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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3/심리학개론

감각과 지각

by FraisGout 2020. 7. 17.

    개관

  우리는 눈, 귀, 코 등의 감각기관들을 통해 바깥 세상을 알기 시작한다. 이
기관들은 우리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시각을 통해 눈 앞의 장면에 대한 구체적 지식을 얻으며,
책을 읽어 다양한 지식을 얻고, 청각기관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고, 정확하게 의사소통할 근거를 갖게 된다. 피부 감각은 아픔, 더움,
차가움 등의 정보를 전달하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는 환경의 변화에
대처한다. 감각기관의 일시적 또는 영구적 이상 때문에 우리가 받는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충분하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하고, 적절히 보호하며, 발달하려는
목표에 지장이 있게 된다. 이 장의 전반부는 감각의 기제들과 시각, 청각과 기타
감각들의 성질을 다룬다. 감각기관을 통해 중추로 전달되는 정보는
의무환경이나 자기 신체내의 변화를 인식하는 단서를 제공해 주지만 우리가
감각정보를 의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각은 외부환경의 성질에 대한 우리의 의식경험을 유발하는 심리과정들을
지칭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환경에 있는 대상들의 패턴을 구성하고,
파악하고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지각이 유기체의 심리과정과 행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까닭은 유기체가 외부 사상을 어떻게 파악하고 판단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의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각과 그 결과로 일어나는 행동간에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인간 또는 동물의 행동의 원인을 밝히려면
지각과정을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이 장의 후반부에서는 지각의 일반적 성질,
형태지각, 현실세계의 지각, 지각과 경험의 관계, 주의 집중 및 형태재인등의
내용을 다룬다.
  감각경험에 대한 관심은 인간이 어떻게 해서 보편타당한 진리와 지식을 알게
되는지를 밝히고자 한 철학의 인식론에서 비롯되었다. 영국의 경험주의자들은
모든 지식이 감각기관을 통해 형성된다고 주장하고, 모든 지식을 구성하는
원자료를 감각이라고 불렀다. 감각심리학은 자연과학으로서 심리학의 분야들
중 가장 정밀한 실험들이 수행되는 분야이다.
  이 장에서 살펴보게 될 감각기관들은 다음 이 여섯가지 물음들에 답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첫째,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아니면 감각기관 그 자체의
방해 자극인가(탐지)? 둘째, 그것이 무엇인가(재인)? 셋째, 그것이 어디에
있는가(위치파악)? 넷째, 그것이 시간 또는 공간상 변하는가(운동)? 다섯째,
그것이 어느 정도인가(척도화)? 여섯째, 그것이 동시 또는 조금 전에 일어났던
어떤 것과 비교해서 어떤까(변별)? 이 세계에 대한 인식의 바탕이 되는 이런
정보들을 제공하는 감각기관의 능력은 대단히 놀랍다.

    4. 1. 감각의 기제


    4. 1. 1. 감각경로

  각 감각계는 유기체의 내부와 외부로부터의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경로인데,
이 경로는 자극을 받으면 특정한 감각경험을 유발한다. 원인이야 어떻든간에
우리가 경험하는 내용은 신경계의 활동의 결과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바깥 세상을 직접 경험하는 대신에, 자극하는 사상들의 물리적 에너지가
촉발시킨 신경계의 활동 패턴을 경함한다는 것이다.
  물리적 에너지 -> 수용기에서의 변화 -> 생성압 -> 신경흥분 -> 구심부호
-> 감각또는 경험행동
  위의 경로는 감각경로에서 물리적 에너지로부터 우리가 경험하고 행동하게
되기까지의 가능한 단계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수용기란 어떤 물리적
에너지의 조그만 변화에도 반응하도록 되어 있는 세포 또는 세포군을 말한다.
예를 들어 후각과 미각의 수용기는 화학물질에 반응하는 반면, 시각수용기는
제한된 범위의 전자에너지에만 반응한다.
  유기체가 주변의 세계를 알려면 물리적 에너지를 신경계내의 활동으로
바꾸어야 하는데, 이 과정을 변환이라고 한다. 변환은 자극을 모든 뉴런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즉 신경흥분으로 번역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수용기는 물리적 에너지를 전압으로 바꾸는데 이를 수용기 전압이라고 한다.
이러한 전기적 사상중 신경흥분을 유발시키는 것을 생성전압이라고 한다.
그리고 환경의 사건에 대응하는 신경흥분 패턴을 구심부호라고하며, 이것이
종국에는 감각경험이나 행동을 유발한다.

    4. 1. 2. 정신물리학

  위의 경로에서 중요한 단계는 신경흥분과 행동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들이다.
이에 대한 연구가 물리적 자극의 어떤 특성과 심리적 경험, 특히 감각경험의
성질간의 관계를 다루는 정신물리학이다. 이 연구분야는 환경에서 일어나는
사상의 탐지, 사상들의 번별 및 수량화되는 물리적 에너지와 감각경험간의
관계를 척도화하는 작업 등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척도화란 감각반응과 같은
원자료를 쉽게 해석할 수 있는 점수 형태(예 : 등급이나 함수관계)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1. 탐지의 절대역

  유기체의 각 수용기를 흥분시켜 물리적 에너지를 탐지하도록 하려면,
최소한의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이 수준을 의식과 무의식을 가늠하는
경계인 절대역이라고 한다. 수용기의 감민도가 여러 원인들 때문에 다소
불규칙적으로 변하므로, 절대역은 유기체의 반응을 여러 번 측정해서 정해야
한다. 이 역을 찾아내는 한 방법은 여러 크기의 물리적 에너지들을 백번씩
제시해서 사람들이 오십번(오십퍼센트) 탐지할 수 있는 크기로 정한다. 시각의
경우 절대역을 구름이 끼지 않은 캄캄한 밤에 삼십마일 떨어진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촛불의 밝기를 내는 물리적 강도이다. 절대역이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에
비해 더 예민한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2. 변별과 차이역

  두 자극이 최소한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야 그들이 다르다고 판단될 수
있을까? 이때 변별될 수 있는 최소의 에너지 차이를 차이역 또는
최소가지차이라고 한다. 1800년대 중반에 베버라는 독일학자는 물리적 자극의
크기와 차이역간의 한 관계를 발견하였다. 즉 사람들은 약한 자극의 경우
물리적 에너지가 조금만 중가하여도 그 변화를 쉽게 파악하는 반면, 강한
자극의 경우 비교적 많이 증가하여야만 변화를 파악할 수 있었다. Weber의
법칙에 따르면, 최소가지차이를 얻는 데 필요한 자극의 양은 한 자극 크기의
일정한 비율이다. 이 법칙은 델타I/I=k(변화율) 로 나타내어지는데, 여기서
델타I는 차이역에 도달하기 위해 첨가되어져야 하는 에너지의 양이고, I는 원
자극의 크기이다. 소리의 강약의 경우 k는 십분의 일, 피부압력의 경우 k는
칠분의 일, 밝기의 경우 변화율은 육십분의 일이다. k가 작을수록 그 감각이
예민한 것이다. 베버의 법칙은 극단적으로 크거나 작은 물리적 자극들을
제외하고는 잘 들어맞는, 대단히 보편적인 법칙이다.
  정신물리학을 한 학문으로 만든 독일학자 Fechner는 Weber의 발견을 보다
일반화시키고자 하였다. Fechner는 최소 에너지 수준부터 최대 에너지수준에
이르기까지의 물리적 크기에 대한 감각반응을 측정하였다. 그는 물리적 강도가
대수함수로 증가할 때 감각반응과 강도는 산술적으로 증가함을 발견하였다. 즉
  S=C*로그M 여기서 S는 감각의 크기, M은 자극의 물리적 크기, 그리고 C는
상수이다. 이 법칙은 물리적 사상에 대수함수적으로 증가함을 의미한다.
비유하자면, 자연이 인간에게 아무리 많이 제공하더라도, 인간은 조금씩 밖에
돌려주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다고 하겠다.
  1930년 무렵부터 시작한 연구를 통해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Stevens는
물리적 자극과 감각반응간의 관계를 보다 정확히 기술하는 법칙을 발견하였다.
Stevens의 법칙에 의하면, 어떤 감각의 크기는 자극의 물리적 크기를 몇 자승한
것의 함수이다. 즉 S=k*I의 n승 여기서 S는 감각의 크기, I는 자극의 물리적
크기, k와 n은 상수이다. 지수 n의 크기는 특정 감각에 좌우된다. 예를 들면
빛의 밝기 즉 명도의 지수는 33인데, 이것은 어떤 수준의 밝기보다 두배 밝도록
조명하려면 실제로 빛 자극을 두 배가 아니라 거의 여덟 배 정도 증가시켜야
된다는 뜻이다. 전기 충격의 경우 n은 3.5인데, 이것은 무리적 강도를 약간만
증가시켜 큰 감각반응이 나타남을 보여준다.
  Weber, Fechner 및 Stevens의 연구들은 물리적 세계와 심리적 세계를
관계짓는 근본 법칙이 있음을 밝혀 내었다. 이 연구들은 신경계가 물리적
자극들을 처리할 때 절대적 크기보다는 상대적 크기로 자극들을 분석함을
시사하였다. 환언하면, 신경계에서 일어나는 정보의 처리는 두 자극간의 상대적
관계를 더 중요시한다고 볼 수 있다.

    4. 1. 3. 신호탐지론

  Weber, Fechner 및 Stevens는 주로 차이역에 관해서 연구하였다. 최근
심리학자들은 절대역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와 같이
기계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기계들, 예를 들면 레이더와 같은
것은 방해자극을 배경으로한 절대역 주변의 약한 자극들을 탐지하기를
요구한다.
  신호탐지론은 역 개념을 수정하여 최소 자극의 탐지에 영향을 주는 방해자극,
판단 경향 등의 요인을 고려한다. 이 이론은 고정된 물리적 크기라는 의미의
절대역이란 개념을 버린다. 그리고 신호 자극은 이것의 탐지를 방해하는
자극들(noise)의 와중에서 탐지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가정한다. 신호의 탐지가
요구되는 상황은, 예를 들어 시끄러운 버스정류장에서 마이크로 행선지를
알리는 안내방송을 듣는 상황이다. 정류장의 소음이 커졌다 혹은 작아졌다 하기
때문에 그 가운데서 안내방송을 쉽게 듣기도 하다가 듣지 못하기도 한다.
신호탐지론은 절대역 주변의 신호를 유기체가 판단할 때 방해자극들 때문에
어떤 결정기준을 정하여 반응함을 강조한다.
  절대역 주변의 자극들을 판단할 때 사람들은 네 범주 중 한 반응을 할 수
있다. 그 첫째는 목표자극 즉 신호가 제시되었을 때 정확히 탐지하는
반응이다(적중, hit). 그 둘째는 목표자극이 전혀 제시되지 않았는 데도 자극을
탐지했다고 보고하는 경우이다(헛경보, faise alarm). 셋째, 목표자극이 제시되지
않았을 때, 제시되지 않았다고 보고한다(정확 거부, correct rejecton). 넷째,
목표자극이 제시되었는 데도 방해자극이라고 생각하고 자극에 제시되지
않았다고 보고하는 것이다(실수, miss). 이 반응들 중 중요한 것은 적중률과
헛경보율이다. 두 사람이 같은 적중률을 보인다 하더라도 헛경보율이 작은
사람이 더 엄밀한 판단기준에 따라 반응한 사람이다.
  신호탐지론은 이 네 범주의 반응의 비율들이 대체로 크게 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첫재, 신호탐지의 정확도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신호와
방해자극 간의 관계이다. 예를 들어 방해자극이 수준을 높이면 헛경보와 실수가
많아진다. 둘째, 개인에 따라서 신호에 대한 감민도가 다른다. 시력이 좋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약한 시자극을 훨씬 더 정확히 탐지한다. 셋째,
개인의 반응기준이 앞에서 언급한 네 범주의 반응의 비율을 결정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매우 엄격한 판단기준을 사용한다면, 자기가 확신하는 경우에만
약한 자극을 보았다고 보고할 것이다. 이 사람은 엄밀한 반응기준을 갖고
있으므로 헛경보 반응은 거의 하지 않겠지만, 목표자극을 많이 놓칠 것이다.
  신호탐지론은 이처럼 감각에 있어서 감민도와 비감각적 요인들(예:어떤
반응만을 주로 많이 하기, 판단 경향)을 분리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전통적인
정신물리학이 풀지 못한 문제들(예:변동하는 절대역)을 해결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 이론이 제안한 대로 사람들의 반응을 분석해 본 결과, 감각처리 단계와
판단 과정 단계에 각기 다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
이론의 중요성은 지각과정에 있어서 판단과정의 성질과 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따로 분석해서 그 성질을 규명했다는 데 있다. 신호탐지론은
정신물리학뿐만 아니라 지각, 학습, 기억 등의 분야까지 적용되고 있다.

