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udy 3/심리학개론

조건형성과 학습

by Frais Study 2020. 7. 17.

    개관

  우리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학습은 이러한 변화하는
세상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도인 순응기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학습은
환경상의 변화에 대응하는 유기체의 행동변화의 방식을 연구한다. 유기체는
계속적으로 주위상황과 상호작용한다. 한 예로써 사람은 태어날 때는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무력한 존재이지만 차츰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서, '할 줄
모르는 존재' 에서 '할 줄 아는 존재' 로 변화해 간다. 이와 같은 변화에는
다양한 유전적 소질이 발현되는 성숙이나 약물이나 피로와 같은 것으로 인한
일시적 변화도 있지만 대개 학습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학습은 행동을 나타내는 능력상의 비교적 영속적인 변화인데 이 변화는
성공적인 혹은 실패한 경험의 결과로 일어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얼음은 차다' , '귤은 시다' 과 같은 단순한 역합학습으로부터
추상적인 개념의 학습 또는 문제 해결과 같은 복잡한 학습에 이르기까지 학습의
종류는 다양하다. 유기체가 어떻게 '할 줄 모르는 존재' 에서 '할 줄 아는
존재' 로 변화해 가는가? 이러한 물음은 심리학의 근본물음이며, 여기에 대한
답을 구하지 않고서는 결코 인간을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20세기 초부터
과학적 심리학이 주로 학습의 문제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학습의 문제는 이론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실용적인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학습은 심리학의 여러 분야들 중에서도 기초분야로서 다른 분야들과 매우
밀접히 관련된다. 인간행동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도 학습과정과 그 기본원리를
이해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본장에서는 우선 단순한 연합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설명해 주는 조건형성과
강화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겠다. 그 기본현상과 적용예들을 살펴보고,
후반부에서는 보다 복잡한 인지학습을 다룰 것이다.

    5. 1. 학습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변화하는 환경에 직면하고 끊임없이 변화를 계속한다.
체중과 신장이 증가되고 걷게 되고 말하게 되고 친구와 사귀게 되고 여러 가지
예절을 배우고 간단한 수학 문제 풀기로부터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변화되어 간다. 이런 변화의 대부분은 경험의 결과로서
학습된다고 볼 수 있지만, 신체적인 성숙과 같은 것은 유전적 소질의 발현에
의해 나타나는 변화로 볼 수 있다. 시간경과에 따라 일어나는 변화, 즉 성숙에
의한 변화를 제외한 나머지 것은 학습의 결과로 생기는 변화이다.
  인간행동 중에는 학습된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일부
행동은 반사적이거나 본능적인 것이다. 우리는 호흡을 하며, 우리의 심장은
펌프작용을 하며, 또 무릎은 반사적으로 움직인다. 이때 우리들의 세포는 확실히
활동을 하지만 직접적으로 학습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하등동물일수록 더 하다.
  학습은 경험에 의해 이루어지는 비교적 영속적인 행동변화로 정의된다. 즉
학습은 행동을 드러내는 능력상의 비교적 영속적인 변화로, 이러한 변화는
성공적이거나 성공적이지 못한 경험의 결과로 일어난다. 예를 들면 불에 화상을
입은 경험이 있는 아이는 불이란 뜨거운 것이며 또 불이 몸에 닿으려고 하면
얼른 피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학습된 결과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얻고 부모로부터 칭찬받게 된다는 것을 아는 것도 역시 학습이다.
학습의 유형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며, 우리 모두는 끊임없는
학습과정을 겪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학습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행동의
이해에 기초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관심을 지닌
부모, 교육자, 광고인, 훈련담당자, 기업인, 군인 등 많은 사람들은 학습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그 기본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학습은 학습자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과정이므로 직접 관찰될 수는 없으며
나타난 행동에 근거하여 추론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행동상으로 드러나
변화가 없다고 학습이 안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학습이 되면
행동변화가 있지만, 학습이 되어도 드러나는 행동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즉
학습이 되었으나 수행상의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예로써 복잡한 미로에서 쥐가 출발점을 떠나서 목표지점까지 가는 경우, 이때
목표지점에 먹이를 주면 쥐는 도달할 때까지 길을 잘못 드는 오류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결국에는 가장 단거리로 목표지점에 도달한다. 이런 행동상의
변화에서 우리는 쥐가 학습을 하였다고 추론한다. 그렇지만 목표지점에 먹이를
주지 않으면서 쥐를 출발점에서 출발시키는 경우, 쥐는 목표지점에 굳이 빨리
가야 할 이유가 없어 미로를 이리저리 다니게 된다. 이 쥐들이 학습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 처음 미로를 접하는 쥐들과 차이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어떤 실험결과에서 보면 분명히 차이가 있다. 먹이 없이 미로를 다닐
때에도 학습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음을 말해 주는 것으로, 미로에 대한 학습이
잠재적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목표에 도달하는 수행에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음을 말해 준다. 이런 실험은 뒤 부분의 인지학습에서 구체적으로 설명될
것이지만 여기서는 학습과 수행을 구별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예로써
설명하고자 하였다.

    5. 2. 연합학습과 조건형성

  유기체는 어떻게 학습하는가? 이 물음에 한마디로 간단하게 대답할 수는
없다. 학습의 유형은 다양하기 때문에 어느 한 이론으로 모든 현상을 다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학습의 형태는 두 사상들간의 새로운 연합을
형성하는 연합학습이다. 어떤 자극과 다른 자극, 자극과 반응, 또는 반응과 그에
따르는 자극들 사이의 연합이 형성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음식냄새(자극)와 그 음식물(자극), 붉은 신호(자극)에 멈추기(반응), 착한 일을
해서(반응) 용돈 얻기(자극)와 같은 것이 그 예이다.
  간의 많은 행동들은 이러한 연합을 토대로 학습되며, 학습과정을 이러한
연합과정으로 설명하려는 것이 조건형성이론이다. 그러나 문제해결과 같은
복잡한 형태의 학습의 조건형성으로 설명되기 어려우며, 이 장의 뒤 부분에서
다룰 인지학습에서 이런 문제를 검토한다. 조건형성은 고전적 조건형성과
도구적 조건형성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Pavlov식 조건형성으로 두 자극이 함께
수반되는 경향을 배우는 것이다. 후자는 조작적 조건형성이라고도 하며
유기체가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배우는 것이다.

    5. 2. 1. Pavlov식 조건형성

  Pavlov는 특정 자극과 반응 사이에 형성되는 새로운 연합과 같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학습을 개의 타액분비과정을 관찰하여 연구하였다. 그는 소화액 분비에
관한 일련의 연구를 진행하는 도중에 실험 동물인 개가 실험자의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리는 것을 관찰하였다. 음식물이 입 속에 들어가기 전에 개가
침을 흘린다는 점에 착안하여 Pavlov는 이 현상을 정신적 분비라 부르고,
평생 동안 체계적으로 연구하였다. 이 Pavlov식 조건형성은 고전적
조건형성라고도 불리우는데 이는 뒤에서 소개할 Skinner의 조작적 조건형성과
구분하기 위해 붙여진 명칭이다.
  Pavlov식 조건형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Pavlov가 행했던 실험부터 우선
검토하자. Pavlov는 개를 멍에에 묶어 놓고, 타액의 분비량을 측정하기 위해서
턱에 간단한 수술을 행하였다. 그리고 관을 연결하여 분비되는 침의 방울수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실험의 첫 단계는 소리굽쇠(음차)를 울려서 이 소리가
훈련전에는 침을 흘리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이 소리는
보통 머리를 회전하고 귀를 기울이는 정도의 반응만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반응을 정향반사라고 부른다. 그 다음에는 이 소리굽쇠의 소리를 들려주는
동시에 개의 입안에 음식물(고깃가루)을 넣어 주는 일을 하였다.
  소리굽쇠의 소리와 고깃가루를 짝짓는 일을 여러 번 반복한다. 그 다음
단계는 고깃가루를 주지 않고 소리굽쇠의 소리만을 들려 주더라도 침이
분비됐으며, 고깃가루와 짝지었던 횟수 많으면 많을 수록 분비되는 침의 양도
많았다. 음식물에 의해서 분비가 유발되었던 침이 이제는 소리굽쇠의 소리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Pavlov는 이러한 침의 분비를 조건타액분비라고
불렀다.

