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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5/예절 화법

칭찬할 때, 치켜세울 때의 화법

by FraisGout 2020. 7. 29.

    1.남을 칭찬할 때의 말
 사람을 칭찬하기란 매우 어렵다. 사람이 칭찬받으면 곧,
 " 이 사람이 겉치레 말을 하는 건 아닌지."
 " 이 사람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농해 사람을 치켜세우러는 건 아닌지."
 " 이 사람이 나를 칭찬해놓고 무슨 일을 부탁하려는 것이 아닌지."
등으로 생각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칭찬하려는 사람도  진실하게 칭찬하고자 해
도 과
연 상대가 액면 그대로 받아줄 것인지 하는 의문 때문에  얼른 칭찬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
나 그런 것에 지나치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나폴레옹은 겉치레 말을 싫어하는 사
람이었
다, 그러나 어느 때,
 "각하는 겉치레 말을 싫어하십니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싱긋 웃었다고 한다. 겉치레 말을 싫어했던 나폴레옹도 이러하거
늘, 마
음속으로부터 생각하는 것을 좋다고 말하는 것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칭찬하는 말에서 공통되는 중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
  0 먼저 그 일에 대해 감동한 것, 훌륭하다고 생각한 것을 과장하지 말고 솔직히 말
한다.
  0 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는지를 확실하게 말한다. 
이것
으로 상대는 단지 말만의 칭찬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을 알고 칭찬해 주는 것이라 여
기게 
된다. 어디까지나 그 일의 내용에 대해 하나의 확실한 견해를  갖고 그 기준에 비추어 
칭찬
해야 한다.
  0 그 사람의 훌륭한 점이 제3자나 자기에게는 없는 점이라는 것을 강조해서 말한다. 
그것
이 사실이라면 그렇게 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0 칭찬하는 말은 건성으로 하지 말고 상대편 마음에 닿도록 진정으로 말해야 한다.

 일반 가정부인들이 간혹 탄식하는 말의 하나가,
 "우리집 애기 아빠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차려놔도 한마디 칭찬이 없어요."
라는 것이 있다. 가령,
 "맛이 어때요?"
하고 물어보면, 으례 무표정하게,
 "응...."
하고 건성으로 대꾸하기 보다는 부인이 묻기 전에 한마디쯤,
 "좋은데..."
하고 칭찬하면 얼마나 집안이 명랑해질 것인가. 물론 마음에도 없는 겉치레 말은  금
물이다. 
그러나 마음으로 생각하는 범위 내에서 확실히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말은 
무엇보
다도 상대에게는 격려의 뜻이 되고 자신감을 주게 된다. 동시에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
다는 의욕을 복돋운다.
 주의할 점은 칭찬의 말을 잘못 하면 본의 아니게 겉치레 말이 될 염려가 없지 않다는 
것이
다.
 "정말 자네는 천재란 말이야!"라든지,
 "댁의 가족은 모두 재능이 뛰어나시기 때문에...."
따위의 칭찬은 지나치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입에 발린 겉치레 인사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는 종종 이같은 인사를 받는다. 이를테면,
 "요즘 라디오 방송을 잘 듣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공감이 가는 인사이므로 고맙기까지 하나,
 "요즘 텔레비전을 통해 매일 잘 시청하고 있습니다."
하면 필자는 아연실색한다. 텔레비전 방송과는 무관한 필자에게 이같은 인사는 인상을 
찌푸
리게 한다.
 또 하나, 이것은 모든 화법에서도 마찬가지이겠으나, 특히  칭찬할 때 주의할 것은, 
어조와 
음성이 차분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하면  안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어조와  음성을 건
성으로 
나타내면 칭찬하는 말을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쪽 의도를  진실하게 전해받지 못
할 염
려가 있기 때문이다.
  