    4. 2. 시각의 기제와 특징

  세상에 관한 우리 지식의 약 팔십퍼센트가 시각기관을 통해 들어온다고
한다(에:책, 그림, 영화등). 본다는 것이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너무 당연히
취급되어 우리는 시각의 과정들이 어느 정도로 놀랍게 수행되는지를 모른다. 이
절에서는 시각기관이 바깥에서 오는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4. 2. 1. 시각의 물리적 자극

  시각은 물체가 방사하거나 반사하는 전자방사선과 더불어 시작된다. 이
전자방사선은 파형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장도와 파장이 다르다. 전자파는
파형의 한 첨두에서 다른 첨두까지의 거리로 측정되는데 이를 파장이라고 한다.
파장들의 전 범위를 전자스펙트럼이라고 하고, 그 중 우리의 시각체계가 반응할
수 있는 제한된 범위가 있는데, 이것이 가시분광이다. 이들을 표시하는 단위가
내노미터(nanometer)인데, 일미터의 십억 분의 일을 나타낸다. 가시분광은
사백내노미터(보라색)로부터 약 칠백 내노미터(빨강) 사이에 펼쳐져 있다.
  백색광이 실제로는 여러 색깔 경험을 유발하는 파장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뉴톤이다. 그는 프리즘을 사용하여 빛을 분광한 후 다시
렌즈를 써서 백색광으로 만드는 실험을 하였다. 프리즘은 보라색 경험을
유발시키는 짧은 파장을 빨강색 경험을 유발시키는 긴 파장보다 더 굴절시킨다.

    4. 2. 2. 눈의 구조와 기능

  눈에는 기능적으로 중요한 네 부분들이 있다. 즉 각막, 홍채, 렌즈 및
망막이다. 빛은 각막을 통해 눈에 들어오는데, 이것이 구부러져 있기 때문에
빛들이 망막의 한곳에 수렴될 수 있다. 홍채는 동공을 통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동공은 눈의 중앙에 검게 보이는 부분으로 열린 틈이다.
흥미 있는 대상을 바라볼 때는 동공이 커지고, 주의를 집중할 때도 또한 동공이
커진다. 동공을 통과한 빛은 렌즈를 거치는데, 렌즈는 눈의 뒤 부분에 있는,
빛에 예민한 표면인 망막에 상이 분명히 맺히도록 초점을 맞춘다. 모양근이
물체의 거리에 따라 렌즈의 두께를 조절한다. 홍채의 작용과 렌즈의 활동은
모두 반사적 행동이다.
  망막:망막은 두 종류의 수용기 세포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들이 빛에너지를
신경흥분으로 변환시킨다. 추상체는 망막에서 가장 예민하고 세분된 부위인
중심와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추상체 세포들의 밀집이 바로 시력을 결정하며,
이 세포들은 색채정보를 처리한다. 색깔을 혼동하거나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추상체에 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간상체는 중심와로부터 약 이십도 떨어진
곳에서부터 말초에 이르기까지 밀집해 있는데, 명암정보를 처리하며, 주로
어두울 때 활동한다.
  밝은 곳에 있다가 어두운 장소로 갑자기 들어가면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차차 주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절대역을 측정하는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사실로서, 처음 칠 내지 팔분 동안은 추상체가 작용하여 어두운 곳의 대상들을
보게 되며, 그 다음 약 사십분 정도까지 간상체가 작용하여 대상들을 분명히
식별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암순응과정이다. 추상체와 간상체는 이처럼
감민도가 다른데, 이 사실이 유명한 퍼킨제 교대(Purkinje shift)현상을 설명한다.
체코의 심리학자 Purkinje가 발견한 이 현상은 밝게 보이던 빨강꽃이 황혼
무렵에는 파랑꽃보다 더 어둡게 보이는 현상이다. 이것은 추상체가 주도하는
주간시(day vision)가 간상체가 주도하는 야간시(noght vision)로 바뀔 무렵, 즉
황혼에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다. 암순응 현상과 퍼킨제 교대 현상은 모두
망막이 두 유형의 수용기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중구조석(duplex theory)을
지지하는 현상들이다.

    4. 2. 3. 빛에서 신경흥분으로의 변화

  추상체와 간상체는 감광성 색소를 가지고 있다. 빛이 이 색소들을 때리면
이들이 빛 에너지를 흡수하며, 이에 따라 색소의 미립자들의 화학구조가 변한다.
이 과정의 경로가, 전기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어서 일련의 전기적 사상이
일어나 수용기 전압이 생성된다.
  추상체와 간상체로부터 시발한 전기적 활동은 망막의 수평세포, 양극세포,
아마크린 세포를 거쳐 신경절 세포로 전달된다. 수평, 양극 및 아마크린
세포들을 일명 중간 세포층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여러 세포들에서 오는 정보를
한 세포에 제공하거나, 한 세포의 정보를 여러 다른 세포들에게 보내는 일을
한다. 특히 수평세포와 아마크린 세포들은 망막에서 정보를 수평적으로
전달한다. 이처럼 외측으로 정보를 전달함에 따라 외측억제(lateral inhibition)가
생긴다. 망막에서 인근하는 세포들이 서로를 억제하는 이 과정 때문에 물체의
윤곽이 더 뚜렷이 지각된다. 같은 회색이지만, 그 주변에 흰 배경 또는 검은
배경이 있는지에 따라 회색의 밝기가 다르게 보이는 현상 즉 명도대비는
망막에서의 외측억제 과정 때문이다.
  중간세포층으로부터 정보를 받는 신경절세포는 긴 축색돌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이 시신경을 이룬다. 이 축색돌기들은 시상의 외측슬상체에서 연접한 다음,
신경흥분을 후두엽의 시각영역으로 전달한다.

    4. 2. 4. 시각에 있어서 정신물리적 관계

  시감각수준에서 우리들은 대상의 형태, 명도, 색상 등을 경험한다. 이런
감각경험들과 자극의 물리적 속성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자.

    1. 형태

  우리가 보는 대상의 형태감각은 망막, 특히 중심와에 집중되는
빛에너지(광자)의 분포에 좌우된다. 앞에서 언급된 외측억제 과정에 의해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더 분명히 구분하는 윤곽이 형성된다. 시감각의
초기단계에서 형태의 결정에 기여하는 것은 망막의 중심와에 투사된 에너지의
양과 그 분포의 패턴이다.

    2. 색상

  이것은 우리가 보통 색깔이라고 부르는 시각경험이다. 색상은 빛이 파장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 망막에는 세 종류의 추상체 세포들이 있는데, 한 추상체
세포는 단파장에, 다른 추상체 세포는 중파장에, 또 다른세포는 장파장에 각기
예민하게 반응한다. 순수한 파장은 대략 사백구십내노미터, 순수한 초록은
오백이십 내노미터, 순수한 빨강은 칠백 내노미터의 파장을 가진 빛에 의해
경험된다.
  순수한 빨강은 흥미로운 사례이다. 그 까닭은 물리적으로 가시적인 분광에서
볼 때 칠백 내지 칠백팔십 내노미터의 파장에 의한 빨강색은 순수한 빨강으로
감각되기에는 충분하지 않고, 파랑색 경험을 일으키는 파장이 약간 첨가되어
앞의 빨강에 들어 있는 노랑색을 지워버려야 한다. 노랑색을 지우기 위해
약간의 파랑색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보색법칙에 포함된다. 어떤 두 색을 비슷한
비율로 섞었을 때 회색이 되면, 그 두 색을 보색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진초록과 빨강, 진파랑과 노랑이 보색관계에 있다.

    3. 명도

  빛 자극의 물리적 강도가 감각되는 명도를 결정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한 물체의 표면에서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오는 광자의 수가 명도를 결정한다.
명도의 차원은 흑색에서부터, 색상이 없고 명도가 최대인 백색까지 변한다.
자극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Stevens의 법칙에서 명도의 지수는 5이다. 즉
지각된 명도는 빛 강도에 비해 더 느리게 증가한다.

    4. 채도

  어떤 색깔의 채도란 그 색이 흰색 또는 회색 때문에 그 순수성이 떨어지는
정도를 말한다. 회색의 경우 채도가 전혀 없다. 여러 파장들로 빛이 구성되어
있을수록 그 빛의 채도가 떨어진다.
  채도가 최대인 색깔들을 그 유사성에 따라 배열하면 원형의 색환을 이룬다.
스펙트럼상에서 보라와 빨강은 떨어져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유사한 색깔들로
판단된다. 이 색환에 지각된 색의 다른 두 차원 즉 명도와 채도를 첨가하면
색입체(color solid)가 된다. 이 입체에서 수직축은 명도에 해당하며, 원에 대해
각의 위치가 색상에 해당하고, 채도는 중앙 수직축으로부터의 거리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어떤 색깔의 채도가 최대가 되려면 명도가 중간 정도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5. 색혼합

  이 세상의 물체들은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러 파장들을 반사하므로,
망막의 동일 지점이 이들에 의해 자극을 받는다. 색 혼합에는 두 유형이 있다.
가산적 혼합은 단일 파장의 빛들을 여러 가지 섞을 경우인데, 특히 색환에서
충분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세 색광으로 다른 색광들을 나타낼 수 있다.
감산적 혼합은 그림 물감들을 섞을 경우인데 여러 물감들을 계속 섞으면
흰색 대신 회색을 얻는다. 컬러 텔레비젼은 빨강점, 초록점 및 파랑점들이
섞여서 대부분의 색깔을 내는 가산적 혼합이다.

    4. 2. 5. 시각 경험을 일으키는 신경부호

  최근 생리학 연구를 통해 구심 신경계가 색상, 명도, 채도 및 형태에 관한
정도를 어떻게 처리(즉 부호화)하는지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이 연구들은 대개
원숭이나 다른 하등동물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망막, 시신경, 외측술상체 또는
후두엽의 시각영역 부위에 미세전극(microelectorde)을 꽂은 다음, 특정 파장이나
여러 모양의 시자극들을 제시하고 오실로스코프상에 나타난 신경 흥분의 패턴을
측정한다.