    1. Pavlov식 조건형성의 기본요소

  앞에서 소개한 Pavlov식 조건형성을 구성하는 기본요소를 우선 생각해 보자.
Pavlov는 타액분비를 유발시키기 위해 고깃가루를 사용했는데, 이 고깃가루가
타액분비를 유발하는 것은 이전의 훈련이나 학습의 영향에 의한 것이
아니다(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실험자가 피험동물을 잘 통제해야만 한다). 이
자극은 침을 흘리게 하는 데 생득적인 것으로, Pavlov는 이러한 자극을
무조건자극(UCS 또는 US)이라고 불렀다. 침을 흘리는 것 같은 반응은
고깃가루와 같은 무조건자극이 제시되면 거의 자동적이고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반사적인 반응이다. Pavlov는 이러한 반응을 무조건반응(UCR 또는 UR)이라고
불렀다.
  Pavlov는 중성자극을 무조건자극과 시간상으로 적절히 짝지어서 반복
제시하였더니, 이 중성자극이 침을 분비시킨다는 사실을 관찰하였다. 이
중성자극은 무조건자극과 짝지어 제시됨에 의해서 무조건자극처럼 타액분비를
유발시킨다고 해서 조건자극(CS)이라 불렀다. 이때 조건자극이 될 수 있는 것은
연구대상인 반응과는 중립적인 것이어야 하지만 그 유기체가 지각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 다음에 무조건반응을 조건자극과 짝지움으로써 학습되는
반응이 있는데 이것을 조건반응(CR)이라 한다. 조건반응은 무조건반응과 강도는
양에서 차이가 있다. 예로써, Pavlov의 타액분비의 경우 무조건반응은
조건반응에 비해 더 많은 양의 타액분비를 보인다.
  이상 Pavlov식 조건형성을 구성하는 기본요소를 설명하였다. Pavlov식
조건형성의 절차, 즉 실험조작은 조건자극과 무조건자극을 짝짓는 것으로,
'그림 5 - 3' 에 Pavlov식 조건형성의 도식이 나와 있다.

    2. Pavlov식 조건형성의 주요현상

  1) CS - UCS 짝짓기
  조건 반응의 강도는 일반적으로 CS - UCS 짝짓기의 반도와 이 두자극
사이의 제시 시간간격과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CS와 UCS를 짝짓는 횟수가
많아지면 조건반응의 강도는(특정수준까지) 증가한다. 그리고 CS가 대개
UCS보다 먼저 제시되지만, 두 자극을 동시에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물론 CS를
UCS보다 나중에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CS와 UCS를 제시하는 시간 간격중에
가장 바람직한 것은 CS를 UCS보다 0.5초 먼저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혀졌다.
  2) 자극 일반화
  특정한 CS에 대한 조건반응이 이 CS와 유사한 다른 자극에 의해서
유발되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을 자극일반화라고 부른다. 조건형성 초기에
자극일반화는 조건자극과 비슷하다고 지각되는 자극들에서는 거의 대부분
일어난다. 그러나 조건형성이 진행되면 피험자는 더욱 '변별적' 이 되고
CS의 특정한 자극 속성에만 반응하게 된다. Pavlov식 조건형성에서 자극
일반화의 예로는 만일 CS로 500데시벨(db)의 소리굽쇠를 사용하는 경우, 개는
550db의 소리굽쇠 소리에도 조건반응을 나타내는 현상을 들 수 있다.
  3) 자극변별
  유기체는 처음에는 신호로서의 조금이라도 가치가 있는 자극 모두에 반응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유기체는 점차 관련있는 자극과 관련없는 자극을
구별하거나 변별해서 무조건자극 사상과 연합되지 않은 자극들에 대해서는
반응하는 것을 억제하도록 학습해야만 한다.
  조건 형성학습에서 일반화와 반대되는 이러한 변별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데,
어쩌면 조건형성과정은 일반화에 대한 변별의 승리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신호가 더 구별되기 쉬우면 쉬울수록, 동시에
일어나는 자극들 중에서 관련없는 자극에 노력을 소모하지 않고 관련있는
자극을 쉽게 확인하고 주목할 수가 있다.
  4) 고차적 조건형성
  조건자극이 일단 조건반응을 유발하는 힘을 획득하고 나면, 이 조건자극은
유기체가 지각할 수 있는 다른 자극과 짝지워질 수 있다. 그러면 이 제2의
자극은 무조건자극과 짝지어진 적은 없지만 조건반응을 일으키는 제2의
조건자극이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제3, 4의 조건자극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이 절차를 고차적 조건형성이라 부른다. 이러한 고차적 조건형성은 다소
힘들지만 동물과 인간에게서 관찰될 수 있는 절차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5) 소거
  조건반응이 획득된 후 무조건 자극이 뒤따르지 않고 조건자극만이 반복해서
제시되면 조건반응이 점점 약해져서 마침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소거라고 부른다. 소거가 일어나면 조건반응도 중단되기 때문에 우리는
소거 절차가 조건 형성 기간에 학습된 것을 지워버리는 것으로 그릇되게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소거는 '억제하는 것을
학습하는' 과정으로, 이 새로운 학습이 원래 학습된 것을 파괴하지 않은 채로
새롭게 첨가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사실은 다음에 소개하는 자발적
회복이나 재조건형성으로 입증된다.
  6) 자발적 회복과 재조건 형성
  소거가 이루어지고 나서 CS도 UCS도 제시되지 않는 휴식기간 후에 CS가
다시 제시되면 소거된 것으로 믿어지는 조건반응이 되살아 난다. 이 현상을
가리켜 자발적 회복이라 부른다. 그리고 CS와 UCS가 짝지어 제시되는
획득시행을 추가하면 그 반응은 곧 원래의 세기로 돌아온다. 재조건형성이란
소거가 이루어지고 난 다음 원래의 CS와 UCS를 짝지을 경우, 처음의
조건형성보다 신속하게 조건형성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소거
후에도 이전 조건형성에의 학습이 남는 것으로 볼 수 있다.
  7) Pavlov식 조건형성의 세 법칙
  조건형성을 연구하면서 Pavlov가 제시한 원리 중 흥분의 법칙, 내부 억제의
법칙 및 외부억제의 법칙 등은 Pavlov식 조건형성의 세 법칙으로 불리운다.
흥분의 법칙은 중성적인 CS가 UCS와 짝지어짐으로써 CR을 유발하는 흥분적
속성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건형성이 이루어지고 나서 UCS는
제시하지 않고 계속해서 CS만을 제시해서 이미 확립하면 이미 확립된 CR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실험적 소거과정이라 불리우며 학습자가
UCS가 주어지지 않은 자극에 대한 반응을 스스로 억제하는 것으로, Pavlov는
이것을 내부억제의 법칙으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CS에 대한 CR을 잘
확립시키고 나서 CS와 함께 새로운 방해자극을 제시하면 CR의 크기가 줄며,
잘 소거된 CR의 양을 늘리는 데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이것을 외부억제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러한 법칙들은 우리가 조건형성 내지는 학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3. Pavlov식 조건형성의 예

