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udy 2/논리학

제4장 인과 논변

by Frais Study 2020. 5. 11.

    I. 인과논변의 성격
   II. 원인의 의미
  III. 흄의 인과분석
  IV. 인과적 오류
      1) 우연과 원인의 혼돈
      2) 공통원인의 무시
      3) 원인과 결과의 혼돈
      4) 발생적 오류
   V. 원인의 발견 - 밀의 방법
      1) 일치법
      2) 차이법
      3) 결합법
      4) 공변법


I. 인과논변의 성격 
 
 인과 또는 인과관계에 관한 진술이나 주장은 과학에서 거의 필수적이다. 과학적 탐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인과적 진술이나 주장(causal statement or causal claim)은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자주 사용되는 말로 '......때문에'라든지 '......로 인하여' 등은 대개 인과적 주장을 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말들이다. 예컨대 자동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약속한 사람이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을 때, 공연이 갑자기 취소되었을 때, 컴퓨터의 프로그램이 갑자기 작동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왜 그럴까 궁금해하고 그 원인을 알아 보고싶어 한다. 그 결과 말해지는 진술에 위의 말들 또는 그와 유사한 말들이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진술이 바로 인과적 진술이고 인과적 주장이다.  
 인과적인 주장이나 진술을 결론으로 하는 논변을 '인과논변'(causal argument)이라 부른다. 그러나 '인과논변'이 어떤 고정된 단일한 형태의 논변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귀납적 일반화의 형식을 가진 인과논변도 있고 유비논법의 형식을 가진 인과논변도 있다. 또 통계적 삼단논법도 인과적 결론을 끌어내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다시 말하여 인과논변이 어떤 형식을 취하든 귀납논변의 일종이라는 뜻이다. 인과논변이 왜 귀납논변의 형식을 취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차츰 밝혀질 것이다. 인과논변을 연역논변의 일종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귀납논변의 일종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인과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필연적인(necessary), 또는 결정론적인(deterministic) 것으로 본다면 인과논변은 연역의 형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관계가 필연성의 관계가 아니라 '규칙적'(regular), '확률적'(probabilistic), '통계적'(statistic) 등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관계라면 귀납의 형식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서양의 근세이전에는 인과를 전자로 해석했으나 근세 이후 현대과학에 이르기까지는 후자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우세하다. 인과논변을 일종의 귀납논변으로 취급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주요과제는 물론 인과적 주장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으며 인과논변은 어떻게 평가되는 가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우선 인과논변을 귀납논변의 일종으로 보아야 할 근거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한 언급을 할 필요가 있겠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원인'이라는 말의 의미분석과 함께 인과에 관한 전통적인 필연성이론을 배격하고 대신 규칙성이론 내지는 확률성이론을 최초로 제시한 근세의 흄(David Hume)의 인과분석을 소개하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과적 주장의 정당화(justification) 문제에 못지 않게 일상생활에서의 원인의 발견(discovery) 문제도 중요한 만큼 이 문제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밀(J. S. Mill)의 방법에 관해서도 알아보겠다.

II. '원인'의 다양한 의미
 
 '원인'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원인'이라는 말의 뜻은 문제되는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그 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또 우리의 관심은 어디에 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살인사건의 경우 그 죽음을 대하는 검사의 태도와 관심은 의사의 태도와 관심과는 다를 것이다. 검사의 관심은 무엇보다 누가 그 살인을 저질렀을까 에 모아질 것인 반면, 의사의 관심은 누가 그랬느냐 보다는 신체의 어떤 부위가 작동을 멈추었는지에 쏠릴 것이다. 따라서 검사는 어떤 피고인의 행위가 그 살인사건의 원인이라고 말할 것이지만 의사는 그 원인에 대하여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다. 만약 피살된 사람이 총에 맞은 즉시 죽었다면 죽음의 원인이 이를테면 혈액의 다량유출이었다고 할 것이고, 즉시 죽지 않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던 중 마취의 부작용으로 죽었다면 질식이 죽음의 원인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 두 주장, 즉 원인에 대한 검사의 견해와 의사의 견해가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여 검사의 주장과 의사의 주장이 아무런 모순이나 대립도 없이 다 옳을 수 있다. 피고의 행위도 원인일 수 있고 또 혈액의 과다한 유출도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죽음의 가장 가까운 원인이 혈액의 과다한 유출이라 할지라도 피고의 행위도 혈액의 과다 유출이라는 현상이 생기도록 한 한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어떤 사건에 단 하나의 원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시간적 연장(延長)을 전혀 가지지 않는 사건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나 대부분의 일상적 사건들은 시간적 지속을 가지고 그 지속 중에 일어난 더 세부적으로 개별화(individualization)될 수 있는 사건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하여 하나의 사건은 더 세부적인 사건들의 연쇄(chain)이다. 따라서 그 연쇄를 이루고 있는 고리 하나 하나가 다 원인 아니면 결과가 될 수 있다. 즉 그 연쇄는 인과적 연쇄다. 위에 든 예에서 혈액의 다량 유출도 또 피고의 행위도 그 살인사건의 연쇄를 이루는 중요 고리들 중의 하나로 파악될 수 있다. 따라서 원인을 찾고자 하는 사람의 관심에 따라 이 고리가 원인으로 파악될 수도 있고 저 고리가 원인으로 파악될 수도 있다. 
 그 죽음을 있게 한 인과적 연쇄는 물론 앞에서 말한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고리들을 가질 것이다. 피해자를 병원까지 이송한 앰뷸런스가 교통혼잡 때문에 지연되었을 수도 있고, 마취의사가 다급한 나머지 피해자가 마취에 알레르기 반응을 하는지 안 하는지를 점검해 보는 일을 잊었을 수도 있다. 한 개인의 죽음과 같은 사건에는 일일이 적시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한 사건들이 서로 엉켜있을 것이다.(이 점을 고려한다면 인과적 과정을 하나의 '연쇄' 비슷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도 사실은 정확한 파악이라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그 과정은 단선적이기보다는 복선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단 하나의 연쇄과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연쇄과정들이 복잡하게 서로 엉켜있다는 것이 인과과정에 대한 더 정확한 파악일 것이다. 그래서 인과과정을 '인과연쇄'(causal chain)라는 표현 대신에 '인과 망'(causal network)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입장도 있다) 그 복잡한 사건을 이루는 연쇄에서 특히 어떤 한 부분을 골라 그것이 '원인이다'라고 말하게 되는 것은 바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그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인과개념을 조건(condition)개념과 연관시켜 이해할 수도 있다. 어떤 사건이든지 그 사건이 발생하게 된 데에는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져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그 사건을 발생시킨 원인은 그 사건이 발생하게 된 조건과 밀접히 연관될 수밖에 없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조건 중에는 필요조건(necessary condition)도 있고 충분조건(sufficient condition)도 있다. 또 둘을 합쳐 '필요 충분조건'(necessary and sufficient condition)이라 불리는 것도 있다. 예를 들자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 주위에 산소가 있었음은 그 화재 발생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충분조건은 아니다. 산소만 있었다고 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화재가 발생하였다면 반드시 거기에는 산소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산소가 없었다면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산소가 있었음도 그 화재의 한 원인이라 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의미, 즉 필요조건의 의미로서의 원인은 일상적으로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원인과는 좀 거리가 있다. 과학적으로는 그것도 원인의 한 요소로 간주되어야 할지 모르나 이것만이 원인이라든가, 또는 이것이 주요 원인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필요조건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때로는 어떤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는가하는 실천적인 고려 때문이다. 화재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어떻게 하면 오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했을 때  당연히 그 사건의 필요조건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필요조건 하나만 제거되어도 그러한 결과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의사가 어떤 병을 방지하고자 할 때 보통 주목하는 것이 그 병의 필요조건들이다.
 반대로 어떤 결과를 오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오게 하는 데 관심이 있을 경우에는 필요조건 대신 충분조건에 더 주목하는 것이 보통이다.  충분조건이란 그 조건이 갖추어지면 문제의 결과가 나타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떤 낡은 건물을 파괴시키려고 할 때 폭약들을 얼마만큼 또 어떻게 장치해야 할 지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적정한 수의 폭약들의 적절한 배치, 그리고 그것들의 폭파는 그 건물의 파괴에 대한 충분조건이다. 이 예에서 읽을 수 있다시피 충분조건은 필요조건보다는 훨씬 더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원인에 가깝다. 이 예에서도 산소가 있었음이 건물 폭파의 한 필요조건이지만 그것을 원인이라 말하는 것보다는 위에서 말한 충분조건을 원인으로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충분조건이 필요조건보다 더 중요한 인과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분조건은 보통 단일하지 않다. 하나만의 조건이 있어 그것이 어떤 사건의 발생에 충분조건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충분조건'이라는 말은 더 일반적으로 배경에 있는 필요조건들과 관련하여 사용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건의 발생에 근접되어 있다고 할 수 있고, 또 특별한 관심을 유발시키는 조건들이 인과적 요인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물을 화씨 100도 까지 끌어올림이 물이 끓는 데 충분조건이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물에 불순물이 비교적 적다든지, 기압이 정상적이다 등과 같은 필요조건들이 갖추어졌을 때만 참이다. 배경에 있는 조건들이 비교적 표준적이고, 급격하게 변화되는 것이 아니고, 또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일 경우 우리는 그러한 배경적 조건들을 주목하지 않고 무시하기 쉽다. 그 주된 이유는 보통 그러한 배경조건들은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항상 주어져 있는 것들이기에 결과를 가져오는데 눈에 띠게 관심을 자극하는 부분은 우리가 우리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조건이 필요조건인지 아니면 충분조건인지 하는 문제는 문제 자체가 잘못 설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필요조건은 단일한 사건이고 (이 때 단일성의 기준은 무엇인지 하는 어려운 문제가 따르지만) 충분조건은 여러 가지가 합친 복합적인 것으로 그 속에는 필요조건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조건은 개별적이고(individual) 충분조건은 합동적(joint)이라고 보아 '개별적으로 필요하고 합동으로 충분하다'(individually necessary and jointly sufficient)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예컨대 잔디의 성장에 개별적으로 필요하고 합동으로 충분한 조건들은 적당한 야의 물, 적절한 온도, 산소, 햇빛 등이 된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조건들을 원인으로 간주할 수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필요하고 함께 충분한 조건들을 남김없이 전부 다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사건의 필요조건에 대하여 우리가 상당히 알고 있을 때라도 그렇다. 어떤 사건이 어떤 유형의 것이고 그러한 유형의 사건에 대한 필요조건은 무엇 무엇인지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렇게 알려진 필요조건들이 합쳐 그 사건에 대한 충분조건이 되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려지지 않은 필요조건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과관계가 개입되는 상황이란 복잡하게 마련이라 관련되는 조건들을 일일이 분석해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까지 '원인'이라는 말의 다양한 의미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중요한 점은 이 말의 사용법이 단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관심에 따라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필요조건 또는 충분조건으로 파악할 수 없는 경우, 즉 원인이 결과에 대하여 필요조건이라고도 할 수 없고 충분조건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원인을 확률(probability)의 개념으로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그러한 경우에 속한다. 예컨대 흡연은 폐암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흡연하지 않는 사람들도 폐암에 걸릴 수 있고 반대로 애연가라도 폐암에 안 걸릴 수가 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증거로 보건대 흡연은 폐암의 확률적 원인(probabilistic cause)임에 틀림없다. 원인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보다는 있을 때 문제의 결과가 생길 확률이 높을 경우 그 원인을 우리는 '확률적 원인'이라 부른다.   

