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부
현금을 손에 쥔 나의 방법
긴자에서 올린 세계 신기록의 매상고
나는 몇 해 전에 '유태인의 상술'을 출판해 낸 바 있는데, 그 직후 독자들로부터 상
상도 못할 정도의 편지 공세를 받고 어안이 벙벙해져 버렸다. 나는 '유태인의 상술'
의 마지막 장에서 아주 간단하게 당시 내가 새로 시작한 맥도날드의 햄버거에 관해 약
간 언급했었는데, 편지의 대부분은 이 햄버거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이다.
새 점포의 개설, 구미에의 출장, 찾아온 유태인들과의 상담 등으로 바쁜 스케줄 속
에서도 틈을 내어 독자들의 편지에 회답을 썼는데, 그 동안에도 독자들로부터의 편지
는 날로 더 쌓여 갈 뿐이었다.
'유태인의 상술'에서는 아주 걱정스럽게 맥도날드 햄버거에 대해서 언급했을 따름이
지만, 이번에는 나의 장사 이야기부터 시작하기로 하자.
만일 독자들 가운데서 돈 버는 것이 싫거나 햄버거는 보기도 싫다거나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장은 뛰어 넘어가도 상관이 없겠다.
나는 1971년 7월 230일에 긴자의 미쯔고시 빌딩 1층에 맥도날드 햄버거 1호 가게를
열었다. 그 후 가게의 수는 착실히 증가해 현재는 전국에 41개 점포를 헤아리기에 이
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숫자에 만족하지 않고 1974년까지는 1백 개로 늘리고, 그
이듬해에는 2백 개의 점포에 연간 매상액 3백억엔의 일본 제일의 레스토랑 체인으로
만들 예정으로 있다. 다행히도 '유태인의 상술'을 읽은 전국 각지의 우수한 청년이나
탈샐러리맨 희망자가 잇달아 조력해 줄 것을 제의해 왔기 때문에 인재 부족은 느끼지
않는다.
긴자 미쯔고시의 1호점은 개점 1주년을 맞은 얼마 후인 1972년 10월 1일과 8일에 하
루 매상고 2백 22만 엔을 돌파하여 한 점포의 하루 매상의 세계 기록을 갱신했다.
종래의 기록은 햄버거의 본가인 미국의 미네소타 주에 있는 햄버거 레스토랑이 올린
2백 9만 엔 (엔화로 환산하여) 이었다.
게다가 미국의 이 2백 9만 엔의 기록은 17년의 역사와 연간 40억 엔에 달하는 선전
비를 텔레비전에 투입한 결과 수립된 것이다. 그런데 나는 빵을 먹는 습관이 없는 일
본에서 텔레비전 선전비도 들이지 않고, 더군다나 겨우 개점 후 1년 몇 개월이라는 짧
은 기간에 이 세계 기록을 깨뜨렸던 것이다.
다시금 덧붙여 말한다면 미네소타 주의 햄버거 레스토랑은 12시간의 영업으로 2백 9
만 엔의 기록을 올린 것에 비해, 나의 2백 22만 엔은 그보다 2시간이 적은 10시간의
영업으로 수립한 기록이다.
그리고 8개월 뒤에 나는 이 대기록을 내 손으로 다시 갱신했다.
1973년 6월 10일 같은 긴자 미쯔고시 1호점에서 실제 매상액 2백 93만 엔으로 공전
의 대기록을 수립했던 것이다. 이보다 앞서 텔레비전 광고를 시작한 것도 대기록을 낸
한 가지 요인인지 모르겠지만, 그렇더라도 굉장한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본점인 미국의 맥도날드사도 이 대기록에는 입을 딱 벌렸다. 그들은 탄성을 연발하
며 본점으로부터 최고 간부급들이 시찰하기 위해 잇달아 일본으로 건너왔다.
나의 이와 같은 성공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유태인 상인에게 있어서 상품이란
'여자'와 '입' 밖에 없지만, 그 중의 하나인 '입'을 노린 것도 성공의 커다란 이유라
고 본다.
이 '여자와 입을 노려라'고 하는 유태인 상술의 대원칙에 대해서는 나의 저서 '유태
인의 상술'에서 자세히 언급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만일 아직도 읽지 않
은 사람이 있다면 빨리 구해서 읽기를 권한다.
세계 기록의 탄생에는 이 밖에도 몇 가지의 중요한 요인이 있다. 그것을 공개하는
것은 유태 상술의 진수를 폭로하는 것이 되며 극비로 되어 있는 맥도날드 상술을 공개
하는 결과가 되지만, 나는 여러분의 풍요를 위해서 감히 본서를 통해 이것을 공개하고
자 한다.
'유태인의 상술'과 마찬가지로 당신의 재산을 만드는 데 많은 활용해 주었으면 한
다.
10미터는 10킬로미터와 같다
'돈 버는 장소'의 결정
'로케이션'이란 말이 있다. 영화의 야외 촬영에서 이 따금씩 사용되기 때문에 '로케
이션'이라는 말을 '야외촬영'이라는 영화 전문용어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원래의 의미는 '장소 선정' 이란 뜻이다.
유태 상술에서는 이 '로케이션', 즉 '장소 설정'을 아주 중요시 한다. 일본의 상인
들이 한결같이 바라는 긴자로 진출할 경우 열 사람 중 아홉 사람은 '긴자로 나가기만
하면 어디라도 좋다' 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참으로 여유만만한. 그런데 사실은 이
것이 엉뚱한 잘못 인 것이다.
긴자에도 '장사가 되는 장소', 즉 '돈이 벌리는 장소'와 그렇지 않은 장소가 있다.
그리고 돈이 벌리는 장소와 돈이 벌리지 않는 장소와의 거리 차이는 불과 10미터 사이
에 불과하다.
예를 들면 나는 긴자 미쯔고시의 국도 1호선, 이른바 긴자통에 면한 장소에 햄버거
점포를 냈지만, 이 가게를 미쯔고시의 뒤편에다 냈다고 하면 이렇게 잘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긴자 미쯔고시의 뒤쪽이라면 주차장은 할 수 있어도 햄버거를 팔 수는 없는
곳이다.
그림을 보아 주십시오.
M이 긴자 미쯔고시에 있는 햄버거 점포이다. 이 가게는 긴자 잇쪼오메(일정목)에서
핫쪼오메(팔정목)에 이르는 긴자통의 중심인 긴자 욘쪼오메(사정목)의 고차점으로부터
산쪼오메(삼정목)쪽으로 핫쪼오메를 향하여 왼쪽에 있다.
A는 긴자 핫쪼오메의 바로 옆인 신바시에 있어 긴자통으로 튀어나온 듯이 서 있는
신바시 스미또오 빌딩 6층에 있는 나의 사무실이다. 나는 언제나 사무실에 망원경을
준비해 놓고 틈만 있으면 긴자통의 흘러가는 인파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던 중에 사람의 물결에도 어떤 법칙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
다.
긴자 거리의 인파는 잇쪼오메에서부터 욘쪼오메까지는 신바시로 향하여 왼쪽이 사람
의 왕래가 훨씬 많고, 고쪼오메에서부터 핫쪼오메까지는 반대로 오른편 쪽이 사람의
흐름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긴자에서 햄버거 가게를 내려면 긴자 미쯔고시 밖에는 없다. 나는 일찍부터 마음 속
으로 그렇게 결정하고 있었다. 긴자에서 가장 사람의 발걸음이 많은 장소에 '로케이
션'을 하면 반드시 돈을 번다고 눈독을 들여 왔기 때문이다.
사실 똑같은 긴자라도 욘쪼오메의 반대편에 있는 D라는 동업자의 가게는 사람의 왕
래가 적은 만큼 가게 손님도 적다. 더군다나 맥도날드와 D의 차이점은 단순히 인파가
많고 적음 뿐만이 아니라 품질, 맛 등에서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우선 제외시킨다고 해도 장소를 어디로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장사를 하는데 있어서
기본 요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인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이 긴자의 맥도날드 점포를 미쯔고시로부터 쓰끼지 쪽으로 10미터
쯤 들어간 곳에 열었다고 하면 하루에 1백만 엔이니 2백만 엔이니 하는 매상 기록을
올릴 수 있었을지 의심스럽다. 이 10미터는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일본인들은 표준의 자 하나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다. 10미터의 거리는 일본인의 자
로 재는 한 어디까지나 10미터밖에는 안 되지만, 상업면으로 따져 볼 때는 장소에 따
라서 10미터의 차이는 10킬로미터의 차이와 맞먹는 결과가 되어 버린다.
나의 경우로 말하면 만일 내가 1호점을 긴자 미쯔고시의 현재의 장소가 아니라 긴자
욘쪼오메로부터 10미터만 쓰끼지 쪽으로 옮겨 잡았더라면, 매상액은 긴자 욘쪼오메로
부터 10킬로미터 떨어진 장소에다 가게를 차린 경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유태 상술에서는 10미터는 결코 10미터가 아니다. 10미터는 10킬로미터인 것이다.
업종으로 장소를 선택하라.
내가 긴자 욘쪼오메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누구나 모두 도심에 가게를 내면 되느냐
하면 곡 그렇다고는 말 할 수 없겠다.
나의 친구인 아이사카 히사시시는 전 닛가치(일활, 역주 :일본영화사의 하나) 의 회
장인 아이사카 마스씨의 아들인데, 현재 아이사카 흥업의 사장으로 오오사카의 센니찌
마에의 큰 거리로부터 약간 들어간 곳에서 포르노 극장을 경영하고 있다. 입장료는 1
백 엔이고 자동판매기로 입장권을 사 가지고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이것이 훌
륭한 돈벌이가 된다는 것이다.
필름 한 개의 사용료가 2만 엔이고, 1회에 손님이 3백 명씩 들어오고 하루에 5회를
상영한다고 하면 15만 엔, 일주일 동안에 1백 5만 엔이 들어온다.
그 아이사카 씨가 언젠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그런 보잘 것 없은 장소에서도 이 정도 들어오니까, 그처럼 흥청거리는 곳으로 간
다면 손님이 더 많이 들어올 것이 아닌가!'
장소가 나쁘다고 자꾸만 불평을 털어놓으면서 아쉬워하는 거이었다.
'그건 다르지. 거기니까 그렇게 손님이 들어오는 길세.'
나는 즉석에서 그렇게 말했었다.
'포르노라고 하는 것은 전당포나 마찬가지라네. 예를 들면 긴자 욘쪼오메의 코너에
전당포가 있다면 번창하리라고 생각하는가? 손님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을 걸세. 전당
포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에 영업이 되는 거라네. 포르노도 마
찬가지 일세. 그런 이상한 장소에 있기 때문에 손님이 들어오는 거지.'
상업의 종류에 따라서 가게를 어디에 내느냐 하는 조건이 달라지게 된다. 대로변 쪽
으로 잡느냐 뒷골목 쪽으로 잡느냐, 어쨌든 '로케이션', 즉 장소 선정이 중요한 것은
틀림이 없다.
비록 걸인이라도 인적이 드문 뒷거리에서 구걸을 하면 굶어 죽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걸인은 걸인 나름대로 정확하게 '로케이션'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물 돈벌이를 하려고 생각한다면 장소의 선정을 그르쳐서는 안될 것이다.
처마끝을 빌어라
'남의 처마끝을 빌어 연간 매상 60억 엔'
햄버거 장사가 성공을 거둔 또 하나의 요인은 내가 생각해 낸 판매방법에 있었다.
햄버거는 본점인 미국에서는 의자와 테이블이 이는 스타일로 팔리고 있어 손님은 테
이블이나 카운터에서 보통 요리를 먹듯이 의자에 앉아서 먹는다. 그런데 나는 남의 처
마끝을 빌어서 서서 먹게 하는 현재의 입석 스타일로 바꾸었던 것이다.
유태 상술에서는 '10미터는 10킬로미터'이기 때문에 긴자에 햄버거 가게를 낸다 하
더라도 극히 한정된 몇 군데 이외에는 적당한 장소가 없다. 그런데 그런 장소는 땅값
이 터무니없이 비싼 데다 소유주가 놓으려고 하지 않으므로 사들려서 점포를 갖추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게다가 종래에는 레스토랑이라는 장사가 하루에 손님이 몇 번 회전
되는가로 장사가 잘되고 안되고를 측정해 왔다. 그렇지 않아도 좁고 땅값이 비싼 긴자
에서 테이블과 의자를 갖추어 놓고 하루에 몇 차례 손님이 회전하는가 따위를 따지고
있자면 눈이 튀어 나올 정도로 메뉴의 정가를 높게 정하지 않으면 돈을 벌기는커녕 큰
손해를 보기가 십상일 것이다. 물론 1백 퍼센트 비이프(소고기)가 45그램이나 들어 있
는 햄버거를 한 개에 1백 20엔이라는 양심적인 가격으로 팔고 있다면 곧 파산해 버릴
것이다.
처음에 나는 일본의 중심가인 긴자에서 하이라이트(역주: 일본의 담배이름. 1960년
부터 발매) 한 갑의 값으로 햄버거를 팔고자 했다. 하이라이트 한 갑분인 80엔이라면
대중에게는 '싸다' 고 느껴지지 않을 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햄버거 한 개의 값이 20센트이다. 내가 긴자에서 점포를 연 그 당시의 '
엔'과 '달러'의 환율은 1달러 대 3백 40엔이었다. 20센트는 72엔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72엔이지만 일본에서는 쇠고기라든가 우유 등의 재료가 약간 비싸기 때
문에 1할쯤 더 비싸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 경우에도 나는 최고 80엔으로 억
제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점포의 땅값에 많은 돈을 들여서는 안되었다.
'긴자의 일등지에다 땅값이 덜 드는 가게를 어떻게 하면 열 수가 있을까?'
뻔뻔스러운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진정으로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는 처마 끝을 조금만 빌어야겠다는 착상을 했던 것이다. 처마 끝을 빌어서
서서 먹도록 한다면, 긴자 번화가에서 좋은 장소를 선택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여기라면...' 하고 눈독을 들였던 장소 중에 몇 군데는 처마 끝을 비
는 것조차도 거절당했다.
오직 한 군데 내가 처음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던 특등지인 긴자 미쯔고시는 오카다
시게리 사장(당시의 전무)의 영단으로 처마 끝을 빌려주겠다고 나의 제의를 쾌히 승낙
해 주셨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서서 먹는다' 는 것은 역전 구내의 국수집처럼 어딘가 초라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한 개에 80엔인 값싼 햄버거를 초라한 분위기에서 팔면 이미지가
흐려진다. 그렇게 되면 인텔리나 여성 손님들을 붙잡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나는 긴
자 미쯔고시에 햄버거 가게를 차리면서 밝고 멋있고 청결한 입식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초라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다.
작전은 계획대로 들어맞아 밝고 세련되고 청결한 맥도날드 입식 점포에 젊은 여성
손님들이 쇄도했다. 덩달아서 남자 손님들도 들어오고 외국인도 들어왔다. 젊은 이들
이 몰려 들었다. 이리하여 햄버거는 폭발적인 매상고를 올렸다.
이렇게 되자 용단을 내렸던 미쯔고시와는 반대로 맥도날드 햄버거 점포에 처마끝을
빌려 주기로 주저하던 곳까지도 이상하게 그 상사의 전통과 신용을 상관하지 않고 두
손을 비벼대면서 나에게 사정을 하게 되었다.
'굉장하군요. 후지다상, 우리 빌딩 처마끝도 빌지 않겠소? ' 하고 말했다.
인파의 흐름을 바꾼다.
나는 긴자 다음에 신쥬쿠로 진출했다. 신쥬쿠의 현관인 동쪽 어귀를 나서면 정면에
유명한 식료품점인 니코우가 있다. 이 니코우의 손님들은 노인층이나 약간 거드름을
피우는 계층의 부인 등으로서 슈퍼에서 살 수 있는 상품을 일부러 비싼 값을 주고 니
코우의 포장지로 포장하기 위해서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니코우는 그러한 고
급 손님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 맥도날드 햄버거점이 문을 열자 단골 손님들의 면모가 싹 바뀌었다.
즉 지금까지 약간 뽐내던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러한 손님들이 노도처럼
밀려왔던 것이다. 그들은 햄버거를 먹으면서 가게 안을 활보하곤 했는데, 하이틴들도
있었고 장발족도 있었다. 이리하여 니코우는 메이지 백 년의 잠을 깬 듯이 떠들썩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고급식료품점인 니코우는 점포를 완전히 새로 단장하여 2층을 젊은
이 상대의 패션층으로 할 정도로 대변모를 보였다. 햄버거가 이 전통 깊은 노점포를
변화시킨 것이다. 물론 니코우는 화려한 변신을 감행함으로써 돈벌이의 길로 돌진해
나간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인플레에 강한 산업
사족일지만 덧붙인다면 현재 햄버거 한 개의 값은 1백 20엔이다. 개업 당시보다 40
엔이 인상되었지만, 이 값은 물가의 상승에 따른 것이지 결코 장사가 잘 되는 분위기
에 편승하여 올린 값은 아니다.
내가 맥도날드를 시작했을 때 쇠고기 값은 한 개분 45그램에 22엔이었는데, 세계적
인 쇠고기 부족 사태의 영향을 받아 단번에 42엔으로 치솟아 버렸다. 나는 할 수 없이
원료 인상폭로만큼만 값을 올렸다. 원료의 인상을 핑계로 얼씨구나 하고 대폭적인 인
상을 하여 차액을 보상받는 더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
그런 짓을 하지 않더라도 손님들이 억척스럽게 먹어만 준다면 자연히 돈을 벌리기
때문이다.
문화가 발달해 가면 쇠고기의 수요가 증가한다. 인간이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고기
가 바로 쇠고기인 까닭이다. 쇠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돼지고기를 먹고 닭고기를 먹
는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 후 30여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그 동안 세계적인 대전쟁도
없이 호황이 계속되어 사람들의 생활수준도 향상되었고, 따라서 쇠고기의 수요가 전반
적으로 증가해 가고 있다.
전에는 쇠고기의 수출국이었던 아르헨티나도 국내 수요가 증대되었기 때문에 수출을
중단하게 되었으며, 쇠고기의 주산지인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수요가 증가로 말미암아
가격이 올라 값이 전보다 2배 정도 올랐다.
햄버거와 같은 퍼스트 후드(최고의 음식)는 인플레이션에 강한 산업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 원료값 인상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그렇더라도 아직은 그러한 여러 문제점들을 흡수하고 극복해 나갈 수가 있기 때문이
다. 경이적인 산업임에는 틀림이 없다.
돈벌이의 최대의 적은 고정관념이다.
긴자 미쯔고시의 1호점이 세계 신기록의 매상을 올릴 때 미국의 본점이 몹시 놀란
것은 무리가 아니다.
종래 미국의 맥도날드는 교외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아 왔었다.
교외에다 낸 가게가 예상외로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머리 속에는 '패밀
리 레스토랑은 교외가 아니면 안된다' 고 하는 고정관념이 생겼던 것이다.
그 결과 번화가나 상가에는 절대로 손대지 말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모험을 하려 들
지 않았다.
인간은 어느 나라의 인간이든 어떤 한 가지 방법으로 성공을 하면, 그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믿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성공하면 그것에만 초점을 맞추
고 전체를 바라보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햄버거에 손을 댄 것이 처음이었으므로 그러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교외에선 안된다. 하려면 일본에서 제일 가는 변화가인 일본의 심장부가 좋다.' 이
렇게 생각하고 긴자에 다 1호점을 내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본점은 교
외 이외에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나의 이 제안에 맹렬한 반대
를 표명했다. 그래서 내가 억지로 긴자 미쯔고시의 처마끝을 빌어 가게를 내어 교외
이외에서는 안된다고 하던 종래의 고정관념의 벽을 깨뜨리자 일대 소동이 벌어졌던 것
이다.
잇달아 일본에 찾아온 본점의 경영자들은 '원더풀!'을 연발하며 자기들이 반대했던
이야기 따위는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이래서 본점에서 나온 방침이 '교외도 좋지만
이제부터는 다운타운을 공략하라'는 것으로 종전과는 180도의 방향 전환을 하였다. 나
의 성공으로 허둥지둥 다운타운으로 진격을 개시했던 것이다.
성공을 거듭함에 따라 얻어진 방정식은 귀중하지만, 너무 그것에 사로잡혀 고정관념
을 만들어 버리는 것은 별로 감동할 일이 못된다.
작년에 '맥도날드'는 매상이 10억 달러를 넘어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을 제외하고
는 세계 제1위의 레스토랑 체인이 되었다. 이것은 세계의 2천 5백 개 점포의 매상 합
계로서 미국 육군보다 음식 서비스량이 큰 것인데, 나의 처마끝 상법의 성공으로 인한
자극이 가져다 준 공헌도도 결코 적지는 않다고 자부하고 있다.
굳이 수자를 든다면 긴자 미쯔고시의 1호점에는 3천만 엔을 투자했다 최초의 1개월
매상고가 4천만엔이니 극단적으로 말하면 겨우 한 달 사이에 본점을 뽑았다고 말해도
좋겠다.
이 긴자 미쯔고시의 1호점에 찾아온 본점의 높은 사람들이 요즘에는 이 가게를 가리
켜 '월드 웰나운 스토어' 라고 말한다. 온 세계에 메아리치고 있는 가게라는 뜻이다.
즉 이제는 세계의 명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승부에서는 이기지 않으면 안되며 장사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큼 돈을 벌어 보여
야만 한다.
남이 돈 잘 번다고 질투하지 말라
맥도날드 햄버거가 대성공을 거둠에 따라 나에 대한 비난도 당연히 더해 갔다.
어느 시대에나 남의 성공에 질투를 하는 인간이 있게 마련이다. 이렇게 질투를 품는
사람들은 남보다 배 이상 돈벌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다
른 사람의 성공을 시샘하는 사람일수록 돈벌이에는 재주가 없다.
이러쿵저러쿵 남에 대한 말이 많은 마음씨 나쁜 할아버지가 좋은 예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미덕은 조용히 앉아서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는 점에 있다. 그런
데 후지다상은 선 채 로 식사를 하게 하고 있다. 후지다상이 하고 있는 짓은 우리 미
덕에 대한 모독이 아니겠는가?'
이런 소리도 들려오게 되었다. 나는 이 말도 안되는 중상모략에는 아예 귀를 기울이
지 않기로 하였다. 이런 중상모략에 귀를 기울일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
다.
중상모략으로 문화의 흐름이 바뀌어지지는 않는다. 그 좋은 예가 명치유신 직후의
단발이다.
백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는 모두 머리에 쫀마게를 틀고 다녔다. 현재는 쫀마게
는커녕 장발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 당시에 비하면 단발이다. 그러나 백 년 전에 단발
로 거닐던 사람은 쫀마게족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으며, '저따위 머리꼴을 하다니!'
라는 경멸과 중상을 받았다고 한다.
나도 그런 경우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입식 식사는 예의가 아니라고 경멸하는 사람
도 있기는 하지만 오늘날에는 아주 자연스러운 보통 식사 스타일로 바뀌어 가고 있음
에는 틀림없다.
원시 시대의 인간들은 선 채로 포도와 같은 열매를 손으로 따 먹고 살았다. 그것이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보다 자연스러운 식사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식사의 스타일에 관해서 말하자면 다시 원시 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것
을 '새로운 문화'라고 말하게 될 날이 분명히 찾아오리라고 나는 믿고 있다.
비밀로 하면 헛소문이 퍼진다
이미 알고 있는 분도 많으리라고 생각되지만, 맥도날드에 쏟아진 가장 악질적이고도
집요한 증상은 맥도날드 햄버거의 고기는 쇠고기가 아닌 어느 작은 동물의 고기라는
것이었다.
농담이 아니다. 다른 햄버거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맥도날드 햄버거만큼은 100퍼센
트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쇠고기 이외의 고기는 1그램도 섞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생각해 보면 아시겠지만, 맥도날드는 하루에도 수만개의 햄버거를 팔고 있다. 소문
처럼 쇠고기 이외의 작은 짐승의 고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얼마 안가서 온 나라 안의
그 작은 동물이 없어지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수입하지 않으면 안된다. 양계장처럼
햄버거용의 작은 동물 양식장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공급을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또
한 개나 두 개를 만든다면 모르지만 그런 짓을 하면 결코 돈을 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금방 다 알 수 있는 헛소문이 진실인 것처럼 퍼져 나가
고 또 그 헛소문을 믿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이 일본이라는 나라는 한심할 정도
로 민도가 낮다. 비문명국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도리가 없겠다. 민도가 높으면 이런
엉터리 헛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웃음거리가 될 것이고, 첫째로 그런 중상적인 헛소
문을 퍼뜨리는 사람조차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일본인의 민도가 낮은 헛점
을 이용한 모략이다.
사실 전에도 맥도날드의 오기꼬보점이 토오쿄오의 스기나미구에 개점하였을 때 아침
일찍 세 대의 차를 타고 덩치가 큰 정체 모를 사람들이 찾아와서는 가게 주변의 주민
들에게 맥도날드의 고기는 쇠고기가 아니라 작은 동물의 고기라고 모략 선전을 퍼뜨리
며 돌아다녔던 사실이 있다.