  인간이나 동물에 있어서 여러 가지 반응들이 성공적으로 조건형성될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불결한 물의 바위 밑에 살고 있는 프라나리아의 머리 위에
15cm위에 전구를 설치하고 이 전구에 불이 켜질 때마다 전기자극을 주었더니
신체수축반응을 하였다. 이렇게 250회쯤 반복하였더니 불만 켜주고 쇽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프라나리아는 신체수축반응을 보였다. 즉 프라나리아는
이전에 별로 문제삼지 않았던 불빛에 대해 반응하는 것을 학습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전구의 불빛과 전기 자극을 짝지워서 경험한 결과 프라나리아의
행동상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또 다른 예로써 고전적 조건형성은 생후 5 - 7일 정도된 신생아의 학습을
연구하는 데도 이용된다. 신생아는 눈에 '훅' 하고 바람을 불면, 자연히 눈을
감는다. 만약 바람이 불기 직전에 어떤 소리를 들려주면 신생아는 그 소리와
바람을 연합시키는 것을 금방 학습하여 소리만 들려주어도 눈을 감는다. 이러한
절차는 어린 아이들의 학습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인간이나 동물을 대상으로 한 고전적 조건형성의 실험적 연구에서는 보통
반응이 자극 직후에 나타난다. 그러나 모든 무조건반응들이 다 직후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미각혐오연구에서, 동물에게 새로운 맛을 내는 용액(CS)을 몇 시간
지난후에 질환을 일으키는 약물(UCS)과 함께 투여한다. 이렇게 해서 짝지은
결과 동물들은 그 용액에 대해서 강한 혐오감을 형성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쓴다. 어떤 음식을 처음 먹고 병이 난 사람이 그 음식에 대한
혐오감을 형성하는 것과 같다.
  많은 사람들이 불합리한 공포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어떤 사람은 호수나
초원같이 넓은 장소에서 공포를 갖고, 어떤 사람은 높은 곳을 두려워 하는데,
이 같은 공포는 확실히 선천적인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이러한 반응을 어떻게
획득했는지 확실치 않더라도 이러한 반응을 학습해 왔음이 틀림이 없다. 많은
불합리한 공포는 고전적 조건형성의 결과이다.

    5. 2. 2. 조작적 조건형성

  앞에서 언급한 Pavlov식 조건형성은 두 자극(조건자극과 무조건자극)들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었다. 이처럼 환경내의 어떤 사상(자극)들이 서로
관련되는가를 학습하는 것만으로는 유기체가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해 가는 데
불충분하다, 따라서 유기체들은 자신의 행위와 그 결과 사이에 기대되는 일관성
있는 관계도 학습해야만 한다. 이와 같이 유기체가 유발한 반응의 결과를
강조하는 학습을 도구적 조건형성 또는 조작적 조건형성이라고 부른다. 물론
실험절차나 이론적 측면에서는 도구적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형성의 차이를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의한 학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같은
의미를 갖는 용어로 사용된다.
  도구적 조건형성에 관한 초기연구는 Edward L. Thorndike에 기원한다.
Pavlov가 러시아에서 개를 피험동물로 하여 타액분비반응을 연구하고 있을 때와
거의 동시에 미국에서 Thorndike는 고양이를 피험동물로 해서 문제상자를 빠져
나오는 것을 학습시키고 있었다. 그 문제상자는 고양이가 페달을 밟아야 문이
열려서 밖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고안 되었다. 그 실험 결과, 고양이의
반응시간이 점차로 감소하였다(학습곡선이 결코 완만하지 않고 오히려 두드러진
변동이 있다. 이것은 피험동물들의 학습곡선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이다).
고양이가 밖으로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차 줄어듦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런 학습을 시행착오학습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도구적 조건형성에 관한
연구의 시발이다. Thorndike는 동물실험에 근거하여 효과의 법칙을 제안하였다.
그것은 어떤 반응에 보상이 주어지면 그에 상응하는 자극(상자) -
반응(페달밟기)의 연합이 강화되고, 반응에 보상이 없거나 처벌이 주어지면 그
연합은 약화된다는 것이다. 즉 특정한 반응이 나타날 확률은 그 반응의 결과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1. Skinner의 조작적 조건형성

  조작적 조건형성은 J. B. Watson의 행동주의에 영향을 받아 B. F. Skinner가
제창하여 50년 가까이 그 원리가 실생활에 응용되고 있다. Skinner와
그의추종자들은 이 조작적 조건형성의 원리로 동물을 훈련시키고,
정신질환자들의 이상행동을 수정하고, 학습기계를 써서  교육을 향상시키고,
비행자, 지체자 연장자 등의 환경을 변화시키며 갓난 아이들이 양육되는 새로운
환경을 설계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 많은 연구를 계속해 왔다. 이러한 조작적
조건형성의 중심원리는 '정적 강화의 위력' 에 토대를 두고 있다. 대부분의
수의적 행동은 조작행동으로서 강화가 뒤따르는 경우에는 강해지며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즉 유기체가 강화를 받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쉽게 예견할 수 있다.
  Skinner가 행한 전형적인 실험을 예로 들어 보자. 굶긴 비둘기를 방음이 잘
된 상자(흔히 'Skinner상자' 라고 부르는데, Skinner 자신은 실험공간이라고
부른다) 속에 넣는데, 이 상자의 한쪽 벽에 원판이 장치되어 있다. 이 원판은
반응을 자동적으로 기록하는 장치와 전동식으로 작동되는 먹이통에 연결되어
있다. 비둘기가 원판을 쪼면 먹이통에 있는 알맹이로된 먹이가 원판 밑에 있는
먹이 접시에 자동적으로 떨어져 나오게 되어 있다. 이 Skinner상자에 비둘기를
넣으면 비둘기는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면서 여러 가지 반응을 나타낸다. 처음에
비둘기는 여러 가지 행동을 할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원판을 쪼게 된다.
비둘기가 원판을 조게 되면 먹이접시에 자동적으로 먹이가 주어진다. 이런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되면 비둘기는 드디어 나타낸 여러 반응을 생략하고
즉각적으로 원판을 조는 반응을 계속하게 된다. 또 비둘기가 몹시 배가 고플
때는 지극히 높은 빈도로 원판을 쪼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Thorndike의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원판을 쪼는
반응을 먼저 해야만 먹이가 주어지며 반응을 하지 않으면 먹이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 조작적 조건형성의 주요현상

