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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5/예절 화법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인사말

by FraisGout 2020. 7. 29.

  우리의 일상에는 인사하는 일이 의외로  많다. 그것은 단순히 머리를  조아린다거나 자기 
감정대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맞는 격식을 갖추고 예법을 따르게 되어 있다.  어
떤 때는 말로써 공손히 해야 하고, 또 어떤 때는 글로써 정중히 하는 수도 있다.  이러한 인
사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그 사람은 사회생활에서 낙오자가 되고 많다. 
  1. 이른 아침부터 인사를 해야 한다. 
  우리가 자고 나면 아침이 되는데, 인사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관습에서 보면, 
아들과 며느리는 먼저 일어나서, 아들은 아버지가 주무시는 사랑으로 가고 며느리는 시어머
니가 주무시는 안방으로 간다. 그리고는 어른이 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렸다가  일어나시면, 
'안녕히 주무셨습니까?'하고 문안 인사를 드린다. 그러면 인사를  받은 어른은 '오냐, 잘 잤
다. 
너도 잘 잤느냐?'하고 서로의 편안함을 확인한다.
  지금도 시골 어느 마을 종가쯤 되는 집안에서는 이와 같은 인사법을 지키고 있는지도 모
른다. 그러나 요즘처럼 출근 시간에 쫓겨 아침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집을 나서는 사람들
이 많은 세상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아침 인사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
니다. 꼭 그런 형식과 절차를 밟지 않더라도  그저 가족끼리 자녀는 부모에게 '안녕히 주무

습니까?'하면 되고 부모는 자녀에게 '잘 잤느냐?'로 응대해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또 아침 식사를 마친 시간에, 마을에서나  거리에서 어른을 만나면 '진지 잡수셨습니까?'

고 인사를 한다. 그러면  인사를 받은 어른은  '그래, 너도 밥 먹었느냐?'고  하면서 정답게  

대한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이런 식사에 대한 인사는 그전처럼 하지 않는 경향이다. 그것
은 누구나 다 먹는 걱정은 하지 않고 사는 세상이 되었으니까, 그런 인사는 자연 사라질 수  
밖에 없다고 풀이하는 사람도 있다. 
  하기야 6.25 전쟁 때처럼 불안하고 궁핍한  상황에서는 '밤새 안녕하십니까?', '간밤에 별
일 
없었지?', '진지 잡수셨습니까?', '아침 먹었느냐?', '밥 먹었느냐?' 등의 인사는 오히려 실감
이 
났는지도 모른다. 인사란  때와 경우에 따라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고 보아도 좋겠다.
  우리말 인사 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두루 쓰이는 말이 '안녕'이다. 이  '안녕'은 어감도 

거니와 글자의 뜻도, 편안할 안자와 편안할 녕자로 이루어진 아주 멋진 말이다. 이는 세계의 
어느 나라 인사말과 비교해 보아도 훌륭하다고 하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안녕히 주무셨습니까?'하고 시작된  인사는, 직장에 출근해서도 윗사람

게는 '안녕하셨습니까?, '안녕하십니까?'로 계속되고, 동료나 가까운  사이에서는 '안녕하셨

요?', '안녕하세요?'가 된다. 아니면 '안녕!'하나만으로도 인사가 되는 친한 터수도 있다.
  또 퇴근시간이 되어 헤어질 때는 '안녕히 가십시오.', '안녕히 가세요.'로, 도 친구 사이에
는 
손을 흔들면서 '내일 또 만나세,' 혹은  '안녕!'하는 것도 보기에 좋다. 그런가  하면 잠자기 