    1. 색상의 구심부호

  우리가 색깔을 어떻게 경험하게 되는지에 관해 두 대표적인 이론들이 있다.
Young - Helmholtz의 삼원색설에 의하면, 망막에는 빨강, 초록 및 파랑의
파장을 처리하는 세 추상체들이 있고, 이들이 작용한 결과의 비교에 의해 모든
색상이 지각된다고 한다. Hering이 처음으로 제안한 대립과정설은 색체에
예민한 시각세포들이 쌍을 이루어 대립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색채감각을 갖게
된다고 본다 .즉 빨강 - 초록, 파랑 - 노랑 및 흰 - 검은색을 처리하는
세포들이 짝지워져 있다. 예를 들어(+빨강-초록)세포에 칠백 내노미터 파장을
가진 빛을 제시하며, 이 세포는 안정전압 이상의 신경흥분을 보이나(빨강색의
경험), 같은 세포에 사백내노미터의 파장을 제시하면, 안정전압 이하의
신경흥분을 모인다(초록색의 경험).
  1966년에 DeValois, Abromov 및 Jacobs는 원숭이의 외측슬상체에서
대립세포들을 발견하였다. 예를 들어 파랑색으로 감각되는 파장은 외측슬상체의
한 세포를 흥분시키지만, 노랑색에 해당하는 파장은 같은 세포의 흥분을
억압하였다.
  색체시에 관한 두 이론들은 그것이 우리의 색채경험이 일어나느 위치와
과정을 기술하는 면에서 다르다. 망막의 수용기수준에서는
Young - Helmholtz의 학설이, 신경경로수준에서는 Hering의 학설이 타당한
것으로 간주된다. 즉 생채감각을 최소 두 단계의 처리를 거쳐 가능하다.

    2. 명도에 관한 구심부호

  DeVatois등은 또한 외측슬상체에서 비대립적 세포들을 발견하였다. 이
세포들은 빛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에 이르는 파장들에 의해
흥분되거나, 억압된 반응을 보였다. 명도는 부분적으로는 비대립적 세포의
활동에 의해 부호화된다.

    3. 형태에 관한 구심부호

  여러 포유동물들의 경우, 뇌피질의 시각영역에 있는 세포들이 대상의 특정
형태, 방향 및 운동에 예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이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연구한 Hubel과 Wiesel(1968)에 의해 최소한 세 집단의 생리적
특징탐지기(feature detector)들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동물의 시각피질의 각
세포에 미세전극을 꽂은 다음, 스크린의 여러 위치에서 흰 막대기, 틈, 각이
진 모양, 움직이는 막대기 등을 보여주고 이 자극들에 대한 각 세포의 신경
흥분 정도를 측정하였다. Hubel과 Wisel은 단순세포, 복합세포 및
과복합세포들을 발견했다. 단순세포들은 망막의 어떤 부위에 특정한 방향,
예컨대 45 도 경사진 막대기가 투사될 때라야 흥분하였다. 복합세포들은 자극이
망막의 어느 곳에 투사되든지 상관없이 특정한 모양, 움직임 여부, 방향에만
반응하였다. 이 세포들보다 높은 추상수준의 과복합세포들은 일정한 길이와
두께를 가지고 특정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자극들에만 반응하였다. 즉
과복합세포는 몇 세부특징들의 집합에 반응하였다.
  뇌피질에서 그 존재가 밝혀진 특징탐지기들은 복잡한 시각자극들도 초보
단위들로 분해하여 처리하고, 점차 추상화과정을 통해 단편적으로 추출된
정보를 통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연구들은 단순세포 - 복합세포 -
과복합세포에 이르는 위계가 있음을 의심하는 결과를 보고하지만, 생리수준의
형태 특징탐지기들에 관한 연구 결과들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경험하는 사진과
같은 지각표상은 실제로는 여러 유형의 세포들이 각기 특정정부들을 분석하고
종합하여서 가능해짐을 시사한다.
  생리적 특징탐지기의 존재를 입증한 연구결과는 형태지각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시사를 하고 있다. 이 장의 뒷부분에서 살펴볼 형태재인에
관한 이론적 모형들의 발전에 Hubek과 Wiesel의 연구가 큰 영향을 미쳤다.

    4. 3. 청각의 기제와 특징

  우리가 환경에 대해서 알고, 배우고, 평가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주는
데 있어서 청각은 시각 다음으로 중요하다. 청각을 통해 우리는 말을 이해하고,
수많은 소리와 신호를 받아들이며, 음악을 감상한다.

    4. 3. 1. 청각의 물리적 자극

  시각과 마찬가지로 청각의 경우, 사람이 지각하는 음의 강약, 고저 및 음색은
소리의 물리적 성질들을 살펴보자.

    1. 음파

  음파는 보통 공기중의 물체가 진동할 때 생긴다. 물체가 진동하면 그 주위
공기의 미립자들이 함께 밀려 압력을 받게 된다. 소리의 원천에서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는 공기의 압력에 있어 압축과 희박의 교대를 음파라고 한다.
이 음파들이 우리가 듣는 모든 것의 물리적 자극이다.

    2. 싸인파

  음파들 중 가장 간단한 형태가 싸인파(sine wave)이다. 아무리 복잡한
음파라고 하더라도 싸인파로 분해할 수 있다. 싸인파에서 진폭은 그 음파의
강도를 나타내는데, 심리적으로 경험하는 강약과 깊은 관계가 있다. 싸인파의
진동수(frequency)는 매 일초당 +(압축)와 -(희박)의 교대수이다. 사람들은
진동수를 특정한 음의 고저로 경험한다. 일반적으로 한 음의 진동수가 클수록
지각되는 음은 높게 들린다. 일초당 일진동을 일헤르쯔(Hertz)라 한다.

    3. 음의 물리적 강도의 측정

  사람들이 반응하는 소리의 강도 범위는 굉장하다. 이 범위를 고려하여
과학자들은 음의 강도를 측정하는 특별한 척도를 만들었다. 이 척도의 단위가
데시벨(decibel)인데 영데시벨은, 천 헤르쯔의 소리를 듣는 절대역치로 정한다.
데시벨은 두 소리의 압력의 비를 나타낸다. 물리적 강도가 십데시벨씩 증가할
때마다 지각된 음의 강약은 갑절로 증가한다. 약 백이십데시벨의 음은 매우
고통스럽게 지각되며, 조용한 사무실의 경우 약 사십 데시벨이다.

    4. 복잡한 파형

  음파는 주기적 또는 비주기적이다. 주기적 음파는 반복되는 패턴이 계속
일어나는 경우이다. 주기적 복합음파는 진동수와 진폭이 다른 여러 개의
싸인파들로 구성된다. 복합음파에서 가장 낮은 진동수를 기본진동수라고 부르고,
높은 진동수를 가진 여러 가지를 조화진동수라고 한다. 악기들은 복잡한 주기를
가진 소리를 내는데, 음색은 조화진동수와 관계 있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과
트럼펫이 같은 곡조를 연주하지만, 그 음색은 매우 다르게 지각된다. 즉 두
악기의 기본진동수는 같지만 조화진동수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자극의 물리적 특성에 대응하는 감각경험을 색차원과 음차원에서 정리해
보자. 정확하지는 않지는 않지만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물리적 특성:음파의 진동수 또는 빛이 주파수, 진폭, 혼합
  주관적 경험:고저, 색상, 강약, 명도, 음색, 채도

    4. 3. 2. 귀의 구조와 수용기

  귀는 세 부분들로 구성되는데, 외이는 에너지를 모으며, 중이는 소리 에너지를
가능한 한 원래 그대로 전달하며, 내이는 물리적 에너지를 신경흥분으로 바꾼다.
  외이의 이개가 소리를 모으면, 이것이 외청도에서 증폭되고 고막에 이른다.
소리의 압력의 료대가 고막을 진동시키면, 고막은 세 뼈로 구성된 이소골을
움직인다. 이소골의 주된 역할은, 귀의 내부로 들어오면서 약해질 수 있는
소리의 진동을 더욱 센 진동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소골의등골이 움직임에
따라 진동은 내이의 와우각의 난원창으로 전달된다.
  내이는 귀의 여러 하부구조 중 제일 복잡하다. 청각 수용기는 달팽이 모양의
와우각 안에 들어 있다. 와우각은 와우실, 전정실 및 고실로 구성된다. 이소골이
전후로 음직이면 세 뼈의 하나인 등골이 난원창이라는 막에 압력을 가한다.
난원창이 움직이면 와우각에 들어 있는 림프가 움직이고, 이 움직임이 눈의
망막과 유사한 기저막의 모양을 변화시킨다. 기저막의 진동이 코르티(Corti)씨
기관을 자극하며, 결국 이 기관이 유모세포들이 구부러져 수용기 전압이
발행한다. 따라서 유모세포가 굽는 것이 청각계에 있어서 물리적 에너지를
신경흥분으로 변환시키는 임무를 맡고 있다.
  외우각에서 시발된 흥분은 청각흥분은 청각경로를 따라 뇌의 청각영역으로
전달되는데, 먼저 내측슬상체에서 연접하고, 최종적으로 측두엽으로 정보가
전달된다. 각 귀에서 나오는 신경섬유는 두 대뇌반구의 측두엽으로 들어간다.

    4. 3. 3. 청각에서의 정신물리적 관계

  시각의 경우에서처럼, 물리적 에너지의 어떤 특성들이 우리가 경험하는
소리의 고저, 강약 및 음색과 관계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진동수의 고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진동수의 범위는 이십 내지 이만 헤르쯔인데, 가장
잘 변별할 수 있는 범위는 천내지 사천 헤르쯔이다. 박쥐는 십오만 헤르쯔의
진동수를 처리하여 물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집을 찾아오는 비둘기는
십헤르쯔 이상의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사람들은 보통 사십db에서 진동수
이천 헤르쯔까지는 삼 헤르쯔의 변화도 잘 구별해 낸다(차이역). 사람의 경우,
가청범위내에서 음의 고저경험은 진동수에 좌우되지만, 같은 진동수를 가진
음이라도 강도에 따라 고저의 지각이 달라진다.

    2. 강도와 강약

  음의 진동수가 지각된 고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가 마찬가지로 음의
강도는 지각된 강약과 관계있다. Stevens(1956)는 지각된 음의 강약(L)은 음의
물리적 강도(I)와 다음의 관계에 있음을 발견하였다. 즉 L=k*I의 3승 이 공식에
의하면, 지각된 음의 강약은 물리적 강도에 비해 더 느리게 증가한다. 그러나
같은 음의 강도라고 할지라도 그 진동수가 다르면 강하게 또는 약하게 들린다.
  다시 말하면 음의 지각된 강약의 결정에 진동수 요인도 관여한다는 뜻이다.

    3. 파형이 복잡한 정도와 음색

  음의 복잡한 정도에 대응하는 감각경험이 음색이다. Helmholtz(1863)의 연구에
의하면, 기본진동수만으로 음이 구성되어 있을 때는 < 부드러운 > 인상을,
기본진동수와 일차 조화진동수(first harmonic)만으로 음이 구성되면
< 감미로움> 인상을, 기본진동수와 고차 조화진동수로 된 음은 < 날카로운 >
인상을 준다. 바이올린의 풍부한 음색은 그것이 여러 개의 조화진동수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4. 3. 4. 청각의 구심부호

  음에 대한 주관적 경험인 강약과 교제는 어떤 과정들을 거쳐 가능하게
되는가? 이에 대한 이론들을 간단히 살혀보기로 하자.