  1) 자극일반화와 자극변별
  Pavlov식 조건형성에서와 같이 조작적 조건형성에서도 자극일반화 현상이
관찰된다. 조작적 조건형성의 특정한 자극장면(예로써, 불빛이 있는
Skinner상자)하에서 어떤 반응이 이루어지면 그 반응이 일반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그 반응은 원래의 자극장면에서 나타나는 반응률보다는 낮다. 이
반응률은 원래의 훈련장면과 변화된 자극장면이 유사할수록 더 높다. 조작적
조건 형성에서 자극변별은 Pavlov식 조건형성과 같이 어떤 자극에 대해서는
반응을 하고 어떤 자극에는 반응을 하지 않도록 학습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어떤 자극이 있을 때 반응하면 그 반응을 강화해 주고 다른 자극이
있을 때 반응하면 강화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변별학습을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다.
  2) 조성
  Pavlov식 조건형성에 없는 조작적 조건형성의 특징 중 하나인 조성은 원하는
반응을 학습할 때까지 그 반응을 계기적으로 보상하여 학습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개를 엎드리게 하려고 하는 경우, 개가 약간 구부릴 때 우선
보상하고, 다음에는 바닥에 거의 가까이 엎드릴 때만 보상하며, 마지막으로는
실제로 배를 대고 엎드릴 때 보상하면 된다. 이러한 조성은 실생활에서 보이지
않는 반응을 학습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동물을 조련하는 데 광범위하게
사용되기도 하며 나중에 언급될 프로그램식 학습에도 응용되었다.
  3) 미신행동
  조작적 조건형성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응 후에 보상이 뒤따라야만 한다.
미신행동은 보상이 반응에 관계없이 주어질 때 그 보상과 우연적으로 연합된
반응이 학습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비둘기를 Skinner상자에 집어 넣게
되면 바닥을 긁거나 벽을 쪼거나하는 다양한 반응을 하게 되는데, 이때
Skinner는 매 15초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제공하였다. 이렇게 보상(먹이)이
반응에 상관없이 주어진 경우에도 먹이가 주어질 때 행하고 있었던 반응의
확률이 증가함을 보여주었다. Skinner는 이렇게 학습된 반응을 미신적이라고
불렀는데, 그 이유는 반응과 보상간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에 그릇된 연합을 형성하였기 때문이었다.

    3. 조작적 조건형성의 중요성과 활용

  도구적 조건형성, 특히 조작적 조건형성은 실험실에서 심리학자들이 쥐나
비둘기 같은 동물을 가지고 행한 실험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시사해 준다.
동물실험에서 얻어낸 원리들은 인간생활에까지 확대되어 적용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조성이 그 예인데, 바람직한 행동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부모나
교사 등은 일부러 행동을 조성하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는 강화가 행동에
부수되도록 조직되어 있다. 조작적 조건형성이 바람직한 행동을 조성하는 데
일부러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그 예로는 프로그램식학습과 행동장애를
치료하는 일부 치료법을 들 수 있다. 프로그램식 학습에서는 학습해야 할
재료들을 작고 쉬운 여러 단계들로 나눈다. 그러면 학습자는 각 단계가 쉽기
때문에 오류를 적게 범하면서 성취감을 경험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학습에
대한 동기를 저하시키거나 학습을 싫어하게 되는 것을 극소화시켜 준다. 또
프로그램식 학습은 학습자들이 자신의 진행 속도대로 학습을 계속하며, 그들의
반응의 옳고 그름에 대한 즉각적인 지시(일조의 강화)를 받게 되어 있다. 이처럼
프로그램식 학습은 동물학습실험에서 사용된 '조성' 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프로그램식 학습은 사실, 법칙, 공식과 같은 것을 학습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며,
프로그램식 학습을 사용하는 교사들은 학습과정을 풍부하게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조작적 조건형성의 기법은 Pavlov식 조건형성의 기법과 함께 행동수정에
활용되기도 한다. 행동수정은 사회적으로 적응하는 행동을 강화하고, 부적응하는
행동을 소거시키면서 행동장애를 치료한다. 조작적 조건 형성은 잘 적응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도 활용된다. 예를 들어 흡연이나 과식과 같은
나쁜 습관을 제거하거나, 지나치게 유순해서 자기 주장을 못하는 사람을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조작적 조건형성의 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조작적 조건형성을 활용하면 사람들이 자기가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즉 조작적 조선형성은 자기통제적인
방향에서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중요하다.
  최근에 와서는 심장박동, 혈관의 팽창 및 장의 수축과 같은 내장반응이
조작적으로 조건형성될 수 있다는 증거가 나타났다. 흔히 내장반응은
불수의적인 것으로 Pavlov식 조건형성에 의해서만 조건형성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아직도 내장반응을 조직적 조건형성하는 데는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그러한
조건형성이 확고하게 확립될 경우에는 고혈압이나 내장문제를 치료하는 방도로
이 조작적 조건형성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로서 고혈압 환자에게 자신의
혈압을 보여주는 기계를 바라보도록 하고, 혈압이 어떤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마다 불빛을 비춘다. 환자는 혈압으로써 낮은 혈압을 유지하는 것을 훈련한다.
이 절차를 바이오 피드백 훈련이라 한다. 이것의 의학적 가치는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들이 있으나 아직 완전한 실용단계는
아니다.

    4. Pavlov식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형성의 비교

  조작적 조건형성에서 유기체는 실험자가 강화를 주기 전에 어떤 반응을
산출하도록 요구된다. 이 점은 유기체가 UCS의 도달에 어떠한 통제도 하지
못하는 Pavlov식 조건형성과는 대조적이다. 전자에는 실험자가 강화를 적당한
시간에 주기 위해서 유기체가 하는 일에 주의를 해야 하지만, 후자에서는
필요한 조작이 전적으로 유기체가 하고 있는 것과 상관없이 행해진다. 달리
말하면, CS의 다음에 UCS가 주어지는 것은 유기체의 행동에 상관없이 일정한
시간이나 반응수가 지났기 때문이다.
  또한 Pavlov식 조건형성에서는 조건형성하려는 반응을 유발하는 자극, 즉
UCS가 항상 정해져 있으나 조작적 조건형성에서는 그에 비견할 만한 자극이
없으며, 조건형성하려는 반응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마 Pavliv식 조건형성간의 가장 큰 차이는 강화의 역할에 있다. Pavlov식
조건형성에서 강화(UCS)가 없으면 조건형성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데 반해,
조작적 조건형성에서 강화물은 반응이 발생한 후에 그 반응의 확률을
증가시키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Pavlov식 조건형성에서는 강화(UCS)가 반응을
유발하고 동시에 강화하지만, 조작적 조건형성에서 강화는 반응이 일어났을
경우에만 그 반응의 발생확률을 증가시킴으로써 작용한다.

    5. 3. 강화:보상과 처벌

  앞에서 Pavlov식 조건형성을 논의하면서 강화, 강화물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
Pavlov식 조건형성에서는 강화가 반응을 유발하는 데 반해서, 조작적
조건형성에서는 강화가 반응 다음에 온다. 이렇게 두 경우에 강화가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원하는 반응의 발생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같다. 이러한
까닭에, 강화물이란 어떤 반응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사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강화물은 자극사상으로서 반응과 적절한 시간관계에서 발생되어
반응강도와 자극 - 반응연결의 강도를 유지하거나 증가시키는 경향을 지닌다.
  강화물을 정적 강화물과 부적강화물로 흔히 구분하기도 한다. 정적 강화물은
보통 보상이라고 하며, 반응에 주어짐으로써 반응의 확률을 증가시키는 자극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Skinner상자에서 비둘기에게 주어지는 먹이와 같은
것들이다. 부적 강화물은 반응이 일어난 다음에 제게됨으로써 그 반응을
강화시켜 주는 자극이다. 예로써 도피훈련에서  동물이 도피반응을 나타내면
주어지던 전기쇽이 제거되는데, 전기쇽은 부적 강화물이다. 즉 동물이 나타낸
반응은 전기쇽의 제거로 강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부적 강화물이 벌과
다른 점은 그것이 행동을 일으키기 위해 사용되는 것인데 반해, 벌은 어떤
행동을 못하게 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점이다.

