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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3/문화경제론

일본 문화경제학의 발전

by Frais Study 2020. 7. 11.

1. 서 문

 

일본에서의 문화경제학에 대한 경험적 연구의 시발은 최근의 일이다. 이 중 몇몇 야마다1), 쿠라바야시와 마쯔다2) 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실로 이들의 연구가 일본에서 이루어진 문화경제학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글에서 필자는 지난 몇 해 동안 일본인들에 의해 행해진 문화경제학 연구들의 대강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전후 일본 공연예술의 발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례들을 포함하고 있는 헤이븐(R. H. Havens)의 연구3)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이 글에서 참고하고자 하는 문헌들은 대개 공연예술들에 관한 것들인 바, 그것은 조형예술들을 다룬 문헌들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2. 공연예술의 공급

 

(1) 일본에서 공연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장기공연 경향에 대한 관찰에서 세 가지 사항이 지적되지 않으면 안된다. 첫째, 공연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는 1970년에 이르러서야 겨우 전쟁 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이것은 일본경제의 급속한 성장이 예술문화 활동을 계속 망각 속에 남겨 두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시사해준다. 둘째, 공연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성 비율에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1930년에는 남자들이 2/3를 차지하고 있었던 반면, 1970년에는 그 비율이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셋째, 이와 같이 50·60년대에 걸쳐 남성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속하게 감소한 사실은, 이 기간에 예술 종사 여성들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1965년에서 1970년에 이르는 5년 동안, 예술 종사자들 중 여성인구의 증가율은 65.2%에 달했던 반면, 남성들은 33.1%에 그쳤다. 특히 이와 같은 여성 예술 종사자들의 비율 상승이 1965년에서 1975년의 10년간 예술 특히 음악 을 가르치는 고등교육기관의 여성 졸업자의 숫적 증가가 현격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여성 예술 종사자 집단의 또 하나의 흥미로운 성격은 좀더 젊은 연령에의 집중현상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나가야마는 인구 센서스에 의한 종시적(longitudinal) 연구를 통해 여성들이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성급하게 직업을 그만둔다는 것을 밝혔다.4)

(2) 예술기관들에 대한 공식적 통계자료들의 부재로 인하여, 마쯔다는 특별조사에 치중하고 그 결과로 예술기관의 2/3가 비영리기관의 지위를 차지하고, 1/3이 영리기관에 속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서 비영리 경제가 예술기관들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마쯔다의 연구를 통해 연극이나 무용의 예술기관들은 영리기관의 형태를 취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교향악단이나 오페라단 등의 예술기관들은 대개 비영리기관임을 알 수 있다. 종사자의 수에 의한 예술기관들의 규모분배(size distri-bution)는 각각의 예술형태에 따라 다르다. 마쯔다의 연구를 통해 교향악단이나 오페라단과 같은 기관이 30명 미만의 종사자를 갖는 소규모의 연극단체들에 비해 규모 면에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쿠라바야시와 마쯔다는 일본 내 18개 직업 교향악단의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를 입수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일본에 크게 3가지 유형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다. 그것은 (i) 제도적 원조의 교향악단(유형1), (ii) 자가원조의 교향악단(유형2), 그리고 (iii) 지역적으로 특화된 교향악단(유형3)이다. 그들은 유형1과 유형2의 교향악단들이 수입과 비용의 구조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형1의 교향악단들의 수입은 대개 지속적인 보조금에 의해 안정되어 있는 반면, 유형2의 수입은 각 공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매우 불안정하다. 또한 비용 면에 있어서 두 유형의 교향악단은 비용의 구성요소의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형2에서는 독주자(soloist)나 임시 고용자들에 대한 비용의 비율이 매우 높은 반면, 전체 고용자들에 대한 비용 중 고정 고용자들에 대한 비율은 유형1(82.8%)이 유형2(61.1%)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3. 공연예술의 수요

 

(1) 안타깝게도 공식적 통계자료들에서는 공연예술의 역할이 경시되고 있어서, 현재 일본에서는 소비자들의 각 공연예술에 대한 수요 형태에 대한 공식적 통계자료가 없다. 이와 같은 공식적 통계자료들의 부족에 직면해, 쿠라바야시와 마쯔다는 지난 십년간 그들이 직접 설계하고 실행한 설문지 조사를 통해 각 공연예술 형태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의 복잡한 연관관계를 밝힐 수 있는 통계적 정보의 수집에 노력해 왔다. 이 조사는 일본 전역에서 서로 다른 교향악단에 의한 50여 회의 공연에 걸쳐 관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조사에 응한 응답자 표본의 크기는 약 25,000에 달한다. 세부적 인구학적 사실들, 사회적 경제적 특징들과 교향악 작품 및 작곡자에 대한 선호를 포함하고 있는 이들 자료들을 바탕으로 그들은 공연예술의 수요에 대해 통찰력이 깊은 연구들을 실시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들은 쿠라바야시와 마쯔다의 책에 잘 나타나 있다.