쇠고기 100퍼센트라고 선전하면 할수록 이런 풍문이 떠도는데, 생각해 보면 맥도날
드는 햄버거 상술의 모든 기술정보를 일체 비밀로 해 오고 있다. 맥도날드에는 2만 5
천 개에 달하는 기술정보가 있는데, 기업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개되지 않고 있
다. 물론 고기의 조리법도 비밀이다.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는 모든 기업의 비밀은 당연한 것인데, 예를 들면
코카콜라만 하더라도 원액의 제조법은 극비로 되어 있어 아직까지 그것을 밝혀낸 사람
이 없다.
그런데 스스로 창출해 내지를 않고 남의 흉내를 잘 내기로 유명한 일본인은 그런 것
이 비밀로 되어 있으면 아주 애를 먹는다. 흉내를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
밀로 하면 곧 수상쩍다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서둘러 기업의 비밀을 공개시키고자 애쓴
다. 모처럼 기업이 큰 돈을 투자하여 개발한 것을 공개하라고 다그치는 쪽이 뻔뻔스럽
기 짝이 없는 것이며, 기업 비밀을 공개하지 않으면 수상쩍다고까지 말한다면 비열하
다고 말할 수 밖에 없겠다.
그러나 나는 큰 결심을 하고 맥도날드의 비밀을 공개하기로 하였다. 이전에는 외부
인사에게는 주방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이요, 견학조차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
는 이를 국민학생 견학자들에게 먼저 공개하기로 했던 것이다. 비열한 중상을 없애 버
리기 위해서는 적의 수법에 속는 것 같지만 이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다. 이 단계에서 계속 비밀을 고집하고 있으면 또 무슨 말을 들을지도 모르고 도리어
마이너스를 초래하기가 쉽다.
이들 비밀을 공개하는 것은 점보 제트기의 구조를 공개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손바
닥을 다 펴 보이는 결과가 되는 것이니까 대단한 모험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비밀을 공개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그런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감히 돈 버는 비밀을 공개하려고 하는 것이다.
유사제품을 환영하라
맥도날드 햄버거는 2만 5천 가지의 매뉴얼을 조립한 기술 정보를 지닌 정교한 정밀
기계와도 같은 제품이다. 점보 제트기가 수만 개의 부품으로 조립된 문명의 이기라면
맥도날드의 햄버거는 문화 그 자체이다.
그 햄버거에 작은 동물의 고기가 들어 있다는 등의 헛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의 정신
구조는 마치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처음 본 미개인이 '저건 악마가 날아가고 있는거
야' 라고 외치는 것과 꼭 같다고 하겠으며, 이 헛소문을 믿는 사람은 비행기를 악마라
고 믿고 땅바닥에 엎드리는 야만인과 같은 정도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사람
들은 돈이란 것은 본 적도 없는 미개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므로 돈을 벌어 풍
요로운 생활을 하는 것과는 평생 인연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일부 미개인들을 납득시키기 위해 기업의 비밀을 고집하는 것을 포기
했던 것인데, 이로 말미암아 그렇지 않아도 많은 햄버거의 유사품이 급증할 것이 예상
된다.
나는 유사품을 대환영한다. 왜냐하면 여성에 비유한다면 미인이 '정말 미인이야'라
고 확인하는 데는 서로를 비교해 보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먹
어 보고 '맛이 없는데' 라는 유사품이 있어야 비로소 맥도날드 햄버거의 참맛이 더욱
빛날 것이기 때문이다
동물적 감각을 충동시켜라
'사업을 이론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점보 제트기 시대가 도래하면 그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거대한 항공기를 자
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파일럿이다.
맥도날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레스토랑이 생겨나면 이것을 퇴치시킬 수 있
는 파일럿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나는 파일럿의 확보에도
자신이 있다. 비밀을 공개해 버리면 그 밖의 신뢰할 것은 파일럿의 조종밖에는 없는
것이다. 나는 오늘에 대비해서 그 파일럿의 양성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즉 햄버거를 매출할 계획을 세웠을 때 이와 병행하여 사원들을 대상으로 햄버거 대
학을 만들었던 것이다. 여기서 맥도날드에 알맞은 인간 교육을 실시하여 그들을 차근
차근 최전선으로 내보냈던 것이다.
햄버거 대학은 물론 미국에도 있다. 그리고 '맥도날드 인간'의 양성에 관한 매뉴얼
도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이다.
나는 햄버거 대학의 개교에 즈음하여 우선 우수한 학장의 임명을 단행했다. 가또오
요시아끼 군이라는 와세다 대학을 나온 엘리트로서 그는 어느 공해 방지 기업체에 근
무하고 있었는데, 공해 방지 기업체에 근무하는 것이 어쩐지 싫어서 무언가 좀더 사회
를 위해 이익이 되는 일을 했으면 하고 원하고 있던 터였다.
나는 후지다 상사의 수입 제 2부장을 하고 있는 다까바시 미노루씨보루터 자기 생질
들 중에 가또오라는 똑똑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가또오 군과 만나서 하룻밤을 이
야기하는 가운데 서로 의기가 상통했다. 가또오 군은 그 다음날 근무하던 회사에 사표
를 내고 내게로 찾아왔다.
나는 그를 미국의 맥도날드에 파견하여 햄버거와 햄버거 대학에 관한 모든 것 배우
게 한 후에 내가 신설한 햄버거 대학의 학장으로 맞아들였던 것이다.
대학의 학장이라면 으레 아무리 시시한 지방 대학이란 관 속에 한쪽 발을 들여 놓은
것 같은 노인인 경우가 보통이라 하겠다. 그러나 나는 젊은 사람의 교육을 젊고 투지
가 있는 사람에게 맡기고 싶었다.
가또오 학장은 나의 기대에 보답하여 잇달아 우수한 인재를 제일선으로 내보내 주고
있다. 그의 교육은 단순히 대학 안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 개점하는 가게에 그가 훈련
시킨 신인들이 배치될 때에는 학장 자신이 그 가게에 나가 가게 구석자리에서 눈을 번
뜩이고 있는 것이다.
파일럿을 양성함에 있어 우선 우수한 교관을 임명한 나의 목적은 어긋나지 않았던
것 같다.
맥도날드의 비밀을 공개한 터에 그 방법을 받아들여 맥도날드를 뒤쫓아 오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파일럿 양성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거기에 착수하게 될 것이다. 그러
나 맥도날드 햄버거 대학과 같은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그 기초 작업부터 해나
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면 훌륭히 성공하겠지만 이것은 여간 어려
운 일이 아니다.
내가 매뉴얼이니 노하우니 하고 말하면 어쨌든 장사는 이론만 있으면 성공하는 것처
럼 생각되지만, 사업은 이론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동물
적 감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개미는 홍수가 나기 전에 미리 도망한다고 한다. 큰불이 나기 전에는 쥐가 없어진다
고도 한다. 그것들은 어떤 이론이 있어 도망치는 것이 아니며, 문자 그대로 동물적인
육감으로 위험을 사전에 냄새맡고 안전지대로 달아나는 것이다.
사업에 있어서나 돈벌이에 있어서나 중요한 것은 이 동물적인 육감이다. 그리고 동
물적 육감을 연마시키며 먼저 파악해야 될 것은 앞으로의 시대가 어떻게 변해 갈 것인
가를 알아내는 일이다.
유랑의 백성인 유태인들에게는 그런 동물적 감각이 발달해 있다. 그들은 그것을 정
확히 포착함으로써 부를 확실히 손 안에 넣고 살아온 것이다.
인간 양성이 돈벌이의 비결이다
햄버거 대학이라면 아무래도 햄버거를 팔고 또 팔아갈 인간을 양성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확실히 맥도날드의 전통인 사업의 노하우나 매
뉴얼도 가르치지만 역시 인간다운 인간의 양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나는 햄버거 대학의 입학식 때에는 단연코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여러분에게 우리 회사가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후세의
심판에 견딜 수 있는 인터내셔널한 인간이 되어 주십시오. 맥도날드에 있는 덕택에 여
러 각도에서 사물을 볼 줄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 준다면 그걸로 족
합니다. 자신이 거기까지 성장했다고 생각하면 독립을 한다거나 전직을 생각하여 그만
두겠노라고 사의를 표명해 와도 좋습니다. 나는 이 대학을 인터내셔널 비즈니스맨 양
성학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월급을 받으면서 이 양성학교에 들어 온 것
입니다. 그 결과로 우리 회사가 돈을 벌게 될는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무튼 여러분을
소나 말처럼 부려서 돈을 벌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참으로 근사한 격려사이지만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장사에 서툰 사람은 사원들을 소나 말처럼 부려 돈을 벌어야겠다는 식으로 생가하기
때문에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의 성장을 진심으로 염원하며 양성해 준다면 이
상하게도 사원들을 소나 말처럼 부려 먹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몇 배, 아
니 몇 십 배 이상을 벌게 될 것이다. 상술의 근본은 인간의 상술이다. 인간 부재의 상
술로는 돈이 벌릴 리가 만무하다.
맛을 조리사의 솜씨에만 의존하지 말라.
맥도날드 햄버거는 여태까지의 레스토랑의 상식을 하나씩 깨뜨리고 레스토랑 식당업
계의 '태풍의 눈'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이유의 하나는 맥도날드 햄버거는 조리사의 솜
씨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여태까지의 레스토랑은 조리사의 솜씨에 많은 좌우되었다. 조리사의 솜씨가 좋으면
맛이 있고 조리사가 서투르면 맛이 없는 것밖에는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조리사는 파
리로 유학하여 요리 본고장의 맛과 조리법을 공부해 오기도 하고 일류 호텔의 식장에
서 수업을 쌓지 않으면 안되었다.
일본의 식사 방법을 5만 년 전의 석기시대와 별로 다름이 없는데 이 일본 요리만 하
더라도 일류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각고의 수업이 요구되어 왔다. 예를 들면 일본
특유의 '사시미' 인데, 이것은 생선을 칼로 도려낸 것뿐인 간단한 요리이며 3만 년 전
과 조금도 변함이 없다. 이것을 밥 위에 얹고 손으로 뭉치면 '니기리 스시'가 도니다.
참으로 단순하고 간단한 것이다.
그런데 이 '니기리 스시'만 하더라도 대단한 일이다. 밥을 잘 지을 수 있게 되기까
지가 3년, 보기 좋게 죄어서 쥘 수 있게 되기까지는 최소한 5년이 걸린다느니 하여,
신출내기 요리사는 쌀을 퍼 온다거나 다 된 음식을 객석으로 나르거나 할 뿐 밥에는
손가락 하나 대지 못하게 한다.
'니기리 1인분!' 이라고 손님은 가볍게 주문하지만 만드는 쪽에서는 굉장한 작업이
다.
그런데 맥도날드 햄버거처럼 대량생산을 하는 경우에는 요리사가 서툴러서 맛이 떨
어지거나 하는 일이 있으면 큰일이 벌어진다. 초밥집 같은 경우에 밥이 잘못되면 다시
지으면 되겠지만, 대량생산으로 만드는 햄버거이기 때문에 모조리 버리고 그것을 다시
만든다면 큰 손해를 보게 마련이다.
그래서 맥도날드는 기계를 사용하여 풋내기라도 언제든지 맛있는 제품을 생산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냈던 것이다. 기계에 맡기는 일이므로 누가 어디서 조작하든 전세
계에서 똑같은 맛의 햄버거가 만들어진다. 결국 맥도날드에서는 높은 급료로 일류 조
리사를 고용할 필요가 없는 레스토랑을 세계의 도처에 출현케 한 것이다.
그러므로 햄버거 대학에서는 조리사를 양성하지는 않는다. 매뉴얼에 따라서 정확히
기계를 조작할 수 있는 파일럿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정확하게 기계를 조작
함으로써 수십 년의 수업을 쌓은 조리사가 만들어 내는 것보다도 맛있는 햄버거를 눈
깜짝할 사이에 만들어 낼 수 가 있는 것이다.
비싼 급료를 지불하고 조리사를 고용하지 않아도 가능하며 세계적으로 균일한 맛을
내는 햄버거 -- 이것이야 말로 이른바 유태 상술에서 말하는 '입'을 노린 최대의 상품
이라고 나는 눈독을 들였던 것이다. 그리고 나의 그 눈은 틀림이 없었다.
세계 공통의 그 좋은 맛은 일본에서도 역시 환영을 받았던 것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상품을 노려라!
일본에서도 인스턴트 라면 같은 식품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본에서도 팔리
고 아메리카에서도 팔리고 유럽에서도 아프리카에서도 팔 릴수 있는 '세계의 맛'을 개
발하는 데는 수백억 엔이라는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다. 게다가 실패를 하면 그 개발
비용은 단 1엔도 회수할 수 없다.
그런 거금을 걸고서까지 '세계의 맛' 에 도전할 기업이 일본에는 없다. 그런 짓을
하지 않더라도 현재 먹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 일
본인의 사고방식이다. 나라도 가난하지만 인간의 발상법도 빈약하다. 그래서 수 세기
혹은 영원히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능가할 만한 식품은 출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짓
을 하지 않더라고 현재 먹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
일본인의 사고방식이다. 나라도 가난하지만 인간의 발상법도 빈약하다. 그래서 수 세
기 혹은 영원히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능가할 만한 식품은 출현하지 않을 것이다.
즉 맥도날드 햄버거는 후개발 상품에 추월당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며 안전하고
도 확실하게 돈을 벌수 있는 상품인 것이다.
이 햄버거는 시대가 요구하는 식품으로서 등장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교통기관이나 과학의 발달에 의해서 근대 생활은 촌각을 다투는 아주 바쁜 형태가
되었다. 이러한 생활에서는 나이프나 포오크를 사용하는 식사로는 너무 바쁜 나머지
다 먹어 치우지 못하게 된다. 자동차를 타고서는 나이프나 포오크를 사용할 수 없다.
아무래도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것이 필요하게 되어 가는 추세이다.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따라 미국이 연구하고 노력한 끝에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이 햄버거였다. 나는
일본이 경제적으로 미국에 추종해 가는 과정으로 보아서도 틀림없이 일본에서도 햄버
거를 필요로 할 때가 올것이라고 보았다.
일본에도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전통적인 음식이 있다. 바로 김밥이 그것이다. 그
러나 현대의 젊은이들은 쌀밥을 잘 먹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김밥은 영양의 균형적인
섭취에 문제점이 있다. 젊은이들은 고기를 좋아하는데 우메보시(매실 장아찌) 대신에
고기 조각을 박아 넣은 김밥은 대만 요리밖에 없다.
그런 사정을 고려한다면 일본에서도 김밥 대신에 햄버거의 시대가 오리라고 생각하
고 있었다. 나는 햄버거를 미래의 김밥으로 보았던 것이다.
나의 착안, 발상이 어긋남이 없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그 판매 수자가 웅변으로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햄버거는 '문화' 이다.
맥도날드 햄버거와 같은 세계적인 맛을 지니고 있는 가공식품이 간단히 개발될 수
없다고 한다면 노하우(기술정보)를 사는 길뿐이다. 그 개발에 쓸데없이 비용을 낭비하
느니보다는 노하우를 사는 편이 돈을 버는 길이라면 노하우를 사는 것이 바로 장사인
것이다. 또 맥도날드의 노하우는 비싼 돈을 지불하고 산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도 하겠다.
일본의 요리는 그것이 돈까스이든 카레라이스이든 어떤 고기를 사용하고, 어떤 기름
을, 어떤 상태로, 어떻게 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하는 과학적인 연구는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당연히 좋고 나쁜 것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렇게 맥도날드 햄버거는 재료의 구입에서부터 보관, 운반, 가공에 이르기까지 과
학적으로 연구, 계산된 맥도날드 특유의 설계 명세서에 의거하여 만들어진 시스템에서
제조된다.
예를 들면 고기만 하더라도 소의 어느 부분을 어떤식 으로 절단하여,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운반하고, 보관은 어떤 곳에, 온도는 몇 도로, 고기를 가는 것은 또 어떤 기
계로 어떻게 하는가 등이 규정되어 있다.
빵의 경우에는 맥도날드 특유의 방법으로 외부로부터 가열하지 않고 빵 중심부에서
부터 굽기 시작하기 때문에 기포가 적은 맛잇는 빵이 만들어진다. 빵만을 먹어도 떡처
럼 맛이 있다. 일본 맥도날드 햄버거 빵은 설계대로 다 구워지기 까지 1년이나 걸렸
다.
빵과 고기만이 맥도날드 특유의 것은 아니다. 마스터드(역주: 향신료의 일종)의 케
첩만 하더라도 설계 명세서대로 만들어지고 있다.
햄버거만이 아니다. 콜라의 스트로우(빨대)의 굵기도 가게에 비치한 쓰레기통도 설
계 명세서대로 만들어진 것들뿐이다. 다른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굳이 찾
아내자면 빗자루 정도인 것이다. 햄버거를 만드는 기계를 조작하는 일은 맥도날드 대
학을 나온 사람이 한다. PR만 하더라도 PR의 설계가 딱 정해져 있어 그대로 하면 된
다.
이와 같이 맥도날드의 햄버거에 필요한 것은 모조리 시스템화되어 있다. 즉 맥도날
드의 햄버거는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고 '문화' 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인류가 고도
의 기술로 개발한 새로운 문화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맥도날드의 햄버거 가게의 입지 조건은 미국에서는 인구 4만 명에 하나 꼴로 되어
있다. 현재 미국의 맥도날드의 햄버거 가게는 2천 4백 개 점포이다. 여기에서 날마다
1천만 개에 달하는 햄버거가 팔리고 있다.
문화는 문화지만 굉장히 돈이 벌리는 문화이다.
백화점은 '문화'를 팔고 슈퍼는 '생활'을 팔아라
나는 맥도날드 햄버거 1호점을 내는 장소로 긴자미쯔고시라는 일류 백화점을 선택한
이유도 햄버거가 문화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요즘에 와서는 백화점이 슈퍼의 무거운 공세에 밀려 잠자는 돼지로 변해 가고 있다.
슈퍼에서는 소금이라든가 간장 등의 식료품이나 일용잡화, 평상복 등을 싸게 팔고
있다. 즉 '생활'을 팔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이 주택가 주변에 진출해 있기 때
문에 손님은 일부러 먼 백화점으로 찾아서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슈퍼가 '생활'을 팔
기 때문에 잠자는 돼지가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은 '문화'를 파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슈퍼에서 팔고 있는 무에는 '마쓰시다 무' 라든가 '히따지 무'라든가 하
는 상표는 없다. 어느 것이나 이름 없는 무뿐이다. 그러나 백화점에서 파는 것에는 모
두가 상표가 붙어 있다. 여성복이라면 '크리스찬 디오르' 니 '피에르 가르댕' 이니,
파이프라면 '던힐' 이니 하는 상표가 붙은 곳이 백화점이다.
바꾸어 말하면 백화점은 상표를 팔아야 한다. 유명, 무명의 이름을 팔고 있는 것이
다. 문화를 팔아야만 된다.
맥도날드의 햄버거는 상표가 없는, 그 출생 성분을 모르는 햄버거가 아니다. '맥도
날드'라는 최고급의 상표가 붙은 '문화'인 것이다.
기분 좋게 돈을 벌어라
맥도날드 햄버거는 문화이기 때문에 햄버거 숍이 있는 지역의 사람들이나 이웃 사람
들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폐를 끼치기는커녕 오히려 공헌을 하
지 않으면 참된 문화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지역이나 이웃 사람들에게 공헌을 하면 기분이 좋은 것이다. 또 어떻게 돈을 벌
든 아무도 불평을 말하지 않는다. 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돈을 벌려고 덤비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소외를 당하고 이웃 사람들과 시비가 벌어지게 된다. 공해 기업 등이 그
좋은 예이다.
나는 햄버거 숍의 개점중에서 폐점 후에도 청소차를 내보내서 햄버거의 포장지나 코
카콜라의 빈 컵은 말할 것도 없고 담배꽁초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청소를 깨끗이 하고
있다.
그렇게 이 청소를 가리켜 질투가 섞인 말투로 '천하의 대로를 공짜로 사용하면서 장
사를 하고 있는 발칙한 녀석이 청소를 해야 하는건 당연하지. 한 평에 수백만 엔의 땅
을 공짜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청소비 정도야 싼 거지.' 하고 험담을 하는 사람들이 있
다.
확실히 일요일에는 보행자 천국인 긴자 거리나 우에노, 신쭈쿠 등은 천하의 대로가
맥도날드의 레스토랑으로 일변한 양상을 띠긴 하지만 그런 것을 이러쿵저렁쿵 말한다
면 국민의 대기를 제멋대로 오염시키고 공해 물질을 아무렇게나 흘려 보내서 자연을
더럽히고 사후 수습은 하지도 않는 기업들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 것인가?
기분좋게 돈을 벌려면 그와 같이 환경조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깨끗한 가게에 돈이 머문다.
맥도날드에는 'Q, S, C'라는 세 개의 기둥이 있다.
'Q'는 'QUALITY', 즉 품질이다. 좋은 상품을 파는 것을 가르켜 우리는 '가치를 판
다'라고
말하는데, 그 가치 있는 좋은 상품이야말로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품질인 것이
다. 햄버
거도 우선 품질에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첫째로 요구되는 조건이다.
'S'는 'SERVICE'이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손님에게 기분좋은 봉사를 제공하는 것이
다.
그리고 세 번째의 기둥인 'C'는 'CLEANLINESS', 즉 청결성이다.
맥도날드에서 특히 '청결성'에 관하여는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식품위생법에는 일정한
기준
이 있어서 극히 미량의 대장균은 허용되고 있지만 나는 언제나 '제로'를 요구하고, 또
사실
맥도날드에서는 대장균 제로를 자랑으로 삼고 있다. '허용 범위 이내' 에서라는 어설
픈 '청결
성'으로는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맥도날드에서는 손을 씻는 방법에도 매뉴얼이 있다. 손을 씻을 경우 수돗물이면 10
초 동
안 씻지 않으면 세균이 깨끗이 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세균이 가장 많이 붙는 곳은
손톱
사이이다. 그래서 맥도날드에서는 종업원들에게 손톱을 씻는 방법에서부터 손씻는 방
법, 역
성 비누의 사용법까지 가르쳐서 그대로 씻도록 엄격히 요구하고 있다.
의사는 수술 전에 손을 소독하면 절대로 수술 기구 이외에는 아무것도 만지려고 하
지 않
는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판매하는 사람은 이와 같이 의사가 하는 방법을 보고
배워야
할 필요가 있으며 상품 이외에는 아무것도 만져서는 안된다.
언젠가 긴자의 클럽에서 한 잔 마시고 있는데 그 곳의 호스테스가 '맥도날드는 아주
좋아
요'라고 칭찬을 해주었다.
'우리 집은 오이다에 있고 직업상 언제나 귀가 시간은 밤중이 되는데 몇 시에 돌아
가든지
역전의 맥도날드는 환하게 불을 켜 놓고 청소를 하고 있거든요. 그걸 보면 아주 기분
이 좋
아요.' 라고 말하는 것이 일본의 레스토랑들은 폐업시간이 되면 얼른 문을 닫고는 돌
아가 버
리지만, 맥도날드에서는 영업 시간이 끝난 후에도 청소부가 두 사람씩 한 조를 이루어
밤세
도록 청소를 한다.
전기불을 환하게 켜 놓고 청소를 하는 것은 절대로 가식적으로 꾸민 일이 아니며 이
광경
을 본 사람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맥도날드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 된다.
이 청소 방법도 맥도날드 상술의 일관된 시스템의 하나이다. 그리고 맥도날드는 이
러한
강력한 시스템에 의해서 지탱되고 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도 하겠다.
먹는 것을 다루는 가게는 청결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더러운 것들을 밤새도록 방치
해
두면 그만큼 세균의 번식을 돕는 결과가 된다. 또 손님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청결
하게
한다면 손님이 더 찾아올 것이고 돈을 더 벌게 되는 것이다.
'스마일' 이야말로 돈벌이의 원리원칙이다.
'맥도날드의 점원들은 참으로 애교가 만점이야' 라고 칭찬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레스토
랑이나 식당의 종업원들이 무뚝뚝하다는 요즘에 맥도날드 종업원들의 미소띤 응대는
특별히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모양이다.
경영자로서는 우쭐해진다.
사실은 여기에도 작전을 쓰고 있다.
맥도날드의 모든 가게의 자동 금전등록기 아래에는 반드시 '스마일!' 이라고 쓰여져
있다.
종업원이 판매대금을 레지스터에 집어넣거나 거스름돈을 꺼낼 때 싫어도 이 글귀가 눈
에 자
동적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다. 그래서 종업원은 자동적으로 미소띤 얼굴로 '감사합니
다'라고
인사를 하게 된다.
이 방법은 지배인이 '손님들에게는 싱긋이 미소를 지어 보여야 해요' 라고 백만 번
교육을
하는 것보다도 효과가 있다.
아마 맥도날드 이외의 레스토랑이나 소매점에서 자동 금전등록기에 '스마일'이라고
쓰여
있는 가게는 아마 일본에는 한 군데도 없을 것이다.
