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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5/환경과학

제3장 기후와 지구 변화

by FraisGout 2020. 8. 3.

  기후 변동과 온실 효과, 그리고 이산화탄소에 얽힌 비밀

  기후는 날씨와는 달리 오랜 기간 동안에 걸쳐 일어나는 대기의 변화이다. 날씨라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변덕을 부릴 수 있지만, 기후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어떤 나라나 한 지역의 기후는 큰 변화 없이 거의 일정한 모습으로 반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가령 우리 나라의 경우라면 7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장마철이 찾아온다. 따라서, 자주 홍수 피해를 입는 지역에서는 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제방을 쌓고, 수로를 손질하는 등 여러 가지 준비로 바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예상과는 달리 갑작스럽게 기후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큰 비가 내리고, 한창 더워야 할 때에 날씨가 서늘해지는 일도 있다. 이처럼 갑작스런 기후 변동을 이상 기후, 또는 이상 기상 현상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이런 일들이 30년에 한 번 꼴로 아주 드물게 일어났다. 하지만 요즘은 그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정도도 심해지고 있다. 좀처럼 홍수가 나지 않던 곳에 큰비가 내려 강물이 넘치고, 지구 다른 곳에서는 수십 년 만에 한 번 나타날 큰 가뭄이 들어 곡식들이 말라 죽는다. 요즈음에는 텔레비전이나 신문의 뉴스에서 이런 보도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이상 기후 현상이 인간들에게 끼치는 피해는 엄청나다. 폭우와 폭설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가뭄으로 먹을 것이 없어진 나라에서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굶어 죽는다. 이렇게 되자 많은 사람들은 지구 전체에 무엇인가 이상한 일 이 일어나고 있다는 불안감에 빠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상 기후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이 장에서는 이상 기후 현상에 대해 알아보고,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그 해결책을 알아본다.

