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종목이든 특정 주식 그룹이든 활동적인 투자자가 수익기회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못보고
빠뜨리거나 또는 과실에 의해 경쟁상대의 컨센서스가 잘못됐을 때이다.'
-찰스 D. 엘리스 (기관투자가 시대의 증권운용)에서
@p158
1. 모양이 변한 도쿄시장
법인의 매매대금 비중 증대
1965년도 말에 개인의 주식소유 비율은 45%, 금융기관은 23%, 일반법인은 18% 정도였다.
그것이 1988년도 말에는 개인의 소유비율은 22.4%로 떨어지고 그 대신에 금융기관의 소유비율은
42.5%로 급상승하였으며 일반법 인도 25%로 조금 증가하였다(그림 8-1). '과거 20여 년 사이에
개인이 판 주식의 대부분을 금융기관이 사들인 것이 된다.
@p159
금 중에서 차지하는 개인투자가의 비율은 1975년경까지 60%로 과반수를 넘었다. 이에 비해
금융기판을 포함한 법인의 비중은 불과 16% 전후에 불과했다. 즉 법인은 소유비율은 높아도
거의 매입일변도였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의 매매의 주역은 변함없이 개인투자가였던 것이다.
그런데 80년대에 들어 개인투자가의 매매대금 비중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여 특히 1985년
이후에는 그것이 가속화되어 1988년도 말에는 23.1%로, 반대로 법인의 비중이 41.4%로
확대되었다(그림8-2). 1989년에 들어서자 월간 베이스로는 개인의 비중은 20%를 밑도는 반면
법인은 45%로 더욱 비중을 높이고 있다. 아마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1990년에는 개인의
동증 1부시장에 차지하는 매매비중은 연간 10%대로 떨어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p160
이 법인의 매매대금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이 은행의 비중이다. 옛날에는 기관투자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어서 동증 1부시장의 매매대금 비중이 1975년 당시 불과 1% 전후에
불과했던 은행이 최근에는 연간으로 18%, 월간 베이스로는 20%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법인의 매매대금 비중이 급증한 가장 큰 요인은 은행의 비중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은행 증가분의 태반은 1985년부터 시작된 신탁은행의 급격한 확대에
의한 것이다.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이러한 급격한 자본시장의 변화는 바로 재테크 붐의 도래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p161
2.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테크 자금
신탁은행으로 집중
이 막대한 재테크 붐의 배경이 된 저팬머니의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니혼케이자이신문(일본경제신문)의 연재기사 '저팬머니 세계를 달린다'에 게재된 저팬머니의 창출
시스템의 플로 차트(flow chart) (그림 8-3)를 보면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창출된 돈은 토지와 주식에 투입되어 방대한 평가익을 낳고, 그 평가익을 토대로
기업이 국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면 1% 정도의 저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설비투자와 해외투자에 투입하고 그래도 자금이 남아 돌자 이것을 재테크를 위해 국내의
금융기관에 예탁한다.
개인은 개인대로 집을 사려고 하면 지가(지가)의 상승으로 높아진 분만큼 저축을 늘리고
주택자금을 빌리기 위해 고액의 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그 돈을 수탁한 금융기관은
대출해야 할 기업으로부터 반대로 예금을 받는 형편이 되자 자금량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자금의 일부가 특정금전신탁(특금)이나 지정금전신탁(펀드 트러스트)의 예입선인
신탁은행으로 집중되게 되어 그 예입자금의 합계는 1985년 3월말로 특정금전신탁과 펀드
트러스트를 합해 5조엔 이었던 것이 1990년 2월말에는 무려 40조 엔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것이다.
그러면 세계의 금융맨들에게 고유명사로 통용되기까지 된 특정금전신탁과 펀드 트러스트에
대해서 조금 설명하기로 한다.
@p162
#1 특정금전신탁: 운용방법 및 운용선, 즉 대출금이면 대출선, 금액, 기간, 이율 등을,
주식운용이면 종목, 주식수, 가격 등을 위탁자가 특정할 수 있는 금전신탁으로, 신탁종료시의
신탁재산 교부는 원칙적으로 금전으로 이루어지지만 신탁은행에는 원본의 보전, 이익의
보충의무는 없다. 투자자문회사가 대리인이 되어 직접 신탁은행에 매매지시를 하는 케이스도
있다.