    5. 3. 1. 조건강화

  앞에서 우리는 강화자극이나 강화사상이 조작적 조건형성에 꼭 필요하며,
반응을 강하게 하는데, 이용될 수 있는 것은 강화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강화물을  일차적 강화물(primary reinforcer)과
이차적 강화물(secondary reinforcer)로 구분할 수 있다.
  일차적 강화물이란 먹이나 물처럼 이전의 특별한 훈련 없이도 훈련 받지 않은
동물들의 행동을 강하게 하는 데 효과적인 강화자극으로 생리시스템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유기체는 일차적 강화물이 없이도 학습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사람에게 강화자극으로 널리 쓰이는 것으로 '돈' 같은 것이 있다. 이러한
강화물은 기본적인 생리시스템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는데, 심리학자들은
이를 이차적 강화(secondary reinforcement) 혹은 조건강화(conditioned
reinforcement)라고 부른다.
  이차적 강화 또는 조건강화란 용어에서 '이차적' 혹은 '조건' 이란
용어는 덜 중요하다거나 약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의 실생활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강화물은 대부분이 이차적인 것으로 예를 들면 부모들은 어린이의
행동을 조성하고 유지하는 데 일차적인 강화물을 거의 쓰지 않고 이미 학습된
칭찬, 격려 및 애정의 징표와 같은 강화물을 이용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을
조성하고 유지하는 데에 이차적인 강화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역으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에도 지극히 중요한 것이다.

    5. 3. 2. 강화의 패턴화

  실제 생활 장면에서는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강화를 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유기체가 행한 반응 중에서 일부에 대해서만 강화가 주어지는 것을
부분강화(partial reinforcement)라 한다. 계속적으로 주어지는 강화보다
부분강화는 그 행동을 더 오래 지속시키는 경향이 있다. 즉 부분강화에 의해
학습된 행동을 소거시키기가 더 어렵다. 이런 효과를 부분강화효과라고 한다.
부분강화효과는 일반적으로 강화가 더 불규칙하게 제시될수록 크다.
  부분강화를 주는 네 가지 기본패턴이 있으며, 이들을 적절히 조합하거나
변형하면 더 복잡한 강화패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네 가지 기본 패턴은
고정간격강화(FI:fixed interval reinforcement schedule),
변화간격강화(VI:variable interval reinforcement schedule),
고정비율강화(FR:fixed ratio reinforcement schedule), 변화비율강화(VR:variable
ratio reinforcement schedule)가 그것이다. FI는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후에
반응을 하면 강화를 주는 것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 행하는 반응에는
강화가 주어지지 않는다. VI는 FI와 달리 일정한 시간간격 대신에 불규칙한
시간간격으로 강화를 주는 것이다. 예로써 VI - 30초 계획의 경우에 25, 65, 90,
130, 145...이런 식으로 평균은 30초로 하되 일정치 않은 간격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FR은 일정한 반응수마다 강화하는 것이다. 즉 20번째 40번째
60번째...반응에만 강화하는 것이다. VR은 평균 반응수는 일정하되 일정하지
않은 반응수 다음에 강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VR - 20이면 18번째
35번째 67번째 반응에만 강화를 주는 것이다.

    5. 3. 3. 벌과 학습된 무력감

  음식, 칭찬 및 토큰과 같은 바람직한 보상을 주는 정적 강화와 유기체에게
고통을 주거나 불쾌하게 하는 부적 강화를 포함하는 조작적 조건형성절차에서
얻어진 결과는 실생활에 많은 함축성을 가지고 있다. 실험실에서 부적 강화가
주어질 때 피험동물은 어떻게 해서든지 부적강화로부터 재빨리 도망쳐야 한다는
것을 학습하게 되는데 이를 조작적 도피(oprant escape)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인간의 행동은 조작적 도피와 조작적 회피의 학습된 형태로
나타난다. 불안을 일으키는 사건에 대한 많은 방어들도 조작적 도피나 조작적
회피의 형태로 나타난다. 남에게 비난을 받을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은 때때로
그들의 행동을 과장하여 사과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아마도 그가 어린
시절에 어머니에게 용서를 빌었을 때 어머니가 야단을 치지 않고 사랑해 주었던
경험과 같이 과거의 불안으로부터 도피하는 성공적인 방법으로 조건형성된
조작적 행동의 형태인 것이다.
  어떤 경우에 벌은 어린이들이 학습하는 것을 도와주며 때로는 꼭 필요하기도
하다. 예를 든다면, 아이들이 깨지기 쉬운 전등을 만지거나 날카로운 칼을 만질
때 손을 때림으로써 상처를 입히거나 부상당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각
개인이 벌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벌의 효과는
명확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벌을 받는 것 자체가 그들이 원하는 관심으로
받아들여져 벌을 도피하고나 회피해야 할 부적 강화가 아니라 정적 강화가 되어
오히려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도록 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체벌조차도 긍정적
강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은 벌이 기대된 것과는 다르게 반대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때때로 벌은 가족관계를 악화시키는데, 아동이
잘못했을 때 부모가 벌을 주면, 아동들이 더 나쁜 행동을 하며 더욱 나쁜
효과는 벌을 받은 아이들에게도 공격적이 되며 성인이 되어 그들의 자식에
대해서 잔인하게 대하기도 한다. 벌은 동물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Pavlov식 장치에서 개가 셔틀상자의 한쪽 칸에 피할 수 없는 일련의 짧으면서도
강한 전기쇽을 받은 경험이 있으면, 장애물을 뛰어넘어 전기쇽을 회피하거나
도피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다음 칸으로 뛰어넘는 단순한 반응조차도
학습할 수 없게 된다. 지속적인 전기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장애물
건너뛰는 것을 학습하지 못하는 현상을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한다. 즉 개는
가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학습한 것이다.
동물뿐 아니라 인간도 간단한 실험절차에 의해 학습된 무력감을 가질 수 있다.
어떤 실험에 자원한 피험자에게 큰 소리와 불쾌한 소음으로 벌을 주면서,
실험자는 피험자가 어떤 조절장치의 사용법을 학습하게 되면 소음을 중지시킬
수 있다고 말해 준다. 그러나 사실상 그 조절장치는 아무리 조정을 하더라도
소음을 중지시킬 수 없는 것이다. 나중에 이 피험자들은 간단한 방법으로
소음을 중지시킬 수 있는 실험장면에서도 실험자가 소음을 중지시킬 때까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그냥 소음공세를 받고 있었다. 학습된 무력감의
실험은 1960년 후반에 Pavlov식 방법으로 처음 실시 되었는데, 그 중에는
새로운 실험방법에 의해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 결과, 학습된
무력감의 유일한 원인이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 결과, 학습된 무력감의
유일한 원인이 벌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실패경험도 중요한
원인이 됨이 밝혀졌다. 예를 든다면 실험실에서 학생들에게 문제를 제시하고
이것이 쉽게 풀 수 잇는 문제라고 말해 주었으나 사실은 풀 수 없는 문제일 때,
학생들은 학습된 무력감을 나타낼 수 있다. 만약 실패경험이 학습된 무력감을
일으킨다면 인간은 Pavlov의 개처럼 수동적이고 심리적인 장애를 갖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울증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실패를
경험한다고 할지라도 전부 다 그렇게 심한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학습된
무력감에 관한 연구들은 이러한 불행한 결과가 언제, 어떻게,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약간의 단서만을 제공해 줄 뿐이다.