    1. 음의 강약

  음의 강도가 증가함에 따라 청각기관은 더 많이 흥분한다. Atkinson의 연구에
의하면, 내축슬상체 부위에서 음자극의 강도와 신경흥분간에 함수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즉 단위 시간당 발생하는 전체 신경흥분량의 함수로 강약에 대한
경험이 가능하게 된다.
  다른 연구는 음이 특정한 강도 이상이 되어야 청신경이 흥분하여 반응한다고
한다. 잠정적으로, 음의 강약 경험은 단위시간당 신경흥분의 수와 특정강도에만
반응하는 신경원의 두 기제에 의해 일어난다고 하겠다.

    2. 음의 고저

  Von Bekesy는 움의 진동수에 따라 최대로 융기하는 기저막의 부위들이
다름을 발견하였다. 거진동수의 음들은 난원창 바로 옆의 기저막 부위에 가장
큰 융기를 초래한다. 음의 진동수가 감소함에 따라 최대로 융기하는 부위는
와우각의 끝으로 옮아간다. 음의 고저 지각에 대한 Bekesy의이론은
파동론(traveling wave theory)이라고 불리우는데 이 이론은 음의 진동수가
기저막에서 최대로 융기하는 장소에 있는 수용기에 의해 부호화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정한 진동수에 대해 최대로 융기하는 부위들이 중복될 뿐만
아니라 저음의 경우 기저막이 고르게 융기하는 데도 우리가 음의 고저를 잘
변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이론은 잘 설명하지 못한다.
  Wever가 제안한 연사설은 장소설과 다르게 고저지각을 설명한다. 즉 음의
진동수는 신경계에서 진동수에 해당하는 것과 동일한 어떤 반복적 사상에 의해
부호화된다. 그러나 한 뉴런이 점화하는 속도가 절대불응기 때문에 제한되어
있으므로 여러 뉴런들이 집단을 이루어 연사하여 해당 진동수를 부호화한다.
연사설은 음의 고저지각과 강약지각을 한 기제로 잘 설명한다. 그러나
연사이론이 가정하는 기제가 생리 수준에서 밝혀져 있지 않고, 우리의 귀가
사천헤르쯔 이상의 소리르 잘 처리한다는 사실을 이 이론은 설며하지 못한다.
  현재 장소설은 고음의 처리, 연사설은 저음의 처리를 잘 설명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사람들이 천내지 사천 헤르쯔의 소리를 잘 변별하는 것은 이
범위에서 두 이론이 가정하는 기제들이 모두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3. 음의 위치파악

  공간에서 소리의 위치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소리가 나는 곳의
위치파악은 한 소리가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다다를 때 그 강도와 시간상의
조그만 차이를 변별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성인의 귀는 약 칠인치 정도 떨어져
있으며 오른쪽 귀 부근에서 난 소리를 오른쪽 귀는 왼쪽 귀보다 약 .4내지.5msec(1mse
c는 1/1000초)더 빨리 듣기 때문에 사람은 그 소리가 오른쪽에서 들리는지를 안다. 그
리고 왼쪽 귀에 다다르는 소리는 머리 때문에 회절되어
그 강도가 낮게 들린다.
  여러 음들이 고저상에서 차이가 있을 때, 보통 높은 소리가 나는 곳에 주의를
먼저 집중하며, 그곳이 소리가 나는 곳이라고 판단한다. 우리가 스테레오를 즐길
수 있는 한 이유도 두 귀가 각 악기의 소리가 나오는 위치를 비교적 정확히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4. 기타 감각

  시각과 청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들은 우리가 생존하는 데 중요하기는 하나
이미 살펴본 두 감각들에 비해 정보를 수집하고 조직하며, 그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비교적 결여되어 있다. 그 한 이유는 인간이 기호나 형상을 사용하는
상징적 경험(symbolic experience)들이 시각과 청각의 술어(예:언어, 그림)들로
기술되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로는 우리의 문화가 보는 것과 듣는 것에
편중되어 있고(예:TV와 스테레오) 만지는 것이나 냄새 맡는 것에 비교적 덜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기타 감각은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그 첫째는 화학적 성질을 대상으로
하는 미각과 후각을 들 수 있다. 둘째는 통각과 촉각의 피부감각들이며, 셋째는
평형감각과 운동감각이다.

    4. 4. 1. 화학적 감각

  후각과 미각의 수용기들은 환경에서 오는 화학성분의 여러 측면에 반응한다.

    1. 후각

  후각은 가장 원시적이며 가장 중요한 감각이다. 냄새를 맡는 감각기관이
머리에서 가장 뚜렷한 위치를 치지하며, 냄새는 다른 감각기관에 비해 보다
더 직접적인 경로를 통해 그 정보가 뇌로 전달된다.
  개의 경우 후각 피질이 뇌 옆쪽에 약 삼분의 일을 차지하는 반면, 인간의
경우 이 영역의 약 이십분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후각은 그 감민도가
다른 동물에 비해 훨씬 떨어지긴 하지만, 장기기억과 또한 관계가 있다. 즉 어떤
냄새를 맡으면 어떤 과거 경험들이 물밀듯 회상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냄새를 맡으려면 공기중에 있는 미립자들이 콧구멍에 들어와야 하는데,
콧구멍에는 수용기들을 가진 막, 즉 후각 상피가 있다. 액체에서 증발되거나
기체로 된 물질들이 후각수용기에 접근할 수 있는데, 후각 상피에 있는
수백만개의 유모세포들이 이 물질들을 신경흥분으로 변환시킨다.
  색채시의 경우 색광들이 적절히 배합되면 많은 색광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삼원색이 있듯이, 냄새의 경우에도 기본냄새가 있으면 이 감각을 산출하는
수용기들이 있을까? 한 분류체계를 따르면 향내, 신내(acid), 쓴내(burnt) 및
땀내(sweaty)의 기본냄새가 있다. 그러나 이들이 삼원색처럼 기본냄새로
작용한다는 증거는 빈약하다.

    2. 미각

  맛 수용기들은 맛봉오리라는 곳에 뭉쳐 있다. 우리가 맛에 민감한 정도는
냄새에 대한 감민도보다 떨어진다. 또한 사람들은 맛 중에서도 쓴맛과
신맛보다는 단맛에 더 예민하다.
  기본맛은 단맛, 짠맛, 쓴맛 및 신맛을 포함한다. 음식을 먹을 때 이 맛들 뿐만
아니라 냄새, 물체표면의 결, 온도 등도 맛감각에 기여한다. 맛 수용기에
미세전극을 꽂은 다음 각 세포의 반응을 측정해 본 결과, 설탕과 소금에만
반응하는 것, 소금과 산(acid)에만 반응하는 세포들이 있었다. 이 결과는 어떤
맛만을 처리하는 수용기가 없음을 시사한다.
  미각 신경섬유의 반응을 축정해 보고 또 유기체의 행동을 관찰해 보면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맛봉오리의 감민도와 종류에서 차이를 보인다. 고양이와 닭은
단 음식물에 반응하는 맛 수용기들을 갖고 있지 않으나 개, 쥐, 돼지 등은 이
수용기를 가지고 있다.

    4. 4. 2. 피부감각

  피부 모양의 변화 때문에 경험하는 피부감각들은 네 가지의 뚜렷한 유형으로
의식된다. 즉 암각, 통각, 온각 및 냉각이다. 사람의 표피를 절단해 보면 여러
수용기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각 수용기의 기능이 아직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대략 다음과 같이 짐작된다. 마이스너(Meisner's) 소체는 압력에 예민한
곳으로 생각되며, 파시니(Pacinian) 소체는 표피가 마취되었을 때도 느낄 수
있는 심부압력의 수용기로, 크라우제(Krause) 소체는 냉각, 루피니(Ruffini)
소체는 온각의 수용기로 보인다.

    1. 온.냉각

  대략 섭씨 삼십이도 되는 온도를 가진 물체를 피부에 대면 차거나 뜨거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 온도를 생리적 영점이라 한다. 생리적 영점보다 온도가 높을
때는 온각, 그 이하일 때 냉각이 경험된다. 피부의 일 평방 센티미터당 차가움을
탐지하는 냉점이 여섯개 정도 있는 반면, 온점은 평균 한두 개이다. 특이한
사실은 냉점은 아주 덥거나 아주 차가울 때만 반응하는, 즉 두 개의
절대역(threshold)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뜨거운 온도는 냉점과 온점을 함께
흥분시켜 감각된다.

    2. 압각

  피부에서의 위치에 따라 압력에 예민한 정도가 다르다. 매우 예민한 부위는
손가락 끝, 입술, 혀끝 등이다. 이 지점들은 보통 다른 부위(예:가슴, 배)들에
비해 압력의 변화에 대단히 예민하다.
  압각을 이용하여 장님들이 책을 읽도록 하는 기계장치가 개발되고 있다.
이 기계에는 TV 카메라가 달려 있고, 진동기가 부착되어 있다. TV카메라가
어떤 장면을 보면 화면에 대한 기계의 반응으로서 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에 더
많이 진동한다. 진동패턴의 압력을 장님의 등의 피부에 가하면 점자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글을 읽을 수 있다.

    3. 통각

  통각을 유발하는 자극들은 상당히 많다. 피부의 긁힘, 압력, 열, 비틀림, 큰
소리, 강한 빛 등이 통각을 일으킨다. 통각의 특징은 정보를 처리하는 부위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사람마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며, 주의를 다른 데
돌릴 경우 통증을 덜 느끼거나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환상지통(phantom limb pain)처럼 팔이나 다리가 이미 절단되었는데도 마치
있는 것처럼 대단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피부에
있는 자유신경말단이 통각 수용기로 알려져 있으며, 구심신경 중 직경이 작은
섬유들이 통각정보를 뇌의 중추로 전달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뇌 그
자체가 통증을 완화시키는 엔도르핀(endorphin)이란 화학전달물질을 만들어
내고 있음이 밝혀졌다.

    4. 4. 3. 전정감각과 운동감각

  전정감각은 신체의 평형감각인데 우리는 이 감각을 직접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공간에서 신체의 움직임, 자세, 방향등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의식은 전정감각, 시각 및 운동감각들이 서로 협동해서 이루어진다. 성인들의
경우 시각과 운동감각이 정상적이면 전정기관이 업어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전정기관은 귀의 내이에 위치해 있는데, 액체가 든 세반고리관(semicircular
canal)이 바로 그것이다. 세 관들은 서로 직각으로 배열되어 있는, 즉 삼차원
구조를 이룬다. 어떤 한 관의 수평면에서 머리가 회전하기 시작하면 이
움직임이 관내의 액체를 이동시키고, 이것이 다시 수용기의 유모세포의 말단을
굽힌다. 유모세포들은 전정신경과 연결되고, 이 신경들은 청신경과 함께 뇌로
간다.
  몸이나 머리의 회전, 기울임(tilting), 낙하등이 전정기관을 자극한다. 이
자극들은 안구운동과 흥미로운 관계를 갖는다. 스케이트를 탈 때와 같이 바로
선 자세에서 몸을 회전시키면, 전정안진이라는, 눈이 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는
운동이 일어난다. 땀이 나고, 토할 것만 같고, 힘이 빠지는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멀미는 시각정보와 전정정보의 정확한 협응이 부쉬져서 초래된
증상으로 보인다.
  운동감각: 이 감각은 운동과 신체위치에 대한 감각이다. 운동감각은 전정
및 시각과 협동하여 신체의 자세와 균형을 유지한다. 운동감각이 없으면 자세의
유지, 걷기, 기어오르기 등은 물론 손을 뻗기, 물건쥐기 등의 수의운동(voluntary
movement)을 통제하는 데 상당한 곤란을 겪는다. 운동감각은 신체에서 백개가
넘는 관절, 건 및 근육에 있는 신경말단에서 그 정보가 온다. 간절에 있는
신경말단은 몸의 위치와 운동을 탐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근육과 전에 있는
감각수용기들은 근육의 수축과 신장을 조정하는 데 기여한다. 이 모든
수용기들은 신체의 능동적 움직임을 통제하는 데 필요한 귀환(feedback)정보를
제공한다.