    2. 남을 치켜세울 때의 말
 어느 대회사의 사장이 말하기를,
 "그대가 만약 누구에게 존경을 받고 동시에 그대가 그 누가 갖고 있는 재능이나 인격
에 대
해 경의를 표할 수 있다며, 그대는 그 사람에게 그대가 희망하는 바를 기대할 수 있
다."
고 했다. 만약 어떤 사람에게 무엇을 훌륭하게 성취시키려면, 그 사람이 그 일에 적격
이라고 
그 능력을 인정해 주지 않으면 안된다.
 "자네가 이 일을 못할 따닭이 없네." 혹은,
 " 이 일을 못해낼 자네가 아니지."
와 같은 말이 얼마나 자신감을 복돋우며, 일을 훌륭히 성취하게 하는지, 지도자의 경
험이 있
는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입사한지 얼마 안된 한 신입사원이 있다. 머리는 나쁜  편이 아닌데 집중력이 약하고 
작업
능률이 부진하다. 어느날, 소속부장이 그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어떤 재능이 자네에게 숨겨져 있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군."
 신입사원은 어리둥절하게 놀란 듯이 부장을 바라보며 탄식조로 중얼거렸다.
 "저는 그런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그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다. 작업능률이 오르고 민첩한 판단과 
적절
한 일의 처리로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게 되었다.
 물론 재능이 없다면 그것을 발휘할 수 없으나, 그를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면 기대에 
어긋
나지 않으려고 필사의 노력으로 경주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사람을 치켜세우는 것이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듯 생각하는 것은 인간관계의 계산을 
잘못
한 탓이다. 인정받는 감격이나 인정하는 능력을 결국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것이다.
 록펠러 (J.D.Rockefeller 1839~1937)는 사람을 치켜세워 주는 것을 그의 사업 성공의 
비결로 
삼은 사람이다. 간부 사원인 베드포드가 남미에서 물품구입을  잘못한 탓으로 회사에 
100만
달러의 손해를 끼쳤을 때, 록펠러는 마땅히 그를 견책해야 했으나, 베드포드가 최선을 
 다해
서 투자액의 60%를 회수한 사실을 인정, 그를 치켜세워주었다.
 "훌륭히 성과를 거두었네. 항상 그렇게 좋은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네."
 이런 말을 들으면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라도 기울이고 싶은 기분을 갖
게  된
다. 사람을 치켜세우는 것은 지도자가 잊어서는 안될 작업의 하나다. 말 한마디로 그
것이 가
능한 일이고 보면 자본이 들지 않는 유익한 투자인 것이다.
  
