  최근의 인지심리학의 발전은 심리학자들의 관심을 지능의 구성요소를
밝히는 노력에도 쏠리게 하였다. Horn(1982)은 정신능력을 유동지능과
결정지능의 두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유동지능은 정보처리의 속도와 정확성에
관여하고 개인의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들에 의해서 주로 결정되는 데 반하여
결정지능은 관계의 이해와 판단 및 문제해결에 관여하고 주로 개인의 경험과
지식에 기초한다. Horn에 따르면 유동지능은 청년기 이후 점차 감소하는 반면
결정지능은 일생에 걸쳐 계속해서 증가한다고 한다.
  지능에 대한 인지적 접근 중 가장 새롭고 포괄적인 이론은 Sternberg(1985)에
의해서 제안되었다. 그는 지능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지적 성분이라고 불리는
심리적 과정의 틀을 갖고 있어 이 성분과정들의 작용에 의해서 수행결과가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Sternberg는 지능의 성분과정을 다섯 유목으로
분류하였다.
  요인적 접근과 Sternberg의 성분적 접근은 상호보완하여 개인의 지적능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요인접근법은 한 개인에 대해서 어떤 특정
정신능력이 우수하고 어떤 능력이 부족한지를 알려주며, 성분접근법은 특정
정신능력이 우수하거나 부족한 원인이 어떤 정신과정들에 기인하는지를
밝혀준다.

    8. 4. 2. 지능과 창의성

  지능의 개념은 정신능력과 그에 관련된 개인차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천재니
창의성이니 하는 것과 지능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창의성을 지적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 혹은 창의성이란 아주 특별한 기제를 수반하는 것이냐 하는
문제는 아직도 논쟁의 대상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창의성을 '독특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과정' 이라고 정의한다. 창의성에 대한 연구중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Guilford의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의 구별이다. 이 두 종류의 사고는
문제해결과정에서 적용된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가능한 해결책들을
기억해 내거나 새 해결책들을 고안해 내는 확산적 사고가 필요하다. 즉 개인의
사고가 여러 갈래로 퍼지는 단계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능성들을 좁히고
적합한 해결책으로 수렴하기 위하여 지식과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수렴적
사고이다. 어려운 문제를 풀 때 사람들은 두 유형의 사고를 번갈아가면서
진행한다.
  대부분의 지능검사들은 수렴적 사고를 강조한다. 즉 분명하게 정해진 답들이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지능검사들은 독창적인 생각을 잘 내놓는, 즉 확산적
사고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잘 선별하지 못한다. 이런 검사들이 창의성을
예언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창의성 검사는 확산적 사고를 측정하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볼펜의 용도를 생각나는 대로 모두
써보시오" 라고 묻고 이에 대하여 별스러운 응답을 많이 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창의성 검사의 타당도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조사하여야만 확인될 수
있다. 즉 창의성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후에 창의적 업적을 많이
이루어야만 창의성을 측정하는 데 타당한 검사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의성
검사들에 대한 타당도는 아직 확실히 말할 수는 없는 단계이나 몇 연구자들의
보고를 토대로 하면 그다지 높은 것 같지는 않다. 이는 창의적 업적이 확산적
사고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 판단, 성취동기, 진취성, 모호성에
대한 인내 등의 성격요인들이 깊이 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과 IQ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지능검사와 창의성 검사를 동일인에게
실시하면 상관관계가 꽤 높이 나온다. 그러나 IQ가 120 이상이 되면 두
검사점수들간의 상관계수가 영에 가까와진다. 그러므로 IQ가 120인 경우에는
IQ는 더 이상 창의성과 관계가 없고 IQ가 120미만일 때에만 IQ에 비례해서
창의성 점수가 높아진다. 이 결과는 두 가지 점을 시사하는데 첫째,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어느 정도 수준의 지능(IQ가 120 정도)이 필수적이고, 둘째, 지능이
일단 그 수준을 넘어서면 창의성은 지능보다는 다른 요인들, 즉 앞에서 언급한
성격요인들이 중요하게 관여한다는 점이다.

