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확률논리
II. 결정이론
1) 위험하의 결정
2) 확실성하의 결정
3) 불확실성하의 결정
4) 죄수의 딜레마
I. 확률논리
확률에 관한 기초 논리는 이미 17세기 초 빠스칼(Pascal)과 페르마(Fermat)에 의하여 마련되었다. 그 후 확률논리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거의 모든 과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방법론의 하나로 정착하게 되었다. 그것은 또 과학의 영역뿐만 아니라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20세기에 와서는 확률논리의 공리적(axiomatic) 체계화가 시도되었고 그럼으로써 순수수학의 추상적 형식체계의 하나로 간주되었다. 형식체계란 공리(axiom)들과 그것들로부터 형식적으로 연역되는 정리(theorem)들로만 구성된 체계를 말한다. 공리는 정리와는 다르게 연역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형식체계의 공리들은 그 체계 내에서는 증명되지 않는다. 공리는 또 형식체계 안에서 어떠한 의미도 부여되지 않은 원초적인(primitive) 용어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는 무의미하다. 그러한 공리체계를 우리는 '해석되지 않았다'(uninterpreted)고 부른다.
그러나 형식적 체계가 그 자체로서는 해석되지 않은 것이지만 해석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체계의 원초적 용어들에 일정한 의미가 부여된다면 해석이 되는 셈이다. 가능한 해석에는 추상적 해석과 물리적 해석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추상적 해석이란 하나의 형식체계를 수학이나 논리학의 어떤 분야에 연관시킴으로써 그 체계를 의미있는 것으로 만드는 해석을 말한다. 예컨대 유클리드 기하학도 공리화될 수 있다. '점'이라는 원초적 용어가 한 쌍의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고 '직선'이라는 원초적 용어는 수의 쌍들의 집합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한 해석의 결과가 바로 분석기하학(analytic geometry)이다. 이에 반하여 물리적 해석은 원초적 용어들, 따라서 전 체계를 물리적 세계의 어떤 부분에 연관시킴으로써 그 체계를 의미있게 만드는 해석이다. 예를 들어 '직선'은 광선으로 해석될 수 있고 '점'은 미세한 금속조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한 해석의 결과는 물리적 기하학이 된다. 하나의 형식체계의 물리적 적용가능성과 경험과학적 유용성을 획득할 수 있음은 물리적 해석 덕분이다.
확률논리의 형식적 체계화도 공리와 정리들의 논리적 연역관계로 이루어진다. 이 체계에서는 확률을 대변하는 용어만 원초적인 것이고 그 외의 다른 용어들은 모두 수학이나 논리학에서 확정된 의미로 사용되는 것들에서 빌려 온 것이다. 이제 공리화된 확률논리 체계가 어떤 것인지 살펴 볼 차례이다.
확률이란 관계적 개념이기 때문에 일종의 이항관계함수(two-place function)로 여겨질 수 있다. 그래서 확률을 나타내는 기호는 "P( , )"과 같은 것이 된다. 괄호 안의 방점 양쪽에 들어갈 수 있는 것들을 편의상 집합으로 간주해 보자. 그리고 영어 대문자 'A', 'B', 'C', .....를 집합을 나타내는 기호라고 하자. 따라서 "P(A, B)"는 확률을 나타내는 표현으로서 A가 주어졌을 때 B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을 뜻한다. 예컨대 A를 주사위를 던지는 횟수의 집합이라 하고 B를 던진 결과 윗면에 6이 나타날 경우의 집합이라 한다면 P(A, B)는 주사위를 던졌을 때 6이 나올 확률을 뜻한다. 확률의 값은 0에서 1 사이에 있는 어떤 수가 되며 이 수는 더하기, 곱하기 등의 계산이 허용된다. 따라서 확률들을 결합하는 데 사용되는 연산은 잘 알려진 산술적 계산과 같다. 그 외 또 확률계산에 필요한 기호들은 집합논리에서 사용되는 연산기호들이다. "A∪B"는 A와 B의 합집합(union)을, "A∩B"는 A와 B의 교집합(intersection)을, 그리고 "non-A"는 A의 여집합(complement)을 뜻한다. 또 그리스 문자 "Φ"는 공집합을 나타낸다.
이제 공리들을 말해보자.
A1. P(A, B)의 값은 0과 1 사이에 있는 실수이다. 즉 0 ≤ P(A, B) ≤ 1
A2. A가 B의 부분집합(subclass)이라면 P(A, B) = 1
A3. B와 C가 상호 배타적이라면 P(A, B∪C) = P(A, B) + P(A, C)
A4. P(A, B∩C) = P(A, B) x P(A∩B, C)
이상 4 개의 공리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정리들이 도출된다.