    4. 5. 지각

  지각은 일반적으로 단편적이거나 애매한 감각 정보를 집단화하고 그 의미를
결정하거나 형태를 해석하고 의식적으로 대상을 인식하도록 하는 매우 복잡한
일련의 심리과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기억이나 추리 등의 인지과정에는 오류가
많고 또 과정 자체가 느리고, 심리적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반면(예:수학문제
풀기), 지각은 대부분의 경우 정확하고 대단히 빨리 진행되며, 대상의 의미나
해석이 명백하다.

    4. 5. 1. 지각의 일반적 특징

  Hochberg(1978)라는 지각심리학자는 우리가 지각과정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다음의 이유들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첫째, 우리의 관찰이 착각으로 판명되고,
무서운 사건(예:교통사고)이 일어나거나 어색한 상황이 벌어질 때이다. 잘못된
지각, 즉 착각은 정확한 지각에 기여하는 심리과정들을 알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인간을 대신하는 기계를 만들려 할 때이다. 예를 들어
감각기관의 장애를 교정하려면, 이 기관들이 바깥 세상에 대한 지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앎의 초기단계에서 올바로, 제대로
대상을 지각한다는 것은 다른 인지과정, 예컨대 기억이나 추리에 매우 중요하다.
  Rock(1975)가 지적한 지각의 일반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원격자극인
물체가 우리의 감각수용기들(예:기저막, 망막)에 투사한 물리적 에너지의 패턴인
근접자극, 예컨대 망막의 상은 애매모호하다. 둘째, 지각은 근접자극을 묶는
집단화과정을 거쳐 장면을 체계화한다. 예를 들어 시야를 전경과 배경으로
체제화한다. 셋째, 이룩된 체제화는 어떤 목표(예를 들어, 안정된 지각표상)를
가진 지각체계의 선택과 결정에 바탕을 둔다. 특히 지각체계는 객관의 세계와
잘 일치하과 안정된 주관적 지각표상의 구성에 그 주 목표를 둔다. 넷째, 특정한
지각을 유발시키는 중추과정들은 무의식적인데, 다시 말하면 자각적으로
경험되지 않는다. 다섯째, 대부분의 경우, 지각된는 내용은 객관적인 대상의
속성과 잘 일치하는, 즉 진실성이 있다.
  근접자극은 눈의 움직임, 몸의 움직임 또는 물체 그 자체의 움직임 때문에
끊임없이 변한다. 지각과정은 변화하는 근접자극 속에서 불변 구조를 추출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지각과정은 세상에 대해 항상성 있고 안정된 정보를
구성해 나간다. 가변적인 수많은 현상들로부터 정보를 수집, 통합하는
지각과정은 때때로 애매한 내용을 문제해결 과정이나 추리과정을 밟아
처리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지각의 특징을 요약하면, 지각은 결코 엄밀하게
초기의 감각자료에만 좌우되지 않고, 구성적이고, 지능적이고, 진실성 있고,
고차적이며 거의 자동적으로 진행된다.
  지각연구의 접근:지각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이 채택하는 접근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Helmholtz가 시발시킨 구성주의는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에
바탕을 둔다. 구성주의는 지각의 근본요소로 감각을 가정하지만 감각자료가
애매모호하고 단편적이므로 비감각적 요소(예:기억)와의 연합과 추리를 통해서
지각표상이 형성되고 대상의 의미가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구성주의는 지각에서
판단, 추리, 해석과 같은 인지적 측면을 강조한다.
  구성주의와 크게 대조되고 입장이 형태주의이다. 형태주의 심리학자들은
지각의 단위가 요소감각이 아닌 형태이며, 지각은 과거경험과는 비교적
독립적으로 그 자체의 법칙에 따라 이루어지며, 총체적 구조가 부분요소의
성질을 결정한다고 가정한다. 구성주의와 형태주의는 특정 지각현상을 설명하고,
연구하는 방식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4. 5. 2. 지각 추리

  의자에 앉을 때, 우리는 그 의자가 우리의 몸무게를 지탱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 의자의 다리들이 가려져서 보이지
않을지라도 마루 위에 굳건히 서 있음을 가정한다. 이러한 행동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9세기의 위대한 물리학자이며 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Helmholtz는
과거경험, 즉 학습이 지각에 주는 영향을 강조하였다. 그는 물체의 지각은
감각단서를 기초로 한 무의식적 추리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가정하였다. 즉
대상에 대한 감각정보와 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사용해서 대상의 정체를
추리하는 과정이 바로 지각과정이다. Helmholtz가 추리하고 이름한 이유는
우리가 현재 경험하는 감각정보를 과거 경험(예:연상)을 바탕으로 그 의미를
 따지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이라고 한 이유는 이 과정이 우리에게 의식되지
않고 자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Helmholtz의 이 이론은 그 동안 다소 무시를 당해 왔는데, 그 까닭은
무의식적 추리가 이루어지는 과정들이 명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Helmholtz의
이론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지각을 설명하기 위해 머리속에 또 하나의
< 작은 사람 > 을 가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컴퓨터는
감각정보들로부터 결론을 추리해 내며 이 과정들을 분명히 기술한다. < 그림
4 - 10 > 은 컴퓨터가 한 도형을 보고 내리는 지각 추리의 보기를 나타낸다.
어떤 대상의 사진이 제시되면 컴퓨터는 그 대상의 모양을 추리하고 따라서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은 방향에서 본 물체의 모양을 내놓는다. 인간의 뇌도
컴퓨터와 유사하게 감각정보를 분석하고 추리하는 과정을 통해 대상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다고 간주된다.

    4. 5. 3. 지각의 애매함

  보통 때 우리들은 한 대상에 대해 하나의 분명한 지각적 해석을 내린다. 예를
들면 동그랗고, 빨간 색깔에 약간 노란 색깔이 들어 있고, 위부분에 홈이 패여
있고 주먹만한 크기의 물체가 < 사과 > 라는 해석을 즉각 내린다. 그러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 사과도 < 사과 > 처럼 생겼지만, 먹을 수 있는 싱싱한
사과는 아니다. 이 경우, 지각체계가 내려야 할 정확한 해석은 < 사과처럼 생긴
사과 > 이어야 한다.
  한 대상에 대해 둘 이상의 지각적 해석이 가능함을 시사하는 예들을
살펴보자. 그 첫번째 보기는 1900년에 심리학자 Jastrow가 역전적 애매함의
예로 든 것인데 < 그림 4 - 11 > 에 제시되어 있다. 이 그림은 토끼 또는
오리로 해석된다. 토끼일 때는 그 모습이 오른쪽으로 향해 있고, 오리일 때는
왼쪽으로 향해 있다. 이 그림에서 토끼와 오리를 동시에 보기가 힘들다. 이것은
감각자료가 동일하지만 그 자료를 집단화하고, 그 의미를 추리하여 의식에
내놓을 때는 한순간에 하나의 해석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 그림 4 - 12 > 는 방향이 애매한 정삼각형을
보여준다. 왼쪽의 정삼각형은 11시, 3시 또는 7시 방향을 가리키는데, 한 순간에
한 방향(즉 하나의 지각적 해석)만이 의식된다. 오른쪽에 있는 한 무리의
정삼각형들도 11시, 3시 또는 7시 방향 중 하나를 가리킨다. 이러한 경우 한
지각적 해석이 계속 의식에서 유지되지는 않고, 다른 순간 다른 해석이
나타난다. 이것은 둘 이상의 지각적 해석 중 어느 하나가 결정적으로 맞지 않는
상황에서 뇌는 여러 추리를 교대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 그림
4 - 12 > 의 C와 D에서 볼 수 있듯이 주변에 다른 삼각형들이 배치되어 한
맥락을 구성하면 한 가운데 삼각형의 방향이 하나로만 정해지는, 즉 한 안정된
해석이 생긴다(맥락효과).

    4. 6. 형태지각

  현실의 세계에서, 예를 들어 전화기를 볼 때 우리는 곡선, 사선, 검은 부분,
흰 부분, 원형.... 등의 감각요소 덩이로 전화기를 보지 않고, 일정한 크기와
형태가 있고, 높이가 있으며 정지된 물체로서 어떤 기능적 의미를 가진
대상으로 전화기를 파악한다. 이처럼 대상의 지각적 의미를 파악하기까지
윤곽형성, 집단화, 체제화 등의 복잡한 과정들이 관여한다.

    4. 6. 1. 형태지각에서의 윤곽

  한 대상의 윤곽이 형성되려면 우선 약 100 - 150msec의 시간이 소요된다. 즉
우리가 보통 때 경험하는 것과는 달리 윤곽이 형성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윤곽이 형성되기 전에는 표면의 결이 전혀 없고, 밝기가 고른 시야만 있다.
여기에 그림자나 밝기라는 비동질성을 도입하면 윤곽이 경험된다.
  윤곽의 형성에 기여하는 주요 생리적 과정은 앞에서 언급된 외측억제이다. 이
과정을 통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경계가 더 뚜렷이 강조된다. 윤곽이
형체를 결정하기는 하지만 윤곽 그 자체에는 의미 있는 형체가 없다. < 그림
4 - 13 > 을 보면, 백인 여자를 보거나 입술이 두터운 남자(?)를 볼 수 있다. 이
그림 역시 지각적 해석의 애매함을 보여주는데, 두 얼굴이 같은 윤곽에 의해
형성되나 이 얼굴들은 똑같은 형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각체계가 먼저 할 일은 윤곽이 어디에 속하는지를 결정내리며, 그 다음 여러
과정들을 거쳐 윤곽의 한 부위의 의미가 결정된다. < 그림 4 - 13 > 을 보면
백인 여자의 눈 부위가 남자의 코가 된다.
  4. 6. 2. 지각의 집단화
  시야에 여러 물체들이 있을 때, 우리는 그들을 묶어 각기 어떤 패턴으로
지각한다. 이러한 집단화는 금세기 초엽 독일의 형태주의 심리학자들에 의해
깊이 연구되었다. 지각의 집단화는 우리가 복잡한 감각자료들을 단일한 물체로
종합하고, 이에 대해 용이하게 반응하도록 한다. 형태주의 심리학자들이 보고한
집단화의 원리들은 다음과 같다.

    1. 근접성

  < 그림 4 - 14 > 의 가에서 보듯이 6개의 선 대신에 세 쌍의 수직선들이
보인다. 근접법칙에 의하여 시공간에 가까이 있는 물체들은 집단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지각된다.

    2. 유사성

  < 그림 4 - 14 > 의 나를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정삼각형은 위로, 세
점으로 된 다른 정삼각형은 아래로 향하고 있다고 지각한다. 유사한 자극들은
이와 같은 집단화를 이룬다.

    3. 연속성

  한 스타일로 시작한 선은 그 스타일을 계속하는 것으로 지각된다. < 그림
4 - 14 > 의 다에서 보듯이 곡선으로 시작한 선은 완만한 스타일을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지각된다. 동물의 보호색은 연속성 원리가 적용된 것이다.

    4. 공통성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요소들은 집단을 형성한다. 비행기들이 편대를
이루어 날아갈 때 이 현상을 볼 수 있다.