웃는 얼굴로 장사를 하면 반드시 손님이 불어난다. 호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건
전한 육
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드는 것처럼 웃는 얼굴을 한 가게에는 돈이 깃들게 마련이다.
맥도날드에서는 지나가는 통행인이 가게 앞에서 잠시라도 걸음을 멈추면 젊은 여자
종업
원이 싱긋이 웃어 보이면서 '하나 들어보시겠어요?' 라고 권한다. 그 말을 들은 손님
은 웃
는 얼굴에 매혹되어 마침내 서슴없이 사버린다. 이것도 웃는 사람의 승리인 것이다.
그 웃는 얼굴은 종업원 모두가 맥도날드의 햄버거에 절대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
기 때
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 그녀들은 이렇게 값싸고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지
않으면
손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다정한 미소를 보이면서 권하는 것이다.
가짜 상품을 파는 길거리의 야바위꾼들은 자신들이 파는 상품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재미
있는 우스갯소리를 외쳐대면서도 절대로 미소를 지어 보이지 못하며 눈짓도 나쁜 것이
다.
손님의 '콤플렉스'를 포착하라.
햄버거를 사러 오는 손님은 모두가 가게 앞에 서서 먹는 사람들뿐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 중에는 사 가지고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 때문에 다 구워진 것을 그 자리에서
싸서
손님에게 건네주기도 하고 있다. 굽는 사람과 포장하는 점원은 제각기 작업을 분담하
고 있
지만 맥도날드의 종업원은 '다 됐어요. 싸 드려요!' 라고 외친다. 즉 영어를 쓰는 것
이다.
'래프 업 플리즈!' 라고외친다. 즉 영어를 쓰는 것이다.
나는 점원들 끼리의 대화는 모두 영어로 하도록 하라고 교육하고 있다.
젊은 여성 손님일 경우 점원들끼리의 영어 대화에 눈을 크게 뜨고 듣고 있는 것 같
다. 그
것만으로도 외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를 생각하여 나는 감
히 종
업원들에게 영어를 쓰도록 요구하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인이 원래 영어에 약하기 때
문이다.
어학 콤플렉스는 단적으로 말해서 외국인 콤플렉스로 연관된다. 그렇게 되면 기묘하
게도
외국인이 먹고 있는 것은 모두 맛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맥도날드 햄버거는 본래 외국인의 음식이므로 그만큼 일본인의 외국인 콤플렉스를
자극하
면 잘 팔린다. 종업원들이 사용하는 영어는 일본인의 외국인 콤플렉스를 찌르는 소도
구 인
것이다.
사실 맥도날드에 찾아오는 외국인 손님도 많은데 그것이 또 더없는 선전효과가 되어
거기
에 이끌려 일본인이 덩달아 사는 경우도 많다.
'영어를 사용하라' 하고 내가 점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즉 일본인의 콤플렉스를 찌
르라는
뜻이다. 콤플렉스를 찌르면 돈을 벌게 된다.
그것도 다만 나만이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돈을 벌지만 손님들은 햄버
거에
익숙해짐으로써 외국인의 음식물에도 익숙해져 간다. 햄버거라는 외국인과 똑같은 음
식을
계속해서 먹음으로써 외국인 콤플렉스가 희박해져 가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의 입장에
서나
손님 자신에게 있어서나 굉장한 플러스 효과라고 하겠다. 외국인 콤플렉스에서 탈피함
으로
써 시야도 넓어 질 것이고 사고방식에도 유연성을 갖게 될 것이다. 발상법도 섬나라적
인 소
심함에서 국제적인 대범함으로 비약해 갈 것이다. 그러한 국민 전체의 커다란 이익 앞
에서
는 나의 돈벌이 따위는 미미한 것에 불과하다. 전심으로 말하는 것이다. 나는 국민의
이익
향상을 믿고 햄버거를 팔고 있는 것이다.
제 3문명의 충격을 직시하라.
일본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일본은 과거에 세 차례에 걸쳐서 문명의 충격을 받고 있
다.
첫 번째가 대화개신이다. 이때에 중국으로부터 문자가 상륙했다.
두 번째는 명치유신이다. 도꾸가와 3백 년의 쇄금이 풀리고 서구 문화가 들어왔다.
그리고 세 번째가 2차대전 후의 미국 문화의 유입이다. 역사상으로 일본이 연합국에
패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미국에 패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 문화가 차례차례로
일본
에 상륙해 왔다.
잠깐만 주위를 돌아다보면 잘 알 수 있다. IBM, 코카콜라, 파카, 청바지...이런 모
든 것들
은 전부 미국의 것으로 유럽의 것이라고는 없다. 모두 아메리카 문화이다 그리고 그
미국
문화의 최고의 인기물로 등장한 것이 바로 햄버거이다.
그런데 일본인은 참으로 유연한 두뇌로써 노도처럼 밀어닥친 미국 문명을 잘 흡수하
여 새
로운 대전 후의 일본 문명을 창조했다. 햄버거의 매상 신기록을 일본이 낸 것도 그 하
나의
실현이다.
미국인은 일본인들의 풍부한 창조성에 바야흐로 놀라움과 경의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문화를 흡수하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낸 일본으로부터 다시 그 문화를
미국
으로 되돌려 가려는 '브링 백 투 U. S. A.'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일본에 끼
친 문명
의 쇼크를 이번에는 다시금 미국으로 도로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진정한 세계 평화로 이어지는 것이지 XX 연합회니 뭐니 하는 무리들이
그곳
에서 와글와글 떠들고 있는 것은 평화의 여신을 발가벗겨서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있는
것이
나 마찬가지 행위이다.
일본과 미국의 평화 유지에 가교 역할을 하는 문화는 맥도날드 햄버거인 것이다.
일본에 없는 것이 팔린다.
유태 상인에 관한 한 이야기 가운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어느 미개국에 구두 세일즈맨이 둘이서 한 조가 되어 찾아왔다. 그 중의 하나는 유
태인이
었다.
미개족의 주민들은 모두가 맨발이었다. 그것을 보고 유태인이 아닌 세일즈맨은 꺼림
칙한
얼굴을 하며 외쳤다.
'엉뚱한 나라에 찾아왔군그래. 보라구, 주민들의 발바닥을 말이야. 구두 밑창보다
더 튼튼
하지 않은가 말일세. 이런 데서 구두가 팔릴 턱이 없지.'
그러나 유태인 세일즈맨은 그 말에 싱긋이 웃으면서 입맛을 다셨다.
'아니야, 구두는 절대로 안 팔리네, 왜냐하면 모두들 신발을 안 신고 있으니까 말일
세.'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다. 과연 구두가 팔렸는지, 아니면 안 팔렸는지의 결론은 내리
지 않
고 있다.
내가 햄버거를 팔겠다고 말을 꺼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모한 짓이다' 라고
말하며
말렸다.
'빵을 먹는 습관 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더군다나 고기보다는 생선을 더 좋아하는 일
본인
에게는 햄버거가 팔릴 턱이 없다. 일본에 햄버거가 본격적으로 상륙하여 그 팔리는 실
적을
보고 어느 정도 될 것 같은 전망이 선 후에 손을 댄다면 또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하며 '그만두게, 그만둬!' 하고 만류하는 것이었다.
유태인 구두 장수는 아니지만 나는 본격적으로 햄버거가 일본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까 팔
린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일본인의 발상법이 아니라 유태인의 발상법으로 사물을 보고
있었
던 것이다.
내가 햄버거를 팔기로 나서자 요즘의 긴자에서는 한 손에 음료수, 다른 한 손에 햄
버거를
들고 볼이 터지도록 먹어대면서 걷는 것이 젊은이들 사이에서의 새로운 유행으로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위험 부담이 큰 것일수록 돈이 벌린다.
돈벌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 아무튼 신비의 존재인 것이 스위스 은행이
다. 스
위스 은행의 이야기가 나오면 눈빛이 달라지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면 손 안에 백만 달러의 현금이 있고 이것을 밑천으로 삼아 돈벌이를 하고자
할
경우, 스위스 은행과 상담을 하는 것이 아주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위스 은행은 세계에 이름이 알려진 유태 상인 등의 합당한 사람의 소개가 있으면
눈앞
에서 전화를 들만큼 친절히 상담에 응해준다. 손님의 밑천의 많고 적음에 따라 돈벌
이의
메뉴를 여러 가지로 제공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방법으로 말이다.
'높은 이자를 원하신다면 연 2학 5푼의 것이 있습니다. 이걸로 하면 4년 만에 원금
이 회수
되죠. 어떤 저개발국의(물론 나라 이름도 분명히 말해 준다) 전원 개발공사입니다. 다
만 이
율은 높습니다만 만일 혁명이 일어나서 이 사업이 국영화되어 버리면 원금도 이자도
찾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신이 그 위험 부담을 안고도 투자하실 생각이라면 연 2학
5푼을
지불해 드리겠습니다. 그런 위험 부담이 싫으시다고 말씀하신다면 원금은 당 은행에서
보증
해 드리죠. 그 대신 이율은 연간 6푼입니다.'
연간 6퍼센트라면 일본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다만 스위스 은행의 경우는 어떤 경우라도 비밀을 지켜 주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조
사한
다고 하더라도 예금자의 이름은 절대로 밝히질 않는다. 따라서 세금이 공제되는 일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당좌예금을 하면 은행에서 이자를 받는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당좌
예금은 무료로 은행이 맡아 주는데, 스위스 은행은 꼬박꼬박 보관료를 받는다.
그것은 그렇다. 그렇다 치고 위험 부담이 큰 것에 높은 이자를 지불한다고 하는 것
은 다시 말하면 위험 부담이 큰 것일수록 돈이 벌린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다.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선구자가 짊어지는 위험이 가장 크다. 그것을 단적으로
말하면 선구자가 성공할 경우에는 막대한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선구자의 경우처럼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고 그 위에 위험 부담은 최소
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이 있었던것이다. 맥도날드의 햄버거가 바로 그것
이다.
과연 빵을 먹는 습관이 없는 일본에 햄버거라는 일본인이 먹어 본 적이 없는 것을
들여온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선구자적인 위험 부담이 다분히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
나 냉정히 생각해 보면 그 위험 부담은 미국에서의 판매 실적, 조리사가 필요없는 세
계 공통의 맛, 계산된 기술정보 등으로 인하여 상당히 미약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는
햄버거라는 돈벌이가 되는 벨트 콘베이어에 타고 있으면 되었던 것이다.
네모보다는 둥근 것이 잘 팔린다.
이상스럽게도 인간들은 네모난 것보다도 둥근 것을 좋아한다. 경화만 하더라도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의 경화는 원형이다. 일본에서는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으로 동그
라미를 만들어 보이면 돈이란 것을 의미한다.
이 인간의 성향을 장사에 활용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즉 상품의 경우에도 네모보다
는 둥글게 만든 쪽이 더 잘 팔린다.
햄버거가 잘 팔리는 비밀의 하나로 그 모양이 인간이 좋아하는 원형으로 되어 있다
는 것을 들 수가 있겠다. 길다란 핫도그보다는 햄버거가 더 잘 팔리는 것은 맛도 맛이
지만 원형에 힘입는 바도 크다고 하겠다.
장사를 하려거든 성악설에 입각해서 하라.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성선설에 입각하여 이웃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장사에까지 성선설을 끌고 들어가는 것은 찬성할 수가 없다. 오
히려 인간의 성품은 악하다는 기본 입장에 서는 편이 낫다. 한눈을 팔면 도둑을 맞는
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인은 장사에도 성선설을 가지고 임한다. 25년간 은행에 근무하면서 9억
엔을 빼돌린 여직원이 생겨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25년 동안이나 근무했기 때문에 걱
정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선설에 입각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성악설에 입각한다면 그런 안이한 사고방식은 나오지 않는다. 몇십년을 근무했어도
내일 도둑질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야 한다. 30년을 근무했어도 안심 할 수는 없다
는 생각으로 늘 주의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결과로서는 그렇게 하는 편이 사고도
생기지 않을 것이고 장사도 순조롭게 되어 나갈 것이다.
인간은 남이 보지 않으면 나쁜 짓을 저지르기 쉬운 것이다. 예를 들면 의젓한 신사
가 길가 아무데서나 소변을 보는 것도 그런 심리에서 연유한다.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예방책을 강구할 것을 처음부터 정확히 결정하고 나서 일
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또 미국의 맥도날드에서는 돈을 다루는 종업원에게는 스커트 대신에 모두 주머니가
없는 슬랙스를 입히고 있다. 게다가 고용계약에 의하면 날마다 몇 명씩은 교대로 거짓
말 탐지기로 조사를 받게 되어 있다. 정기 신체검사로 체증을 달 듯이 종업원들은 정
기적으로 거짓말 탐지기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이 거짓말 탐지기로써 이따금씩은 고양이가 자기가 싼 똥에 모래를 끼얹어 감추듯이
종업원들이 나쁜 짓을 저지르고도 시치미를 떼고 있던 잘못들이 들통나는 수가 있다.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 그 종업원은 곧 해고를 당하게 되는데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
해고를 시키지 않고 '다시 그런 짓을 해서는 안돼요!' 라고 경고할 뿐 그대로 근무를
시킨다. 일손이 모자라기 때문에 주의만 주고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절대로 나쁜 짓을
못하도록 만전의 대책을 강구하지만 그래도 훔쳐 냈을 때에는 도둑을 맞은 쪽에도 절
반은 책임이 있다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시 훔쳐서는 안돼요.'라고 타이
른 후에, 그 사람을 다시 근무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일본인은 방어책을 강구해 놓지도 않고 일부러 돈을 훔치기 쉽도록 해
두고서 훔쳤을 때에는 즉시 해고를 시키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나로서는 이 일본적인 사고방식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장사는 전쟁이다. 전쟁이기 때문에 방심하면 내 것이라도 모두 빼앗기고 만다. 전쟁
에서 성선설을 가지고서는 통용하지 않는다. 이기기 위해서는 성악설이 있을 따름이
다.
이런 것도 일본 민족이 다른 민족에 의한 정복을 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국민이 압박
을 받는다는 비참한 지경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국가, 단일 민족이기 때문에 모
질지가 못한 것이다.
내가 회사 경영을 성악설에 입각해서 하라고 말하면, '그건 안돼, 가족주의가 아니
며,,,'이라고 말하는 경영자가 많다. 그 중에는 사원은 모두가 한 가족이라고 생각해
야만 된다고 진심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사고방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주의니, 어쩌니 하는
그런 부처님 말씀 같은 말을 하고 있어서는 전쟁에 이겨낼 수가 없는 것이다. 경제 전
쟁과 가정은 다르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사족이지만, 나는 일본의 맥도날드의 여자 종업원들에게는 스커트를 입히고 있다.
내가 성선설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스커트 깊숙이에 판매 대금을 감추는 여자
가 없기 때문이다.
'오직 오늘의 장사'로 하라.
내일을 기대하면 실패한다
맥도날드는 햄버거를 팔 때 'Right Now Business' 라고 말한다. 즉 '오직 오늘의 장
사'라는 것이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 곧잘 입에 올리는 말은 '오늘은 매상이 예상한 만큼 안되었으니
까, 내일 벌충하자' 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잘못된 말이다.
장사를 하는 데는 '오늘은 오늘로 끝이며, 내일은 또 다른 날이다' 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내일을 기대하기 때문에 만일 그 기대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목을 매지 않
으면 안될 지경이 되는 것이다.
장사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다. 장사는 '오직 오늘의 장사' 가 아니면 안된다는 것이
맥도날드의 기본적이 자세인 것이다.
'오직 오늘의 장사' 라는 말은 특히 소매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장사의 격언이라고 하겠다.
제 2부 지식보다는 지혜
10년 전의 감각으로는 살아남지 못한다.
프로펠러 비행기가 날던 시대에는 도쿄-오오사카 사이의 소요 시간은 2시간 도쿄-홍
콩 사이는 8시간이 걸렸었다. 그런데 제트기가 나오자 도쿄-오오사카 사이는 40분, 도
쿄에서 홍콩까지는 3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게 되었다. 매우 편리해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바쁜 시대가 되기도 했다. 비행기만이 아니고 모든 것이 제트화가 되어진 것이
다.
장사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프로펠러 시대에 1천만 엔을 벌던 사람은 제트 시
대에는 5천만 엔을 벌지 않으면 돈을 많이 번 축에 끼지 못하게 되었다. 인건비도 오
르고 경비도 많이 올랐다. 그 인상폭만큼 벌어야만 적자를 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 자신은 도쿄에서 오오사카로 출장을 가는 데 제트기를 이용하면서도 세
상의 모든 것이 제트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경영자가 의외로
많다.
'인건비가 올라서 야단이에요' 라는 등의 무책임한 말만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
는 관련 회사 60개의 회사 중에서 58개의 회사가 적자를 보여 모회사에서 자금을 당겨
쓰고 있는 실정인 글라이더 시대의 경영을 하고 있는 전근대적인 경영자도 있다.
'하하하, 세상 참 편리해졌습니다. 제트기로 오오사카에 빨리 도착할 수 있게 되었
으니 천천히 식사를 해도 되네요. 하하하...'라고 말하면서 웃고만 있다면 어쩔 수가
없다. 마치 그 사람은 도오카이도를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있던 시대의 감각으로
사물을 파악하고 있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제트기에 올라탄 순간부터 '좋아, 나도 이제부터는 2배의 속도를 해보자!'라고 하는
느낌이 없다면 이 제트 시대를 살아 나갈 수가 없으리라.
그러나 2배의 속도로 일을 처리하고자 결의하여도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
것을 지원하기 위해서 컴퓨터가 등장했다.
시카고에 있는 맥도날드의 본사는 '그라면 G 2' 라는 자가용 제트기를 가지고 있다.
나는 물론 조종 면허는 없지만 조종하고 싶으면 나에게도 가능하다. 인간이 비행기를
날게 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로 날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목적지
까지의 소요시간에서부터 시작하여 주위에 있는 다른 비행기의 유무까지도 알 수가 있
는 것이다.
기업도 바야흐로 컴퓨터 조업 시대로 돌입했다. 컴퓨터를 유효적절하게 사용하지 못
하는 기업은 추락할 따름이다.
글라이더의 경우에는 위험한 순간에 조종간을 당겨 착륙하면 위험은 면할 수 있었
다. 제트기는 보이스 래코더로 알 수 있듯이 '아차!'하면 끝장이 . 더군다나 추락하
는 것은 비단 항공기뿐만 아니다. 방심하고 있으면 기업도 추락한다.
쇼우 윈도우는 시대에 뒤진 것이다.
사무실에서 긴자 거리의 인파의 흐름을 보고 있노라면 느껴지는 일인데 최근에는 거
리를 거니는 보행자의 속도가 빨라졌다. 제트기나 고속도로 시대에 어울리도록 어쩌면
인간의 걸음걸이까지도 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 이 보행자들이 '스피드 업'은 장사와
도 아주 깊은 관계가 있다.
보행자의 속도가 빨라진 것은 보행자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걷게 되었기 때문이다.
목적을 가지고 걷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이 없어졌다고도 할 수 있겠다.
보행자가 목적없이 걷고 있던 시대에는 긴자 산책을 나온 손님이 간단히 걸려들었던
것이다. 쇼우 윈도우를 꼼꼼하게 들여다보기 때문에 여기에 어울릴만한 것을 장식해
두면 그것으로 장사는 이루어졌다.
그런데 보행자가 목적을 가지고 걷게 되어 그 속도가 1.5배로 빨라지자 쇼우 윈도우
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시골에서 올라온 돈벌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관광객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들여다볼지도 모르지만 낚아 채고자 생각하는 호주머니가 두둑한
손님은 돌아다 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런 손님들의 눈을 끌기 위해 번쩍거리는 것으로 가게 앞을 꾸며서 조금이
라도 손님들의 주의를 끌고자 하기에 이르렀다.
긴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팔고 있는 도쿄 역전의 지하상가를 거
니는 통행인들의 발걸음도 역시 빨라졌다. 이쯤 되면 이쪽에서도 스스로 걸려들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맥도날드에서는 아차 하는 사이에 손님이 지나쳐 버리므로
그래서 '아침식사 있습니다' 라는 의미로 그림 간판을 내걸었던 적이 있다. 아침식사
를 거르고 나온 샐러리맨은 김이 무럭무럭 나는 이 '아침식사' 그림을 보면 갑자기 뱃
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며 시장기를 느끼게 되는 모양이다. 잇달아 꼬리를 물고 달려
들어왔다.
이 스피트 또한 해가 갈수록 빨라져 가며 마침내는 메기에서 제비가 될 것이다. 그때
에 대비하여 나는 제비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사람은 멀리서 보아야만 한다.
보행자의 걸음걸이 속도가 빨라진 것은 일본만의 현상은 아니다. 뉴욕에서도 파리에
서도 로만에서도 런던에서도, 홍콩에서도 모두 빨라졌다. 이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내가 보행자의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해도 얼른 납득이 안 가는 독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1,2 년 전과 비교하기 때문에 얼마나 빨라졌는지 분명치가 않은 것
이다.
척도를 소급하여 백 년 전과 비교해 본다면 보다 분명해질 것이다.
'아래로, 아래로,,,' 의 시대에 비하면 누구의 눈에나 현재의 걸음걸이 속도가 빨라
져 있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더라도 1년 ,2년보다는 백 년의 단위로 사물을 보는 편이
그 변동폭을 확실히 알 수 있듯이 인간도 멀리서 보는 편이 장단점을 더 잘 알 수 있
다.
유태인은 '사람을 볼 때는 멀리서 보십시오' 라고 말한다.
장사의 경우에는 특히 좋은 상대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감정에 치우쳐 상대
방을 보는 눈이 흐려지는 일 등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이다. 틀림없는 상대를 고르
는 데는 사람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하지만 우선 멀리서 바라보아야 한다. 인간은 이중
인격이다. 동물적인 일면과 칸트가 말한 바와 같이 이성적이고 고상한 일면을 함께 지
니고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인간의 이런 양면성이 보이게 된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과연 여
드름이 있다든가 금니를 했다든가 하는 점은 잘 보일지 모르지만, 인간 내면 속에 지
니고 있는 두 가지 면이 어떤 상태인가 하는 것도 도리어 잘 보이게 되는 법이다.
게다가 가까이서 보는 것보다도 멀리서 보는 편이 장점이 더 잘 보인다. 후지산이
좋은 예가 된 것이다. 멀리서 보면 스타일도 좋고 신비한 느낌마저 주지만 막상 오르
려고 다가가서 보면 구멍 투성이에, 나무도 살아 있지 않은 아주 험상궂은 산인 것이
다.
일본인은 어찌된 일인지 가까이에서 장점보다는 단점만을 보게 되므로 장점을 배우
기보다는 흠을 찾아내는 것으로 일관해 버린다. 이래서는 올바른 판단이 내려질 까닭
이 없다.
회사 안에도 이런 상사들이 의외로 많다. 보너스의 경우만 보더라도 '저 녀석, 어제
건방지게 굴었으니 깎아 주어야지' 라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보너스는 그런 것으로써
결정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반 년 동안이면 반 년간, 멀리서 그 인물을 살펴보
아 공정하게 결정해야만 될 것이다.
나는 직장에서 사원들은 멀리 떼어놓고 보기로 하고 있다. 떨어져서 관찰하면 할수
록 그 사원이 어떤 인간이고 얼마나 부지런히 일하는가를 잘 관찰할 수 있으니 이상한
일이다.
'기브 앤드 테이크' 로는 손해를 본다.
'후지다상, 장사는 기브 앤드 테이크예요' 라고 말하는 일본인들이 의외로 많다. 나
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자선사업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 하며 장사를 모르
는 일본인들을 향해 혀를 차고 만다.
장사가 '기브 앤드 테이크' 라니 농담이 아닐까?
'기브 앤드 테이크'
이 말을 맨 처음 한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리스도가 유태인이기 때문에 '기
브 앤드 테이크' 로 나가면 돈을 벌수 있다고 단순하게 믿었던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물론 그리스도는 유태인이다. 그러나 그는 종교가이지 유태 상인은 아니다. '기브
앤드 테이크' 는 사람을 인도하기 위한 종교상의 발언인 것이다.
메이지 이후 백 년 동안 일본은 항상 기독교 문화의 영향을 받아왔다. 일본으로 건
너오는 외국인들의 대부분은 기독교도였으며 그들은 조금이나마 사정을 유리하게 하고
자 하여 '기브 앤드 테이크'라는 그리스도의 말을 곧 잘 인용했던 것이다. 그것을 본
일본인들은 장사도 '기브 앤드 테이크' 로 하는 것으로 착각해 온 데 불과하다.
사람을 선으로 인도하는 종교상의 가르침을 장사에 응용하고 있어서는 이길 도리가
없다. 성경에 있는 것은 종교적으로 볼 때는 틀린 것이 아니지만 장사에는 사용될 수
없다.
종교에 종교요, 장사는 장사로 분명히 분리시켜야 할 것이다. 종교와 장사를 분리해
서 생각하지 않고서는 돈을 벌 수가 없을 것이다.
장사는 '테이크 앤드 애스크 포오 모어' 이다
유태 상인은 절대로 '기브 앤드 테이크' 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기브는 없다는 뜻
이다. 받고 받고 또 받는다. 그들의 모토는 '테이크 앤드 애스크 포오 모어(take and
ask for more'이다. 즉 받고 난 후에 '또 더 주라' 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다면 돈을 벌 수 있다.
