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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3/심리학개론

기억과 망각

by FraisGout 2020. 7. 17.

    개관

  기억은 과거경험을 기록, 저장하는 방대한 지식체계이다. 기억능력이 없는
유기체는 상상할 수도 없으며, 만약 기억이 없다면, 과거는 없고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또한 우리는 아무 것도 학습할 수 없을 것이며 똑같은 일이라도 접할
때마다 새롭기 때문에 이를 학습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허비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식의 습득, 기술의 연마, 문제해결, 그리고 대인관계등
모든 인간 활동이 기억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므로, 다른 사람과 간단한
대화조차도 나눌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기억문제들은 이론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배운 내용을 어떻게 하면 더 잘 기억할 수 있을까?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내용을 어떻게 기억하지 않을 수 있는가? 어떻게 내용을 기억에 저장하면
필요할 때 더 빨리 그리고 더 정확히 찾아 활용할 수 있는가? 이러한 기억
문제는 심리학의 다른 분야들, 즉 지각, 학습, 언어, 사고, 사회행동과 같은
분야들과 밀접히 관련되므로, 지금까지의 기억연구들을 살피는 것은 기억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도 증진시켜 줄 것이다.
  그 동안 기억연구는 주로 연합주의적인 입장에서 연구되어 왔고, 그에 따라서
기억은 행동에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기억과 인출은 자극과 반응의 연합 이상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정보처리 접근방법에 의해 기억이 연구됨에 따라서 어떤 내용을 우리 머리속에
저장하거나 인출하는 조작들이 컴퓨터의 기능과 비유되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이 어떻게 정보를 저장하고 그것을 어떻게 인출해 내는가를 연구하기 위한
개념과 용어가 제공되었고, 이러한 인지적 개념틀 속에서 기억현상을 연구하게
되었다.
  본장에서는 기억에 대한 그 동안의 이론적 접근방법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기억연구들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중심으로 기억의 기능적 단계, 즉
약호화, 저장, 인출을 살펴보고, 기억의 구조적 유형, 즉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을 살펴볼 것이다.또 기억의 다른 측면으로 볼 수 있는 망각과 그에
관련된 이론, 그리고 특수한 기억현상들을 기억이론과 관련하여 논의할 것이며,
끝으로 기억의 실용적인 측면도 고찰할 것이다.
  (참고문헌)
  1. 김영채, '인간학습과 기억' , 중앙적성출판부, 1982.
  2. 이관용 외(역), '인간기억의 심리학', 법문사, 1984.
  3. 이관용, 김기중(역), '학습심리학' , 법문사, 1982.
  4. 이관용 외(역), '학습의 이론' , 중앙적성출판부, 1988.
  기억이란 이전의 경험을 기록,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한 경우에 그 기록내용을
참조하여 현재의 행동이나 경험에 여항을 주는 과정이다. 만약 기억능력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학습할 수 없으며, 그에 따라서 기술을 활용한다거나
사람들의 이름을 회상하고 얼굴을 재인할 수도 없다. 더욱이 기억이 존재하지
않게 되면, 자신위 사고작용을 돌이켜 살펴본는 반성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럴
경우 어제의 '나' 이 오늘의 '나' 과 같다는 자기 정체감이 존재 할 수
없게 되므로 현재를 경험하는 주체도 없게 된다. 기억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옛 친구를 알아보고 과거를 회상하며,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내' 이
'나' 인지를 의심하지 않는다. 개인적 정체감이 연속된다는 생각은 바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응 기억의 연속성에 근거한다.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와 이것이 유기체의 수행이나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밝히는
것은 그 이론적 중요성뿐 아니라 학습이나 발달, 교육 등의 기억과 관련된 다른
분야나 실용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6. 1. 기억연구의 전통

  20 세기 초 행동주의가 심리학을 주도할 때 심리학은 인간과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심리학은 행동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정신과정을 연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심리학
연구의 이론적 접근방법이 제안되어 왔으나, 여기에서는 기본적 가정과
방법론에 있어서 크게 대조되는 두 가지 접근방법을 고려해 보겠다.

    1. 연합주의적 관계

  Aristotle의 연합주의는 과거에 경험했던 것을 어떻게 회상하느냐에 관한
일종의 기억이론으로서 17세기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들은 이러한 생각을
인간본성의 광범위한 개념으로 확장하고 정교하게 하였다. 인간기억을
실험적으로 검토한 최초의 연구자였던 Ebbinghaus는 이러한 연합주의의 전통을
이어받았다. 연합주의 견해에서는 기억을 복잡한 연합의 망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에, Ebbingha - us는 그 기본단위인 단일연합을 실험장면에서 객관화하고
측정하려고 추구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그는 다른관념이나 서로
연합되지 않은 실험재료의 필요성에서 소위 무의미철다를 창출하였고 이를
실험재료로 사용하였다. 이와 같은 Ebbinghaus의 기억에 대한 연합주의적
접근방법은 앞 장에서 언급된 언어학습연구로 이어졌다.
  연합이론가들에게는 근접성이 연합형성의 기본적인 조건이었다. 즉 두 가지
사상들은 그것들이 시간적으로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연합된다. 이러한 연합의
강도는 두 사상들이 더 자주 함께 발생할수록 더 강해지며, 더 강한 연합은
그것보다 약한 연합을 간섭하거나 밀어낸다. 그리고 근접성이 없는 연합을
설명하기 위해 매개의 개념이 사용되었다. 매개란 이전에 연결되지 않았던 두
자극사상들이 제3의 사상에 의해 서로 연결되는 것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커피와 의자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탁자가 제3의 매개개념으로
작용하여 커피와 탁자가 연결되고, 탁자와 의자가 연결되어 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2. 인지심리학적 견해와 정보처리적 접근방법

  1960년대 말부터 인지심리학이라는 용어는 사람이 어떻게 정보를 획득하고,
저장하고, 조직하고 사용하는가를 기술하는 데 사용되기 기작하였다. 현재의
인지심리학은 많은 원천에서 유래되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지각, 학습 그리고
사고의 통합에서 인지적 요소의 역할을 강조하였던 초기 게스탈트학파는
인지심리학에 중요한 영항을 주었다. 게스탈트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기억은
요소들 사이의 연합만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지각, 기억 및 사고는 역동적으로
구조화된 하나의 체계이다. 따라서 유기체가 경험하는 새로운 정보들은 이
체계에 단순히 첨가되기보다는 그 체계의 재구조화를 일으키거나, 기존 체계에
의해 정보 자체가 왜곡되거나 변경된다. 이러한 게스탈트심리학의 전통은 최근
정보처리접근방법을 기초로 한 인지심리학에 이어지고 있다.
  Nesser에 따르면 인지란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론 정보가 변형되고, 축약되고,
정치되고, 찾아내어지고 활용되어지는 정신과정을 말한다. 이러한 정신과정들을
연구하는 심리학의 분야를 인지심리학이라 일컬으며, 현대의 기억연구는 정보의
저장과 인출에 관여하는 정신과정들을 연구하기 때문에 인지심리학의 중요한 한
분야를 이루고 있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틀로써 정보처리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이 접근방식은 인간의 정신과정을 컴퓨터의 정보처리과정과 동일하게
보는 것이다. 우리가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고, 저장하였다가 필요할 때 그것을
꺼내어 사용할 수 있듯이, 유기체의 인지활동도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기억 속에 저장되었다가 필요할 때 인출되는 일련의 정신조작들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처리적 접근에서 연구자들의 관심은 정보가 변형되는 단계들의
특징과 그 계기성을 밝히는 데 있다. 정보처리적 접근을 취하게 되면, 정보가
처리되는 계기적 단계들의 특성들에 의해 특정한 과제를 수행하는 인지과정들을
정확히 기술할 수 있기 때문에 기억연구에서 유용한 접근방법이다.

    6. 2. 기억과정의 분석

  정보처리적 접근법을 사용하는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기억과정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기억의 내용에 따른 일화적,
의미적 기억구분과, 기능적 과정에 따른 약호화, 저장, 인출의 단계구분 및
시간경과에 따른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의 구조적 구분이다. 이상의
구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이 구분들이 서로 배타적인 기준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단지 기억과정이 워낙 복잡하고 다양하여 각기
다른 측면을 부각시킨 데 기인한다. 이 절에서는 앞서 언급된 구분들의 주된
내용들을 살펴보고, 다음 절에서는 각 기억단계에서의 기능적 과정을 중심으로
각 단계의 특징을 살펴보겠다.

    1. 기억내용에 따른 분석

  Tuvling(1972)은 기억내용에 따라 기억을 일화적 기억과 의미작 기억으로
구분하였다. 일화적 기억이란, 예를 들면 "나는 어제 극장에 갔었는데 표가
없어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 "나는 내일 오후 두 시에 진찰받기로 한
약속을 기억한다." 등과 같은 한 개인의 특정한 과거경험이 시간과 공간적인
참조에 따라서 자서전적으로 기술될 수 있는 기억을 말한다. 이에 비해 의미적
기억은 자서전적이 아니며, 단어나 상징에 대한 지식, 즉 그들의 의미, 참조물
또는 그들간의 관계나 단어의 생성규칙 등에 관한 지식을 포함한다. 의미적
기억의 예로는 "나는 호랑이가 고양이과 동물이라는 것을 안다." ,
"나는 적도가 덥다는 것을 안다." , "나는 삼월 다음에 사월이라는
것을 안다." 등이다. 이들 예문은, 의미적 기억이 개인의 과거 경험이나,
지식이 습득된 맥락과는 독립된 일반적 지식임을 보여준다.