    8. 4. 3. 연령에 따른 지능의 변화

  지능이 연령과 더불어 성숙한다는 증거를 처음 제시한 사람은 정신연령의
개념을 소개한 Binet이다. 유아의 지능을 측정하기 위한 검사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은 Arnold Gesell이 만든 Gesell발달일정검사이다. 이 검사는 생후
4주에서 5년까지의 연령수준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검사에서 유아가 획득한
점수를 발달지수라고 한다. 유아의 IQ로부터 성인기의 IQ를 추정한다는 것은
무모하리만치 불확실하다. 그러다가 7세경에 이르면 IQ는 비교적 안정되어서 그
이후로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극단적인 환경과 학습기회의 변화가 오면
IQ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능의 영역에 따라 성숙하는 속도도 다르다.
  Thurstone(1955)에 의하면 성인의 지각속도능력의 80%는 12세에서, 추리력의
80%는 14세에서, 언어이해력의 80%는 18세에서, 그리고 어휘유창성의 80%는
20세 이상에서 성숙된다고 한다.
  Bayly(1970)는 여러가지 지능검사들을 사용하여 출생시부터 36세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IQ의변화를 관찰하였다. 그 결과에 따르면, 지능은
24세까지는 계속 증가하나 그 이후로는 평탄해져서 36세에 이르기까지 별로
변화하지 않았다. 다른 연구들에 의하면 지능은 40세이후부터 감퇴하기
시작하여 60세가 지나면 지능감퇴가 현저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지능의 감퇴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정신능력의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경험의
축적과 관련된 능력들은 고령에 이르러서야 감퇴하며 속도와 단기기억에 관련된
정신능력들은 30 - 40세부터 감퇴가 시작된다. 지능의 감퇴는 직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지적 요구가 높은 직업의 종사자는 다른 사람보다 지능이 빨리
감퇴하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은 즐거울 뿐만 아니라 지능감퇴를 방지하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8. 4. 4. 유전과 환경이 지능에 미치는 영향

  지능의 개인차는 어느 정도가 유전에 기인하고 어느 정도가 환경에
기인하는가? 이 문제는 심리학자들간에 이루어져 온 오랜 논쟁의 주제이다.
많은 학자들이 유전이 지능에 관여한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으나 유전과
환경이 지능에 기여하는 비중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한다.
  지능과 유전과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들은 대체로 혈연관계를 지닌 사람들의 
IQ간의 상관을 기초자료로 하여 이루어진다. 이들 연구에서 보면 유전의
영향력을 강조한 증거들로 (1)혈연관계가 가까울수록 두 사람의 IQ간의
상관관계가 높다. 즉 양부모와 자녀간보다 친부모와 자녀간에 상관이 높고, 그냥
형제보다는 이란성 쌍동이간에, 그리고 이란성 쌍동이보다는 일란성 쌍동이간에
IQ의 상관이 높다. 함께 양육한 일란성 쌍동이의 경우는 상관이 r=.86에 이른다.
(2)혈연관계가 있으면 격리되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양육되더라도 IQ간에
상관을 보인다. 일란성 쌍동이는 따로 양육한 경우에 조차 r=.72라는 높은
상관을 지닌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환경의 영향이 존재함도 동시에 보여준다.
왜냐 하면 (1)혈연의 정도가 같을 경우 함께 양육하였을 때가 따로 양육하였을
때보다 IQ의 상관이 일관성 있게 높았고(예 : 함께 양육한 형제간의 상관이
r=.47인 데 비하여 따로 양육한 형제간의 상관은 r=.24임). (2)혈연관계가 전혀
없을 때에도 환경을 공유한다는 이유만으로 꽤 높은 상관이 나오기 때문이다.
양부모와 자녀의 경우 r=.31로서 친부모와 자녀간의 r=.40보다는 낮지만 그래도
꽤 상당한 크기의 상관인 것이다.
  많은 학자들은 유전인자가 개인의 지능의 상한과 하한을 정해 주고 그
범위내에서는 환경에 의해서 지능의 정도가 결정된다고 믿는다. 즉 유전인자가
정해준 범위내에서 풍요한 환경에서 양육되면 IQ가 어느 정도 증가하고 결핍된
환경에서 자라면 어느 정도 감소한다. 개인의 지적 잠재능력의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들로는 영향, 건강, 자극의 질, 가정의 정서적 분위기, 행동에
대한 피드백 등이다. 두 아동의 유전인자에 의한 지능수준이 비슷하다면
모태내에 있을 때와 출생 후의 영양과 건강상태가 좋고, 지적으로 자극적이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정에서 자라나고, 학업성취에 대하여 적절한 보상을 받는
아동이 그렇지 못한 아동에 비하여 더 높은 지능을 갖게 된다.
  지능에 대한 환경의 영향은 지능발달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2 - 5세때 가장
크다. 따라서 이 시기에 풍부한 환경 자극을 제공하면 지능의 발달이 촉진될
것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미국에서는 결핍된 환경을 지닌 빈곤한 가정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조기교육을 시켰다. 헤드 스타트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중류이상 계층의 아동들이 일상적으로 가정에서 받는 지적 자극을
하류계층의 아동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헤드 스타트는 꽤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것은 사회의 노력에 의하여 결핍된 아동의 환경을 일찌감치
정상적인 환경으로 바꿔줌으로써 자신이 물려받은 지적 능력을 충분히
발달시키도록 하는 것이 가능함을 입증한다.