'기브 앤드 테이크'는 돈을 벌기도 전에 먼저 주어야만 한다. 그러니까 나중에 그만
큼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브레이크 이븐', 즉 똑같게 된다. 잘하면 본전이요, 잘못하
면 큰 손해를 입기 일쑤이다.
유태 상인이 '테이크 앤드 애스크 포오 모어' 라고 손을 내밀고 나오는 데는 이쪽에
서도 사정없이 달라붙어서 '더 달라'고 손을 내밀지 않으면 그들과 싸워서 이 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하느님' 과 '조상' 을 혼동하지 말라.
일본인들은 하느님과 조상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태인을 비롯해 구미에
서는 하느님은 하느님, 인간은 인간으로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인간은 죽었다 할지
라도 어디까지나 인간이지, 하느님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사고방식이다.
유태인에게 있어서 신은 만능이며, 인간과는 이질적인 전지전능자이며, 인간보다 훨
씬 뛰어난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그 만능자요 전지전능자요 초인적인 신에게
지배되며 조금이라도 신에게 가까와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니까 유태인에게 있어서는 성공이나 실패나 모두가 '신의 섭리' 이기 때문에 참
으로 여유가 있는 것이다. 설사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신의 뜻'이므로 목을 땔 필요까
지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인은 조상을 완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때문에 조상을 하느님으로 떠
받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조상님들이 생존시부터 완전자 였느냐 하면 물론 그렇지는 않다. 그들
은 참으로 불완전한 인물로서 첩을 두고 또 계집질을 하기도 하고 빚을 많이 지기도
하고 또 남을 속이기도 한 인물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이 불완한 인간이 죽으면 곧
완전한 신으로 변한다고 설명하지만 그런 어처구니없는 이론을 유태인들은 전혀 믿지
않는다.
일본인은 불완전한 인간으로부터 갑자기 신이 된 조상에게 굉장한 의리를 내세운다.
'성신(신이 된다는 뜻)' 이란 이상한 말이지만 부자가 된 사람을 가리켜 '성금'이라고
하는 점에서 보면, 신이 되었으니까 '성신'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성신'으로는 고
마움의 뜻이 희미하지만 도리가 없다.
그것은 그렇다치고 이 '성신'의 조상에게 굉장한 의리를 내세워 '아버님이 유지를
이어 진력하지 않으면...' 이라든가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하라고 말씀하셨으니까 이
익은 그만 두고라도 해야 한다.' 라는 등 신통한 힘을 발휘하여 마구 정진하기도 하
고, 그러다가 그 일이 벽에 부딪쳐서 뜻한 바가 좌절되기라도 하면 '지하에 계신 조상
에게 뵐 면목이 없다'라고 무의식중에 내뱉고는 목을 매달아 자살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는 돈버는 기회를 가난이라는 부채로 부쳐서 날려 버리는 것과 같은 것
이다.
그런나 조상들은 '성신'으로 취급하고 있는 동안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죽은 사람=
신' 이라는 사고방식으로까지 발전해 간다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 나오게 된다.
나라를 위해 죽은 영령들 앞에 죄송하기 이를 데 없다' 는 사고방식이다.
죽은 자나 조상들을 소중히 여기는 데는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유태인 전능하신 신
과 불완전한 인간을 분명히 구별하고 있는 것처럼 자연계의 절대적인 것에 대한 사고
방식와 인간에 대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할 필요가 있다.
일본인이 하느님과 조상들을 나누어 생각하게 된다면 일본인이 더욱 자유롭고 풍부
한 발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제트 시대에 있어서 실패를 조상과 관련지어 '이렇
게 실패하였으니 조상 앞에 면목이 없다' 라고 자신을 나무라기만 하는 나머지 더욱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리석음은 절대로 변해서는 안된다.
장사는 죽은 사람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살아 있는 자신을 위해서 해야 할 것이
다.
'지식' 보다는 '지혜'
일본인들의 이러한 '조상들게 죄송하다' 라는 따위의 빈약한 발상법에 비하면 유태
인은 머리가 훨씬 유연하다.
상대성원리로 유명한 아인슈타인 박사에게는 친족 일가들이 많아서 도합 11가족에
달했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물론 유태인이다.
이 친족 중에 아인슈타인 박사의 사촌이 되는 사람으로 월렌슈타인 씨가 있는데 이
분은 과학자가 아닌 상인으로 나의 친구이기도 했다.
'유태인의 상술'을 출판한 뒤에 미국에서 월렌슈타인 씨와 만났을 때 나는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긴자의 유태인으로 불리고 있는 나에게 가르쳐 줄게 없는가? 한 마디라도 좋으니
조언해 줄 것이 있으면 가르쳐 주게나.'
그러자 월렌슈타인 씨는 즉석에서 이렇게 대답했다.
'인간은 말이야, 지식보다는 지혜를 존중해야 하네. 그것 뿐일세.'
나는 '옳거니!' 하고 감탄했다. 지식이란 많은 사람들과 교제하며 많은 정보를 모으
는 일이다. 그러나 정보는 그저 모으는 것만으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보는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데에 활용할 때에만 비로소 그 값어치가 살아나는 것이다. 그리
고 무언가를 창조하는 활동력이 되는 것이야말로 '지혜' 인 것이다.
내가 남의 처마끝을 비는 방법을 발상했던 것도 월렌슈타인이 말한 '지식보다는 지혜'
를 나도 모르는 가운데 실천하였던 결과인 것이다.
'지혜' 는 인간에게 있어서 단순히 중요할 뿐만이 아니라 '부'를 창조해 나가는 데
도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이라 하겠다.
장사는 '오울 오어 낫싱' 이다
국제 경제전쟁에 이기기 위하여
몇 년 전자기 나는 뉴욕이나 시카고의 유태인들로 부터 '미스터 피프티 피프티' 라
고 불리어졌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매우 못마땅한 호칭이었다.
나는 내 이름의 발음에 대해서도 특별히 신경을 쓰는 편이라 명함에서부터 후지다
상점의 정규 영수증에 이르기까지 '승전 전 (덴이라고 발음해 주십시오)' 라고 인쇄를
하고 있을 정도이다. 즉 '승전 전' 만이 고유명사가 아니고 괄호 안의 (덴이라고 발음
해 주십시오) 까지도 고유명사로 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태인들은
'미스터 덴 후지다' 라고불러 주지 않았다.
'피프티, 피프티' - 직역해서 말하면 '5푼, 5푼' 이다.
'헤이, 미스터 피프티 피프티' 라고 부르는 것은 '어이, 어이, 5푼 5푼 군' 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즉 그들은 나를 농담 반으로 부르고 있는 결과가 된다.
확실히 일본인은 무언가 말썽이 생기면 중용을 택하여 '5푼, 5푼'으로 결말을 내기
를 좋아했다. 나도 처음에는 이 일본인적인 성격을 숨김없이 발휘하여 유태인을 상대
로 '피프티, 피프티' 를 연발했던 것이다. 그것을 유태인들은 비웃는 것이었다.
유태인은 10미터를 10킬로키터, 5분간을 1시간으로 생각할 정도니까 결론을 흐지부
지하고 피프티 피프티로 절충하려 드는 수버으로써는 결코 납득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장사란 '오을 오어 낫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을 오어 낫싱' - 완승이든가 아니면 완패라든가 둘 중의 하나인 것이다. '5푼, 5
푼'식의 절충 방법은 유태 상술에는 없다. 장사란 그만큼 까다로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유태인의 태도이다.
장사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욕구와 욕구가 불꽃을 튀기며 맞부딪치는 데서 비롯된
다. 당연히 트러블은 결말이 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에 원인과 결과가 있듯이 상
업상의 말썽에도 그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추구해 나가면 어느 쪽이 나쁜가가 분명해진다.
유태인은 트러블에 직면하면 철저하게 원인을 캐낸다. 그리고 어느 쪽이 나쁜가를 분
명히 하고 나서 해결을 생각한다. 해결도 어느 쪽이 나쁜가를 확실히 하고 있기 때문
에 아주 스피드하게 정리할 수가 있고 뒤에 응어리가 남지 않는다.
'글쎄, 글쎄' 의 적당주의는 통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본인은 원인을 캐보려 들지 않고 '글쎄, 글쎄,,,'하면 끝장내려고 든다.
'아냐, 나도 나쁘지만 당신도 나빠. 글쎄...아마...그러지 말고 여기서 그 중간을
택해 타협하지 않으시렵니까?' 하고 나온다. 장사에 대한 사고방식으로서는 아주 물렁
물렁하다.
외국의 상인은 일본인의 이런 점을 놓치지 않고 이 허점을 찌르고 나온다. 외국의
상인들은 말썽의 원인이 자신들에게 있을지라도 일본인들이 그 점을 따지고 들지 않는
다는 점을 알고 염치좋게도 클레임을 제의해 온다.
'일본인에게 트집을 잡고 나오면 반드시 꺾인다.'
그들은 이런 소리를 하며 일본인들의 어리석은 정도를 비웃으면서도 확실하게 일본
인을 상대로 하여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하찮은 일로도 클레임을 요구하면 일본인은
'5푼, 5푼'으로 절충을 하려 든다. 8푼 대 2푼으로 자신이 불리해도 클레임을 요구하
면 '5푼, 5푼'으로 그만큼 이득을 보게 된다며 미소를 짓는 것이다.
돈을 벌고 싶거든 유태 상술의 '오울 오어 낫싱' 의 정신이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선결
문제이다. '오울 오어 낫싱' 이 부를 낳게 하는 사고방식이라면, '5푼, 5푼' 사고방식
은 빤히 알고 있으면서도 이익을 토해내는 상술이라고 하겠다. 아무리 '엔'화가 강하
다가 뽐내도 일본인이 '5푼, 5푼' 상술을 버리지 못하는 한 국제 경제전쟁에 이길 가
망은 없다.
인과율에 따르는 유태상술
모든 일은 원인이 있어서 일어난다는 것이 인과율이다. 인간이 존재하는 것도 양친
이 있어야만 가능하며 배짱이 좋다든가 머리가 좋다든가 하는 개개인의 성격도 양친의
유전에 의한 바가 크다.
그러나 모든 것을 인과율로 결정해 버리면 인생의 맛은 무미건조해져서 재미가 없
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인간의 자유의지이다.
그런데 이 자유의지는 아주 귀찮은 존재인 것이다. 모든 것을 인과율로 결정하고 있
는 한에 있어서는 인간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지만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사형에
처해지는 일까지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성적욕구를 유발하는 스타일의 여성을 보고 욕망에 휘말려 그 여자를 강
간하여 죽음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하자. 그런 여성을 보고 강간하는 것은 인과율로서
는 당연하다. 이러한 견해를 가지며 이 사나이는 벌을 받지 말아야 하겠지만 아무리
보아도 이것은 인과율은 아니므로 자유의지를 가지고 여인을 범하고 죽였다고 간주된
다. 그리고 그 때문에 사형 판결을 내리는 것이다. 범죄인의 처벌은 이와 같이 인간에
게는 자유의지가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보면 인간은 어느 정도의 자유의지를 가지며 어느 정도의 인과율에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유태인은 인생이 재미가 없든 무미건조하든간에
인간의 삶은 애당초부터 결정되어 있다고 하는 인과율에 따라 자유의지는 가급적 억제
해 버린다. 인과율을 억제하고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것은 종교, 윤리, 도덕 등의 매우
한정된 분야에서 뿐이다.
특히 장사에 있어서는 싸우는 것이 유태의 상술이다. 인과율에서는 모든 원인도 결
과도 결정되어 있다.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에 따르기 때문에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
는다. 잘못되어도 돈을 버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 본다면 인간에게는 수명이 있다. 이것은 인간의 자유의지로서는 어찌
할 수 없는 사항이다. 그러므로 유태인은 자신의 수명을 헤아리면서 장사를 한다. 자
신은 앞으로 몇 년밖에 살지 못할 테니까 남은 기간 동안에 얼마쯤 벌어서 그 돈을 어
떻게 쓸 것인가 하는 것까지도 계산하며 살아간다.
인과율에 따르면서 참으로 엄격한 생활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하겠다.
인생에 이기기 위해서는 엄격함이 필요하다는 것은 무슨 프로 야구나 농구의 트레이
닝의 예를 끄집어 내어 설명할 필요조차도 없을 것이다. 유태인의 엄격함에 비하면 일
본인의 장사에 대한 생각은 문제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싱겁다.
고위층의 낙하산 식의 인사 이동으로 어느 대기업으로 밀려 나간 전직 고위 관리가
기업의 엄격함에 따르지를 못하고 낙오한 예를 다 들려면 한이 없겠지만, 제아무리 엄
격하기로소문난 사기업에서도 유태인의 기업에 비하면 굉장한 차이가 있다.
관리는 미지근한 탕 속에 들어 있기 때문에 좀체로 밖으로 나가지를 못한다. 나가면
당장에 감기가 들어 야단이 나고 만다.
그러므로 미지근한 탕과 같은 관청으로부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관리가 낙오하는
정도로써는 겉치레 말이라도 '엄격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장사에 관해서는 인과율만으로써 그들의 엄격함을 배워 '오울 오어 낫싱'에 철
저해야 할 것이다.
제트 시대에도 통용되는 '78대 22'의 우주 법칙
내가 쓴 '유태인의 상술'은 독자들 덕분에 폭발적인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수천 통에 달하는 독자 여러분들로부터의 편지가 쇄도했다.
이러한 독자 여러분들의 편지 가운데에서 내가 기쁘게 느낀 것은 '유태인의 상술'에
쓴 유태의 법칙을 그대로 자기 사업에 받아들여 성공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의 감사의
편지였다.
'유태인의 상술'에서 나는 유태 상술의 기초가 되어 있는 법칙에 '78대 22의 우주
법칙' 이 있다고 말했었다. 자세한 내용은 '유태인의 상술'을 다시 읽어 주시기를 바
라고, 다시 간단히 설명할 것 같으면 정방형과 이것에 내접한 원의 면적의 비율은 약
78대 22이며, 공기 속의 성분도 질소 78에 비해 산소 및 기타가 22이며, 인간의 몸도
수분이 78이고 이 밖의 물질이 22의 비율로 되어 있다고 하는 것이 '78대 22의 우주
법칙'의 대강이다. 그리고 돈 버는 법칙도 '78대 22'라고 썼다.
이 법칙을 응용하여 독특히 재미를 본 독자들로부터 감사의 편지가 왔던 것이다.
그 사람은 맨션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하고 있는 건설회사의 사장님인데, 그 편진의
내용인 즉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나는 맨션의 분양업자입니다만 맨션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78대 22'였습니
다. 나는 맨션을 지을 때마다 주거 부분과 복도라든가 로비, 현관 등의공유 면적 부분
의 비율에 고민해 왔습니다. 공유 면적을 20퍼센트로 하고 주거 부분을 80퍼센트로 한
80대 20으로는 공유 면적이 너무 좁아서 팔리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비율을 75대 2
5로 하거나, 70대 30으로 하면 공유 부분이 너무 넓어서 어딘가 허전한 감이 없지 않
았습니다. 그럴 즈음에 마침 수지다 씨가 쓴 '유태인의 상술'을 읽고서 반신반의하면
서도 주거 부분을 78퍼센트, 공유 부분을 22퍼센트로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78
대 22의 비율로 해보았더니 놀랍게도 모두가 잘되어 나갔습니다. 이 맨션은 입주 계약
을 받기 시작한 지 며칠 만에 다 팔려 버렸습니다. 덕택에 우리는 큰 이익을 보았습니
다. '유태인의 상술'의 정가는 4백 엔이었습니다만 4백 엔의 기술정보로서는 아주 싸
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편지였다.
나는 이 편지를 읽고, '이제서야 무슨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거요. 그런 것은 수천
년 전부터 이미 다 알고 있는 일이 아닙니까?' 라고 중얼거렸지만 '유태인의 상술'을
읽고 재빠르게 수백만 엔이나 수천만 엔인가를 번 사람이 나타난 것을 진심으로 기뻐
했던 것이다.
하긴 이 사장님은 '고맙다' 라고 말은 했지만 사례금은 단 1엔도 보내오지는 않았었
다. 과연 그다운 행동이다.
그것은 그렇다고 하더라고 이런 예는 '78 대 22' 라는 유태의 우주 법칙이 이 제트
시대인 오늘날에도 훌륭하게 통용된다는 좋은 예일 것이다.
'부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과 대중들 속에서 생겨난 유행 가운데서 부자들 사이
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수명이 길다.' 라고 하는 나의 지론에 대해서 오까야마 의
과대학의 어떤 교수가 전화를 걸어 왔었다.
'옳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울링은요 대중들 속에서 생겨난 유행이었기 때문에
눈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린 겁니다.'
그 교수는 전화로 이렇게 말하며 역설했다. 독자란 참으로 고마운 존재이다.
결재인의 난을 되도록 줄이자.
세상은 제트 시대에 돌입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서류에는 인장 날인의 난이 많아서
결재 서류가 평사원으로부터 계장, 계장으로부터 대리, 대리로부터 과장, 과장으로부
터 부장으로 여거 단계를 거치는 기업체가 아직도 많다.
이것은 명치유신 이후에 창립된 일본의 기업들이 관청의 조직과 관리방법을 흉내내
던 시대의 산물이다. 이래 가지고서는 제트 시대에서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다.
문명에는 관료주도형과 민간주도형이 있는데 일본의 경우는 분명히 광료주도형이다.
그리고 세계 각국을 살펴볼 것 같으면 관료주도형의 나라는 예외없이 저개발국이다.
일본도 체질적으로는 저개발국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유태인의 회사에는 임원이라고는 사장과 부사장 두 명밖에 없다.
그 밖은 모두가 보조자이든가 비서들이다. 따라서 서류가 단계적으로 결제 도장을
받기 위해 회사의 여기 저기를 빙빙 돌아다니는 일도 없다. 참으로 능률적이다.
제트 시대를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되도록 날인을 줄이고 가급적 '즉결'을 해야 할
것이다. 주결, 월결, 연결로써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연출'의 차이가 승패를 가름한다.
일본인의 희노애락은 겉으로 잘 나타내지 않는 탓인지 연추리 서투르다. 말하자면
풋나기 연출 자투성이다.
그러나 제트 시대의 장사에서는 연출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품질이 나쁜 상품은
별도로 하더라도 오늘날에는 브랜드 상품의 우열의 차이는 없어져 가고있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떠한 연출로서 파느냐가 문제이다.
연출이 좋으면 잘 팔리고 연출이 능숙치 못하면 팔리지 않는다. '상품, 플러스 연
출' 의 시대라고나 할까.
예를 들면 그다지 비싼 값이 아닌 액세서리라도 산뜻한 상자에 담고 겉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사랑을 담아' 라는 등의 문귀를 써서 아가씨들에게 선물하면 목적은 달
성된다. 상품에 반해서 넉아웃되는 것이 아니라 연출에 도취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 비율은 상품을 22라고 한다면 연출이 78이다. 어느 것이나 모두 연출에 관한 비
중이 상품 자체보다는 크다고 하겠다.
기업에서도 당연히 연출은 필요하게 된다. 미인 사원을 고용하여 접수 창구에 앉히
는 것도 하나의 연출이다. 그 미인을 활용함으로써 제트 시대에 알맞은 이익을 올리면
좋겠다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다.
샐러리맨의 경우에도 브랜드 상품의 품질이 균일화 되어 온 것처럼 샐러리맨으로서의
능력의 차이도 없어져 가고 있다. 능력을 발휘하여 인정을 받으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다음에는 자신을 어떻게 연출하는가에 달려 있다.
한시라도 빨리 상품을 도착시켜라.
비싼 값이라도 개의치 않는 욕구 심리
우리 후지다 상사에서는 골프채도 수입하고 있는데, 수입 가격은 비행기로 운송해
오는 경우가 배로 선적해 오는 경우에 비해서 운임이 한 세트당 50엔쯤 비싸진다. 그
래서 지금까지는 선편으로만 수입해 왔었다.
하지만 선편 반입인 경우에는 비행기보다 3개월쯤 늦어진다.
그런데 요즘의 골퍼들은 선적으로 운송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 못한다.
'5천 엔이 비싸도 좋으니 비행기로 운반해 오라'는 것이다. 약간 비싸지더라도 빨리
손에 넣고싶다는 것이다.
제트 시대에는 약간 값이 비싸지더라고 1분이라도 빨리 손님에게 상품을 인도해 주
는 편이 나은 것이다. 참으로 '시간은 돈'이라 하겠다.
현금은 먼저다
골프는 바야흐로 미친 듯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비행기를 통해 수입해 온 값비싼 골프채가 하네다에 도착한 다음 두 시
간쯤이면 다 팔려 버린다. 나는 미국의 프로페셔널 골퍼즈 협회의 공인 클럽인 'PGA'
를 취급하고있는데, 한 번에 5백 세트를 수입해 와도 대리점이 3백 군데 이상이나 되
므로 한 대리점에 겨우 한 세트 정도밖에는 배당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상품에 대한
경합이 붙어 2시간이면 깨끗이 동이 나버린다.
그렇다면 수입량을 더 늘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시겠지만 사실은 수입할 상품이 없
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골프 붐으로 골퍼의 수자가 3배 이상 급증했
다. 이 사람 저 사람 모두가 골프를 치겠다고 나서는 골프의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골프가 3배가 됐다고 해서 미국의 제조원이 제조량을 단번에 3배로
증가할 수는 없다. 제작 수량은 이전 그대로이다. 이러니 골프채 수요의 절대량이 부
족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노릇이다.
위풍당당하게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면 2시간도 채 안돼 다 팔려 버리는 상태가 된
다.
이쯤 되면 '상품을 보내라, 도착하는 대로 현금으로 지불하겠다' 라고 말하는 손님
은 뒤로 밀려나게 된다. 현금을 미리 선불로 지불한 사람부터 차례차례로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여태까지 일본에서는 'C .O .D (cash on delivery)' 의 장사법이 상식이었다. 그러
나 앞으로의 장사는 'C .B .D (cash before delivery)' 즉 현금 선불로 해야 할것이
다.
현금을 미리 받는것이므로 이만큼 확실한 장사는 없다. 돈을 버는 요령은 가능한
한, 현금을 빨리 손에 넣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설사 상대방이 도산하여 행방불명이
되어도 물건값을 받지 못할 염려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는 'C. B. D' 야말로 돈을 보는 상술증의 상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장사는 타이밍이다.
붐 다음에는 반드시 반동이 온다.
저번에 나는 하꼬네에서 PGA골프 클럽의 판매업자들을 모아 놓고 위로회를 겸한 골
프 대회를 가졌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는 거침없이 말했던 것이다.
'바야흐로 굉장한 골프 붐입니다. 골프 도구를 취급하는 자에게 있어서는 천재일우
의 기회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이것이 커다란 기회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붐이 일고 난 다음에는 반드시 그 반동이 나타납니다. 지금이
물건을 팔 수 있는 타이밍인 것입니다. 나는 이 골프 붐의 수명을 앞으로 3년으로 보
고있습니다. 판매업자 여러분에게는 이 3년 동안에 얼마나 골프채를 팔아치우는 가에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골프 붐은 기세를 올려 언덕 위로 달려 올라가고 있는 상태에
있습니다. 이에 편승하여 언덕을 달려 올라가며 팔고 팔고 또팔아야 할 것입니다. 긴
역사를 더듬어 마침내 다다른 천재일우 의 기회를 놓친다면 돈벌이는 영원히 멀어져
버립니다. 이 모임이 끝나면 곧장 가게로 돌아가서 PGA 골프채를 빨리 팔아서 돈을 많
이 벌기 바랍니다. 알겠습니까? 이제부터 팔아치우는 겁니다.'
나의 이 이야기를 듣고 시합도 중단하고 지금 바로 가게로 돌아가서 골프채를 팔자
고 제안한 사람까지 있었지만 물건을 파는 기회는 확실하게 포착해야만 한다.
연극도 중요한 연출 효과다
이 대회에서 나는 PGA 일본 담당 매니저인 켄데바인 씨와 라운드를 했는데 그는 내
가 사용하고 있는 골프채를 보고 화를 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내가 PGA골프채를 사용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PGA 대회에서 PGA 총판의 대표인 당신이 다른 제품을 사용하다니 이제 무슨 영문입
니까?'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도 PGA를 사용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다 팔려 버리고 내가 쓸 것도 없는 형편입
니다. 더 생산해 주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자 PGA 매니저는 팔짱을 끼고 한참 생각하고 있더니,
'그렇게 골프채가 부족하다면 정말로 본사에 한 마디 해야겠군요'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면서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이것은 모처럼의 천재
일우의 기회에 도무지 증산을 하려 들지 않던 PGA 에 대해 내가 꾸민 대규모적인 연극
이었다.
나는 물론, 내가 팔고 있는 PGA 골프채를 갖고 있었지만 일부러 그이 눈앞에서는 사
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안다고 해도 기분나쁜 웃음은 짓지 않
을 것이다.