    2. 기는적 과정에 따른 분석

  정보처리 접근의 특징은 수행의 주체가 우구인지에 상관없이 어떤 과정이
일어나는가에 관심을 둔다는 점이다. 인간이든 컴퓨터든 기억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를 알아야 한다. 기억에 필요한 세 가지 기능적
단계는 약호화, 저장, 인출이다. 각 과정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처음에 소개받았을 때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에 접어
넣게 되는 단계를 약호화단계라고 한다. 약호화단계라고 부르는 이우는 귀에
들려진 어떤 사람의 이름에 대응하는 음파가 기억될 수 있는 부호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호로 변형된 다음에는 다음에 만날 때까지 그 부호를 기억
속에 저장해 두어야 한다. 이것이 저장단계이다. 그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는
기억 속에 부호로  저장된 이름을 끄집어 내야 되는데 이 단계가 인출단계이다.
만약 다시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 내지 못한다면, 이 세 가지
조작중 어느 한 단계에서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즉 약호화가 적절하지 못하거나,
틀려서 그럴 수도 있다. 또한 정보가 저장도중에 왜곡되어서 그럴 수도 있고,
저장용량이 너무 작아서 원하는 모든 정보를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따라서 기억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각 단계에서 어떤 정신조작이
일어나는지 세분하고, 이 조작들이 어떻게 잘못되어 기억 실패를 초래하는가, 즉
경험했던 내용을 왜 기억하지 못하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

    3. 지속시간에 따른 구조적 분석

  정보가 처리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처리시간이 요구된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기억이 지속되는 시간에 따라 특징적으로 구별되는 세 유형의
기억구조를 상정할 수 있다. 장기기억, 단기기억 및 감각기억이 그것이다.
  일상생왈에서 우리가 기억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흔히 오랜 과거의 것들을
말한다. 이것을 장기기억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국민학교 4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의 이름을 회상하는 것은 학기말 시험내용을 회상하는 것과 같이
장기기억을 요구한다. 어떤 과제의 수행이 1분 이상의 파지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장기기억의 과제로 볼 수 있다.
  장기기억보다 짧은 지속시간을 갖는 것이 단기기억이다. 전화번호를 보고
다이얼을 돌리는 몇 초 동안 우리는 전화번호를 머리속에 외우고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기억을 단기기억이라고 한다.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정보를 암송할 수 있는 한, 단기기억에 정보를 보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만약 주의가 산만해지면 이 기억은 재빨리 사라질 것이다.
  또 다른 기억의 종류로는 단기기억보다도 지속시간이 더 짧은 것으로
감각기억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감각기억은 감각에 제시된 정보를 상당히
완전하고 정확하게 보유하는 것으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지속된다. 이는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경로와 관련되어 있으며, 이 감각기억에 있는 정보가 주의
등에 의해 단기기억에 넘어갈 때까지만 그 정보가 유지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주의에 의해 감각기억에 있던 정보는 단기기억으로
넘어가며, 20 - 30초 동안 단기기억에 유지되는 동안에 반복하여 시연된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넘어가지만, 그렇지 못한 정보는 망각된다. 정보가 일단
장기기억에 저장되면 비교적 영구적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렇게 기억의
지속기간에 의해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을 구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으며, 대개
실험실에서 행하는 과제의 특성에 근거해서 구분된다. 즉 20 - 30초 이내의
기억을 요구하는 과제이면 단기기억을 다루고 있는 것이고, 그 이상의 시간경과
후의 기억을 요구하는 과제이면 장기기억을 다루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6. 3. 감각기억

  감각기억은 앞으로 논의될 단기기억이나 장기기억과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감각기억은 감각양상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개
기껏해야 1 - 2초 동안만 자극에 대한 세부적인 표상을 유지한다. 순간적으로
주어지는 물리적 자극들에 대해 최소한의 지각적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요구되는데, 감각기억은 이러한 지각적 분석이 일어나는 데
요구되는 시간 동안 자극에 대한 감각적 신호를 유지한다.

    6. 3. 1. 감각기억의 특징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양상은 각기 그 나름의 기억체계 혹은
감각완충기를 갖고 있다. 감각기억은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적인 기억과 구분될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로, 감각기억의 내용은 자극에 대한
감각효과의 기록이라는 것이다. 즉 감각기억에 보존되는 정보는 자극의 물리적
특징과 일대일로 대응되는 표상이다. 예로써 감각기억내에서의 시각적 경험은
명도, 크기 및 색깔 등의 물리적 세부특징들에 의해 표상되어 있다. 그러므로
감각기억은 세상에 관한 우리들의 지식이 적용되기 이전의 표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감각기억의 두번째 특징은 용량이 비교적 크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어떤
장면을 보게 되면, 우리가 나중에 보고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순간적으로 수용한다. 그러나 감각저장의 용량은 수용기들의 물리적인 조건들과
민감도에 의해서 제한된다. 감각기억이 다른 기억형태들과 구분될 수 있는
세번째 특징은 지속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시각적인
감각기억은 1초 이하로 지속된다. 비록 시각적 감각기억과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청각적인 감각기억도 수 초 동안만 지속된다. 시각적이든 청각적이든
감각기억에서의 정보는 아주 신속하게 상실된다. 그러므로 감각기억은 자극의
종료 후에 얼마 동안만 신경계에서 지속된다. 따라서 감각기억은 그것의 내용,
용량 및 지속기간에 의해서 다른 기억형태와 구분된다.
  Neisser(1967)는 시각적인 감각기억을 영상기억이라 하고, 청각적인
감각기억을 잔향기억이라 하였다. 물론 운동이나 화학적인 감각도 나름대로의
감각기억을 가질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심리학에서 감각기억의 연구는 이
두 가지에 집중되어 왔으므로 이들에 국한해서 논의할 것이다.

    6. 3. 2. 영상기억과 잔향기억

  복잡한 시각적 장면이 실제로 망막 위에 비쳐지는 것은 순간적이지만, 그
장면에 대한 지각적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 즉 어떤
경우에는 물리적인 신호가 지속되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리의 지각체계가 그 과제를 수행할 동안 그 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제가 필요하다. 이러한 유지작용을 하는 기억이 영상기억이다. 영상기억의 몇
가지 속성이 Sperling(1960)의 실험에서 밝혀졌다. 그는 피험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행렬을 순간적으로(0.05초) 제시하였다.
  X M R J
  P N K D
  L O B G
  제시된 문자를 가능한 한 많이 보고하도록 하였을 때, 피험자들은 평균 4, 5개
정도를 정확하게 보고하였다. 관찰자들은 왜 그 시간에 4개나 5개의 요소들밖에
보지 못할까? 그들은 실제 그것들을 모두 보지만 나머지는 보고하는 동안에
잊어버리기 때문에 4, 5개밖에 보고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Sperling은 실험에서 피험자들에게 부분적인 보고만 하도록
요구하였다. 즉 피험자들에게 문자행렬을 제시한 후 주어진 청각적 신호에
따라서 행렬 중 한 열만을 회상하도록 하였다. 그렇지만 그들은 문자가 제시된
후 청각적인 신호가 주어질 때까지 어떤 열을 보고해야 할지를 몰랐다. 청각적
신호는 각 열에 따라 다른 음조로 주어졌다. 부분보고에 대한 단서가 주어졌을
때, 피험자들은 특정한 열에 있는 모든 문자들을 보고할 수 있었다. 따라서
영상기억의 용량은 최소한 9개 이상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영상기억은 제시된
자극을 거의 처리하지 않은 원상태로 저장하기 때문에 자극이 제시된 후
0.25초가 경과하게 되면 정보들이 신속하게 사라지게 되어 더 이상
기억용량에서 자유롭지 않다.
  소리도 본질적으로 시간에 따라 퍼지므로, 감각기억의 존재는 청각에서 더욱
중요한 것이다. Neisser는 잔향기억이 존재한다는 가정을 지지하는 몇 가지
증거를 찾아내었다. 예를 든다면 어떤 사람에게 "돌이 아니고, 돈이야!"
라고 말함으로써 자신의 말을 정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음악감상을 할 때도
상당한 지속기간의 잔향기억이 필요하다.
  잔향기억의 존재를 증명하거나 그것의 속성을 측정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Massaro(1970)는 순수한 음조에 대한 잔향기억의 지속시간을
결정하는 실험에서 잔향기억의 지속시간이 약 250msec라고 결론지었다.
Guttman과Julesz는 백색 소음(white noise:진폭은 같고 파장이 다른 음들을
한데 섞어 제시한 자극)을 반복해서 분할하여 들려준 후 피험자들이 이러한
반복을 알아차릴 수 있는 가장 긴 분할을 결정하려는 실험에서 잔향기억의
지속기간은 약 1초라고 밝혔다. 또 숫자를 읽는 사람의 목소리는 최소한 2초
동안 파지된다는 증거도 있다(Crowder, 1969;Drawin, Turver & Crowder, 1972).
잔향기억의 지속기간이 이렇게 다양한 것은 그것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었던
자극들이 다양하였다는 것과 인간 유기체의 복잡성을 고려한면, 이런 차이는
별로 놀라운 것이 못된다.

    6. 3. 3. 감각기억의 단계

  어떤 의미에서 감각기억을 기억의 유형으로 분류하느 것 자체가 이상하지만,
감각기억도 약호화, 저장, 인출의 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있다. 어떤 자극은
감각기억에 제시된 원래의 자극과 물리적으로 유사한 형태로 약호화되어
들어온다. 예를 들어 시각의 경우는 원래 자극과 닮은 이미지의 형태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달리 말하면, 감각기억은 일반적으로 거의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원자극의 복사판을 저장한다.
  감각기억에 저장된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 급속히 쇠퇴하여 망각되게 된다.
영상기억의 경우는 1초 이내에 기억 내용이 사라지지만, 잔향기억의 경우는 수
초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감각기억에 저장되는 정보는 의미적으로 약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의미적 인출단서는 인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며, 정보가 사라지기 전에 그 정보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자극의 위치, 크기,
색, 모양과 같은 물리적 단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6. 4.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감각기억은 거의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정보를
유지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기억구조로 보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기억구조를 구분할 때 일반적으로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으로 구분하는데 이와
같이 기억을 두 가지의 기억구조로 구분하는 관행은 이중기억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견해에 대해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억을 연구하는
데 있어 보다 나은 설명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절에서는 이중기억이론에
근거하여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구조적 특성과 각 기억체계내에서 이루어지는
약호화, 저장, 인출과정에 대해 기술하고, 이중기억이론의 가정을 지지하는
주요 증거들과 이에 대한 대안적인 견해로서 처리수준이론의 생각을
논의하겠다.