    5. 4. 언어학습

  현대 실험심리학에서 유기체가 어떻게 지식을 획득하고 사용하는가에 관하여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앞 절 등에서 단순학습과 이에 관련된 사실들이
다루어졌다. 이제 인간학습의 분야인 언어학습을 다루고자 한다. 이
언어학습에서 얻어진 많은 지식들은 기억연구 등에 기초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험심리학에서는 언어학습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또 언어학습에 관한
연구는 유기체의 고등정신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계기가 되었다고
하겠다. Herrmann Ebbinghaus가 1885년 행한 기억에 관한 실험은 언어학습에
관한 연구의 시발점이 되었고 인간학습을 고등정신과정의 차원에서 연구하도록
한 도약대의 구실을 하였다. 언어학습을 연구해 온 심리학자들은 주로 연합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이들이 중시한 연합이란 일종의 관계로서 학습은 여러 종류의
요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로서 학습은 여러 종류의 요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
요소, 즉 사용되는 재료와 이들을 어떻게 관계시킬 것인가(즉 연합시킬 것인가)
하는 방법 또는 기법이다.

    5. 4. 1. 언어학습재료

  실험실에서 언어학습을 연구하는 데 최초로 사용된 재료는 무의미철자였다.
Ebbinghaus는 언어가 시간적인 근접에 의한 관념들의 연합으로 구성과는
것으로 믿어, 그 관념 가운데 하나가 다른 관념을 유발시키는 것이 가능하면 그
기억도 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Ebbinghaus는 새로운 관념이 어떻게
획득되는가를 알고자 했다. 그러나 의미 있는 낱말의 경우 성인들은 각기 다른
경험을 지니고 있을 것이고 이로 인해 다른 낱말과도 연합이 되어 있을
것이므로 사용될 수 없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실제 독일어가 될 수 없도록
자음(consonant) - 모음(vowel) - 자음(consonant)의 철자를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무의미철자로서 Ebbinghaus는 이러한 C - V - C 무의미철자를 만들어
스스로가 실험자가 되어 자신을 피험자로 하여 실험을 행하였다.
  그러나 Ebbinghaus의 생각대로 무의미철자가 기존의 개념과 독립적이지는
못하였다. 그 이유는 무의미철자가 연합되거나 학습되는 데 있어서, 그 철자의
내적 구조와 이전에 학습된 항목들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Glaze는 1928년에 무의미철자를 15명의 피험자들에게 하나씩 보여주고 각
철자가 연상을 불러일으키는지를 물어, 이른바 연상가를 측정하였는데 이
연상가는 무의미철자의 학습 가능성에 크게 영향을 미침이 밝혀졌다. 이 때부터
학습재료의 특성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언어항목(무의미철자이든 낱말이든)이 연상을 많이
불러일으킬수록 그 항목은 더 유의미하리라는 생각에서 언어항목에 대한
유의미가의 측정이 시도되었으며, 학습재료의 유의미가와 학습에 관련시킨
연구들도 계속되었다. 학습재료의 연상가, 유의미가 외에도 숙지도, 발음용이도,
사용빈도 및 정동성등도 언어항목의 학습과 관련하여 연구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는 달리 항목들이 서로간에 지니는 관계에 의한 것으로
자유연상, 순서적 의존성 및 범주군집화등을 들 수 있다. 자유연상이란 자극어를
제시하고 반응어를 회상하도록 하는 것인데, 특정 반응어가 나온 상대적빈도를
구하면 그것이 연상강도의 측정치가 된다. 이 연상강도는 회상을 정확하게
예언할 수 있다. 순서의존성은 낱말이니 음소, 문자 등 언어의 여러 수준에서 그
구성요소들간에 존재하는 순서적 관련성을 말한다. 우리는 이 순서적 의존성에
기초하여 낱말에서 빠진 문자나, 문장에서 빠진 낱말을 추정할 수 있다.
범주군집화는 언어의 의미적 고조가 체제화 될 때 일어나는 것으로
개념명칭들이 쉽게 범주로 나누어져 들어가는 현상을 일컫는다. 많은 실험에서
여러 종류의 개념명칭을 우선적으로 제시하고 자유연상을 시키면 피험자들은 그
낱말들을 군집화하여 개념적인 집단으로 회상한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것은
언어기억이 주로 의미론적 성질이라는 것을 예증하는 것이다.

    5. 4.  2. 언어학습의 연구방법

  언어재료를 써서 실험실에서 피험자들을 학습시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방법들 가운데는 전통적인 것도 있고 변형된 것도 있다. 이들 중
자유회상학습, 계열학습 및 쌍대연합학습에 관해 알아보자.
  자유회상학습은 피험자들이 언어재료를 학습한 효과를 알아보는 가장 간단한
방식이다. 이 자유회상학습에서 피험자들은 제시받았던 항목들을 생각나는
순서대로 회상해 낸다. 이 자유회상학습 가운데 직접 자유회상이 보여주는
중요한 특징은 주관적 체제화와 계열위치효과이다. 주관적 체제화는
자유회상학습에서 피험자들이 매번 같은 순서로 회상하는 경향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것은 피험자들이 학습과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그들이 학습하는
동안에 사고하고 체제 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또 이것은
학습자가 각인되거나 조건형성되는 피동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해준다. 계열위치효과란 항목의 회상률이 목록없이 목록이 뒤 부분의 것이 가장
잘 회상되었고, 앞부분의 것이 다음으로 잘되었고, 중간부분이 가장 안되었다.
계열의 뒤 부분의 것이 잘 회상되는 것을 신근효과라고 부르며, 앞부분의 것이
잘 회상되는 것을 초두효과라고 부른다. 이 신근효과와 초두효과는 기억과정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구실을 하였다.
  계열학습은 단어학습실험에서 최초로 행해진 것으로, 제시된 항목을 정확하게
회상하는 것은 물론 그 순서도 정확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Ebbinghaus가
사용한 것이 이 계열학습인데 그는 흔히 계열예언법이라고 알려진 방법을 써서
무의미철자를 학습하였다. 즉 한 벌의 재료를 박자기의 박자에 따라 한 항목씩
읽고, 어떤 항목이 제시되면, 그 다음에 나올 항목이 무엇인지 예언할 수 있도록
다음 항목과 연합시키려 하였다. 이 계열예언법은 피험자의 예언이 틀렸을 경우
즉각적으로 고정해 준다.
  쌍대연합학습은 짝지어진 항목들의 목록을 학습하는 것으로 왼쪽항목은
자극항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오른쪽 항목은 반응항이라고 할 수 있다.
피험자들은 자극항이 제시되면 반응항을 생성해 내야 한다. 이 쌍대연합학습도
계열학습처럼 학습 - 검사법과 예언법을 사용할 수 있다. 쌍대연합학습절차는
언어학습에서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데, 그 이유로는 쌍대연합학습이 Pavlov식
조건형성과 유사하며,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학습형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방법 외에 재인법이 있다. 앞에서 열거된 방법들은 학습재료의
재생을 요구하지만, 재인방법에서는 피험자는 여러 개의 선택지에서 정답을
고르거나(강제선택법) 주어진 항목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이
재인절차는 흥미로운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기억과정을 연구하는 데
이용되기도 하며 회상보다 더 민감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변형된 방법이 있는데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5. 4. 3. 언어학습에서 방략