바겐 세일은 하지 말라
상품에 긍지를 가져라
골프 붐을 배경으로 백화점에서는 골프채의 바겐 세일이 한창이다.
스포올딩, 맥그리거, 벤 호오간...등등. 모두들 싸게 팔아치우고 있다.
그러나 PGA 골프채만은 절대로 바겐 세일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적어도 전미프로 골퍼 협회 공인의 클럽이기 때문에 비록 재
고가 있는 경우라도 내가 방출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고가 있더라도 나는 한 개도
없다고 말하며 바겐 세일 업자한테는 팔려고 하지 않는다.
내 손을 거치지 않은 PGA 골프채가 혹시 바겐 세일에 나온다면 나는 현금 다발을 들
고 달려가서 가격에 관계없이 몽땅 사버린다.
이 때문에 PGA 골프채는 '환상의 골프채' 라고 하여 소중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나
는 내가 파는 상품에 그만한 긍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서글프게도 자기 상품에 긍지를 갖지 못하는 상인들이 너무나 많다. 긍
지를 갖지 않고 바겐 세일 같은 짓을 하기 때문에 역시 돈도 못 버는 것이다.
팔고 팔고 또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자신이 팔고 있는 상품에는 생명
을 걸 정도의 진지한 태도가 필요하다. 돈을 지불하는 손님은 돈을 사용하는 만큼 진
지한 태도로 사러 온다. 파는 쪽도 진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남보다 2밀리 먼저 나가라
성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는 참으로 미미 한 것이다. 그 약간의 차이가 나
느냐 안 나느냐로 성공하느냐 못 하느냐가 결정된다.
제트 시대 혹은 그 앞에 대기하고 있는 로케트 시대에는 이 조그만 차이가 큰 의미
를 지니게 된다. 로케트가 달에 발사될 때에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달에 도착할 수 없
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발점에서의 아주 작은 차이가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초래한다.
'아래로, 아래로' 의 시대에는 뒤에서 따라가기란 참으로 간단했었다. 말을 타고 쫓
아가면 되었다. 그런데 1분 전에 떠난 제트기를 따라 잡을 방법은 없다. 제트 시대에
는 남보다도 한 걸음 먼저 스타트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
30분 지각하면 회사에 오지 말라
즉 '10미터는 10킬로미터' 라는 유태의 법칙은 제트시대에는 시간의 경우에도 그대
로 적용되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다.
아침에는 특히 바쁘고 오후에는 한가한 회사에서는 아침의 바쁠 때의 5분간은 오후
의 한가할 때의 1시간에 해당한다. 5분간이 1시간에 해당한다면 아침의 15분은 한가한
시간의 3시간에 해당한다.
만일 이 회사의 샐러리맨이 15분을 지각하면 이 회사는 한 사람의 사원이 3시간을
쉰 정도의 손해를 본다. 그러므로 15분간 지각했으니까 15분 만큼의 벌칙을 당하면 되
지 않겠는가 하는 사고방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벌칙을 부과하려면 3시간에 해당하는
벌칙을 주어야 함이 마땅하다.
이런 회사에서 40분을 지각한다면 그 사원은 사원으로서 실격자이다. 8시간에 상당
한 시간을 쉰 것과 같기 때문에 회사측으로 보면 안 나오는 편이 낫다.
장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아침 시간 15분도 오후 시간 15분도 똑같은 15분임
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서는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돈은 벌리지 않는다. 사람의
몸에는 2밀리의 가시가 박혀도 아프다. 중요한 것은 남보다 2밀리 먼저 앞서서 나가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놀랄 만큼의 돈이 벌린다.
문을 닫아서는 안된다.
유태인 5 천 년의 지혜
인간은 바빠지면 아무래도 흥분하게 마련이다. 재미있는 것은 장사에서는 '피프티
피프티'를 좋아하며 의젓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는 일본인들인데도, 어떠한 이유에서인
지 인간에 대해서는 좋고 싫은 감정을 노골적으로 나타낸다.
'저 녀석은 못마땅해. 저건 쓸모없는 인간이야!'
놀랄 만큼 단호하게 흑백을 가린다. 이야기가 뒤틀리거나 하면 손을 들고 있던 뜨거
운 찻잔을 꽝 하고 놓고 돌아가기도 하고 '저런 녀석하고는 결코 말도 않을 거야' 하
고 씨근거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나는 세계의 유태인들로부터 '덴 씨는 긴자의 유태인이에요.' 라는 말을 듣게 되고
나서부터는 그들로부터 여러 가지 조언을 받아 왔는데 감정을 쉽게 노출시키는 일 본
인의 이러한 점에 대해서도 '문을 닫아서는 안돼요. 덴!' 이라는 충고를 받았다.
'유태인은 문 안에 한쪽 발을 들여놓고 절대로 문을 꽝 하고 닫지는 않아요. 인간이
기 때문에 내일이라도 마음이 변하지 않으리라고 장담 못하지요. 그러한 때를 기다리
기 위해서지요.'
유태인은 이렇게 말하며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이것은 상업상에 있어서는 중요한 이치인 것이다. 찻잔을 깨고 문을 탁 닫아 버리면
다시는 그 상대와는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틈을 열어 놓으면 그
곳으로부터 거래가 부활하는 수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커다란
이익을 보게 되는 수도 있다. 유태인은 5천 년의 역사 속에서 그러한 장사의 지혜를
발견해 내고 있는 것이다.
'저 사나이는 쓸모없는 인간이야' 라고 낙인을 찍은 그 사나이가 뜻밖의 경우에 예
상 밖의 힘을 발휘하는 수는 흔히 있는 일이다.
아무리 제트 시대여서 바쁘다 하더라도 장사에 감정을 끌어들이는 것은 엄격히 경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옳은 판단이 내려지는 것이
다. 골프에서나 야구에서나 프로 선수를 보면 이 사실은 잘 알게 된다. 프로 선수는
감정적으로 되는 일도 가끔 있지만 곧 냉정을 되찾아 시합을 계속한다.
감정에 치우쳐서 돈 벌 기회를 놓쳐 버리는 그런 사람은 상인이 될 자격도 부를 손
에 넣을 자격도 없다. 상인은 어디까지나 '돈을 버는 프로' 이어야만 한다.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라
이것이 선수의 필승 요령이다
일본인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천하태평이다. 베트남에서 전쟁이 일어나든 달러의
평가절하가 단행되든 언제나 무사태평이다.
그런데 유태인들을 만나보면 잘 알게 되는 일이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의 밑바탕에는
언제나 '위기의식' 이 깔려 있다. 오랫동안 박해만 받고 살아온 민족의 역사가 유태인
들의 마음 속에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심어 준 것이다. 그러므로 유태인들
은 언제나 비상용 사닥다리를 준비해 두고 있는 것이다. 회사만 하더라도 영구히 지속
되는 기업이란 있을 수 없고 언젠가는 망한다는 식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인들은 위기의식이 없기 때문에 2층에 올려 놓고 사닥다리를 떼어내
면 만사휴의이다. 전혀 융통성이 없다. 유태인들은 사닥다리가 없어졌을 때 곧 비상용
사닥다리를 꺼내는데 일본인은 그 준비가 없기 때문에 먼 산만 바라본다. 속수무책이
다. 거기에서 차이가 생겨난다.
위기의식이 없으면 좋은 지혜는 나오지 않는 것이다. '궁하면 통한다' 라는 말이 있
는데 참으로 옳은 말이다. 좋은 발상의 기본은 위기의식이라고 하겠다.
천하태평으로 보이지만 일본은 모든 천연자원이 부족한 섬나라이기 때문에 국민이
부지런히 일하지 않으면 먹고 살아갈 수 없는 나라인 것이다. 외국으로부터 자원을 수
입해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며, 외국은 일본이 생각하듯이 금만을
수출하고 있다고 생각해서도 큰 잘못이다. 세계 정세는 불교도로서는 상상도 못할 정
도로 복잡성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현실에 눈을 돌려 위기의식을 지니게 되면 일본인에게서도 더 좋은 지혜가 나
올 것이다. 위기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단적으로 말하면 한 수 앞을 내다보는 것과도
상통하는 것이다.
'인플레와 디플레' 의 정체
물을 먹여 퉁퉁 부은 쇠고기는 맛이 없다.
이솝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유럽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가난한 농사꾼이 마침내 보물처럼 아끼던 소를 팔아야만 할 때가 왔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먹고 살아갈 수 없는 판국이었다.
농촌의 일꾼인 소를 내놓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내놓아
야 할 판이니 이왕이면 좋은 값을 받고 팔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중에 마을
의 유식한 노인이 귀에다 대고 귓속말을 해주었다.
'이 사람아, 무게가 많이 나가는 소는 읍내에서 비싸게 팔리나 봐.'
농사꾼은 마음이 약했다. 눈앞의 소는 너무 일을 많이 하여 야위어 있었다. 아무래
도 무게를 달면 얼마 나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해 냈던 것이다. 날마다 마을의 냇가로 나가 소에게 물을 먹였다. 며칠
이 지나가 소는ㄴ 포동포동하게 살이 쪄보였다.
무거워진 소는 좋은 값에 팔렸던 것이다.
사실 소는 풀 종류를 먹고 되새김질을 하고 열심히 일하여 단련하지 않으면 좋은 살
이 몸에 붙지 않는다. 물로 채워진 살은 맛이 없다.
원래는 '통화의 팽창'
'부풀린다' 라는 말을 라틴어로는 '인플라레'라고 한다. 이것이 영어에서는 '인플레
이트'로 바뀐다.
'인플레이션=인플레' 라는 말은 요컨대 그 어원인 '물건을 부풀린다' 라는 데서 나
온 말이다.
이것이 경제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861년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있던 무렵 미
국 정부가 남발한 지폐가 그 계기가 되었다.
뒤쪽이 녹색이었으므로 '그린 백' 달러라고도 불리었는데 이때에 지금 말하는 굉장
한 인플레가 있었다. 그래서 인플레를 '통화의 팽창' 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옛날에는 전쟁이나 내란이 있으면 부족한 재정 상태를 메우기 위해서 막대한 양의
불환지폐가 발행되었던 것이다. 물가도 치솟았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면 다시 거두어
들였다. 이것이 흔히 인플레로 불리며 큰 소동이 일으켰던 것이다. 요즈음은 사정이
꽤 달라졌다.
인플레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인플레에도 여려 가지가 있어서 한 마디로 잘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성질의 것이
다.
다나까 내각이 속수무책으로 물가대책에 재빨리 대응하지 못하자 그 사이에 토지,
주택, 공공요금, 등유, 화장지, 음식물 등등 모든 물가가 날개돋친 듯이 인상되었다.
'이건 인플레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
서민들의 감각으로 보면 물가고 즉 인플레이다. 이건 무리도 아니다. 오늘날의 심리
적인 인플레도 아무 이유 없이 생겨나지는 않는다. 바로 주변의 상품들은 눈에 띄게
인상되어 가지만 재산, 저축, 급료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저하되고 있다.
정의가 있다고 한다면 이게 바로 '현실 인플레' 일 것이다.
그러나 학문의 세계가 다르다. 인플레란 이런 것이다. 우선 형태별로 보면 다음 세
가지가 있다.
1. 클리핑 인플레 (소리없이 다가오는 인플레)
2. 겔로핑 인플레 (달려오는 인플레)
3. 하이퍼 인플레 (급피치로 상승하는 인플레)
인플레를 일으키는 4가지 요인
보다 전문적으로 말한다면 우선 다음의 4가지의 설이 있다.
1. 디맨드 풀 인플레
2. 코스트 푸쉬 인플레
3. 수입 인플레
4. 제도적, 구조적 인플레
우선 '디맨드 풀 인플레' 라는 것은 요컨대, 수요가 어떤 이유로 증가하여 공급을
초과하기 때문에 생기는 인플레를 말한다.
국민수요의 대종을 이루는 것으로는 개인의 소비지출, 정부, 자치단체의 재정지출,
민간의 설비투자, 재고투자 및 주택투자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곧 4대 수요이다.
이런 것들이 모두 급증하여 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인플레를 일으킨다. 전쟁 등으로
재정지출이 증대하여 인플레가 되는 경우를 재정 인플레, 또한 소비가 급증하는 경우
를 소비 인플레 , 투자 급증은 투자 인플레라는 식으로 불리고 있다.
'코스트 푸쉬 인플레' 라 함은 임금이 급상승하여 코스트가 높아지고, 이것을 흡수
하기 위해 제품의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살며시 소리도 없
이 다가오듯이(클리핑) 침입해 오는 수가 많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입 인플레' - 이것은 외국에서 인플레가 일어나면 외국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향
상되어 이것들을 수입하는 측도 당연히 영향을 받게 된다. 원료, 제품, 모두 비싼 것
을 수입하게 되는 것이다.
'제도적, 구조적 인플레' 라 함은 이런 것이다. 우선 제도적이라는 것은 정부가 개
입하여 인플레를 일으키고 있는 것, 예를 들면 농산물의 가격유지 정책이나 수입제한
정책을 취하거나 하면 수요가 증가하여 인플레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구조적이라는 것은 상품의 유통 과정이 복잡하여 몇 단계에서 마진을 빼앗겨 물품
값이 인상되어 버리는 것을 말한다. 땅값이 올라도 여러 가지로 파급되는데 이것도 구
조 요인에 들어간다.
이상과 같이 인플레라고 해도 여라 가지가 있는 것이다.
간단히 '물가고, 즉 인플레' 라고 결론지어 버릴 수 만은 없는 복잡한 성질의 것이
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있어서는 학자들의 어려운 이야기 따위와는 아주 거리가 멀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모처럼의 실질소득의 수준이 인하되어 버리는 것은 인플
레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저축을 해서 집을 지으려고 생각해도 토지나 집값이 터무니없이 올라 버려 도무지
저축이 따라가지를 못한다. 서민들에게는 이것을 인플레라고 하지 않으면 무엇이 인플
레이겠는가?
디플레보다 무서운 스태그플래이션
좀 생소한 감이 있는 것이 디플레이션이다. 이것은 인플레의 반대에 해당한다.
어렵게 말하면 '통화의 수축과 물가의 하락'을 말한다. 즉 경제활동이 완전히 둔화
되어 수요가 침체되어 버리므로 물건이 팔리지 않아 공급과잉의 상태가 되어 버린다.
요컨대 불경기가 되는 것을 디플레라고 보아도 좋다. 물가가 내려가는 것은 그런 대
로 괜찮지만 불경기가 되면 수입(임금)도 오르지 않는다. 어느 쪽으로 넘어져도 곤란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디플레가 되면 보통은 물가가 하락하게 마련인데, 오히려 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까 '불경기속의 물가고', 즉 '스태그플레이션' 이란 바로 이것이다. 유럽
도 일본도 바야흐로 이 괴물 스태그플레이션 선풍에 때때로 고민하고 있다.
석유전쟁 덕분에 긴축정책은 장기화된다. 내년에는 불경기가 찾아올 것 같다. 그러
나 물품의 부족 등으로 물가는 하락하기는커녕 인플레 기미를 보일 것이다. 사람에 따
라서는 석유 인플레 물가고라 하여 '오일플레이션' 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내년은 스태그플레이션에 고민하는 해가 될 것이다.
@ff
제트 사고의 시대가 왔다
정보의 흐름을 파악하라
도쿄를 시발로 해서 전국 햄버거의 망의 확립을 목표로 나는 오사카에서 나고야로
맥도널드 가게를 신설해 나갔다.
나고야의 1호점은 씨름으로 유명한 가나야마 체육관이 있는 가나야마 빌딩에 냈다.
이곳은 나고야의 중심 번화가는 아니다.
"어째서 하필이면 그런 곳에다 내는 거지?"
내가 가나야마 빌딩에 가게를 낸다고 알리자 친구들은 모두 걱정을 했다. 나고야는
그렇지 않아도 '나고야 먼로이즘'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타관 사람들은 장사를 해
도 절대로 성공하지 못하다는 징크스가 있다. 게다가 그곳은 나고야의 중심지로부터
떨어진 가나야마였다.
모두들 뉴턴 이후의 천재라고 일컫는 덴 씨도 마침내 미쳤는가 하고 생각했던 모양
이다.
나에게는 계산이 있었다. 가나야마에서 인파의 흐름을 측정하여 통행인의 속도와 숫
자를 조사한 결과 확실히 성공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데이터를 포착했다. 그러므로 그
곳에 가게를 열기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개점 직전에 예기치 않은 말썽이 생겼다. 맥도널드 햄버거점은 어디를 가 보
아도 알 수 있겠지만, 가게 앞에 게시한 메뉴에는 그 상품의 컬러 사진이 함께 게시되
어 있다. 그런데 개점 전날 가나야마 빌딩에 나가 보니 시설부의 실수로 메뉴에 이 컬
러 사진이 빠져 있었던 것이다. 설계도에는 분명히 들어 있었는데도 밖에 붙은 게시판
에는 없었다.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나고야처럼 아직껏 햄버거를 먹어 본 적이 없는 지역에 첫선을 보이는데 맛있어 보
이는 햄버거 컬러 사진을 빠뜨린 메뉴로써는 장사가 안 될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철
야 작업을 해서라도 정확히 설치하도록 하라". 이렇게 명령을 했지만 책임자는 "철야
를 한다는 것은 무리이고 서둘러도 일주일은 걸립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성
공할 것이라는 과학적 데이터에 입각해서 자신은 있었지만 나는 이 말을 듣고 내심으
로 약간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마침 그 자리에 개점 분비 때문에 미국에서 와 있던 디자이너가 함께 앉아 있
었다. 그는 처음에는 내가 어째서 화를 내는지 몰랐던 모양이었으나 사정을 알고 나서
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장님, 그렇게 화낼 일이 아니에요. 햄버거의 사진은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나
고야 사람들은 햄버거를 먹어 본 일은 없어도 햄버거라면 다 알고 있을 거예요. 모두
들 맥도널드를 알고 있어요. 여기는 그렇게 뒤떨어진 지방은 아닌 것 같아요."
나는 낙천가인 미국인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하고 회의를 품은 채로 다음
날 개점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영문인가? 첫날부터 손님이 쇄도해 왔던 것이다. 미국인 디자이
너가 말한 대로 메뉴의 컬러 사진이 없어도 팔릴 만큼은 팔렸던 것이다.
게다가 첫날에만 그렇게 팔린 것이 아니다. 다음날도 또 다음날에도 계속 잘 팔려서
오사카점의 매상고를 훨씬 능가하게 되었다.
이것은 나의 예상을 완전히 되엎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성공을 할 거라고
는 생각했지만 잘 팔려야 오사카보다는 얼마쯤 밑돌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도 그
럴 것이 나는 도쿄 오사카 나고야의 순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것으로 생각하여 마켓으
로는 오사카가 나고야보다 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햄버거가 오사카보다 나고야에서 더 잘 팔린다는 현실에 직면하여 나의 사고
방식이 그릇되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전에는 정보가 도쿄 오사카 나고야 순으로 전
달되었는데 현재는 도쿄 나고야 오사카 순으로 정보가 전달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정보의 흐름이 달라져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는 서둘러 방침을 바꾸어 나고야 총공격의 명령을 내렸다.
정보의 흐름은 언제나 살아서 움직인다. 이 정도의 일은 상식적인 것이라고 생각하
여 확인을 게을리하면 뜻밖의 함정에 빠져들고 만다.
이 정보의 흐름을 바꾼 주인공은 도메이 고속도로(도쿄와 나고야 사이의 고속도로)
와 컬러 텔레비전이다.
도메이 고속도로는 정보가 오사카보다 한 걸음 앞서 나고야에 전달될 수 있도록 물
리적으로 나고야를 도쿄에 접근시켰다. 이로 말미암아 나고야 사람들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오사카의 사람들보다 빨리 도쿄로 접근해 갔던 것이다.
한편 컬러 텔레비전은 그 선전 방법을 완전히 바꾸어 정보를 오사카나 나고야나 똑
같이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컬러 텔레비전의 CM은 공습이다
전쟁에 비유한다면 컬러 텔레비전의 CM은 공습과 같다고 하겠다. 종래의 선전은 말
하자면 보병의 돌격이다. 보병의 돌격과 공습을 비교하면 그 공격 효과면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난다.
보병의 돌격전에 공습을 가하면 어찌 될 것인가?
공습을 가하여 적을 풍비박산으로 만들어 놓고 상륙하면 어떨까?
두말할 것도 없이 승리일 것이다.
전국 네트의 컬러 텔레비전의 CM은 전국에 가해지는 대공습이다. 그 공습이 아주 효
험이 있어 맥도널드는 도처에서 무혈로 적전 상륙을 성공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 고함치기 작전
맥도널드의 텔레비전 CM 필름은 '그레이 다이코'라고 하는 미국의 광고 회사인 '다
이코'의 합병회사에서 만들고 있다. 나는 그곳에 1200만 엔에 CM 필름을 발주했다. 그
런데 완성된 것을 보고 나는 미칠 듯이 화가 났다. 맥도널드 햄버거의 장점이 전혀 묘
사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안 돼, 이런 필름을 가지고는. 당장 다시 만들어!" 나는 필름 제작진에게 화가 나
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렇지만 다시 만들면 또 120만 엔이 듭니다." 상대방은 이렇게 대답했다.
"상관없어. 근사한 것을 만들어 내면 다시 1200만 엔을 줄테니까. 그러나 이번에도
시시한 걸 만든다면 돈은 커녕 또 고함칠 거야!"
나는 내 특유의 큰소리로 외쳤다.
"당신네 사장, 그야말로 맥도널드가 아니라 또 고함친다는 뜻이군요."
필름의 제작자들은 우리 직원에게 이렇게 투덜거렸던 모양이나 다음에 만들어 온 것
은 누가 보아도 훌륭한 걸작이었다.
"그것 보게나! 얼마나 근사하게 되었느냔 말이야. 왜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지 못했
어!"
나는 칭찬을 하면서도 또 한번 큰소리를 질렀다. 이 CM 필름 제작을 맡았던 회사는
자기네가 만든 작품이 퇴짜를 맞은 일이 처음이었으므로 사운을 걸고 전력을 다해 다
시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컬러 텔레비전의 CM 필름은 기업에 따라서는 최대의 공격 무기이다. 1200만 엔 이상
의 경비가 지출되는 2000만 엔이 들든 간에 절대로 엉뚱한 것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1200만 엔을 그냥 내버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CM 필름은 1200만 엔이지
만 이것을 방영하는 전파 광고료는 몇억 엔이라는 거액인 것이다. 시시한 것을 방영하
면 몇억 엔이나 되는 이 전파 사용료가 완전히 낭비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 전파료 앞
에서는 1200만 엔의 필름값 따위는 몇 퍼센트에 불과한 작은존재에 지나지 않는 것이
다.
CM필름은 말하자면 광고의 '씨앗'이다. 나쁜 씨앗은 개량하지 않으면 큰일이 난다.
텔레비전에 CM을 시작한 이유
나는 맥도널드의 1호점을 깆ㄴ자 미츠고시에 낸것을 비롯하여 당초에는 차례차례로
백화점의 처마끝을 빌려 가게를 냈다.
백화점이란 아는 바와 같이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다. 나는 이것을 이용했던 것이
다.
그러나 맥도널드 햄버거가 어는정도 유명해지자 맥도널드 자체로서도 살람을 모으는
힘이 생겨났다. 현재는 백화점이 사람을 모으는 힘과 맥도널드가 사람을 모으는 힘이
상승 효과를 발휘하여 맥도널드에 처마끝을 빌려 주고 있는 백화점은 모두 크게 성공
하고 있다.
맥도널드는앞으로도 백화점과의 공존^5,23^공영 노선을 계속 취해 나갈 생각이다.
그러나 백화점이 없는 지역의 사람들에게도 햄버거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
다. 시대가 햄버거를 요구하고 또 사회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요구에 따라서 개업 3년째에 접어들자 백화점 이외에도 진출을 시작해
ㅆ다. 이러한 가게에는 백화점에 상당하는 강력한 지원병을 파견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컬러 텔레비전에 CM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 효과는 몇 번이나 말했듯이 날로 높아만 갔다.
호조건이라면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팔아라
상업관계로 이따금 일본에 진출해 오는 유태인들로 부터 유능한 사원의 소개를 부탁
받는 일이 많다. 이 경우에 필수불가결한 요건은 영어를 할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유능한 인물이라면 우선 일류 회사라든가 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
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일본에서는 일류 회사나 은행에 인재가 너무 몰려 있기 때문에
그러한 곳을 찾으면 무위도식을 하다시피 하고 있는 아까운 인재를 얼마든지 발견할
수가 있다.
물론 보수는 일본을 대기업보다도 3배나 된다. 다만 제아무리 우수한 인간이라도 사
장이나 부사장이 될 전망은 전혀 없다.
나는 쓸만한 인물을 찾아내면, 이러한 모든 조건을 제시하고 "절대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는데 어때, 한 번 해보겠는가?" 하고 권한다. 그러나 이상스럽게도 "절대로 사
장이나 부사장은 될 수 없어" 라고 말하면 100명이면 100명 무두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싫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즉 일본은 은 아무리 햇볕이 들지 않는 장소에서 보살핌을
받는 신세라해도 언젠가는 사장이나 부사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부푼 기대를 갖고 근무
하고 있는 모양이다.