    6. 4. 1. 단기기억

  감각기억보다는 더 오래 지속되는 일시적인 기억의 유형이 단기기억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의 전화번호를 찾아 보고 다이얼을 돌리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만일 그 전화번호를 마음속으로 반복하여 암송하지 않는다면 그 번호는
전화 다이얼을 돌리는 동안 망각될 것이다. 이런 형태의 기억이 단기기억이다.
감각기억에 들어 있는 정보에 주의를 집중하게 되면, 그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넘어간다. 단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는 단순한 감각기록을 넘어서서 어떤 형태의
부호로 약호화되어 있다.
  어떤 사람의 이름을 듣고 즉시 회상할 때는 그 이름을 인출해 내는 데
그리 힘이 들지 않는다. 이는 그 이름이 아직 의식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두 시간 후에 그 이름을 기억하려면 매우 힘든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
이름이 더 이상 의식 속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을 거대한 지식체계로
본다면 그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의식 속에서 잠시 동안 능동적으로 활동하며
나머지 대부분은 수동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 단기기억은 활동하는 능동적인
부분에 해당되며 장기기억은 수동적인 부분에 해당되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단기기억을 작동기억이라고도 부른다.

    1. 약호화

  어떤 정보를 단기기억에 집어 넣으려면 먼저 그 정보에 주의집중을 해야
한다. 주의는 선택적으로 이루어지므로, 감각기억의 대부분의 정보는 소실되고
주의집중을 받은 정보만이 단기기억으로 들어온다. 정보가 감각기억에서
단기기억으로 넘어올 때 단기기억에 적절한 형태의 부호로 약호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단기기억의 약호화와 관련한 많은 물음이 제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는 어떤 형태로 단기기억 속에 저장되는가? 전화번호의 숫자에 대한
단기기억의 부호는 시각적 부호인가 아니면 숫자를 소리로 바꾼 청각적
부호인가? 많은 연구들은 단기기억에서는 시각적 부호보다는 청각적 부호로
약호화가 이루어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숫자나 단어와 같은 언어적 재료일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한 예로 Conrad(1964)와 RLBKSJ와 같은 6개의 자음을
피험자들에게 보여준 후, 즉시 순서대로 회상하게 하였더니 RLTKSJ로 잘못
회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B대신 소리가 비슷한 T로 잘못 회상하였다는 것은
피험자들이 이들을 청각적으로 약호화하였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부호가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시부호는 보통 청부호로
약호화하기 힘든 사진이나 장면과 같은 것을 저장할 때 사용된다. 어떤
경우에는 시부호가 아주 생생하여 마치 사진과 같은 경우가 있는데 이를
직관상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시부호는 청부호보다 약간 빨리 사라진다. 그 외에
맛이나 냄새와 같은 감각과 관련된 부호로 저장되기도 한다.

    2. 저장

  단기기억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실 중의 하나는 그 저장용량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보통 단기기억에 저장될 수 있는 용량은 7 2개의 항목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단기기억의 용량은 누구에게나 비슷하다. 이와 달리
장기기억의 용량은 무제한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장기파지와 단기파지를 연구하는 실험상황간에 중요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단기기억에 관한 실험에서는 항목들이 단
한 번만 제시되는 것이 보통이다. 한 번 제시한 후에 기억되는 항목의 수는
기억폭이라고 알려져 있다. 가끔 기억폭은 인간 마음의 가장 중요한 성질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가장 오래된 정신능력에 대한 측정방법 중 하나는
수열범위과제이다. 이 과제에서는 일련의 수열들을 피험자에게 읽어주고
피험자는 그것들을 같은 순서로 반복하도록 한다. 정상 성인에서의 그 범위는
약 7개이다. 7개 이상을 기억하는 것은 반드시 높은 지능을 나타내지는 않으나
5개 이하는 정신박약의 증거일 수도 있다. G. A. Miller는 기억의 용량에 관한
여러 실험들이 단기기억의 용량이 7개라는 데 일치하는 것이 인상적이어서 7을
'신비의 숫자' 라고 명명했다.
  단기기억이 7개 항목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면, 어떤 단위로 7개를 저장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YTDRAES는 7개의 자모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를 다시
배열하면 STRAYED라는 단어가 되어 한 항목으로 취급될 수 있다.
1, 5, 9, 2라느 4개의 숫자를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으로 묶는다면 하나의
항목이 된다. 이처럼 제시되는 자극들은 유의미한 단위로 몪일 수 있느며,
이렇게 묶인 단위를 청크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7개의 청크를 기억할 수
있다고 하면 "너 어제 저녁에 어디서 무엇을 했니?" 라는 질문에 조차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자모는 단어 청크로, 단어는 문자 청크로 다시 묶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긴 문장을 단기기억 속에 저장할 수 있고 또 원활한
의사소통도 가능한 것이다. 청크는 피험자 자신이 자극재료에 부과하는
체제화의 단위이기 때문에 매우 주관적인 것이며, 체제화하는 사람에 따라 그
용량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단기기억의 정보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대략 30초내에 사라지는 것으로
보이며, 실험실에서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과제를 조작할 때 대략 이 시간에
근거해서 구분한다. 예를 들면, Peterson 부부는 XJD와 같은 철자를
피험자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철자를 마음속으로 반복하여 시연하지
못하도록 곧 이어 숫자를 거꾸로 빼나가는 교란과제를 시켰다. 그 다름에 처음
보았던 철자를 회상시켰다. 그 결과 약 18초의 교란과제 후에는 정확회상률이
20%정도로 감소되었다. 또 3자음이 아닌 3개의 낱말을 사용하여 실험했을
경우에도 결과는 동일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단기기억이 30초내에 사라진다는
사실과 청크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누구나 7개 정도의 단기기억용량을 갖고 있으며, 단기기억 속에
7개 미만의 정보가 들어 있다면 새로운 정보는 계속 단기기억 속으로
약호화되어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만약에 단기기억의 용량에 정보가 꼭 차게
되면,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이미 들어 있던 정보가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한다. 이때 제일 먼저 들어왔던 정보가 제일 먼저 사라지고 두번째
들어왔던 정보가 두번째로 사라지는 대치의 원리에 의해 정보들이 단기기억에서
사라져 간다. 즉 단기기억은 7개의 칸을 가진 상자로 생각할 수 있다.

    3. 인출

  단기기억은 7개의 항목을 능동적으로 저장하는 기억이다. 따라서
단기기억으로부터의 정보인출은 오류가 거의 없다. 그리고, 적은 수의 항목이
의식의 범위내에 있기 때문에 그 정보를 끄집어 내는 것이 즉각적이며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고 상식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인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Sternberg가 증명하였다. Sternberg는 하나에서 여섯 개까지의
숫자를 기억자극으로 피험자에게 제시하였다. 기억자극을 제시한 뒤 1내지 2초
후에 하나의 숫자를 판단자극으로 제시했다. 이때 피험자가 해야 할 일은
판단자극으로 제시된 숫자가 기억자극의 목록 속에 있었는지 여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 6, 1을 기억자극으로 제시한 다음에
6이란 숫자가 판단자극으로 제시되었다면, 피험자는 빨리 '예' 라는 단추를
눌러 반응해야 하고, 만약 2라는 숫자가 판단자극으로 제시되었다면 피험자는
빨리 '아나오' 라는 단추를 눌러 반응해야 한다. 판단자극이 제시될 때 부터
'예' 또는 '아니오' 의 단추를 누를 때까지의 시간, 즉 반응시간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단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항목의 수에 따른
반응시간은 직선적으로 증가하였다. 이 결과는 단기기억의 인출과정에 관해
많은 사실을 말해 준다. 우선 단기기억 속의 항목의 수와 판단시간의 직선적
비례관계에서 기억 자극의 수가 하나 증가하는데 따라 반응시간은 약 40msec씩
증가함을 볼 수 있다. 또 판단자극을 약호화하고 단추를 누르는 데는 400msec가
소요됨을 볼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우리가 단기기억에서 정보를 찾아 비교할 때에 한 번에 하나씩
계열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판단자극이 기억자극 속에
있었던 경우의 판단시간과 없었던 경우의 판단시간이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은
판단자극을 약호화하여 기억자극과 비교하는 도중에 판단자극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끝까지 비교가 이루어짐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Sternberg의 기억인출 연구에 따르면 단기기억 정보의 인출과정은 계열적으로
탐색이 이루어지고 또한 소진적으로 탐색이 이루어지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6. 4. 2. 장기기억

  장기기억은 정보를 무한히 유지하는 비교적 영구적인 기억구조이다. 전술했던
바와 같이 단기기억의 정보가 시연을 충분히 받게 되면 장기기억으로 전이되고,
그러하지 못한 것은 망각된다. 장기기억에 저장되 정보들은 인출단서에 의해
탐색되어져 나중에 다시 인출될 수 있다.