의 저녁인사도 '안녕히 주무십시오.', '안녕히 주무세요.',  아랫사람에게는 '잘 자요.', '편히 

게.' 등으로 말한다. 이처럼 우리 인사말에서 이   '안녕'의 쓰임새는 많기도 하거니와 여운

저 느끼게 한다. 
  2.세배할 때의 인사말 
  우리의 생활은 언제나 묵은 것은 가고 새 것이 찾아오는 변화를 보이면서 이어진다. 한해
가 저무는 섣달이나 새해가 되는 정초에 웃어른을 찾아가 문안하는 인사를 세배라고 한다. 
  우리의 전통 예절에서는 동지가 지난 무렵부터 섣달 그믐께까지는 '묵은 세배'를 하고, 설
날부터 정초에는 '신년 세배'는 그대로 해야 한다. 그야말로  묵은 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 
송구영신의 예를 다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요즘에는 '묵은 세배'를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본다. 다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정초에는 찾아갈 수 없을 때, 그믐께 쯤해서 마음에 둔 어른을 뵙고 세배를 하는 것은 매우 
좋은 생각이라 하겠다
  근자에는 송년회다 망년회다 해서 정답게  어울리는 모임을 많이 가진다.  이런 자리에서 
서로가 마음을 열고 하는 말들이 곧 송년 인사가 된다. 이를테면 자기를 평소에 아껴주시는 
선배가 그 자리에 계시면, 가까이 가서  술이라도 한잔  올리면서 '늘 보살펴 주셔서  참으
로 
고맙습니다.', '저를 염려해 주시는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등으로 공손히 인사를 한다. 그

은 곧 지난날 우리의 선인들이 정중히 했던 '묵은 세배'나 다름이 없는 인사인 것이다. 
  신년 인사는 대체로 웃어른께 세배를 올리는 데서 시작한다. 세배는 반드시 할아버지,  할
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순으로 한분 한분께 절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어른들이 한
자리에 계시면 자손들이 모여서 한꺼번에 절을 해도 예의에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
다. 
  세배를 하는 자리가 안방이나 사랑방과 같이  편하게 앉은 자리일 때는 큰절을  해야겠지
만, 교실이나 사무실같이 어른이 의자에 앉아  계실 때는 마루 바닥에서 큰절을 하지  말고, 
허리를 반쯤 굽혀서 선채로 절을 해도 괜찮다. 
  또 어른에게 세배할 때, 절만 하면  되는지, 아니면 인사말도 함께 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볼일이다. 세배 자체가 새해에 드리는 첫 인사이니만큼, 굳이 인사말을 할 필요없이  공손히 
절만 오리면 된다고 본다. 
  그런데 꼭 인사말을 해야할 경우에는, 세배를  하고나서  '과세 안녕히 하셨습니까?', '새

에는 더 편안하시기를 빌겠습니다.'라고 정중하면서도 간단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흔히 '

수 무강하옵소서!'하든지, '많은 영화를 보시면서 오래 오래 사십시오.'와 같이 말하는  사람
이 
있는데, 이는 너무 허풍스럽고 진실성이 없는 말투라 하겠다. 
  그런가 하면 어른에게 세배를 하고는 '복 많이 받으세요.'하는  사람도 있고, 세배하기 전
에 
'절 받으세요.'한 다음 절을  하는 젊은이도 있다.  이런 말이나 행동은  어디서 생겼는지는  

라도 잘못된 것이라고 하겠다. 
  정초에 가장 많이 하는 인사가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 하겠지만 손자뻘되는 젊은
이가 연로하신 어른께 이런  인사를 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새해 안녕하십니까?', '과세 

녕하셨습니까?'하는 편이 훨씬 깔끔하다. 
  그리고 '절 받으세요.'라는 말은 그런 경우에  쓰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이를테면  세배
는 
해야겠는데, 나이가 엇비슷하거나 처지가 좀  난감해서 상대가 절 받기를  사양할 때, '거기 
앉으세요.'하면서 세배를 하는 경우에 쓰면 적절하다고 본다. 이때 절을 받는 사람도 맞절로
써 답례해야 한다. 
세배를 하고 나면 절을 받은 어른은 으레 덕담을 주신다.  덕담이란 남이 잘 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하는 말인데, 사업을 하는 젊은이에게는 '새해엔  크게 떨치겠구나, 일 많이 하게나.' 
또 과년한 처녀에게는 '올해는 훌륭한 신랑을 맞이해야지...'  등으로 남이 소원하는 일이 이
루어지기를 빌어준다. 이와 같이 우리 겨레가 지켜오는 세배는 그야말로 미풍양속이라 하겠
다. 
  3.축하할 때의 인사말 
  우리의 삶이 희노애락으로 점철되어간다고 생각하면, 거기에는 기뻐해야 할 일도 있고 슬
퍼해야 할 일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쁜 일에는 축하의 인사를 하고,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에는 위로의 인사를 보내는 것이다. 
  우선 축하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면, 생일·결혼·출산과 같은 집안 일에서부터, 합격·입
학·졸업과 같은 학업에 대한 일, 취직·승진·영전과 같은 직장에 대한 일, 그리고  신축·
개업과 같은 사업에 대한 일등을 들 수 있다. 이때  어느 경우에도 '축하합니다.'가  들어가
면 
무난한 인사말이 된다. 
이를테면 '생신(일)을 축하합니다.', '결혼을 축하합니다.', '합격을  축하합니다.', '영전을 축