"현재로서는 당신은 사장도 부사장도 될 수없는 노릇이고 어떤 기적이 일어나서 당
신에게 차례가 돌아올 수도 없소. 그렇다면 서슴지 말고 자신은 3배나 된느 비싼 값에
파는 편이 더 이득이 아니겠소?"
제아무리 입맛이 쓰도록 이렇게 말해 보아도 고개를 흔들면 승낙하지 않는다.
곁에서 보면 빤히 앞이 내다보이는 데도 당사자의 안경은 흐릴 따름이니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훌륭한 교육을 받은 인재가 따분한 구서에 첩가혀 꾸물거리고 있는 것을 보면 나는
그것이 국가의 손실이라고절실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비싸게 팔릴 것 같으면 기꺼이 자기 자신을 팔아 치우게 되는 날이 와야 일본도 더
풍요로운 나라가 될 것이다.
10만 엔은 10년 후에 1000만 엔으로 만들어라
돈벌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반드시 눈을 보내는 곳은 신문의 은행 광고난 대부신
탁 광고이다.
"대부신탁은 연 7푼 2리의 이자가 붙습니다."
"2년 정기예금의 이자는 6푼 7리 5모, 10년이면 원금의 배가 됩니다."
이런 따위의 문구가 실려 있으면 곧 대부신탁이나 정기예금으로써 돈을 불려 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대부신탁이나 정기예금의 이자로 돈을 벌고자 생각한다
면 착각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은행은 스스로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10년이면 2배가 된다고 선전하며 돈을 긁어모
으고 있는 것이르로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돈벌이의 희망은 없다. 그것은 예
금자가 뵤지에 가고 내버려 두어도 그대로 되는 그런 경우의 샘플이므로 살아 있는 인
간은 더욱 유효하게 돈을 굴려서 돈을 벌어야 할 것이다.
처음 1년간 10만 엔을 저축한다. 다음 1년동안 또 10만 엔을 저축해 20만 엔이 되면
이것을 밑천삼아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3년째에는 여기에도 또 10만 엔을 더해서 30만 엔에 되는 것이 아니라 단번
에 100만 엔을 만든다. 이것이 돈벌이라는 것이다.
또 10년 뒤에는 이 돈은 1000만 엔도 되고 2000만 엔이 되기도 하며 20년 뒤에는 1
억 엔으로도 된다.
거짓말이 아니다. 10만 엔이 10년 뒤에는 1000만 엔이 되며 20년 뒤에는 1억 엔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은행의 선전을 진정으로 받아들여 그 돈을 잠재워 두면 10만 엔
이 10년 뒤에는 20만 엔밖에 되지 않는다. 980만 엔이 손해인 셈이다.
게다가 인간은 1년이 지나면 교제의 범위도 넓어지고 알고 지내는 사람도 많아진다.
교제 범위가 넓어지면 그런 사람들로부터의 조언도 있고 하여 돈벌이에 대한 여러 가
지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다.
30만 엔이 100만 엔이 될 무렵에는 "어때요? 당신 이것 한번 안 해 보겠소?"라는 등
의 돈 버는 제안을 해오는 측도 있게 된다. 그것이 200만 엔이 되고 500만 엔이 되고
2000만 엔이 되어 감에 따라서 방어의 범위도 당연히 넓어져 간다. 돈 버는 기회도 그
만큼 많아진다. 최초의 본전을 가속도로 불려 나가는 방법은걱정하지 않아도 반드시
있는 법이다.
우선 밑천을 만들어라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선 밑천을 만드는 일이다. 밑천만은 먹을 것을 먹지 않고
서라도 마련해야만 한다. 밑천을 100만 엔으로 잡는다면 일단 100만 엔만 모으면 의외
로 다른 지혜가 솟아 나올 것이다.
수력 발전을 일으키려면 우선 댐을 만들어 거기에 물을 담지 않으면 안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맨 처음에 밑천이 없으면 돈벌이를 할 수가 없다.
돈이라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모아진다. 한 번 모아지기 시작하면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뚝뚝 빗방울이 떨어져도 그 비가 대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한 단순한 비에 불과하
다. 이렇다 할 만한 일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 빗물이 일단 댐에 저장되면 거대
한 에너지로 변신한다. 밑천이 모아지기까지는 믿을 수 없다.
그러니까 곧 "1000만 엔을 모으다니, 꿈 같은 얘기다. 10년 걸려 1000만 엔을 저축
하려면 지금 술을 마시고 터키에 놀러 가는 편이 낫다." 이렇게 떠벌이며 귀중한 밑천
을 다 써 버리고 도무지 밑천을 모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이른바 돈 버는 재주가 없는
사람들이 하고 있는 짓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돈을 벌고 싶거든 우선 밑천을 저축하
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달걀을 보면 닭을 상상하자
아무 것도 모르는 인간에게 달걀과 닭을 보이며 달걀이 닭이 된다고 설명한다면 절
대로 믿지 않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아무 것도 모를 줄 알고 바보 취급을 해
도 적당히 해야지"라고 말하며 갑자기 기분 나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명인은 달걀이 닭이 된다고 설명해 주어도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 달걀이
부화되면 병아리가 나오고 그것이 커서 닭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100만 엔이 1억 엔이 된다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양계업자가 달걀을 보면 닭을 상상
하듯이 돈벌이를 잘하는 사람은 100만 엔을 보면 1억 엔을 상상한다. 즉 100만 엔은
달걀이고 1억 엔은 닭인 것이다.
달걀이 닭이 되는 기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무조건 달걀을 먹고만 있어서는 언제까지
고 닭은 태어날 수 없다.
달걀과 닭은 이질적인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100만 엔과 1억 엔은 같은 돈이긴 하
나 이질적인 것이다. 달걀이 닭이 되듯이 100만 엔은 1억 엔이 되는 것이다. 달걀이
닭으로 되는 것은 필연적인 사실이지만 100만 엔이 1억 엔이 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 버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다. 100만 엔이 1억 엔이 되는 것을
모르기 대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 100만 엔을 1억 엔으로 만드는 비결을 알고 있는
사람은 100만 엔을 부화시켜 1억 엔으로 만든다. 달걀을 보면 닭을 상상하라. 100만
엔을 보거든 1억 엔을 생각하는 것이 이른바 돈을 버는 기본 자세이다.
돈은 들여다보고만 있어서는 불어나지 않는다
나는 지금도 아내에게 곧잘 놀림을 당하는데 스물서너 살 때에 매일 같이 저금통장
을 들여다보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100만 엔을 모아 보고 싶어. 100만 엔을 말이야"라
고 입버릇처럼 되뇌이고 있었던 것이다.
"저금통장을 제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돈이 불어날 리가 없지 않아요"라고 아내가 말
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었지만 100만 엔을 모아 보고 싶다는 생각만 들면 곧 예금통장
을 꺼내서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아침에 꺼내서 들여다보고 낮에 꺼내서 들여다보고
또 잠들기 전에 들여다보았다. 저금통장은 얼마 안 가서 손때가 묻어 새까맣게 되었는
데 그래도 어깨에다 힘을 주고 들여다보았다. 매일의 잔고 따위는 다 외우고 있었다.
그래도 또 들여다보곤 하였다. 그런데 막상 100만 엔이 저축되자 나는 갑자기 저금통
장을 보지 않게 되었다. 그 대신 이 100만 엔을 움직일 방향을 바라보게 되었던 것이
다.
인간은 밑천을 모으기까지는 열심히 돈만을 바라보지만 일단 밑천이 생기면 이번에
는 밑천을 굴리는 일에 관심을 쏟게 된다는 사실을 나는 체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인간이 돈을 보지 않게 되고 굴리는 방향에 관심을 돌리게 되면 다 된 것이다. 돈벌
이는 먼저 그쪽에서 굴러 온다.
이런 것들은 돈을 원하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 돈벌이의 비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트 상술로 돈을 벌어라
옛날에는 수력발전에 많은 물이 필요했었지만, 최근에는 아주 적은 물로도 튼 전기
를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과학이 발달한 것이다.
빌딩만 하더라도 옛날에는 커다란 기둥을 사용하여, 게다가 기껏해야 5층 정도의 건
물을 짓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보다도 가느다란 기둥에 몇십 층의
건물인 초고층 빌딩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것도 과학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옛날에는 1000만 엔이 없으면 못했던 일도 지금은 500만 엔이면 가
능하게 되었다. 부족분은 대부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 되고 있기 때
문이다.
더군다나 세상은 모든 것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자금으로 몇백억 엔의
재산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내일이라도 당장 당신에게 찾아오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 전기회사 회장) 씨는 그렇게까지 사업을 키우는 데
수십 년이나 걸렸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은 2년이면 그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
다.
세상의 스피드가 변했다고 해서 조금도 놀랄 것은 없다. 정보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해서 탄식할 일도 아니다 돈벌이도 그 스피드, 그 흐름에 맞춰 버리면 순식간에 달성
할 수 있다. 새 시대에는 새 시대의 제트 상술을 몸에 익히면 승리할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ff
돈이 벌리는 목표를 노려라
목표를 결정하고 돈을 벌라
"무슨 돈벌이 될 게 없을까?" 하고 눈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사람을 흔히 보게 되는
데 이런 사람은 마치 도망치는 여자를 뒤쫓아 매달리다가 뿌리침을 당하는 사나이처럼
돈으로부터 배척당하는 것과 같다.
놀기를 좋아하는 남자 혹은 잘 누는 남자를 가리켜 흔히 플레이보이라고 하지만 플
레이보이일수록 목석같이 단단한 인간들로부터 환영을 받는다. 레저를 멋있게 즐기는
유태인이 부지런한 일본인들로부터 돈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캘리포니아의 뉴포트 해안은 바로 눈앞의 리드 섬이 바라다보이는 경치가 아름답기
로 유명한 고장인데, 그 보다도 장관인 것은 해안에 매달려 있는 수천을 헤아리는 호
화로운 요트들이다.
이 뉴포트 해안의 레스토랑에서 유태인과 식사를 하면서 나는 무심코 이렇게 물어 보
았다.
"저런 집에서 살면서 저런 호화판 요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일을 하
고 있는 사람들일까?"
그러자 유태인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가르쳐 주었다.
"덴, 일을 하고 있는 녀석은 여기에 없지."
결국 돈을 벌 만큼 번 사람들이 나머지 인생을 즐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여기고 모여
든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가난하기 때문에 죽도록 일을 하지만 유태인들은 돈을 번 다
음에는 반드시 즐긴다. 그런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돈을 벌 때에는 철저하게 돈을 버
는 것이다.
일본인은 돈 버는 것만을 목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돈이라는 것은 일단 번 다음에 그것을 사용하여 무언가를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돈을 버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오"라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반드
시 "가르쳐 주어도 무방하지만 돈을 번 다음에 그것을 어디에 쓸 예정이오?" 하고 되
묻는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아스럽다는 표정을 하고는 "돈을 번 적이 없기 때문에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이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돈을 벌면 아카풀코에 놀러 간다든가 집을 산다든가 스포
츠 카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든가 미인들과 놀아 보고 싶다든가 등 애당초부터
상세한 목적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돈벌이의 법칙이다.
돈의 사용 방법도 모르는 사람에게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
다. 아마 술과 여자로 낭비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이래서야 그 비결을 가르쳐준 보
람이 없어진다. 인생에는 술과 여자 이외에도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얼마든지 있다.
역시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 게다가 목적을 알
고 있으면 어느 정도 돈을 벌게 해야만 좋은가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알맞도
록 알려 줄 수가 있다. 돈을 번 다음의 계획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것을 가르쳐 주
어야 좋을지를 모르게 된다.
'돈벌이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고 생각하자
학교에서도 그렇다.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학생에게는 "그렇다면
의과대학에 진학하십시오"라고 조언을 해줄 수가 있다. 그러나 그 진로가 분명히 정해
져 있지 않은 학생에게는 아무런 조언도 할 수가 없다.
돈을 벌고 싶다면 돈이라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사실을 빨리 깨닫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을 위해 돈을 벌 계획을 세울 일이다. 무턱대
고 돈 버는 데에만 정력을 쏟다가는 아까운 생명을 단축시킬 뿐이다.
아무 목적 없이 돈을 벌면 여자와 술에 빠지기 쉽다는 것은 이미 지적한 바 있지만,
의외로 40세를 넘어서 목적 없는 돈을 벌게 되면 술과 여자로는 낭비하지 않게 된다.
아니, 술과 여자로 낭비하고 싶어도 이제는 체력과 건강 문제도 있고 해서 마음먹은
대로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법이다.
그래서 문득 무언가 다른 일이 있지 않을까 하고 깨닫고는 기회를 놓친 것을 한탄하
면서 목적을 만든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는 이렇지가 않다. 철야를 거듭하며 소란을 피워도 몸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니까 귀중한 돈을 물처럼 써 버리고 만다.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뒤
늦게 제정신이 들어 후회를 해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낭비벽이 붙어 버리면 이제
다시 돈버는 일을 한다는 것은 바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40세 이전에 성공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이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40세까지 돈은 사용법을 아십시오. 돈 번 다음의 목적을 만드십시오"라고.
인생은 설령 계획을 세운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그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일이
잘 이루어져 계획대로 들어맞아 계획 이상으로 잘되어 나가는 일을 절대로 있을 수 없
다.
그러므로 돈벌이를 하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계획이 없으면 전혀 돈을 벌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의 레저를 발견하라
일본인들은 볼링이 붐이라고 하면 어중이떠중이 모두가 볼링 열기에 휩싸이고, 골프
가 붐이라고 하면 새벽 1시경부터 일어나 서로 질세라 골프장으로 달려나간다.
주말 연휴라도 되면 행선지마다 모두 마찬가지로 전차 안도 만원이고 도로도 혼잡을
이루며 가는 곳마다 인파로 넘쳐 즐거워야 할 행락이 아주 비참한 지경이 되고 만다.
이것은 모두 일본인이 노는 데 서투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일하는 데
정신이 팔려 노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던 가난한 민족의 가련한 습성이라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
그런데 유태인은 어떤가? 그들은 자기 자신의 레저를 스스로가 발견하여 인생을 풍
요롭게 즐기고 있다. 놀이는 어떤 것이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할 필요는 없다. 자기
만 즐거우면 되는 것이므로 붐에 휘말려 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가 아는 미국인 가운데에도 특별히 색다른 레저를 즐기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래
딕이라는 사람이다. 악기에 관해 잘 알고 있다면 드럼 메이커인 '래딕'이라고 하면 곧
알 수 있을 테지만 그 사장은 올해 나이가 93세나 되는 노인이다.
이 래딕 씨의 즐거움은 역시 '소리'이다. 그것도 근처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흔해
빠진 '소리'가 아니라, 대포를 쏘는 것이 취미인 것이다.
래딕 씨의 이웃에 살고 있는 마이코라스 씨는 나의 친구이다. 내가 마이코라스 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래딕 씨의 '색다른 취미'가 화제가 되어, 마이코라스 씨가 래딕 씨
의 골동품 대포를 빌려다가 쏘아 보여 주었다.
그것은 낡아빠진 대포로, 남북전쟁 당시에 사용되었다고 하는 카농포였다. 나는 하
찮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엄청난 소리에 깜짝 놀랐다. 고막이 찢어지고 위가 축 처
지는 듯한 굉장한 소리였다. 나중에야 "용케도 기절을 하지 않았었군!" 하고 생각했을
정도로 굉음이었다.
그런데 이 래딕 씨가 전에는 매일같이 "쿵! 쿵!"하고 쏘아 댔다는 것이다. 이에 견
디다 못 한 인근 주민들로부터 "래딕이 대포를 못 쏘게 하자!"라는 성나나 반발이 일
고 나서부터는 연간 90발, 4일에 1발로 제한되어 버렸다고 한다.
래딕 노인의 일과는 온종일 드럼을 테스트하는 일이다. "일손을 놓았을 때만이라도
소리를 잊는다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외한들의 생각이고 이 엄청나게
큰 대포의 굉음을 듣는 것이 래딕 노인의 취미와 레저를 겸한 정신안정법이라는 것이
다.
이 래딕 노인의 레저에는 이웃에 실례가 된다는 마이너스적인 요소가 있지만 레저란
원래 기인마다 서로 다른 것이어야만 할 것이다.
남들과 똑같은 레저를 즐기려고 한다면 역시 그 사람과 마찬가지로 수입에 만족해야
만 할 것이다. 남보다 훨씬 많이 벌고 싶다면 개성적인 레저를 발견하여 왕후의 즐거
움을 혼자서만 맛볼 일이다.
낙제도 '여유'이다
나는 국민학교 6학년 공부를 두 번이나 했다. 그렇지만 성적이 나빠서 낙제한 것은
아니다. 성적이 나쁘기는커녕 항상 클래스의 톱을 차지하여 굳이 말한다면 고보 대사
의 환생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것이다.
나는 국민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6명의 동급생들과 함께 중학교 입학시험
을 치렀다. 물론이 6명 중에서 내 성적이 최고였다.
그런데 다른 5명의 친구는 무난히 합격했는데도 유독 나만이 낙방을 했다. 당시는
학업이 우수한 내가 왜 떨어졌는지 납득이 가지 않아 마치 여우에게나 홀린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당시 나를 가르치던 국민학교 선생님이 "이 녀
석은 이대로 크면 큰일날 놈이야. 여기서 한 방 먹여 주지 않으면 안 돼"라고 생각하
여 "후지다라는 학생은 인간 쓰레기니까 입학시키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라고 내신
서에다 써 넣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보기 좋게 낙방했던 것이다.
"놀더라도 별수가 없지." 이렇게 생각한 나는 아버지에게 "다시 한 번 6학년을 다니
게 해주십시오"라고 말씀드리자 아버지는 그것을 승낙하시고 교장에게 부탁하러 가셨
다. 그런데 교장은 아버지가 아무리 간청을 해도 "일단 졸업증서를 건네준 학생에게
또다시 6학년을 다니게 할 수는 없다."라고 말하며 거절하였다.
"건강이 나빠서 장기 결석이라도 했다고 한다면 6학년을 두 번 다닌다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만..." 이렇게 아버지에게 이야기한 모양이다. 건강하지 않기는커녕 몸은 아
주 건장하였으며 머리도 고보 대사의 환생이라느니, 뉴턴이 다시 태어났다느니 하는
말을 들을 만큼 명석했다.
결국 내가 졸업한 국민학교는 다시 다닐 수가 없어서 다른 학교에 들어가 6학년을
다시 다녔고 이듬해에는 우수한 성적으로 중학교 진학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6학년을 두 번 다닌 덕택에 다른 친구들보다 배나 많은 친구들을 사귀
게 되었다. 중학교에서는 동급생은 물론 1년 위의 상급생들도 친구들이었다. 친구가
많다는 사실이 그 이후의 나에게 얼마나 큰 무형의 자산이 되었는지 모른다.
낙제도 실업도 일종의 '여유'이다. 그리고 그 여유는 장사를 하는 데 있어서나 돈벌
이를 하는데 있어서나 중요한 요소이다.
'움직인다'는 것이 '일한다'는 것은 아니다
일본인은 곧잘 회사에서도 방정맞게 촐랑거리며 움직이고 있으면 아무튼 일하고 있
는 것으로 착각을 하기가 일쑤이다.
'움직인다'는 것과 '일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회사에서는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가치가 없다. 일을 해야만 비로소 그 회사의 사
원으로서의 가치가 생겨난다.
서둘러 상사에게 차를 갖다 주며 알랑거리거나 사장 앞을 부지런히 왔다갔다하며 부
지런히 일하고 있는 것처럼 꾸미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쓸데없는 허위 동작을 해보여
도 회사로는 1전도 돈이 더 벌리지 않는다. 꼼짝 않고 앉아 있어도 원가 회사를 위해
할 일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일하고 있는 결과가 된다.
내가 회사에 나가면 "사장님, 안녕하십니까?"하고 일부러 인사를 하려 찾아오는 사
람이 있는데 이런 짓은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간주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다.
몸을 가루고 만들지 말고 머리를 가루로 만들자
사장에게 중요한 손님이 찾아오면 흔히 사장 자신이 차를 갖다 대접하는 장면을 보
게 된다. 일본인은 사장 자신이 차를 갖다 대접한다거나 콜라를 가져오거나 하면 갑자
기 인상을 좋게 보는 유치한 점이 다분히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일본인의 '미덕'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전혀 엉뚱한 착각이다.
사장은 "차를 가져 오시오"라고 부하나 사환에게 지시하면 된다. 그것은 신분이 높
은 자가 낮은 자를 혹사하는 '차별대우'가 아니다. 윗사람이 지시하는 것이야말로 돈
벌이의 시스템인 것이다.
유태 상인의 말을 빌려 본다면 "봉급을 많이 받는 사람은 움직이지 마라"고 한다.
봉급이 많은 사람이 움직이면 회사로서는 손해라는 것이다.
일본인은 "사장인 자가 솔선수범해서 움직이지 않으면..."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있는 반면 유태인들은 "움직여서는 안 된다. 머리를 써야지......" 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외국에서는 봉급이 많은 사람은 절대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움직이
지 않는다. 차례차례로 손을 움직여서 부하에게 지시를 해줄 따름이다.
제트 시대, 컴퓨터 시대에는 몸을 가루로 만드는 것보다는 머리를 가루로 만들어야
만 한다.
소변을 천천히 보자
나에게도 일본인 특유의 성급한 면이 있어서 전에는 곧잘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면서
화장실을 나왔다. 그래서 그 광경을 본 유태인에게 나무람을 들고 했었다.
"덴, 자네는 왜 그렇게 볼일을 다 보지도 않고 서두르나?"
유태인은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도 처음에는 에티켓에 관한 주의를
받은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알고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신체에 관한 한 자연을 거역하면 못써요."
유태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일본인들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것을 보면 모두가 힘껏 방뇨를 하고 있다.
그러나 유태인들은 그와는 정반대로 힘을 들이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다.
"성기도 파이프나 마찬가지라구요. 파이프의 구멍에 수압을 가해 흘려 보내면 파이
프가 고장나기 쉬워요. 자연스럽게 흘려 보내는 데 비하여 수명의 비율이 다르지요.
자신의 생명을 생각한다면 서둘러 방뇨해서는 안 됩니다. 힘껏 소변을 보는 사람은 배
설기관을 망가뜨려 일찍 죽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상대로 거래를 한다
는 건 위험해서......"
이 소리를 듣고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부터 나는 화장실에서
상담 상대와 나란히 서게 되면 애써 발꿈치를 세우고 슬쩍 넘겨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어떤 호기심으로 그 사이즈에 신경이 쓰이거나 호모(동성연애)기가 있어서 그런 것
이 아니라 그 사람이 그 기관을 얼마나 소중히 다루고 있는가를 관찰하기 위해서이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맞선을 볼 때에 혈액 검사증을 교환하는 것도 좋지만 서로 소변
보는 소리를 듣고 상대가 얼마나 몸을 소중히 다루고 있는가를 참작하여 결정을 내리
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언제나 '다음 돈벌이'를 찾아라.
유태인들은 어떤 사업이든 영원히 계속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현재의
자기의 사업이 잘되고 있는 동안에 다음에는 무엇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를 생각하
여 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즉 내일을 위한 설계를 준비한다.
일본에도 최근에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침투해 와서 볼링 전성기부터 "포스트 볼링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도 몇 명인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예를 '포스트 볼링 산업'에서 구한다면 아마 일본인들은,
"양궁일 거야."
"아냐, 실내 풀장일 거야."
이런 식으로 '오직 하나의 본뜻'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포스트 볼링
산업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을 타인보다 빨리 발견해서 돈을 벌고 싶다" 라는
발상은 아무튼 일본인답다고 생각한다.
나는 포스트 볼링 산업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한 종목에만 국한된다고는 생각하지 않
는다. 이런 이유에서 양궁도 정답이고 실내 풀장도 정답이라고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볼링은 레저 산업의 역사 중에서도 1000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하는 대만
루 홈런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포스트 볼링에 볼링 산업과 같은 대홈런이 계속 터져
나오리라는 생각은 우선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대홈런을 노려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삼진을 당하느니보다는 볼링을 분석하
여 볼링의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는 레저를 발견하여 확실하게 단타(1루타)를 노리
는 편이 현명하다고 하겠다.
볼링이 일본에서 폭발적인 붐을 불러일으킨 점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365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스포츠라는 점이다.
일본처럼 "참 좋은 날씨군요" 하고 인사말에 날씨가 튀어나올 정도로 날씨가 불안정
한 나라들에서는 맑은 날, 흐린 날, 비오는 날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근사한 일이라고 하겠다.
둘째는 자기 집이나 근무처에서 가볍게 단시간 내에 충분한 운동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여러가지로 바쁜 일본인에게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그러므로 포스트 볼링의 대중적인 레저를 찾으려면 이 두 가지 조건에 알맞은 것을
찾아내면 된다. 양궁이나 실내 풀장 외에도 스쿼시, 실내 골프, 실내 테니스, 배드민
턴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에서도 테니스가 어쩌면 다음 붐의 기수가 될 것 같은 추세
이다.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그 포인트가 될 듯 싶다. 장사는 모름지기 머
리를 써야 한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돈을 벌 것이며, 머리의 회전이 나쁜 사람은 손
해를 볼 것이다. 이것은 장사의 대원칙이다. 머리는 쓰지 않으면 녹이 슬고 나쁜 머리
라도 자꾸 쓰면 회전이 잘되는 것이다.