T1. P(A, B) = 1 - P(A, non-B)
증명: A2에 의하여 P(A, B∪non-B) = 1. 왜냐하면 집합 A의 모든 구성원은 집합 B의 구성원이던가 구성원이 아니던가 둘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는 B∪non-B의 부분집합이다. B의 구성원이 되면서 동시에 구성원이 안 되는 것이라고는 있을 수 없으므로 B와 B는 상호 배타적이다. A3에 의하여 P(A, B∪non-B) = P(A, B) + P(A, non-B) = 1. 따라서 P(A, B) = 1 - P(A, non-B).
T2. P(A,Φ) = 0
증명: B이면서 동시에 non-B인 것은 없으므로 B∩non-B는 공집합이다. 그러나 공집합의 여집합 non-(B∩non-B)는 B이거나 B가 아닌 모든 것을 포함하는 B∪non-B이다. 따라서 T1에 의하여 P(A, B∩non-B) = 1 - P(A, non-(B∩non-B)) = 1 - P(A, B∪non-B).
T1을 증명에서 보았다시피 P(A, B∪non-B) = 1. 따라서 P(A,Φ) = 0.
T3. P(A, C) = P(A, B) x P(A∩B, C) + P(A, non-B) x P(A∩non-B, C).
증명: 집합 C에 속하는 것들의 집합은 B와 C 양자 모두이거나 아니면 B와 C 양자 모두인 것들의 집합이다. 따라서
P(A, C) = P(A, [B∩C]∪[non-B∩C]).
어떤 것도 B의 구성원이면서 동시에 non-B의 구성원인 것일 수 없으므로 B∩C와 non-B∩C는 상호 배타적이다. A3에 의하면
P(A, [B∩C]∪[non-B∩C]) = P(A, B∩C) + P(A, non-B∩C).
A4에 의하여
P(A, B∩C) = P(A, B) x P(A∩B, C)
그리고 P(A, non-B∩C) = P(A, non-B) x P(A∩non-B, C)
이 결과들을 연결하면 T3이 얻어진다.
T4. 만약 P(A, C) ≠ 0 라면
P(A, B) x P(A∩B, C)
P(A∩C, B) = -------------------------
P(A, C)
P(A, B) x P(A∩B, C)
= -------------------------------------------------------------
P(A, B) x P(A∩B, C) + P(A, non-B) x P(A∩non-B, C).
증명: A4에 의하여
P(A, C∩B) = P(A, C) x P(A∩C, B)
따라서 P(A, C) ≠ 0 라면
P(A, C∩B)
(1) P(A∩C, B) = -------------------
P(A, C)
B∩C는 분명 C∩B와 동일한 집합이므로 A4를 이용하여
P(A, C∩B) = P(A, B∩C) = P(A, B) x P(A∩B, C).
이를 (1)에 대입하면 T4의 첫 번째 등식이 얻어지고 T3을 이용하여 두 번째 등식이 얻어진다.
연습문제
1. 정상적인 카드 한 벌에서 카드 한 장을 무작위로(blindly) 뽑을 때 ace 혹은 king을 뽑을 확률은?
2. 정상적인 카드 한 벌에서 카드 한 장을 무작위로 뽑을 때 ace 혹은 king을 뽑지 않을 확률은?
3. 정상적인 동전을 세 번 던졌을 때 앞면이 세 번 나올 확률은?
4. 정상적인 동전을 세 번 던졌을 때 적어도 뒷면이 한 번 나올 확률은?
5. 정상적인 동전을 한 번 던졌을 때 앞면 혹은 뒷면이 나올 확률은?
6. 정상적인 카드 한 벌에서 무작위로 카드를 한 장씩 뽑고 한 번 뽑은 카드는 다시 채워 넣지 않는다고 가정하자. 이 때 카드를 한 장씩 두 번 뽑을 경우 ace와 king이 나올 확률은?
7. 60명의 남자와 40명의 여자를 회원으로 갖는 헬스클럽을 생각해보자. 클럽의 각 회원들은 각기 클럽에서 한 가지의 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는 남자나 여자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된다. 20명은 수영을, 30명은 라켓볼을, 24명은 에어로빅을, 16명은 기구 들어올리기를, 그리고 10명은 실내 테니스를 할 경우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a. 클럽의 회원이 무작위로 선택된다고 가정하자.
(1) 선택된 회원이 기구 들어올리기를 할 확률은?
(2) 선택된 회원이 수영 혹은 에어로빅을 할 확률은?