합니다.', '개업을 축하합니다.'와 같이 '축하합니다'는  두루 쓰이게 되는 말이다.  그러므로 

하의 인사말은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어떤 말을 해야 하나 하고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 
  여기서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빈번하게 대하는 결혼과 생일에 한해서만 살펴보기로 한다. 
  ① 결혼을 축하할 때: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쁜 날이 결혼식을 올리는 날이라고 한다. 그
만큼 기쁨도 넘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복을 받는 날이다.  그런데 모두들 기쁘고 마음이 
들떠서인지 정작 해야 할 축하의 인사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기쁨이 넘치는 분위기라 하더라도, 축하의 인사말은 깍듯이 해야 한다.  결
혼을 축하하는 인사말은 어려울 것도 쉬울 것도 없다.  그저 '결혼을 축하합니다.'라는 한마

로써 족한 것이다. 즉 신랑·신부에게는 '결혼을 축하합니다.'를 기본형으로  하여  그 어미
는 
그 사람과의 친소에 따라 '∼하네'가 되어도 좋고 '∼한다.'가 되어도 좋다. 
  그리고 옆에 계시는 부모에게는 '얼마나 기쁘십니까!'하고 인사하면 되는 것이다. 
  ② 생일을 축하할 때: 인간은  최소한 가족과 이웃으로부터 축하를 받으면서  태어나는데, 
그날이 생일이다. 우리는 한평생을 사는 동안, 한해에 한번씩은 꼭 생일을 맞는데  그때마다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적지 않게 축하를 받는다. 축하를 받는다는 것은 나도 남의 생일을 축
하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풍습대로 하면, 첫 번째 생일은 돌날이라 하여 큰상이 차려지고, 평생을 두고 이날
이면 여늬때보다는 밥 한 그릇이 라도 크게 담아 먹는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도 "생일날 잘 
먹자고 열흘 굶는다."고 했다. 아무튼  생일날은 한상 차려놓고 잘  먹는 것으로 되어 잇따.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 생일은 여러 가지로 수식된 말로 축하의 뜻을 나타낸
다. 이를테면 61세 환갑이라고 하는데, 이는 자기가 태어난 해의 간지가 60년만에 다시 돌아
왔다는 뜻이다. 이를 회갑·주갑·환력이라고도 하며 이때의 생일 잔치를 환갑잔치·회갑연
이라고 한다. 
  환갑 다음 해인 62세는 진갑이라고 하는데 이는 다시  갑자가 시작된다는 뜻이다. 그러다
가 70세가 되면 고희라고 하는데, 이는 두보의 시 '인생칠십고래희'에서 비롯된 말이다. 
  또 77세는 희수, 88세는 미수, 99세는 백수라고 하는데, 이는 일본사람들이 지어냈다 하여 
쓰기를 꺼리는 이도 있으나, 이미 우리말 사전에 올라있으니  굳이 물리치지 않아도 좋을성 
싶다. 
  어른의 나이를 말할 때, 육순·칠순·팔순·구순이라고  하는데 이는 60세·70세·80세·
90세의 뜻이다. 또  망칠·망팔·망구·망백등은 61세·71세·81세·91세를 뜻하는  말이나, 
그 근거에 이설이 있으므로 이런 말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나이에 따라 그  나이를 나타내는 말이 따로 있고,  거기에 걸맞게 생일잔치도 
베풀어지는데, 그때마다 잔치의 이름도 다르다. 그것을 회갑연·고희연·희수연·미수연  등
으로 말하지만 이를 통칭하여 수연이라고 한다. 
  흔히 수연과 수연을 두고 어느 쪽을 써야 옳은지 하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宴>은 
잔치를 베푼다는 뜻이고, <연>은 잔치를 하는 자리의 뜻으로 알면 되겠다. 그래서  굳이 그 
뜻을 가릴 것없이 두가지 말을  같은 뜻으로 두루 써도 괜찮다고 본다. 
  여기서 한가지 알아야 할 일은, 어른의 생일은 생일이라 하지 않고 높임말로서 <생신>이
라고 해야 옳다. 또 성인이나 군왕의 생일은 탄신 또는 탄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른의  생
일을 축하할 때는 '생신을 축하합니다.'하고 인사해야 한다. 
  4. 문병할 때, 위로할 때의 인사말 
  우리는 살아가면서 남을 위로해야 할 일도 적지 않다. 앓아서 누워있는 친지가 있으면 병
문안을 가야 하고, 재해를 입었거나 사고를 당한 친구가 실의에  빠져 있을 때는 이를 위로
해야 하고, 아는 학생이 입시에 불합격하여 비관하고 있다면 그 마음을 달래 주어야 한다. 
  ① 문병할 때의 인사말: 사람은 앓거나 곤경에 빠졌을 때는 마음이 약해지고 신경이 날카
로워진다. 평소에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함부로 농담을  하거
나 신경을 건드리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때문에 위로하는 인사말은 그 정황을 고려하여 적
절하게 찾아내야 한다. 
  문병할 때는 환자가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그 상태는 어떤지 등을 미리 알아볼 수 있으
면, 거기에 따라 마음의 준비도 하고 어떻게 위로했으면 좋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치유하기 어려운 병일 경우는 환자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겠지만, 문병하는 사람도 환자
를 대하기가 괴로운 일이다. 그러므로 이럴 때일수록  문병하는 사람은 이 환자를 보고 '이