연습문제

다음의 각각의 인과 주장에 대해, "원인"이 다음 중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지적하라.
   (1) 인과의 연쇄 혹은 네트워크 안에서 근접 혹은 가장 가까운 원인
   (2) 어떤 행동이나 사건에 대해 인과적으로 책임 있는 어떤 agent. 
   (3) 필요 인과 조건
   (4) 충분 인과 조건 
   (5) 받아들여지고 안정적인 필요 조건들의 배경에서, 인과적으로 충분한 조건. 
   (6) 개연적 원인 

1. 마르타는 시험 문제를 완전히 풀 충분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 시험을 망쳤다. 

답: 받아들여지고 안정적인 필요 조건들의 배경에서, 시험을 끝마칠 충분한 시간이 없음은 그 시험을 망칠 충분 조건이다.

2. 잭슨은 그가 금년에 신청했던 모든 과목을 통과했기 때문에, 6월에 졸업할 것이다.  

3. 윌리엄은 진이 그를 초대했기 때문에 그 파티에 갔다. 
   
답1: 진은 윌리엄이 그 파티에 나타남을 위한 인과적으로 책임 있는 agent이다.
답2: 진의 초대는, 받아들여지고 안정적인 필요 조건의 배경에서, 윌리엄이 참석하기 위한 충분 조건일 수 있다. 

4. 어떤 방화범이 그 박물관의 불을 야기했다. 

5. 그 집의 벽장 속에 기름 넝마가 쌓여져 있어서 그 집이 전소되었다.
   
답: 이 문장에는 그 기름 넝마를 같다 놓은 어떤 행위자의 암묵적인 언급이 있다. 또한 그 기름 넝마는 받아들여지고 안정적인 필요 조건들의 배경에서 충분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  

6. 그 범인은 낮은 형량을 약속 받았기 때문에 자백했다.   

13. 1914년 8월 사라예보에서 Archduke Ferdinand의 저격은 1차 세계 대전의 원인이었다. 

   (연습 문제1)  어떤 사건 발생을 위한 필요 조건이란?
     1. 만일 어떤 상황이 결여된다면 그 사건이 발생하지 않음에 틀림없는 그러한 상황을 의미한다.    100 점 
     2. 그 사건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그러한 상황을 의미한다.    100 점 
     3. 어떤 상황이 있을 때 그 사건이 반드시 발생하는 그러한 상황을 의미한다.    0 점 
     4. 그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이 결여된 것임에 틀림없는 그러한 상황을 의미한다.   0 점 
     
    (연습 문제2) 어떤 사건 발생을 위한 충분 조건이란?  
 

III. 흄의 인과분석
 
 '원인'이라는 말을 위에서 말한 다양한 의미가 모두 드러나도록 정의(定義) 내리기란 쉽지 않다. '원인'에 대한 만족할만한 정의란 있을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말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찾으려는 시도는 역사적으로 있어 왔다. 18세기 스코트랜드의 철학자 흄(D. Hume)의 시도가 그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그는 "A가 B의 원인이다"라는 일반 형식의 명제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의 관심은 비교적 단순한 사건( 그는 두 당구공의 부딪침과 그 후의 공들의 움직임을 인과적 사건의 대표적인 예로 삼았다), 또는 사건의 유형간에 성립되는 인과관계에 집중되었다. 
 당구공의 예에서 흄이 분석해 낸 결과는 두 공의 부딪침이라는 인상(impression)과 이어지는 두 공의 운동에 대한 인상에서 이 두 인상 외에 그것들을 연결시켜 준다는 제 3의 인상을 줄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인과 관계라고 알려진 현상을 들여다보니 거기에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 그리고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사건, 이 두 사건만 있지 '연결'(connection)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관찰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여기서 흄이 말하는 '연결'이란 '힘'(force), '에너지'(energy), '효능'(power), '필연성'(necessity), 또는 '필연적 연결'(necessary connexion) 등의 말들과 동의어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가 갖는 철학적 함축은 지대하다. 특히 원인과 결과간에 필연성이 발견되지 않는다 또는 없다( 엄밀히 말하여 '발견되지 않는다'와 '없다'는 말은 서로 구별되어야 하겠지만)는 주장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인과 관계의 핵심은 필연성에 있다고 본 것이 전통적인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존의 전통적인 또는 정통적인 인과관과 대비하여 볼 때 흄의 이 주장은 분명 특이하고, 과격하고, 지나치게 벗어난 의외의 주장이었다. 그래서인지 그 후 지금까지도 인과에 대한 논의는 주로 흄의 주장에 대한 공방으로 이어져 왔다. 앞에서 잠시 언급한 확률적 인과 개념도 흄의 인과관에서 발전된 한 변형으로 볼 수 있다. 흄의 이론이 역사적으로도 그 자체 충분한 가치를 지니지만 확률적 인과론을 비롯한 현대 이론에 미친 영향도 지대하므로 흄의 이론을 좀 더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되는 상황에서 흄이 발견하고 확인할 수 있었던 것들을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1. 근접성(Contiguity): 사건 A와 사건 B가 시간과 공간에서 서로 연속되어 있다.       (즉 '원거리 작용'(action at a distance)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2. 계기성(Succession): B가 A에 시간적으로 따른다. (결과가 원인을 앞설 수 없       다.)
  3. 항상적 연결성(Constant Conjunction): A가 일어날 때마다  B가 일어난다.

흄은 이 세 가지 요소를 인과관계의 필요조건으로 보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조건 3이 흄의 인과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조건 3이 의미하는 바는 소위 '단일인과'(singular causation)라는 것은 없고 원인이든 결과든 모든 사건은 일정한 유형(type)의 사건이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의 관계도 한 사건유형과 다른 사건유형 간의 관계라는 것이 흄의 주장이다. 이 주장은 다시 말한다면 모든 인과적 진술은 일정한 일반적 법칙에 포섭된다는 뜻이다.
 위의 세 조건 하나 하나가 과연 인과의 필요 조건이 되는 지도 논란거리이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 세 조건들이 합쳐 인과의 충분 조건이 되는지, 안 된다면 또 어떤 조건들이 추가되어야 하는 지이다. 흄도 위의 세 조건들을 합친 것이 충분 조건이 된다고 보지는 않았다. 이 세 조건들이 인과적으로가 아니라 서로 우연적으로 연결된 두 사건간에도 만족될 수 있다는 점은 누가 보아도 명백하다. 흄도 위의 세 가지 조건들이 인과적 관계와 우연적 관계를 구별시켜주는 데에는 충분치 못하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의 분석이 잘못되었다거나 미비해서 그렇다고는 보지 않았다. 위의 세 가지 관계가 유한한 인간이 발견해 낼 수 있는 최대의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위의 세 조건들에다 다음의 4번째 조건을 추가시키면 충분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음은 물론이다.

  4. 필연성(Necessity): A가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B도 일어난다. 