      환경 문제와 기후 변동

  기후란 일정한 기간 동안에 일어나는 대기의 변화를 평균한 것이다. 따라서, 기후는 특정한 시각의 대기 상태를 의미하는 날씨와는 구분된다. 기후계와 그 환경은 지구가 탄생한 이래 오늘날까지 장구한 지질 시대를 거쳐오면서 변해왔고, 또 앞으로도 변화를 계속할 것이다.
  기후가 긴 지질 시대를 거쳐가면서 변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대체로 19세기 중반경에 접어들면서부터였다. 하지만 기후가 수십 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도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19세기 말에야 알려졌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나는 기후의 변동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자, 기후 변동은 환경 문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기후 변동이 중요한 환경 문제로 등장하자 기상 전문가들이 그 원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연구가 진행되자 그 범인이 바로 우리들 자신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지게 되었다. 짧은 기간 동안 갑작스런 이상 기상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은 산업의 발달로 각종 공해가 심해진 때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인간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계 도처에서는 거의 해마다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들어 환경 오염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많은 사람들은 기후 변동이 자칫 지구 파멸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상 기상 현상이란 무엇일까? 어느 정도의 기후 변동을 이상 기상 현상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이상 기상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거 30년 이상 일어나지 않았던 기상의 변동을 가리킨다.
  이상기상 현상은 최근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유명한 '노아의 방주'라는 전설이 나오게 된 대홍수는 아주 면 옛날에 일어났던 이상 기상 현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런 일이 그야말로 크나큰 사건이 될 만큼 희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런 이상 기상 현상이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무엇인가 커다란 이상이 생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최근에 일어났던 이상 기상 현상을 알아보자.
  1972년에는 구소련, 인도, 서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심한 가뭄이 일어났다. 때문에 세계는 식량 위기를 맞게 되었으며 이런 사태를 몰고 온 이상 기상 현상이 사회적이나 경제적인 면에 끼치는 영향이 무척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82년부터 1983년 사이에는 세계 여러 곳에서 기온과 강수량의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평소 많은 비가 내리던 인도 동부에서 인도네시아를 거쳐 호주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큰 가뭄이 들었다. 반면 남미 에콰도르의 건조 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이 시기에 아프리카의 사헬이라는 지방에서는 아주 심한 가뭄이 일어났다. 그 결과로 수백만의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었다. 1982년과 1983년은 페루 앞바다에서 엘니뇨 현상이 아주 심하게 나타나서 과학자들은 이상 기상 현상을 엘니뇨 현상과 관련시키기도 했다.
  엘니뇨라는 말은 본래 스페인 어로 '하느님의 아들'이란 뜻이다. 에콰도르와 페루의 연해는 보통 차가운 물이 흐르기 때문에,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리 나라의 멸치와 비슷한 생선인 앤초비가 많이 잡힌다. 그런데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북쪽에서부터 따뜻한 해수가 밀려와 차가운 물에서 사는 앤초비들이 이 지역을 떠나므로 어업 활동이 중단 된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해수의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현상을 엘니뇨라고 불렀다.
  1968년 이래 아프리카의 사헬 지방(사하라 사막 남쪽 연변 지역으로 반건조 지대)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가뭄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 정도가 유달리 심하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사헬 지방에서는 1968--1972년 사이의 가뭄에 의하여 2,500만 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었으며, 10만--20만 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같은 시기에 에티오피아에서는 1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 1982년--1985년에 일어난 가뭄으로, 3,500만 명의 주민들이 굶주림에 시달렸고, 3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자들은 사헬 지방의 가뭄이 엘니뇨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1993년에도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한 모래 회오리바람으로 재산 피해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실정이다.
  현재 이상 기상 현상이 자꾸 나타나는 이유는 아직 잘 알 수 없다. 이상 기온 현상과 기후 변동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설명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어떤 것이 제대로 들어맞는 설명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비록 현대적인 첨단 장비로 기후를 관측하고는 있지만 아주 광범위하게 장시간에 걸쳐서 변화하는 기후를 얼마만큼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후는 기후계가 외부의 영향을 받아서 기후계 내부의 다양하고 복잡한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연쇄 과정에 따라 변동하며 형성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에 여러 기후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기후 이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해수 온도의 변동, 태양 활동, 화산 분화, 삼림 파괴들이 지목되고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의 증가, 도시화, 해수 온도의 변화, 삼림 파괴 등이 수십 년 간에 걸쳐 그 변화가 쌓여서 기후 변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요사이 기후 변동의 원인으로 주목받는 것들은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이산화탄소의 증가, 삼림 파괴와 사막화 현상, 기후계에서의 해양의 변동, 인간 활동에 따른 프레온 가스의 방출, 질소 비료의 이용 등이다.
  기후 학자들이 제시하는 기후 변동의 요인 중에서 해수 온도의 변동, 태양 활동, 화산 분화는 자연적 요인이지만, 다른 요인들은 인간들이 만들어 낸 인위적인 활동이다. 따라서, 최근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 활동과 기후 변동의 문제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온실 효과란?

  기후 변동 원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온실 효과에 대해서 알아보자. 최근 100년 사이에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0.5--0.6도 가량 높아졌다. 그렇게 된 까닭은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가스, 프레온 가스 등의 대기 중 농도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온실 효과란, 이들 가스들이 온실 유리처럼 지구로 들어온 태양 광선은 통과시키지만, 지표면에서 복사되는 적외선은 통과시키지 않고 흡수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이들 가스는 일단 지구로 들어온 에너지가 우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햇볕은 낮에는 거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지상에 내리쪼인다. 따라서, 햇볕의 영향으로 지표면이 더워진다. 밤이 되면 지표면은 열을 반사하게 된다. 지구의 대기는 산소와 질소로 되어 있다. 산소와 질소는 이렇게 빠져나가는 열을 통과시킨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는 이런 열, 즉 적외선을 흡수해서 사방으로 뿜어 낸다. 그래서 적외선 중 일부는 우주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다시 지상으로 돌아와 지표면을 덥히게 된다. 이러한 현상으로 지표의 온도가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가스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산화탄소이다. 그러면 지구상에서 이산화탄소의 발생 과정을 알아보자.
  이산화탄소는 연소 현상으로 생기는 부산물이다. 즉, 나무나 석유 같은 연료들이 공기 중에서 연소하면서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나무나 석유 같은 연료들은 화석 연료라고 한다. 인간들은 오래 전부터 이런 나무나 석유를 사용해 왔다. 예전에는 그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별 문제가 생기지 않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우리 주위를 한 번 둘러보기만 해도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우선 엄청나게 증가한 자동차 때문에 석유의 사용이 급증했다. 인구가 증가하자 난방을 비롯해 각종 연료의 소비도 늘어났다. 또한 생활 수준이 발전하면서 한 사람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도 계속해서 증가했다. 또 자동차의 배기 가스와 발전소의 굴뚝에서 뿜어 내는 오염 물질의 하나인 산화질소도 공범의 하나이다.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또 다른 범인은 천연가스의 기본 성분인 메탄 가스이다. 메탄은 가축과 흰개미의 내장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 논의 퇴비, 그리고 썩고 있는 쓰레기에서도 생산된다. 이렇게 가축들이 만들어 내는 메탄 가스의 증가에는 인류의 책임이 있다. 또한 흰개미는 열대의 삼림을 벌채한 뒤 생긴 개간지에서 번창한다. 따라서, 쓰레기는 물론 가축이나 흰개미가 만들어 내는 메탄 가스의 양이 늘어난 것도 결국 인간들의 책임인 셈이다.
  이외에 최근 오존층 파괴의 주범 프레온 프레온 가스도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실 효과는 이렇듯 여러 가지 면에서 이루어지는 인간 활동의 결과로 생겨난다. 따라서, 지구상에 사람들이 계속 살아가는 한 온실 효과를 완전히 멈추게 할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온실 효과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줄일 수는 있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그 진행 속도는 늦춰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가장 중요하고도 절실한 과제이다. 그것은 앞으로 이 문제가 인류의 생존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 효과의 두 얼굴