    1. 약호화

  정보처리의 각 단계는 그 단계에 알맞는 기억부호로 정보를 약호화한다.
감각기억에서는 물리적 자극속성과 동일하게, 단기기억에서는 청각부호와
시각부호로 정보를 약호화하여 처리한다. 그러나 장기기억은 주로 의미에 따라
약호화된다. 정보의 의미를 약호화하는데는 두 가지 형태의 부호가 사용된다.
예를 들어 기차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자. 기차의 의미를 철로 위를 달리는
전형적인 기차의 모습에 대한 마음의 그림, 즉 심상으로 약호화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상적이고 개념적인 사전적 의미로 약호화할 수도 있다. 전자를
심상부호, 후자를 의미부호라 한다. 장기기억에서 정보의 약호화는 주로 이 두
가지 부호에 의존한다. 그러나 그밖에도 청각부호가 사용되기도 하고, 맛이나
냄새도 장기기억에 약호화해 놓을 수도 있다.
  만일 당신이 긴 단어목록이나 긴 문장을 외우고 나서 몇 분 후에 그것을
회상하려 한다면 잘못 회상할 수 있다. 그리고 틀리게 회상된 단어나 문장은
대부분 원래의 단어나 문장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것일 것이다. 이는 의미에
따라 부호화하였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한편 장기기억에서 심상부호가 이용되는 증거로써 Bower는 피험자들에서
20개의 단어쌍을 외우게 하여 자극어인 첫번째 단어가 제시되면 두번째 단어를
반응어로 기억하게 하였다. 에를 들면 말 - 책상의 단어쌍에서 말이란 자극어를
보고 피험자를 책상이란 반응어를 기억해 내야 했다. 심상사용집단의
피험자들에게는 단어쌍을 외우되 '말이 책상 위로 뛰어오르는 광경' 을
머리속으로 그리게 했다. 통제집단의 피험자들에게는 아무런 지시도 주지 않고
학습하게 했다. 그 결과 통제집단의 피험자들은 35%밖에 기억하지 못하였으나
심상사용집단의 피험자들은 75%나 기억하여 훨씬 좋은 수행을 보였다. 이는
심상부호가 정보를 장기기억에 약호화되는 데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2. 저장

  장기기억에서는 저장과 인출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장기기억의 저장용량이 거의 무한하기 때문에 장기기억에서의 망각이란 정보
자체의 상실이라기보다는 그 정보에 접근하는 데서의 실패, 즉 인출실패에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장기기억에서 성공적으로 정보를 인출하는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영향을 준다. 첫째, 정보를 저장할 때 그것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하는 것,
즉 체제화와 둘째, 정보를 인출할 때의 맥락이 약호화할 때의 맥락과 유사한
정도가 그것이다. 여기서는 우선 체제화의 문제를 살펴본다.
  체제화는 장기기억의 용량을 확대한다. 항목들이 장기저장단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단기기억단계를 통과해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가 관찰한 것처럼
단기기억은 그 용량이 제한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렇게 많은 정보를
어떻게 장기적으로 저장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체제화로서, 다음에는
이러한 체제화가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현상들을 예시한다.
  ㄱ. 의미범주에 따른 체제화
  우리는 기억하려는 항목들을 몇 가지 적당한 범주롤 분류함으로써 체제화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범주가 사전에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 한 연구에서
피험자들에게 동물, 야채, 직업, 인명과 같은 네 가지 다른 범주의 항목들로
구성된 목록을 제시하였다. 제시되는 순서는 우선적으로 제시되었지만
피험자들이 회상할 때는 동일한 범주의 항목이 함께 회상되는 경향이 있었다.
  ㄴ. 주관적 체제화
  우리는 단어목록을 외울 때 각자 독특한 방식의 체제화에 의존한다. 이러한
주관적 체제화는 회상에 있어서 강력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실험에서 각기 다른 카드에 인쇄되어 있는 50여 개의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영어 명사를 피험자에게 제시하였다. 그 다음 피험자들에게 각 카드들을 서로
다른 뭉치로 분류하도록 한다. 피험자들은 그들이 희망하는 만큼의 제목들을
뭉치에 사용할 수 있고 어떠한 범주라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분류과제는
피험자들이 몇 차례의 시행에서 계속적으로 특정한 카드를 동일한 뭉치에
분류하여 비교적 안정적인 범주화 준거를 보여줄 때까지 계속된다. 잠시 후
피험자들에게 그들이 할 수 있는 만큼 단어들을 회상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피험자들이 단어들을 분류한 범주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단어들을
기억하였다. 연구자에 따르면, 이러한 범주들은 하위단위들이 들어 있는
상위기억단위들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범주화 과정이 없는 경우보다는 훨씬
더 많은 단어들이 회상될 수 있다.

    3. 인출

  우리는 장기기억에 대한 정보의 저장과 관련된 체제화의 역할을 고찰하였다.
이번에는 정보들이 장기기억에서 인출되는 과정에 작용하는 인출단서의 효과에
대해 고찰해 보겠다. 우리는 이름이나 사상 또는 사건을 알면서도 어떤 때는
인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를 인출실패라고 부르는데,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찾아낼 때에는 적절한 인출단서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점은
실험적으로도 자주 증명된다. 피험자들에게 다양한 범주에 속해 있는 항목들을
제시하고 자유회상하도록 하였다. 만약 범주의 이름을 인출단서로 제시하면
항목들을 쉽게 회상해 내었다.
  효율적인 인출단서의 특성은 어떤 것일까? 가장 중요한 요구조건은
기억재료가 체제화되는 방법과 저장되는 시간이 인출단서와 일치되는 것이다.
인출과 기억체제화간의 관계는 각각 48개 단어쌍으로된 두 가지 목록을 사용한
연구를 예로 들 수 있다. 목록 A는 새같은 몇가지 의미상의 범주로 집단화할 수
있는 단어들의 쌍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록 B에는 각 쌍의 두번째 구성원들이
목록 A에 있는 항묵들과 물리적으로는 동일하지만, 그 의미는 전적으로
다르도록 되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전혀 다른 단어들이 선행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church cardinal, stool pigeon, karate chop, theatrical
ham같은 것이다. 피험자들에게 두번째 구성원들을 회상하도록 했을 때 단어들이
저장될 당시에 부호화되었던 방법에 적합한 경우에만 범주명칭이 도움을
주었다. bird가 인출단서로 제시되었을 때, 피험자들에게 원래 charping
cardinal로 제시된 경우에만 cardinal의 회상이 증가하였다. 만약 그들이 처음에
church cardinal을 들었다면 새라고 하는 범주명칭은 단지 장애가 될 뿐이다.
따라서 인출단서는 우리가 한때 저장해 두었던 것을 재생하는 데 지극히 중요한
수단이지만 기억흔적이 원래 저장된 데 부여된 체제화에 들어맞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많은 연구자들은 인출이란 일반적으로 기억탐색이라고 하는 내적 과정이
선행되는 것이라고 가정한다. 즉 어떤 정보를 인출하기 위해서는 장기기억의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는 해당정보를 찾는 탐색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증거로써 어떤 것을 회상하려고 하지만 즉시 회상하지 못하는 설단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설단현상이란 어떤 사람의 이름을 회상해 내려고 애쓰지만
기억해 내지 못할 경우 마치 이름이 혀끝에 있어서 회상될 것 같은데도 안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인출단서가 주어져 찾아야 할
정보는 가용하게 되었으나, 장기기억에 있는 정확한 정보를 아직 찾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6. 4. 3.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관계

  우리는 지금까지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이 별개의 기억유형이며 서로 다른
법칙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해 왔다. 따라서 두 유형의 기억을 별개의 것으로
다루어 왔다. 이렇게 기억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견해를
이중기억이론이라 한다. 이중기억이론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주의집중을 받은
정보는 저장용량에 한계가 있는 단기기억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단기기억 속의
정보는 시연을 받지 못하면 대치되어 단기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시연을
받으면 단기기억내에 머물러 있거나 장기기억으로 전이된다. 장기기억은
저장용량이 거의 무제한이다.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의 전이는 심상 등을
이용하여 깊은 처리가 이루어져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절에서는 기억의
유형이 다르다는 이중기억이론의 생각을 입증하는 증거들을 찾아보고 또 이들이
서로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1. 자유회상에서의 증거

  자유회상에서 나타나는 기억현상을 살펴보고 이중기억이론과 관련시켜 보자.
자유회상실험에서 피험자는 20 내지 40 개의 단어를 한 번에 하나씩 본 후에,
보았던 순서와는 관계없이 가능한 한 많은 수의 단어를 회상해야 한다. 이때
제시순서상에서의 각 단어의 위치와 그 단어가 회상되는 확률과의 관계를
도표로 표시한 것이 자유회상에서의 계열위치곡선이다. 전형적인
계열위치곡선은 그림과 같다 그림에 나타난 곡선의 왼쪽 부분은 제일 먼저
제시된 몇 개의 단어를 나타내고 오른쪽 부분은 맨 나중에 제시된 몇 개의
단어들을 나타낸다. 그림에서 보듯이 처음에 위치하는 단어들과 끝에 위치하는
단어들은 중간에 위치하는 단어들보다 회상이 더 잘되었다. 이를 각각
초두효과와 신근효과라 한다. 이런 형태의 기억에서 왜 초두효과와 신근효과가
나타나는가? 이를 잘 설명해 주는 것이 이중기억이론이다.
  맨 마지막에 보았던 단어들이 기억이 잘되는 것, 즉 신근효과는 그 단어들이
아직 단기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즉 단기기억의 용량을 7개로 보면
마지막에 본 7개는 아직 단기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회상이 잘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초두효과는 왜 나타나는가? 이 현상에 대한 이중기억이론에서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단어가 처음 제시되기 시작할 때는 단기기억 속에 다른
항목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반복해서 시연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기억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더 많은 단어들이 계속 제시됨에 따라
단기기억의 저장용량을 초과하게 되면 시연의 기회는 적어지고 대치되기 때문에
장기기억으로 전이될 기회가 줄어든다. 따라서 중간부분은 회상률이 낮고 맨
앞쪽은 장기기억으로 전이된 것이기 때문에 회상이 잘된다는 것이다.
GLANZER는 과연 초두효과가 장기기억을, 신근효과가 단기기억을 반영한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자유회상실험의 절차를 약간 변형시켜 보았다. 즉
목록을 학습한 후 곧바로 회상을 시키거나 (1집단), 10초 후에 회상을 시키거나
(2집단), 30초 후에 회상을 시켰다 (3집단). 10초나 30초를 지연시키기 위해
간단한 산수문제를 시킴으로써 보았던 목록을 더 이상 시연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 결과는 그림과 같았다. 모든 집단에서 초두효과는 일정하게 나타났으나,
신근효과는 2집단에서 많이 줄어들고 3집단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초두효과가
모든 집단에서 나타난 것은 처음 단어들이 이미 장기기억으로 전이된 것이므로
지연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며, 지연시간이 길어질수록 신근효과가
없어지는 것은 단기기억내에서 시연을 받지 못하고 시간이 경과함으로 인해
사라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결과는 이중기억이론을 지지하는 것이다.