    5. 완결성

  자극에 틈들이 있으면 그것을 메워 한 동질적인 집단을 형성하려는 경향이
있다. < 그림 4 - 14 > 의 라에서 보듯이 왼쪽은 원, 오른쪽은 13이 아니라
B로 지각된다.
  집단화 법칙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형태를 지각할 때 감각요소들이
단순히 뭉쳐 있거나 덧붙여진 것들로 지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각요소들을
집단화할 때 가장 단순하고, 규칙적이고, 가능하면 대칭적이며, 동질적이고 좋은
형태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집단화가 진행된다.

    4. 6. 3. 체제화

  형태지각의 다른 주요 과정은 장면을 집단화시킨 다음, 집단화된 대상들을
전경(또는 형)과 배경으로 구조화시키는, 즉 체제화 과정이다. 환언하면, 체제화
과정은 지각장면을 전경과 배경의 위계적 구조로 만든다. 예를 들어 우리는
벽이라는 배경을 가진 그림을 본다. < 그림 4 - 15 > 에서는 어두운 부분이
전경, 흰 부분이 배경이지만,배경은 형체가 없거나 무한히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전경은 또한 배경보다 더 가까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그림
4 - 16 > 의 경우 역전성 전경 - 배경관계를 나타낸다. 전경이 꽃병, 배경이
검은 부분으로 보이거나, 전경이 두 사람의 옆얼굴 모양으로 보인다. 앞에서
살펴본 예(그림 4 - 11)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의식이 한 순간에 하나의
 지각적 해석만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역전성 전경 - 배경 현상은 한 시야에서
두 체제화가 완전히 고정된 상태가 아님을 보여준다.

    4. 7. 현실세계의 지각

  지금까지는 형태지각에 관해 살펴보았다. 이 문제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문제는 현실에서의 지각 문제이다. 물체가 움직이거나 우리 자신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 눈이 움직이더라도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해
안정된 지각 표상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망막이 2차원 이미지를 갖고 있는
데도 실제로는 거리, 깊이 등의 3차원을 언제나 경험하며, 물체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재빨리 수집하고 이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한다. 안정된 지각표상,
운동지각 및 3차원 지각이 어떻게 가능한다? 이 절에서는 전통적으로
연구되어온 이러한 지각 문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4. 7. 1. 지각의 항상성

  우리는 어떤 사람이 다가옴에 따라 그의 몸이 점점 더 커지는 것으로
지각하지 않는다. 탁자 위의 접시는 한 위치에서 보면 원형으로, 다른 위치에서
보면 타원형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머리를 움직이더라도 소리가 나는 위치가
변하는 것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러한 예들이 보여주는 지각의 항상성 내지는
안정성은 우리가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만약 한
물체가 거리 또는 각도에 따라 여러 모양 또는 크기로 보인다면 그 물체에 대해
적절하게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매순간 물체들로부터 받는
감각정보들이 변함에도 불구하고 물체가 안정된 특성들을 항상 지니고 있는
것으로 지각한다. 이것이 지각이 항상성이다. 다른 말로 바꾸면, 지각체계는
안정된 지각표상을 그 목표로 한다. 항상성은 결국 우리가 시각적 자극을 직접
< 보는 것 > 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세상을 < 구성 > 함을 강력히 시사한다.
  항상성의 유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즉 시각적 대상에 관계되는 크기
항상성과 모양 항상성이 있고, 시각적 대상의 속성에 관계되는 명도 항상성과
색채 항상성이 있으며, 시각적 대상들간의 관계에 관한 것으로 위치 항상성과
방향 항상성이 있다. 이제 각 항상성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크기 항상성은 대상이 있는 거리에 상관없이 지각된 크기를 동일하게 보는
것이다. 이때 대상이 관찰자로부터 떨어져 잇는 객관적 거리에 대한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고려하여 크기 항상성을 유지한다는 설명이 유력하다.
  모양 항상성은 대상이 경사진 위치에 있든 그렇지 않든, 관찰자의 시각
방향에 상관없이 같은 모양을 가진 것으로 지각하는 경향이다. 가장 흔한 예는
문이 열렸다가 닫힐 때 실제로 여러 모양으로 변하지만 같은 모양을 가진
문으로 본다.
  명도 항상성은 광원으로부터 대상에 떨어지는 빛, 즉 조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회색, 흰색 또는 검은색을 그대로 각 색깔로 보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석탄은 방에서 보나 바깥에서 보나 같은 정도의 검은색을 가진 대상으로 본다.
  색채 항상성은 어떤 물체가 주변의 조명 조건에 상관없이 같은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경향이다. 즉 근접자극의 성질을 바탕으로 예언할 수 있는
것보다 대상의 객관적 속성에 더 가까운 색깔을 지각하는 것이 색채
항상성이다.
  위치 항상성은 관찰자가 머리를 움직이거나 몸 전체를 움직일 때 대상의
망막상도 함께 움직이지만 대상 그 자체는 다른 대상들과의 관계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지각되지 않는 현상이다.
  방향 항상성이란 환경에 있어서 지각된 방향과 망막상의 방향간의 독립성으로
정의된다. 예를 들면 응시하는 방향이 변하는 데도 불구하고 대상이 있는
방향이 일정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다.
  이러한 여러 항상성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특성들은 지각체계가 다양하게
변하는 감각정보를 처리할 때 여러 정보들의 중요성을 구분하고 추리하여
다루고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크기 항상성의 경우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몸의 크기가 망막상에서는 실제로 매우 작지만, 지각체계가 거리를
무의식적으로 고려해서 실물의 크기를 추리하여 될 수 있는 한 같은 크기로
보려 한다.

    4. 7. 2. 착시

  항상성은 근접자극을 바탕으로 시작하는 지각체계가 기대 이상으로 상당히
객관적 성질에 가까운 표상을 구성하는 현상이다.착시는 항상성과 반대인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 그림 4 - 17 > 은 널리 알려진
Muller - Lyer착시와 Ponzo 착시이다. 전자의 경우 두 직선의 길이가 실제로
같지만, 왼쪽 것이 더 길게 보인다. 이 두 착시들을 함께 설명하려는 이론이
원근단서론이다. Muller - Lyer 착시의 경우 < 짧게 > 보이는 선과 화살(가의
오른쪽 패턴)은 우리가 어떤 건물의 모퉁이를 볼 때처럼 거리상 가까이 있다는
인상을 준다. 반면, 왼쪽 자극은 우리가 방구석을 볼 때처럼 멀리 있다는 인상을
준다. 지각체계가 서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무의식적으로 추리한 결과,
가에서 왼쪽 수직선이 오른쪽 수직선보다 더 길게 보이게 된다.
  Ponzo 착시도 마찬가지로 설명된다. 멀리 뻗어나간 철로를 볼 때, 우리는 눈에
보이는 철로의 폭이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점점 좁아지는 것을 알지만, 동시에
그 폭이 언제나 일정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바로 이러한 과거 경험의 지식,
즉 철로폭이 같다는 지식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해서 눈에 보이는 좁은 폭을
보상하려 하고, 이러한 추리과정의 결과로 위의 선이 아래의 선보다 더 길게
보인다.
  착시현상들은 우리의 지각체계가 항상성을 충분히 고려한 나머지, 무의식적
추리의 결과로 틀린 정보가 의식에 제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언급해 둘 점은 착시 현상을 무의식적 추리과정으로 설명하는 것은 착시에 관한
여러 설명들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원근단서론 이외에도
< 그림 4 - 17 > 의 두 착시를 설명하는 이론들이 많다. 또한 착시는 < 그림
4 - 17 > 과 같은 2차원 그림들에서만 경험되지 않고 지평선의 달이 창공의
달보다 더 크게 보이는 경우처럼 일상생활에서도 관찰된다.

    4. 7. 3. 3차원 지각

  수백 년 동안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품어 온 한 의문은 우리가 3차원을 어떻게
지각하게 되는지의 문제이다. 망막에 맺히는 상은 좌우, 상하의 2차원에서
처리되는데 우리는 이 세상의 지각에 있어 거리 또는 깊이라는 한 차원이 더
잇는 것으로 지각한다.
  Berkeley(1709) 같은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는 시각정보에 촉감각이나
운동감각의 정보가 첨가되어 3차원 지각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은 회화적 단서들을 사용해서 2차원 화면에 3차원의
인상을 나타낼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회화적 단서는 단안단서라고도
불리우는데, 이 단서와 양안단서가 3차원 지각에 활용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1. 단안단서

  이 단서들은 단지 한 눈만을 사용할 때 가용되는 단서들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안단서들은 화가들이 물체의 거리를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해 왔다.
< 그림 4 - 18 > 은 거리 지각을 가능하게 하는 단서들을 보여준다.
겹침단서는 한 물체가 다른 물체를 가리울 때 드러난다. 이때 가리는 물체가
그렇지 않은 물체보다 더 가까이 위치한 것으로 판단된다. 상대적 크기 단서는
크기가 다른 물체들이 있을 경우 지각체계를 보통 사용한다. 물체가 작을수록
더 멀리 떨어져 있다고 판단된다. 결단서의 경우 거리가 관찰자로부터 가까운
지점은 결이 무성하지 않고 멀수록 단위면적당 결이 빽빽이 보여 거리 판단을
용이하게 한다.

    2. 양안단서

  이 단서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양안부등단서이다. 두 눈이 약 65mm정도
떨어져 있으므로 어떤 물체를 응시할 경우 각 눈이 조금씩 다른 망막상을 갖게
된다. < 그림 4 - 19 > 에서 보면 두 눈이 만든 이미지들이 융합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있게 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3차원 물체를 지각한다.
환경에서 어떤 대상이 관찰자 가까이에 있을수록 양안부등의 정도가 커지고,
이처럼 거리와 양안부등간의 관계가 거리 지 각의 단서로 사용된다.
  생리수준에서 거리 지각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이는 단서가 있다. 그 예를
수렴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물체가 관찰자 가까이에 있을수록 두 눈이 점점
서로를 향하게 되는데 이것은 각 눈의 망막의 중심와부위에 물체의 상을
맺히도록 하기 위해서 일어난다. 수렴의 정도가 클수록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긴장하는 정도가 커지고, 이 정보가 뇌에 전달된다. 뇌는 물체가 떨어진 거리와
근육 긴장간의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3차원에서의 물체의 거리를 판단한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생리적 단서들은 3차원 판단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그다지 정확한 지표가 아니라고 한다.
  Hubel과 Wiesel(1970)은 뇌의 시각영역에서 거리 또는 깊이 정보를 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세포들을 발견하였다. 이 세포들은 한쪽 눈에만
물체를 제시하면 흥분하지 않고, 단지 두 눈의 망막이 동시에 자극될 때만
흥분하였다. 이 연구는 뇌의 구조상 생득적으로 3차원 지각을 가능하게 하는
기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요컨대 3차원 지각을 가능하게 하는 단안단서, 양안단서 및 생리 수준의
단서들은 그들간에 일관성이 있어서 상당히 신뢰로운 판단을 내리도록 한다.
단서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겹침단서와 양안부등단서임이 실험결과로
밝혀졌다.

    4. 7. 4. 운동지각

  유기체가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또 대처하려면 물체의 정체나 위치
파악뿐만 아니라 그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여야 한다. 물체가 움직이는 속도나
방향을 어느 정도 정확히 계산하지 못한다면 자신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모르게 되고, 결과적으로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운동지각은 크게 대상이 실제로 움직일 때의 지각과 그렇지 않을 때의
지각으로 나누어진다. 후자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영화 필름의 경우이다.