  그렇다면 온실 효과는 우리 인간들에게 나쁜 영향만을 미치는 것일까? 실은 그렇지 않다. 온실 효과는 지구에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늘날 지구상에 인간을 비롯해 무수한 생물이 번성할 수 있었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였다.
  만약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없다면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33도나 낮아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구는 계속해서 빙하 시대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거의 없는 화성의 표면 온도는 -30도 안팎인 반면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덮여 있는 금성의 표면 온도는 450도가 넘는다. 실재로 지난 1만여 년 동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함량과 지구의 온도는 함께 오르내렸다.
  또한 식물이 광합성을 하기 위해서도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한다. 이산화탄소가 없다면 어떤 식물도 생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지구 위에는 박테리아를 제외하고는 어떤 생명체도 나타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온실 효과는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인류 활동의 부산물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들의 총량이 과거 1백 년 동안 크게 증가한 점이다. 오늘날 전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매년 약 1.0--1.5ppm씩 높아지고 있다. ppm이란 백만 분의 1의 미소 함유량을 의미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겨우, 그 정도 가지고 뭘 걱정해요?"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증가량만으로도 21세기에는 대기 기온이 3도 정도 증가하고 온난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벌써 지구 온난화의 징조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태평야 지역에서 나타나는 엘니뇨 현상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동이 얼마나 밀접한 결과가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21세기 중간쯤에는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 농도의 2배, 즉 550--600ppm에 도달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한다.