당초에는 법인이 종래부터 갖고 있던 유가증권을 장부가와 분리하여 매매를 할 수 있다는
회계처리상의 메리트 때문에 이용되는 예가 많았다. 그러나 특정금전신탁 운용분에 대해서도
저가법(저가법)의 도입이 결정되고 나서부터는 잔고가 늘지 않고 있다. 또한 범90년에 들어
금리가 급상승하고 주식장세가 조정국면을 맞이함에 따라 성장이 벽에 부딪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p163
#2 펀드 트러스트(fund trust): 특정금전신탁과는 달리, 운용은 신탁은행에 일임하고 신탁기간의
종료시에는 신탁재산을 현금이 아닌 현재의 상태로 수령할 수 있다. 1986년까지는
특정금전신탁보다 잔고가 적었으나, 그 후 특정금전신탁의 부진을 틈타 증가하기 시작하여
1989년 9월말에는 27조 2,000억 엔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금리의 상승에 따라
특정금전신탁과 마찬가지로 신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특정금전신탁이나 펀드 트러스트를 대신하여 각광을 받는 것이 기업연금기금 그 중에서도
공적연금을 보완하는 후생연금기금이 될 것이다. 후생연금은 더 고수익 운용을 목표로 운용선을
종래의 생명보험회사와 신탁은행에서 투자자문회사로까지 넓히고 있다. 그 결과 기관투자가는
특정금전신탁과 같은 단기매매차익을 노린 투자 자세에서 본래의 장기 성장성을 중시한
투자자세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3. 단기시세차익에 치중
무시할 수 없는 인덱스 투자신탁
일본 기관투자가의 자산잔고는 생명보험 105조 엔, 신탁은행 66조 엔(대출신탁 등을 제외),
투자신탁 57조 엔, 손해보험 22조엔, 투자자문 20조 엔 등 도합 270조 엔을 넘고 있다. 실로
방대한 자산이다. 게다가 매월, 매년 같이 운용자금은 늘어가고 있다.
@p164
이제 도쿄시장에서 개인투자가의 처지는 거대한 코끼리 사이를 빠져나가는 다람쥐 같은 존재가
되었다. 즉 이 거대한 운용자산을 가진 기관투자가의 동향을 무시하고는 장세의 동향 및
매입대상의 변화를 파악할 수가 없게 되었다. 물론 시장분석가들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 중에서도 특정금전신탁과 펀드 트러스트 또는 생명보험회사의 변액보험과 같은
운용자금은 반년, 1년 단위로 운용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며칠 사이에도
이익이 생기면 바로 매각하는 등 매매회전율이 거액 개인투자가와 같은 수준으로 높아졌다.
따라서 동증 1부시장에서 신탁은행의 매매비중이 이상 급증한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매매비중 면에서는 7~8% 수준이지만 역시 1986년 이후 잔고가 급증하고 있는
주식투자신탁의 동향도 요주의 대상이다. 종래 투자기간이 4~5년간이라는 안정운용의 유니트
타입 중기운용을 목적으로 하고 있던 투자신탁도 1988년 이후 시스템화된 인덱스 운용의 비중이
급증하였다.
인덱스(주가지수) 운용은 설정과 동시에 주식을 일시에 100% 편입하기 때문에 인덱스 연동의
펀드가 집중적으로 대량 설정되면 닛케이 평균지수 및 동증주가지수(TOP발)가 '소리도 없이'
상승하게 된다. 이것은 외국계 증권회사를 통해 발주되는 아버트리지(arbitrage;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의 차익을 노린 재정거래)가 대량으로 동시에 빈번하게 이루어지게 되어 이렇다 할
주가재료가 없는 데에도 불구하고 시세가 갑자기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과
비슷한 현상인 것이다.
@p165
4. 금지된 장난
은행, 생명보험도 특정금전신탁 운용
은행이나 생명보험회사 등 보수적인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방대한 미실현 주식평가익은 원래
매각익을 목적으로 취득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할 수 없이 매입한 것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지
모른다. 불황기에 발행회사로부터 부탁을 받거나 영업정책상의 이유로 상대방의 주주가 되기
위해 취득한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최근과 같이 증자를 목적으로 고주가를 유지하기 위하여
상대 기업과의 주식상호보유를 강화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M & A와 관련하여 안정주주로서
고가에서도 취득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일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이유로 취득한
주식이 대부분으로 그것이 현재와 같은 금융기관의 방대한 미실현 평가익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보수적인 은행이나 생명보험회사가 자체는 물론 투자자 문회사를 설립하여 일제히
단기매매차익을 목적으로 한 유가증권 운용에 나선 것이다. 자기자금은 물론 거래기업의 재테크
자금도 보태 특정금전신탁으로 운용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생각한다면 냉정하게 여유를 가지고 실적이 약간 부진한 시기에 역행투자를 해 왔던
이들 기관투자가가 모던 포트폴리오 이론을 공부하여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하여 우량기업에 대한
분산투자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운용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p166
특정금전신탁 운용이 시작된 그 당시 어느 대형 생명보험회사의 유가증권부장이 '이것 참
낭패입니다. 수영금지구역에서 수영을 하는 그런 기분입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도 이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잘 자라는 싹은 따고 잘 자라지 않는 싹을 남긴다
확실히 특정금전신탁 운용은 보수적인 금융기관에서 종래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던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적인 주식투자를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예상대로 상승한
종목은 실현익을 얻기 위해 재빨리 매각하지 않으면 안 되고 반대로 하락한 종목은 비록
구조적인 악재가 발생되더라도 매각손을 내기 힘든 현실 때문에 그만 움켜쥐고 있게
되는 것이다. 즉 기세 좋게 잘자라는 싹은 따내고 잘 자라지 않는 싹을 남겨두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인가를 그 베테랑급인 유가증권부장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우량기업은 반드시 단기간에 상승하는 종목이라고는 할 수 없다. 우량주는 자산주로서
장기간 지속보유하는 종목으로서는 적합할지 모르나 시장전체가 크게 무너질 때 이외에는 오히려
적정가격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리는 종목으로는 오히려 부적합하다.