(3) 선택된 회원이 실내 테니스 혹은 라켓볼 혹은 기구 들어올리기를 할 확률은?
(4) 선택된 회원이 여성이고 기구 들어올리기를 할 확률은?
(5) 선택된 회원이 남성이고 에어로빅을 할 확률은?
b. 클럽의 회원 두 명이 무작위로 선택된다고 가정하자.
(1) 두 명 모두 테니스를 할 확률은?
(2) 첫 번째 선택된 회원은 테니스를 하고 두 번째 선택된 회원은 라켓볼을 할 확률은?
(3) 테니스를 하는 회원과 라켓볼을 하는 회원이 선택될 확률은?
8. 22세의 남성이 47세까지 살아있을 확률은 0.840이고, 22세의 여성이 47세까지 살아있을 확률은 0.910이라고 가정하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대학 친구였고, 둘 모두 22세에 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25번째 동창회에서 서로 만나기로 약속했다.
a. 두 친구 모두 서로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살아있을 확률은?
b. 만약 두 친구가 서로를 사랑하게 돼서 결혼을 하게 됐다면, 이러한 사실이 두 사람 각각이 47세까지 살아있을 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9. 당신이 당신의 생일은 알고 있지만 당신의 애인의 생일은 모른다고 가정하자. 당신의 생일과 당신의 애인 생일이 같을 확률은? (년도는 제외하고 월/일만 고려하라)
10. 포커 게임 중에(in a game of draw poker) 당신이 세 장의 ace와 ace가 아닌 두 장의 서로 다른 카드를 들고 있다고 가정하자. 당신이 서로 다른 이 두 장의 카드를 버리고 앞에 놓인 카드 묶음에서 두 장을 뽑을 경우, 당신의 패가 지금보다 나아질 확률은? 당신의 패는 하나의 ace와 다른 아무 카드 혹은 같은 숫자를 갖는 카드 두 장(a pair)을 뽑을 경우 지금보다 나아진다.(힌트: 이 게임은 공정한 게임이고,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카드를 알 수 없으므로 그들의 카드는 모두 앞에 놓인 카드 묶음의 일부인 것처럼 취급하라)
11. 내가 범죄를 저지른 후 체포될 확률은 0.7이고, 체포되었을 경우 유죄판결을 받을 확률이 0.6, 체포되고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 복역할 확률이 0.5라 가정하자. 만약 내가 동네의 식료품 가게를 털었을 경우 복역할 확률은 얼마인가?
II. 결정이론
18세기에 Butler가 지적하였듯이 "확률은 인생의 지침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미래의 세계가 어떻게 될지,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이며 우리는 어떤 식으로 변할 것인지 등에 관해서 완전한 지식을 가질 수는 없지만 우리는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여 예측하고, 계획을 짜고, 예측과 계획에 맞게 선택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이렇게 함에 있어서 확률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여러 가지 가능한 결과들의 확률을 먼저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학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은 그 이전에 대학교육을 받음으로써 우리의 삶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아질 확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특정한 행위를 하기로 결정하는 데에는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사건이나 조건이 발생할 확률이 어느 정도일까만이 고려해야 할 유일한 사항은 아니다. 그러한 행위를 하기 위한 비용,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취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이득 등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크나 달성된 목적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은 극히 미약한 경우도 있겠고, 반대로 목적달성의 확률은 매우 낮으나 예상되는 혜택은 상당히 큰 것일 경우도 있겠다.
어떤 목적의 바람직함과 그렇지 못함을 나타내기 위하여 '유용성'(utility), 또는 '가치'(value)라는 말이 자주 사용된다. 바람직한 목적이나 상황은 긍정적 유용성 또는 긍정적 가치를, 그리고 바람직하지 못한 목적이나 상황은 부정적 유용성 또는 부정적 가치를 가졌다고 말한다.
결정이론(Decision Theory)이란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우리가 어느 정도의 지식과 정보를 사용 가능하냐에 따라 변하는) 어떻게 결정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이론을 말한다. (여기서 '결정'이란 어떤 행위를 하기로 한 결정을 말한다) 결정이론의 목표는 합리적(rational or reasonable) 결정을 하기 위한 기준을 개발하는 것이다. 결정이론을 단순화시켜 말한다면 결정이 일어나는 일반적 맥락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종류가 있다.
1. 위험하의 결정(Decision under risk): 우리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맥락. 이러한 맥락에선 가능한 여러 결과에 다양한 확률이 부여될 수 있고, 또 우리가 가지는 지식은 부분적이거나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2. 확실성하의 결정(Decision under certainty): 우리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맥락. 이러한 맥락에서는 우리의 지식은 '현실적 확실성'(practical certainty)을 갖는다.