'신세대'에게 관심을 가져라
요즘에는 세상 어디를 가나 "신세대, 신세대" 하며 모두가 이 '신세대'들에 의해 점
령이라도 된 듯이 떠들썩한 분위기다. '신세대'의 대유행도 좋지만 그러면 "신세대란
뭐지?" 하고 질문을 받으면 일본인은 갑자기 말문이 막혀 버린다.
나는 1940년 이후에 출생한 이른바 '신세대'들은 그 이전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이전의 세대는 어디까지나 일본인이고 미국인인데 비해 '신세대'들은 일본인이면
서도 실상은 미국인과 같아도 되며 미국의 '영 맨'들이 곧 일본인같이 되기도 한다. '
신세대'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우리는 일본인이니까 그런 짓은 할 수 없다."라는 의식
이 강하지만 '신세대'들에게는 그것이 없다. 그 대신에 국제선이 있다.
일본의 '신세대'가 여태까지의 일본인과 다른 동물이 된 것은 대전 후에 시작된 탓
이다. 학교 급식은 1940년생부터 실시되어 그들의 식사는 쌀에서 빵으로 변해 갔다.
그 이전의 일본인들의 식사는 쌀과 어류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이것은 일본 역사 이래
의 중대한 사건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돼지든 말이든 그 먹이가 달라지면 그
질도 달라지게 된다. 쌀과 어류를 먹고 있는 인간과 빵과 육류를 일상식으로 하는 사
람은 질적으로 다르게 마련이다.
얼굴 색깔은 황색에 머리는 검어 어디를 보아도 일본인인데 '신세대'는 지금까지의
일본인과는 전혀 다른 동물인 것이다.
장사를 할 때에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나라에는 두 종류의 서로 다른
동물이 있다는 사실을 마음속 깊이 새겨 두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장
사에 성공할 수가 없다.
'단절의 세대'라는 말을 곧잘 하는데 먹이로써 분석해 볼 때 서로 다른 동물들이 함
께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간단히 설명된다.
'신세대'들을 장사의 기폭제로 삼아라
우리 인간들은 나이를 몇 살을 먹든 젊게 보이고 싶어한다. 마흔 살이 되든 쉰 살이
되든 자기 스스로는 26세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사람들이 "신세대, 신세대"라고 말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
고 얘기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현재의 '신세대'들은 질이 다른 '신세대'라는 것을 잊어
서는 안 된다. 정신적 연령이 26세인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그런 낙천적인 '신세대'가
아닌 것이다.
지금의 '신세대'는 "돈이 필요하다"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햄
버거를 먹고 다음날 아침에 또 햄버거를 먹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다른 인종이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다는 햄버거를 팔고 있지만 나 같은 전중파 세대들은 솔직
히 말해서 그 세계 제일의 햄버거라도 낮에 배불리 먹으면 저녁 때는 먹기가 싫다.
그런데 이 '신세대'들의 최대의 특징은 낭비벽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백화점도
옷가게들도 '신세대'들을 향하여 유혹의 손길을 뻗는 것이다.
낭비벽이 있는 무리들을 모으면 당연히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돈 버는 방법으로서
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신세대' 노선 일변도로 치달은 나머지 8층 건물의 백화점이 층층마다 모두
'신세대' 취향 노선으로 장식했다가는 실패한다. 왜냐하면 제아무리 '신세대'들을 선
동해 보아야 그들은 저소득층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비유하면 1000엔짜리 지폐이다.
장사는 1만 엔짜리 지폐를 불러들여야만 성공한다. 그러면 1만 엔짜리만을 뒤쫓고 1
000엔짜리는 외면해도 되느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니다. 역시 1000엔짜리를 부르지 않고
는 1만 엔짜리를 불러들이기 어렵다. 요컨대 '신세대'들을 장사의 기폭제로 활용하는
것이 '신세대' 노선의 목표여야 한다는 것이다.
'신세대'의 무리들이 득실거리면 정신 연령 26세인 수상쩍은 자칭 '신세대'들이 나
중에 느릿느릿 뒤따라 들어온다. 이 1000엔짜리 다음에 따라 들어오는 1만 엔짜리를 1
000엔짜리와 함께 한꺼번에 낚아 올려야만 돈을 벌게 된다. 1만 엔짜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먼 저 1000엔짜리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것이 장사의 요령인 것이다.
그러므로 백화점에서도 2층까지는 '신세대'로 좋다. 그러나 3층 이상에서도 전부 '
신세대'를 상대한다면 절대적으로 손해를 본다. 실패하고 있는 백화점을 조사해 보면
맨 꼭대기 층까지도 전부 '신세대' 취향 일색인 경우가 많다 3층 이상에서는 1만 엔짜
리 지폐를 노려야 한다.
'신세대'는 어디까지나 기폭제다. '신세대' 중심으로 장사를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10년 앞을 내다보아야만 한다.
현재 30세인 젊은이는 10년 뒤에는 40세기 된다. 10년 후에는 장발의 정신병자 같은
스타일을 하 이상한 중년 남자가 탄생할 것이다. 즉 '젊은 어른'이 출현하게 될 것이
다. 이것은 굉장한 일이 될 것이다. 세상이 이상해질 것이다.
전에 증조부님에게서 들은 것으로 이상스럽게도 인상에 남아 있는 이야기가 있다.
메이지 10년(1878)경의 일인데 시내를 거닐고 있으면 등에 대막대를 넣은 듯이 뻣뻣
이 서서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허리에다 크고 작은 칼을 차고
돌아다닌 무사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등을 쭉 펴고 정면을 바라보며 길 한복판으로
만 걸어다녔다. 커브를 돌 때는 마치 전자 장치를 한 로봇이 찰칵하는 소리를 내며 방
향을 ㄱ자 모양으로 바꾸듯이 부자연스럽게 홱 돌아서곤 했던 모양이다. 새로운 시대
에 재빨리 적응해 간 서민들은 언제까지 무사의 기질을 벗어나지 못하는 옛날 '사무라
이'들의 그런 모습을 손가락질하면서 비웃었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10년 후에 나를 가리켜 "저기 전 세기의 유물이 걸어오고 있군
그래." 이렇게 말하며 웃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시대가 오더라도 나는
5000년의 역사를 뽐내는 유태 상술의 기술^5,23^정보를 구사해서 '젊은 어른'을 상대
로 돈을 벌 생각이다.
'인간은 동물이다'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유태인들은 곧잘 일본인들이 '인간도 동물이다'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한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동물이라는 기초 지식을 잊고 인간이 자유의
지를 지닌 고등 생물이라고만 착각하는 데서 온갖 파국이 빚어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장사의 경우에도 상대가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벌지 못한다. 상대를 동
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동물이기 때문에 금욕도 있으며 성욕도 있는 것
이다. 온갖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본능 또한 있는 것이다.
그것을 공격하는 것이 장사의 요령이다. 동물인 상대의 욕망을 어떻게 공격하고 본
능이 가진 약점을 어떤 식으로 공격해 갈까를 상인들은 언제나 생각해 두어야만 한다.
종교가나 교육자는 인간을 인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장사꾼은 인간을 동
물로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인간의 동물적인 근본 욕망에 호소하여 장사를
해야만 한다.
상인들만이 아니라 국가나 정부도 인간은 동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여 좀더 인간의
욕망에 호소하는 정책을 펴야만 할 것이다. 그것은 절대로 부끄러운 일이 아닌 것이
다.
욕망에 호소하라고 하면 일본인들은 경멸하는 듯한 눈초리로 바라볼 것이다. 대개의
일본인은 좋은 편을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돈을 경멸하면서도 또한 돈을 동경하고 있는 것도 그 한 가지 예라고 하겠다. 더 정
직하고 솔직하게 돈을 동경해도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우선 자기를 생각하고 그 다음에 사회를 생각하라
인간도 동물이기 때문에 욕망이 선행하여 자칫하면 자기만을 생각하기가 쉽다. 아무
리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우선은 자기를 위해 행동하고 있다.
위대한 정치가 산은 입만 열면 "나는 나라를 위해, 사회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
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부끄러움도 없이 큰소리로 외치고 있는데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인간이 동물인 이상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사회를 위해서'란 그 다음의 일이다.
우선 자신을 위한다 하더라도 그 다음에는 역시 사회의 일, 시대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 인간을 것이다.
우리가 오늘날에 좋은 양복을 입고 맛있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취하며 유유자적하게
텔레비전을 즐길 수가 있는 것은 우리의 선배들이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선인들이 남겨 준 인지의 축적의 은혜를 입고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
렇다면 당연히 우리도 후배들을 위해 인지를 쌓아 두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인간 사회는 절대로 향상되지 않는다.
이간이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길러 내기까지에는 20년 내지 30년의 세월
이 필요하다. 즉 우리는 수백 년 계획으로써 이 나라를 잘사는 나라로 만들 것을 생각
함과 동시에 자신이 살아 있는 5,60년 동안에 하나의 숙제를 해치워 두어야겠다는 자
세도 동시에 갖추어야만 된다. 즉 민족의 일과 자신의 일의 두 가지를 생각하고 일을
해야만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근무하는 기업 중에서 가장 보람이 있는 기업은 일 자체가 그 개인
을 위한 것도 되면서 동시에 세상, 곧 사회를 위한 것이기도 한 기업이다.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인체에 해로운 화학 물질을 마구 그대로 흘려 보내고 있는 기
업 같은 경우 높은 급료를 받는 개인에게는 좋은 기업일지 몰라도 세상을 위해서 일한
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 일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 즉 사회
의 발전에 공헌하고 있는 것이라고 가슴을 쭉 펴고 다닐 만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높은 급료를 받으니까 당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며, 그 위에 당신이 하는 일은 사회
의 발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경영자가 강한 신념을 가지고 이렇게 말했을 때, 그 사원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게 될 것이다.
성공하는 '색깔'과 실패하는 '색깔'
젊은이들이 입고 있는 옷색깔을 보면 남녀를 불문하고 참으로 다양한데 컬러 시대는
앞으로 더욱더 본격화되어 갈 것이다.
장사도 컬러의 선택으로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하는 경향이 더욱더 커질 것이 틀림
없다.
이런 실례가 있다.
네덜란드의 유명한 햄 제조회사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으로 햄 통조림을 수출했
다. 이 회사에서 만든 햄은 싸고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어서 회사로서도 값과 맛에
서 충분히 타사의 제품과 싸워 나갈 만한 자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수출 지역인 미국에서의 판매 실적은 별로 신통치가 않았다. 아무리 크게 선
전을 해봐도 팔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 햄 회사는 필사적으로 왜 햄이 팔리지 않는가 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이유는 참으로 간단했다. 통조림의 깡통 색깔이 그린 색이기 때문에 팔리지 않았던 것
이다.
미국에서는 독물은 나타내는 색깔이 바로 그린색이었던 것이다. 극약을 나타내는 빛
깔도 모두 그린이었던 것이다.
그 그린 색깔이 슈퍼마켓의 진열장 위에 일렬로 놓여져 있는 실정이고 보니 사는 사
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손님들이 그린색 통조림 앞에까지 다가왔다가는 무슨 못 볼
것이라도 본 듯 목을 움츠리고 달아나듯이 빠른 걸음으로 돌아설 뿐이었다.
아무리 깡통 색깔이 그린이더라도 거기에는 또렷하게 "네덜란드제 햄"이라고 씌어
있었다. 그러니까 한 눈에 보아도 그 알맹이가 햄이란 것을 알아볼 수가 있는데도 '그
린색은 원래 독물'이라는 선입견이 강했기 때문에 그린색 통조림은 팔리지 않았던 것
이다. 오랫동안의 습관으로 그린 깡통의 햄은 무조건 '독이 든 햄'이라고 생각되었던
가 보다.
그 나라에서는 어떠한 색깔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그것까지도 조사해 두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는 시대에 이미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죽음의 색깔은 검은색이지만 프랑스에서는 보라색이다. 장례
식에서 관을 덮는 것은 보라색 천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남자 아이들이 보라색 옷은
입는데 보라색은 죽음을 의미하는 색깔이 아니다. 오히려 고귀한 색깔이다.
이러한 하찮은 문제에도 돈벌이의 맹점이 있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ff
대담한 발상과 감각
국제법마저도 뒤떨어지고 있다
유태인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면 잘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잡학의 대가들이다. 모든
것에 정통한 만물박사들이다.
이에 비해 일본의 일류 재계 인사들은 경제 문제에 관해서만 조금 알고 있는 불과하
다. 그들이 유태인들만큼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하겠다. 큰돈을 벌
생각이라면 지식을 좁고 깊게만 알 것이 아니라 넓고 깊게 몸에 익혀야 할 것이다. 좁
고 깊게 알고 있는 대표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교수들 중에 돈벌이의 명수는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이 유태인의 장점을 가능한 한 받아들이도록 노력해 온 셈이다.
유태인의 잡학은 광범위하다. 물론 유태인들의 머리 속에는 국경 같은 것은 없다.
그들은 풍부한 잡학을 배경으로 국제적인 시야로 돈벌이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 돈벌이는 현격하게 큰 것이다.
일본인에게 앞으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국제 감각이다. 국제 감각이 없는 자는
돈을 벌기는커녕 거지가 될 수밖에 없다.
관서 지방의 경제계의 젊은 호프로 불리는 모 회사의 사장은 다음 번 참의원 의원
선거에 입후보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데 그 사람에게서 며칠 전에 전화가 걸려 왔다.
"후지다 씨, 내가 선거에 나가는 것보다 차라리 당신이 나가는 편이 낫겠소"라는 내
용이었다.
나는 웃으면서 "정치가가 될 만큼 품위가 없지는 않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물론 '품위' 운운한 것은 농담이었지만 현대의 정치는 경제의 발전에 비하여 너무나
도 뒤떨어져 있다. 고색이 창연하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며 국제 감각이 결여된 인물이
너무나 많다. 나는 그런 정계에 뛰어들 의욕이 도무지 솟아나지 않는다. 하기야 뒤떨
어져 있는 것은 국내의 정치만은 아니다. 외교나 국제법마저도 뒤떨어져 있다.
타이의 첸마이에서 10여명의 어린 처자식들과 함께 단란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다마
모토 씨는 그 자금을 마약 밀매에서 얻어내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일본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일본 기관원들에 의해 체포되었는데 그이 체포 방법을 신문에서 읽고
그를 체포한 기관원들의 사고방식이 너무나도 낡은 것이어서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즉 다마모토 씨가 탄 비행기가 타이의 영공을 벗어나 공해상에 이르기를 기다렸다가
유유히 체포영장이 집행되었던 것이다.
영해라고 하는 것은 날에 따라 다르지만 국제법에서는 7마일이 통설로 되어 있다.
그런데 영해 7마일설의 기본이 되어 있는 것은 나폴레옹 시대에 군함의 대포 사정거리
이다. 당시의 대포는 힘껏 쏘아도 6마일 지점에서 떨어져 버릴 정도의 사정거리밖에
갖고 있지 못했다. 따라서 근해 7마일 지점에서 발포한 포탄은 절대로 육지까지 날아
오지 못했다. 그것을 기준으로 영해 7마일설이 채택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그런 사고방식으로 생각한다면 영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장거리 미사
일 같은 것은 태평양에서나 대서양에서나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와 닿는다. 영해 7마
일 따위는 난센스다. 내가 만일 체포될 입장이었다면 나는 이런 식으로 말했으리라고
생각된다.
"공해상에서 체포라고요! 무엇이 공해지요? 공해다 영해다 하는 것은 옛날 얘기요.
무엇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지 당신은 알고나 하는 행동이요? 보다 새로운 센스로 생각
했으면 좋겠군요"라고 말이다. 대개 정치가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이와 같이 낡은 세
계인 것이다.
두 개의 혀는 신용을 잃는다
오늘날에는 과학의 발전이 너무 급격한 나머지 국제법조차도 낡은 것이 되어 버렸
다. 나는 도쿄 대학 법학부 시절에 국제법의 권위자이며 일본의 최고 재판소 대법관까
지 지낸 바 있는 요코다 씨에게서 배운 일이 있다.
그때 나는 손을 들고 요코다 교수에게 질문을 했다.
"헌법 제9조의 전력이란 무슨 뜻입니까?"
이러한 나의 질문에 맥아더 사령부의 법률 고문이기도 했던 요코다 교수는 힘없이
이렇게 대답했던 것이다.
"화약을 사용하여 탄환을 발사하는 것이 전력이다. 앞으로 일본은 활이나 괭이 정도
밖에 갖고 있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런 시대가 된 것이다."
요코다 교수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그런데 오늘날 자위대의 장비를 살펴보면 화약으로 탄환을 발사할 정도가 아니라 미
사일까지도 갖추고 있다. 이것은 요코다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강력한 전력'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코다 교수는 후에 최고 재판관(대법관)이 되고 나서도 이 점에
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이것은 요코다 교수가 지조가 없어서가 아니라 아마 국제법의 선생이었기 때문일 것
이라고 나는 해석하고 있다. 왜냐하면 국제법에는 '사정 변경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
어서 환경이 달라지게 되면 주장이 바뀌어도 좋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혹은 어쩌면
요코다 교수는 법학자가 아니고 '법상'이며 그 때문에 앞의 말에 대해 입을 다물었는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간에 강력한 전력이 일본에 존재한다는 것은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사
실이므로 아무리 "헌법에 군대를 갖지 않겠다고 표명하고 있으니 일본엔 군대란 없는
것이다."라는 기묘한 이치를 구사하더라도 도리어 일본은 두 개의 혀를 가진 나라로
경제를 받을 뿐이므로 우리같이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 자들에게 있어서는
곤혹스럽기만 하다.
그것보다는 어차피 자위대를 존재시킬 생각이라면 차라리 당당하게 헌법을 개정하여
군대와 전력의 소유를 명기해야 할 것이고, 헌법을 개정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자위대
를 해산시켜야 할 것이다.
장사에서 두 개의 혀를 놀리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두 개의 혀를 가진 사람은
결국 신용을 잃게 되어 도리어 큰 벌이를 쫓아 버리는 격이라고 하겠다.
'말세사상'을 버려라
일본인은 '말세사상'이 강한 국민이다. 따라서 석유 위기 등의 커다란 문제가 주변
에서 발생하면 "이제 세상은 끝장이구나"하고 생각하기 일쑤이다. 참으로 너무 체념을
잘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이러한 말세사상은 패자의 사상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
다. 말세사상은 마음속에 체념을 낳게 하여 패배의식으로 연결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꼭 가져야만 될 것은 위기의식이다. 위기의식이 있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떠올라 살아 남는 승자가 될 수 있다. 말세사상은 패자의 사상
이며, 위기의식은 승자가 되는 사상인 것이다. 어떤 궁지에 몰리더라도 절대로 체념하
는 일이 없다. 말세사상을 버리지 못하는 한 국제화 시대에 사는 세계 사람들을 상대
로 장사하기란 불가능하다.
'국제 도시락 대회'를 열면 돈을 벌 수 있다
나는 25년간이나 세계 각국을 떠돌아다녔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 가도 그 나라의 국
민이 좋아하는 독특한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이 값도 가장 싸고 또한 살
아가는 데에 필요한 영양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는 두부이고 미국의 경우는 햄버거이다.
몇 달 전의 일인데 나는 60여세의 일본인 승려 한 분을 만났다. 그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60여 년 동안 육류나 어류를 먹은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그의 영양 공
급원은 두부와 참깨였다. 따라서 두부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영양 덩어리라고 해도 좋
겠다. 부자들이 먹는 복어국이나 도미회 따위도 두부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
따라서 세계 여행을 적은 돈으로 건강을 지키며 하고자 하면 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우선 그 나라에서는 주로 무엇을 먹고 있는지를 물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
을 먹어 두면 틀림없다.
도쿄의 백화점에서는 해마다 '도시락 대회'라는 것을 개최해서 많은 손님들을 모으
고 있는데, 더 시야를 넓혀 세계 각국에서 그 나라 국민이 먹고 있는 것들을 모두 모
아 '세계 도시락 대회'를 연다면 일본만의 대회 이상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 틀림
없다.
미국의 도시락이라고 할 수 있는 햄버거가 이만큼 팔리고 있는 일본에서 세계의 유
명한 도시락을 모두 가지고 들어온다면 얼마나 팔릴지 모를 일이다.
햄버거 -> 도시락 대회 -> 세계 도시락 대회... 이것이 돈 벌기 위한 발상법인 것이
다.
손금쟁이도 50퍼센트는 맞는다
긴자 같은 번화가에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수상가(손금을 보는 사람)들이다. 인기
있는 수상가 앞에는 젊은 여성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데 수상가들은 볼의 살덩어리가
늘어지는 것을 억지로 참으면서 일부러 심각한 얼굴을 하고 무언가 중얼거리고 나서
난폭스럽게 수상료를 낚아채고 있다.
이 손금쟁이들이 왜 그렇게 성행하는가 하면 결국은 인생에는 '겉'과 '속'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무턱대고 '겉'이라든가 '속'이라고 말해도 50퍼센트는 들어맞는
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이 손님한테는 '겉'이라고 말해야 좋
을까 '속'이라고 해야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고민하고 있는 데 지나지 않는다. 아주
낮은 차원으로밖에 사물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겉이다. 겉이다. 겉이다...
"라고 말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들어맞게 된다. 반대로 아주 높은 차원으로 사물을 생
각하는 사람이 한참 생각한 끝에 "속이다"라고 말해도 빗나가는 수가 있다.
수상가는 요금을 받은 체면 때문에 맞든 안 맞든 간에 일단 '겉'이라든가 '속'이라
든가 단정적으로 말한다. 그러니까 인기가 있는 것이다.
이 이치는 장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즉 높은 차원의 '노'라는 대답보다는 낮은 차
원이라도 '예스' '노'를 분명히 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죠."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진취적으로 생각합니다."
"신중히 고려해서 대답하겠습니다."
이런 말들은 장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굴러 들어오는 돈벌이를 놓
쳐 버리게 되는 수가 많다.
그런 대답을 하느니보다는 차라리.
"해 보죠."
"안 됩니다."
"내일 꼭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편이 얼마나 장사에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나쁜 여자에게 걸려들었을 때 입 속으로만 중얼거리고 있기만 해서는 더 깊이 빠져
들고 만다.
"좋아, 돈으로 변상해 주지!"
시원스럽게 이렇게 말하면 그것으로 해결된다.
유태인은 결코 대답을 길게 늘어놓지 않는다. 명확하고 신속하게 한 걸음씩 재산을
쌓아 간다. 진취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시간의 낭비가 적다는 것을 마음 깊이 새겨 두
어야 할 것이다.
잘못은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다
나도 유태인에게서 배워 즉결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서 사원
들의 보고를 듣는 시간을 원칙적으로 한 사람당 5분 이내로 정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한 가지 사항마다 '예스' '노', '예스' '노'라고 대답을 하고 지시를 한
다. 그리고 사원들은 반드시 두 명씩 사장실에 들어오게 하여 한 사람의 보고가 끝날
때까지 다른 한 사원은 뒤에 대기시켜 둔다. 다음 사원은 앞 사원의 보고방법을 자세
히 살필 수가 있기 때문에 똑같은 방식으로 보고를 하게 되어 아주 요령 있게 보고를
끝마칠 수 있게 된다.
나의 이 이야기를 듣고 나의 업무방법을 한번 보고 싶다며 모 회사의 사장이 찾아
왔다. 그리고 한 시간쯤 내 방에서 나의 즉결심판과도 같은 집무상황을 견학했는데 그
런 다음에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과연 그럴듯하군요. 그러나 당신은 '예스' '노', '예스' '노' 하고 차례차례로 결
정을 내리는데, 순간적인 당신의 판단이 모두 옳다는 자신이 있습니까?"
당연한 질문이었다.
나는 나의 즉결처분이 모두 옳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물론 그 중에는
엉뚱한 판단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중 알게 되면 그 시점에서 곧 수정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일본의 사장이라든가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이상하게도 체면에 얽매여 잘못
되었다는 판단이 내려도 좀체로 그 잘못을 시인하려 들지 않으며 수정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또 그런 까닭에 엉뚱한 판단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여 쉽게 처분을 하려 하
지 않는 것이다.
잘못은 수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즉결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 개인
의 체면에 구애되어서는 돈을 벌 수 없는 노릇이며 회사가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수정
은 절대로 부끄러워할 일이 못된다.
'용기' 있는 자가 돈을 번다
나는 유태인들로부터 자주 "일본인은 용기란 걸 알고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받는
다.
용기란 자신이 이론적으로 옳다고 믿는 일은 제아무리 나쁜 상태에 놓여 있더라도
그 주장을 관철하는 것이다. 일본인은 '적당주의자'들이며, '5푼 5푼쟁이'들이다. 잘
못을 수정할 용기마저도 없는 것 같다. 그런 일본인을 보고 유태인들이 일본인에게도
용기가 있는가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하겠다.