서 어쩌냐?'고 하면서 동정이라도 하듯이 걱정하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어려운 상

에서도 환자에게는 희망을 주는 말만이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자가 있는 방에 들어서면 말을 하기보다는 먼저  환자의 손이라도 잡으면서 '얼
마나 고생이 되십니까?', '차도가 있으신지요?'하면서 친근하게  인사하는 것이 좋다. 또 불

의 사고로 다친 환자에게는 '그만하니 다행입니다.',  '참으로 불행  중 다행입니다.'라고 정

히 인사한다. 그리고 환자를 만나고 나올 때는 반드시 '조리(조섭) 잘 하시고 속히 쾌유하시
기를 빕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문병을 가서 보호자를 만나게 되면 보호자에게도 위로의 인사를  해야 한다. 이때의 인사
말은 '얼마나 걱정이 되십니까?', '고생이 많으십니다.', '빨리  일어나시기를 빌겠습니다.'라
고 
하면 된다. 
  ② 위로할 때의 인사말: 남의 불행이나 불상사를 위문하거나  위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경우의 인사말에는 어떠한 정형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때그때의  정화
에 따라 적절한 인사말을 찾을 수 밖에 없다. 
  남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주는 자리가 되도록, 그 말은 진실해야 하고 그 태도는 
진지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상대편은 비로소 이쪽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이를테면 좌천 당한 친구가 있다면, 조용한 찻집이나 단골주점 같은 데로 초대한다.  그리
고는 친구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가만가만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때 직장의 상사를 비방하거
나 누구를 탓하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친구가 무엇을 가장 고민하는지 무엇이 가
장 어려운지를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야기는 친구의 처지가 되어 들어주고,  이야기를 
중간에서 자른다든지 자기 견해를 함부로 말해서는 안된다. 이야기를 어느 정도 다 들은 다
음에 자기 의견도 말하고 도울 일이 있으면 기꺼이 돕겠다고  약속도 해준다. 이런 경우 우
정을 나누는 이야기는 얼마든지 해도 좋지만, 과음은 금물이다. 
  또 입시철이 되면 합격하는 학생보다는  불합격하는 학생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 바꾸어 
말하면 기쁨이 넘치는 집안보다는 우울해 하는 가정이 훨씬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럴 때 우리는 무슨 말로 그들을  위로해야 할까?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아들·딸의  고통을 
어떻게 달래주어야 할까? 사람이 말로써 다하지 못할 때는 글로써도 그 진정을 전할 수 있
다. 
  어머니의 간절한 편지 한통이 실의에  빠진 아들에게 큰 용기를 주어,  그 다음해에는 큰 
영광을 차지했다는 이야기, 이러한 슬기야말로 참 위로가 아닌가 싶다. 
  5. 문상할 때의 인사말
  초상난 집을 찾아가서 죽은 이에게 예를 올리고 그 유족에게 슬픈 뜻을 표하며 위로하는 
이사를 조상, 또는 문상·조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체로 현대인들은 문상을 가서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또 상주에게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를 몰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의  인사법이 우리의 전통 관습에서
는 매우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어렴풋이나마 듣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이를 테면 우리의 재래 관습에서는 아버지상에는 '대고  말씀무어라 여쭈오리까?' 어머니