3. 불확실성하의 결정(Decision under uncertainty): 행위의 가능한 결과가 다양하고 가능한 각 결과에 어떠한 확률도 부여할 수 없는 맥락.
1) 위험하의 결정
예를 들어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병원을 찾은 어느 환자가 수술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의 권고를 듣고 수술여부를 결정해야 할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수술은 세 가지 가능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각각의 결과에 다음과 같은 확률이 부여될 수 있다. 수술 후 매우 좋아질 확률: 0.85. 좋아지지 않을 확률: 0.10. 그리고 더 나빠질 확률: 0.05. 여기에다 유용성 개념까지 도입하면, 첫 번째 결과는 확률도 높을 뿐 아니라 유용성도 크다고 할 수 있는 반면, 두 번째 결과는 유용성이 매우 낮고(청각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채 환자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고 또 수술비용도 지불해야 했다), 세 번째 결과는 유용성이 가장 낮다고 할 수 있다. 환자가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나타날 결과는 문제가 있는 자신의 귀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것 한 가지 뿐이다. 이 결과의 유용성은 수술해서 실패하는 경우보다는 높겠지만 수술 결과가 좋은 경우보다는 훨씬 낮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환자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가?
환자는 수술을 해서 나타날 결과는 결국은 가장 확률이 높은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항상 어떤 행위의 결과 중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고 행위하라"는 지침은 의사결정 규칙으로서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양한 결과들이 각각 어떤 유용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따져보지 않은 채 그냥 무시해버리기 때문이다. 비합리적 결정이 이래서 생기곤 한다. 예컨대 어떤 도둑이 자신의 도둑질로 인하여 종신형을 받을 리 만무하다, 즉 종신형을 받을 확률은 매우 낮다는 생각만으로 그 도둑질을 하기로 작정한다든지, 또는 집 주인이 자신의 집에 불이 날 확률이 매우 낮다(통계에 따라)는 점에만 근거하여 화재보험 들기를 거부한다면 이는 모두 다양한 유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위의 지침이 가지는 단순논리에만 따른 비합리적인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른 어떤 결과보다도 더 높은 유용성을 가지는 결과를 낳을 행위를 선택하라"라는 것도 의사결정의 한 지침이 될 수 있음직 하다. 앞에서 말한 환자가 이 지침을 따른다면 수술을 하기로 결정할 것이다. 왜냐하면 청각기능의 회복은 분명 가장 유용성이 높은 결과일 것이고 또 다른 어떤 행위가 아니라 바로 수술을 해야만 그러한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의 것과 마찬가지로 이 지침 역시 그 지침에 이야기되고 있는 대로만 한다면 어리석은 결정이 된다.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보자. 돈의 유용성을 높이 사는 어떤 사람이 천만원을 가지고 대학을 가느냐 마느냐로 고민한다고 해보자. 그리고 누군가가 이 사람에게 천만원을 투자해 보라고 권한다고 해보자. 천만원을 투자해서 그 열배의 이익이 생길 확률은 10%인 반면 천만원을 다 잃을 확률은 90%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교육에 높은 가치를 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천만원을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인 행위가 못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위험하의 결정을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해선 유용성과 확률을 모두 고려하는 규칙이 요구된다. "예상되는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선택하라"가 그러한 규칙이다. 이 규칙을 이해하기 위해선 예상되는 유용성을 어떻게 계산해 낼 수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유용성을 양화시키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유용성의 측정 문제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청각을 회복한다든지 성공적이지 못한 수술을 받는다, 또는 청각을 잃는다 등과 같은 행위에 어떻게 수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객관성은 여기서 문제가 안 된다. 유용성의 측정이 거기에 부여된 양적 가치가 누구에게서나 인정된다는 의미로서 객관적일 필요는 없다. 요구되는 것은 어떤 결정을 해야 할 사람이 그의 유용성을 측정해야 한다는 점뿐이다. 그러나 이것조차도 많은 경우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결정이론에 관한 연구는 보통 투기나 투자와 같은 돈과 관련된 결정의 예를 가지고 시작한다. 모든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삼천만원의 이득을 가져 올 투자가 천만원의 이득을 가져 올 투자 보다 세 배나 더 바람직하다(세 배의 유용성)고 볼 수도 있다. 돈의 단위가 유용성의 단위와 이러한 식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면 잃은 만큼 또는 얻은 만큼의 돈이 가질 유용성을 측정하기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돈이란 이미 측정 가능한 단위로 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돈과 관련된 경우 예상되는 유용성이 어떻게 측정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자.