  언어학습에서 문제가 되는 것을 여러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다.
언어학습과제에 존재하는 관계의 종류에 관한 것이라든가 그 관계의 본질에
관한 것들도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학습과제를 숙달하기 위해서
개인들이 사용하는 방략만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방략이란 피험자들이 새로운
과제에 접하여 과거의 경험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쉽게 동원하여
사용하는가와 관련된다.
  언어학습장면에서의 학습속도를 결정하는 요인들 가운데 일부는 재료 그
자체의 문제이지만, 일부는 학습자가 채택하는 방략이 문제가 된다. 즉 가장
유용한 방략을 아는 것은 배경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과 관계되는 것은 물론,
그것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과도 밀접하게 관계된다. 이러한 방략은
직접적으로 연구될 수 없는 것으로, 통상 실험실에서는 1. 학습에 착수하는
방법에 대해 각기 다른 지시를 주거나, 2. 실험조건을 다르게 하여 어떤 특정한
방략을 피험자가 택하도록 유도한다. 전자의 경우는 우연학습과 의도학습을
비교하는 실험법이 될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제3의 항목이나 사상이 중간에
관여함으로써 양자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현상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학습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주지 않고 재료에 단순히 노출시킨
경우(우연학습)와 파지를 검사하여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때 주어지는 지시는
각기 다를 수 있으며, 어떤 때는 재료의 어떤 측면에 주의를 기울이게 할 수도
있고, 파지에 대한 지시일 수도 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피험자의 협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으나 반대로 지시받은 과제에서 생기는 간섭을
통제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물론 이때의 의도학습이 우연학습보다
우월하지만, 조건에 따라 그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학습재료의
성질에도 관계되지만, 개인의 취하는 방략에 의존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한편, 두 개의 사물이나 사상이 어떤 다른 사물이나 사상을 공유하면서
연합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연합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매개가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이러한 매개의 원리는 요소 A와 B가 요소C와 관련되어
발생한 경우 C는 A와 B의 매개역활을 한 것으로 본다. 즉 C는 A와 B사이에
교량의 구실을 한 것이다. 이러한 매개도식이외에 여러 가지 도식도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매개는 암기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실하며 어떤 도해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 실제로 자연언어 매개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밝혀졌다.

    5. 5. 인지학습

  우리는 앞에서 단순한 연합학습을 설명하는 조건형성과 그 원리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수학문제를 풀고 있던 학생이 무릎을 탁 치면서 아하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식의 학습은 단순한 연합학습과는 다르다.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행동주의에 반대하면서 조건형성된 연합만으로는 인간학습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 복잡한 형태의 학습을 연구하기
의해서는 인지과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학습자의 머리속에서
인지구조가 형성되고 이 인지구조는 학습상태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체제화한다고 제안했다. 오늘날의 인지심리학 혹은 정보처리이론도 형태주의
심리학자들에게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5. 5. 1. 통찰학습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에 Kohler는 침팬지의 문제해결능력을 알아보는
일련의 실험을 수행했다. 그 실험들은 침팬지가 시행착오나 조건형성이 아닌
통찰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함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한 실험에서
'설탄' 이라는 침팬지는 쇠창살로 된 우리 속에 갇혀 있었다. 우리 밖의
손의 닿는 곳에 짧은 막대기가 있었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긴 막대기가
있었다. 짧은 막대기가 있었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긴 막대기가 있었다. 짧은
막대기를 이용한다면 긴 막대기를 끌어당길 수 있었으며, 긴 막대기 뒤쪽에
사과가 있었다. 설탄은 짧은 막대기로 사과를 끌어당기려 하다가 실패했다. 한참
주저하고 응시하다 갑자기 짧은 막대로 긴 막대를, 다시 긴 막대로 사과를
끌어당겼다. 분명히 잠시 동안의 주저 후에 개별적인 행동들이 최종 목표를
향해 통합되어졌다.
  또 다른 예로 큰 방안의 천장에 바나나가 설탄의 키가 닿지 못하는 높이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방의 한쪽 구석에는 몇 개의 빈 성자가 있었다. 또 다시
설탄은 어느 순간에 사과상자를 쌓아 놓고 바나나를 따먹을 수 있었다. (그림
5 - 9).
  Kohler에 의하면 이러한 통찰학습은 인지적 요소들을 재구성하는 능력에 의한
것이다. 즉 처음에는 무관했던 요소들(침팬지 머리속에서 처음에는 상자와
바나나는 관계없는 요소였음)을 재구성하여 학습이 이루어졌다. 환원하면,
인지구조에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통찰은 시행착오적인 우선적인
반응이 아니라 급속히 해결책에 도달하는 것이다. 즉 요소들을 유의미한 전체로
관련지우고 의미있는 인지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림 5 - 9는 침팬지가 처음에는 바나나를 따먹지 못하다가 상자를 쌓아
따먹는 모습을 연속적인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5. 5. 2. 잠재학습

  잠재학습이란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학습과 수행의 구분) 행동상으로
드러나지 않은 학습을 말한다. (그림5 - 10)과 같은 미로에서 세 집단의 쥐들을
실험한다. 제 1집단은 첫날부터 16일간 계속해서 목표(음식)상자에 도달하면
음식을 준다. 제2집단은 실험 첫날부터 끝까지 먹이를 주지 않는다. 제3집단은
처음 10일 동안은 제2집단과 같이 먹이를 주지 않다가 11일째부터 먹이를 준다.
그 결과는 (그림 5 - 10)에서 보듯이 정규보수집단은 꾸준히 오류가 줄어들었고
음식을 끝까지 안준 제2집단은 오류가 줄지 않았다. 그런데 제3집단은 11일째
오류가 갑자기 줄어듦을 볼 수 있다. 이는 10일째까지 미로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이 아니라 수행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어도 잠재적으로
학습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미로에 대한 정신적인 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Tolman은 이 정신적 그림을 인지도라고 하였다. 잠재학습의 연구는
동작학습에서 인지적 요인의 중요성을 지적해 주었고 또한 학습과 수행의
구분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5. 5. 3. 관찰학습

  인간과 다른 고등동물들은 모든 것을 반응과 보상의 직접적 경험에 의해 배울
필요는 없다. 그들은 모델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학습할 수 있다. 이
관찰학습은 Albert Bandura 등에 의해 체계적으로 연구되었는데, 전형적인
실험에서 아이들은 TV를 통해 한 모델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지켜 보았다.
모델은 방에 있는 Bobo인 형에게 공격적인 행동과 언행을 하였는데, 그들 중
일부는 보상을 받거나 처벌을 받았고, 나머지는 아무런 보상이나 처벌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TV를 본 아이들은 그 방에 들어가서 모델을 모방할
기회를 가졌다. 이때, 보상을 받은 모델을 본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더 많은 공격행동을 보였으나, 이러한 차이는 아이들의 공격적 행동에
보상을 줄 때 사라졌다. 즉 공격적 행동에 대한 학습의 차이는 있었으나, 실제로
행동을 할 때 보상을 주면, 그들간의 차이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찰학습의 원리는 직접적인 행동에 의한 학습을 주장한 조건형성론자와 달리
대리적 강화와 대리적 학습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5. 6. 학습에 대한 현대적 견해