    2. 기억장애에서의 증거

  기억이 두 기억체계로 구성된다는 사실은 기억상실증환자를 대상으로 행한
임상적 연구에서도 입증된다. 만약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게 되면 충격받기
직전의 사건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더 오래전의 일은
기억이 가능하다. 이런 것이 역행성 기억상실증이다. 일반적으로 충격이 클수록
망각되는 기간은 길어진다. 이 경우 충격 이전의 최근의 기억은 상실되지만 더
오래된 기억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그것은
충격이 단기기억만을 파괴시키고 장기기억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동물을 대상으로 행한 연구에서도 이런 사실이 입증되었다. 예를 들어
동물에게 미로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는 것을 학습시킨다. 그리고은 전기경련쇽을
주어 잠시 의식을 잃게 만든다. 그 후에 이전에 배웠던 것을 동물이
기억하는지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다시 미로에 동물을 넣어 본다. 만일
첫번째 미로학습과 전기경련쇽 사이의 시간이 짧았다면 학습반응은 아직
단기기억 속에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쇽 때문에 그 기억이 파괴되었을
것이므로 최종검사에서는 학습내용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학습과
쇽 사이의 시간이 비교적 길었다면 학습반응은 장기기억 속에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쇽은 장기기억에 영향을 줄 수 없으므로 동물은 최종검사에서
학습내용을 비교적 잘 기억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다.
  다른 종류의 기억장애인 순행성 기억상실증은 뇌의 해마에 손상을 입은
경우에 나타난다. 그렇게 되면 손상이전에 학습한 기술이나 정보는 모두
기억하는데, 손상 이후에는 전혀 새로운 것을 학습할 수가 없다. 이런 현상은
과거에 학습된 장기기억은 건재하고 있으나 손상 이후 최근에 학습한
단기기억의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전이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중기억이론을 지지하는 증거이다.

    3. 차별약호화에서의 증거

  기억의 저장체계가 두 가지로 분리되어 있다는 증거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
각기 다른 부호로 약호화된다는 것이다. KINTSCH와 BUSCHKE는 단어목록을
제시하는 과제에서 끝부분에 제시된 단어들은 단기기억에 저장되고 앞부분에
제시된 단어들은 장기기억에 저장될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실험을 하였다. 그
결과 의미요인은 장기기억에, 음성요인은 단기기억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의미유사실험과 음성유사실험의 두 가지 실험을 하였다.
의미유사실험에서는 피험자들에게 16개의 단어로 구성된 단어 목록을 한 단어씩
제시하였다. 이 단어목록은 두 가지였는데 그 하나는 16개의 무관단어들로
구성되었으며, 다른 하나는 8쌍의 동의어로 구성되었다. 16개의 단어를 제시한
후에 그 목록에 들어 있었던 한 단어를 제시한다. 그러면 피험자는 제시된 바로
다음 단어가 무엇이었는지를 회상해야 한다. 즉 한 시행에서 한 항목만을
검사했다.
  음성유사실험에서도 의미유사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16개의 단어로 된 목록을
피험자게 제시하였다. 여기서도 단어목록은 두 가지였는데, 그 하나는 16개의
무관어로 된 목록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8쌍의 동음이의어로 된 16단어
목록이었다. 매 목록의 제시 후에 목록 속에 한 단어를 제시하고 그 다음에
나왔던 단어를 회상하도록 했다. 이 두 실험에서 제시되었던 순서, 즉
계열위치와 단어회상간의 관계는 그림에 제시되어 있다. 이 그림에서 보면,
의미가 유사한 단어목록을 회상하는 경우에는 무관어를 회상하는 경우에 비해
계열위치 앞부분에서 회상의 정확도가 떨어졌으나 뒤 부분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또 음성이 유사한 단어목록의 단어를 회상하는 경우에는 계열위치
뒷부분에서만 더 낮은 회상률을 보였다. 이 결과는 의미로 약호화되는
기억저장체계와 소리로 약호화되는 기억저장체계가 별개로 존재함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6. 4. 4. 대안적 설명:처리수준 견해

  지금까지 심리학에서 연구된 결과로 미루어 보면 이중기억이론이 광범위하게
기억에 관련된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중기억이론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이중기억이론이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첫번째 문제는 시연에 관한 것이다. 이중기억이론에서는 단기기억속의 정보를
반복 시연하면 장기기억으로 전이된다고 가정하는데, 어떤 연구에서는 그렇치
않았다. 즉 단기기억에서 단순히 정보를 반복하는 유지시연은 장기기억으로의
전이에 충분하지 않다. 장기기억으로 단기기억에 있는 정보가 전이되기
위해서는 정교화시연이 요구되는데, 이는 단기기억에 있는 동안에 항목들을
장기기억 속에 있는 정보와 서로 관련시키거나 조직화함에 의해 이루어진다.
  두번째 문제점은 이중기억이론이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Wickelgren은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결코 질적으로 다른
기억저장체계가 아님을 주장한다. 예를 들어 Craik은 주어진 자극재료를 시각적,
청각적, 의미적으로 처리하도록 한 후 어느 처리가 장기기억에 가장
효과적인지를 비교, 검토한 후에 의미적인 처리가 가장 효과적임을 밝혀냈다.
그는 피험자들에게 한 번에 한 단어를 제시하되 그때마다 그 단어에 대해 다른
질문을 했다. 질문은 다음 세 가지 중의 하나였다. 단어를 시각적으로 처리하게
하는 질문은 "그 단어가 대문자로 쓰여 있습니까?" 이며, 청각적으로
처리하게 하는 질문은 "그 단어가 기차라는 단어와 발음이
비슷합니까?" 이며, 의미적으로 처리하게 하는 질문은 "그 단어가
'그는...을 떨어뜨렸다' 라는 문장에 알맞는 것입니까?" 였다. 이러한
질문을 정향과제라고도 하는데, 피험자들은 제시받은 단어들에 대해 이런 식의
정향과제를 수행한 후에 뜻밖에 재인검사, 즉 앞에서 보았던 단어들을
확인하라는 검사를 받았다. 이 결과는 그림에 제시되어 있는 것과 같았다.
여기서 피험자들은 주어진 자극을 시각적, 청각적, 의미적 장향과제 순으로
깊이 처리하였다. 즉 단어의 뜻을 생각한 경우가 자극을 가장 깊이 처리하였고
기억도 가장 잘되었다.
  이와 같이 자극을 의미 있게 깊이 처리할수록 기억이 잘된다는 사실을
이중기억이론은 설명하지 못한다. 즉 단순히 반복시연만이 장기기억으로 정보가
전이되는 데 충분하다고 가정하였던 이중기억이론은 의미를 풍부하게 하고 깊이
생각하면 왜 기억이 더 잘되는가를 설명하지 못한다. 최근 Craik와 Lockhart를
중심으로 하여 처리수준이론이 발전되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정보는 단계별로
분석되는데, 초기에는 시각, 청각과 같은 지각적 속성으로 처리되고 후기에는
정보의 의미나 저장되어 있는 기존의 정보와의 관계가 분석된다는 것이다.
각 수준의 정보처리는 기억 속에 흔적을 남긴다. 처리수준이 깊을수록 흔적은
강하게 남아 기억이 잘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중기억이론에서 말하는
단기기억의 정보가 빨리 망각되는 이유는 그 정보가 비교적 얕은 수준에서
처리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중기억이론과 처리깊이이론이 상반된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상호
보완적으로 볼 수도 있겠다. Thompson과 Tulving은 어떤 사상의 회상력은
인출맥락이 약호화맥락과 얼마나 유사한가에 의존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적인 장면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현상으로서, 즉 친숙한 대상이라도
전혀 다른 장면에서 보게 되면 그 대상의 재인이 어렵게 느껴진다. 이와 같은
약호화 특수성 현상은 약호화와 인출의 두 과정을 동시에 고려해야만
기억현상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이중기억이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단기기억이나 장기기억과 같은 기억의
구조적 구분을 상정하지 않고, 피험자의 사전지식상태, 과제의 특성, 회상이나
재인과 같은 기억검사의 유형 및 인출과 입력시의 맥락유사성들의 역동적
관계를 규명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6. 5 기억에서의 구성과 재구성