 이 조건이 추가된다면 인과관계와 우연적 관계가 구별될 것임은 물론이다. 필연과 우연은 정의상 서로 상반되는 개념 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흄은 인과관계란 단순히 개념만의 문제(관념들만의 상호관계 문제)는 아니라고 보았다. 인과관계는 엄연히 하나의 사실의 문제(a matter of fact)이기 때문에 그 관계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는 경험적으로 확인될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원인과 결과의 연결 방식은 예컨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라는 개념과 '180도'라는 개념, 또는 '총각'의 개념과 '결혼하지 않은 남자'의 개념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방식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원인'이라 불리는 사건을 아무리 관찰해 보아도 거기에는 '결과'라 불리는 사건과의 필연적 연결 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 흄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인과관계를 필연적인 관계로 보는 것은 유사한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서 생긴 심리적 습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여 필연성이란 원인과 결과 사이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관계적 속성이 아니라 인간 마음의 성향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인과문제에 대한 흄의 입장이 이와 같다고 해서 그의 주장을 우리가 더 이상 인과적 진술이나 주장을 할 수 없고 인과적 추리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잘못이다. 흄은 인과적 추리나 진술의 포기는 사실세계에 대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아니 가장 중요한 추리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흄의 철학에서 인과추리는 좀 특수한 지위를 갖는다. 인과추리는 인지적(cognitive) 행위로서의 추리, 즉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추리와는 다르다. 그것은 일종의 감성적인(sensitive) 행위로서 마음의 자연스러운 흐름과도 같다. 어떤 사건이 주어지면 그러한 유형의 사건에는 저러한 유형의 사건이 뒤따라 일어났다는 평소의 반복된 경험에 힘입어 우리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후자 유형의 사건으로 넘어가게 마련이다. 마음의 이러한 자연스러운 이행과정을 그는 '인과추리'라고 불렀다.
 따라서 이러한 의미로서의 인과추리는 인간 마음의 자연적 본성에 속한다. 흄은 이 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다. 왜냐하면 우리의 감각에 주어진 것을 넘어서 우리가 보거나 느끼지 못하는 대상이나 존재들에 관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추리는 인과추리 밖에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사실세계 또는 경험세계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이성적이고 논증적인 추리에 의해서는 얻어질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인과관계에 대한 흄의 분석은 이와 같이 인간의 심리 현상과 연관하여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규칙성 이론'이나 '필연성 이론' 같은 하나의 이름으로만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흄 이후의 많은 철학자들이나 과학자들은 흄의 분석의 심리적 측면은 도외시하고 위에서 말한 3번째의 조건에 특히 주목하여 흄의 이론을 규칙성 이론으로 단순화시켜 파악하려는 입장을 취했다. 항상적 연결이란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바로 규칙성과 같은 개념이다. '항상적' 또는 '규칙적'이라는 말은 '필연적'이라는 말과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A유형의 사건과 B유형의 사건의 관계가 필연적이라면 현재 A유형에 속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앞으로 B유형의 사건이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관계가 필연적이 아니라 규칙적인 것에 불과하다면 미래에 그러한 종류의 사건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미래가 과거와 유사할 것이라고 믿을 하등의 논리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래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 틀림없다, 또는 그럴 확률이 높다는 정도의 이야기밖에 할 수 없다. 흄의 이론을 현대의 확률적 인과론의 선구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확률적'이라는 말과 대비되는 말로서 '결정론적'(deterministic)이라는 말이 있다. 결정론(determinism)이란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인과적으로 충분한 조건들의 한 결과라고 보는 철학적 입장이다. 결정론은 각각의 경우에 어떤 조건들이 있는지를 우리가 안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이 세계가 어떠한가에 대한 입장이지 세계에 대하여 우리가 획득할 수 있는 지식에 관한 입장이 아니다. 이 입장에 따르면 세계의 기본구조는 결정론적이다. 인과를 확률적으로 접근하려 함은 복잡한 인과구조 - 어떤 '숨겨진 인과요인들' - 에 대하여 우리가 무지하기 때문이다. 
 인과관계가 결정론적인지 아닌지는 대답하기 힘든 철학적인 문제이다. 이 우주의 인과적 구조가 기본적으로 결정론적인 것이라면 '확률론적 인과'란 단지 우리가 숨겨진 인과 요인을 알지 못해서 나온 말일뿐일 것이다. 흄이 살았던 시대에서 가장 진보된 과학으로 여겨졌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뉴턴의 물리학이었다. 뉴턴의 인력법칙과 운동법칙들에는 결정론적인 인과들이 드러나 있다. 뉴턴의 과학적 성공은 앞으로 과학이 더 발전하면 현재로선 확률로밖에 말할 수 없는 많은 경우에도 결정론적인 원인이 있었음이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를 가지게 하였다.
 그러나 흄과 뉴턴의 시대와는 다르게 현대에는 그 당시로서는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과학이 발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논의에서는 여전히 결정론보다는 확률이 더 많이 논의되고 언젠가는 결정론적 원인이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특히 현대의 양자 물리학(quantum physics)에선 확률 개념의 중요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 양자 물리학에선 원인을 '확률론적'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이는 우리가 소위 '숨겨진' 원인을 발견할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세계의 기본 구조 자체가 확률론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7세기의 뉴턴의 과학적 업적에 비견되는 현대의 양자 역학은 결정론적 원인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그 자리에 확률론적 원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대치시켰다.

IV. 인과적 오류
 
 인과적인 주장을 하는 논변이 논리적 오류를 범했을 때 발생되는 오류를 '인과적 오류'(causal fallacy)라고 한다. 이러한 오류는 보통 인과 관계의 어떤 중요한 면을 간과했을 때 발생한다. 앞에서 언급하였다시피 인과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선 여러 해석들이 있다. 그 여러 해석들이 어떤 점에서는 서로 정반대 되는 입장을 취한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어떤 점에서는 서로 일치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 일치점을 우리는 최소한 두 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해볼 수 있겠다.  
 첫째,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결정론적인 관계가 아니라 확률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또는 결정론적이냐 아니면 확률론적인가 하는 문제와는 상관없이, 그 관계는 보통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양상을 띤다는 점이다. 이 양상은 우리가 원인을 인과적 필요 조건이나 충분 조건으로 이해하든, 필요충분 조건으로 이해하든, 또 아니면 다른 어떤 특수한 형태의 것으로 이해하든 관계없이 성립된다. 두 번째는 원인의 발생이 결과의 발생에 시간적으로 앞선다는 점이다.
 많은 인과적 오류들이 인과 관계의 이 두 특징들과 연관해서 생긴다. 따라서 이 특징들을 염두에 두면서 인과적 오류는 왜 발생하고 또 거기에는 어떤 유형의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1. 우연과 원인의 혼돈 
 인과관계의 두 번째 특징, 즉 원인이 결과에 시간적으로 앞선다는 점에만 주의한 나머지 "A가 B의 원인이다"라는 말을 단순히 "A가 B보다 먼저 일어났다"라는 말과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이러한 식으로 이해한다면 인과적 오류가 된다. 'Post Hoc'이라는 특수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오류의 성격은 "Post hoc, ergo propter hoc"(이것 후에, 따라서 이것 때문에)라는 라틴말에 단적으로 드러나 있다. 이는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단순히 시간적으로 앞선다는 점에만 근거하여 그것을 원인으로 간주하는 오류를 말한다.
 두 사건이 시간적인 선후 관계에 있다고 해서 그 중 앞선 것을 원인, 뒤에 오는 것을 결과로 볼 수 없음은 자명하다. 두 사건이 우연적으로, 즉 아무런 인과 관계도 없이 그렇게 되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그러한 오류를 범하는 일이 실제로 있겠는가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되는 사건이 흔한 것이 아니라든가 뜻밖의 것일 경우 종종 그러한 오류가 저질러진다. 예를 들어 잘 작동되던 냉방기가 정기적인 점검을 - 이를테면, 청소를 한다든지 필터를 바꾼다든지 또는 프레온 가스를 새로 채운다든지 하는 -  하고 난 직후 작동이 되지 않을 때 점검 과정에서 잘못이 생겨 그것이 원인이 되오 작동을 멈추지 않았나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정밀히 조사해 본 결과 고장의 원인은 정기 점검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다른 데 있었음이 밝혀졌다면 앞서의 생각은 바로 이 오류에 해당된다.
 흔히 '미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들도 대개는 이 오류의 범주에 속한다. 예컨대 금요일만 되면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되는 일이 잦았다고 해서 금요일은 나에게 불운을 가져다주는 원인으로 단정한다든지, 어떤 필요에 의해 조상의 묘를 이장하자마자 불운한 일이 일어났을 경우 그 원인을 바로 묘 이장으로 생각한다든지 또는 커피를 마신 다음 수학 문제가 잘 풀린다고 생각하여 양자간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등은 모두 Post Hoc의 오류에 속한다.
 이 외에도 결과가 어떤 식으로든 그 원인과 유사하다든지 또는 원인이 결과 속에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포함한다, 다시 말하여 원인에는 없던 것이 결과에는 있을 수가 없다는 믿음도 Post Hoc오류의 가능한 한 원천이 될 수 있다. 민간요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로서 식물이나 동물의 어떤 부분이 사람의 장기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그 부분들이 약용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부분들을 복용하고 난 후에 병이 치유되었다거나 어떤 특정 장기나 신체 부위의 활력이 나아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된 데에는 사실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을 것이므로 그 복용만이 원인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복용을 안 했더라도 그러한 효과는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우연히도 복용한 후에 그러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원인이라고 단정함은 대표적인 Post Hoc의 오류에 해당된다.
 우연적인 관계와 인과적인 관계를 구별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실험을 해 보는 일이다. 실험의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규칙적으로 반복되는지 아닌지를 지속적인 관찰에 의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인 예로 17세기 영국의 이튼에서 있었던 일인데 많은 사람들이 흡연을 한 후부터 그 당시 유행하였던 전염병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근거로 흡연이 그 전염병의 퇴치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 양자의 관계를 계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그 관계가 단지 우연적인 것에 불과하고 진정한 인과관계는 아님이 밝혀졌다. 밀(J. S. Mill)은 일찍이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가 제시한 방법을 계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밀의 방법은 다음절에서 논의될 것이다) 그의 견해는 지금도 실험과 관찰의 방법에 잘 반영되어 있다. 관계없는 요소들은 제거하고 인과관계에 핵심적인 요소들만 잡아 보자는 것이 실험적 방법의 목적이다. 만약 이러한 방법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문제의 관계가 우연적인 것인지 인과적인 것인 지의 판단을 당분간 유보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2. 공통원인의 무시
 관광차 태국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들이 방콕 시내를 관광하며 기분 좋게 첫날을 보낸 후 그 날 밤 모두 심한 배탈이 났다고 하자. 그리고 그 날 저녁 식사 중 목은 버섯 요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명이 났다고 하자. 이 경우 변질된 버섯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배앓이를 앓도록 한 공통원인(common cause)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확률적으로 말하여 여행객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배탈이 날 동일한 확률을 갖는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건강의 정도도 각자 다를 것이고 변질된 음식에 대한 반응도도 각자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기 다른 원인으로 동일한 날 동일한 시간에 우연히 모두 배탈이 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확률은 너무나 낮아 무시해도 좋을 정도일 것이다. 이 보다는 공통원인이 있어 그러한 현상이 생겼을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20세기 초의 과학철학자 라이헨바흐(H. Reichenbach)는 <시간의 방향>(The Direction of Time, 1956)이라는 저서에서 공통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통원인의 원리'(the Principles of Common Cause)를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이 원리를 통계적 구조로 설명하고 있는데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건들이 우연히 일치하여(coincidence)발생했는데 이것이 너무나 있을 법하지 않는(improbable) 것일 경우 그러한 현상은 공통원인에 의거하여 설명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한 반에 있는 두 학생이 제출한 기말 보고서가 동일할 경우,  두 학생은 서로 다른 과 소속이고 학년도 다르고, 그래서 서로 말도 주고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모르는 사이라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보고서를 베꼈을 가능성이 처음부터 배제된다면, 이 있을 것 같지 않는 사건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공통원인을 찾는 길밖에는 없다.
 공통적인 것을 원인으로 한 동시 발생의 예는 일상 생활에서나 과학에서나 꽤 흔한 편이다. 홍역 바이러스는 붉은 반점과 고열을 동시에 유발시킨다. 반점과 고열의 발생도 '규칙적'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어느 쪽도 다른 쪽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태풍과 기압계의 내려감도 서로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관계에 있지만 이 양자가 모두 기압의 급속한 하강이라는 공통 인자를 원인으로 해서 생긴 것이다.
 원인이라 생각되는 사건과 결과라 생각되는 사건 사이에 일정한 규칙성이 있음이 실험과 관찰에 의하여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공통원인이 있을 가능성을 아예 처음부터 배제하고 규칙성에만 근거하여 인과 관계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면 이것도 일종의 오류, 즉 공통원인을 간과하거나 무시하는(ignoring a common cause) 오류에 해당된다. 예컨대 북 중미 유적들을 발굴하던 고고학자들은 도기가 많이 발견되는 곳에서는 맷돌 조각들도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도기가 있음으로 인해서 맷돌 조각들이 있게 되었다든지 거꾸로 맷돌 조각들이 있었기에 도기도 있게 되었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만약 그러한 결론을 내린다면 위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어떤 다른 공통원인이 있어 도기도 발견되고 맷돌 조각들도 발견되었을 것이다.