그러나 일임매매 인가를 받은 투자자문회사의 경우, 정기적으로 투자내용을 보고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재무구조가 좋은 1류기업 주식을 밸런스 있게 편입하게 된다. 이러한 유럽이나
미국식 모던 포트폴리오의 정석은 결코 특정금전신탁 운용을 위해 고안된 것은 아니다.
@p167
특정금전신탁을 이용하는 메리트의 하나는 매매손익을 배당으로서 계상할 수가 있고
평가손은 그대로 이월(어쩔 수 없는 장기투자)시킬 수 있다는 데 있었다. 그런데 저가법의
도입으로 결산기에 그 기말의 시가로 재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한층 더 종합수익률이 악화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잘 자라지 않는 싹을 빨리 따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씨뿌리는 방법도 변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5. 단기매매에서 살아 남는 길
하락종목은 버린다
필자가 기관투자가의 자금운용담당자를 상대로 한 세미나의 강의를 의뢰받으면 으레 '장래
독립하여 프로 펀드 매니저로서 활약하려고 생각한다면 모르지만 대기업의 샐러리맨으로서
출세하기 바란다면 하루라도 빨리 현재의 없무에서 손을 떼야 하며 특히 특정금전신탁의 펀드
매니저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 투자자문회사와 같은 운용전문회사의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우선
특정금전신탁을 운용하는 경우에는 장세의 무서움을 잘 이해해야 한다. 합의제 형태의
시황전망이나 기업수익 동향분석에 시간을 소비하더라도 운용성적 향상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보다도 우선 룰을 잘 만들어 두고 그 룰에 따라 운용해야 한다.'라고 설명을 하고
우선 물타기 추격매입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p168
한정된 찬은 기간 내에 물타기 추격매입을 하여 시장가격보다 비싼 종목의 주식수를 늘려
천천히 상승을 기다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원래 기업내용보다도 주가상승에 주목하여 매입한
주식이 예상과 달리 하락했다는 것은 실패를 의미한다. 그것을 재빨리 매각하기는커녕 매입을
늘리는 것은 두 번의 실패를 범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매입가격에서 몇% 하락한
종목은 보유하지 않는다는 룰을 정하여 두는 것이 좋다.
오르면 오히려 매입을 늘린다
두번째로 매입한 종목이 상승하면 곧바로 매각하지 말고 오히려 매입을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 하면 상승을 예상하여 매입한 종목이 조금 올랐다고 해서 10~20%의 상승에
만족하여 팔아버리면 보유한 포트폴리오 알맹이는 항상 평가손 종목만이 남게되고 앗차 하는
사이에 결산기를 맞이하게 된다. 종목수는 가능한 한 늘리지 않도록 한다.
상승종목은 매입을 늘리고 하락종목은 상승종목의 일부와 합쳐 매각하도록 하면 결과적으로
운용 종목수는 줄게 된다. 특정금전신탁 운용은 투자가 심리와 역행하는 '역풍타기'보다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종목에 대한 '순풍타기'가 더 바람직하다. 리스크 헤지를 위해 폭넓게 분산투자를
한다면 오히려 인덱스 운용을 하는 편이 보다 낫다라는 특정금전신탁 운용에서 살아 남기 위한
몇 가지 경험법칙을 피력하고 있다.
특정금전신탁 운용의 경우에는 성장주 투자나 자산주의 장기보유를 위한 분산투자와는 완전히
이질적인 분야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면 저절로 해답이 나오게 된다. 이 점에서는 채권이나 외환
딜링의 세계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169
6. 신세대 펀드 매니저
저가, 대형주에 집중투자
투자자문회사는 물론 금융기관의 대부분은 당초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펀드 매니저를
배치하였다. 증권회사 계열이면 주식부 출신자나 조사부 출신자 등이 그것으로, 은행의 경우에도
증권부나 조사부 출신자가 적임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주식부 출신자는 포트폴리오 이론에 제약을 받고 조사부 출신자는 운용이 너무나도
단기인 까닭에 실적과 주가의 시간차에 당혹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주식시장 전반은 재테크
붐을 배경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양극화 장세에 고심하는 기간도 있었으나 그 때마다 찾아오는
전면 상승장세의 도움을 받아 왔다. 그러나 반드시 모든 펀드가 고객의 만족을 주는 그러한
성적을 올렸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특정금전신탁에 비해 펀드 트러스트의 잔고가 급증한 이유는 앞에서 말한 제도개혁의 문제에
더해 상대가 신탁은행이라는 신뢰감에 있다. 모든 고객이 장기대출 이율에 1% 이상의 플러스
알파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도 잔고증가에 기여했다. 따라서 고수익률의
국내외 채권을 조합하여 우선 최저 수익률을 확보하고 남은 자금으로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린
집중투자를 할 수 있었다.
@p170
게다가 이 반사신경을 필요로 하는 매매의 책임자에 채권 및 외환딜링을 경험한 젊은 딜러를
중심으로 한 신세대 펀드 매니저를 투입했다. 그들은 채권의 대량 시세차익매매, 즉 딜링 거래
경험을 저가 대형주에 대한 집중투자에 활용했던 것이다.