  지금까지 기억에 관한 논의는 주로 단순한 언어재료에 관한 연구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래서 기억을 수동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앞에서 밝혀진 원리들이 복잡한 문장이나 이야기 내용의 기억과
같은 데에 적용될 수 없지는 않으나, 문장, 이야기의 내용, 시각적 장면에 관한
기억연구에서 밝혀진 중요한 사실은 기억이 왜곡되거나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억의 특징에 대한 초기 연구로는 Bartlett(1932)의 연구를 들
수 있다. 그는 북미 인디언들의 전설인 '유령들의 전쟁' 을 영국의 성인
피험자들에게 제시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회상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피험자들이 이야기의 세부적인 사항을 생략하거나 자신들의 문화적 기대에 따라
체계적으로 왜곡하여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즉 피험자들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지식과 기대를 사용하여 단편적인 정보들을 서로
결합하여 이야기를 새롭게 재구성하였다.
  이와 같이 기대나 지시에 의해 기억이 변형되는 과정이 처음 이야기를
듣거나, 읽는 동안에 일어나게 되면, 이것을 구성과정이라고 하고, 이러한
과정이 회상시에 일어나면 재구성과정이라 한다.
  기억의 왜곡이 이야기를 약호화할 때 일어나는 구성과정에 대한 고전적인
실험으로 Camichael 등(1932)의 연구가 있다. 그들은 그림자극에 주어지는
언어명칭이 그 그림의 기억에 큰 영향을 미침을 실험을 통해 입증하였다.
실험에서 사용된 그림자극들은 한 번에 하나씩 제시되는데, 각각의 그림이
제시되기 직전에 실험자는 "다음의 그림은...와 유사하다(그 그림에 붙여진 두
가지 명칭 중 어느 하나를 준다)" 라고 말하였다. 이 언어명칭들은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두 개의 목록으로 나뉘어진다. 1집단의 피험자들은 목록 1을,
2집단의 피험자들은 목록 2를 그림자극에 대한 명칭으로 들었으며, 3집단의
피험자들은 그림자극에 대해 아무런 명칭도 듣지 못하였다. 그리고
피험자들에게 그림을 재생하도록 한 결과, 그 그림에 붙여진 언어명칭에 의해
기억된 그림이 크게 영향받았음이 증명되었다. 즉 그림을 약호화할 때 주어진
명칭에 의해 장기기억에 저장되는 정보가 크게 왜곡됨을 알 수 있다.
  한편 Bartlett의 연구에서도 보았듯이, 기억에서 재구성과정은 엄격히 통제된
실험실 연구에서나 일상적인 상황에서 흔히 관찰된다.
  예를 들면, Bransford, Barclay & Franks(1972)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피험자에게 학습시켰다.
  거북이 세 마리가 떠있는 통나무 위에서 쉬고 있었고, 물고기 한마리가 그들
아래에서 헤엄을 쳤다.
  위 문장에서 물고기가 거북이 밑에서 헤엄치고 놀았다면, 그 물고기는 통나무
밑에서 헤엄치고 놀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피험자가 이런 추론을
했다면, 추론된 내용은 문장의 인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문장을 제시하였을 때 피험자들이 그것을 전에 보았던
것으로 착각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거북이 세마리가 떠있는 통나무 위에서 쉬고 있었고, 물고기 한 마리가 그
아래에서 헤엄을 쳤다.
  위의 추론은 공간관계에서 객관적으로 추론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어떤 문장이나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들은 그 속에서 어떤 내용을 추론하고,
추론된 내용을 실제내용과 함께 기억하게 된다. 이러한 기억의 재구성과정은
실험실 연구에서뿐 아니라 실제적인 상황에서도 관찰되기도 하는데, 한 예로써
목격자 증언을 들 수 있다.
  법정에서의 목격자의 증언은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그
신빙성이 매우 중요시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목격자 증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목격자 증언은 목격자의 기대나 증언시에 주어지는 지시에 의해
변형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몇가지 예들을 살펴보자.
  피험자들에게 자동차 사고가 나는 영화를 보여주고 나서 "그 자동차
충돌했을 때 그 자동차의 속도는 얼마나 되었나?" 라고 물었을 때보다, <<
그 자동차가 충돌하여 박살이 났을 때 그 자동차의 속도는 얼마나 되었나?"
라고 물어보았을 때 피험자들은 그 자동차의 속도가 더 빨랐다는 반응을
하였다. 이는 질문의 형태에 따라서 반응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목격자들의 증언을 얻어내기 위해 최면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
사고가 났던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에게 최면을 걸면 그는 현장을 생생하게
재생해 낸다. 자동차의 앞 번호판이 땅에 떨어졌고, 그 자동차는 도주하였으며,
그 자동차 번호는 몇 번이라고 대답한다. 얼핏 보기엔 사진을 찍어 놓은듯이
기억을 하지만 실제로는 자동차 번호판이 떨어져 있지도 않았다. 즉
최면하에서는 없었던 것도 있는 듯이 생생하게 기억해 낼 수도 있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 수 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최면하에서의 증언은 활동사진을
다시 보는 듯이 정확한 것이 아닐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이러한 증거들로
미루어 볼 때 목격자의 증언은 매우 신중히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6. 6. 망각

  기억은 약호화, 저장, 인출의 세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망각은 기억체계의
세가지 단계 중 어느 하나의 실패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약호화가
부적절하거나, 저장 도중에 정보가 왜곡되거나, 저장 용량이 작거나, 인출단서가
부적절하기 때문에 망각이 일어날 수 있다. 망각은 기억의 다른 측면일 뿐
별개의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기억의 연구는 회상과 망각에 관한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6. 6. 1. 망각곡선

  유기체가 경험한 내용을 보존하는 과정이 기억이다. 이것을 파지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경험내용을 파지할 수는 없다. 즉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많은 양의 정보가 망각된다. 파지와 망각은 같은 현상을 다른 측면에서
언급하는 것이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파지량 혹은 망각량의 변화에 관한
그림이 파지 곡선 또는 망각곡선이다. 그러므로 파지곡선을 거꾸로 보면
망각곡선이 된다. '그림 6 - 7' 은 Ebbinghaus가 무의미철자학습에 기초하여
1885년에 그린 망각곡선을 보면 학습한 직후에는 상당량이 망각되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망각의 정도는 완만해짐을 볼 수 있다.

    6. 6. 2. 망각에 관한 이론

  망각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인가? 이에 관한 초기의 이론은
흔적쇠퇴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기억이란 경험의 결과가 기억흔적으로
남은 것이며, 망각이란 이 기억흔적이 쇠퇴되는 것을 말한다. 마치 비석에
새겨진 글자가 세월이 지나면 풍화작용에 의해 흐릿해지고 알아볼 수 없게
지워지듯이 우리의 기억도 시간의 함수로서 그 흔적이 쇠퇴된다는 것이다. 만약
학습했던 내용을 계속 사용하여 흔적이 유지된다면 쇠퇴는 없다. 그러나 반복,
시연하지 않으면 기억흔적은 쇠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여러 가지
근거에서 망각을 완전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가장 큰 약점은 망각이
파지기간중에 피험자가 행하는 활동의 유형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점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이
간섭이론이다. 간섭이론에서는 망각이 단순히 시간의 경과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한 내용을 다음에 경험한 내용이 간섭하기 때문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다른 내용이 학습되지 않는다면 학습한 내용은 망각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이론이다.
  기억흔적의 쇠퇴와 간섭이론 중 어느 것이 타당한가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기는
매우 어렵다. 어떤 과제를 학습한 후 아무 일이 없도록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두 이론을 직접 비교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enkins와 Dallenbach(1924)는 두 이론을 검증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그들은 단
2명의 피험자를 사용하여 수면기간과 각성기간의 망각률을 실험하였다. 과제는
10개의 항목으로 된 무의미철자를 완전히 암송하는 것이었다. 그 후 1, 2, 4,
8시간동안 일상적인 일을 하다가 실험실로 돌아와 파지검사를 하였다(각성조건).
밤에는 피험자들이 무의미철자 목록을 학습한 직후 1, 2, 4, 8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게 하고 파지검사를 하기 위해 깨웠다. 파지검사는 학습했던 목록을
단순자유회상하는 것이었다. 또 피험자들이 검사를 받을 때마다 상이한 목록을
사용하였다.
  연구자들의 기본적인 생각은 학습 직후에 잠을 자면 간섭이 적을 것이므로
망각이 적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의 생각은 입증되었다. 즉 이들의 결과는
간섭이론을 지지하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면을 취한 경우에도 상당한
망각이 있었다는 사실을 수면중에도 간섭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만일 전혀 간섭이 없는 경우에도 시간의 경과에 따라 망각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이는 흔적쇠퇴이론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간섭이
없는 완전한 공백상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있다면 죽음뿐일 것이다)
단정적으로 흔적쇠퇴이론이 잘못된 것이고 간섭이론이 옳은 것이라 말할 수는
없다. 또 Reitman은 1974년 실험에서 단기기억속의 간섭과 시간경과 모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 듯하다.

    6. 6. 3. 간섭의 유형

  간섭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새로 학습한 내용이 이전에 학습했던 내용의
회상을 간섭하는 역행억제와, 그 반대로 이전의 학습이 나중의 학습내용의
회상을 간섭하는 순행억제가 그것이다. 즉 시간의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간섭이
일어나는 현상을 순행억제, 반대방향으로 간섭이 일어나는 현상을 역행억제라
한다. 예를 들면, 당신의 친한 친구가 이사를 가서 새로운 전화번호를 갖게
되었을 때, 당신은 과거의 전화번호를 빨리 기억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의
전화번호는 생각해 내려 하면 새로운 전화번호가 자꾸 생각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역행억제의 한 예이다. 또, 당신이 A라는 곳에 살다가 B라는
것으로 이사를 했을 때, B의 주소를 생각해 내려 하면 과거의 A의 주소가 자꾸
생각이 나서 회상에 간섭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이 순행억제의 한 예이다.

    6. 6. 4. 동기적 망각

  망각은 감정적 또는 동기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Freud에
의하면 우리는 현실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문제나 경험들을 무의식 속으로
억압함으로써 망각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망각은 개인의 동기적 요인에 의해
촉진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문제해결 또는 학습에 대한 동기가 강할수록,
즉 성취동기가 강할수록 기억이 잘된다. 예를 들면 어떤 과제를 미완성하였을
때 중단시키면 그것을 완성했을 때보다 기억이 잘된다. 이것을 Zeigarnick효과라
하는데, 이는 미완성작업일 때 그것을 완성하려는 성취동기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기억이 더 잘되는 것이다.

    6. 7. 기억연구의 응용

  지금까지는 기억이론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현상들을 살펴보았다. 이제
기억이론들과 관련하여 실제적인 문제들을 생각해 보자. 이 절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기억을 향상시킬수 있는가의 문제를 중심으로 기억이론의 실용적 측면을
검토해 본다.
  성공적인 기억은 복잡한 활동들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무엇이 학습되고
얼마나 잘 학습되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정보에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고,
어떻게 약호화하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학습과 기억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방략과 기법은 우리 자신들의 기억체계의 한계를 어느 정도 넘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 단기기억의 극복

  머리속으로 16*8이라는 곱셈을 할 때, 당신이 나머지 계산을 하는 동안에
중간계산결과를 저장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럴 경우 우리는 단기기억의
용량에 의해서 계산에 제한을 받게 된다. 정보계산에서 중간결과의 크기나
정보의 양이 단기기억용량을 초과하면, 정확한 해결을 하는데 실패하게 된다.
이러한 과제에서 경이적인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지나치게 큰 단기기억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앞서 보았듯이, 청크를 이용하면 단기기억의 부담이 줄어든다. Ericsson 등의
연구에 의하면, 연습에 의해서 80개 정도의 숫자를 기억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제시되는 숫자들을 스포츠 경기의 기록과 같은 무의미한 청크로
묶음으로써 숫자 기억범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2. 기억술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들을 기억술이라 한다. 기억술은 주로
장기기억과 관련된다. 우리가 학습한 내용을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잘 기억할
수는 없을까? 이는 상당한 실용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런 기억의 향상을
위해서는 주로 심상이나 의미 있는 체제화를 행하면 된다. 그러나 그 방략들은
매우 다양하며 자신에 맞는 기억술을 익히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는
흔히 이용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이런 방법들을 변형시키거나 자신에
맞게 개발한다면 상당한 향상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나 그
원리는 간단한 것이다.