      온실효과의 피해

  지구 온난화가 계속해서 진행된다면 지구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질까?
  온실 효과는 비, 바람, 구름의 층, 해류처럼 기상에 큰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를 바꿔서 지구상을 마구 휘저어 놓는다 이렇게 복잡한 온실 효과로 일어날 지구의 변화들은 관계된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슈퍼 컴퓨터를 사용한다. 환경 오염에 대한 대비를 하는 과학기술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환경 오염의 영향에 대한 예측도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온실 효과가 더욱 진전되면 앞으로 대륙의 내륙 지방은 더욱 건조하게 되는 반면, 해안 지대에는 더욱 많은 비가 올 것이며, 추운 계절이 짧아지고 따뜻한 계절은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니까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는 셈이다. 기온이 올라가면 자연히 증발 현상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 넓은 지역에 걸쳐서 땅이 더욱 건조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두 배로 늘어날 경우 지구의 기온이 저위도 지방에서는 3--4도, 고위도 지방에서는 7--8도나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온실 효과가 빚어 낼 여러 가지 피해 중에서도 가장 두려운 결과는 해수면의 상승이다.
  물은 온도가 올라가면 밀도가 작아져서 부피가 팽창하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해수면이 높아지는 원인 중의 한 가지가 된다. 바다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있기 때문에 1.5도 정도만 기온이 올라가도 팽창 효과가 누적되어 바닷물이 팽창하는 정도는 굉장할 것이다.
  또한 기온이 올라가면 극지의 얼음이 녹게 된다. 만약 빙산이 완전히 녹아 버린다고 가정하면(물론 이렇게 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수면이 무려 60m나 높아지게 될 것이다. 해수면의 상승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지만 네덜란드나 방글라데시처럼 땅의 높이가 해수면과 거의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은 나라들은 완전히 바다에 잠기게 될 것이다. 그 밖의 나라들도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해면이 이 정도로 상승하면 서울에 있는 63빌딩의 10층 이상이 물에 잠기게 된다.
  해수면이 180cm만 올라가도 낮은 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산호초로 이루어진 섬들은 모두 물 속에 잠기게 된다. 태평양의 마샬 군도, 인도 서쪽 해안 밖에 있는 말디브 섬, 그리고 카리브 해안의 국가들도 소멸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예 지구의 겉모습이 바뀌게 되는 셈이다. 이 때쯤 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지도를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대륙 연변의 해안 지방이나 큰 섬들도 이 재앙으로부터 피할 길은 없을 것이다. 특히 강 하구의 삼각주로 둘러싸여 있는 기름진 농토와 섬 가장자리에 세워진 도시들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강 하구의 삼각주가 국토의 주요 부분을 차지한 방글라데시는 국토의 6분의 1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나일 강 하구의 삼각주도 같은 운명에 처해, 2050년이 되면 이집트의 경작지는 15%가 사라지게 된다.
  오스트레일리아나 미국같이 해안 지대에 세워진 도시가 많은 나라들의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이런 도시들이 해수면 상승에 대처하는 방법은 주변에 높은 둑을 쌓아 올리거나 놓은 지역으로 피신하는 길밖에는 없다. 미래의 보스턴이나 뉴욕 같은 대도시에는 바닷물을 막기 위해 길다란 성벽이 쌓일지도 모른다.
  지리적으로 온실 효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곳은 대체로 알래스카에 있는 항공 교통의 중계지인 앵커리지와 북유럽의 스톡홀름을 잇는 북위 60도에서 북극에 이르는 북반구의 넓은 지대이다.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먼저 북극해에 떠 있는 빙산의 표면이 녹아 내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햇빛을 반사할 눈이나 얼음의 양이 줄어들어 더위는 더욱 극성을 부릴 게 분명하다. 결국 그에 따라 더 많은 눈과 얼음이 녹아 내리는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다.
  남반구의 얼음도 녹기는 하지만 그리 절박한 위협은 아니다. 육지에 뿌리를 내린 남극의 얼음은 워낙 두꺼워서 두께가 약 3.2km나 되기 때문에 녹아 내리는 데에 몇 백 년의 세월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극단적인 경우의 일이다. 가까운 미래인 21세기가 끝나갈 무렵이 되면, 현재의 해수면보다 약 60cm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값은 전 지구를 통틀어서 얻은 평균치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해안가의 지형이나 퇴적물의 종류에 따라 높이가 다르게 나타난다. 해안 평야 지대에는 육상에서 나오는 퇴적물이 쌓여서 개펄이 발달한다. 따라서, 육지와 해양의 경계면을 따라 퇴적물이 쌓여 해수면은 완만하게 상승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두드러지는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나라처럼 도시화가 된 해안에서는 침강이 일어난다. 강에서는 해수면의 상승으로 강물보다 높이가 높아진 바다에서 바닷물이 육지 쪽으로 역류해 들어오면서 강바닥에 쌓여 있는 퇴적물의 침전과 운반을 크게 변화시킨다.
  이런 변화를 종합적으로 따져 보면 앞으로 1백 년이 지나면 해안선이 현재의 위치에서 내륙으로 20km 정도 후퇴하게 된다고 한다. 이 정도의 평균치를 적용시키면 해안가에 있는 우리 나라의 산업 기지들은 대부분 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악순환도 일어날 수 있다. 바닷물은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그런데 물이 따뜻해지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사이다를 따뜻한 곳에 놓아두면 이산화탄소가 빠져 나가 톡 쏘는 맛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래서 현재는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따라서, 지구의 온실 효과를 더욱 가중시키게 된다.