    8. 4. 5. 극단적인 지능

  지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간에 몰려 있고 소수의 사람들이 양극단에
위치하는 정상분포의 형태를 이룬다. 분포의 양극단에 속하는 지능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정신지체자

  IQ가 70이하인 사람들을 정신지체자라고 부르며 전체인구의 약 3%정도로
추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지능검사상의 점수가 아니라 스스로 생존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의 존재여부이다. 지체자 중 IQ가 50 - 70인 사람들은
교육가능수준으로 분류되며 8 - 12세 아동의 지능수준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적절한 도움이 주어지면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IQ가 30 - 50인
사람들은 훈련가능수준으로 분류되며 4 - 7세 아동의 지능수준이다. 이들은
항상 타인의 도움에 의지해야 하지만 일상적인 욕구처리 행동을 배울 수 있어
보호시설에서는 생활해 나갈 수 있다.
  IQ가 30이하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보호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만 살아갈
수 있다.
  정신지체자들의 대부분은 뚜렷한 신체적 원인을 찾을 수 없다. 이들은 대개
부모의 지능이 낮고 결핍된 가정 출신이다. 따라서 어렸을 때의 영양부족,
의료보호의 결여, 지적 자극의 결핍, 부모의 무관심 등 나쁜 환경요인들 때문에
지적 발달이 장애를 받은 사람들이다.
  심한 지체자들의 경우, 뇌손상이나
 신경계 구조의 선천적 결함과 같은 신체적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정신지체라고 부르며 부모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관계없이 어떤
가정에서나 발견될 수 있다. 뇌손상은 출생시에 뇌에 상처를 입거나 산소결핍
등에 의해서 일어나기도 하고 유아기에 열병의 후유증으로 생기기도 한다. 또한
임신초기에 매독균의 감염으로 초래되는 경우도 있다. 정신 결손의 흔한 형태의
하나로 다운씨 증후군을 들수 있다. 주로 나이 많은 여자가 임신하였을 때
수정란의 염색체의 세포분열이 잘못되어 일어나는 데 정상인의 경우 체세포의
염색체수가 46개인 데 비해서 이 증후군의 사람은 47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이증후군의 특징은 신체적 기형을 수반하는 심한 정신적 박약이다.