3. 원인과 결과의 혼돈
 인과관계와 관련된 오류로서 원인과 결과를 혼돈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오류는 인과관계의 방향을 잘못 판단해서 생기는 오류이다. 결과가 원인 보다 앞설 수 없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이 오류를 피하는 길은 인과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두 사건의 시간적 순서에 주목하는 길이다. 예컨대 폐암의 발생이 흡연과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과거 몇 십 년 간 관찰되어 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양자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어서 흡연의 증가가 원인이고 폐암의 증가가 그 결과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폐암이 생기면 흡연의 욕구가 더 강해진다는 생각아래 폐암의 증가가 더 많은 흡연을 유발시키는 원인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바로 원인과 결과를 혼돈한 오류의 예가 된다.
 대부분의 경우 어느 것이 시간적으로 앞서는지는 비교적 쉽게 판가름날 수 있으나 인과적 상황이 복잡한 경우에는 그렇게 간단히 판별될 수 있는 것만도 아니다. 예컨대 아프리카의 어느 지역에 상당히 오랫동안 일군의 사람들이 살았었는데 이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그 자리에 전혀 다른 인종의 사람들이 들어와 살게되었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다고 하자. 이 일련의 사건들의 시간적 순서가 어떤가에 대해서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하여 원래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그 지역을 버리게 된 것은 새로 온 인종들의 침략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미 살던 사람들이 다른 무슨 이유로 인해서 그 지역을 떠났기 때문에 그 지역에 새로운 인종들이 이주하게 되었을 수도 있다. 전자의 해석에 의하면 원주민들의 이주가 새 종족의 침략 후에 이루어졌고 후자의 해석을 따른다면 이주가 먼저 이루어진 다음 다른 인종들이 들어 온 셈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찰을 더 해본다던가 또는 인과적 과정의 어떤 부분을 간섭해 보는 의도적 실험을 해봄으로써 인과관계의 방향, 즉 어느 것이 원인이고 어느 것이 결과인지를 알아 볼 수 있다. 우리가 흡연 증가의 원인이 폐암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폐암의 진전상황과 폐암에 걸린 사람들의 흡연 습관이나 기간 등을 면밀히 관찰해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의 주민 이주의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고고학자들이 전쟁의 흔적이라든지 농업하기에 맡지 않는 조건의 흔적 같은 것 등을 알아봄으로써 어느 것이 원인인지를 판가름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발생적 오류: 원인과 이유
 발생적 오류(genetic fallacy)란 어떤 주장이 어디에서 어떻게 나왔는지를 묻는 주장의 기원(origin)에 관한 문제와 그 주장이 정당한 것인지 아닌지를 묻는 정당화(justification)의 문제를 혼동했을 때 생기는 잘못을 말한다. 이 오류는 앞에서 말한 오류들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지만 위에서 말한 기원의 문제라는 것이 바로 원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과와 관련된 오류의 범주에 넣었다. 어떤 주장이나 믿음을 가지게 된 원인과 그 믿음을 정당화시켜 주는 증거(evidence)는 서로 다른 문제이다. 
 기원의 문제가 원인을 묻는 문제라 한다면 정당화의 문제는 증거의 문제이고 이유의 문제이다. 논리적으로 올바른 논변에 제시되는 증거는 그것이 참이라면 결론도 참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이유(reason)를 제공해 준다. 그러나 어떤 주장을 하거나 어떤 믿음을 가지게 되는 데에는 반드시 어떤 논리적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주장이나 믿음을 유발시킨(cause) 심리적 요인도 있을 수 있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의 주입, 사회적 제도나 관습, 국가의 강요, 개인적 취향 등 하나의 믿음이 생기게 된 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이러한 심리적, 사회적 요인들은 하나의 믿음이 생기게 된 원인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그 믿음이 정당하다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 어두운 데 있으면 자신에게 어떤 해가 끼칠 것만 같아 어두움을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 어두움이 해를 끼칠 것이라는 그의 믿음은 어릴 때 어두운 방에 갇혀 벌을 받던 끔직한 경험 때문에 생겼을 수도 있다. 따라서 왜 그가 어두움을 싫어하는지를 설명하자면 그 개인적 경험을 하나의 중요한 원인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경험은 그가 어떤 정당한 근거에서 그러한 믿음을 갖게 되었는지, 그의 믿음이 정당한 것인지, 그 믿음에 대한 증거는 있는지의 문제와는 상관없다. 그 두려움이 생기게 된 데 대한 인과적 설명은 그 믿음에 대한 이유나 증거의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것이다. 이를 같은 것으로 본다면 바로 발생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 

연습문제

1. 어떤 사람들은 흡연과 폐암이 어떤 알려지지 않은 요소(아마 어떤 유전적 요소)에 의해 야기된다고 주장했다. 만일 이들의 주장이 옳다면,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어떤 오류를 범하는 것이 되는가? 
  답: 공통된 원인을 무시하는 오류

2. 다음의 논증들에 포함된 오류를 확인해라. 
   a. 89살인 존스 부인은 독감예방 주사를 맞은 이틀 후 죽었다. 그러므로 독감예방 주사가 그녀의 죽음을 야기했다. 
    답: 아마 post hoc 오류를 범한 것이 된다. 

   b. 미국의 실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수 천명의 사람들을 테스트한 심리학자들은 최고 경영자들이 낮은 지위의 피고용인들보다 더 많은 어휘를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므로, 당신이 사업에서 최고 경영자가 되고자 한다면, 많은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c. 어린 조니가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그 아이는 "아브라카다브라"라고 말했고, 그 때만다 그 문이 돌면서 열렸다. 조니는 이 주문을 말하는 것이 그 문을 열도록 했다고 결론내린다. 
    답: 우연적 관계를 인과 관계와 혼동하는 오류

   d. 타자기 회사에 의해 수행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타자기를 가지고 있는 대학생들이 타자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것이 지적되었다. 그래서 당신이 더 좋은 성적을 얻고자 한다면, 타자기를 사야 할 것이다. 

   f. 1967년 여름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한 폭동 기간 동안에, 가장 많이 도난당한 품목은 칼라 TV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러한 폭동을 막는 한 방법은 원하는 사람에게 무상으로 칼라 TV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그 폭동은 칼라 TV를 얻기 위해 시작된 것은 아니다. 그 절도는 폭동 기간 동안에 만연하게 된 무질서의 결과이었다. 

   g. 톰은 그의 동료들이 그의 책임을 떠맡을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그들을 의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대했을 때 그는 정당했다. 결국 그는 힘든 환경에서 자랐고, 그가 성취한 모든 것을 위해 힘들게 싸워야만 했다. 그가 어릴 때, 다른 사람들이 그를 궁지에 빠뜨리려고 했었던 사실에 강하게 인상 받았다. 
    답: 기원적 오류.  톰의 편집증에 대한 인과적 설명은 그것의 정당화가 아니다. 

   h. 어떤 사람들은 감정적 고뇌가 암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이 증거로 제시하는 것은 많은 말기 암 환자들이 심하게 우울증에 걸려있고, 비정상적으로 민감하다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i. 상당히 큰 학급의 두 학생이 동일한 학기말 페이퍼를 제출했다. 비록 그들이 서로 잘 알지 못하고, 서로의 페이퍼에 접근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도, 선생님은 그들이 서로 베꼈다고 비난했다. 선생님은 베끼기가 동일한 페이퍼의 유일한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생님은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는가?)
    답:  공통된 원인을 무시하는 오류?
        우연적 관계를 원인으로 혼동하는 오류?

    j. 많은 입법가들이 낙태를 한 여성이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근거에서 낙태를 합법화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입법가들이 카톨릭을 믿고, 카톨릭 교회는 낙태에 반대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이 참이라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답: 기원적 오류

    k. 슬럼프로부터 그의 팀을 구하고자하는 축구 코치는 지난 게임들의 통계를 연구했다. 수년간 몇 개 팀들에 대한 연구에 의해, 거의 항상 이긴 팀보다는 진 팀에 패스가 더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정보로부터, 그 코치는 그의 팀의 구성원들의 패스 수를 제한하는 것에 의해 승리할 수 있다고 추론한다. 
     답: 공통된 원인을 무시하는 오류?

    l. "현대의 문명은 기독교 신앙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으므로, 그것의 초국가적 기초가 제거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 Evelyn Waugh

    m. 만약 생각하는 기계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 인간 역시 단지 기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은 우리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상황이므로, 컴퓨터는 정말로 생각할 수 없다. 