      대혼란을 겪을 생태계

  온실 효과가 제 3세계와 남반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아프리카는 강우량 면에서 오히려 덕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적도를 가로지르는 아프리카의 강우대는 북쪽으로 이동하여 20세기에 심한 가뭄으로 시달리던 차드, 수단,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사하라 사막 주변의 국가들에게 넉넉히 비를 뿌려 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강우량이 늘어도 농민들은 온실 효과 때문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서 이산화탄소와 물로 탄수화물을 만든다. 대기 속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이것을 끌어들이는 식물의 기공은 전보다는 조금만 열려도 될 것이다. 하지만 기공이 오그라들면, 이 곳을 통해 증발되는 물의 양도 줄어들어 결국 식물은 더욱 빨리, 그리고 크게 성장하게 된다.
  식물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 토양 속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속도도 빨라지게 마련이어서 농민들은 더 많은 비료를 공급해야 한다. 이산화탄소가 늘어나면 식물들의 잎에 포함되어 있는 탄소의 함량은 늘어나는 반면 질소량은 줄어들어 수확하는 곡식의 질이 나빠질 수도 있다.
  더욱이 곤충들은 더 많은 질소를 섭취하기 위해 극성을 부리기 때문에 작물에 극심한 피해를 준다. 이것을 막으려면 농민들은 더 많은 살충제를 뿌려야 할 것이다.
  지구의 기후가 바뀌면 생명체는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온실 효과에 대해 지구의 생물상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컴퓨터가 작성한 기후 모델이 맞는다면 50년 내지 1백 년 내에 지구는 지난 1백만 년 동안에 일어났던 기온 상승보다 더 급작스럽게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된다. 과연 식물과 동물은 생리적으로 이런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까?
  이들이 보다 서늘한 풍토로 옮겨 살 수 있는 시간의 여유를 가질 것인가? 또는 멸종해 버릴 것인가?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생태계를 지탱하던 질서가 무너지면 동식물의 분포 범위가 바뀌며, 일부의 종은 멸종되고 범지구적으로 생물학적 종 다양성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바다가 늘어나는 등의 지구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곧바로 전지구적인 규모의 기후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지구상의 생물들은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무수한 영향을 받게 된다.
  최근에 과학자들은 생물들이 겪게 될 변화에 대해서, 추측에 불과할지는 모르지만, 과학적인 자료들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은 변화를 예상해 보았다.
  우선 극지의 생물과 철새 같은 이동성 동물들이 가장 심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적도의 기온이 1도씩 높아질 때마다 극지의 기온은 3도씩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북극곰 같은 동물은 피난처를 찾기가 어렵게 된다. 마찬가지로 극지에 사는 북극곰의 이웃 사촌인 회색 고래나, 극지에 살지는 않지만 극지 근처로 이동하는 철새들도 큰 곤란을 당하게 될 것이다.
  위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기온은 더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북극 지방의 툰드라(동토 지대)와 철새에게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또한 캥거루는 더워지고 건조해지면 아예 후손을 만들지 않는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가 계속 된다면 캥거루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될지도 모른다.
  식물들도 변화를 겪게 된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온실 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늘어나면 비료를 얻는 셈이 되어서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얻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막에 사는 식물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고등 식물일수록 기온의 변화에 적응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지구 기온이 3도만 높아진다고 해도 이것은 과거 10만 년 이래의 최고 기온이 된다. 따라서, 생태계에는 커다란 충격이 된다. 이런 충격에 생태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할 지는 모르지만, 그 변화의 내용은 아마도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끔찍한 모습이 되기 쉬울 것이다.
  온실 효과에 의해서 세계는 더 많은 잡초로 뒤덮이고 병원균과 기생충은 전성 시대를 맞아 열대의 질병이 온대 지방으로 몰려들어올 것이다.
  지구의 생물과 생태계는 전에도 기후의 변화를 여러 차례 겪었다.
  그러나 이번의 변화는 지난 빙하 시대 이래 이루어진 평균적인 온난 속도보다 수십 배나 빠르다. 지난 온난기에는 동식물이 보다 살기 좋은 기후를 찾아서 북쪽으로 거주지를 옮겨 갔으나, 이번의 경우에는 상황이 긴박하다. 동물들이 살고 있는 곳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고,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기후 변화에 적응할 능력을 가진다 해도 인간이 만들어 놓은 도시, 도로, 농토 등으로 인해 이동할 길이 막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곧 종의 멸종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어떤 과학자는 온실 효과가 동물의 생태와 생식 방법, 그리고 생활사에 엄청나게 많은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물론 기온과 습기의 변화는 여러 곳에 있는 종에게 같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북쪽 가장자리에서는 온도의 변화가 동물에게 서식지를 넓혀 주고 적응력을 높여 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서식지가 남쪽 끝지방에 있는 종들은 미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파멸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기온이나 습기가 올라가면 메뚜기, 진딧물, 나방들은 더욱 극성을 부리고 더욱 왕성하게 번식할 것이다. 이것은 농사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더욱이 이런 해충들은 기온이 높을 때는 작물들이 한 번 성장하는 동안에 두 번이나 번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작물 중에는 두 번이나 피해를 보는 것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실 효과에 의해서 파충류의 암수 비율이 빗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도마뱀과 악어는 높은 기온에서는 대개 수컷을 낳는다. 반면 거북이는 거의 암컷만을 출산한다. 이와 같이 파충류는 기온에 따라 알이 암컷으로 또는 수컷으로 부화된다.
  수면병을 일으키는 체체파리는 현재 극성을 부리고 있는 중부 아프리카에서 모습을 감추고 훨씬 남쪽으로 이동을 한다. 체체파리가 이동하면 현재 야생 동물들이 차지하고 있는 땅에 개간의 손길이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에 의해 온대 지방의 곡창 지대는 사막화가 일어나고 전지구적인 규모의 기상 이변이 일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생물들의 생육 조건이 변화하기 때문에 농업 생산이나 수산 자원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양한 해결책