장날에 장에 가서 도박놀이를 한다고 해보자. 돈 만원을 가지고 A도박놀이를 할 것인지 B도박놀이를 할 것인지를 내가 결정해야 한다. 만원을 들여서 A도박놀이를 할 경우 오만원이 생길 확률은 0.05%, 삼만원이 생길 확률은 0.10%, 만원이 생길 확률은 0.20%, 그리고 한푼도 생기지 않을 확률은 0.65%라고 해보자. B는 주사위 놀이인데 만원을 걸고 주사위를 두 번 굴려 똑같은 면이 나온다면 오만원을 받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한푼도 못 받는다. 유용성을 측정하는 문제와 일거나 따는 돈의 양을 측정하는 문제가 서로 관계가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하여 내가 두 놀이에 경도되는 마음이 동일하고 어떤 놀이를 하든 만원을 투자해서 가능한 한 많은 돈을 얻는 것이 나의 목적이라고 가정해 보자.
A도박놀이를 한다고 했을 때 예상되는 유용성은 다음과 같다.
<(50,0000 x 0.05) + (30,000 x 0.10) + (10,000 x 0.20) + (0 x 0.65)> - 10,000 = (2500 + 3000 + 2000) - 10,000 = - 2500
일반적으로 어떤 결정의 예상되는 유용성을 계산하는 규칙은 각각의 가능한 결과가 가지는 확률에 그 각각의 결과와 연관되는 유용성의 단위수를 곱하는 것이다. 이렇게 곱한 것에다 애초에 든 비용을 뺀 것이 그 결정의 예상되는 유용성이다.
주사위 놀이에서 두 번 굴려 같은 면이 나올 확률은 1/6이다. 이 확률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계산될 수 있다. 두 번 굴려 두 번 다 1면이 나올 확률은 1/36이다. 다른 다섯 면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어떤 면이든 두 번 나올 확률은 (1/36 + 1/36 + 1/36 +1/36 + 1/36 + 1/36) = 1/6이다. 또 다른 식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첫 번째 주사위를 굴리면 어느 면이든지 나올 것이다. 그 다음 굴려 바로 그 면이 나올 확률은 6면 중에 하나이므로 1/6이 된다.
두 번 다 같은 면이 나올 경우의 유용성은 5만원이다. 그렇지 않을 확률은 5/6이다. 이 경우의 유용성은 0이다. 50,000 x 1/6 = 8333.33....이고 0 x 5/6 = 0이니까 여기에서 10,000원을 빼면 -1667이 된다. A도박놀이의 예상되는 유용성(돈으로 측정된)은 -2500인 반면 B도박놀이의 예상되는 유용성은 -1667이다. 따라서 예상되는 유용성을 극대화하라는 규칙을 따른다면 나는 B도박놀이를 택해야 한다.
앞의 청각의 예를 가지고 유용성을 측정해 보자. 이 경우에 할당되는 측정치는 바로 내가 할당하는 측정치이다. 내가 할당하는 단위도 바로 '유용성의 단위'이다. 이 경우의 측정치는 반드시 돈의 양으로 환산될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1) 수술의 가능한 결과들과 연관되는 유용성의 단위들(괄호 속의 것은 확률):
청력이 매우 좋아짐: 10(0.85)
개선되지 않음 : -2(0.10)
더 나빠짐 : -10(0.05)
2) 수술하지 않을 경우 생기는 결과의 유용성의 단위:
아무런 변화도 없음: 0(1)
이상과 같이 보았을 때 수술의 예상되는 유용성은 (10 x 0.85) + (-2 x 0.10) + (-10 x 0.05) = 7.8이다. 그리고 수술하지 않는 것의 예상되는 유용성은 (0 x 1) = 0이다. 수술에 드는 비용은 여기서 따로 계산되지 않았다. 그것은 각각의 가능한 결과에 유용성이 부여될 때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된다. 따라서 상기의 규칙을 따른다면 나는 수술을 받는 길을 택해야 한다.
위험하의 결정을 할 때 따라야 할 가장 좋은 규칙이 무엇일까를 고찰함으로써 밝혀진 하나의 사실은 경우에 따라서는 규칙이 다르더라도 결론은 동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가장 확률이 높은 결과가 또한 가장 큰 유용성을 가지는 경우이다. 수술의 경우가 바로 그러하다. 그러나 어떤 규칙이 합리적인 충고를 해주지 못한다고 보일 때는 "예상되는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선택하라"는 규칙을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 이런 일은 낮은 확률을 가진 결과가 매우 큰 유용성을 가질 때 또는 반대로 높은 확률을 가진 결과가 매우 적은 유용성을 가질 때 자주 일어난다. 예상되는 유용성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행위하라는 규칙이 일반적으로 합리적 행위결정을 위한 좋은 규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규칙은 다른 규칙들이 올바른 행위를 하도록 유도할 때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는 때에도 적용될 수 있다.