당시 이러한 펀드 트러스트의 펀드 매니저뿐만 아니라 대량의 자금으로 집중적인 매매를 하는
매니저에게 종목선정을 위한 필수조건을 3개 들어보라고 했더니 '첫째가 유동성이 높을 것,
두번째 이하는 억지로 들자면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 대기업'이라고 대답하였다.
신세대 펀드 트러스트 매니저가 등장한 타이밍도 실로 좋았다. 1986년은 3저 현상을 배경으로
사상 최대의 금융장세가 전개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지표주로서 대량거래를 수반하면서
대장세를 형성한 것이 도쿄전력이다. 확실히 이만큼 대량으로 거래되는 종목도 없었고 또
도쿄전력만큼 도산할 걱정이 없는 기업도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3저현상의 혜택을 받아 큰 폭의
이익증가를 기록하고 있었고 그 당시 최대의 테마였던 도쿄만 재개발 관련의 파도도 타고
있었다.
이 스케일이 큰 금융장세에 이어 전개된 실적장세도 그들의 편이었다. 저가 대형주에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사없의 재구축이라는 파도를 탄 신니혼 제철을 비롯한 대형 철강 메이커가 잇따라
상승세를 시현하였고 도중에 조선주도 끌어들여 대장세를 전개하였다. 참으로 신세대 펀드
매니저에게 있어 최고의 투자환경이 계속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171
예전의 미국과 비슷한 현상
미국에 있어서도 60년대 중반 무렵부터 1971~72년에 걸쳐 투자신탁, 연금기금, 생명보험 등
기관투자가, 특히 민간연금기금의 주식투자가 활발해져 뉴욕시장의 시장기관화가 높아지고
주가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즉 장기적인 자금의 성장을 투자목적으로 하는 기관투자가는 점차로 그 선정종목이 일치되어
불과 50~60종목에 집중투자를 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한정된 성장주 그룹의 PER은 50배 가까이
되고 다른 대다수의 종목은 인기가 이산되어 10배 전후의 PER에 방치되어 있었다.
이 당시 기관투자가의 뉴욕시장에 있어서의 매매대금 비중을 보면 1961년 말 무렵에 29%
미만이었던 것이 1974년 말에는 51.4%로 월간 베이스로는 70% 가까이 달했다고 한다.
이러한 성장주에 대한 집중투자를 실제로 한 것은 하버드 출신의 젊은 엘리트들이었다. 당시
그들은 어떤 부자들보다도 많은 운용자금을 지배하고 한정된 계약기간에 최대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한 줌의 엘리트 종목(50종목)에 주목했던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동일 레벨에 있는 사람들이
동일한 투자이론에 따라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인 결과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라는
뉴욕시장의 양극화 장세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곧이어 찾아온 1973년 이후의 하락장세에서 이 인기집중의 50종목은 잇따라 큰 폭으로
하락하였고 이 신세대들은 모두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처럼 월 스트리트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p172
한편 이쪽 현재의 도쿄시장, 일본을 대표하는 저가 대형기업이 3년 사이에 7~8배, 1년 사이에
2배나 상승하는 대장세는 1989년 5월 말의 재할인율 인상을 계기로 끝나려 하고 있다. 물론
경기는 현재로는 1990년에도 확대기조가 예상된다. 그러나 물가는 다소 상승기미를 보이고 있고
금융정책도 확실히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신세대가 좋아하는 유동성이 높은 저가 대형주는
중기적인 역행투자 전법을 사용하지 않는 한 지금까지와 같은 딜링 거래를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한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미국 주도하의 세계질서)는 세계
최대의 채권국으로서의 영화를 누려온 미국의 번영시대에 종말을 고하려 한 1970년 초의
뉴욕시장의 환경과 현재의 도쿄시장이 어딘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끼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
한편 기관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관심종목의 극단적인 양극화 장세와 그 반동으로 무너져간
뉴욕시장은 뉴욕다우 1,000달러를 저항선으로 하여 거의 10년여에 걸쳐 오르락내리락 하는
보합장세를 계속해 쏜다. 이 사이에 크게 확대된 것이 나스다크(NASDAQ; 미국 장외시장)이다.
이 시장에 개일투자가가 되돌아와 나스다크 시장은 뉴욕시장에 이은 제2위의 시장으로
성장해갔던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장외 주식시장은 이후 큰 비약이 기대되고 있다. 이
점에서도 당시의 미국주식시장과 비슷한 코스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p173
7. 개인 투자가는 어디로
접근하기 어려운 도쿄시장
동증 1부시장은 기관투자가라는 거대한 코끼리가 특정금전신탁과 펀드 트러스트를 통해 저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억지라고 할 정도의 딜링 거래를 하고, 은행은 자금조달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기업은 M & A대책이라는 명목하에 주식 상호보유라는 일반투자가에게 보이지 않는 손을
사용하여 고주가를 형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기에 시스템화된 인덱스 운용이 '소리도
없이' 다가와 일반투자가의 피부로 느끼는 장세실감과는 관계 없이 닛케이 평균주가를
급등락시켜버린다.