    1. 실제 운동지각

  물체의 운동에 대한 지각은 시야내에서 물체들간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Gibson이란 지각심리학자는 우리가 어떤 물체의 움직임을 지각하는 것은,
그것이 움직일 때 정지된 배경을 차례로 가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일종의
전경, 배경 체제화). 만약 물체의 움직임에 대해서 시각적 정보만 있을 경우는
어떻게 될까? 여러 연구들에 의하면, 우리는 큰 물체보다 작은 물체가 움직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사사하는 현상이 유도된 움직임
지각이다. 예를 들면 움직이는 구름 사이의 달을 볼 때 우리는 구름보다는 달이
움직인다고 판단한다.
  우리가 길을 걷거나 달릴 때, 주변에서 무엇이 움직이며, 무엇이 정지되어
있음을 분하기란 어렵지 않다. 팔과다리에서 오는 운동감각 정보가 우리의
움직임에 대해 알려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움직이지 않을 때, 예컨대
기차를 타고 있는 경우 중요한 정보출처는 시각뿐이므로 자기가 탄 기차가
움직이는지, 다른 기차가 움직이는지를 판단하기가 순간적으로 힘들게 된다.
결국 물체의 운동에 대한 지각은 관찰자 자신에게서 오는 정보, 대상물체와
다른 물체 또는 배경들간의 관계정보 등 여러 유형의 정보들이 종합되는 복잡한
판단과정을 거쳐 가능해진다.

    2. 가현운동지각

  물체가 실제로 운동할 경우 눈의 망막에 맺히는 물체의 이미지가 망막을
가로지르는 것이 그 물체의 움직임을 알려 준다고 주장할 수 있다. 과연 이
주장이 타당한가? 이 주장을 부정하는 것으 물체의 움직임이 전혀 없는 데도
움직임을 지각하는, 즉 가현운동지각 현상이다. 가현운동지각의 예로 두 가지를
살펴보자. 그 하나는 자동운동이다. 컴컴한 방에서 조그만 불빛을 보여주면,
비록 그 불빛이 정지되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같이
보인다. 이 현상은 우리가 불빛의 상대적 위치를 확인할 바탕이 되는 참조들이
없기 때문에 생긴다. 다른 가현 운동 현상으로는 파이 현상을 들 수 있다.
이것은 고정된 거리를 둔 자극들을 계기적으로 제시할 때 일어나는 현상인데,
일정한 시간간격(예:1/10초)으로 네 등을 켜고 끄는 것을 계속하면 점선과 같은
움직임을 보게 된다. 가현운동은 일종의 운동착시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물체가
실제로 움직일 때 경험하는 것과 매우 유사한 지각표상을 경험하도록 한다.
  앞에서 언급된 지각적 추리를 여기서도 적용할 수 있다. 즉 교대로 일어나는
빈약한 감각정보를 바탕으로 지각체계는 자극들이 일련의 계속적인 운동을
한다고 추리하는 것이다. 즉 < 그림 4 - 20 > 에서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추리하기 때문에 가현운동이 경험된다. 그러나 형태주의 심리학자들은
가현운동은 감각 요소들의 연합이나 이를 바탕으로 한 추리가 아니고 새로운
전체라고 주장한다.

    4. 8. 지각과 경험

  개인의 지각과정이 그 개인의 독특한 경험에 의해 변화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환경의 공간적 특징들을 지각하는 능력이 선천적인지 아니면
후천적인지를 둘러싼 17 - 18세기 철학자들간의 논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Kant와 Descartes가 대표하는 선험론자들은 공간, 시간, 인과관계 같은 범주들은
경험 이전에 이미 인간의 마음에 구축되어 있어서 이 범주들이 지각과 행동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Berkeley 등의 경험론자들은 학습경험을 통해
물체들을 지각하는 방식을 알게 된다고 주장한다. 선험론자들은 이 세상에 대한
지각의 여러 측면들은 선천적으로 이미 주어졌음을 강조하는 반면,
경험론자들은 학습의 역할에 큰 비중을 둔다. 이제 몇 연구분야를 통해 지각과
경험간의 관계를 살펴보자.

    1. 회복된 시력

  태어나면서부터 두 눈의 백내장 때문에 장님으로 지냄 사람이 어른이 되어
수술을 받아 시력을 회복한 경우들이 있다. 붕대를 처음으로 벗겼을 때, 이
환자들은 전경과 배경을 구분하고, 전경을 응시하며, 또 훑어볼 수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지각능력은 선천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환자들은 만져서
쉽게 알 수 있는 물체를, 예를 들어 열쇠나 컵 등을 단지 보기만 해서는
알아보지 못하였다. 또한 손으로 만져 보지 않고는 두 막대기 중 어느 것이 긴
것인지를 판단하지 못하였고, 정상인에게서 보이는 지각 항상성도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는 몇 가지 점을 시사한다. 즉 집단화, 전경 - 배경 체제화 등의
초보적인 지각과정은 선험적으로 주어진 과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상의
지각적 의미를 파악하고 그에 대해 적절한 행위를 하는 과정은 지각학습에
의해서만 가능함을 시사한다.

    2. 시각결핍 효과

  Blakemore(1970)란 생리학자는 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은 고양이 새끼들을
밝은 점들만이 보이는 인공적 환경에서 사육하였다. 이 실험에서는 고양이
새끼들이 직선, 윤곽, 모서리 등을 보지 못하도록 통제하였다.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 고양이들의 시각피질에 미세전극을 꽂고, 수직, 수평선 등의 형태를
제시해서 그 반응을 측정하였다. 정상 고양이들의 피질세포들이 선, 모서리 등에
반응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결핍 사육된 고양이들은 밝은 점들에만 반응하는
시각세포들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여러 실험에 의하면, 고양이의 경우 출생 후 대략 9주일이 시각발달의 결정적
시기임이 드러났다. 이 시기 동안에 결핍된 시각적 환경에서 사육되면 치명적인
장애를 받는다. 사람의 경우에도 사팔뜨기의 경우 대략 3세 이전에 교정을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수술로 눈을 교정하더라도 정확한 입체시는 갖지 못한다.

    3. 시감각자극의 왜곡

  Stratton이라는 학자는 1890년 무렵 세상이 거꾸로 보이게 하는 안경을 쓰고
스스로를 시험해 보았다. 그가 쓴 안경은 실제로 위에 있는 것은 아래로, 아래
있는 것은 위로 보이도록 하는 안경이었다. < 전도된 세상 > 이라는 이름의
이 실험 결과들은 그 후 반복해서 입증되었다. 이 안경을 처음 쓰면 우선
방향 판단이 심한 혼란상태에 빠지며, 눈과 손이 제대로 협응되지 않아서
보이는 대상에 손을 정확히 뻗지 못한다.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시야가 마치
수영하듯이 보이며,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조차 매우 힘들다. 그러나 이 안경을
수주일간 계속 쓰고 생활하면 전도된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다. 만약 적응 후
안경을 다시 벗어버리면 얼마 동안 또한 곤란을 겪는다.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전도된 세상에 적응해서 살 수 있을까? 여러 실험들은
안경을 쓴 사람이 시각계와 자기 몸의 위치간의 관계를 다시 학습하여 새로운
사태에 적응함을 시사한다. 즉 왜곡된 시각정보와 자기 몸의 근육, 운동감각
정보간의 상관관계를 다시 학습하여 전도된 세상에 대처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4. 지각학습

  E. Gibson(1969)은 지각학습을 "환경으로부터의 자극을 경험 또는
연습함으로써 정보를 추출하는 능력의 향상"로 정의한다. Gibson은 여러
직업에서 탁월한 기술을 습득한 사람의 장점은 초보자들이 모르는, 대상의
미묘한 차이를 용이하게 빨리 밝혀 내는 데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숙련된
조류학자는 지저귀는 소리들로 어떤 새들인지를 정확히 파악한다. 
도주감정인은 수백 가지의 포도주를 시음하며, 그 특징들을 구별해 낸다.
지각학습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은 감각정보의 미세한 부분들까지 처리하며,
주의를 효과적으로 그곳에 집중시키고, 정보를 수집하는 데 있어 대단한
경제성을 띠게 된다. 여기서 경제성이란 반드시 필요한 정보만을 수집하여
심층적으로 처리한다는 뜻이다.
  회복된 시력, 시각결핍 효과, 시감각자극의 왜곡 및 지각학습에 대한 연구들은
환경, 경험, 학습유형과 훈련이 지각체계와 지각과정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러한 증거들은 경험론자의 주장을 지지하는
결과들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이미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정한 형태정보만을 탐지하는 생리적 탐지기가 있다는 발견과 물리적
에너지와 감각경험간에 단순한 함수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감각과 지각정보를
처리하는 기제가 신경계에 생득적으로 구축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유아들이 시각자극에 대해 보이는 뇌파나 응시패턴 역시 형태지각에 대한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선험적으로 장치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 선험론을
지지하는 한 연구를 살펴보기로 하자.

    5. 유아의 지각

  깊이 지각이 선험적으로 주어졌는지를 밝히고자 하는 연구들은 < 그림
4 - 21 > 에서 보는 바와 같은 시각적 벼랑을 사용한다. 이 벼랑은 두 표면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유리바닥 밑의 한 표면은 바로 유아 밑에 있고 다른 표면은 몇
십 cm 아래에 있다. Gibson 과 Walk(1960)는 6 - 14개월 난 유아들은 시각적
벼랑의 얕은 쪽에 두고 어머니가 깊은 쪽에서 아이를 부르도록 하였다.
대부분의 유아들은 깊은 곳으로 가려하지 않고 거기서 피하였다. 염소새끼나
생후 24시간이 지나지 않은 병아리들도 깊은 쪽으로 가려고 하지 않았다.
  시각적 벼랑을 사용해서 유아와 동물들을 검사한 실험들은 3차원 공간지각의
주요한 측면인, 깊이 지각이 선천적 능력에 좌우됨을 보여준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깊이 지각이 동물의 움직임 및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이러한 능력이 인간과 동물의 시각영역에 일찍이 장치되었을 것이다.

    4. 9. 지각의 선택성:주의

  우리 주면의 수많은 자극들은 어느 한 순간에 그 일부만이 지각된다. 우리의
의식경험에는 집중점과 변두리가 있다. 집중점에 잇는 대상들을 우리는 분명히
파악하는 반면, 변두리에 잇는 대상들은 그 정체가 흐릿하게 파악된다.
  우리가 정보를 처리하는 역량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계속 정교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는 자극을 수많은 자극들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
자극에 대한 지각표상을 형성하고 반응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주의 또는
의식집중은 우리가 지각할 내용을 선택한다. 상당한 정도로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 의식을 집중할 것 등을 결정한다.

    1. 여과

  우리는 주변 환경이나 신체의 내부로부터 오는 수많은 자극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우리가 이 자극들에 일일이 집중하여 다 처리하기에는 심리적
용량이 제한되어 잇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자극들은 받아들이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여과해 버려야 한다.
  유기체에게 적절하거나 불필요한 자극들을 걸러 버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두 귀에 각각 다른 내용의 메시지들을 들려주면서, 두
메시지의 내용들을 동시에 주목하라고 요구하면 사람들이 제대로 이 과제를
해내지 못한다. 둘 중에 하나를 걸러 버리고 한쪽 귀에 들리는 내용만
주의하도록 하면 그 내용을 정확히 처리할 수 있다. 불필요한 자극들을
여과하지 않으면 정작 목표자극을 처리하는 정확성이나 속도가 떨어지게 된다.
  주의의 세 수성 성분으로서 경계, 정보선택 및 제한된 중앙처리 용량을 들
수 있다. 여기서 경계란 유기체의 내, 외부에서 오는자극들에 대해 최적의
감민도를 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경계상태에서 정보가 잘 처리되지만,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가 힘들다. 정보선택은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여러
출처의 정보들 중 한 출처의 정보만을 계속 처리하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다.
제한된 용량은 둘 이상의 심리과정들이 요구될 때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숫자들을 외우는 심리과정과 불빛이 제시된 유무를 탐지하는 과정이 모두
심리적 자원 즉 용량을 요구하면 각 과정의 수행이 간섭받게 된다. 환언하면
한 번에 한 과제만을 수행하는 것에 비해서 두 과제를 함께 해내려면 제한된
용량 때문에 잘 해내지 못하게 된다(예:라디오를 들으면서 수학문제 풀기).

