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국왕이 적국의 침공에 대비해서 수많은 전마를 기르고 있었다. 어느 날 이웃 나라 왕이 병
사들을 이끌고 쳐들어왔다. 그러나 그 나라에 훌륭한 전마가 무수히 많은 것을 보고 승산이 없다고 판
단하곤 돌아가버렸다. 이에 국왕은 기뻐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적들이 돌아가버렸으니, 이 전마들을 어디에다 쓸꼬? 백성들에게 고루 나누어주어 일하는 데 쓰게 하
면 유용할 것이다.'
국왕은 대신에게 명을 내려 백성들에게 골고루 전마를 나눠주게 해다. 백성들은 국왕의 은혜에 감사
하면서 나눠받은 전마들을 주로 연자방아를 돌리는 일에 썼다.
그런데 몇 년 후 이웃 나라 왕이 다시 침범해왔다. 국왕은 급히 명을 내려 전마들을 회수해서 국경으
로 나가 적을 맞게 했다. 그러나 전마들은 오랫동안 연자방아를 돌렸던 습관 때문에 전진하지를 못하고
원을 그리며 빙빙 돌기만 했다. 병사들이 아무리 채찍을 휘둘러도 마찬가지였다. 이른 본 이웃 나라 왕
은 쾌재를 부르며 공격해와서 이 나라를 전멸시켰다.
<대장엄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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