    3. 즐거움을 주는 대화
 상투적인 말로 하면 맛도 없고 멋도 없지만, 예의를 결하든지 입장이 난처한 경우,  
그것을 
재미있게 돌려서 하는 말이 위트(wit)이다.
 나이트 클럽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인이 목걸이에 금으로  세공한 비행기를 달고 
있다. 
한 남자 손님이 그것을 눈여겨본다. 미인이 그 장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제 목걸이가 신기하신 모양이죠?"
하고 말한다. 손니미은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아니오, 사실을 말한다면, 나는 비행기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요. 그 비행기 착륙
장을 눈
여겨본 거요...."
 이 경우에,
 "당신을 눈여겨보는 거지.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라고 말하면 표현이 진부하고 지나치게 노골적이어서 부자연스럽다. 따라서 진실치  
못하다. 
실제로 눈여겨보는 것은 미인 그 자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렇지 말하지 않고,  목
걸이에 
달려있는 비행기에 연결시켜 착륙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유쾌하게 들리
는  것
이다. 이런 위트를 말하면, 미인도  새침하지 않고 저절로 이쪽으로  마음이 이끌리게 
된다. 
일단 재미있는 표현으로 주목을 끌고, 말하고 싶은 것을 전하는  데 위트는 큰 구실을 
다한
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유명한 심리학자 프로이드 (S.  Freud 1856~1939)가 든 예가 
있다. 
민중의 증오심을 사고 있는 두사람 자본가의 초상이 나란히 걸려 있다. 이것을 본 한
사람의 
노동자가 외쳤다.
 "그런데 구세주는 어디 있는 거지?"
 그리스도가 골고다의 언덕에서 처형될 때,  그 양쪽에는 공개 처형된  도적이 있었던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것은 노골적으로 도적이라는 말을 하지  않고 두사람의 자본가를 
도적으
로 가리킨 것이 된다. 그들이 도적이라면 그들과 나란히 처형된 그리스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 그리스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하고 묻는 것이다.
 "저놈들은 모두 도적이다."
라는 노골적인 표현을  쓰기보다 앞서의  위트가 훨씬 강한 반향을 얻는다.  이같이 
위트가 
들어가는 말은 노골적으로 말하기 어렵거나 노골적으로 말하면 지장이  생길 때, 힘차
게 급
소를 찌르면서 상대를 비켜서게 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어느 의사가 그의 자가용차 수리를 서비스공장에  부탁했는데, 수리비용이 너무 엄
청나게 
비싸서 기분이 상했다.
 "단지 두세시간 정도의 작업에  이처럼 비용이 많아서야 되겠소.  당신들은 의사인 
나보다 
더한데...."
 자동차 수리공은 대답하기를
 "저는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정도는 당연히 받아야합니다. 의사선생님들은 
늘 똑
같은 사람만 다루시지만 저희들은 매년 새로운 형의  차를 연구해야 합니다."
 이 수리공은 의사에게 가볍게 응수한 것이다. 말할 것이  있어도 이같은 위트로 말하
면 상
대는 저절로 물러서기 마련이다. 의사의 완전 패배일 수 밖에 없다.
  
  잠시 호텔에 머물고 있는 한 남성, 이따금 마시고 있는  위스키의 양이 자기도 모르
게 크
게 줄어든 것에 신경이 쏠렸다. 그래서 그는 위스키 병 라벨에 표시를 해놓았다. 그런
데  그
날밤 호텔에 돌아와보니, 그 방의 당번이 메모지에 써놓은 다음과 같은 글이 있었다.
 "연필로 표시해 놓은 그 사정을 말씀해  줄 수는 없습니까? 이렇게 고급인 위스키에  
물을 
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여기서 '물을  탈 수는 없지 않습니까?'라는 대목은 매우 훌륭한 위트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고급인 위스키가 놓여 있길래, 조금 몰래 마셔본게 아닙니까?"
라고 해서는 위트가 되지 않는다.
 "그런 용렬한 일을 하시면 마신 것을 감추기 위해 물로 채워 놓을지도 모릅니다."
라고 말할 것을 그렇게는 안하고, 그것을 덮어 두고 힘차게 급소를 찔러 말하기를
 "물을 탈 수는 없지 않습니까?"
라고 말한 데에 위트가 번쩍인다.
  
  또 술에 관한 것으로, 인색하기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야구
구경을 
하는 목사 곁에서 스코틀랜드 사람이 한손에 술병을 들고 조금씩 마시고 있었다. 보다 
못해 
목사가 그것을 꾸짖으려고,
 "나는 69세가 되지만 지금껏 알콜을 한방울도 입에 댄 적이 없소."
하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코틀랜드 사람의 말이 걸작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새삼스럽게 술을 권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렇게 당하면 아연해서 두 번 다시 말하지 않게 된다. 때문에 위트는 말하기에 따라 
사교
나 처세에 유효한 무기가 되고 또 대화를 활기있게 하는 자극제가 됨을 알 수 있다.
  