    2. 주의를 결정하는 요인

  우리의 주의를 끄는, 다시 말하면 주의가 집중되도록 하는 요인들은
무엇인가? 어떤 것이 주의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외부요인들에는 1. 강도와
크기, 2. 대조와 신기함, 3. 반복 및 4. 움직임 등이 있다. 어떤 소리가 강할수록
우리가 그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게 마련이며, 조그만 난의 광고보다 전면광고가
또한 주의를 끈다. 어떤 대상이 새롭거나, 또는 다른 대상들과 크게 대조적이면
당연히 우리의 주의를 끈다. 반복이 주의를 끌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단어를
두세 번 틀리게 발음하면 주의를 끈다. 인간과 동물은 또한 물체의 움직임에
대해 즉각적으로 주의를 준다. 전광판 같은 것은 인간이 움직임에 예민함을
이용하여 메시지의 내용에 주의를 끌고자 한다.
  주의의 방향을 결정하는 유기체의 내부요인에는 무엇들이 있는가? 그 첫째는
동기이다. 예를 들어 배고픈 사람은 이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대상에
주의를 더 기울인다. 둘째 요인은 준비갖춤새이다. 밤중에 중요한 전화가 올
것을 예상하고 기다리는 그가 졸고 있는 상태에서도 사람은 전화소리를 들을
수 있다. 즉 사람은 특정한 자극을 보거나 들을 수 있도록 마음의 태세가
갖추어져 있다. 우리가 어떤 자극에 반응할 준비를 하고 있으면 그 자극에
용이하게 주의를 집중하며, 그 특성들을 빨리 분석하고,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요인은 흥미이다. 사람은 자기가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대화
내용에 다른 내용들보다 쉽사리 주의를 기울여 듣게 된다. 자신이 우울한
사람은 남과 이야기할 때 우울한 내용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주의의 내부, 외부요인들은 우리의 의식경험에 방향을 부여하고, 의식경험의
내여을 변경시킨다. 매우 유연한 주의 때문에 우리는 어느 정도 규칙 있게
자극들을 선택하고, 적합한 반응을 결정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에 대한
우리의 적응은 완전히 수동적인 성질을 띠게 될 것이다.

    4. 10. 형태재인과 시각적 약호화

  형태재인이란 과거에 학습한 자극들이 크기, 모양, 위치 등에서 변하여
나타나더라도 그 변화된 시형태들을 파악하고, 그 의미를 알며, 그에 대해
적절하게 반응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형태재인에서는
과거 경험에 바탕을 둔 지각과정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형태지각이
초기단계들에 국한된다면 형태재인은 지각과 기억으로 대표되는 인지가 상호
관련을 맺는 후기단계들이다. 형태재인을 할 능력이 빈약하다면, 우리는 과거에
배운 내용을 계속 학습해야 하는 곤란한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1. 세부특징 분석론

  < 그림 4 - 22 > 를 보면 자극 패턴들이 크기, 모양, 방향 등에서 다르지만
우리는 이들이 모두 < H > 임을 알아본다. 이와 같이 여러 시각적 모양들이
하나의 동일한 대상을 나타낸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가 다른
사람들이 쓴 글씨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Selfridge과 Neisser(1960)는 문자들이 세부특정목록으로 기술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 그림 4 - 22 > 의 < H > 은 두 수직선과 그 사이의
수평선으로 구성되어 있고, 수평선의 위와 아래가 비어 있다. 이런 특징들이
< H > 을 다른 문자들과 구분한다. < A > 의 경우 < H > 과 비슷한
세부특징들을 가지고 있지만 위쪽이 비어 있지 않고 예각을 이룬다. 즉
< A > 과 < H > 은 이런 세부특징들로 구별된다.
  컴퓨터의 디스크와 인간의 장기기억에 이러한 세부특징목록들이 저장되어
있어서, 문자들이 제시되면 각 세부특징들을 분석하고 그 출현 여부를 검토하며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여 단어를 구성하는 문자를 재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 세부측징분석론의 한 장점은 제한된 수의 세부특징들로 수
많은 형태를 분석하여 그 정체와 의미를 파악하는 사람의 능력을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2. 종합에 의한 분석

  세부특징분석론과 대조되는 형태재인 이론은 종합에 의한 분석론이다. 이
이론은 지각체계가 능동적이어서 빈약한 감각자료를 바탕으로 추리하고, 대상의
정체에 대해 내린 가설을 검증하며, 과거 경험과 대상이 나타나는 맥락의
영향을 받아 한 형태의 정체가 파악된다고 주장한다. Helmholtz의 지각이론의
영향을 받은 이 이론은 지각하는 사람이 대상의 특징, 맥락 및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보고 있는 물체에 관해 가장 잇을 법한 추측을 내리고 이를
검증한다고 본다. 어떤 패턴을 볼 때 그것을 대충 파악하여 종합한 다음, 이
종합을 바탕으로 그 패턴의 세부 특징들을 예언하고 검증한다. < 그림
4 - 23 > 을 예로 들어 종합에 의한 분석론을 살펴보자. 이 그림의 한 가운데
애매한 패턴이 있다. 이때 < 12 > 또는 < 14 > 라는 맥락에 의한 종합은
가운데 패턴을 < 13 > 로 해석하도록 한다. 반면 맥락이 < A > 또는 < C >
라는 문자일 경우 중앙의 패턴은 < B>로 해석된다.
  패턴의 일반적 파악에는 목표대상의 감각정보뿐만 아니라, 이 정보와 경험에
의해 연합된 의미, 개념 등도 포함이 된다. 따라서 자극을 대충 파악한다 함은
빈약한 감각정보가 유발한 개념과 의미 등이 종합됨을 뜻한다. 지각체계는
일차적으로 종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대상이 어떤 세부특징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 기대가 맞는지의 여부를 검토한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한 단어의 글자들을 다 보지 않는 까닭도 바로 이런 종합에 의한 분석과정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3. 문자의 약호화

  지각체계는 종이 위의 검은 부분과 흰 부분들을 어떤 지속적인 형태로
바꾸는가? 이 문제는 약호화의 문제인데, Posner와 Mitchell(1970)은
상이대응과제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하였다. 이 실험과제에서 사람들은 한 쌍의
문자들을 여러 기준에서, 예를 들면 자음 낱자(예: < BD > )이면 오른쪽
단추를,모음 낱자(예: < AE > )이면 왼쪽 단추를 빨리 눌러야 했다. 한 낱자
쌍은 시각적으로 동일하거나(예: < AA > ), 모양은 다르지만 이름이
같거나(예: < Aa > ), 같은 모음이거나(예: < Ae > ), 같은
자음이거나(예: < BD > ), 혹은 다르거나(예: < AB > )하였다. 이 실험에서
문자가 제시된 즉시부터 사람들이 단추를 누를 때까지의 시간이 1/1000초
단위로 측정되었다.
  < 그림 4 - 24 > 는 이 실험의 결과들을 반응시간의 길이에 따라 배열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결과는 시각적으로 모양이 같은 조건이 이름이 같은
조건보다 약 80msec 더 빠르게 판단되고, 후자 조건은 다시 의미조건(예:같은
자음)보다 100msec 이상 더 빨리 판단된다는 것이다. 이 실험과 후속의 여러
실험들을 바탕으로 는 문자들은 시부호, 명칭부호 및 의미부호로 약호화되며,
이 부호들이 시간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처리된다고 주장하였다.
  최근 Kirsner와 Sang(1979)의 연구는 Posner와 Mitchell의 연구에서 더
나아가 시부호가 얼마 동안 지속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들은 한 쌍의 판단
문자들을 시간을 두고 제시하고, 각 문자의 모양도 비슷한 것(예: < A >
과 < A > )들을 사용하였다. 이 연구는 우리가 문자의 시부호를 약 4초 정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요약>

  유기체는 그가 사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환경을 능동적으로 다루기
위해서 환경과 대상의 변화를 정확히 탐지, 판단, 해석하여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한다. 이 장에서는 세상을 인식하는 첫 단계에서 작용하는 감각기관들의 구조와
이 기관들이 객관적 세계에 관한 정보를 처리할 때 어떤 법칙에 따르는지를
살펴보았다. 정교한 정신물리적 실험들을 통해서 밝혀진 이 보편적인 법칙들은
유기체가 이 세상을 직접, 있는 그대로 복사하지 않는 감각경험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신물리학 연구들은 절대역과 차이역 등에서 인간과 동물의 감각역량이
어떠한지를 밝히고 있다. 이 분야의 연구에 혁명을 가져온 이론이
신호탐지론이다. 이 이론과 그 방법론은 감각과정과 지각과정을 보다
분석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한다.
  그 다음으로 시각, 청각 및 기타 감각기관들이 물리적 에너지의 특성들을
어떤 생리, 정신물리학적 과정들을 거쳐서 유기체가 감각경험을 하도록
하는지를 알아보았다. 특히 시각에서 밝혀진 세부특징 탐지기의 존재와
억제과정들은 세상을 알게 되는 처음의 감각단계에서 이미 상당한 정보선택이
이들을 통해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이 장의 후반부에서는 지식의 습득, 기억, 추리 등의 인지과정과 관련 있는
지각과정들을 살펴보았다. 지각연구에는 대립적인 연구접근법들이 있고 이들이
강조하는 지각분석의 수준, 가정하는 지각과정들이 다르다. 이 책에서는 특히
현실지각과 형태재인이 지각추리 또는 < 가설검증으로서의 지각 > 이란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형태지각 현상들을
다루려면 가설검증과 같은 고차적인 인지과정과는 다른 과정들, 예컨대 집단화,
체제화 등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각의 기본 성질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근접자극은 그것이
세상에 관한 내용을 애매모호하게 나타낸다. 2. 지각은 근접자극의 집단화와
전경 - 배경체재화로 시작된다. 3. 달성되는 체제화는 어떤 성과를 목표로 하는
지각체계의 선택과 결정에 바탕을 둔다. 4. 특정 지각표상을 형성하는
중추과정들은 의식하지 않는다. 5. 지각되는 내용들은 진실성이 있고,
안정적이다. 6. 지각은 지능적이다. 지각적 문제해결은 대단히 빠르고,
의식적이지 않고, 비언어적이고, 강한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7. 지각은
구성적이다. 단편적인 감각자료에 정보를 더 첨가하고, 추리하여 대상에 가장
그럴 듯한 의미를 추출한다. 8. 지각체계가 구성하는 표상은 시간에 걸쳐
다양하고, 선택된 내용들이다.

    연습문제

  1. 세 정신물리적 법칙들을 비교하고 그 함축하는 바를 논하라.
  2. Fechner 등의 고전적 정신물리학과 신호탐지이론은 감각연구에서 어떤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는가.
  3. 다섯 감각기관들은 어떤 점에서 공통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가.
  4. 지각이 구성적 과정임을 시사하는 지각현상들은 무엇인가.
  5. 지각이 추리과정이라는 결론은 어떤 현상 또는 실험결과들을 바탕으로
내릴 수 있는가. 이 결론을 부정하는 현상이나 증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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