    ㄱ. 심상을 이용한 기억술

  심상을 이용한 대표적인 기억술이 장소법이다 이것은 기억하려는 내용을
평소에 잘 알고 있는 친숙한 장소에 심상을 통해 관련시키는 것이다. 예로써
시장에 가서 고등어, 모자, 옥수수, 빗자루를 사와야 한다고 가정하자. 사야 할
품목을 잘 기억하기 위해 장소법을 사용할 수 있다. 즉 마음속으로 대문을
들어서는데 모자가 놓여 있고 모자를 들추니 썩은 구등어에 개미 떼가 들러붙어
있어서 놀라서 현관문을 열었는데 문 손잡이에 옥수수가 걸려 있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현관 전등에 빗자루가 매달려 있고 그 빗자루에 머리를 부딪혀서
아파했다는 식이다. 이퍼럼 마음속으로 자신의 집의 여러 장소를 기억해야 할
물건을 마음속으로 관련지우는 것이다.

    ㄴ. 의미 있는 체제화

  우리는 기억해야 할 정보를 의미 있게 깊이 그리고 정교하게 처리할수록
기억을 잘할 수 있음을 보았다. 즉 의미 있는 체제화를 통해서 기억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대부분의 기억술들이 이를 응용하고 있다. 주어진 정보들의 간격을
메우고 그들간의 관계를 찾아내고 또 독특하게 관련짓고 하는 것들이다. 예로써,
"아가, 과자, 잉크, 병원..." 을 "아이가 과자를 잉크에 찍어 먹고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간다..." 는 식으로 외울 수도 있다. 또 '783 - 5821' 이란
전화번호를 외울 때 1은 'ㄱ' , 2는 'ㄴ' , 3은 'ㄷ' 식으로 말을
만들어 기억할 수 있다. 위의 예는, "사이다 맛있는 것" 으로 외울 수
있다.

    ㄷ.노트정리

  학교수업은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중요한 점과
중요하지 않은 점을 구분하는 것이 학습수행에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될 수
있다. 아마 학교 강의시간에 학생들은 대체로 수동적으로 강의 내용을 듣게
되고 각각의 요소들을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학교강의에서의 노트정리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첫째는 나중에 복습하고 공부하기 위한
정보를 저장해 두는 것이다. 둘째로는 학생들로 하여금 그가 들은 내용의
체제화나 의미를 약호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Peper와 Mayer의 연구에
의하면 노트정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기술적 상징이나 예들을 잘 회상한다고
한다. 반면 노트정리를 하는 학생들은 강의에서의 주요개념에 관한
아이디어들을 더 많이 회상하고, 강의에서 특별히 언급되지 않았지만 관련이
되는 개념들을 보다 많이 회상하였다. 노트정리를 하는 과정은 학생들로 하여금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체제화하고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과 통합하도록
도와준다. Howe는 효율적으로 노트정리를 하는 사람은 많은 아이디어를 적은
단어로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강의내용을 전날의 강위내용과 관련시키는
학생들은 정보를 체제화할 수 있고 간단한 인출단서로 명명할 수 있다.

    3. PQ4R: 공부방략

  어떻게 하면 공부를 좀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은 우리 모두가
지니는 관심사이다. 예로써 교과서를 공부할 때, 교과서의 한 장은 개개 30내지
50페이지 정도가 되며, 각 장들은 대개 다시 소주제들로 나누어져 있다. 이러한
교과서 내용을 공부하는 한 가지 좋은 방략이 PQ4R이다. PQ4R이란 다음의
약자이다.
  1. 사전검토(preview)
  2. 질문(question)
  3. 읽기(read)
  4. 숙고(reflect)
  5. 암송(recite)
  6. 재검토(review)
  책을 처음보터 끝까지 읽거나, 읽다가 잠들거나, 지루하여 중단하거나, 혹은
다른 일을 할 때까지 계속 읽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방식은 결코 좋은
독서방법이라 할 수 없고 나아가 공부방략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 이유는
그 책에 포함된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즉 정교화시연을 통한
체제화의 틀을 형성하는 데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은 저자가 다루고 있는 것을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는 각 장들을 조사, 검토해야만 한다. 만일 개요가 있으면
그것을 읽고, 소주제들도 읽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각 장의 내용에 관한
지도를 마음속에 그리도록 하라. 그리고 나서 읽는 도중에 모르는 부분은 메워
가도록 해야 한다. 책 전체를 공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책의 머리말이나
서론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개관한 다음에는
각 장의 내용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으며, 요점이 무엇인지 분명한 개념을 지닐
수 있도록 스스로 질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책을 덮고서도 그 장에서
제시하려는 요점을 기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 단계는 본격적으로 읽어가는 단계이다. 단번에 많은 양을 읽으려
하지 말고, 소주제들을 마치면 두 개의 다른 암송과 재검토를 행하는 것이 더욱
좋다. 즉 집중학습보다는 분산학습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읽고 나서는 각 절의
요점을 암송하도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송할 때에 너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잘 암기되지 않으면 인출단서를 비롯 각종 기억보조 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본문에 포함된 각종 도표나 그림들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끝으로, 중요한 것은 학습한 내용을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습한 내용은 요약해 두는 것이 공부의 효율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명심하라.
  각자 나름대로의 공부방략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공부방략의
효율성이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여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공부방략이
잘못된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자신의 공부방략을 잘 검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한다.

    [ 요약 ]

  기억이란 총체적으로 체제화된 유기체의 지각적 세계에 대한 기록이며
유기체의 행동에 관여하는 거대한 지식의 체계이다. 기억연구에 대한 대표적인
접근 방법은 정보처리적 접근인데, 여기서는 인간의 정신과정을 컴퓨터의
정보처리과정에 유추하여 정보가 계기적으로 처리되는 단계들이 정확히
기술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인간의 기억체계가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조작들이 이루어지는 세 단어는
약호화, 저장, 인출단계이며, 지속되는 시간에 따라서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 등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감각기억은 일상적으로 기억이라고 부르는
것과는 매우 다른 것으로 유기체에 유입되는 자극을 거의 변형시키지 않은
그대로 보존한다. 대표적인 감각기억들로는 영상기억과 잔향기억을 들 수 있다.
단기기억은 감각기억에 있는 정보에 주의를 하여 그것이 더욱 깊이 처리된
것으로, 단기기억 속의 정보는 어떤 상태로 약호화되어 있다. 많은 연구들이
단기기억에서는 대개의 경우 청크적 부호로 약호화가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단기기억의 특징은 그 용량은 대체로 9또는 5청크이다.
  장기기억은 단기기억의 정보가 시연을 받아 더 심층적으로 처리되어 저장되는
기억이다. 장기기억의 약호화는 주로 의미부호인데 심상부호나 청크부호들이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장기기억에서의 망각은 정보 자체의 상실이라기보다는
인출실패에서 기인하는데, 여기서는 정보저장시의 체제적 조직화와
정보인출시와 약호화시의 맥락의 유사성 정도가 영향을 준다. 체제화에는 크게
의미범주에 의한 것, 그리고 주관적 체제화가 있다. 자유회상실험과
기억장애현상 그리고 차별약호화실험은 기억의 이중기억이론을 지지한다.
그러나 처리수준이론과 같이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차이는 정보처리의 심도에
따른 차이이며, 질적으로 다른 기억저장체계가 아님을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기억의 능동적 정보처리를 반영하는 현상으로써 기억의 구성과정과
재구성과정이 있다. 구성과정은 약호화될 때 기대나 추론에 의해 기억되는
정보에서 왜곡이 일어나는 것을 말하고, 재구성과정이란 이러한 과정이
인출시에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망각은 기억의 약호화, 저장, 인출단계 중 어느 한 단계에서의 실패때문에
일어나는 기억의 또 다른 측면이다. 망각에 대한 이론으로 흔적쇠퇴설과
간섭설이 있는데, 어느 쪽이 옳다고 결론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간섭에는 그
방향에 따라 역행억제와 순행억제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기억의 원리는
기억을 증진하거나. 학습효율을 높이는 데 이용될수 있는데, 여기에는 심상,
정보의 체제화와 약호화가 중요한 요인으로 보여진다.

    [ 연습문제 ]

  1. 감각기억에서 단기기억으로,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전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무엇들인가?
  2. 단기기억의 가장 놀라운 사실은 저장용량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용량은 어느 정도이며, 용량을 초과하여 정보가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가?
  3. 기억유형에 따라 약호화에 사용되는 부호는 어떻게 다른가?
  4. 장기기억에서의 망각이 일어나는 이유는 주로 무엇 때문인가?
  5. 이중기억이론을 입증하는 증거들을 설명하라.
  6. 이중기억이론과 처리수준이론의 차이점을 설명하라.
  7. 단기기억에서 정보가 인출되는 과정을 설명하라.
  8. 저녁에 공부하고 자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간섭이론은 어떻게
설명하는가?
  9. 기억에서 구성과정과 재구성과정의 차이점을 설명하라.
  10. 장기기억에서 인출을 용이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11. 기억이론을 응용하여 기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도에 대해 설명하라.