2) 확실성하의 결정
어떤 상황에선 선택 가능한 행위는 여럿인데 그 어떤 행위를 선택하든 결과는 동일한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리는 결정을 '확실성하의 결정'이라 부른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서 이 말은 사실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결과는 행위를 선택하는 순간에는 아직 나타나 있지 않은 미래의 일이고 미래의 일은 절대 확실한 것일 수 없기 때문이다. 결정을 하는 순간과 결과가 나타나는 순간 사이에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세상의 일이다. 그 사이에도 전혀 예측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고 예사롭지 않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의 발생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확실성하의 결정을 이야기할 때 그러한 가능성은 무시해도 좋을 것 같다.
확실성하의 결정은 확률계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각각의 행위가 가져올 가능한 결과는 하나 뿐이기에 이 결과와 연관되는 확률은 1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적용되는 규칙은 단순하다: "가장 높은 효율성을 가진 행위를 선택하라"
확률을 계산할 필요는 없지만 때에 따라서는 효율성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지는 주의깊게 따져보아야 한다. 예컨대 어떤 제품이 보장기간이 얼마나 긴지에 따라 각각 다른 가격으로 팔린다고 해보자. 내가 2년 보장의 자동차 타이어를 일정한 금액으로 산다면 일년에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계산해 낼 수 있고 이를 3년 보장의 타이어를 샀을 경우 일년에 드는 비용과 비교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결정에는 또 다른 요소도 개입될 수 있다. 내가 이 차를 얼마나 오래 사용할 것인지, 타이어를 바꾸는 일이 얼마나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지, 새로 갖춘 타이어가 보장기간 동안 내내 안전할 것인지 등등. 효율성을 비교하는 데에는 항상 단순한 금전상의 고려 이상의 것이 개입된다. 이 이상의 것을 고려함으로써 결정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다. 많은 경우 그러한 추가적인 요소들에 대한 고려는 확실성하의 결정을 위험하의 결정으로 바꿀 수 있는 확률을 포함한다. (예컨대 나의 차가 2년을 더 지속할지 아니면 3년을 더 지속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1보다 더 낮은 확률을 가진다.)
어떤 면에선 확실성하의 결정을 위한 효율성을 비교하는 일이 위험하의 결정을 위한 효율성을 비교하는 일보다 더 단순할 수 있다. 확실성하의 결정을 평가하는 데 요구되는 류의 비교를 하기 위해선 효율성에 단지 순위만 주면 된다.(가장 높은, 그 다음 높은 등등으로) 여기에선 효율성의 양과 확률을 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율성의 단위가 필요 없다. 다시 말하여 가장 높은 효율성이 그 다음 높은 효율성 보다 10배가 더 높은지, 아니면 8배가 더 높은지, 또는 얼마나 더 높은지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효율성의 단위는 곱하기 같은 산술적 작업을 하기 위해서만 필요하다.
3) 불확실한 상황 하에서의 결정
불확실한 상태에서 무슨 결정을 해야할 때 우리는 그 결정으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가능한 결과가 다양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각각의 가능한 결과가 어느 정도의 확률을 가질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확률을 부여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한 상황이란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과거에 경험했던 바나 그 동안에 모아 두었던 정보들에 근거하여 적어도 대충의 확률은 부여할 수 있다. 대충이나마 어떤 확률을 부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위험한 상황 하에서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규칙(예상되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선택하라)을 따라야 한다.
불확실한 상황에선 우리가 확률에 대한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결과들이 가질 효율성만 고려하여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효율성을 어떻게 부여하느냐하는 문제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확실한 상황 하에서 결정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여러 가지 효율성에 순위대로 순서만 주면 된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정을 할 때 종종 한 행위의 가능한 결과가 다른 행위의 결과보다 나을 때가 있다. 각각 두 가지 가능한 결과를 갖는 두 행위를 선택해야 하는 단순한 상황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행위 순위별 결과 (1이 가장 높은 것)
I II
I 4 3
II 2 1
위의 표에서 행위 I은 효율성이 가장 낮은, 그리고 그 다음 낮은 두 결과를 낳는다. 행위 II는 가장 높은 효율성과 그 다음 높은 효율성이 있는 두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분명히 행위 II가 "가장 좋은" 행위이며 선택되어야 할 행위이다. 행위 II의 어느 결과이든 그것은 행위 I의 두 결과 보다 낮다.