3. 다음의 예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우상의 황혼(Twilight of the Idols)에서 발췌했다. 여기서 그는 인과적 추론에서의 오류를 논의하고 있다. 각각의 예에서 오류를 확인해라. 
    a. 모든 사람은 장수와 행복한 삶을 위한 비법으로 소식(小食)을 추천하고 있는 유명한 코나로의 책을 안다. 그 훌륭한 이탈리아 사상가는 그의 식이요법이 그의 장수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장수의 선행 조건, 즉 그의 특이한 느린 신진대사, 매우 작은 에너지 소모가 그의 소식의 원인이었다. 
   답: 공통된 원인을 무시하기. 코나로의 느린 신진대사는 그의 소식과 장수 둘 다의 원인이었다. 

    b. 교회와 도덕은 말한다: "한 세대, 한 민족은 방종과 사치에 의해 파멸한다". 나는 말한다: 사람들이 파멸에 다가갈 때, 사람들이 생리적으로 퇴화할 때, 방종과 사치가 이것(즉, 더 강하고, 더 빈번한 자극에의 열망)으로부터 나온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c. 이 젊은이는 창백하고, 풀어 죽어 있다; 그의 친구는 말한다: 그것은 이런 저런 병 때문에 나타난다. 나는 말한다: 그가 병에 걸렸다는 것, 그가 그 병에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허약한 삶이나 유전적 고갈의 결과이었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d. 신문기자는 말한다: 이 정당은 그러한 실수를 함으로써 스스로를 파괴한다. 나는 말한다: 그러한 실수를 하는 정당은 이미 종국에 도달했다; 그 정당은 본능의 확실성을 잃어버렸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4. 다음의 각각에서, 독자가 범할 수 있는 오류로 경고되고 있는 인과적 오류를 지적하라. 

    a. 나트륨은 누명을 쓰고 있는가? 지난 10년 동안, 건강 기구, 정부 기관, 의사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형태의 나트륨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강요했다. 
   샌 프란시스코 대학의 일반 의료 연구 센터의 R. Curtis Morris, Jr은 그러한 권유가 잘못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말한다. "염화나트륨(소금) 이외의 다른 형태의 나트륨 형태가 혈압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증명되지 않았다." 이것은, 예를 들면, 구워진 음식에 있는 중탄산나트륨 형태로 섭취된 나트륨은 아마도 혈압에 영향을 주지 않고, 이 나트륨이 염화나트륨 속의 나트륨과 같이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Scientific American 258:2, 32
 
    b. 피츠버그와 예일대학의 과학자 팀에 의해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는 절망하고, 의기소침해 하는 것 보다, 행복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다면, 그 병을 이겨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레비 박사는 그 발견이 반드시 환자가 행복하게 되는 것에 의해 암이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행복한 감정이, 아마 육체 자신의 면역 과정에 영향을 주는 것에 의해, 긴 수명을 야기하는지, 환자의 긍정적인 감정이 단순히 환자의 어떤 다른 내재적 힘의 결과인지 모른다. 
                                            - H. Pierce, Pittsburgh Post-Gazette

   답: 공통된 원인의 가능성 


V. 원인의 발견 - 밀의 방법
 
 학문의 새로운 방법으로서의 귀납적 방법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최초로 그 체계화를 시도한 밀(1806-1873)은 귀납법이 인간 지식의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수(數) 개념마저도 경험적 귀납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았다. 과학적인 지식은 귀납추리에 근거하고 그러한 지식을 획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인과추리라는 것이 밀의 주장이다. 밀은 당시의 과학자들이 내놓은 많은 인과적 주장들이 사실은 그 근거가 매우 취약하거나 부적절하다는 점에 크게 실망한 나머지 어떻게 하면 정당한 인과적 주장을 할 수 있는지, 건전한 과학적 탐구를 위한 기준은 무엇인지 하는 문제로 고민하였다. 그 결과 그는 인과적 주장의 근거는 무엇보다 관찰과 실험이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원인을 찾아내고 정당한 인과적 주장을 하기 위한 실천적 도구와 절차로서 그가 고안해 낸 관찰과 실험의 방법은 지금도 과학적 방법론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 방법을 좀 단순화시켜 말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일치법(The Method of Agreement)
 밀의 방법은 과학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인과추리에도 적용된다. 일상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기로 하자. 모 대학 농구선수들이 집단으로 서울의 어느 뷔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후 대다수가 심한 구토와 배탈 증세로 입원해야 했던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자. 의사들은 대번에 병의 원인이 식중독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각에 같은 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한 사람들은 운동선수들 외에도 다수 있었지만 이들 중 같은 증세를 보인 사람은 극 소수였고 또 제공되었던 음식이 워낙 다양했던 관계로 어떤 음식이 식중독을 일으켰는지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1주간의 조사 끝에 식중독 증세를 일으킨 사람들이 모두 외국산 소시지를 먹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고 그 소시지를 검사한 결과 리스테리아 균이 검출되었다. 그래서 농구선수들 대다수가 먹었던 소시지에 있던 리스테리아 균이 그 식중독의 원인이었다는 공식적인 결론이 내려졌다.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인과추리가 바로 밀의 일치법을 사용한 대표적인 경우에 속한다. 어떤 사건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일치법을 사용할 때 우선 우리는 그 사건 이전의 상황(antecedent circumstance)이 어떠했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어떤 공통적인 상황이 없었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하나의 공통적 상황이 발견된다면 그것을 바로 그 사건의 원인, 또는 원인의 일부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물론 모든 사전의 상황이 다 원인일 수는 없다. 어떤 사건이든지 그 사건의 이전에 있었던 상황에는 공통적이면서도 인과적인 관계로 볼 수 없는 것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예에서 다 같이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음식을 먹었다는 공통적인 상황 외에도 예컨대 다 같이 식사 전에 사우나탕에 들어가 목욕을 했다는 상황도 공통적인 상황이다. 이 상황이 공통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의 원인과는 거리가 멀다.
 일치법을 도식화시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경우               이전 상황                 문제의 사건 
   1                 X, Y, Z                      E
   2                 X, U, V, Y                   E
   3                 X, W, T                     E
   4                 X, Z, S, W                   E
   etc.               X, ...........                     E

 위의 도식에서 사건 E가 발생한 각 경우에 공통적으로 있었던 이전 상황은 X이다. 밀의 방법에 따르면 이 경우 X가 사건 E의 원인일 확률이 높다. 물론 실제 상황은 위의 도식처럼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이전 상황에 공통적인 것이 도식에서처럼 X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가 있을 수도 있다. 바로 위에서 본 식중독의 예만 보더라도 이 도식에서 보인 바보다는 더 복잡하다. 즉 모두 목욕을 했다는 공통적인 상황은 위의 도식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도식에서 열거된 상황들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있었던 모든 상황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도식에서 열거된 상황은 그 사건 이전에 있었던 상황이면서 동시에 그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말하자면 그 사건의 가능한 원인으로 의심이 가는 상황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 목욕을 했다는 상황 같은 것은 그 사건과 인과적으로는 무관한 것으로 처음부터 배제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떤 상황들은 인과적으로 연관되고 또 어떤 상황들은 인과적으로 무관한지를 결정해 줄 일반적 규칙이나 방법 같은 것은 물론 없다. 그것은 그때 그때의 구체적인 경우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에 따라, 또 그 구체적인 사건과 연관하여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개별적 인과이론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결정될  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일치법과 관련하여 알아두어야 할 점은 일치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어떤 원인이 반드시 찾아질 것이라는 보장, 그리고 일치법에 의하여 찾아진 원인이 절대적으로 진짜 원인일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원인을 탐구하는 자가 일시적 부주의로 사건과 인과적으로 연관된 상황들 중에서 중요한 한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던가 배경지식의 부족이나 편견 등으로 관련된 상황들을 충분히 나열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항상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여 일치법도 귀납논변의 일종이지 연역논변은 아니라는 점이다.

                          연습문제(밀의 방법: 일치법) 

다음의 논증들의 각각이 일치법의 패턴에 따르는지,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하여라.  

(연습문제 1)
존스톤은 담배의 효과와 피하 주사 니코틴의 효과를 비교하였다. 흡연가의 대부분은 담배를 피는 감각이 항상 즐겁다고 생각했고, 비 흡연가는 그것이 "수상쩍다"고 생각했다. 존스톤은 자신에게 매일 3번에서 4번 니코틴 1.3mg을 80회 주입했을 때, 담배를 흡입하는 것보다 니코틴의 주사 주입이 더 좋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경우에, 니코틴이 흡연에 기인하는 쾌락의 주요한 요소이었던 것 같다. 

   A : 몸에 니코틴을 주입함 
   B : 몸에 뜨거운 탄소 분자를 주입함 
   C : 몸에 발암물질의 주입 
   D : 담배에 의한 입술의 자극 
   E : 피하 주사를 준비하는 행위 
   F : 주사 바늘이 피부를 찌름 
   G : 이후에 주사 장비를 깨끗하게 하는 행위 
   a : 좋은 감각 
   b : 혀, 입천장, 목구멍의 탁함 
   c : 점차적인 쇠약, 폐기종에 대한 증가하는 의심, 등등.
   e : 주사를 준비하는 동안의 만족 
   f : 주사 자리의 약간의 고통 
   g : 후에 주사 장치를 치우는 수고로움 

답 :   A B C D가 a b c d와 함께 나타난다. 
      A E F G가 a e f g와 함께 나타난다.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주요한 요소")이다. 
 