  "건강은 좋은십니까?"
하고 물어 보니, 유머 감각이 풍부한 버나드 쇼 (B. Shaw 1856~1951)가 대답했다.
 "나 정도의 나이가 되면 건강하든가 아니면 죽었든가 둘 중의 하나지."
 건강하지 않으면 죽었을 것이고, 살고 있는 것은 건강하게 때문이라고 말한 것이다.
 "보는 바와 같이 건강하지.'
또는,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까 건강한 편이지."
하고 말하면, 지나치게 당연한 응답이 된다.  과연 쇼답게 사람을 한번 반격하는 듯한 
 말로 
대답한 것이다. 이러한 위트에 넘친 말이 대화 중에 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는 모두 일상적인 평범한 말에 지쳐있다. 새로운 표현으로  이 권태감을 씻어 
버려야 
한다.
 소포를 부치려고 우체국에 가져간다. 우체국 직원은 그것을 잘 살펴본 다음, 뭐 깨질 
 것이 
없느냐고 묻는다. 그런 때에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깨지기 쉬운 거요? 글쎄요,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거라면 약속이 제일이겠지
요."
 이같은 말 한마디도 한잔의 커피 이상으로 사람의 머리를 식힐 수 있을 것이다.
  
  여배우 헬렌 헤이즈 (H. Hayes 1900~1993)가 제2차 대전 당시, 미국  상원에 나가 
유럽으
로부터의 난민 아동에게 미국 입국을 허가하는 법안을 가결해 주도록 간청한 일이 있
다. 이
것을 어느 상원의원이 야유했다.
 "그럼 당신은 어떤 애인지 보지도 않고 애를 맡으려고 하는 건가요?"
 헤이즈는 이에 질세라,
 "나는요, 자기 아기라도 낳기까지는 본 일이 없어요."
하고 응수했다. 적절한 때에 터뜨리는 훌륭한 위트는 몇시간에  걸친 수만 마디의 변
명보다 
휠씬 큰 힘을 갖는다.
  
  13명의 자녀를 둔 어머니에게 누군가가 이렇게 물었다. 
 "그렇게 여러 자녀들을 돌보시기가 어렵지 않으신가요? 어떤 비결이라도 있는 건지요
?"
이윽고 어머니는 말했다.
 "애가 하나인 때도 그 애만을 위해서 하루의 시간을 모두 뺏겼는데요, 아무리  열셋
이라고 
해서 그 이상의 시간을 뺏길 수는 없지 않아요?"
  
  새로 고용된 사람이 나태한 것은 아니나 아무래도 작업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이를 
지켜  
 보던 공장장이
 " 그 정도의 일을 갖고 오늘 안으로 다하지 못했군."
 물론 비난하는 뜻이 말 속에 포함되어 있으나, 상대는 놀라는 기색이 조금도 없다.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내일도 해가 뜨고 모레도 날이 밝지 않습니까?"
  