이전에는 우선은 배당금을 즐기고 다음으로 기업의 이익성장을 측정하기 위한 PER을 척도로
장기투자를 해 왔던 일반투자가에게 갑자기 큐 레이쇼(Q Ratio)라든가 캐시 플로(cash flow)
같은 새로운 투자척도가 등장하였지만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투자가에게
현재와 갑이 급격히 기관화 현상이 진전된 도쿄시장은 더 이상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 1960년부터 70년대 초에 걸쳐 급속히 뉴욕시장의 기관화가 추진되었기 때문에
1980년대 내내 뉴욕증권거래소의 개인소유 비율이 저하되고, 그 대신에 개인투자가의 자금은
나스다크나 투자신탁으로 흘러들어갔다.
@p174
나스다크는 장외종목 시장조성자(market maker)의 매도호가와 매입호가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
증권회사와 투자가가 갖고 있는 단말기에 리얼 타임으로 표시하는 시스템이다.
1971년 2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미국 장외주식시장은 때마침
뉴욕시장을 이탈하여 흘러들어 온 개인투자가를 받아들여 크게 발전하여 지금은 뉴욕시장에 이은
전미 제2위의 시장규모로 성장하였다. 등록종목수로는 4,500사로 뉴욕시장의 약 1,700사를 크게
웃돌고 있다. 그 후 이 시스템은 더욱 충실을 거듭하며 매매주문 자동집행 시스템 뿐만 아니라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상세한 기업분석 데이터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것에 비하면 일본의 장외주식시장은 아직 요람기에 가깝다. 일본의 장외등록기업은 1970년
3월 말 현재 271사, 1990년 중에 이것이 약 400사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어 동증 2부
상장기업수 446사에 필적하게 될 것이다.
한편 최근에 와서 장외등록시의 공모 매출은 발행주식수의 12.5%에 25만 주를 더한 주식을
시장에 매각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는데 이것은 다른 시장에 상장하는 것에 비해 매집이나 M &
A의 위험성이 훨씬 작기 때문에 기업경영자에게 큰 매력이 되어 장외등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장외시장 발전의 열쇠는 일본증권업협회가 1991년 11월 스타트를 목표로 현재
계획추진 중인 나스다크의 일본판인 증권회사의 단말기에서 직접 매매주문을 넣을 수 있는
컴퓨터에 의한 매매 시스템의 완성이다.
중견기업 육성에 힘을 기울이는 자코(JACO)는 장외 등록기업의 수에 대해 최근 2~3년은 연율
20∼30%의 페이스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1990년대 말에는 약 2,000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p175
이 분야에도 이미 외국계 투자자문회사가 손을 뻗기 시작했지만, 일본의 대형 기관투자가는
유동성이 낮다는 이유로 아직 진출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개인투자가나 장기보유를 목적으로
한 연금기금에서 가장 매력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분산투자 시대로
1990년 3월의 동증 1부시장의 싯가총액은 약 500조 엔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약 20년 전인
1968년 6월의 싯가총액은 불과 11조6,000억 엔이었다 앞에서 말한 대로 당시의 IBM 1개사의
싯가총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잘것없는 것이었다.
현재 동남아시장은 물론 유럽의 유력 주식시장 중에서도 상장기업 싯가총액이 10조 엔을 넘는
시장은 적다. 대만같이 약간 투기적인 예를 제외하고는 수익률도 높고 PER도 낮다. 막대한
여유자금을 가진 일본의 기관투자가는 물론 개인투자가도 이제부터는 진지하게 해외 주식투자를
생각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해외 주식시장 중에는 비거주자의 직접주식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게다가
뉴욕이나 런던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그러한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기업과 달리 기타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종목은 정보량이 적어 일반투자가가 입수하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는 어느
특정국가의 주식을 편입하거나 또는 동남아시아 수개국, 유럽 수개국을 조합하여 글로벌 운용을
하고 있는 투자신탁을 구입하면 된다.
@p176
해외의 이러한 종류의 해외투자 펀드를 주식회사로 설립하여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있는
케이스도 있다. 이미 나스다크에 상장되어 있는 대만 펀드나 코리아 펀드 등은 놀랄 정도의
상승을 보여 고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종류의 펀드는 해외에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가
달러표시이지만 국내 투자신탁의 경우는 엔화로 구입할 수 있다. 이들 모두 외환시세의 영향을
받게 되지만 통화의 분산투자를 할 찬스가 적은 개인투자가에게 엔화약세에 대비하는 일종의
헤지 기능까지 겸하는 것이 된다.
어쨌든 연금운용에서 글로벌 투자실적을 가지고 있는 외국계 투자신탁회사가 일본 국내에서
모집 운용을 하고 있어 드디어 일본 투자가도 해외주식에 대한 분산투자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해외 분산투자를 글로벌 운용이라 하는데, 시스템화되어 각국의 주가지수에 연동되도록
인덱스로 운용되는 예가 많다.
