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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전래놀이

왕눈깔

by FraisGout 2020. 6. 19.

  여럿이 패를 둘로 나누어 '왕눈깔 놀이'를 해 봅시다.
  
    놀이방법
1, 가위바위보로 놀이하는 사람을 두 패로 나눕니다.
2, 놀이하는 사람 모두 힘을 합해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립니다.
3, 각 패의 대장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패가 공격, 진 패가 수비를 합니다.
4, 이긴 패는 가장 큰 원 안에 들어가서 함께 '왕'하고 크게 외칩니다. 이는 공격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5, 진 패는 원 사아사이에 있고 '왕'하면 '눈깔'하고 크게 외칩니다. 수비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6, 공격 패는 수비를 피해 작은 원으로 뛰어다닙니다. 뛰어다니면서 몇 군데를 돌아 다녔는지 셉니다.
7, 공격 패가 뛰어다니다가 금을 밟거나 수비 손에 채이면 죽습니다. 수비는 원 안으로 들어가거나 금을 밟으면 죽습니다.
8, 공격 패 중에 한 명이라도 스무 번째 큰 원 안으로 들어오면 죽었던 사람이 모두  아나 다시 놀이가 시작됩니다. 스무 번째 들어왔는데 큰 원에서 나가지 않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스무 번째 들어온 사람이 죽게 됩니다.
9, 수비가 공격을 모두 치면 공격이 되어 다시 놀이가 시작됩니다.
  
    알아두세요
  놀이를 기록하는 일은 발로 뛰어다녀야 하는 일이라서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놀이가 발견되면 힘들었던 기억이 모두 잊혀지고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남해 바다가 바라보이는 충무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 정도 가면 연화도라는 섬에 닿는데, 전교생이 30명도 채 안 되는 그 곳의 연화분교에 놀이 수집을 하러 갔었습니다. 섬이라서 재미 있는 놀이가 많이 남아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은 놀이가 바로 이 왕눈깔 놀이였습니다. 방학이라 외지에서 지내다가 집에 온 졸업생까지 모두 놀이에 참여하여 운동장 전체(보통 학교 운동장의 1/2 정도의 크기)를 이용하는 큰 규모의 놀이라 지켜보고 함께 놀아 보았습니다. 마지막에 사진을 찍다가 앵글에 들어온 놀이판의 모습이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듯한 작은 섬과 흡사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생활 모습을 모방한 놀이는 많은데 이 놀이처럼 주위의 자연 환경을 모방한 놀이는 흔치 않습니다. 게다가 섬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 펄쩍 뛰어 다른섬, 더 나아가 육지로 가고픈 마음까지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놀이의 가치가 한층 돋보였습니다. 서울에서 충무까지, 배를 타고 이 곳까지 온 모든 어려움을 보상받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원도 화천이라는 산촌에서 또 한 번 놀이가 수집되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왕눈깔이 아니라 '썩은 호박'이라는 이름으로 놀아지고 있었는데 규모가 조금 작을 뿐 놀이 규칙과 방법이 같았습니다. 연화도와 화천은 참으로 먼 거리인데 어떻게 된 것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바로 놀이 이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가을이 되면 다른 풀들은 모두 말라 죽고 크고 누런 호박 덩어리만 군데군데 있는 모습, 그 모습을 본떠서 만든 놀이인 것입니다. 따라서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파된 것이 아니라 각각이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진 놀이라고 생각합 니다. 전라도 정읍에서는 '요강치기'란 이름으로 수집된 것으로 보아 놀이 방법이 간단하기에 주위의 자연 환경을 모방한 비슷한 놀이들이 생겨났다고 보여집니다. 최소한 스무 명 이상이 모여야 하는 규모가 큰 놀이. 담겨진 이야기도 많고 그만큼 가치가 있어 필자가 좋아하게 된 놀이. 아무도 몇 군데 갔다 왔는지를 속이지 않는 아이다운 순박함과 정직함을 보여주는 놀이. 이러한 왕눈깔 놀이를 하며 흥겨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여기저기서 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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