    6. 7. 기억연구의 응용

  지금까지는 기억이론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현상들을 살펴보았다. 이제
기억이론들과 관련하여 실제적인 문제들을 생각해 보자. 이 절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기억을 향상시킬수 있는가의 문제를 중심으로 기억이론의 실용적 측면을
검토해 본다.
  성공적인 기억은 복잡한 활동들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무엇이 학습되고
얼마나 잘 학습되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정보에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고,
어떻게 약호화하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학습과 기억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방략과 기법은 우리 자신들의 기억체계의 한계를 어느 정도 넘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 단기기억의 극복

  머리속으로 16*8이라는 곱셈을 할 때, 당신이 나머지 계산을 하는 동안에
중간계산결과를 저장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럴 경우 우리는 단기기억의
용량에 의해서 계산에 제한을 받게 된다. 정보계산에서 중간결과의 크기나
정보의 양이 단기기억용량을 초과하면, 정확한 해결을 하는데 실패하게 된다.
이러한 과제에서 경이적인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지나치게 큰 단기기억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앞서 보았듯이, 청크를 이용하면 단기기억의 부담이 줄어든다. Ericsson 등의
연구에 의하면, 연습에 의해서 80개 정도의 숫자를 기억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제시되는 숫자들을 스포츠 경기의 기록과 같은 무의미한 청크로
묶음으로써 숫자 기억범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2. 기억술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들을 기억술이라 한다. 기억술은
주로 장기기억과 관련된다. 우리가 학습한 내용을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잘
기억할 수는 없을까? 이는 상당한 실용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런 기억의
향상을 위해서는 주로 심상이나 의미 있는 체제화를 행하면 된다. 그러나 그
방략들은 매우 다양하며 자신에 맞는 기억술을 익히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는 흔히 이용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이런 방법들을
변형시키거나 자신에 맞게 개발한다면 상당한 향상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나 그 원리는 간단한 것이다.

    ㄱ. 심상을 이용한 기억술

  심상을 이용한 대표적인 기억술이 장소법이다 이것은 기억하려는 내용을
평소에 잘 알고 있는 친숙한 장소에 심상을 통해 관련시키는 것이다. 예로써
시장에 가서 고등어, 모자, 옥수수, 빗자루를 사와야 한다고 가정하자. 사야
할 품목을 잘 기억하기 위해 장소법을 사용할 수 있다. 즉 마음속으로 대문을
들어서는데 모자가 놓여 있고 모자를 들추니 썩은 구등어에 개미 떼가 들러붙어
있어서 놀라서 현관문을 열었는데 문 손잡이에 옥수수가 걸려 있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현관 전등에 빗자루가 매달려 있고 그 빗자루에 머리를 부딪혀서
아파했다는 식이다. 이퍼럼 마음속으로 자신의 집의 여러 장소를 기억해야 할
물건을 마음속으로 관련지우는 것이다.

    ㄴ. 의미 있는 체제화

  우리는 기억해야 할 정보를 의미 있게 깊이 그리고 정교하게 처리할수록
기억을 잘할 수 있음을 보았다. 즉 의미 있는 체제화를 통해서 기억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대부분의 기억술들이 이를 응용하고 있다. 주어진 정보들의 간격을
메우고 그들간의 관계를 찾아내고 또 독특하게 관련짓고 하는 것들이다. 예로써,
"아가, 과자, 잉크, 병원..." 을 "아이가 과자를 잉크에 찍어 먹고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간다..." 는 식으로 외울 수도 있다. 또 '783 - 5821' 이란
전화번호를 외울 때 1은 'ㄱ', 2는 'ㄴ', 3은 'ㄷ' 식으로 말을 만들어
기억할 수 있다. 위의 예는, "사이다 맛있는 것" 으로 외울 수 있다.

    ㄷ.노트정리

  학교수업은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중요한 점과
중요하지 않은 점을 구분하는 것이 학습수행에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될 수
있다. 아마 학교 강의시간에 학생들은 대체로 수동적으로 강의 내용을 듣게
되고 각각의 요소들을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학교강의에서의 노트정리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첫째는 나중에 복습하고 공부하기 위한
정보를 저장해 두는 것이다. 둘째로는 학생들로 하여금 그가 들은 내용의
체제화나 의미를 약호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Peper와 Mayer의 연구에
의하면 노트정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기술적 상징이나 예들을 잘 회상한다고
한다. 반면 노트정리를 하는 학생들은 강의에서의 주요개념에 관한
아이디어들을 더 많이 회상하고, 강의에서 특별히 언급되지 않았지만 관련이
되는 개념들을 보다 많이 회상하였다. 노트정리를 하는 과정은 학생들로 하여금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체제화하고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과 통합하도록
도와준다. Howe는 효율적으로 노트정리를 하는 사람은 많은 아이디어를 적은
단어로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강의내용을 전날의 강위내용과 관련시키는
학생들은 정보를 체제화할 수 있고 간단한 인출단서로 명명할 수 있다.

    3. PQ4R: 공부방략

  어떻게 하면 공부를 종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은 우리 모두가
지니는 관심사이다. 예로써 교과서를 공부할 때, 교과서의 한 장은 개개 30내지
50페이지 정도가 되며, 각 장들은 대개 다시 소주제들로 나누어져 있다. 이러한
교과서 내용을 공부하는 한 가자 좋은 방략이 PQ4R이다. PQ4R이란 다음의
약자이다.
  1. 사전검토(preview)
  2. 질문(question)
  3. 읽기(read)
  4. 숙고(reflect)
  5. 암송(recite)
  6. 재검토(review)
 책을 처음보터 끝까지 읽거나. 읽다가 잠들거나. 지루하여 중단하거나, 혹은
다른 일을 할 때까지 계속 읽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방식은 결코 좋은
독서방법이라 할 수 없고 나아가 공부방략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 이유는
그 책에 포함된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즉 정교화시연을 통한
체제화의 틀을 형성하는 데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은 저자가 다루고 있는 것을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는 각 장들을 조사, 검토해야만 한다. 만일 개요가 있으면
그것을 읽고, 소주제들도 읽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각 장의 내용에 관한
지도를 마음속에 그리도록 하라. 그리고 나서 읽는 도중에 모르는 부분은 메워
가도록 해야 한다. 책 전체를 공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책의 머리말이나
서론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개관한 다음에는
각 장의 내용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으며, 요점이 무엇인지 분명한 개념을 지닐
수 있도록 스스로 질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책을 덮고서도 그 장에서
제시하려는 요점을 기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 단계는 본격적으로 읽어가는 단계이다. 단번에 많은 양을 읽으려
하지 말고, 소주제들을 마치면 두 개의 다른 암송과 재검토를 행하는 것이 더욱
좋다. 즉 집중학습보다는 분산학습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읽고 나서는 각 절의
요점을 암송하도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송할 때에 너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잘 암기되지 않으면 인출단서를 비롯 각종 기억보조 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본문에 포함된 각종 도표나 그림들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끝으로, 중요한 것은 학습한 내용을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습한 내용은 요약해 두는 것이 공부의 효율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명심하라.
  각자 나름대로의 공부방략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공부방략의
효율성이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여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공부방략이
잘못된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자신의 공부방략을 잘 검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한다.

    ( 요약 )

  기억이란 총체적으로 체제화된 유기체의 지각적 세계에 대한 기록이며
유기체의 행동에 관여하는 거대한 지식의 체계이다. 기억연구에 대한 대표적인
접근 방법은 정보처리적 접근인데, 여기서는 인간의 정신과정을 컴퓨터의
정보처리과정에 유추하여 정보가 계기적으로 처리되는 단계들이 정확히
기술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인간의 기억체계가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조작들이 이루어지는 세 단어는
약호화, 저장, 인출단계이며, 지속되는 시간에 따라서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 등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감각기억은 일상적으로 기억이라고 부르는
것과는 매우 다른 것으로 유기체에 유입되는 자극을 거의 변형시키지 않은
그대로 보존한다. 대표적인 감각기억들로는 영상기억과 잔향기억을 들 수 있다.
단기기억은 감각기억에 있는 정보에 주의를 하여 그것이 더욱 깊이 처리된
것으로, 단기기억 속의 정보는 어떤 상태로 약호화되어 있다. 많은 연구들이
단기기억에서는 대개의 경우 청크적 부호로 약호화가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단기기억의 특징은 그 용량은 대체로 9 또는 5 청크이다.
  장기기억은 단기기억의 정보가 시연을 받아 더 심층적으로 처리되어 저장되는
기억이다. 장기기억의 약호화는 주로 의미부호인데 심상부호나 청크부호들이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장기기억에서의 망각은 정보 자체의
상실이라기보다는
인출실패에서 기인하는데, 여기서는 정보저장시의 체제적 조직화와
정보인출시와 약호화시의 맥락의 유사성 정도가 영향을 준다. 체제화에는
크게 의미범주에 의한 것, 그리고 주관적 체제화가 있다. 자유회상실험과
기억장애현상 그리고 차별약호화실험은 기억의 이중기억이론을 지지한다.
그러나 처리수준이론과 같이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차이는 정보처리의 심도에
따른 차이이며, 질적으로 다른 기억저장체계가 아님을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기억의 능동적 정보처리를 반영하는 현상으로써 기억의 구성과정과
재구성과정이 있다. 구성과정은 약호화될 때 기대나 추론에 의해 기억되는
정보에서 왜곡이 일어나는 것을 말하고, 재구성과정이란 이러한 과정이
인출시에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망각은 기억의 약호화, 저장, 인출단계 중 어느 한 단계에서의 실패때문에
일어나는 기억의 또 다른 측면이다. 망각에 대한 이론으로 흔적쇠퇴설과
간섭설이 있는데, 어느 쪽이 옳다고 결론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간섭에는 그
방향에 따라 역행억제와 순행억제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기억의 원리는
기억을 증진하거나. 학습효율을 높이는 데 이용될수 있는데, 여기에는 심상,
정보의 체제화와 약호화가 중요한 요인으로 보여진다.

    [ 연습문제 ]

  1. 감각기억에서 단기기억으로,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전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무엇들인가?
  2. 단기기억의 가장 놀라운 사실은 저장용량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용량은 어느 정도이며, 용량을 초과하여 정보가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가?
  3. 기억유형에 따라 약호화에 사용되는 부호는 어떻게 다른가?
  4. 장기기억에서의 망각이 일어나는 이유는 주로 무엇 때문인가?
  5. 이중기억이론을 입증하는 증거들을 설명하라.
  6. 이중기억이론과 처리수준이론의 차이점을 설명하라.
  7. 단기기억에서 정보가 인출되는 과정을 설명하라.
  8. 저녁에 공부하고 자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간섭이론은 어떻게
설명하는가?
  9. 기억에서 구성과정과 재구성과정의 차이점을 설명하라.
  10. 장기기억에서 인출을 용이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11. 기억이론을 응용하여 기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도에 대해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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