체계적인 운용방법은 80년대에 들어 일본의 투자신탁에서도 연구하여 왔으나 운용자금이
급증하기 시작한 1986년경부터 신상품이 잇따라 등장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종래 '안전,
유리한 운용'이라고 선전하는 것에 비해 실제로 수익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투자신탁도
최근 인덱스 운용 등 시스템 운용에 본격적으로 나서 수익자의 수요에 부응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드디어 컴퓨터를 이용한 시스템 운용시대가 막이 오른 것이다.
미국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일본의 개인투자가도 크게 발전이 기대되는 장외주식시장과
상품의 다양화를 꾀하는 투자신탁에 서서히 관심을 높이게 될 것이다.
@p177
8. 시스템 운용의 시대
1980년대에 급증
액티브(active, 적극적) 운용이란 펀드 매니저가 자신의 시세관 및 투자척도에 따라 액티브하게
주식 등을 운용하는 방법이고 이에 비해 인덱스 운용을 포함한 체계적인 매매방법을
패시브(passive, 소극적) 운용이라고 한다.
일반투자가는 물론 단기간의 운용성적이 판매성적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투자신탁이나
생명보험회사의 변액보험의 자금운용, 그리고 특정금전신탁이나 신탁은행의 펀드 트러스트 등은
종래 그 대부분이 액티브 운용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1980년대 초 금융완화에 따른 기업의 재테크 붐을 계기로 기관투자가의 단기간
실현익을 노린 주식운몽이 급증함에 따라 오히려 패시브한 운용의 비중이 매년 증가하여
투자신탁 등 주식 운용자금의 60% 가까이가 시스템화된 운용으로 바뀌고 있다. 2~3년 이내에는
이것이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다른 기관투자가도 대동소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래 액티브 운용에 의해 더 높은 운용성적을 올리려고 하는
투자자문회사도 최근에는 급속히 인덱스 운용 등 시스템 운용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p178
액티브 운용의 부진도 한 요인
이와 같이 시스템 운용이 성행하고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시스템 운용의 성적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다는 점도 있으나 오히려 종래의 액티브 운용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더 큰 이유일 것이다.
미국에는 연금기금, 투자신탁회사, 투자자문회사 등 주식을 운용하는 회사의 운용성적을 일정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인터섹이라는 기관이 있다. 그 인터섹이 최근 일본 주식만을 운용대상으로
하고 있는 일본의 특정금전신탁을 대상으로 1988년도의 운용성적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운용규모
30억엔 이상의 펀드에서는 과거 1년간의 운용수익률은 최대가 54%, 최저는 마이너스 15%였다.
그러면 운용규모가 작으면 성적이 좋은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예를 들면 운용규모 10억 엔 이상
클래스에서도 최대가 58%, 최저는 마이너스 14%로 거의 차이가 없고 오히려 격차가 더 큰 것이
눈에 띈다.
이 기간 동안의 닛케이 평균주가의 상승률은 25%였다. 이것에 비해 인터섹이 조사한 액티브
운용의 특정금전신탁 평균 운용수익률은 30억엔 이상, 10억 엔 이상이 모두 연율 10.5%로 이
기간 동안 닛케이 평균 상승률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자 인덱스 움직임에 완전히 연동되도록
시스템화한 인덱스 운용을 하는 쪽이 단연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시스템
운용의 비율이 최근에 와서 더욱 높아진 것이다.
1986년 동증주가지수(TOPIX) 12월의 월간 평균지수는 1월의 월간 평균지수에 비해 50.1%나
상승하였다. 이 해는 특정금전신탁이 확대기에 접어들고 투자신탁도 주식운용중심의 스파트형
투자신탁이 기록적인 신장세를 보인 해이기도 했다.
@p179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50%라는 퍼포먼스를 올린 펀드는 전무에 가까웠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와 같이 액티브 운용의 성적이 대체로 좋지 않다라는 결과와 현실적으로 인덱스가 매년 같이
연율로 두 자릿수 상승을 계속하고, 때에 따라서는 50% 가까이 상승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인덱스 운용이 성행하게 된 이유라 할 수 있다.
장기운용을 목적으로 개발
원래 인덱스 운용은 미국에서 연금운용과 같은 장기운용을 목적으로 하여 개발된 것이다. 한
해 정도 마이너스가 되는 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채권수익률을 웃도는
시세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격렬한 운용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에서도 5년
이상에 걸쳐 인덱스(미국의 경우는 거의 S & P 500종목)의 상승률을 웃도는 좋은 성적을
계속하여 거둘 수 있는 펀드 매니저의 수가 극히 적다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컴퓨터의 능력이
높아지고 인덱스와 인덱스 펀드 상승률과의 괴리가 축소되어 더욱 신뢰도가 높아지는 한편
액티브 운용의 코스트에 비해 인덱스 운용의 코스트가 훨씬 적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인덱스 운용의 비용은 다른 운용비용의 약20% 정도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의 주식운용 중에 차지하는 인덱스의 비율은 일본만큼 높지 않다. 1970년대에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장기간에 걸쳐 부진했다는 점, 1980년에 들어서부터는 미국의 금리가
높아졌다는 점 등이 1970년 이후 인덱스 운용이 별로 신장하지 못했던 이유이다.