  심리학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1950년까지는 행동주의 심리학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1960년부터는 컴퓨터의 등장과 더불어
정보처리접근을 취하는 인지심리학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행동주의자들의
전통적인 학습이론(조건형성)은 인지와 같은 유기체의 내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지이론자들은 내적요인을 고려하면서 조건형성모델을
재음미하기 시작하였다. 언뜻 연합학습의 입장과 인지학습의 입장은 상반되는
듯이 보이나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지론자들이라 해서 조건형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며, 조건형성에서 행동주의자들이라 해서 조건형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며, 조건형성에서 행동주의자들이 고려하지 않았던
인지과정을 고려하는 안목으로 재조명하는 것뿐이다. 조건형성이론은 간단한
연합과 같은 것을 설명하는 훌륭한 도구이며 또 인지이론은 통찰과 같은 보다
고차적인 학습과정을 설명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인지적 입장에서 조건형성을 보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고전적
조건형성은 자극과 자극 사이의 관계성을 인식하는 것이며, 조작적
조건형성이란 반응과 결과 사이의 관계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 관계성은
수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수반성이란 '검은 구름이 끼면 비가 온다' 과
같은 두 사상간의 확률적 관계성을 말한다. 고전적 조건형성에서
조건자극(CS)은 무조건자극(UCS)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 무엇인가를 말해
주어야 한다. 즉 종소리는 먹이와 같은 보상과 수반함 - 하나가 일어나면 다른
것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 - 을 신호해 주어야 한다. 즉 CS는 UCS의 출현에
대한 어떤 정보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Rescorla는 고전적 조건형성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CS - UCS간의 시간적
근접성보다는 수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앞서 언급되었던 학습된
무력감도 쇽을 종식시켜 줄 수 있는 행동과 그 결과와의 수반성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즉 어쩔 수 없이 쇽을 받았던 경험이 새로운
도피가능 상황에 잘못 일반화되어 도피행동을 하면 쇽을 피할 수 있다는
수반성의 지각에 실패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인지이론가들은 동물과 인간이 자신의 환경에 대한 정보를 계속 수집하고
약호화하며 인출해 내고 있다고 본다. 고전적 조건형성 조작적 조건형성도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절차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두 조건형성간의 차이는
좁혀지게 될 것이다.
  (요약)
  학습은 경험의 결과로 생기는 비교적 영속적인 행동상의 변화를 말한다.
학습과 비슷한 개념으로 습관화와 민감화가 있으나 일시적이라는 점에서 학습과
구별된다.
  학습의 기본적인 유형으로는 Pavlov식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형성이 있다.
고전적 조건형성은 중성자극과 무조건자극을 적당한 시간간격으로 짝지어서
유기체에게 반복 제시하면 결국 유기체는 중성자극만 제시해도 무조건자극에
보였던 반응(무조건반응)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 반응을 유기체가
무조건자극과 조건자극의 연합을 학습한 결과로 본다.
  유기체가 행한 행동을 보상함으로써 반응행동과 보상자극 사이의 연합을
학습하게 하는 조작적 조건형성에서 유기체의 반응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과정을 조성이라 한다.
  강화란 행동반응의 경향성을 증가시키는 자극이다. 고전적 조건형성에서는
강화가 반응을 유발하며, 조작적 조건형성에서는 반응 다음에 강화가 주어진다.
강화를 주는 양상에 따라 소거에 차이가 있는데 불규칙한 강화일수록 소거를
더디게 한다.
  처벌을 부적 강화와 혼동하기 쉽다. 처벌과 부적 강화는 양자 모두 유해한
자극이지만, 부적 강화물은 그 자체가 제거됨으로써 특정반응의 경향성을
높이는 데 비해, 처벌은 특정반응의 경향성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구별할 수 있다.
  언어학습은 인간학습의 주요한 주제로, 고등정신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주제이다. 언어학습연구자들은 주로 연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언어학습의
연구방법에는 자유회상학습, 계열학습 및 쌍대연합학습이 있다. 자유회상학습이
보여주는 특징으로는 주관적 체제화와 계열위치효과가 있다. 계열학습의
연구방법으로는 계열예언법과 학습 - 검사법이 있으며, 쌍대연합학습에도
학습 - 검사법과 예언법을 사용할 수 있다. 언어학습에서 학습자가 채택한
방략에 주위를 기울이는 여부에 따라 우연학습과 의도학습이 있다.
  인지학습은 인지요소들의 체제화와 같은 인지구조를 가정한다. 그들은
요소들을 유의미한 전체로 관련지우는 인지구조의 형성을 학습으로 보았다.
통찰학습은 갑작스럽게 해결에 도달하는 형태의 학습이며, 잠재학습은 수행과
학습의 차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즉 행동상의 변화가 없어도 머리속에서
학습(인지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관찰학습에서는 직접적인 경험에 의한
학습 없이도 학습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조건형성을 인지적 입장에서 조명하면 자극 - 자극 또는 반응 - 결과 사이의
수반성을 학습하는 것이다. Rescorla에 의하면 CS - UCS의 시공간적
근접보다는 그들간의 수반성이 중요하다.

    연습문제

  1. Pavlov의 고전적 조건형성모델과 Skinner의 조작적 조건형성모델의
절차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또 능동적인 인간행동을 설명하는 데 적절한
모델은 어느 것인가? 또 연합학습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은 무엇인가?
  2. Pavlov식 조건형성에 기저하는 세 가지 법칙은 무엇인가? 그리고
소거되었던 반응이 자발적으로 회복된다는 사실은 소거시에 어떤 법칙이
작용하였음을 말해 주는가?
  3. 강화패턴에서 강화계획이 복잡해질수록(알아차리기 어려울수록) 소거는
쉽게 되는가 아니면 어려워지는가?
  4. 부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와 벌(punishment)은 어떻게 다른가?
  5. 생리적으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강화물만으로는 다양한 인간의
행동을 강화하는 데 제약이 많다. 다양한 행동을 강화해 줄 수 있는 즉 강화의
범위를 넓혀주는 강화물은 무엇인가?
  6. 언어학습의 연구에서 무의미철자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하면 단어의 어떤 속성들이 문제될 수 있는가?
  7. 학습과 수행은 어떻게 다른가?
  8. 인지도(cognitive map)란 무엇인가?
  9. 관찰학습과 조건형성학습간의 차이는 무엇인가?
  10. 주관적 체제화와 계열위치효과란 어떤 현상이며, 어떤 유형의 학습에서
나타나는가? 또 계열위치효과에서 초두효과와 신근효과는 어떤 효과인가?
  11. 조성(shaping)이란 어떻게 하는 절차인가?
  12. 불수의적 반응은 Pavlov식 조건형성으로만 되며 Skinner식
조건형성으로는 불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떤 실용성이 있는가?

'Study 3 > 심리학개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어와 사고  (0) 2020.07.17
기억과 망각  (0) 2020.07.17
감각과 지각  (0) 2020.07.17
동기와 정서  (0) 2020.07.17
뇌와 행동과 마음  (0) 2020.07.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