  이렇게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온실 효과를 멈추거나 그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 현재 아주 다양한 과학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다.
  온난화를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론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가스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책이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제일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2차적인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자연에 도움을 구하는 방법이다.
  온실 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가장 효율적인 '청소부'는 플라타너스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한 연구소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온실 효과를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맞먹는 17억 에이커의 땅에 플라타너스를 심어야 한다고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가장 1차적인 원인인 화석 연료, 즉 석탄과 석유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화석 연료는 수백만 년 동안 지구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런 과정을 거쳐 많은 양의 동물이나 식물이 석유, 석탄, 천연 가스 등으로 변한 것이다. 지금 우리들은 이런 화석 연료에서 에너지를 뽑아 내어 자동차, 트럭, 비행기 등의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석유를 예로 들어 보자. 석유는 연료 외에도 아주 광범위한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석유로 옷감을 만들기도 하고, 전기를 일으키기도 하며, 여러 가지 산업에 필요한 화학 물질을 뽑아 내기도 한다.
  이처럼 화석 연료는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아주 중요한 몫을 맡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들 자원은 우리가 원하는 만큼 계속해서 쏟아져 나올 수 있을 만큼 무한한 양이 묻혀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더군다나 이들 화석 연료는 한 번 사용하고 나면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이미 태워 버린 석유를 다시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화석 연료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에너지를 개발하는 일이 시급하다. 대체 에너지 개발은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막는다는 의미 외에 한정된 화석 자원의 고갈에 대비하는 데에도 필수적인 일이기 때문에 오늘날 매우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면 현재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주요 대체 에너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바이오매스 에너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생물 자원이란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만약 모든 생물을 에너지의 원천으로 쓸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잠재량은 너무나 방대하다. 생물은 살아가기 위해 영양분으로 다른 물질을 섭취하고, 보온 등의 환경 조절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 광선이다.
  엽록소를 가진 녹색 식물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를 섬유소, 녹말, 당분, 지방 등으로 바꾸어 버린다. 또한 사람을 비롯한 동물은 이렇게 식물들에 의해 변형된 형태의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성장해 간다. 이처럼 생물이나 생물의 구성 성분으로 만들어진 것을 통틀어 '바이오매스'라 부른다. 다만 아주 오랜 옛날부터 존재하고 있던 바이오 매스가 화석화되어서 생긴 석유, 석탄, 천연 가스 등은 여기에서 제외된다. 이런 바이오 매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일단 에너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현재 이런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에너지가 개발되고 있다. 바로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가소홀'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에탄올이다.
  에탄올은 식용 알코올이다. 에탄올은 석유에 비해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10%밖에 되지 않는 저공해 연료다. 그러므로 그만큼 지구 온난화 방지에 효과적이다. 석유 자원이 없는 브라질에서는 에탄올을 가솔린의 대체 연료인 가소홀로 사용하는 것이 국가 정책으로 되어 있다.
  에탄올 생산에 필요한 원료인 당분은 주로 당질계, 전분질계, 목질계 바이오매스 등으로부터 얻어진다. 사탕무와 사탕수수 등의 당질계는 간단한 예비 처리 가공을 거친 후에 직접 발효를 통해 에탄올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생산된 에탄올은 정제 공정을 거친 후 연료로 쓰이게 된다.
  옥수수나 타피오카 등의 전분질계를 원료로 이용하는 공정도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옥수수를 원료로 한 에탄올을 사용하고 있다.
  농촌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도시 쓰레기에서 얻어지는 목질계 바이오 매스를 원료로 해서 에탄올을 생산할 수도 있다. 여러 단계의 예비 처리 및 당화 발효 공정을 거쳐야 하므로 생산에 드는 비용은 높지만, 원료로 들어가는 비용이 제일 적게 들고 양이 풍부해서 선진국에서는 이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코알라가 좋아하는 유칼리 나무 등을 재배하여 장래의 에너지 자원으로 삼으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 밖에 넓은 바다를 이용해 자이언트켈프 등 생육이 빠른 해조류를 키워 에너지원으로 삼으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지열 에너지