     ****경고 : 이 문제에 대한 깊은 숙고는 당신의 흡연 습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연습문제 2)
마약 중독자를 위한 미국 공중 건강 관리 병원의 마약 중독 연구 센터에 있는 해리스 이스벨은 놀랄 만한 연구에 대해 보고했다. 그는 5명의 지원자에게 몇 개월 동안 바르비투르산염을 점차적으로 많이 투입하였다. 그리고 갑자기 그 약의 투입이 중지되었다. 약 16시간 동안 그들은 건강했다. 그 후 그들의 네 명이 경련을 일으켰다. 모두는 절박한 파멸의 느낌을 가졌다; 그리고 그들의 몇 명은 하루 반만에 약 12파운드의 몸무게가 줄었다; 한 사람은 그의 뇌가 그의 복부로 미끄러졌다고 느꼈다; 또 다른 사람은 목화 나무가 그의 입에서 자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벨은 바르비투르산염이 중독성일 뿐만 아니라, "그 중독은 모르핀 중독보다 사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결론 내렸다. 
                                   - Gay Gaer Luce and Julius Segal, Insomnia

 조사되는 현상 a =
       약을 중단했을 때, 그 약물 중독자에 의해 경험되는 증상 : 절박한 파면의 느낌, 경련, 몸무게의 감소, 환상적 정신이상. 

이 현상과 균일하게 연관된 공통된 상황 A = 바르비투르산염에 중독된 사람에게 그 약의 투입을 갑작스럽게 중단함

답 : 이것은 일치법의 직접적인 적용이다. 
    일치법에 의해 위의 5명이 사람에게 나타난 현상의 원인은 갑작스런 투약 중단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그러한 경우들에 나타난 증상들의 심각함은 바르비투르산염 중독이 모르핀 중독보다 더 위험하다는 결론을 정당화한다. 

(연습문제 3)
매우 중요한 싸움 걱정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 중의 하나는 완전한 침묵에서 말더듬에 이르는 발화의 장애이다. 비슷하게, 격렬한 무대 공포를 경험하는 사람은 말할 수 없다. 많은 동물들은 위협 당했을 때 소리를 그치는 경향이 있고, 이 경향은 그들이 그들의 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을 용이하게 해준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증거에서, 공포는 발성 행위를 멈추는 반응을 일으키는 경향을 가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 John Dollard and Neal E. Miller, Personality and Psychotherapy

 
답 : 일치법의 적용 

2. 차이법(The Method of Difference)
 차이법이란 일치법과 반대 방향으로 수행되는 방법을 말한다. 어떤 사건을 발생시켰다고 생각되는 가능한 요인들 중에서 공통적인 것을 찾는 것이 일치법인데 반하여 공통적인 것이 아니라 각각의 경우에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봄으로써 원인을 찾고자 하는 것이 차이법이다. 위에서 든 식중독의 예에서 그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가능한 원인으로 생각되었던 요인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식사를 했지만 식중독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의 같은 점과 다른 점들을 비교하여 그 중에서 어떤 음식이 식중독의 원인인지를 추리해 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을 X, Y, Z, W라 하고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을 X, Y, W, T라 한다면 X와 Y, 그리고 W는 양 쪽 사람들이 모두 먹었던 음식이기 때문에 제거되고, T는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이 아니므로 또 제거되고, 결국 남은 것은 후자의 사람들은 먹지 않고 전자의 사람들만 먹었던 Z만이 남는다. 따라서 바로 이 음식이 식중독의 원인이라 결론지어도 좋을 것이다.
 차이법이 일치법과 방법상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일치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문제의 사건이 일어난 경우에 대한 고찰만 필요했는데, 차이법에선 문제의 사건이 일어난 경우뿐만 아니라 일어나지 않은 경우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선 당연히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뿐만 아니라 걸리지 않은, 즉 그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까지도 고려해야만 양쪽의 차이점이 드러날 것이고 따라서 그 사태의 원인도 밝혀질 것이다.
 이 방법을 도식적으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경우           이전 상황                     문제의 사건    
    1            X, S, T, U, V, W               E가 발생
    2            S, T, U, V, W                  E가 발생하지 않음

 이 도식에서 상황 X가 사건 E의 원인임을 대번에 알 수 있다. X가 없었던 경우 2에선 사건 E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사건의 실제 상황은 위의 도식처럼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것이다. 설혹 이 도식이 실제 상황의 기본 구조라 하더라도 도식은 어디까지나 도식이고 실제 상황은 그 보다는 훨씬 더 복잡할 것이다. 특히 차이점을 찾기 위해서 각 경우에 어떤 상황들이 있었는지를 세분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그래서 차이법도 일치법과 마찬가지의 한계를 가진다. 그 한계란 단적으로 말하여 진짜 원인이 이전 상황들의 목록에 빠져버릴 수가 있다는 점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차이법에 의해서도 그 진짜 원인은 찾아질 리 만무하고 설혹 찾았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주장은 잘못된 것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일치법에서와 마찬가지로 관계되는 상황들을 세분할 때 관련된 충분한 지식과 이론을 배경으로 하여 연관성을 가진 것들이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는 길밖에 없다.  

                          연습 문제 (밀의 방법: 차이법)

다음의 논증들이 차이법의 패턴에 일치하는지,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해라.

(연습문제 1)
젬멜바이스는 유럽 병원에서 지배적이었던 산욕열에 기인하는 공포스런 고통과 사망이 어떻게 방지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1847년에 젬멜바이스는 그 병이 검시실로부터 곧바로 온 의사나 의학생의 손에 의해 여성에게 옮겨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그들의 손의 "시체 물질"을 없애기 위해, 환자를 진찰하기 전에 염소 석회수에 손을 씻는다는 엄격한 절차를 고안했다. 이러한 절차의 시행 결과로 비엔나 일반 병원의 첫 조산 병동에서 출산열로 인한 사망이 즉시 12%에서 3%로 떨어졌고, 후에 거의 1%로 떨어졌다. 
                               - W. I. B. Beveridge, The Art of Scientific Investigation

 답 : 문제되는 현상 : 산욕열
      출산한 두 환자 그룹 
      이 두 그룹은 다음을 제외하고 다른 관련된 상황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한 그룹에서, (보통 그 산욕열로 인한 사망자를 검시한 후 오는) 주치의는 새로운 환자를 진찰하기 전에 염소 석회수에 그들의 손을 씻었다. 한편 다른 그룹에서, 주치의는 씻지 않는다. 차이법은 그 병이 "의사나 의학생의 손에 의해" 여성에게 옮겨졌다고, 즉 산욕열의 원인이 그들의 더러운 손의 어떤 것이었다고, 추론하는 것을 허용한다. 

(연습문제 2)
우리가 편형동물에서 본 것처럼, 원시 뇌는 주로 감각 중계로서 - 감각기로부터 자극을 받고, 그 후 자극을 신경 코드에 보내는 중심으로서 - 작동한다. 이것은 갯지렁이에 대해서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갯지렁이의 뇌가 제거되어도 그 갯지렁이는 알맞은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고, 사실 보통 때보다 더 많이 움직인다. 그 갯지렁이가 장애물에 마주치면, 그 갯지렁이는 피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갈려고 한다. 이러한 매우 비적응적인 행동은 보통의 갯지렁이의 뇌가 편형동물의 뇌가 가지지 않았던 중요한 기능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 어떤 자극에 반응한 운동의 금지 기능.

답 : 문제되는 현상 : 자극에 반응한 운동의 금지 기능
     사례들 : 뇌가 제거된 갯지렁이와 뇌가 제거되지 않은 갯지렁이
     현상을 야기하는 상황 : 갯지렁이의 뇌

3. 일치와 차이의 결합법
 밀의 일치법과 차이법이 인과적 탐구에서 결합되어 사용되는 수가 많다. 일치법에 의하여 찾아진 원인과 차이법에 의하여 찾아진 원인이 동일하다는 사실이 판명된다면 그 원인에 대한 신빙성이 커질 것임은 물론이다. 앞의 도식에서 보았다시피 차이법은 두 경우만 -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경우와 발생하지 않은 경우 - 비교한다. 그러나 단 두 개의 경우만 비교해서 내 놓는 인과적 주장은 상대적으로 좀 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하여 일치법은 여러 경우들 -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여러 경우들뿐만 아니라 발생하지 않은 여러 경우들까지 포함하여 - 을 비교하여 그 중에서 일치점을 찾아낸다. 그래서 대부분의 원인 탐구에서는 먼저 일치법을 사용하여 관계되는 모든 경우들을 살핀 다음 차이법을 동원하여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경우들과 발생하지 않은 경우들을 비교해 보는, 두 방법을 결합한 방식을 취한다. 이 결합 방식을 도식적으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경우                    이전 상황                   문제의 사건
    1-h                   X, S, T, U                   E가 발생함
    i-n                   S, T, U, V                   E가 발생하지 않음

 위의 도식에서 1-h는 E가 발생한 경우들의 집합을 말하고 i-n은 발생하지 않은 경우들의 집합을 말한다. 그리고 X, ....,V는 위의 예와 관련하여 말하자면 음식의 종류들을 말한다. 그 중에서 S와 T와 U는 식중독을 일으킨 사람들이나 일으키지 않은 사람들이 다 같이 먹었던 음식들이고, X는 전자의 사람들만 그리고 V는 후자의 사람들만 먹었던 음식들이다. 따라서 식중독의 원인이 어떤 음식이었는지 분명해진다.
 이러한 결합의 방법은 특히 질병의 원인을 탐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이 방법이 일치법이나 차이법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 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두 사람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한 사람은 독감에 걸리고 또 한 사람은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예방 주사가 과연 효과가 있었는지 아닌지를 판가름하기란 쉽지 않다. 예방 주사를 맞지 않고서도 원래 자연적인 면역력이 있어 독감 균이 들어왔을 때 독감을 이겨낼 수 있는 체질의 사람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고립된 어느 마을의 주민들이 모두 예방 주사를 맞은 결과 독감에 걸린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면 우리는 일치법에 의해서 그 예방주사가 효과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결론은 아무 의심 없이 그대로 믿어주기에는 어딘가 좀 약해 보이고 부족해 보인다. 그 마을에 도대체 독감 균이 한번도 침범을 안 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만약 모든 주민들이 예방 주사를 맞은 결과가 대부분의 주민들은 독감에 걸리지 않았는데 극소수의 주민은 독감에 걸린 것이라 한다면 우리는 일치법과 차이법을 결합한 방식을 사용하여 그 예방 주사가 독감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또 이 결론은 충분한 근거를 가진 것이라 믿어도 좋을 것이다.