@p180
그러나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인덱스 운용은 일명 '패자의 게임'이라 불리듯이
평균적인 운용성적을 올릴 수 없었던 낙오자가 생각한 방법이라 하여 유럽이나 미국의 펀드
매니저 대부분은 어디까지나 인덱스에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긍지가 밑에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어느 쪽인가 하면 '빨간 불이라도 함께 건너면 두렵지 않다'라는 합의제의 일본의
운용조직에서 이 체계적인 인덱스 운용은 앞으로도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일은 있을지 모르나
추세적으로는 확대기조를 지속할 것이다.
@p181
투자신탁의 60%가 시스템형으로
더욱이 주목되는 것은 최근의 주식투자신탁의 동향이다. 주식투자 신탁도 초저금리시대에
돌입한 1986년부터 설정액이 급증하여 그 순자산은 1985년에 범조 3,786억 엔이었던 것이 1989년
말에는 45조 5,494억 엔으로 급증하였다. 그러나 연간 증가액은 1987년의 연간12조 6,113억 엔에
비해 1989년에는 2조 2,140억 엔으로 신장률은 완전히 둔화되었다. 하지만 주식편입비율은
1988년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하여 1989년 말에는 마침내 사상 최고인 49.5%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주요한 요인은 해약된 펀드의 태반이 주식편입에 제한이 있는 액티브한 운용타입이었는
데 비해 신규로 설정된 투자신탁의 60% 가까이가 시스템화되고 그것도 대부분이 주식을 100%
편입한 시스템 운용형 펀드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의 투자자문회사와 같이 퍼포먼스 피(운용성적에 의해 운용요금이
변동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 않다. 물론 운용성적이 좋으면 운용을 위탁받는 액수가 늘어
그에 따라 수입도 증가하겠지만 계약건수가 늘면 코스트도 늘고 또한 발군의 성적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펀드 매니저의 연간수입이 수억 엔으로 인상되었다는 이야기도 거의 들을 수 없다.
따라서 장기 프라임레이트에 플러스 1~2%가 되도록 운용하기만 하면 안심인 것이다. 게다가
닛케이 평균이 연간 10~20%씩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무리하게 하이 리턴을 위해 하이 리스크를
추구하기보다는 인덱스에 연동하려는 생각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p182
목표달성이 불가능한 케이스도
이와 같이 확대를 계속하는 인덱스 운용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실제로 운용되고 있는 인덱스 펀드의 대부분이 당초 예정되어 있던 것처럼 닛케이
평균이나 동증주가지수와의 괴리폭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그 중에는 닛케이 평균이 15%
상승하였는데 인덱스 펀드가 11%의 상승에 불과하였다고 하는 예도 가끔 볼 수 있다.
어쨌든 미국의 인덱스 펀드가 장기운용의 연금기금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데 비해
일본 인덱스 펀드의 대부분이 특정금전 신탁이나 펀드 트러스트 등 1~2년의 단기자금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게다가 오픈형(추가형으로 언제라도 가입자가 매매할 수 있다)의
경우는 더더욱 회전이 빠르다. 또한 일반법인등도 인덱스 운용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여 스스로
단기운용을 하고있다.
이와 같이 인덱스 운용의 자금잔고 중 단기운용자금이 많아짐에 따라 운용행동이 어느 시기에
일방통행이 되기 쉬워지는 것이다.
닛케이 평균주가가 급등락
기관투자가의 단기운용을 목적으로 한 인덱스 운용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도쿄주식시장에서도
종래에 볼 수 없었던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첫째로 닛케이 평균에 연동하는 인덱스 펀드의 설정이 집중되면 마치 장세가 '소리도 없이
오르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닛케이 평균만이 슬금슬금 오르고 무슨 종목이 상승하고 있는지
전혀 예상이 가지 않는다.
@p184
이것을 '장세에 표정이 없다. '라고도 한다. 즉 과거 같으면 소니 등의 고가주에 인기가
집중되어 장세가 좋아졌다고 느끼거나 또는 철강, 조선 등 저가 대형주가 대활황을 보이거나
건설주가 상승한다거나 무엇인가가 중심이 되어 장세의 강약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는데 비해
이제는 끝나고 보니까 어느 종목이 상승해 있더라라는 느낌인 것이다.
이것은 예를 들면 닛케이 평균에 연동하는 인덱스 펀드가 설정되면 닛케이 평균 주가
채용종목만을 광범위하게 평균적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악센트가 전혀 없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닛케이 평균 선물거래와의 '재정거래'가 이루어지면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닛케이 평균은
하루에도 몇 차례 급등락을 반복하게 된다.
특히 재료도 없이 움직인다고 하는 것은 두번째 문제현상으로서 닛케이 평균채용 225종목 중
거래량이 적은 종목 주가의 이상한 움직임일 것이다. 즉 그 기업고유의 주가재료와는 전혀 관계
없이 주가가 급등하거나 갑자기 급락하는 것이다.