  위트에 대해서 지금까지 들어본 예화를  듣고 여러 가지로 이해가  되었으리라 생각
한다. 
그것은 상대편의 허를 찌르고 분명히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을 잘  얼버무릴 수도 
있다. 
또는 노골적으로 말하면 실례가 될 장면을 재치있게 임기응변해 나가는 것이다. 이론
만으로 
도저히 깰 수 없는 것을 위트로 대항하면 쉽게 깰 수도 있고, 화가 잔뜩 난 사람도 위
트 앞
에서는 격한 감정을 웃음과 함께 가라앉힐 수 있다. 매우 곤란한 문제에도 위트가 주
효하면, 
원만한 해결을 쉽게 가져 오는 일이 많다.
 만족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은  별문제로 해도, 사람은 누구나  생활에 변화가 
있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좋은 변화는 별로 없고, 질병이나 사고 같은 나쁜 
변화이
든가, 아니면 10년이 하루같이 아무 변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생활의 침체를 깰 수 
 있는 
위트가 환영받는 것이다. 이와 같이 위트는 유머와 함께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말의 
윤활유
이다.
 사교상의 대화에 있어서는 특히 위트가 중시된다. 화제가 진기한 것이든가, 뉴스가  
풍부하
든가, 대화의 내용이 가치있는 것이든가는 별도이지만,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남의 
뒷공론, 
그날의 신문기사 정도를 화제로 진력나게 길게 끄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상대편을 
싫증나
게 한다. 
 이때 멋이 있고 반짝이는 위트가  얼굴을 내밀면 사람에게 신선감를  되찾아 준다. 
그리고 
대화에 탄력이 생기고 해이해진 대화를 긴장시키고 활기 찬 의견을 끌어낼 수 있다. 
사교의 
대화에 밸 수 없는 것이 위트이고, 위트있는 화자는 어디서나 환영받으며 사교계에서 
늘 중
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4. 친근감이 있는 대화
  엘리노어 루즈벨트 (E. Roosevelt 1884~1962) 부인이  전후 독일에서 강연할 것을 
청탁받
았다. 그녀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도  할 수 있으므로 독일에서는  그 나라
의 말로 
연설하리라고 마음을 정했다. 전시 수년간 독일어를 쓰지 않았으므로 자기의 녹슬은 
독일어
를 갈고 닦기 위해, 그녀는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 속에서 열심히 그 나라말을 연습했
다.
 마침내 연설을 하게 되었다. 그때의 연설에서 그녀는  독일국민이 전쟁범죄의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력하게 주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독일 관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독일어로 연설한 것이 그들에게 친근감을 불러일으
킨 것
이다.
 당시 청중의 한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승자의 처지에 있는 사람이 피정복국민들 앞에서 피정복국의 말로 친근하게  연설한 
것은 
역사상 이것이 처음이다. 그 때문에 나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을 믿어도 좋다고 생각
했다."
 이 경우는 정치적인 의미에서도 감격하게 한 것이지만 자기들의 언어를 써주는 데 대
해 사
람들은 얼마나 호감을 갖는지를 입증한 예라고 본다.
  
  방언문제는 별도로 하더라도 도시 사람의 일상어로 농어촌 사람과 친교를 도모하는  
대화
는 기대하기 어렵다. 좀 서투른 말하기라도 농어촌에서 쓰는 일상어로 말을 걸면 저쪽
도 오
랜 구면과 같이 이쪽을 대해 준다.
 선생다운 말만 쓰면 학생은 그 선생을 경원하고 가까이  하기를 꺼린다. 그러나 선생
이 학
생 말을 쓰면 곧 거리감이 없어지고 학생이 그 선생에게 가까이 접근한다.
 장사하는 상인에게는 상인의 말로 상인의 마음을 쉽게 끌 수 있다. 어떠한 교섭을 잘 
진행
하려 할 때, 상대편이 쓰는 말의 스타일을 잘 연구하는 것이 지름길일 때가 있다. 같
은 스타
일의 말로 대하면 상대편은 안도감을 갖고 긴장을 풀고 친근한 태도로 대화에 응해 준
다.
 원만한 대인관계의 유지를 위해 남과 더불어 어울려 나가는 데는 화제가 중요한 것이
긴하
나, 서로 공통되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실 연설에서도 연사가 청중과 공통의 기반을 구축해 놓는 일이 무엇보다 선행되어
야 한
다. 공통의 기반을 갖는다는 것은 하나의 동류의식을 형성한다는 것과 거의 같은  의
미이다. 
그리고 그것은 청중과 동일한 스타일의 말을 쓰는 것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항상 대다수의 방송 청취자에게 접근하고 그들의 마음을 포착하고
자 유
의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취자들이 쓰는  말을 자기도 즐겨쓰면서 연설했다. 그랬더
니  그 
반응은 대단히 좋았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교를 돈독히 하려면 같은 취미, 사상의 공감, 같은 연령,  동
향, 동창 
등의 관계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화의 수준이  공통되어야 한다. 취미가 같고, 사상이 
 같고, 
같은 나이이고, 동향이라는 사실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친숙히  한다는 것도 앞
서 말
한 동류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향이 같고 취미가 같다 하더라도 대화의 내용
이 맞
지 않으면 친근감이 싹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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