(2)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일본 계량경제학자들 중 공연예술의 비용 및 가격탄력성을 측정하고자 시도한 사람은 극히 적다. 사이토(1992)에 의해 독서와 여가활동의 대략적 추정치만이 제시되어 있는데, 그는 이들의 비용탄력성을 1.34, 그리고 가격탄력성은 0.88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우리는 공연예술 수요의 비용 및 가격탄력성에 대한 추측을 형성할 수 있다. 공연예술에 대한 수요는 비용탄력적이 아니며, 오히려 가격탄력적이다. 이와 같은 생각에 대해 쿠라바야시와 마쯔다의 연구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들의 연구에 의하면, 일본에서 가장 유서 깊은 교향악단인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회원 탈퇴는, 고소득층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반면, 보다 낮은 소득층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고소득층에 있어서는 비용탄력성이 비탄력적이며, 보다 낮은 소득층에 속하는 관객에게는 탄력적이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공연예술에 대한 수요의 비용탄력성의 제시와 병행해서 이들은 입장권 가격변동에 대한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회원들의 반응이 그들의 소득에 따라 변화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의 연구는 입장권의 가격변동에 대해 고소득층은 매우 느리게 반응하는 반면, 보다 낮은 소득층은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공연예술에 대한 수요, 특히 교향악 연주회에 대한 수요가, 고소득층에게 있어서는 가격탄력적이 아니며, 저소득층에게 있어서는 가격탄력적이라는 사실을 강하게 뒷받침해 준다.

쿠라바야시와 마쯔다에 의해 제시된 사례들을 종합해볼 때, 공연예술, 특히 교향악 연주회의 수요곡선은 굴절된 모습을 띠게 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곡선의 굴절점은 관객의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을 구분짓는 선이 되기도 한다. 쿠라바야시와 마쯔다의 연구에 의하면 일본에서 교향악 연주회의 관객은 그 구성에 있어서 대개 40세 이상, 고소득층, 고학력, 그리고 전문직이나 고급 관리직에 속한다.

(3) 쿠라바야시와 마쯔다의 연구의 의의는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관객의 선호 선택의 문제와 그것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역동적으로 변화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선구적 시도였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그들의 연구에서 일치법(technique of the correspondence)을 사용함으로써 교향악 연구에 대한 일본 관객의 선호는 두 개의 커다란 축에 의해 구성된다는 것을 밝혔다. 그것은 (i) 대중적인 교향악 연주회와 보다 높은 수준의 연주회를 구분짓는 축, (ii) 현대적 연주회와 고전적 낭만적 연주회를 구분짓는 축이다. 연령이나 성별에 따른 집중도를 그림으로 나타내 보면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은 남자 관객들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까다로운 교향악 작품들로 시작해서 고전적 낭만적 교향악 작품을 향해 수평적으로 선호가 변화하는 반면, 여성 관객들은 대중적 연주회에서 출발하여 고전적 낭만적 연주회를 향하여 수직적으로 선호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통계적 매칭방식에 의해 쿠라바야시와 마쯔다는 서로 다른 날짜에 있었던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관람한, 동일한 개인들로 구성된 두 개의 표본집단을 추출하였다. 그리고 이 두 집단에 대한 비교 연구를 통해 이들은 그들이 선행했던 연구의 가설을 검증함으로써 관객 선호의 패턴을 추론하였다.

 

4. 전 망

 

일본에서의 문화경제학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들로서 다음의 사항들이 지적되고 있다.5) 그것은 (1) 예술활동을 위한 극장이나 콘서트홀의 활용, (2) 예술 종사자들의 수입의 원천과 이들의 직업 발전, (3) 예술창작에서 저작권의 역할, (4) 상연이 아니 재생을 위한 기구들(CD, 레코드, 테이프)을 다루는 예술산업의 중요성의 증대, 그리고 (5) 악기를 제작하는 산업들의 시장 현황이다.

(1) 모리야와 시미즈는 일본에서 예술활동을 위한 공공장소의 이용 현황을 알려주는 다양한 통계적 정보들을 수집했다. 이들은 공공장소의 예술활동 수용률이 평균 40%로 매우 낮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6) 예술 경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시도가 요구된다.

(2) 게이단쿄(藝團協, 일본예능실연가 단체협의회)7)는 생활여건과 활동에 대한 통계적 자료들을 얻기 위해 일본의 공연예술 종사자들에 대해 여러 차례 설문지 조사를 실시했으며, 마쯔다를 필두로 한 일련의 학자들은 예술가의 직업 발전과 수입구조간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서 계속 좀더 전반적인 연구에 포함될 것이 기대된다.

(3) 예술 생산을 위한 저작권의 역할을 밝히기 위한 이론적 경험적 연구가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예술 생산을 위한 저작권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저작권이 작가에게는 어느 정도 주어지며, 출판업자나 기타 다른 기관은 얼만큼 소유하게 되는가? 이러한 저작권의 분배는 예술 생산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가?

(4) 서구의 학자들에 의해 문화서비스 및 상품을 공급하는 문화산업의 중요성 확대가 계속해서 역설되고 경고되어 왔다. 피할 수 없는 결과에 직면해서, 예술의 창조 정신을 발전시키는 예술적 생산과 전술한 문화산업이 양립할 수 있는지 하는 질문에 대한 전망이 요청된다.

(5) 히야마는 그의 연구8)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전체 악기 생산에서 차지하는 피아노 생산의 비율이 감소했으며, 피아노의 생산은 전자 건반악기의 생산으로 대체되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그의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일본에서 건반악기 생산의 독과점적 시장이 최근 확장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러한 시장조건들을 밝혀낼 이론적인 작업들이 개척됨직하다.

일본에서는 1992년에 일본 문화경제학회가 발족된 이후 현재 1,500명 가량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어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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