에는 '상사 말씀 무어라  여쭈오리까?'라고 부모를 구분해서  말하기도  하고, 구분하지 않
고 
말할 때는 '망극지통이  오죽하십니까?'라고 한다.  또 남편상에는 '천붕지통이  오죽하십니
까?', 
아내상에는 '고분지통(叩盆之痛-그 옛날 장자의  아내가 죽었을 때,  장자는 두다리를 뻗고 

동이를 두들기면서 슬퍼했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말)이 오죽하십니까?'한다든지, 또 형제상
에는 '할반지통(割半之痛-두쪽으로 쪼개진 아픔)이 오죽하십니가?', 아들 딸이 나 손자 손녀
가 죽었을 때는 '참척을 보시어  얼마나 마음 아프십니까?' 등 그  경우마다 위로하는 말을 

리했다. 
  문상객의 이와 같은 번거로운 위로의 말에 대하여 상주가 응대하는 말도 여러 가지가 있
다. 부모상일 때는 '망극하기 그지없습니다.', '불효막심한  죄가 큽니다.', '불효를 저질러서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등으로 말한다. 또 남편상이거나 아내상일  때는 '그저 하늘이 무너
진 
듯 합니다.'라든지, '그저 땅이 꺼진 듯 합니다.'라는 말을 한다.
  요즘의 우리 감각에서는 이런 인사말이 실감이  나지 않을 뿐 아니라, 공감할 수도  없다. 
그보다는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말로써, '얼마나 애통하십니까?', '얼마나 슬프십니까?', '무

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또는 보다 격식을 갖추는 문상일 때는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고 하면 된다. 
  또 상주의 응대말도 망극하다든지 불효막심하다든지, 큰 죄를 지었다든지 하는 투는 버리
고, 그저 가라앉은 어조로  '고맙습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하고  정중히 말하면 된
다. 
상주는 될 수 있으면 말을 하지 않고 문상객이 묻는 말에만 응대하는 것이 좋다. 
  문상객 중에는 돌아가신 분의  '춘추는 얼마나 되셨습니까?'하고  묻는  일이 흔히 있다. 

럴 때 상주가 '올해 아흔이셨습니다.'하고  대답을  했다면, '참 호상이십니다.'하고  상주를 

로하듯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잘못된 인사법이다. 
  호상이란, 이 세상에서 많은 복을 누리면서 장수한 사람의 상사를 말하는 것인데,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천수를 다하고 잘 죽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므로  이런 말을 상주에게  맞

고 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이  어른 참 호상이십니다.'하고 문상객끼리  고인을 추모하는 

으로 쓰는 말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재래의 문상법은 매우 번거롭고 거의가 형식에 치우치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요즘의 우리 생활감각에서 보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필자는 현대인들이 누구나 쉽게 행할  수 있는 문상인사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① 문상을 가서 빈소나 영안실에 들어서면 먼저 고인의  영정이나 사진 앞에서 분향하고, 
두 번절한 다음 상주에게는 한번 절한다. 근자에는 두 번  절하지 않고 합장하는 사람도 있
고 기도하는 사람도 있다. 또 분향  대신에 헌화하기도 한다. 이는 각자의 종교적인  의식에 
바탕을 둔 예법이기 때문에 누구도 옳다 그르다고 말할 수  없다. 어느 것이든 다 온당하다
고 본다. 
  ② 상주에게 절한 다음, 천천히 일어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물러 나와도 예의에 벗어
나지 않는다. 상을 당한 사람을 극진히 위로해야 할 자리지만  그 어떤 말로도 상주를 위로
하기에 는 부족하다. 그러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삼가조의를 표하는 것이 
된다. 
  ③ 그러나 굳이 말을 해야 할 처지라면, '얼마나 애통하십니까?', '얼마나 슬프십니까?', '

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정오로 말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예를 갖추고 나면, 고개는 약간 숙이듯이 하고  걸음은 빠르지 않게 하여 조용
히 물러 나오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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