특히 1989년에 들어 발생한 가타쿠라 공업과 마쓰자카야의 주가 움직임은 인덱스 운용이
일으킨 이상현상이라 할 수 있다. 가타쿠라공업은 과거 매집소동이 있었기 때문에 그 후의
주주안정화조치에 의해 부동주가 적어졌다. 특히 가타쿠라 공업은 1988년 11월의 1,860엔에서
1989년 9월 5,800엔까지의 급등은 순전히 인덱스 펀드의 잇단 설정, 매입에 의한 상승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고가주가 된 양종목은 닛케이 평균 변동에 대한 기여율이 높아져 닛케이
평균연동의 인덱스 펀드에서 빠뜨릴 수 없는 종목이 되었다. 고도우 주정이나 쇼지쿠(영화제작
및 배급회사) 등도 이러한 그룹에 포함되는데 이후 닛케이 채용종목 중에서 M & A 관련으로
매수가 집중되는 종목이 나타날 경우, 두 개의 복잡한 매매에 의해 실적면에서는 물론 차트
리딩으로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급등락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p185
액티브 운용의 부진에서 발생한 인덱스 운용은 그 운용자금이 예상외의 하이 스피드로
확대되고 있다. 방대한 여유자금 운용이 계속되는 한 기관투자가의 인덱스 운용 비율은 높아지고
그것이 또 주가를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실제로 1989년 11월부터의 닛케이 평균 상승 피치는
예년의 연말연시 주가상승이라는 주가습성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약간 이상한 상승이었다. 특히
그 단계에서 호재가 출현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명백히 현물거래와의 시세차액을 노린
재정거래에 의해 상승이 증폭된 것으로 그 후의 반락장면에서 닛케이 평균의 하락을 증폭시킨
원인이 되었다.
조정장면의 대응방법
어떠한 장기 강세장세도 언젠가는 조정장면을 맞이하게 된다. 그 경우 인덱스 펀드는 어떤
대응을 하는 것일까, 물론 선물시장이나 옵션 시장을 통한 리스크 헤지 시스템이 개발되어갈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주가상승을 전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단기운용을 목적으로 한 인덱스
펀드에서 그것은 미지의 세계와 조우인 것만은 확실하다. 90년대의 주식시장을 보는데 이 인덱스
펀드의 동향은 가장 주목해야 할 과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풀이 죽어 있던 미국에서도 블랙 먼데이 폭락 이후 재차 인덱스 펀드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해외 분산투자를 하는 국제 인덱스 펀드의 증가세는 대단하다.
연금운용관계 전문지인 "펜션즈 앤드 인베스트먼트 에이지"의 정기조사에 의하면 1년 이상의
장기운용 성적에서는 블랙 먼데이 이후 4분의 3 이상 액티브 운용의주식 펀드가 S & P 500종목
상승률을 웃돌지 못하여 고객은 점점 운용수수료가 액티브 운용에 비해 4분의 1이나 낮은 패시브
운용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p186
패시브 운용이라고는 하지만 인덱스 운용도 단순히 주가지수에 연동만 해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른바 기성복과 같은 단순한 인덱스 운용이 아닌 고객의 수요에
맞춘 치밀한 운용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인덱스의 상승보다도 상승률이
높고 인덱스의 하락보다도 하락률이 낮은 로 리스크 하이 리턴(low risk high return) 운용
시스템이 목표이다. 그 외에 미시 재무제표와 거시 경제지표 등과 같은 복수의 요인을 포함시켜
종목을 고를 수 있는 멀티팩터 모텔도 개발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대형 증권사 계열의 투자자문회사가 저 PER 종목의 비중을 어느 정토 높이는
등, 부가가치를 첨가한 엔한스트 인덱스라는 타입의 인덱스 운용을 이용하여 미국의 연금기금을
수탁하는 예도 볼 수 있는 등 인덱스 운용도 드디어 기술개발 경쟁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시스템 운용의 상품 갖추기도 증가
그러나 계량적 조사나 멀티팩터 모델과 같은 고도의 시스템에 의한 운용이 반드시 패시브
운용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올린다고는 할 수 없다.
@p187
예를 들면 대형 투자신탁회사가 시스템을 개발한 저가주 전문의 '펀드 터모르' 등은 1986년
10월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10개가 설정되었는데 이미 상환이 끝난 제 1호는 연평균 수익률이
33.5%, 제2호는 25.2%의 실적을 보였고 현재 운용 중인 것도 13.7%에서 42.2%(1987년 12월 말
현재)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상품개발의 힌트는 그룹별 주가의 가격별 주가 항목에서
상세하게 설명한 바와 같이 '저가주는 저가주 이하는 되지 않지만 중, 고가주는 될 수 있다.
'라는 단순한 발상과 과거 십수 년간에 걸친 저가주의 등락을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의한 것이다.
한편 이 역풍타기와 같은 발상에 의해 시스템화된 저가주 펀드의 운용담당자는 과거에 액티브
운용의 경험이 전혀 없는 기술계통의 매니저이다. 간단명료한 운용 시스템과 자기나름의
시세관을 필요로 하지 않는 펀드 매니저의 조합에 의해 호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러한 종류의
펀드의 성공 예를 볼 때 머니 매니지먼트의 내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와 같이 투자가의 수요에 부응한 시스템 운용의 신상품이 잇따라 개발되면 한쪽으로 편중되기
쉬운 인덱스 운용에 따른 시장의 왜곡현상을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조정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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