상인들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샐러리 맨만 하더라도 회사의 이익이 된다고 생각되
는 일이 있어도 대부분 말하려 들지 않는다. 일본인에게 용기가 있으면 일본의 회사
들이 더 잘될 것이라는 것은 유태인들이 늘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돈벌이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 있는 사나이에게는 여자가 맥을 못 쓰듯이 진정
으로 용기가 있는 사나이에게는 돈이 달라붙게 되는 법이다.
졸저 (유태인의 상술)에 대한 독자들로부터의 상담 편지 가운데 "유력자의 연줄이
아쉬운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는 내용의 것이 있었다.
유력자를 만나고 싶거든 '용기'를 내서 직접 찾아가 볼 일이다.
사전 약속을 하지 않는 한 십중팔구는 현관 앞에서 퇴짜를 맞을지도 모르지만 1퍼센
트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찾아 나서 보아야 한다.
그러한 실력자는 부하들의 아첨 섞인 진언에는 아주 신물이 나 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는 내일이라고 미치광이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자신을 찾아와 주
기를 의외로 기다리고 있다.
유력자의 연줄을 찾는 방법을 질문해 올 정도라면 당당히 가심을 펴고 직접 부딪쳐
볼 만한 배짱을 길러 보라고 말하고 싶다.
유니크한 아이디어를 낳는 머리
유니크한 발상은 딱딱한 머리로부터는 나오지 않는다. 때로는 유머스러운 말 한 마
디라도 할 줄 아는 유연한 뇌세포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규슈에 사는 나의 친구가 뮌헨 올림픽 관광차 단체로 나가 뮌헨의 호텔에 투숙했던
때의 일이다.
그 단체의 리더가 출발 전에 트렁크를 복도로 내놓도록 하라고 말했으므로 친구는
팬티 바람으로 트렁크를 들고 복도로 나갔다. 그 순간 자기의 방문이 탕 하고 닫혀 버
렸던 것이다. 열쇠는 방 안에 있었기 때문에 열 수가 없었다.
친구는 프런트로 전화를 하기 위해 같은 층의 다른 방의 문을 두드리며 돌아다녔다.
그런데 노크 소리를 듣고 문을 절반쯤 열었던 손님은 복도에 어떤 벌거벗은 사나이
가 서 있는 것을 보자마자 당황하여 문을 닫아 버리곤 했다. "여보세요!"라는 말도 듣
는 둥 마는 둥 하고 문을 닫아 버리고 말았다. 진귀한 스타일의 그 친구의 모습을 보
고 '이크! 야단났군. 미치광이일까?' 아마도 모두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친구는 팬티만 입은 채로 로비를 내려갔다.
그런데 로비에 있던 사람들은 그 친구를 보자 나무라는 대신에 이렇게 말했다.
"아, 선생님, 올림픽의 마라톤 결승점이 여긴가요?"
친구는 따뜻한 그들의 유머에 힘을 얻어 프런트에서 마스터 키를 빌려 가지고 위기
를 면했다는 것이다.
이 마음의 여유, "여기가 올림픽의 결승점인가요?"라는 유머의 발상, 이것이 우리에
게는 아쉽다고 하겠다.
일본에서는 굴뚝이 과거에는 힘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공해의 상징이며 악마
의 상징으로 되어 버렸다. 즉 이제는 회사들이 어떻게 하면 굴뚝을 없앨 것인가 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굴뚝을 하늘 높이 우뚝 세워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 적어도 굴뚝을 옆으로 눕히는
방법은 없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기업이 한 군데쯤은 있어도 좋을 텐데...'하고 나
는 생각해 본다.
그러한 발상이 앞으로는 더욱더 중요시될 것이 틀림없다.
무위도식은 하지 마라
일본인들은 아침부터 상당히 무거운 식사를 한다. 거기에 비하면 미국인들의 아침
식사는 식사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아주 가볍다. 그러므로 점심을 거른다는 것은 생
각할 수 없다. 점심이나 저녁 식사는 꼭 찾아 먹는다.
언젠가 미국에서 온 유태인과 함께 아침에 싱카센으로 도쿄에서 오사카로 간 적이
있다.
이때 나는 그 유태인을 이끌고 차내의 간이식당으로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유태인은
그곳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일본인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저게 뭐야? 지금이 아침 9시인데... 그런데 저 사나이가 먹고 있는 건 마치 저녁
식사 같지 않은가? 왜 저런 엉뚱한 짓을 하고 있지? 그 정도로 배가 고파 보이지도 않
는데 말이야."
아마 그 일본인은 행락 기분으로 유유히 아침 일찍부터 기분좋게 식사를 하고 있었
던 것일 테지만 이 유태인의 눈에는 이해가 안 되는 현상이었던 것이다.
아침은 아침, 낮은 낮, 저녁은 저녁으로 분명히 한계를 짓고 있는 그들에 비해 일본
인은 술 마시는 방법에 있어서도 또 식사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약간 칠칠치 못한 인상
이 짙다.
"배가 고프다"라고 말할 때의 공복 상태에 있어서도 일본인과 미국인은 꽤 다르다.
일본인이 배가 고프다고 할 때에는 천천히 무언가 더 먹고 싶다는 상태로 2,3시간쯤
은 걸린다. 그러나 미국인이 "배가 고파" 하고 말했을 때는 배에서 꼬르륵꼬르륵 소리
가 나며 무언가 먹지 않으면 쓰러지기라도 할 것 같은 상태를 말한다.
푹 쓰러질 것 같이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닌데도 아침부터 햄버거에 맥주를 마시는 것
은 무모한 식사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뇌살적인 문구'는 세계 공통이다
나는 (유태인의 상술) 속에서 "일본인이 빵과 고기로 된 햄버거를 이제부터 앞으로
1000년쯤 계속 먹게 된다면 일본인들도 하얀 피부에 금발의 인간이 될 것이다. 나는
햄버거로써 일본인을 금발 인간으로 개조하는 것이다."라고 썼었다.
이것은 말하자면 맥도널드에 도전하는 나의 결의에서 한 말이었다고 해도 좋겠다.
그런데 나는 얼마 전에 일본에 온 맥도널드의 클로크 회장으로 부터 그 일로 인해
격찬을 받았다. 물론 그 당시 (유태인의 상술)의 영문판은 나와 있지 않았기 때문에
클로크 회장은 전문가에게 일부러 번역을 시켜서 그것을 다 읽었던 모양이다.
"당신의 선전술을 참으로 교묘하더군요.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여서 일본인을 금발로
만든다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두 손 바짝 들었어요, 어쨌든 맥도널드 회장을
맡고 있는 내가 햄버거를 먹으면 금발이 된다는 걸 모르고 있었으니까 말이오. 이 말
은 미국에도 딱 들어맞아요. 미국에는 금발이 되고 싶어서 좀이 쑤시는 녀석들이 득실
거리기 때문이오. 아니, 충격을 받았고 감명도 받았어요. 금발이 된다는 설에는 맥도
널드가 맛이 있다든가, 싸다든가 하는 선전은 상대가 안 돼요. 맥도널드에는 시스템이
있다든가 노하우가 있다든가 하는 것도 그렇지요. '맥도널드를 먹으면 금발이 된다.'
바로 이거요! 이게 바로 상대를 홀리는 '뇌살적인 문구'라고 하는 거예요. 전략으로서
도 아주 훌륭해요. 이건 성공할 거요. 분명히!"
클로크 회장은 흥분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나는 일본 국민들에게 꿈을 갖게 하여 서양인에 손색이 없는 민족으로 개조하고 싶
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지만 클로크 회장은 문자 그대로 그렇게 된다고 받아들였던
것이다. 클로크 회장만이 아니다. 사원들에게 물어 보니 진짜로 일본인을 금발로 만들
기 위해 들여온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금발 운운한 말이 그렇게도 위력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어쩌면 '뇌
살적인 문구'는 만국 공통어인가 보다고 느껴졌다.
적당한 소비는 오히려 필요하다
중동지역이나 아프리카의 석유 산출국들이 흘러 들어오는 달러를 잘 쓰지 못하고 있
는 것은 문화 수준이 낮은 증거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문화생활의 수준이 더욱 높아지면 반드시 소비를 수반하게 마련이다. 즉 적당한 소
비는 고도의 문화생활을 유지하게 위해서는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은 시계추처럼 진폭이 크다. 예를 들면 "소비는 미덕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가도 어느 날엔가 비판을 받게 되면 갑자기 노랑이가 되어 버린다. 그리
고 소비를 눈엣가시로 지탄한다. 쓸데없는 낭비만을 경계하면 되는데도 필요한 소비까
지도 적대시하는 것이다.
이것은 엉뚱한 짓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일본에는 무슨 일이 있으면 곧 수준이
낮고 안이한 여론이 제게 되고 그것이 사회를 크게 흔들어 놓는 경향이 있다.
즉 사고방식이 협소하고 그 기반이 얕아 깊이 생각해 보려고 하지 않는다. '주간지
문화'라는 말이 있지만 얄팍한 지식밖에 담고 있지 않은 주간 잡지들에 중독되어 있다
고 말해도 좋겠다. 이 모두가 개개인에게 확고한 그 무엇에도 미혹되지 않는 판단력이
배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문에 어떻게 씌어 있든 잡지에 무어라고 씌어 있든 자기에게 자신 있다면 그런 것에
미혹되는 일은 없으리라.
예를 들면 최근에 자주 들을 수 있는 말로 '차 없는 날 운동'이 있다. 이것은 이만
저만한 시대 역행이 아니다. 오늘날 고도로 발전한 현대 문명은 차에 힘입은 바가 아
주 크다. 그런데 공해문제가 등장하자 곧 '차 없는 날'을 만들자고 외친다.
'차 없는 날'을 만들자고 외치기 전에 왜 무공해 차의 개발을 외치며 도로를 넓히자
고 외치려 들지 않는 것일까?
유태인은 절대로 물건을 함부로 낭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노랑이는 아니다. 합리적인 일에는 아낌없이 쓴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낭비하지 않을 따름이다.
이렇다 할 자원이 있는 나라도 아닌 일본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국민들 개개
인이 가지고 있는 지혜뿐이다. 낮잠을 자고 있어도 석유가 펑펑 솟아 나오는 그런 입
지적 여건이 좋은 나라가 아니므로 어떻게 해서든지 인간의 지혜만으로 먹고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그런 면으로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지혜가 너무나 없다. 발상
자체가 너무 빈곤하다. 시대에 역행하는 듯한 발상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전혀 발전도
돈벌이에 희망이 없다.
토의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있는 것이다
나는 맥도널드의 경영방법 등에 관해 미국 맥도널드의 간부와 가끔 토의를 벌여 왔
다. 그럴 때면 나는 아 자신의 의견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요하지도 않으며 미국측
의 의견을 최선의 것이라고 무조건 받아들이려고도 하지 않는다.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는 것은 양쪽을 의견과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
이 나의 견해이다. 토의는 그 최선의 방법을 발견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토의를 반복하여 최선의 방법을 찾아 그것을 발견해 나간다. 그곳에 기업의 번영이 있
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이 토의에 참으로 서툴다.
자신의 의견이야말로 옳다고 주장하면서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다든가, 혹은 양자 사
이에 역학관계가 있는 경우 따위에는 윗사람의 의견이 아무리 시시한 의견일지라도 아
랫사람은 그 의견이 신의 메시지이기라도 한 것처럼 조심스럽게 받아들인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 토의를 한다는 기본적인 태도가 아예 처음부터 무시되고 있
다. 아니, 오히려 그걸 전혀 모르고 토의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옳으리라.
그리고 그 결과 의견이 대립되거나 하면 사적인 감정으로까지 발전하여 직장을 떠나
서라도 상대방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밤길에 미행을 해 등뒤에서 뒤통수를 친다거나
몽둥이로 때려죽이기도 한다. 이 얼마나 저질적인 생각이며 행동인가?
토의는 어디까지나 돈 벌기 위한 최상책을 발견하고자 하는 일이므로 사적인 감정까
지 끌어들이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하겠다.
유태인들은 사업상 제아무리 격론을 벌이더라도 사업을 떠나서는 깨끗하게 잊어버린
다. 본받아야 할 일이다.
일본인의 이러한 진폭이 큰 사고방식과 업무 그리고 사적인 일과 구별을 못 하는 토
의라고 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일본인 특유의 것이다.
@ff
'긴자 유태인'의 돌격 나팔
실행력을 수반하지 않은 아이디어는 쓸모없다
이 세상에 아이디어 맨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많이 있다.
문제는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데 있다. 아이디어는 나
오지만 그걸 실천할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결국은 그 아이디어를 살리지 못한 채 끝
나 버리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래서는 죽도 밥도 안 된다.
그와는 반대로 약간 고리타분한 아이디어일지라도 실천해 나가면 성공할 가능성은 많
다고 하겠다.
"저런 바보가 용케도 성공했지"라는 소리를 듣는 인물은 아이디어는 없더라도 실천력
이 풍부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훌륭한 아이디어와 훌륭한 실행력이 있으면 100퍼센트 성공하게 된다.
인덕이 있는 사람과 사귀어라
나폴레옹은 외교관을 채용할 때 머리가 좋다든가 가문이 좋다든가 하는 것은 별로 중
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가 채용한 것은 운이 좋은 사나이, 인덕이 있는 사나이였다.
인덕이 있다는 말은 그 인물이 나아가는 방향에 모든 것이 플러스가 되고 있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인덕이 그렇게 만드는지도 모르며 혹은 그렇게
타고났는지도 모른다.
나는 나 자신을 특별히 인덕이 있는 사나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나와
사귀어서 망한 사람은 없다. 모두 다 사업이 잘되어 간다. 그렇다면 역시 나도 인덕을
가지고 있는 인간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잔소리가 많은 편이므로 교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장사를 하려면 약
속을 지켜라", "계약서를 꼭 써라", "식사 때에는 사업 얘기를 하지 마라"는 등 유태
인들과 사귀면서 그들로부터 배우고 들은 교훈을 거듭 강조하여 뇌까린다. 그렇게 하
면 "꽤 귀찮은 녀석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교훈들을 지키
게 되며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사업이 상승 물결을 타고 있게 되는 것이 아닐지.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인물과 사귀느니보다는 인덕을 지니고 있는 사람과 사
귀는 편이 낫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공덕심보다 욕망에 호소하라
쓰레기 처리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에 갑자기 말썽이 되고 있는 것이 산업 폐기물 문
제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여기저기에서 눈에 띄는 것이 빈 깡통들이다. 청량음료에서
맥주, 술에 이르기까지 유원지는 물론이요, 길가 등 어디에서나 도처에 굴러다니고 있
는 실정이다.
여러분! 이 빈 깡통들이 왜 이렇게 내버려지고 있는지 아시는지? 그것은 쓸모가 없
기 때문에 버림을 받은 것이다. 만일 빈 깡통이 쓸모가 있다면 아무도 빈 깡통을 버리
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사실에 생각이 미친다면 빈 깡통 문제로 머리를 썩인 필요가 없다.
이런 예가 있다. 어떤 청량음료 제조회사가 "우리 회사 제품의 깡통을 6개 보내 주
면 모형 비행기를 드립니다"라고 선전했다. 그러자 깡통을 담은 봉투가 우체국에 쇄도
했고 우체국의 자동선별기에 끼이는 깡통이 속출하여 기계 고장이 잇달아 생겨났다고
한다.
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며 싸구려 모형 비행기라도 공짜로 준다면 이렇게 대소
동이 벌어진다. 이것을 진짜 자동차로 한다면 어찌 될 것인가?
맥주 회사나 청량음료 회사가 돈을 내어 멋있고 환상적인 차를 1년에 4,5대씩만 사서
그 차의 사진을 컬러 텔레비전에 광고로 내보내면서 "아무 것이라도 좋습니다. 빈 깡
통 100개를 가져오신 분에게는 이 차를 드립니다. 다만 추첨으로 한 분에게만..."라고
말하며 선전을 한다면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던 빈 깡통은 당장에 자취를 감출 것이
다. 모두들 머리가 터질 지경으로 빈 깡통을 줍는 일에 덤벼들 것이고 지정된 장소로
빈 깡통을 실어 오게 될 것이다.
연간 다섯 차례에 걸쳐 이런 광고를 한다면 차가 5대면 500만 엔, 텔레비전의 스폿
광고료를 합해도 4000만 엔이면 된다. 4000만 엔으로 전국의 빈 깡통들을 모아서 이것
을 제철업자에게 넘겨주면 오히려 돈벌이가 될 것이다. 전국의 빈 깡통이 없어져 유원
지도 거리도 깨끗해질 것이고 그 빈 깡통을 처분하면 돈도 벌게 된다. 다행히도 차가
당첨된 사람은 물론 행복할 것이고, 불행히도 떨어져서 꿈이 깨져 버린 사람도 빈 깡
통으로 차를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꿈을 가지게 되므로 모두가 그 나름대로 행복한
기분이 될 것이다. 이 아이디어로 손해를 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게 된다. 그야말로
일거삼득이라고나 할까?
더군다나 일본인은 사행심이 강하기 때문에 반드시 빈 깡통으로 당첨되는 자동차에
넋을 잃게 될 것이다.
몇 억이라는 돈다발을 뺏길 수도 있는 경마에 비한다면 이것은 손해보다야 본전이
다. 인간은 본디 욕심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눈빛이 변해 가지고 덤벼들게 된다.
그런데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빈 깡통에 관한 대책은 어떤가 하면 거리에 '빈 깡통
은 쓰레기통에!'라고 포스터를 써서 붙이고 공덕심에 호소하는 작전을 전개하고 있는
데 불과하다. 내 견해로는 공덕심에 호소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못 거둔다. 그것보
다는 "당신은 산업 폐기물의 처리에 협력했으므로 당신에게 자동차가 공짜로 당첨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라고 직접적으로 인간의 욕망에 호소하는 편이 훨씬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빈 깡통을 쓰레기통에 모조리 집어넣는다면 쓰레기통은 당장 빈 깡통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게다가 그것을 회수해 가는 사람은 알맹이가 없으니 공기를 나르는
것과 같다. 공기를 날라도 돈은 벌리지 않을 테니까 회수해 가기를 싫어하게 되고 쓰
레기통은 곧 빈 깡통으로 넘쳐서 처치하기 곤란하게 되어 버릴 것이다.
그것보다는 "빈 깡통 100개에 자동차를 드립니다"라고 하는 편이 그 몇 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것이다.
만일 맥주 회사나 청량음료 회사가 내가 제안한 그런 방법을 택해 진지하게 빈 깡통
문제에 참여한다면, 그때는 불초 후지다 덴도 상품으로 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기증할 용의가 있다. 다이아몬드를 덧붙이면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눈빛을 바꾸
고 빈 깡통 퇴치에 협력하게 될 것이다.
100년 계획으로 담배를 몰아내자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 "성냥 없습니까?"하며 성냥을 찾는 일이
많다. 그 중에는 "맥주 좀 주십시요"라고 술을 찾는 손님도 있다.
나는 나의 신념에 따라 성냥도, 주류도 비치하지 않고 있다. 나도 담배를 피운다.
그러나 나의 끽연 습관을 내심으로는 나쁜 습관이라고 생각해서 언젠가는 담배를 끊어
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니코틴에 침식당한 나의 육체가 아무래도 나에게 금
연을 허용해 주지를 않는다.
내가 가게에 성냥을 준비해 놓지 않는 것도 이러한 끽연의 악습을 조장하고 싶지 않
다는 소중한 선의에서이다. "성냥 좀 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가 거절을 당하면 정말
몇 분간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은 담배로부터 잠시라도 멀어지게 될 것이다. 나의
이 선의를 언젠가는 알게 될 날이 오리라고 믿고 있다.
술을 팔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만일 술을 팔아 취한 사람이 곤드레만
드레가 되어 가게 앞에서 서성거린다면 틀림없이 장사에도 방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기
도 하다.
나는 국가가 '전매공사'를 만들어 담배를 파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
담배 추방 공사'를 만들어 담배를 그만 피우게 하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국민에게
담배를 끊게 하는 것은 혼슈와 시코쿠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과 같은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고 믿고 있다.
이상하게도 담배가 모모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복지국가로 일컬어지는
선진국을 포함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담배를 끊게 하는 정책을 세우고 있는 나라는 하
나도 없다. 일본이 참으로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다고 한다면 내일부터라도 담배를
끊게 하는 정책을 세계에 앞장서서 실시해야 할 것이다.
국민에게서 담배를 끊게 하는 정책을 불과 1년이나 2년에 결실을 거두려고 할 필요
는 없다. 100년 계획으로 추진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가 있을 것이다.
즉 금년에 태어난 어린아이는 영구히 담배를 살 권리가 없다고 결정해 버리는 것이
다. 그리고 담배 상자에는 "100년 후에는 담배를 팔지 않습니다"라고 명기한다. 100년
정도이면 잎담배 재배업자의 전업도 천천히 지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대개 정치는 국민에게 급격한 쇼크를 주는 일을 애써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100년
계획으로 추진한다면 국민들로 하여금 담배를 끊게 하는 어려운 정책마저도 가능한 것
이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나는 아무래도 돈벌이와는 인연이 없는 모양이야"라고 당초부터 비관하여 돈벌이를
체념하고 있는 사람이 의외라고 할 만큼 많다. 노래를 아무리 연습해도 잘 부르지 못
하는 이른바 '음치'라는 것은 있지만 '돈음치'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체념을 하기보다는 자신을 잘 조절함으로써 자기 계발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위
한 물리적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돈이 필요하다"라고 종이에 써 붙여 놓고 아침 저녁으로 그것을 외친다든가 1만 엔
짜리 지폐를 아침마다 들여다보며 자신의 충동을 야기시킨다든가 "나는 부자가 될 거
다!"라고 매일 자신을 격려한다든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이러한 자기 계발을 상상
이상으로 효과가 있다.
이 자기 계발은 돈벌이 이외에도 응용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이른바 '높은 양반'과 만나면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자기 계발에
의해서 대등하게 얘기할 수도 있게 된다.
"이 사람이 '높은 양반'일는지도 모르지만 나도 이 사람 못지 않게 사회를 위해 보
람된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자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당당하게 대등한 입장에서 얘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높은 사람을 무서워할 필요는 전혀 없으며 그와 마찬가지로 나는 돈 따위와는 인연
이 없는 모양이라고 돈을 무서워한다거나 비관하거나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서툴게 총쏘는 것은 쏘지 않느니만도 못하다
일본인들이 장사하는 방법을 보고 있노라면 일부러 새가 없는 곳에 겨냥하여 총을
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래서는 아무리 "서툰 총이라도 여러 방 쏘면 맞는다"
라는 속담이 있긴 하나 맞을 까닭이 없다. 돈이 벌리지 않는 방향을 향해 제아무리 열
심히 뛰어 보아야 돈이 벌릴 까닭이 없는 것이다.
한 예를 든다면 볼링이 그렇다.
미국에서 볼링이 '사양 산업'이라는 말을 듣게 되고 나서야 서서히 볼링장 경영에
나선 친구들이 참으로 많다.
나는 '금일 개업'이라는 화환이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을 보면 "아, 또 장례식을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현재로서는 볼링장을 열고 있는 것만으로도 손해를 보고 있
는 곳이 꽤 많다.
나는 일본에서도 가장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긴자 욘조메에다 1호점을 낸 이후 언제
나 사람의 통행이 많은 장소를 선택해서 햄버거 가게를 열었다.
사냥으로 말하자면 새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겨냥하여 강력한 산탄총을 연발로
쏘아 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나의 집무실에서 망원경으로 바라보면, 긴자 미츠고시에 낸 햄버거 가게에서는 망원
경의 시야를 벗어날 정도로 손님들이 떼를 지어 몰려들어 햄버거가 날개돋친 듯이 팔
리고 있다.
최근에는 장거리 열차의 좌석권을 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줄을 서야만 살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햄버거 가게에는 어디를 가도 맥도널드에
관한 한 줄을 서는 경우가 꽤 많다.
새가 전혀 없는 장소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오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은 바보들
이나 하는 짓이다.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어서는 돈이 벌리지 않는다.
세계 공통적인 것을 찾아라
인간은 태어날 때에는 모두가 벌거숭이다. 그 벌거숭이 인간을 어떻게 돈으로써 반
짝거리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 돈벌이인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이미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 천상천하를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
존"이라는 따위의 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문자 그대로 석가에게 설법하는 격이니까 조
언 따위를 할 생각은 없다.
벌거숭이를 돈으로 반짝이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를 망설이고 잇는 인간을 보면 한 가지 힌트라도 가르쳐 주고 싶어지는 것을 어쩌랴.
내가 신봉하고 있는 (유태인의 상술)도 따지고 보면 '인간의 상술'이다. 5000년에
걸친 지혜의 축적으로 보증된 '축적의 상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론이 아니라 체험
으로부터 나온 '실제적 상술'이기도 한 것이다.
인간은 피부색은 다르지만 모두 인간임에는 다름이 없다. 그렇다면 세계의 인류에게
공통되는 것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 세계 인류의 공통적인 것을 찾아 나가면 된
다. 그렇게 하면 국경이나 시대를 초월해서 어디에서든지 언제나 성공할 수 있을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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