"가장 좋은" 행위가 어떤 것인지 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불확실한 상황을 생각해 보자. 대학을 가고자 하는 어떤 운동선수가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각각으로부터 장학금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하자. 그는 우선은 대학에 가서도 운동을 하고 싶지만 그것과는 관계없이 가능한 좋은 교육을 받기를 원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는 국립대학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주어진 4가지 가능한 선택을 그 효율성의 순위에 따라 말한다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1)국립대에서 운동선수가 됨 (2) 국립대에서 운동선수가 안됨 (3) 사립대에서 운동선수가 됨 (4) 사립대에서 운동선수가 안됨. 여기서 국립대에 가는 것이 그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위가 된다.
그러나 위의 예에서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른 선수가 있다고 해보자. 이 선수에게 주어진 효율성의 순위는 (1) 국립대에서의 운동선수 (2) 사립대에서의 운동선수 (3) 사립대에서 운동선수가 안됨 (4) 국립대에서 운동선수가 안됨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선 그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위는 없다. 국립대에 가는 것이 가장 높은 효율성과 가장 낮은 효율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행위가 없다면 그 다음 질문은 그냥 만족할 만한 행위는 없는가이다. 만약 두 번째 선수가 순위 3 이상의 효율성에는 만족하지만 그 보다 낮은 효율성에는 만족하지 않는다면 국립대에 가는 것이 그에게 만족할만한 행위가 못될 것이다,. "만족할만한 행위를 선택하라"는 지침을 따른다면 그는 사립대를 택해야 할 것이다.
가장 좋은 행위도 없고 또 만족할만한 행위도 없을 경우 따라야 할 규칙도 없다. 그 운동선수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부분적으로는 그들이 어떤 사람인가에 달려 있다. 결정이론가들은 세 가지 다른 유형을 구분한다.
1. 도박가: 단 하나의 행위만이 가장 높은 효율성을 가진 상황이라면 그 행위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도박가라면 그 행위를 취하는 데 기꺼이 돈을 걸 것이다. 위의 운동선수가 도박가라면 국립대에 갈 것이다.
2. 조심스런 사람: 조심스런 사람은 가장 높은 효율성을 가진 것보다는 가장 낮은 효율성을 가진 것을 택한다. 이 선택은 "최소의 것을 최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위의 운동선수가 이러한 유형의 사람이라면 사립대를 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립대 선택과 관련된 가장 낮은 효율성은 3인 반면 국립대 선택과 관련된 가장 낮은 효율성은 4이기 때문이다.
3. 계산가: 계산가는 여러 가지 행위의 평균 효율성을 계산하기 위하여 어렵더라도 효율성의 단위를 정하고자 한다. 평균적 효율성은 단순히 순위만으로는 결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균 효율성이 가장 높은 행위를 선택하자는 것이 계산가의 전략이다.
위의 운동선수가 계산가형의 인간이라면 그는 효율성의 단위를 다음과 같이 책정할지도 모른다. 국립대에서 운동함(10), 국립대에서 운동 안함(2), 사립대에서 운동함(8), 사립대에서 운동 안함(6). 이렇게 정해졌을 때 국립대 선택의 평균 효율성은 (10 + 2)/2 = 6 이고, 사립대 선택의 평균 효율성은 (8 + 6)/2 = 7 이 된다. 평균치가 가장 높은 것을 골라라는 지침을 따른다면 사립대에 가야 할 것이다.
4) 죄수의 딜레마
남녀 한 쌍이 절도 용의자로 체포되었다고 하자. 경찰은 체포에 필요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생각하지만 검사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증거를 더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두 사람은 서로간의 상의가 금지되었고 각각에게 다음의 말이 검사로부터 주어졌다.
죄를 고백하시오. 당신의 동반자가 고백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1년 더 가벼운 형을 받게될 것이나 당신의 동반자는 최대 5년의 형을 받게될 것이오.
각 죄수가 이 말을 듣고 그 자신도 고백하고 자신의 동반자도 고백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고 싶어하였다. 검사의 대답은 만약 둘 다 고백한다면 각각 3년씩의 형을 받게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검사는 또 만약 둘 다 고백하지 않는다면 현재 확보된 증거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형을 받게될 것이고 그 형기는 최대 2년이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러한 말을 하면서 검사는 둘 다 고백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지라도 고백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각 죄수가 자신의 동반자가 고백을 할지 안할지에 대하여 어떠한 확률도 부여할 수 없다고 가정하였다. 그래서 각각은 불확정한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 할 형편에 놓이게 되었다. 만약 유용성의 단위가 가능한 형기와 연관성을 가진다면 각 죄수는 다음과 같은 행위의 선택과 그 행위의 가능한 결과와 연관되는 유용성에 직면하게 된다.