                        연습문제 (밀의 방법: 결합법)
 
다음의 논증들이 일치와 차이의 결합법의 패턴에 일치하는지,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해라.

(연습문제 1)
Eijkman은 한 무리의 병아리들이 하얀 쌀만을 먹도록 했다. 그것들 모두는 polyneuritis에 걸려서 죽었다. 그는 다른 무리의 병아리들에게 마멸되지 않은 쌀을 먹였다. 그것들 중 어떤 것도 그 병에 걸리지 않았다. 그 후 그는 쌀에서 깎아낸 것을 모아 다른 폴리뉴리티스 병에 걸린 병아리에게 먹였고, 짧은 시간 안에 그 병아리들은 회복되었다. 그는 정확히 폴리뉴리티스 병의 원인이 잘못된 음식에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역사상 처음으로, 그는 음식 결여 될 때 발생하는 병을 발견했고, 그것을 치료했다. 
                                       - Bernard Jaffe,  Outposts of Science 

   답 
      (1)    A B C는 a b c와 함께 발생했다. 
             A D E는 a d e와 함께 발생했다. 
             A F G는 a f g와 함께 발생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다. 
               
      첫 번째 그룹의 병아리들에서, A는 하얀 쌀만을 먹인 상황을 가리킨다. B, C, D, E, F, G는 병아리들의 서로 다른 상황들을 가리킨다. a는 폴리뉴리티스 병에 걸려 죽음의 현상을 가리킨다. b, c, d, e, f, g 등은 이 그룹의 병아리들에 나타나는 다른 현상들을 가리킨다. 이것은 물론 일치법이다. 

      (2)    U B C는 u b c와 함께 발생한다. 
             U D E는 u d e와 함께 발생한다. 
             U F G는 u f g와 함께 발생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그러므로 U는 u의 원인이다. 

       두 번째 그룹의 병아리들에서, U는 마멸되지 않은 쌀을 먹임이라는 상황을 가리킨다. B, C, D, E, F, G, 등은 이러한 부류의 병아리들의 서로 다른 상황들(그러나 첫 번째 부류의 병아리들과 유사한 상황들)을 가리킨다. u는 건강을 유지함의 현상을 가리킨다. (혹은 폴리뉴리티스 병에 걸리지 않음의 현상을 가리킨다.) b, c, d, e, f, g 등은 이 그룹의 다양한 병아리들에 나타나는 다른 현상들을 가리킨다. 이것 역시 일치법이다. 

       (3)    A B C는 a b c와 함께 나타난다. 
                B C는   b c와 함께 나타난다.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다. 

         여기서 사례들은 첫 번째 그룹의 첫 번째 병아리와 두 번째 그룹의 첫 번째 병아리이고, A, B, C, a, b, c는 위의 경우와 같다. 이것은 차이법이고, 두 그룹의 병아리들 사이에 서로 대응하는 병아리 쌍들이 있는 것만큼 많은 차이법의 사용들이 있다. 

        (4)    A B C는 a b c와 함께 나타난다. 
                 B C는   b c와 함께 나타난다.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다.

         여기서 각각의 사례들은 쌀에서 깎아낸 것을 먹였을 때 회복된 폴리뉴리티스 병에 걸린 병아리들이다. A는 쌀에서 깎아낸 것을 먹임이라는 상황을 가리킨다. B, C는 그 병아리들의 다른 상황들을 가리킨다. a는 폴리뉴리티스 병에서 회복됨의 현상을 가리킨다. b, c는 그 병아리에 나타나는 다른 현상을 가리킨다. 다시 여기서 차이법이 사용되고 있다. 

(연습문제 2)    
패스투어는 온도가 질병의 감염에 끼치는 효과와 관계된 하나의 극적인 실험을 했다. 암탉이 탄저병에 잘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아스럽게 생각하면서, 그는 이것이 이 병에 걸리기 쉬운 동물의 체온보다 더 높은 암탉의 체온에 의해 설명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암탉들에 탄저병 초기 균을 주입하고, 그것들의 체온보다 낮은 차가운 욕실에 두었다. 그 암탉들은 다음날 죽었다. 유사하게 다른 암탉들에 그 균이 주입되고 그 병이 완전히 진행될 때까지 차가운 욕실에 있었지만, 그 후 욕실에서 나와서, 말려지고, 덮여지고, 암탉의 평균 체온으로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 조건 아래에 놓여졌다. 놀랍게도 이 암탉들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그래서 체온의 몇 도의 떨어짐은 토끼나 기니 돼지만큼 새들이 탄저병에 잘 걸리게 하는데 충분하다.  
                                     - Rene Dubos, Pasteur and Mordern Science

                     연습문제 (밀의 방법: 나머지 법)

다음의 논증들이 어떻게 나머지 법의 패턴에 일치하는지 알기 위해,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해라.

(연습문제 1)
공기가 무게를 가진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기구가 비었을 때보다 공기가 채워졌을 때 더 무겁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것은 공기가 무게를 가진다는 것에 대한 충분한 증명이다. 왜냐하면, 공기가 가볍다면, 기구에 더 많은 공기가 채워질 때, 전체 무게도 더 가벼워질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더 많은 공기가 채워질 때, 전체 무게가 더 무거워지기 때문에, 공기가 무게를 가진다는 것이 따라나온다. 
                       - Blaise Pascal, Treatise on the Weight of the Mass of the Air

     B - 공기가 채워지지 않은 기구
     A - 기구에 채워진 공기 
     b - 공기가 채워지지 않은 기구의 무게 
     a b - 기구와 기구에 채워진 공기의 무게 
     
           A B는 a b와 함께 발생한다. 
           B는 b의 원인이라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다. 

4. 공변법(The Method of Concomitant Variation)
 위의 식중독의 예에서 보았다시피 차이법과 결합법은 모두 원인이라 생각되는 것이 발견되는 경우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구분이 되는 때만 적용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사건을 원인으로 하여 야기되는 결과를 이야기할 때 그 결과를 개별적인 특수 사건으로 여기기보다는 일정한 집단 내에서의 그러한 결과 발생의 증감(增減)이나 그것의 상대적 발생 빈도로 여기는 것이 더 의미가 있고 적절할 경우가 있다. 역사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1854년 스노우라는 이름의 영국의 한 학자는 콜레라가 런던 전역에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라 그 발생 빈도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조사해 본 결과 특히 특정의 두 지역이 그 발생 빈도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는 지역 주민들이 먹는 식수에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 두 지역에서의 발생 빈도의 차이를 설명해 줄 그 이전의 상황들을 고찰해 본 결과 두 지역이 서로 다른 데서 식수를 공급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콜레라의 발생 빈도가 현저히 많았던 지역에 공급되는 식수가 다른 지역에 공급되는 식수보다 훨씬 더 비위생적이고 불결하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오염된 식수가 콜레라 발생의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위의 예에서 보았다시피 콜레라 발생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우선 취해진 방식은 두 특정 집단을 선택하여 그 집단 내에서의 콜레라 발생 빈도를 비교해 보는 것이었다. 원인이라 추정되는 식수는 두 집단에 모두 공급되었다. 그러나 두 집단에 공급된 식수가 같은 성질의 것이 아님이 판명되었고 이는 두 집단에서 콜레라가 발생한 빈도가 크게 차이가 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밝혀진 '원인' 개념은 '발생 빈도'라는 개념과 상관하여 이해된, 즉 확률적으로 이해된 개념이다.
 이와 같이 추정되는 원인이 모든 경우에 다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차이법이나 결합법이 적용되기 힘들다. 이에 반하여 일치법은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공통되는 상황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면 일치법에 의하여 내려진 결론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통적인 상황들이라 하더라도 그 정도나 강도에 따라(in degree or strength) 서로 구별이 되는 경우라면 여기서는 공변법이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고 또 이 방법에 의하여 내려지는 결론도 비교적 강한 인과적 주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변법의 도식은 다음과 같다.

    경우           이전 상황              문제의 사건 
     1             X+, Y, Z,.....            E+ (or E-)
     2             X-, Y, Z,.....            E- (or E+)

 다른 방법의 도식과 다른 점은 상황이나 사건을 나타내는 글자 X와 E에 + 또는 - 기호가 붙었다는 점이다. 이는 상황의 정도나 강도, 그리고 사건의 증감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X, Y, Z가 두 경우에 모두 나타나 공통적인 상황들이라 할 수 있는데 다만 같은 X라도 경우 1에서는 정도가 심하거나 강하고 경우 2에서는 약하다는 점에서만 다르다. 즉 X가 심하거나 강함에 따라 사건 E의 발생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공변법에 의거한 인과논변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일반적으로 인정된 배경 이론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예컨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자동차의 속도를 낼수록 연료가 많이 소비된다. 이 사실을 설명해 줄 이론은 잘 확립되어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예로 혈액 속의 콜레스트롤 수치와 심장병 발병간에도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상관관계를 설명해 줄 이론은 없거나 있어도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콜레스트롤 수치가 높으면서도 심장 질환을 앓지 않는 사람도 많고 또 그 수치가 낮은데도 심장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속도의 증가로 인하여 연료가 많이 소비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으나 혈중 콜레스트롤의 수치가 높으면 심장마비가 일어난다는 주장은 앞의 주장만큼의 설득력은 가지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두 주장 모두 공변법에 의거하여 나온 것이지만 앞의 주장이 더 그럴듯한 이유는 그 주장을 떠 받혀 주는 배경 이론이 비교적 공고하기 때문이다.
   
                      연습문제(밀의 방법: 공변법)

다음의 논증들이 어떻게 공변법의 패턴에 일치하는지 알기 위해, "현상"의 변화라는 점에서 분석해라.