    2. 영재

  지능의 분포에서 상위극단에 속하는 사람들을 영재라고 부른다.
  Stanford - Binet검사를 만든 Terman은 1921년부터 상당기간에 걸쳐 IQ 140
이상의 지능우수아동 15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는데 그 결과 이들 높은 IQ를
지닌 아동들은 정신신체, 사회적응, 성격 등의 여러 측면에서 우수하였음을
발견하였다. 이들을 어른이 된 뒤에 추적하여 조사하였더니 대체로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음이 관찰되었다. 영재들 중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성공한
영재들과 비교하기 위하여 성인용 지능검사를 실시하였는데 지능점수상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회적응성 및 성취동기에서는 두 집단간에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즉 개인의 성공에는 지적 특성뿐 아니라 위와 같은
성격특성들도 중요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근래에는 영재를 일반학급으로부터 분리하여 특별교육을 실시하는
영재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다. 이는 정신지체 아동들을 특별학급에서 따로
교육시키는 것과 같은 취지에서이다. 즉 일반학급의 교육과정이 극단적인
지능을 가진 아동들에게 적절치 못하므로 이들의 지능수준에 알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지적 발달을 도와주기 위한 의도이다. 영재 프로그램에
선발되면 대체로 주당 2 - 3일간은 일반학급을 빠져 나와 특별학급에서 자신의
흥미에 근거한 학습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영제 프로그램은 첫째,
일반아동들에 대한 차별의 문제를 제기하며, 둘째 영재 자신들에게도 과연
잠재능력의 개발에 도움을 주는가의 여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셋째
영재라는 분류와 분리교육이 성격발달이나 사회적 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문점 등 때문에 확실한 평가가 내려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아마도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모든 아동들을 영재로 취급하여 영재들에게 베푸는 것과 같은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리라.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보면 모든
어린이들은 각기 제 나름대로 영재다움을 간직하고 있지 않은가.

    [ 요약 ]

  개인차의 연구는 인간의 마음을 탐색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인원의 선발이나 진단, 예언 등의 실용적인 목적에도 크게 이바지한다.
  측정은 관찰 및 실험과 더불어 과학적 연구를 도와주는 중요한 연구수단이다.
심리학에서는 개인차의 측정은 주로 엄격한 절차에 따라 제작되고 실시 및
해석되는 검사라는 측정도구를 사용하여 이루어진다. 검사결과가 의미 있게
해석되기 위해서는 타당도, 신뢰도, 표준화, 변별력 등의 요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지능검사는 원칙적으로는 타고난 지적 능력을 측정하려는 검사이다. 그러나
성취검사의 성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며 문화적 배경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검사문항을 선정할 때나 검사점수를 해석할 때에는 여러 사항들을
고려하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지능검사는 Binet로부터 출발하여 Termanm, Wechsler 등에 의하여 발전되어
왔다. 오늘날 사용되는 대표적인 개인지능검사는 아동용의 Stanford - Binet
검사 및 성인용의 Wechsler 성인지능검사(WAIS)가 있고 다수의 인원을 측정할
때에는 집단검사를 사용한다.
  지능의 본질을 알아보는 접근방식에는 요인접근법과 인지접근법이 있다.
요인접근법은 지능검사를 수행할 때 관여하는 정신과정들의 종류와 성질을
찾아내고 개인의 정신능력의 차이가 어떤 과정에 기인하는 지를 규명한다.
지능과 창의성간에는 상관이 있기는 하나 어느 정도의 지능수준에 이르게 되면
창의성은 지능보다는 성격특성들에 의해서 더욱 좌우된다.
  유전과 환경은 상호작용하여 한 개인의 지능을 결정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이다. 유전은 환경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는 지능의 범위를 결정해
주는 것 같다. 그러나 타고난 지능을 충분히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환경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능의 분포가 양극단에 속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심리학에서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능의 하위극단에 속하는 정신지체는 결핍된 환경이나 뇌손상,
Down씨 증후군 등의 결과이며 사회의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지능의
상위극단에 속하는 영재에 대해서는 최근 영재 프로그램을 통한 특별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연습문제

  1. 측정이란 무엇인가? 심리학에서의 측정은 자연과학에서의 측정과 어떤
면에서 동일하고 어떤 면에서 다른가?
  2. 좋은 검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들이 충족되어야 하는가? 왜 그럴까?
  3. 지능검사 점수는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고 어떤 경우에 판단의 준거로
사용될 수 있는가? 지능의 정의, 문화의 영향, 교육적 견지 등을 생각하면서
논의하라.
  4. 어떻게 하면 아동의 지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성인기에 지능감퇴를 예방할
수 있는가? 아이를 양육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입장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보아라.
  5. 대부분 정상범위의 지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가 지능의 양극단에
속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배려하고 활용하여야 할지를 논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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