  무공해 대체 에너지 중의 하나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지열 에너지이다.
  지열 에너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환경 오염을 줄이면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열 에너지는 지구의 지각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지질적인 움직임에서 발생되는 열에너지에 의존한다. 이러한 에너지는 지각의 특정한 부분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각의 층과 층이 부딪치는 화산 지대에 이용 가능한 대량의 에너지가 몰려 있다.
  지열 에너지는 화산 지대 이외의 지역에서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 되지 못한다. 이렇게 화산이 없는 비화산 지대에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축적된 열로부터 저밀도의 에너지가 나온다. 따라서, 지열 에너지원의 중요한 문제점은 절대적인 양의 문제보다는 그 에너지원이 지역적으로 몰려 있다는 점이다.
  지열 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해서 고안된 방법은, 땅 속에 파이프를 박아서 지하의 화강암에 브이(V)자 모양의 틈을 만든다. 실제로 이런 과정을 시행하게 되면 화강암에 무수한 균열과 틈이 생긴다. 그러면 이런 구멍들이 마치 스펀지처럼 지하수를 빨아들여서, 이를테면 인공 저수지가 된다. 이 인공 저수지에 갇힌 뜨거운 물의 열을 이용하는 것이다.

    풍력 에너지

  현재 여러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는 많은 대체 에너지 가운데 풍력은 무공해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당장 실용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에너지원을 개발할 때까지 잠정적인 대체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전체 전력 소비량의 1%를 풍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고, 2천 년대 초반까지는 그 비율을 20%까지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런데 풍력 발전의 단점은 전력 공급이 바람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풍속이 느려지면 발전이 불가능하고, 반대로 풍속이 너무 빠르면 발전기가 망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풍속에 관계없이 발전이 가능한 풍력 발전기가 개발되고 있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서는 풍력 발전기를 육지보다 강하고 규칙적인 바람이 부는 바다에 설치하는 것이다. 발전기를 바다에 설치할 경우 건설 비용이나 관리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지만,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풍력 발전에서 생기는 소음 공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소 에너지

  수소는 연료로 사용될 때 이산화탄소를 전혀 내지 않는다. 수소를 태울 때 배출되는 것은 물뿐이다. 그래서 수소는 '깨끗한 에너지'로 불린다.
  수소는 물을 원료로 해서 제조할 수 있으므로 원료도 거의 무진장한 셈이다. 화석 연료처럼 매장량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현재는 생물 공학을 이용해서 수소 가스를 생산하는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즉 늪지, 호수, 바다 등에서 광합성 미생물을 대량 배양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태양 에너지