(연습문제 1)
세계에서 가장 큰 입자 가속기 LEP과 관련하여, 특이한 문제가 몇 년 동안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었다. 가속기의 17마일 고리 주위를 때리는 전자와 양전자 광선에서의 까다로운 변동이 설명되지 않았다. 이 변동이 매우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광선 에너지가 매우 정확하게 측정되어야 할 때, 이것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우리는 이 장치의 어떤 것-즉, 동력 공급 등-이 이러한 변동을 야기하고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LEP를 책임지고 있는 웨일스 물리학자 Lyn Evans박사가 말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가속기 센터의 Gerhard Fischer 박사는 달의 인력이 원인일지 모른다고 제안했다.  
   CERN의 알베르트 호프만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1992년 11월에 이 달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길고 철저한 실험을 했다. 그들은 달의 주기적 힘의 변동과 정확히 일치하는 LEP의 소립자 에너지의 복잡한 변동 패턴을 기록했다. 문제는 해결되었다. 
   달의 인력은, 전자나 양전자가 LEP의 지하 고리 주위를 때릴 때, 그 소립자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달의 인력의 끌어당김은 원형의 터널이 있는 광대한 지역을 조금 변형시켜, 그 터널의 26.7 킬로미터 원주의 길이를 약 1 밀리미터 변화시킨다! 가속기 넓이의 이 작은 변화는 광선 에너지의 약 10 밀리온 전자 볼트의 변동을 일으킨다. 
                       - Malcolm Browne,
                             "Moon Is Found to Be the Cause of Real Puzzle," 

     A, A+, A-  : 달이 지구에 미치는 다양한 인력. 
     B, C :  LEP의 작동할 때 대략 항상 발생하는 다른 상황
     a,  a+,  a-   : LEP의 땅 속 고리에 있는 전자와 양전자 광선의 변동하는 에너지

답 :  
      A     B     C    ----     a      b      c
      A-    B     C    ----     a-     b      c
      A+    B     C    ----     a+     b      c
    -------------------------------------------------------------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거나, a와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연습문제(밀의 방법 종합)

다음의 논증들을 "상황"(혹은 "선행적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하고, 밀의 어떤 방법이 사용되고 있는지 지적해라. 

(연습문제1)
사람들이 도덕적 판단을 하는 방식과,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 사이에는 강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보여졌다. 애리조나 대학의 제프 그린베르그 박사와 콜로라도 대학의 Tom Pyszcyznski 박사가 행한 한 실험에서, 22명의 시 법정 판사가 몇 가지 심리적 검사를 받았다. 그들의 반인 11명에게 행해진 검사에는, 그들이 죽었을 때 물리적으로 그들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 것이지를 쓰라고 요청하는 질문이 포함되었다. 또한 그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했을 때 그들에게 발생하는 느낌을 쓰라고 요청되었다. 
   그 판사들 전체는 그 후 어떤 매춘부의 사건 보고서에 기초하여, 그녀의 보석금을 정하도록 요청되었다. 그 전에 죽음에 관해 생각하지 않은 판사들(11명)은 평균 50불로 결정했다. 그러나 자신의 죽음에 관해 생각한 판사들이 결정한 보석금의 평균은 455불이었다. 
   "우리의 도덕적 원리는 죽음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 Pyszcyznski박사는 말했다. "판사들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 것이 그들의 도덕적 원리에 대한 믿음의 필요를 증대시켰던 것 같다. 그러한 증가는 그러한 가치를 어긴 어떤 사람을 벌하려는 욕구를 증대시켰다."
                      - Th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989년 11월


답 : 이 문제는 두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나머지법과 차이법 

   나머지법 ;     A   B   C   ---   x    y    z
                  B는 y의 원인이다;   C는 z의 원인이다. 
                  그러므로 A는 x의 원인이다. 
    
        y : 그 매춘부 사건과 유사한 상황에서 보통 선고되는 보석금, 혹은 보석금을 결정하기 전에 죽음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지 않은 판사들에 의해 선고되는 보석금.
        z : 그러한 보석금 선고 상황에서 보통 나타나는 상황들 

        B : 그러한 유형의 보석금 선고에서 판사들의 결정을 보통 야기하는 개인적 요소들
        C : 판사들의 그 결정을 야기하는 다른 법률적 사회적 상황.
        
        A : 자신이 죽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 지에 대해 쓰라고 요청 받음의 상황. 
        x : 그 보석금의 판단 이전에, 자신의 죽음에 관해 생각하도록 강요된 판사들이 내린 보석금의 증가분   
   
설명) 여기서 B와 C가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어떤 다른 남은 상황에 의해 설명되어야 한다(이 경우 죽음에 대한 반성). Pyszcyznski 박사가 제안한 인과적 연결은 - 죽음에 대한 생각이 도덕적 기준을 믿을 필요를 증대시키고, 그 증대가 범법자를 처벌할 욕구를 증대시킨다는 가설은 - 매우 이론적이고 확실치 않은 가설이다. 

    차이법 :  죽음의 반성은 (평균적으로) 높은 보석금을 지정한 판사들의 그룹과 (평균적으로) 낮은 보석금을 지정한 판사들의 그룹을 구별하는 중요한 상황이다. 


(연습문제 2)
포화 지방의 낮은 섭취는 심장 혈관 병의 위험을 감소할 수 있다고 오래 전부터 가정되었다. 그러나 이 가정의 직접적인 증거는 드물다. 이제 그러한 증거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퇴역 군인 병원에서 행해진 연구에 의해 제시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8년 동안 불포화 지방을 많이 포함한 음식을 먹은 425 퇴역 군인들 중 심장 혈관 병이 발생한 퇴역 군인들은 31.3%이지만, 포화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일반적인 음식을 섭취한 422명의 통제 그룹 중 47.7%가 심장 혈관 병이 발생했다. 
                                - "Science and the Citizen," Scientific American, 
                                                     vol. 221, September 1969

(연습문제 3)
의심할 여지없이 산업 사회 심리학의 분명한 출발점은 1927년에 시작된 웨스턴 일레트릭 회사의 호우돈 공장에서 수행된 연구들이다. 이 연구는 하버드 교수 엘톤 메이요, F. J. 로스리스베르거, T. N 화이트헤드, 그리고 웨스턴 일레트릭사의 W.J 딕슨에 의해 행해졌다. 그 연구의 원래의 목적은 조명, 온도, 휴식 시간, 작업 시간, 임금 등이 생산성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얻는 것이었다. 보통의 노동자인 6명의 소녀로 구성된 그룹이 그 실험을 위해 선택되었다; 그들의 일은 전화 교환기의 조립이었다. 거의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났다: 생산율이 휴식 시간이 증가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계속 상승했다는 것이다! 각각의 실험 기간 동안, 그들의 작업 조건이 무엇이든, 생산물은 그 전의 기간에 비해 더 높았다. 답은 몇 가지 미묘한 사회적 요소에 있는 것 같다. 
   . . . 홈만스가 요약했듯이, 소녀들의 생산율의 상승은 그들의 작업 조건에서의 어떤 변화와 관계없다. 그것은 단지 그들의 경영자와의 특이한 그리고 효율적인 관계에 있는 조직화된 사회적 그룹의 생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과 관계된다.
                        - S. Stansfeld Sargent and Robert C. Williamson, 
                                                             Social Psychology

통제된 실험 연습문제
1. 다음의 보고서는 어릴 때 심한 머리의 상해와 폭력적인 행동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연구를 위해 어떤 종류의 통제된 실험을 사용하도록 제안되고 있는가? 그러한 실험의 윤리적 제약 조건은 무엇인가?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13명의 남자와 2명의 여자에 대한 연구에서, 그들 모두는 어릴 때 심한 머리의 손상을 입은 적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폭력의 근원에 관한 전문가인 UCLA의 Engel 의사는 환경적 요소의 중요성과 뇌에 가해진 물리적 손상의 상대적 중요성을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 연구에서 검토된 사람들은 종종 폭력을 목격하고, 폭력을 당한 환경에서 자란다는 점을 지적한다.  
   동물 연구는 뇌의 어떤 부분에서의 손상은 폭력적인 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지만, 엔젤 박사는 "인간은 고양이나 쥐 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라고 말했다. 폭력을 일으키는데 인간의 환경과 물리적 손상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확인하기 위해, 어떤 실험들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한 실험들 중 하나는, 폭력적 환경에서 자란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두뇌의 손상을 입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두뇌의 손상을 입지 않은 어떤 유사한 집단과 대응되어야 할 것이다.  유사하게, 뇌에 어떤 물리적 손상을 입지 않았지만, 어릴 때 폭력적 상황에서 자랐고 폭력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유사한 환경에서 자란 비-폭력적 사람들과 통계적으로 비교될 것이다. 
                                                  - New York Times

  답 :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A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 B   
                   1유형 : 두뇌 손상을 입었고, 폭력적 환경에서 자란 사람
                   2유형 : 두뇌 손상을 입었지만, 폭력적 환경에서 자라지 않은 사람. 
                   3유형 : 두뇌 손상을 입지 않았지만, 폭력적 환경에서 자란 사람.
                   4유형 : 두뇌 손상도 입지 않고, 폭력적 환경에서도 자라지 않은 사람

      연구 1 : 폭력적 환경에서 자라지 않은 폭력적 행동을 하는 그룹의 사람들 (예를 들면 100명) 중 몇 명이 두뇌 손상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 그 비율을 알아본다. 
      연구 2 : 두뇌 손상을 당하지 않은 폭력적 행동을 하는 그룹의 사람들 중 몇 명이 폭력적 상황에서 자랐는지 그 비율을 알아본다. 

2. 무작위 표본 추출 실험의 문제 :
다음의 구절은 단순 포진 뇌염의 치료제로 "ara-A"라 불리는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의 사용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보고서로부터 발췌했다. 

   그 병에 걸린 28명의 사람들 중, 18명은 열흘 동안 ara-A를 처방 받았고, 10명은 가짜 약을 처방 받았다. 첫 번째 그룹의 5명이 죽었고, 두 번째 그룹의 7명의 죽었다. 그래서 처방 받지 않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70퍼센트이고, 처방 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28퍼센트이다. 

'Study 2 > 논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6장 연역 추리 : 조건적 논증  (0) 2020.05.11
제5장 확률과 귀납논리  (0) 2020.05.11
제3장 귀납논변  (0) 2020.05.11
제2장 연역 논증, 귀납 논증, 그리고 오류  (0) 2020.05.11
제1장 논증에의 초대  (0) 2020.05.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