동반자가 고백하다 고백하지 않는다
고백함 -3 (3) -1 (1)
고백하지 않음 -5 (4) -2 (2)
(괄호 속의 숫자는 유용성의 순서를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선의 행위'라는 것은 없다. 왜냐하면 고백함의 한 결과는 고백하지 않음의 가능한 결과 보다 더 낮은 유용성을 갖고 또 거꾸로 고백하지 않음의 한 결과는 고백함의 가능한 결과 보다 더 낮은 유용성을 갖기 때문이다. 만약 만족스러운 행위가 있다면 그것은 고백하는 행위가 된다 왜냐하면 최저의 유용성이 고백하지 않음의 한 결과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만약 두 사람이 다 만족스러운 행위를 취해야 한다는 규칙을 따른다면 각자는 고백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만족스러운 행위란 없고 각자가 불확정한 상황 아래에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다른 어떤 규칙을 따른다 하더라도 각 죄수는 고백할 것이다.
도박꾼의 전략은 최고의 유용성과 연관된 결과를 낳을 행위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고백하는 것의 가능한 한 결과가 최고의 유용성을 가진다. 따라서 조심스런 전략은 최소의 유용성을 극대화시키는 것, 즉 고백하는 것이 될 것이다. 고백하는 것의 평균 유용성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 -3 + -1 ) = -2
이에 반하여 고백하지 않음의 평균 유용성은 다음과 같다.
( -5 + -2 )/2 = -3.5
검사가 보기에는 두 죄수 모두 합리적인(reasonable)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 결정은 곧 둘 다 고백하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는 결정이론에서 많은 흥미로운 문제들을 야기시킨다. 중요한 점은 두 죄수가 서로 간에 의견교환이나 협력을 하지 못하도록 격리시킨다는 점이다. 그들이 서로 협력하여 공통의 이익이 될 해결책을 찾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 불확정한 상황 하에서의 결정이라는 문제의 조건이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 의사교환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각자는 상대방이 서로간에 합의한 사항을 이행할 것으로 믿어야할지 아닐지를 결정해야 할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 결정도 불확정한 상황 하에서의 결정이라면 다시 딜레마가 생긴다.
물론 죄수의 딜레마라는 것이 인위적으로 만든 문제이지만 이와 같은 상황이 실제로도 종종 일어난다. 예컨대 일군의 제조 공장들이 어떤 강 주변에 위치하여 폐기물들을 강에다 버린다고 해보자. 그 강이 오염될 위험은 상당하다. 만약 오염도가 상당히 오른다면 공장주들은 무거운 벌칙을 받게 될 것이다. 공장들이 확장되고 아무런 벌금도 내지 않아도 된다면 공장주들이 챙길 수 있는 이익은 증대된다. 그러나 모든 공장들이 확장된다면 오염도는 벌금을 물어야 할 정도로 높아질 것이며 그 결과 거둘 수 있는 이익은 현재의 수준보다 더 낮아질 것이다.
어떤 회사 X의 이사들이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치자. 이사들이 생각하기로 그들의 회사만 확장되고 다른 회사들은 그대로 있다고 한다면 오염도가 지나치게 눈에 띨 정도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며 X에서 생기는 이익도 10%도 증대될 것이다. 만약 X가 확장 안되고 대신 다른 회사들이 확장된다면 X는 다른 회사들과 함께 벌금도 내야할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과는 다르게 이익의 증가도 가져올 수 없다. 이 경우 X는 현재 수준보다 10% 낮은 이익을 보게 될 것이고 다른 회사들의 이익은 5% 낮아질 것이다. 다른 회사들도 확장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가지지 않았다고 할 때 회사 X의 이사들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이 상황은 죄수의 딜레마와 동일한 상황이다.
다른 회사들의 확장 확장하지 않음
X의 확장 P - 0.05 P P + 0.10
X가 확장하지 않음 P - 0.10 P P
'Study 2 > 논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7장 가설과 확증 (0) | 2020.05.11 |
---|---|
제6장 연역 추리 : 조건적 논증 (0) | 2020.05.11 |
제4장 인과 논변 (0) | 2020.05.11 |
제3장 귀납논변 (0) | 2020.05.11 |
제2장 연역 논증, 귀납 논증, 그리고 오류 (0) | 2020.05.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