  태양 에너지는 폐기물이 없고 태양이 식어 버리지 않는 한에는 자원이 고갈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인 에너지원이다.
  앞으로 태양 에너지 개발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21세기 초에는 광전지를 이용해 본격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새로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여러 가지 기술이 개발되면서 깨끗한 청정 에너지 생산의 전망을 밝게 해 주고 있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가장 커다란 단점의 하나는 해가 지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이용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해가 진 뒤에도 필요할 때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 태양 에너지를 저장해 둘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었다.
  이 방법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열을 저장하는 화학 반응을 일으킨 뒤, 필요할 때 이런 반응을 거꾸로 진행시켜 열을 방출 시킨다.
  처리 과정은 우선 64개의 거울을 사용해서 햇빛을 53m 높이의 구조물로 된 태양탑에 있는 방으로 모으게 된다. 태양 빛의 1만 배까지 농축된 이 반사광은 메탄과 증기를 약 870도로 데워서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된 '합성 탄소'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스를 파이프를 통하거나 또는 트럭으로 탱크에 운반한 뒤 실내 온도로 저장한다.
  에너지가 필요할 때는 합성 가스에 적절한 촉매를 가해 준다. 이 촉매는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메탄과 수증기로 바꾸면서 열을 방출하는데, 이 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터빈을 돌리게 된다. 사용한 가스 혼합물은 다시 실내 온도로 냉각한다. 사용하고 남은, 메탄이 풍부한 가스는 태양탑으로 보내져서 다시 사용한다. 그런데 메탄은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단위 무게당 많은 열을 저장할 수 있어서 이런 장치에는 매우 쓸모 있는 재료로 생각되고 있다.
  태양 에너지를 저장하는 수단도 여러 가지가 개발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햇빛 에너지를 저장하는 플라스틱이다. 지구가 받는 태양 에너지를 완전히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하루 40분간 받는 태양 에너지로 전세계가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하고도 남게 된다.
  지금까지 시도된 광전지는 태양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도구이다. 그러나 이런 광전지는 그 재료인 실리콘 단결정의 생산가가 비싸기 때문에 발전가가 아직도 화력 발전의 몇 배나 더 비싸다.
  최근에는 이러한 광전지를 대신해서 빛 에너지를 저장하는 플라스틱이 개발되었다.
  플라스틱이 빛 에너지를 저장하는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빛을 특수한 플라스틱에 쬐어 주면 플라스틱 분자가 약간 일그러지게 된다. 그러니까 빛 에너지가 분자의 일그러짐으로 바뀌어 플라스틱 속에 저장되는 것이다. 이것을 촉매를 사용해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주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면서 열이 발생한다. 따라서, 필요할 때 빛 에너지를 열의 형태로 꺼내 쓸 수 있는 것이다.
  이 특수한 플라스틱은 한 번 열 에너지를 꺼내 사용한 뒤에도 빛을 쬐어 주면 다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연료인 폴리머는 광전지의 소재인 실리콘 단결정에 비하면 생산가도 훨씬 싸고 또 어떤 모양이든지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비록 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주위에서도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 제품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여러분들이 손목에 차고 있는 태양 전지 손목시계이다. 또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 계산기도 있다. 이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벌써 이런 제품들이 생활 속으로 파고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연료 효율을 높이는 세라믹 엔진

  온실 효과는 차를 몰고, 온냉방을 하고, 재료를 만드는 일 등 우리의 일상 생활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온실 효과의 원인을 뿌리 뽑기는 어렵지만, 그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여 온실 효과의 속도를 늦추는 일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
  예컨대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 될 수 있다.
  가정과 사무실에서 태양열을 이용한 난방과 단열재의 보급을 늘리는 것이다. 또한 창을 이중창으로 바꾸는 방식도 있다. 가정에서 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부분이 난방임을 생각해 본다면, 이런 방식만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또는 보다 적극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21세기의 석기'라고 할 수 있는 세라믹이 높은 에너지 효율성 때문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세라믹은 도자기의 원료인 천연의 토질 재료를 고도로 정제해서 만든 새로운 소재이다. 세라믹은 열에 잘 견디고, 닳지 않으며, 충격에 잘 견디는 등 여러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세라믹을 이용하는 엔진의 개발이다.
  세계의 이름난 자동차 회사들이 세라믹 엔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배경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엔진은 뜨거울수록 연료의 효율이 좋아진다. 그러나 종래의 금속으로 만든 엔진은 데우는 데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금속이 물렁물렁해지며 녹기 시작한다. 그래서 아무리 높은 열에 잘 견디는 합금을 사용해도 그 한계점은 1250도가 고작이다. 이런 온도에서도 열의 효율은 고작 30% 안팎에 머물러, 결국 사용된 휘발유의 70%는 낭비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세라믹 소재로 만든 엔진은 1370도의 높은 온도까지 견딜 수 있어서, 열효율이 45%까지 뛰어오르게 된다. 또, 세라믹 엔진은 무게가 금속제의 반밖에 안 되고, 더욱이 엔진을 식히는 냉각 장치가 필요 없기 때문에 차의 무게는 더욱 가벼워진다. 따라서, 그만큼 연료가 더 절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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